어진이와 달래(단편)
(원래 이 글은 어린신랑 번외편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그런데...
오늘 어린신랑을 포함 제 글 여러편을 삭제했습니다. 삭제한 이유는 안 밝히려고 합니다. 이유를 안 밝히는 이유는 그 이유가 밝혀짐으로서 제가 원하지 않는 쓸데없는 논란이 생길까봐서 입니다.(이유는 운영자님과 몇몇 친분이 있는 작가분들께만 밝혔습니다.)
어린신랑을 쭉 보아오시던 분은 완결편을 못보게 되셨습니다. 이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글로 여러분께 사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해동청 배상)
문 밖에서 장돌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님~”
“무슨일이냐!”
“아랫동네 고씨아범이 찾아왔습니다.”
권세적의 처인 김씨부인은 한쪽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밖에 공손하게 아뢰고 있는 종복 장돌이가 서 있었고 그 뒤로 웬 40대 정도로 보이는 사내와 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계집이 나란히 읍을 하고 서 있었다. 방문이 열리자 남자와 계집이 동시에 꾸벅꾸벅 절을 한다.
"무슨 일로 찾아온게요?“
사십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대답했다.
“마님, 쇤네는 저 아랫마을에 사는 고범석이라고 합니다. 이 아이는 제 딸년입니다. 어르신께서 동녀(童女)를 찾으신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이 아이로 말할 것 같으면 청소,빨래,밥짓기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농사일도 잘하고 특히 길쌈에 소질이 있으며 그리고 또...”
“그만! 됐네.”
“......”
“이름하고 생년월일시(生年月日時)를 불러주고 돌아가게.”
“예. 마님. 잘봐주십시오 예.예.”
고범석이 연신 고개를 조아리는데 김씨부인은 방문을 ‘탁’하고 닫았다. 조심조심 일을 진행시라고 했는데 결국은 온동네에 소문이 다 났나 보다. 진행시키는 일이란 바로 동녀(童女)를 구하는 일이다.
권세적의 병세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의원들도 치료를 못하여 마지막으로 생각해낸 것이 동녀(童女)였다. 흔히 세상에 알려지기를 나이 많은 남자가 기가 쇠하였을 때 밤에 순결한 동녀를 품고 자면 동녀의 음기가 남자에게 전해져서 기력을 회복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권씨집안에서는 아들 권준식이 혼례를 올리기 오래 전부터 동녀를 구하고 있었다.
그냥 동녀를 구하는 일이라면 별로 어려울 것이 없다. 일에 시간이 지체되는 까닭은 동녀이되 사주팔자가 권세적의 사주팔자와 보합(保合)을 이루는 동녀를 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모라든가 일을 잘하는 것이라든가 성품보다는 태어난 생년월일시가 중요했다. 나이든 남자가 동녀를 구한다는게 창피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랑할 거리도 아니라 은밀히 일을 진행시켜라고 일렀는데, 입소문이 퍼져서 날마다 몇 명씩 자기 딸을 동녀로 들여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사실은 이미 동녀로 들일 계집을 이미 정해 놓았다. 만약을 대비해서 다른 계집아이들의 생년월일을 받고 있는데 이젠 그만 해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언제 저세상으로 갈지 모르고, 손자소식은 없고 김씨부인은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
“그말이 사실이야?”
어진이는 밭을 갈다말고 허리를 펴며 벌컥 소리를 질렀다.
“그렇다니까? 내 금방 듣고 와서 너한테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뛰어왔다. 어때, 불알동무가 고맙지?”
어진이는 더 이상 삼식이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대로 가래를 밭에다 팽겨치고는 흙뭍은 잠방이 차림으로 부리나케 마을로 뛰기 시작했다. 그모습을 보고 삼식이는 혀를 찾다.
“쯪쯪 불쌍한 녀석 닭쫓다가 지붕쳐다보는 강아지 신세네.”
달래가 시래기국이나 절임을 할 야채들을 말리기 위해 마당에 널고 있는데 집 밖에서 두다다닥하는 누군가가 급히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달래가 고개를 들고 보니 사립문 밖에 어진이가 숨을 헐떡이며 서 있었다. 숨고를 새도 없이 어진이가 마당으로 들어와 달래에게 물었다.
“달래야, 시... 시... 시집간다고?”
“누나라고 불러!”
“누나, 시집간다고? 응? 사... 사실이야?”
“그래.”
달래는 정이 똑떨어지는 쌀쌀맞은 목소리로 짧게 대답하고는 더 볼 것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고 야채를 널리는 일을 계속했다. 앞에서 어진이가 씩씩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진이는 말주변이 없었다. 거의 말을 안하고 말을 해도 더듬기가 일수라 어진이를 처음보는 사람은 어진이가 약간 멍청한 바보가 아닌가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지금도 그랬다. 마음속에는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쌓여있는데 막상 입을 열고보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거기에다 달래의 똑똑 끊어지는 냉냉한 태도를 보니 더욱 말을 꺼내기가 힘들었다. 무슨말을 할까 고민하며 우물쭈물하다가 간신이 말을 꺼냈다.
“팔려가는거라며!”
달래가 고개를 홱 돌려 쏘아보며 대답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팔려가다니!”
“돈받고 동녀로 팔려가는 거라며, 그게 시집가는거야? 팔려가는 거지.”
“남들이 그러든? 상관없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이든 놈한테 시집가고 싶어? 억지로 그러지마 응? 누나 내... 내... 내가...”
“왜, 내가 싫어한다고 생각하지?”
“그... 그럼...”
달래는 잠시 어진이를 쏘아보다가 말했다.
“난 땡잡은거야.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거라고. 알았어? 권씨집안에 시집가면 평생 먹고살 걱정없이 고기며 쌀밥이며 실컷 먹고 좋은 옷입고 살텐데 상놈 중에 그런걸 싫어하는 계집이 있을 것 같아? 게다가 우리집도 돈 벌어서 좋고, 지금 권씨집안에 동녀로 들어가겠다고 줄을 선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너, 괜히 엉뚱한 상상으로 초치지 말고 그만 돌아가!”
어진이는 그만 말문이 막혔다. 속으로 수많은 말들이 맴을 돌고 부풀어 올라 가슴이 답답해져 왔으나 아무말 못하고 자리에 서서 얼굴만 점점 시뻘겋게 붉어져 갔다.
“가라니까 왜 그렇게 서 있어! 빨랑 가!”
어진이는 무슨말을 할 듯 할 듯 하다가 그만 몸을 돌리고 말았다. 달래는 어진이가 멀리 사라질 때까지 고개 한번 돌리지 않았다. 하지만 한참 뒤에 참지 못하고 한숨을 길게 내쉬고 말았다.
달래는 올해 열여덟이고 어진이는 열일곱이다. 어려서부터 한마을에서 자랐고 티격태격 싸우기도 많이 했으며 둘이 어울려 놀고는 했다. 친한 오누이처럼 지내다가 나중에 남녀지사를 알 나이가 되고 부터는 그 정이 점차 남녀간의 연정으로 변해갔다. 둘 사이에 무슨 말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달래는 내심 어진이가 나중에 더 크면 자기를 아내로 원할 거라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달전에 권씨집안에서 사람이 찾아왔다. 동녀를 구한다는 것이다. 달래의 생년월일을 알아가더니 일주일 전에 달래를 동녀로 원한다는 권유가 왔다. 달래는 자기가 이 일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집안 형편상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날 달래는 어진이를 만났을 때 더 이상 자기를 ‘달래’라고 부르지 말고 ‘누나’라고 불러라고 요구했다. 그것은 어진이와의 남녀지간의 정을 떼기 위해서였다. 어진이는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고분고분 누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어디서 말을 들었는지 달래에게 따지러 찾아온 것이다.
‘어진아 미안, 넌 더 참한 색시를 만날 수 있을꺼야.’
달래는 잡념을 떨치려는 듯 머리를 홱홱 흔들고는 다시 야채를 더듬기 시작했다. 쭈그러든 배추겉잎을 펴는 달래의 손에 물방울 하나가 떨어져 흘러내렸다.
---------------------------------
“이눔아 미쳤어? 그만 마셔!”
주막의 주모가 어진이의 손에서 탁주가 가득 들은 사발을 빼앗아 들었다. 어진이에게 술을 따라주었던 텁석부리 사내가 눈을 치뜨며 주모에게 소리쳤다.
“아니, 주모! 술파는 계집이 술을 못마시게 하다니 이게 무슨짓이야?”
“내 비록 술을 팔지만 사람 가려가며 팔아요! 어린애한테 계속 술을 먹이면 어쩌겠다는 거에요!”
주모는 되받아 치고는 어진이의 손을 꽉 쥐더니 끌어당겨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이눔아! 그만마시고 집으로 가!”
어진이는 주모에게 쫒겨나서 주막밖으로 비틀비틀 걸어나갔다. 그 뒷모습을 보며 주모가 혀를 찼다.
“쯪쯪, 저 참한 것이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어진이는 오늘이 두 번째로 술을 마신 날이었다. 전에는 맛만 본 터라 취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길이 똑바르지 않고 구불구불거렸으며 땅이 위로 올라왔다가 가라앉았다가 했다. 한참을 걷다가 속이 메슥거려 결국 걸쭉한 탁주를 입 밖으로 게워내고 말았다.
“윽... 윽...”
길가에 엎드려 한참을 게워내고 있을 때였다. 뒤에서 목소리가 들리며 누군가가 자신의 등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어머, 어진이 아냐?”
등을 두드리는 것이 조그만한게 여자의 손이다. 물론 목소리도 여자의 목소리고 어진이가 뒤를 돌아보니 옆집에 사는 향숙이었다. 향숙이는 어진이가 자기를 쳐다보자 소매를 들어 어진이의 입가 뭍은 오물을 닦아주었다.
“어머, 어디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향숙이는 교태스럽게 말을하며 눈웃음을 쳤다. 그러다니 어진이의 손을 잡고는 일으켰다.
“혼자는 못가겠다. 얘, 내 손을 잡아 내가 데려다 줄께.”
어진이는 향숙이에게 손을 잡힌채로 정신을 놓고 줄래줄래 비틀비틀거리며 따라갔다. 가끔 만나는 동네사람들이 남녀칠세부동석인데 손을 잡고 걷는다고 손가락질을 했지만 그럴 때마다 향숙이는 사나운 눈으로 쏘아보아 입을 다물게 했다. 향숙이네 집은 양반집은 아니었지만 작으나마 자기의 땅뙈기가 있었다. 그래서 마을에서는 꽤 잘사는 편에 속했고 그래서 마을 사람들에게 급할 때 돈이나 쌀을 빌려주기까지 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향숙이의 행동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함부로 야단치지는 못했다. 향숙이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진이는 거의 눈을 반쯤 감고 걷고 있어다. 취해서 그런가? 속으로 이정도 오래 걸었으면 집에 도착했을텐데 길이 참 멀다고 느끼고 있었다.
“자, 들어와.”
어디선가 쫄쫄쫄거리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향숙이는 어진이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 어진이를 자리에 눕혔다. 그곳은 물레방아간이었다.
어진이는 어렴풋이 자신이 누운 곳이 자기 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취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만사가 귀찮아서 그냥 향숙이가 이끄는대로 자리에 벌러덩 누웠다. 눕자마자 슬기운이 확 올라 입으로 뜨거운 숨을 뱉어내는데 귓가에 자기의 숨이 아닌 누군가의 뜨거운 숨이 느껴졌다. 산들바람과 같은 뜨거운 숨...
“어진아...”
꿈결에서 들려오는 듯한 목소리였다. 어진이가 ‘응’ 하고 대답을 하고 손으로 눈을 가리는데 향숙이가 어진이의 몸 위로 지긋이 가슴을 누르며 안겨왔다. 어진이는 취한 와중에도 향긋한 계집의 방향을 느끼고 나긋나긋한 여체가 몸에 붙어 오는 것을 느꼈다. 어진이는 난생 처음 접하는 여체에 그대로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은근히 자극적이면서 괴로운듯하기도한 이상한 느낌이었다. 향숙이는 한참동안 어진이의 몸을 껴안고 어진이가 어떤 행동을 해 주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엇인가가 어진이의 바지 속으로 파고 들어왔다. 그것은 미끌미끌한 물뱀처럼 어진이의 바지 춤을 헤집더니 이어 속옷 안으로 쑥 들어와서 어진이의 자지를 냉큼 붙잡았다. 마디가 없는 듯이 나긋나긋한 향숙이의 손이었다. 어진이는 자신의 성기에 생전처음느끼는 부드러운 느낌에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 나긋나긋한 손은 어진이의 자지를 조물라거리며 주물렀다. 그러자 취중에도 어진이는 자기의 자지로 열기가 몰리면서 자지가 딱딱하게 발기되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나긋나긋한 손은 가만히 기둥을 타고 위아래로 조심조심 훑었다. 어진이는 그만 참지 못하고 자신의 몸에 안긴 여체를 끌어안고 의미불명을 소리를 흘려내기 시작했다.
“어흥... 어... 어...”
어진이가 옷을 벗었을까 향숙이가 옷을 벗겼을까. 어진이의 웃옷 고름이 풀리며 맨 몸통이 드러났고 아랫도리는 발 아래로 벗겨져서 불끈 솟은 자지가 껄떡거렸다. 어진이가 벗겼을까 향숙이가 스스로 벗었을까. 향숙이는 웃옷은 겉저고리 속저고리의 고름이 모두 풀리고 속치마 고름까지 풀려 옆으로 아래로 제껴진 옷 틈으로 두 가슴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 두가슴은 어진이의 손에 의해 우악스럽게 쥐어지고 있었다. 향숙이의 아랫도리는 겉치마 속치마가 한꺼번에 허리께까지 걷어 올려져 있고 속옷은 발아래로 내려가 있었다. 희멀겋게 드러난 향숙이의 아랫도리 위에 어진이의 아랫도리가 곂쳐져 있었다.
향숙이는 우연인것처럼 자신의 두 다리를 벌려 양쪽 허벅지 사이로 어진이의 아랫도리가 들어오도록 했다. 그러자 어진이가 본능적으로 허리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향숙이는 또다시 우연인 것처럼 자신의 보지에 쿡쿡 찔러대지만 제대로 구멍을 못찾고 있는 어진이의 자지 끝에 자신의 보지구멍을 절묘하게 맞추어 주었다. 어진이는 무턱대고 자지를 향숙이의 가랑이에 대고 밀어대다가 어느순간 자신의 자지가 어디론가 파고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쑤욱!’
“......”
어진이는 자신의 몸가락이 축축한 곳으로 쑥 들어간 후 아찔한 쾌감으로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것을 느꼈다.
“으......”
어진이가 난생처음 경험하는 쾌감으로 신음소리를 길게 흘렸다. 향숙이는 그런 어진이의 표정을 밑에서 올려다보고는 쌩긋 웃었다. 그녀는 두 다리를 들어올려 어진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다리로 어진이의 허리를 감고는 어진이의 귀에다 대고 말했다.
“어진아, 나랑 혼인할래?”
어진이는 자지에 느껴지는 옴찔옴찔한 감촉에 넋을 놓고 있다가 향숙이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진아 나랑 혼인하자 나 정말 잘해줄께. 응?”
어진이는 멍하니 향숙이를 내려다보다가 갑자기 힘차게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자지는 무뽑듯이 쑥 뽑아내었다.
“아! 안돼!”
향숙이가 비명을 지르는데 어진이는 향숙이의 몸을 거머리 떼어내듯이 떨구어 내고는 허겁지겁 바지를 주워입고는 물레방앗간을 뛰쳐나갔다.
향숙이는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굴렸다. 향숙이네 집은 잘살았기 때문에 웬만한 동네 총각이면 향숙이가 원하는대로 혼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향숙이는 어진이도 달래랑 깨진 이후이니 원만하면 자기의 청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첫경험인척 해서 책임지라고 윽박지르는 건데...’
양반들과는 달리 상것들은 혼인 때까지 순결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혼전순결이니 뭐니 그런거 따지지 않는 풍토였다. 하지만 처녀인척하면 좀더 확실히 어진이를 옭아맬수 있었을 것이다. 향숙이는 뒤늦은 후회로 땅을 쳤다.
향숙이가 멍하니 앉아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어진이가 다시 물레방앗간으로 들어왔다. 향숙이는 얼굴이 확 밝아졌다. 어진이가 생각을 바꾼 것이라고 여긴것이다.
“향숙아 미안해.”
어진이는 그 한마디를 남기고는 다시 밖으로 뛰쳐나가버렸다. 향숙이는 얼이 빠진 듯 멍하니 앉아있었다. 잠시 후 향숙이의 뺨에 눈물이 길게 흘러내렸다.
다음날이었다. 달래는 해뜨기 전부터 항아리를 들고 우물가에 가서 물을 펐다. 항아리 가득 물을 채우고 들어올려 머리에 이었다. 잠시 항아리가 머리 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두손으로 위치를 조정해서 안정을 확보한 뒤에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동안 걸었을 때였다. 갑자기 달래의 머리 위에 있던 항아리가 번쩍 들리는가 싶더니 누군가가 뒤에서 항아리를 빼앗아 갔다.
“옴마!”
달래가 놀라서 뒤를 돌아 보니 어진이가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는 달래를 쏘아보고 있었다.
“야! 무슨짓이야!”
어진이는 대답없이 몸을 휙 돌렸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야... 야... 야!”
달래는 당황해서 어진이의 뒤를 쫒아갔다. 어진이는 달래가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걸었다.
원래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걷는 것은 힘이 좋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어진이는 어려서부터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 여자들이 하는 일을 대부분 할 줄 알았다. 물항아리도 어려서부터 수없이 이고 집으로 날라보았던 터였다. 그래서 쉽게 달래의 머리에서 항아리를 빼앗아 들고는 걸어갈 수 있었다.
어진이는 말없이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걸어가고 달래는 뒤를 잰걸음으로 쫒아가며 욕을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자 달래는 얼굴을 붉히며 당황해서 욕을 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어진이는 어디로 가는걸까? 집으로 가지 않고 엉뚱한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달래는 어진이의 뒤를 한참 쫒아가다가 어진이가 물레방앗간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물레방앗간에 왜 가지?’
물레방앗간에 해뜨기 전이나 밤중에 남녀가 간다는 것은 색스러운 의미가 있었다. 달래는 얼굴이 확 붉어지며 발걸음을 멈추었다. 어진이는 달래가 멈추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계속 성큼 성큼 걸었다.
어진이는 물레방앗간에 도착해서 안에다 항아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밖을 내다보았는데 달래가 따라오지 않았다. 어진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왜 항아리를 물레방앗간으로 가지고 왔지? 그래...’
어진이는 자신이 왜 물레방앗간으로 왔는지 알고 있었다. 새벽에 달래가 물을 뜨러 가는 것을 보고 달래를 어떻게든지 물레방앗간으로 유도해서 설득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설득이 안되면... 그렇다. 달래의 몸을 취할 응큼한 생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자기가 정말 나쁜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래가 따라 올 리가 없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문으로 달래가 불쑥 나타났다.
“야! 이 미친놈아 왜 남의 항아리를 빼앗아서 일루 온거야!”
어진이는 달래의 모습을 보고 왈칵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제밤부터 생각해 왔던말, 달래를 설득하는말, 나와 혼인하자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입만 우물우물거렸다.
‘아, 난 왜이렇게 말주변이 없을까.’
어진이가 얼굴이 붉어진 채 무슨말을 할 듯 말 듯 하면서 우물쭈물거리는 것을 보고 달래는 같이 할말이 없어져서 입을 다물었다. 어진이의 이런모습은 익숙한 모습이다. 말재주가 없어서 바보같이 말을 더듬거나 얼굴만 붉히고 우물우물하는 모습...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달래 자신도 어색해지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어진이와 달래 사이의 침묵이 길어졌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두사람은 더 어색해지고 당황했다. 달래는 문득 생각했다.
‘내가 뭘 기다리는 거지?’
달래는 발걸음을 돌려 돌아가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어진이가 어떻게 좀 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 퍼뜩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 어진이가 손을 불쑥 내밀어 달래의 손을 움켜잡았다. 그러더니 자기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어진이는 달래의 손을 확 잡아끌어 당겨 딸려오늘 달래를 품에 꽉 끌어안았다. 숨을 가다듬고는 더듬지 않고 한번에 말했다.
“달래야 나랑 혼인해 줘.”
달래의 눈이 크게 떠졌다. 달래의 입이 열릴듯하다가 다시 닫혔다. 이제 우물우물하는 것은 어진이가 아니라 달래였다.
어진이는 타는 듯한 눈으로 달래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달래의 눈에 비친 어진이의 눈은 뜨거운 불꽃이었다.
달래는 현기증을 느꼈다. 어진이와 자기를 제외한 뒷배경이 빙글 돌았던 것이다. 그것은 어진이가 달래를 껴안고 바닥에 뉘였기 때문이었다. 어진이의 얼굴이 크게 확대되는가 싶더니 달래는 두툼한 입술이 자기의 앙징맞게 오므려진 입술을 확 덮는 것을 느꼈다.
“읍...”
어제는 어진이가 술에 취해 이곳에서 정신없이 누워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래가 취한 듯 머릿속이 멍해져서 어진이의 뜨거운 입술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달래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의 윗도리가 다 풀어헤쳐져 있고 자기의 유방이 찬 공기 중으로 ‘출렁’하며 드러나고 있었다. 달래가 유방에 찬 공기를 느끼고 섬짓해서 정신을 번쩍 차리는 순간 어진이의 두툼한 손이 달래의 유방을 으스러뜨렸다.
“아!...”
어진이가 달래의 유방을 떡주무르듯이 주무르는데 달래는 이상하게도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마지 독침에 쏘인 벌레같았다. 이윽고 달래는 자신의 속곳이 아래로 확 끌려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황급해서 다리를 오므리는데 어진이의 우락부락한 힘이 달래의 두 다리를 확 벌려버렸다. 달래는 얼굴이 새빨개지고 두 손으로 눈 앞을 가렸다. 자신의 보지구멍에 무언가가 와 닿는 것을 느꼈다.
어진이는 뜨거운 열정 속에서도 침착하게 목표를 향해 진행하고 있었다. 술김이었지만 어제 향숙이랑 결합해 본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달래의 구멍에 자신의 빳빳하게 선 자지 끝을 맞추었다. 그리고 힘차게 밀어넣었다.
‘푹!’
“악!”
달래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외마디 비명이 터져나왔다. 어진이는 상관하지 않고 그대로 자지를 달래의 보지 속에 끝까지 밀어넣었다.
‘쑤욱!...’
“아! 아! 아파!”
어진이는 자지를 달래의 몸 속 깊이 끝까지 밀어넣었다. 달래의 몸을 취했다는 생각에 육체적인 쾌감을 느낄 틈도 없이 뭔가를 달성했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그러자 다음 순간 마치 자지를 끊어버릴 듯이 꽉 죄어오는 달래의 보지에 고통을 느끼며 어진이는 얼굴을 찌푸렸다. 어진이는 그대로 얼굴을 들고 달래의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달래의 눈에 눈물이 약간 맺혀있었다. 아팠나보다. 어진이는 달래의 눈가의 물기를 손가락으로 닦으면서 말했다.
“달래야 나랑 혼인하자.”
“몰라! 아프단 말이야.”
“미안.”
어진이는 달래의 몸을 가만히 보듬어 안고 잠시 기다렸다. 달래의 가슴이 크게 기복을 일으키는 것을 느꼈다. 달래가 말없이 기다리는 것을 느끼고 어진이는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지를 빼내었다가 힘차게 박아넣었다.
“아!”
“아!”
“아!”
달래는 어진이의 딱딱한 몸가락이 한번씩 자신의 아랫도리를 가르고 들어올 때마다 비명을 질렀다. 그것은 달아오른 부짓갱이로 지져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통증과 함께 짜릿한 느낌이 있었다. 달래는 생각했다.
‘내가 왜 저항하지 않은거지? 왜 이렇게 쉽게 몸을 허락했을까?’
그 질문은 한참 뒤에 며칠이 지난 뒤에도 그 답을 찾지 못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달래는 알고 있었다. 아주 깊은 속마음, 감추어진 마음에는 어진이가 이렇게 해 주기를 바랬다는 것을.
어진이는 처음에는 서툴게 달래의 몸을 꿰뚫더니 몇 번 삽입운동을 해 보고는 많이 익숙해져서 이제 빠르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푹. 쑤욱... 푹. 쑤욱... 푹. 쑤욱...”
달래는 이제 비명소리를 내지 않았다. 턱을 뒤로 힘껏제치고 두손으로 어진이의 윗도리를 꼭 붙잡고 힘껏 매달리며 어진이의 몸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어진이의 허리놀림이 점차 격해지면서 어진이가 뜨거운 숨을 내쉬는 것이 느껴졌다.
“헉.. 헉.. 헉..”
어진이가 내뱉는 소리에 달래의 신음소리가 합쳐졌다.
“아... 아... 아...”
달래는 여전히 고통스러웠지만 이상하게도 싫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어진이의 몸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진이가 힘차게 삽입운동을 하더니 달래의 불두덩이 솟아오르도록 힘차게 밀어붙이고는 정지했다.
“으...”
“아!”
어진이는 달래의 몸 속 깊이 자기의 정액을 쏟아 부었다. 황홀한 쾌감의 순간이 지나갔다.
어진이는 사정이 끝난 다음에도 달래의 몸에서 자기의 자지를 빼내지 않았다. 그대로 달림이의 몸이에 엎어져서 가만히 달래를 보듬어 안았다.
“달래야 사랑해.”
달래는 역시 말이 없었다. 단지 얼굴을 더욱 붉혔을 뿐이다.
오늘 어린신랑을 포함 제 글 여러편을 삭제했습니다. 삭제한 이유는 안 밝히려고 합니다. 이유를 안 밝히는 이유는 그 이유가 밝혀짐으로서 제가 원하지 않는 쓸데없는 논란이 생길까봐서 입니다.(이유는 운영자님과 몇몇 친분이 있는 작가분들께만 밝혔습니다.)
어린신랑을 쭉 보아오시던 분은 완결편을 못보게 되셨습니다. 이점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글로 여러분께 사죄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해동청 배상)
문 밖에서 장돌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님~”
“무슨일이냐!”
“아랫동네 고씨아범이 찾아왔습니다.”
권세적의 처인 김씨부인은 한쪽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밖에 공손하게 아뢰고 있는 종복 장돌이가 서 있었고 그 뒤로 웬 40대 정도로 보이는 사내와 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계집이 나란히 읍을 하고 서 있었다. 방문이 열리자 남자와 계집이 동시에 꾸벅꾸벅 절을 한다.
"무슨 일로 찾아온게요?“
사십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대답했다.
“마님, 쇤네는 저 아랫마을에 사는 고범석이라고 합니다. 이 아이는 제 딸년입니다. 어르신께서 동녀(童女)를 찾으신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이 아이로 말할 것 같으면 청소,빨래,밥짓기 등은 말할 것도 없고 농사일도 잘하고 특히 길쌈에 소질이 있으며 그리고 또...”
“그만! 됐네.”
“......”
“이름하고 생년월일시(生年月日時)를 불러주고 돌아가게.”
“예. 마님. 잘봐주십시오 예.예.”
고범석이 연신 고개를 조아리는데 김씨부인은 방문을 ‘탁’하고 닫았다. 조심조심 일을 진행시라고 했는데 결국은 온동네에 소문이 다 났나 보다. 진행시키는 일이란 바로 동녀(童女)를 구하는 일이다.
권세적의 병세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의원들도 치료를 못하여 마지막으로 생각해낸 것이 동녀(童女)였다. 흔히 세상에 알려지기를 나이 많은 남자가 기가 쇠하였을 때 밤에 순결한 동녀를 품고 자면 동녀의 음기가 남자에게 전해져서 기력을 회복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권씨집안에서는 아들 권준식이 혼례를 올리기 오래 전부터 동녀를 구하고 있었다.
그냥 동녀를 구하는 일이라면 별로 어려울 것이 없다. 일에 시간이 지체되는 까닭은 동녀이되 사주팔자가 권세적의 사주팔자와 보합(保合)을 이루는 동녀를 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용모라든가 일을 잘하는 것이라든가 성품보다는 태어난 생년월일시가 중요했다. 나이든 남자가 동녀를 구한다는게 창피한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랑할 거리도 아니라 은밀히 일을 진행시켜라고 일렀는데, 입소문이 퍼져서 날마다 몇 명씩 자기 딸을 동녀로 들여달라고 부탁하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사실은 이미 동녀로 들일 계집을 이미 정해 놓았다. 만약을 대비해서 다른 계집아이들의 생년월일을 받고 있는데 이젠 그만 해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언제 저세상으로 갈지 모르고, 손자소식은 없고 김씨부인은 절로 한숨을 내쉬었다.
------------------------------------
“그말이 사실이야?”
어진이는 밭을 갈다말고 허리를 펴며 벌컥 소리를 질렀다.
“그렇다니까? 내 금방 듣고 와서 너한테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뛰어왔다. 어때, 불알동무가 고맙지?”
어진이는 더 이상 삼식이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대로 가래를 밭에다 팽겨치고는 흙뭍은 잠방이 차림으로 부리나케 마을로 뛰기 시작했다. 그모습을 보고 삼식이는 혀를 찾다.
“쯪쯪 불쌍한 녀석 닭쫓다가 지붕쳐다보는 강아지 신세네.”
달래가 시래기국이나 절임을 할 야채들을 말리기 위해 마당에 널고 있는데 집 밖에서 두다다닥하는 누군가가 급히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달래가 고개를 들고 보니 사립문 밖에 어진이가 숨을 헐떡이며 서 있었다. 숨고를 새도 없이 어진이가 마당으로 들어와 달래에게 물었다.
“달래야, 시... 시... 시집간다고?”
“누나라고 불러!”
“누나, 시집간다고? 응? 사... 사실이야?”
“그래.”
달래는 정이 똑떨어지는 쌀쌀맞은 목소리로 짧게 대답하고는 더 볼 것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고 야채를 널리는 일을 계속했다. 앞에서 어진이가 씩씩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진이는 말주변이 없었다. 거의 말을 안하고 말을 해도 더듬기가 일수라 어진이를 처음보는 사람은 어진이가 약간 멍청한 바보가 아닌가 하고 생각할 정도였다. 지금도 그랬다. 마음속에는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쌓여있는데 막상 입을 열고보니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거기에다 달래의 똑똑 끊어지는 냉냉한 태도를 보니 더욱 말을 꺼내기가 힘들었다. 무슨말을 할까 고민하며 우물쭈물하다가 간신이 말을 꺼냈다.
“팔려가는거라며!”
달래가 고개를 홱 돌려 쏘아보며 대답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팔려가다니!”
“돈받고 동녀로 팔려가는 거라며, 그게 시집가는거야? 팔려가는 거지.”
“남들이 그러든? 상관없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이든 놈한테 시집가고 싶어? 억지로 그러지마 응? 누나 내... 내... 내가...”
“왜, 내가 싫어한다고 생각하지?”
“그... 그럼...”
달래는 잠시 어진이를 쏘아보다가 말했다.
“난 땡잡은거야.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거라고. 알았어? 권씨집안에 시집가면 평생 먹고살 걱정없이 고기며 쌀밥이며 실컷 먹고 좋은 옷입고 살텐데 상놈 중에 그런걸 싫어하는 계집이 있을 것 같아? 게다가 우리집도 돈 벌어서 좋고, 지금 권씨집안에 동녀로 들어가겠다고 줄을 선 사람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너, 괜히 엉뚱한 상상으로 초치지 말고 그만 돌아가!”
어진이는 그만 말문이 막혔다. 속으로 수많은 말들이 맴을 돌고 부풀어 올라 가슴이 답답해져 왔으나 아무말 못하고 자리에 서서 얼굴만 점점 시뻘겋게 붉어져 갔다.
“가라니까 왜 그렇게 서 있어! 빨랑 가!”
어진이는 무슨말을 할 듯 할 듯 하다가 그만 몸을 돌리고 말았다. 달래는 어진이가 멀리 사라질 때까지 고개 한번 돌리지 않았다. 하지만 한참 뒤에 참지 못하고 한숨을 길게 내쉬고 말았다.
달래는 올해 열여덟이고 어진이는 열일곱이다. 어려서부터 한마을에서 자랐고 티격태격 싸우기도 많이 했으며 둘이 어울려 놀고는 했다. 친한 오누이처럼 지내다가 나중에 남녀지사를 알 나이가 되고 부터는 그 정이 점차 남녀간의 연정으로 변해갔다. 둘 사이에 무슨 말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달래는 내심 어진이가 나중에 더 크면 자기를 아내로 원할 거라고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달전에 권씨집안에서 사람이 찾아왔다. 동녀를 구한다는 것이다. 달래의 생년월일을 알아가더니 일주일 전에 달래를 동녀로 원한다는 권유가 왔다. 달래는 자기가 이 일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집안 형편상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날 달래는 어진이를 만났을 때 더 이상 자기를 ‘달래’라고 부르지 말고 ‘누나’라고 불러라고 요구했다. 그것은 어진이와의 남녀지간의 정을 떼기 위해서였다. 어진이는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고분고분 누나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어디서 말을 들었는지 달래에게 따지러 찾아온 것이다.
‘어진아 미안, 넌 더 참한 색시를 만날 수 있을꺼야.’
달래는 잡념을 떨치려는 듯 머리를 홱홱 흔들고는 다시 야채를 더듬기 시작했다. 쭈그러든 배추겉잎을 펴는 달래의 손에 물방울 하나가 떨어져 흘러내렸다.
---------------------------------
“이눔아 미쳤어? 그만 마셔!”
주막의 주모가 어진이의 손에서 탁주가 가득 들은 사발을 빼앗아 들었다. 어진이에게 술을 따라주었던 텁석부리 사내가 눈을 치뜨며 주모에게 소리쳤다.
“아니, 주모! 술파는 계집이 술을 못마시게 하다니 이게 무슨짓이야?”
“내 비록 술을 팔지만 사람 가려가며 팔아요! 어린애한테 계속 술을 먹이면 어쩌겠다는 거에요!”
주모는 되받아 치고는 어진이의 손을 꽉 쥐더니 끌어당겨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이눔아! 그만마시고 집으로 가!”
어진이는 주모에게 쫒겨나서 주막밖으로 비틀비틀 걸어나갔다. 그 뒷모습을 보며 주모가 혀를 찼다.
“쯪쯪, 저 참한 것이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어진이는 오늘이 두 번째로 술을 마신 날이었다. 전에는 맛만 본 터라 취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길이 똑바르지 않고 구불구불거렸으며 땅이 위로 올라왔다가 가라앉았다가 했다. 한참을 걷다가 속이 메슥거려 결국 걸쭉한 탁주를 입 밖으로 게워내고 말았다.
“윽... 윽...”
길가에 엎드려 한참을 게워내고 있을 때였다. 뒤에서 목소리가 들리며 누군가가 자신의 등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어머, 어진이 아냐?”
등을 두드리는 것이 조그만한게 여자의 손이다. 물론 목소리도 여자의 목소리고 어진이가 뒤를 돌아보니 옆집에 사는 향숙이었다. 향숙이는 어진이가 자기를 쳐다보자 소매를 들어 어진이의 입가 뭍은 오물을 닦아주었다.
“어머, 어디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향숙이는 교태스럽게 말을하며 눈웃음을 쳤다. 그러다니 어진이의 손을 잡고는 일으켰다.
“혼자는 못가겠다. 얘, 내 손을 잡아 내가 데려다 줄께.”
어진이는 향숙이에게 손을 잡힌채로 정신을 놓고 줄래줄래 비틀비틀거리며 따라갔다. 가끔 만나는 동네사람들이 남녀칠세부동석인데 손을 잡고 걷는다고 손가락질을 했지만 그럴 때마다 향숙이는 사나운 눈으로 쏘아보아 입을 다물게 했다. 향숙이네 집은 양반집은 아니었지만 작으나마 자기의 땅뙈기가 있었다. 그래서 마을에서는 꽤 잘사는 편에 속했고 그래서 마을 사람들에게 급할 때 돈이나 쌀을 빌려주기까지 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향숙이의 행동을 못마땅해 하면서도 함부로 야단치지는 못했다. 향숙이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어진이는 거의 눈을 반쯤 감고 걷고 있어다. 취해서 그런가? 속으로 이정도 오래 걸었으면 집에 도착했을텐데 길이 참 멀다고 느끼고 있었다.
“자, 들어와.”
어디선가 쫄쫄쫄거리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향숙이는 어진이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 어진이를 자리에 눕혔다. 그곳은 물레방아간이었다.
어진이는 어렴풋이 자신이 누운 곳이 자기 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취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만사가 귀찮아서 그냥 향숙이가 이끄는대로 자리에 벌러덩 누웠다. 눕자마자 슬기운이 확 올라 입으로 뜨거운 숨을 뱉어내는데 귓가에 자기의 숨이 아닌 누군가의 뜨거운 숨이 느껴졌다. 산들바람과 같은 뜨거운 숨...
“어진아...”
꿈결에서 들려오는 듯한 목소리였다. 어진이가 ‘응’ 하고 대답을 하고 손으로 눈을 가리는데 향숙이가 어진이의 몸 위로 지긋이 가슴을 누르며 안겨왔다. 어진이는 취한 와중에도 향긋한 계집의 방향을 느끼고 나긋나긋한 여체가 몸에 붙어 오는 것을 느꼈다. 어진이는 난생 처음 접하는 여체에 그대로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은근히 자극적이면서 괴로운듯하기도한 이상한 느낌이었다. 향숙이는 한참동안 어진이의 몸을 껴안고 어진이가 어떤 행동을 해 주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엇인가가 어진이의 바지 속으로 파고 들어왔다. 그것은 미끌미끌한 물뱀처럼 어진이의 바지 춤을 헤집더니 이어 속옷 안으로 쑥 들어와서 어진이의 자지를 냉큼 붙잡았다. 마디가 없는 듯이 나긋나긋한 향숙이의 손이었다. 어진이는 자신의 성기에 생전처음느끼는 부드러운 느낌에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그 나긋나긋한 손은 어진이의 자지를 조물라거리며 주물렀다. 그러자 취중에도 어진이는 자기의 자지로 열기가 몰리면서 자지가 딱딱하게 발기되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나긋나긋한 손은 가만히 기둥을 타고 위아래로 조심조심 훑었다. 어진이는 그만 참지 못하고 자신의 몸에 안긴 여체를 끌어안고 의미불명을 소리를 흘려내기 시작했다.
“어흥... 어... 어...”
어진이가 옷을 벗었을까 향숙이가 옷을 벗겼을까. 어진이의 웃옷 고름이 풀리며 맨 몸통이 드러났고 아랫도리는 발 아래로 벗겨져서 불끈 솟은 자지가 껄떡거렸다. 어진이가 벗겼을까 향숙이가 스스로 벗었을까. 향숙이는 웃옷은 겉저고리 속저고리의 고름이 모두 풀리고 속치마 고름까지 풀려 옆으로 아래로 제껴진 옷 틈으로 두 가슴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 두가슴은 어진이의 손에 의해 우악스럽게 쥐어지고 있었다. 향숙이의 아랫도리는 겉치마 속치마가 한꺼번에 허리께까지 걷어 올려져 있고 속옷은 발아래로 내려가 있었다. 희멀겋게 드러난 향숙이의 아랫도리 위에 어진이의 아랫도리가 곂쳐져 있었다.
향숙이는 우연인것처럼 자신의 두 다리를 벌려 양쪽 허벅지 사이로 어진이의 아랫도리가 들어오도록 했다. 그러자 어진이가 본능적으로 허리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향숙이는 또다시 우연인 것처럼 자신의 보지에 쿡쿡 찔러대지만 제대로 구멍을 못찾고 있는 어진이의 자지 끝에 자신의 보지구멍을 절묘하게 맞추어 주었다. 어진이는 무턱대고 자지를 향숙이의 가랑이에 대고 밀어대다가 어느순간 자신의 자지가 어디론가 파고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쑤욱!’
“......”
어진이는 자신의 몸가락이 축축한 곳으로 쑥 들어간 후 아찔한 쾌감으로 머릿속에 번개가 치는 것을 느꼈다.
“으......”
어진이가 난생처음 경험하는 쾌감으로 신음소리를 길게 흘렸다. 향숙이는 그런 어진이의 표정을 밑에서 올려다보고는 쌩긋 웃었다. 그녀는 두 다리를 들어올려 어진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다리로 어진이의 허리를 감고는 어진이의 귀에다 대고 말했다.
“어진아, 나랑 혼인할래?”
어진이는 자지에 느껴지는 옴찔옴찔한 감촉에 넋을 놓고 있다가 향숙이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진아 나랑 혼인하자 나 정말 잘해줄께. 응?”
어진이는 멍하니 향숙이를 내려다보다가 갑자기 힘차게 엉덩이를 뒤로 빼면서 자지는 무뽑듯이 쑥 뽑아내었다.
“아! 안돼!”
향숙이가 비명을 지르는데 어진이는 향숙이의 몸을 거머리 떼어내듯이 떨구어 내고는 허겁지겁 바지를 주워입고는 물레방앗간을 뛰쳐나갔다.
향숙이는 안타까움에 발을 동동 굴렸다. 향숙이네 집은 잘살았기 때문에 웬만한 동네 총각이면 향숙이가 원하는대로 혼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향숙이는 어진이도 달래랑 깨진 이후이니 원만하면 자기의 청을 받아들일 줄 알았다.
‘이럴줄 알았으면 첫경험인척 해서 책임지라고 윽박지르는 건데...’
양반들과는 달리 상것들은 혼인 때까지 순결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혼전순결이니 뭐니 그런거 따지지 않는 풍토였다. 하지만 처녀인척하면 좀더 확실히 어진이를 옭아맬수 있었을 것이다. 향숙이는 뒤늦은 후회로 땅을 쳤다.
향숙이가 멍하니 앉아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어진이가 다시 물레방앗간으로 들어왔다. 향숙이는 얼굴이 확 밝아졌다. 어진이가 생각을 바꾼 것이라고 여긴것이다.
“향숙아 미안해.”
어진이는 그 한마디를 남기고는 다시 밖으로 뛰쳐나가버렸다. 향숙이는 얼이 빠진 듯 멍하니 앉아있었다. 잠시 후 향숙이의 뺨에 눈물이 길게 흘러내렸다.
다음날이었다. 달래는 해뜨기 전부터 항아리를 들고 우물가에 가서 물을 펐다. 항아리 가득 물을 채우고 들어올려 머리에 이었다. 잠시 항아리가 머리 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두손으로 위치를 조정해서 안정을 확보한 뒤에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동안 걸었을 때였다. 갑자기 달래의 머리 위에 있던 항아리가 번쩍 들리는가 싶더니 누군가가 뒤에서 항아리를 빼앗아 갔다.
“옴마!”
달래가 놀라서 뒤를 돌아 보니 어진이가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는 달래를 쏘아보고 있었다.
“야! 무슨짓이야!”
어진이는 대답없이 몸을 휙 돌렸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야... 야... 야!”
달래는 당황해서 어진이의 뒤를 쫒아갔다. 어진이는 달래가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걸었다.
원래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걷는 것은 힘이 좋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어진이는 어려서부터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 여자들이 하는 일을 대부분 할 줄 알았다. 물항아리도 어려서부터 수없이 이고 집으로 날라보았던 터였다. 그래서 쉽게 달래의 머리에서 항아리를 빼앗아 들고는 걸어갈 수 있었다.
어진이는 말없이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걸어가고 달래는 뒤를 잰걸음으로 쫒아가며 욕을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자 달래는 얼굴을 붉히며 당황해서 욕을 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어진이는 어디로 가는걸까? 집으로 가지 않고 엉뚱한 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달래는 어진이의 뒤를 한참 쫒아가다가 어진이가 물레방앗간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물레방앗간에 왜 가지?’
물레방앗간에 해뜨기 전이나 밤중에 남녀가 간다는 것은 색스러운 의미가 있었다. 달래는 얼굴이 확 붉어지며 발걸음을 멈추었다. 어진이는 달래가 멈추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계속 성큼 성큼 걸었다.
어진이는 물레방앗간에 도착해서 안에다 항아리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밖을 내다보았는데 달래가 따라오지 않았다. 어진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왜 항아리를 물레방앗간으로 가지고 왔지? 그래...’
어진이는 자신이 왜 물레방앗간으로 왔는지 알고 있었다. 새벽에 달래가 물을 뜨러 가는 것을 보고 달래를 어떻게든지 물레방앗간으로 유도해서 설득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설득이 안되면... 그렇다. 달래의 몸을 취할 응큼한 생각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자기가 정말 나쁜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래가 따라 올 리가 없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문으로 달래가 불쑥 나타났다.
“야! 이 미친놈아 왜 남의 항아리를 빼앗아서 일루 온거야!”
어진이는 달래의 모습을 보고 왈칵 반가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제밤부터 생각해 왔던말, 달래를 설득하는말, 나와 혼인하자는 말을 하려고 했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생각이 나지 않아 입만 우물우물거렸다.
‘아, 난 왜이렇게 말주변이 없을까.’
어진이가 얼굴이 붉어진 채 무슨말을 할 듯 말 듯 하면서 우물쭈물거리는 것을 보고 달래는 같이 할말이 없어져서 입을 다물었다. 어진이의 이런모습은 익숙한 모습이다. 말재주가 없어서 바보같이 말을 더듬거나 얼굴만 붉히고 우물우물하는 모습...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달래 자신도 어색해지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어진이와 달래 사이의 침묵이 길어졌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두사람은 더 어색해지고 당황했다. 달래는 문득 생각했다.
‘내가 뭘 기다리는 거지?’
달래는 발걸음을 돌려 돌아가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어진이가 어떻게 좀 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 퍼뜩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 어진이가 손을 불쑥 내밀어 달래의 손을 움켜잡았다. 그러더니 자기 쪽으로 확 끌어당겼다.
어진이는 달래의 손을 확 잡아끌어 당겨 딸려오늘 달래를 품에 꽉 끌어안았다. 숨을 가다듬고는 더듬지 않고 한번에 말했다.
“달래야 나랑 혼인해 줘.”
달래의 눈이 크게 떠졌다. 달래의 입이 열릴듯하다가 다시 닫혔다. 이제 우물우물하는 것은 어진이가 아니라 달래였다.
어진이는 타는 듯한 눈으로 달래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달래의 눈에 비친 어진이의 눈은 뜨거운 불꽃이었다.
달래는 현기증을 느꼈다. 어진이와 자기를 제외한 뒷배경이 빙글 돌았던 것이다. 그것은 어진이가 달래를 껴안고 바닥에 뉘였기 때문이었다. 어진이의 얼굴이 크게 확대되는가 싶더니 달래는 두툼한 입술이 자기의 앙징맞게 오므려진 입술을 확 덮는 것을 느꼈다.
“읍...”
어제는 어진이가 술에 취해 이곳에서 정신없이 누워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래가 취한 듯 머릿속이 멍해져서 어진이의 뜨거운 입술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달래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의 윗도리가 다 풀어헤쳐져 있고 자기의 유방이 찬 공기 중으로 ‘출렁’하며 드러나고 있었다. 달래가 유방에 찬 공기를 느끼고 섬짓해서 정신을 번쩍 차리는 순간 어진이의 두툼한 손이 달래의 유방을 으스러뜨렸다.
“아!...”
어진이가 달래의 유방을 떡주무르듯이 주무르는데 달래는 이상하게도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마지 독침에 쏘인 벌레같았다. 이윽고 달래는 자신의 속곳이 아래로 확 끌려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황급해서 다리를 오므리는데 어진이의 우락부락한 힘이 달래의 두 다리를 확 벌려버렸다. 달래는 얼굴이 새빨개지고 두 손으로 눈 앞을 가렸다. 자신의 보지구멍에 무언가가 와 닿는 것을 느꼈다.
어진이는 뜨거운 열정 속에서도 침착하게 목표를 향해 진행하고 있었다. 술김이었지만 어제 향숙이랑 결합해 본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달래의 구멍에 자신의 빳빳하게 선 자지 끝을 맞추었다. 그리고 힘차게 밀어넣었다.
‘푹!’
“악!”
달래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외마디 비명이 터져나왔다. 어진이는 상관하지 않고 그대로 자지를 달래의 보지 속에 끝까지 밀어넣었다.
‘쑤욱!...’
“아! 아! 아파!”
어진이는 자지를 달래의 몸 속 깊이 끝까지 밀어넣었다. 달래의 몸을 취했다는 생각에 육체적인 쾌감을 느낄 틈도 없이 뭔가를 달성했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그러자 다음 순간 마치 자지를 끊어버릴 듯이 꽉 죄어오는 달래의 보지에 고통을 느끼며 어진이는 얼굴을 찌푸렸다. 어진이는 그대로 얼굴을 들고 달래의 얼굴을 내려다 보았다. 달래의 눈에 눈물이 약간 맺혀있었다. 아팠나보다. 어진이는 달래의 눈가의 물기를 손가락으로 닦으면서 말했다.
“달래야 나랑 혼인하자.”
“몰라! 아프단 말이야.”
“미안.”
어진이는 달래의 몸을 가만히 보듬어 안고 잠시 기다렸다. 달래의 가슴이 크게 기복을 일으키는 것을 느꼈다. 달래가 말없이 기다리는 것을 느끼고 어진이는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지를 빼내었다가 힘차게 박아넣었다.
“아!”
“아!”
“아!”
달래는 어진이의 딱딱한 몸가락이 한번씩 자신의 아랫도리를 가르고 들어올 때마다 비명을 질렀다. 그것은 달아오른 부짓갱이로 지져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통증과 함께 짜릿한 느낌이 있었다. 달래는 생각했다.
‘내가 왜 저항하지 않은거지? 왜 이렇게 쉽게 몸을 허락했을까?’
그 질문은 한참 뒤에 며칠이 지난 뒤에도 그 답을 찾지 못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달래는 알고 있었다. 아주 깊은 속마음, 감추어진 마음에는 어진이가 이렇게 해 주기를 바랬다는 것을.
어진이는 처음에는 서툴게 달래의 몸을 꿰뚫더니 몇 번 삽입운동을 해 보고는 많이 익숙해져서 이제 빠르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푹. 쑤욱... 푹. 쑤욱... 푹. 쑤욱...”
달래는 이제 비명소리를 내지 않았다. 턱을 뒤로 힘껏제치고 두손으로 어진이의 윗도리를 꼭 붙잡고 힘껏 매달리며 어진이의 몸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어진이의 허리놀림이 점차 격해지면서 어진이가 뜨거운 숨을 내쉬는 것이 느껴졌다.
“헉.. 헉.. 헉..”
어진이가 내뱉는 소리에 달래의 신음소리가 합쳐졌다.
“아... 아... 아...”
달래는 여전히 고통스러웠지만 이상하게도 싫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어진이의 몸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진이가 힘차게 삽입운동을 하더니 달래의 불두덩이 솟아오르도록 힘차게 밀어붙이고는 정지했다.
“으...”
“아!”
어진이는 달래의 몸 속 깊이 자기의 정액을 쏟아 부었다. 황홀한 쾌감의 순간이 지나갔다.
어진이는 사정이 끝난 다음에도 달래의 몸에서 자기의 자지를 빼내지 않았다. 그대로 달림이의 몸이에 엎어져서 가만히 달래를 보듬어 안았다.
“달래야 사랑해.”
달래는 역시 말이 없었다. 단지 얼굴을 더욱 붉혔을 뿐이다.
추천72 비추천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