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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치한일기 에필로그 1


진우는 그녀에게(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녀의 이름은 희정이었다.) 자신의 정체를 들켜 버린 이후로 더 이상 치한 생활을 할 수 없었다.
희정은 출근시간에 진우의 집 앞에 미리 와서 기다리다 같이 출근을 했고 퇴근시간에는 미리 전화를 해 몇 시에 퇴근하냐며 묻고는 기다렸다 같이 퇴근 하는 등 진우를 단 한 순간도 놔주질 않는다. 그러면서 그녀가 하는 말은

“진우씨 내가 구제 해주는 거야 언제까지 그런 생활할거야 그리고 나 같은 여자가 진우를 구제하지 누가 하겠어 물론 내가 손해 보지만”

희정이 이런 소리를 할 때 마다 진우는 쓴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언젠가는 진우의 집에 불시에 쳐들어 온 그녀가 온 집안을 다 뒤져 그 동안 진우의 모든 치한 행각이 기록된 테이프며 사진들을 모두 압수해 가버렸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진우에게 협박을 잊지 않았다.

“자기 정말 많은 여자를 건드렸군 그래 하지만 이제부턴 절대 안돼 그리고 앞으로 단 한번이라도 다른 여자와 그 짓 했다는 물증이나 심증이 있으면 난 모든 증거를 갖고 진우씰 경찰에 신고 할거야!”

그걸로 끝이었다. 그 동안 애지중지하며 혼자만 보던 여자들의 나체사진이며 섹스 장면 테이프를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 그녀가 정말로 그것들을 어디에 숨겼는지 아니면 태워 버렸는지 진우로서는 알 수 없었다.

희정은 진우를 통해 점점 섹스에 눈을 떠가는 것 같았다. 그녀는 섹스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진우라는 사내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런 탓에 자기 이외의 다른 여자와 진우가 같이 있는걸 용납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는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진우라는 사내가 워낙 밝히는 스타일이라 언젠가는 자신의 눈을 피해 사고를 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감이 강해질수록 진우에 대한 그녀의 집착은 더욱 강해졌고 그녀 또한 진우를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할 것 같았다.

“희정씨 오늘 옷차림이 왜 이렇게 야해?”
“그야 진우씨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 거지 뭐 왜 싫어?”
“아니 싫은 건 아니고 근데 너무 야하지 않아?”
“왜 진우씨 이런 차림 좋아하잖아 진우씨 치한 장면 보니까 이런 차림 여자 많던데? 왜 내가 입으니까 안 어울려?”
“그건 아니고 하지만 너무 야한 것 같아서”
“후후 좋으면 좋은 거지 뭘 그래?”

그녀는 진우의 반응에 즐겁다는 듯 콧노래까지 부르며 운전을 한다. 옆자리에 앉은 진우는 조금 못마땅하다는 표정이다.

희정이 입고 있는 얇은 꽃무늬 스커트는 안이 다 비칠 정도여서 그녀가 모처럼 밴드 스타킹을 신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속치마도 입지 않은 것 같았다. 지금은 의자에 앉아 있어 잘 보이지 않지만 뒷모습은 팬티가 다 드러나 보일 것이다. 그런 옷차림으로 오늘 하루 동안 근무한다면 모든 사내들의 시선을 받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왠지 화가 난 진우는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주차장에서 차에서 내리는 그녀의 노골적으로 레이스 팬티가 보이는 희정의 엉덩이를 보고 아연 실색을 하며

“희정씨 설마 그런 차림으로 오늘 근무할거야?”
“왜 내 차림이 어때서?”
“팬티가 다 보이잖아 지금”
“어디? 그런가 뭐 어때서”
“안돼 절대로 그런 차림으로는……”

희정은 뭐가 즐거운 듯 웃으며 뒤 자석에서 종이 가방을 꺼내고 그 속에서 스커트를 하나 보라는 듯 진우 앞에서 갈아 입는다.

“자 이제 됐지 진우씨 팬티 안보이지?”
“그……그래 하지만 어떻게?”

진우는 주차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옷을 갈아 입는 그녀의 당당한 행동에 오히려 본인이 당황하며 주위를 살핀다. 다행이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당황해 하는 진우를 뒤에 남겨 두고 총총걸음으로 올라가는 희정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진우는 그제서야 사무실에 올라 간다.

퇴근 시간 진우는 오늘도 희정의 전화를 받고 주차장에 내려 간다. 동료 직원이 모처럼 술 한잔 하자는 것도 거절하고 희정이 기다리고 있을 주차장으로 내려온 진우는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희정의 옷차림에 다시 놀란다. 분명 아침에 갈아 입었는데 그녀는 다시 속이 들려다 보이는 얇은 천의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아니 언제 갈아 입었지?”
“응 아까 점심 시간에 갈아 입었어 스커트를 너무 꽉 조이는걸 입었더니 너무 답답해서?”
“아니 그럼 오늘 오후 내내 지금 그 차림이었다는 거야?”
“그래 오늘 나 사무실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몰라 사무실 직원들이 나마 쳐다 보던데”
“정말!”

진우는 그녀의 대담함의 정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오후 내내 사내들이 바라봤을 그녀의 엉덩이와 늘씬한 다리를 자신도 바라본다.

“희정씨 제발 부탁이야 앞으로는 그러지마 난 희정씨 알몸을 다른 남자들이 보는 게 싫어!”
“왜 싫은데 자기는 나 맛나기 전에 다른 여자들 엉덩이 안 봤어? 그리고 또 지금도 다른 여자들 엉덩이 안보나?”
“그……그건 그렇지만 안돼!”
“알았어 앞으로는 이런 옷차림으로 일하지 않을게 하지만 진우씨도 약속해 나 말고 다른 여자 엉덩이 안 보겠다고”
“알았어 약속할게 근데 정말로 그 차림으로 오늘 오후 내내 있었던 거야?”
“진우씨 바보 아냐? 내가 미쳤어! 이런 차림으로 어떻게 근무하냐 그랬다간 지금쯤 사무실 직원들한테 벌써 당하고 말았지 실은 방금 전에 갈아 입은 거야”
“뭐야 그럼 날 놀린 거야?”
“그래 하지만 진우씨 나하고 약속했다 만일 그 약속 어기기만 해봐라 그냥 진우씨 물건을 짤라 버릴 거야”

진우는 그녀에게 당했다는 생각을 하며 이런 생활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조금은 답답하면서도 자신이 점점 희정에게 구속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벗어날 길이 없음에 답답한 심정이다.

희정은 그날 진우를 집에 보내지 않기로 작정을 한 듯 곧바로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여자 혼자 살기에는 비교적 넓은 희정의 오피스텔, 그리고 1년 전까지만 해도 그녀와 동거 했다는 사내의 흔적들이 여전히 집안 곳곳에 남아 있었지만 희정은 그런 것들에 대해 진우에게 미안한 생각을 하지 않는 듯 했다. 어쩌면 그녀는 유학간 애인이 돌아 올 때 까지만 진우와 즐길지도 모른다.
샤워를 하라는 그녀의 말에 진우는 오늘도 샤워를 하고 그녀가 준비해준 옷들로 갈아 입는다. 그녀가 건네준 옷으로 갈아 입으면서도 진우는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 옷들이 바로 희정의 애인이 입었던 옷들이라는 생각을 하니 갈아 입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지만 그녀는 진우에게 자기 애인의 옷을 입히는걸 즐기려는 듯 억지로 갈아 입혔었다. 이제는 진우도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도 되었지만 아직도 기분은 좋지 않았다.

그녀가 준비한 저녁을 먹은 후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끌어 안고 서로의 몸을 탐닉한다. 그렇게 또 한번의 섹스가 두 사람 사이에 지나갔고 새벽에야 겨우 집에 돌아온 진우는 침대에 쓰러져 잠을 청했다.

이런 반복적인 생활이 몇 달 동안 계속되었고 진우는 자신이 희정의 정부이상은 아무 존재도 아니라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하면서도 이미 자신의 모든걸 들켜 버린 이상 그녀에게서 빠져 나올 수 없다는 상실감에 하루하루가 지옥처럼 느껴지던 진우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 왔다.

어느 날 퇴근시간 그날도 진우는 희정의 지시에 따라 퇴근시간 지하 주차장에 희정의 차에 탄다. 희정은 무슨 고민이 있는 듯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진우씨 내일부터 몇 일 동안 혼자 퇴근해”
“왜 무슨 일이 있어?”
“응 사실은 애인이 오늘 밤에 귀국 한데 그래서 몇 일 동안은 진우씨와 헤어져 지내야 할 것 같아”
“그-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나 혼자 지내는 수밖에”

진우는 겉으로는 조금 실망한 듯한 말투였지만 비록 몇 일이 될지 모르지만 그녀에게서 해방이라는 생각에 속으로는 만세를 외치고 있다.

“그럼 오늘밤도 나 혼자 집에 가야겠네?”
“왜 좋아?”
“아-아니 서운한데 뭘 희정씨가 아직도 애인 때문에 날 버리는 것 같아서”

이렇게 말하는 진우에게 희정은 미안한 듯 껴안으며
“진우씨 몇 일만 참아 알았지!”
“알았어 몇 일만 참지 뭐”

희정은 진우의 집 근처에 진우를 내려 주면서 불안한 듯 한마디를 던지고 간다.
“진우씨 만일 그 동안 딴짓하면 죽을 줄 알아!”
“알았어 얌전히 기다릴게”

이렇게 대답하면서 진우는 속으로 “저는 애인과 놀아 나고 나보고는 정절을 지키라고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하며 앞으로 몇 일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를 계획한다.

꿈 같은 자유시간을 얻은 진우는 우선 내일 아침 정말 오랜만에 지하철을 탈 생각을 하며 모처럼 얻은 자유를 마음껏 누릴 생각으로 밤새내 잠을 못 이룬다.
다음날 아침 진우는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그런데 집 앞에 처음 보는 차가 한대 서 있었고 어떤 여자가 차에서 내려 급히 지나치려는 진우의 앞을 가로 막는다.

“진우씨 오랜만이야!”
“아니 누구신데……”

진우는 어디선가 본 것 같으면서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여자가 자신의 출근길을 그것도 오랜만에 희정에게서 해방이 되어 자유를 마음껏 누리려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선 여자를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아니 날 기억 못하다니 이거 서운한데”
“누구신데 절……”
“진우씬 내 알몸까지 다 봐놓고 날 기억 못한다고”
“네!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데요”

그 순간 어렴풋이 기억이 나긴 했지만 설마 하는 생각으로 그녀를 모르는 것처럼 행동한다.

“전 전혀 모르겠는데요 내가 어떻게 아가씨의 알몸을 봤다는 건지”

여자는 그 순간 진우에게 어떤 사진을 들이민다.

“자 이래도 기억 못하는 건 아니겠지?”

진우는 사진을 보는 순간 온몸이 굳어 버리는 것 같았다. 그 사진 속에는 알몸으로 누워 있는 진우의 모습과 눈앞의 여자의 모습이 있었다.

“아니 어떻게 이걸?”
“당신이 찍은 건데 기억 못하나 보군?”
“……”

진우는 자신의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사진은 지난번 희정이 불시에 들이 닥쳐 다 빼앗아 간 사진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어떻게 이 사진을 지금 이 여자가 가지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혹시 이 여자도 희정과 한패가 아닐까?

“설마 당신이 희정씨와?”
“왜 내가 희정이라는 여자와 한패일까 봐”
“……”
“그런거 아니니 걱정 마 그리고 이젠 더 이상 진우씨는 희정이라는 여자의 남자가 아냐 이제부턴 내 남자라 구”
“뭐……뭐라고”
“진우씨가 희정의 남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 사진들 때문 아닌 가?”

진우는 너무 놀란 나머지 눈앞이 깜깜해질 정도였다. 그녀가 내민 종이 상자 안에는 희정이 가져간 사진과 테이프들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거기다가 희정이 애인과 촬영한 테이프까지 같이 들어 있었다.

“아니! 어떻게 당신이 이것들을?”
“진우씬 그건 알 필요 없고 다만 이제부터 내 남자라는 사실만 명심하면 돼”

이러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희정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수려한 얼굴과 몸매를 가진 여자였다. 그녀와 모텔에서 정사를 끝내고 나올 때도 한번으로는 아깝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녀는 말없이 진우를 회사에 태워다 주고는 저녁에 태우러 오겠다며 사라진다.

진우는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도대체 그의 생각으로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떻게 희정이 갖고 있던 물건들을 그 여자가 가지고 있을까? 그 여자가 그 물건들을 가지고 있다면 이젠 다시 그 여자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돼버린 자신의 처지가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날 오후 퇴근 시간 진우는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그리고 기다리고 있던 여자의 차에 탄다. 여자는 어디론가 차를 몰고 가더니 저녁을 먹자며 어느 호텔에 들어갔고 진우는 속으로 저녁을 먹은 후에 다시 이 여자에게 봉사를 해야 할 거라는 막연한 상상을 하며 맛없는 저녁을 먹었다.

“자 이제 다 먹었으면 일어나”
“어디로 갈 건데요”
“그냥 따라 오면 돼”

진우는 다시 그녀를 따라 차를 탄다. 그리고 두 사람이 탄 차는 시내를 조금 벗어난 근교에 멈추고 그녀가 먼저 내린다. 진우는 주위를 둘러 보며 차에서 내린다. 조금 한적한 곳에 고급스럽게 치장된 건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서울 근교에 이런 곳이 있다는 걸 진우는 처음 알았다. 그녀가 앞서고 진우는 그 뒤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 갔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궁금했지만 진우는 묻지를 못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녀는 복도를 한참 걸어간 후 어떤 문 앞에 서서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안에 들어온 진우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 자기 집이 아닌데 자신의 물건들이 그대로 옮겨져 있었다.

“아니 어떻게?”
“놀랄 필요 없어 이제부터 이곳이 진우씨 집이야”
“어떻게 내겐 묻지도 않고……”
“진우씨 몰랐어 오늘 아침부터 진우씨는 내 거라는걸 주인이 주인 맘대로 하면 되지 그걸 꼭 물어야 하나?”
“그렇지만 어떻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런 진우씨가 지금까지 왜 희정이라는 여자한테 그렇게 끌려 다녔지?”
“그……그건 희정씨가”
“왜 그 물건들 때문에? 그럼 이젠 내가 그 물건을 가지고 있으니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거 아냐?”

진우는 할말이 없었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그녀가 그 물건들을 가지고 있는 이상 진우는 그녀의 마음대로 끌려 다닐 수 밖에 없었다. 희정과 다른 점이라면 그래도 희정은 최소한의 사생활을 인정해 주었지만 지금 이 여자는 그것조차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는 점만 다를 뿐”

“오늘은 그만 쉬고 내일 아침에 다시 올 거니까 그때까지 마음 정리해 그리고 핸드폰 이래 내놔”
“왜?”
“그냥 달라면 줘”

진우는 그렇지 않아도 오후부터 핸드폰이 이상해서 내일 수리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핸드폰을 그녀에게 건네준다.
그녀는 핸드백 속에서 최신형 핸드폰을 꺼내 진우에게 건네주며

“이제부턴 이 핸드폰을 사용해 그리고 그 동안 사용하던 핸드폰은 내가 오늘 오후에 해지 했으니까 그렇게 알아”

그렇다면 오후부터 핸드폰이 안 되었던 게 고장이 아니라 해지가 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진우는 두려운 생각이 든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여자는 희정과는 질적으로 다른 여자였다. 진우가 알지 못하는 권력을 쥐고 있는 게 틀림 없었다. 그런 여자라면 그 물건들을 손에 넣는 게 어렵지 않았을 거다. 그리고 핸드폰 해지 정도야 쉬운 일일 거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니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로 두려움이 인다.

두려워하는 진우를 놔두고 막 나가려던 그녀 뭔가를 잊은 듯 뒤돌아 서서

“참 진우씨 내일부터 3일 동안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돼 내가 휴가 신청해 놨으니까?”

정말 무서운 여자다. 어떻게 진우가 다니는 회사에까지 힘을 쓸 수 있단 말인가? 그녀의 정체가 무엇인지 자못 궁금했지만 알고 난 후에 더 두려울 것 같아 진우는 물어볼 엄두도 내지 못한다. 다만 지금까지 희정에게 당했던 것 이상으로 당하게 될 거라는 추측과 함께 왜 그런 사진과 테이프를 만들어서 이런 꼴을 당하게 되었는지 후회가 되었다. 그러나 이미 물은 엎질러진 후였고 다시 담을 수도 없었다.

“왜 내가 누군지 궁금해? 아직은 말할 단계가 아닌 것 같군 하지만 이것만은 명심해 나한테서 달아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신상에 좋을 거야 희정이라는 여자야 널 그냥 감옥에 처넣을 거라는 협박만 했겠지만 난 그 이상이거든 만일 내게서 달아날 생각을 한다면 그 순간부터 넌 이세상 사람이 아니란 생각을 해야 할거야”

정말 무서운 여자였다. 이 여자가 지금까지 한 행동으로 봐도 능히 진우 같은 사람의 목숨은 쉽게 빼앗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난 진우씨 휴가 끝나면 올 거야 그러니 그 동안 몸 조리 잘하고 있어 희정이란 여자의 채취를 지워 버리란 거야 그래서 휴가 준거야 그리고 앞으로 나한테 어떻게 할 것인가만 생각해”

그렇게 그 여자는 진우를 혼자 남겨두고 떠나 갔다.

진우는 그렇게 혼자 남겨진다. 자기의 집도 아닌 곳에 그러나 이제부터 이곳이 바로 자기의 집이라는 사실과 이제까지 돈이 없어 살아 보지도 못했던 넓은 집이었고 시설 또한 고급이었지만 정이 가지 않는 그런 집이었다. 진우에게 지금의 집은 감옥과도 같은 곳이었다. 마치 집안 곳곳에 자신의 일거수일 투를 감시하는 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것 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 보았지만 감시 카메라 같은 건 없는 듯 했다.

진우는 집안에서 빈둥거리며 3일의 휴가를 다 보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진우는 집안에만 있기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 그렇지만 마땅히 갈 곳도 없었다. 아직 이곳이 어디인지도 모른다. 다만 서울 근교의 어떤 곳이라는 사실만 알았을 뿐이다. 집을 떠나 멀리 갔다 다시 돌아 올 수도 없을 것 같아 집 앞의 공원만 산책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 왔다.

진우가 집에 돌아오는 순간 집안의 전화벨이 울린다. 이 집에 전화 할 사람은 그 여자뿐이란 걸 알면서도 진우는 잠시 머뭇거리다 수화기를 들었다. 그때 수화기에서 화가 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누가 허락도 없이 집을 비우라고 했어! “
“아니 답답해서 잠깐 바람 좀 쐬려고 나갔어요”
“앞으로는 나에게 보고하고 나가 알았지 한번만 더 그러면 죽을 줄 알아 알았지!”
“네 알았어요……”

무시무시한 여자의 목소리에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공포에 휩싸인 진우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하기도 해서 희정에게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 희정씨”
“누구? 진우씨 당신 어떻게 된 거야?”
“내가 묻고 싶은데……”
“당신 앞으로 다신 내게 전화하지마 나 죽기 싫단 말야 알았지 제발 전화하지마”

하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버린다.

그렇다면 그 여자는 희정에게도 손을 썼다는 뜻이다. 이젠 그가 전화 할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 그저 두려움 속에서 혼자 떨 뿐이다.

다음날 출근 시간이 되자 그녀는 약속대로 진우의 집에 찾아 와서는 출근 준비를 하는 진우를 바라 보며 혼자 소파에 앉아 기다린다. 옷을 갈아 입으면서도 진우의 시선은 그녀를 주시한다. 혹시라도 자신을 해치려 온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 때문이다.

“저어 미안해요 지난번 일은”

진우는 지난번 지하철에서 그녀에게 했던 자신의 일들에 대해 용서를 빈다.

“뭐가 미안하다는 거지?”
“지난번 지하철에서……”
“아 그때 일 미안해 할 것 없어 나도 즐겼으니까”
“그럼 날 용서해 주는 건 가요”
“용서 왜 내가 널 용서해 줘야 하지 내가 용서해준다고 해서 달라질 무엇이 있나?”
“그렇지만”
“자 시간 없어 빨리 준비해”

겁을 잔뜩 먹은 진우의 표정이 재미 있다는 듯이 그녀는 가끔 입가에 웃음을 머금는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는 진우의 마음은 답답하고 또 무섭기까지 한 복잡한 심정이다.

“오늘은 퇴근 후에 진우씨 옷 살 거니까 준비하고 나와 뭐 평소에 입고 싶었던 옷이 있다면 잘 생각해보고 알았지 그럼 난 이따 퇴근 시간에 맞춰서 올 거야”

이렇게 말하고 그녀는 다시 진우를 회사 주차장에 내려 놓고 사라진다.

말없이 휴가를 떠난 진우를 못마땅한 듯 부장이 노려 보지만 뭐라 말은 하지 않는다. 아마도 부장도 어쩔 수 없는 높은 곳에서 지시가 내려왔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날 오후 진우는 새로운 부서로 발령을 받는다. 새로 발령 받은 곳은 회사 내에서도 엘리트만 모인다는 기획실이었고 진우에게는 독립적인 사무실에 배정되었다. 이 모든 것들이 바로 그 여자가 만든 것이란 걸 짐작할 수 있었다.

퇴근 후 진우는 그녀의 노리개 감이 되어버린 듯 그녀가 원하는 옷을 입고 또 그녀가 사주는 옷을 입어야만 했다. 그리고 진우의 새집에 들어온 그녀는

“오늘은 나 여기서 자고 갈 거야 그러니 내가 뭘 원하는지 알 거야 진우씬 오늘 날 다시 지난번 그때처럼 가지면 되는 거야 알았지?”

하지만 말이 쉽지 이렇게 무서운 여자란 걸 안 진우는 더 이상 그녀에게서 성적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설령 지금 그녀를 안는다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주인의 명령에 복종하는 노예로서 주인에게 봉사하는 것일 뿐 그녀를 정복하고 싶다는 욕망도 그녀의 성적 매력에 따른 욕정도 아닌 기계적인 섹스를 하게 될 뿐이었다.

“왜 그러고 있지 지금 내 모습이 맘에 들지 않아 그럼 옷 갈아 입을까?”
“……”

그녀는 진우의 대답과는 상관 없다는 듯 옷 장문을 열고는 옷을 꺼내서 진우가 보는 앞에서 갈아 입는다. 진우는 언제 그녀의 옷이 옷장에 있었는지 관심도 없었고 살펴 보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그녀가 문을 연 옷장에는 정말 많은 옷들이 걸려 있었다. 아마도 진우의 짐을 옮기면서 미리 준비해둔 옷들일 것이다.

“진우씨 잠깐 나 옷 갈아 입는 동안 고개 좀 돌려”

진우는 말없이 고개를 돌리고 소파에 앉아 애꿎은 TV만 켜놓고 멍하니 화면을 응시한다. 그렇게 그녀가 옷을 갈아 입을 동안의 시간이 흘렀다.

“자! 이젠 좀 욕구가 생기나?”

잠시 후 진우 앞에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고 선 그녀의 모습을 바라본 진우는 지금까지 그녀에게 느꼈던 두려움은 잊은 채 숨이 멎어 버릴 것 같았다.

눈부시게 하얀 블라우스에 조금은 타이트한 검정색 미니 스커트와 대조를 이루는 하얀색 망사 스타킹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예전에 진우를 흥분시키던 OL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진우가 좋아하는 여자가 어떤 스타일인지 그리고 어떤 옷을 입고 있는 여자가 가장 흥분시키는 것까지 알고 있는 듯 옷차림만으로 진우의 두려움을 없애 버릴 정도로 치밀한 여자였다.

참을 수 없던 진우는 일어서서 바로 그녀를 끌어 안고 입술을 덮친다.

“아! 안돼 천천히 해”

진우는 너무 빨리 그녀를 벽에 밀어 붙여 버렸기 때문에 그녀가 진우의 어깨를 밀어 내며

“부드럽게 해줘 알았지?”

그녀의 이런 부탁에 조금은 부드럽게 그녀의 입을 열었다. 진우의 혀가 그녀의 입술 틈으로 밀고 들어갔고 그녀는 진우의 혀를 받아 들이기 위해 입을 살짝 벌려 준다. 그녀의 입안을 샅샅이 혀로 핥으며 타액을 빨아 들인다.

“으음……”

진우의 혀가 그녀의 입안을 한번 정도 돌았을까 하는 순간 그녀는 겹쳐진 입술 사이로 작은 신음 소리를 토해낸다.

진우는 촉촉한 여자의 입안의 타액을 마음껏 맛보며 점점 바지 속의 자지가 딱딱해진다.

(이런 느낌 참 오랜만이야)

진우는 여자의 입안을 마음대로 핥을 수 있었던 기억이 멀게만 느껴진다. 본인의 의자와 상관없이 했던 희정과의 수많은 섹스에서는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여자는 그 동안 자신에게 공포감을 주었지만 지금 이순간만큼은 자기 마음대로 여자의 입안을 핥을 수 있었다.

잠시 후 그녀의 혀가 진우의 혀와 겹쳐지며 진우의 입안으로 들어와서 타액을 빨아 들인다.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서로의 입안에서 타액을 빨아들이는 동안 진우는 어깨 위의 손을 타이트한 여자의 스커트위로 활짝 펴고는 원을 그리듯이 여자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더듬는다. 타이트한 스커트위로 느껴지는 풍만한 엉덩이의 감촉을 느끼며 부드럽게 애무하던 진우의 손이 어느 순간 갑자기 거칠게 엉덩이를 주무른다.

“으음 흐흡”

겹쳐진 두 사람의 입술 사이로 뜨거운 그녀의 입김이 빠져 나온다.
진우는 그녀가 방금 전에 칠했을 것 같은 립스틱을 전부다 핥아 먹을 것처럼 격렬하게 그녀의 입술을 핥는다.

--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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