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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구미호18(완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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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현이 금와사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이었다. 사미승의 안내를 받아 공성대사가 거하고 있는 선방 앞에 이르자 안에서 문이 열리며 동자승 하나가 나왔다.

“안으로 드시랍니다.”

현현이 들어가니 공성대사는 반듯이 누워있는데 척 보아하니 이미 입적의 시간이 다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현현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이보게 어찌 눈물을 보이는가. 공수레 공수거이거늘.”

“소생이 아직 인연의 정을 없애지 못하였습니다.”

“허허, 인연의 정을 어찌 쉬이 없앨 수 있겠는가. 그저 모두 잊은 척하고 지내는 것 뿐이라네. 평정심을 유지하다가도 어쩔 수 없이 감정이 흔들리는 것은 모두가 다반사야.”

“제가 너무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네. 아니야, 조금만 더 늦었으면 정말 늦은 것이될 뻔 했지. 내 자네에게 부탁이 있네.”

“말씀하십시오.”

“자네가 이곳 금와사의 주지를 맡아주어야겠네.”

“!......”

“......”

“하지만 현지대사님이...”

“현지가 주지를 맡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난 자네가 맡아주었으면 하네. 자네가 맡아주어야 왠지 뒷맛이 개운할 것 같아. 자네라면 내 안심하고 저승으로 갈 수가 있을 것 같네.”

“......”

“맡아주겠는가?”

“네.”

공성대사가 동자승에게 명을 내렸다.

“절간의 모든 승려를 불러모으거라!”

----------------------------------------

첫째딸여우가 떠나간 뒤 이틀 뒤에 일단의 무리들이 우르르 어진이의 집으로 몰려들어왔다. 중, 도사, 검객, 무당 합하여 도합 스무명에 가까운 무리들이었다. 그 중에 어진이가 아는 사람이 있었다. 현지대사였다.

현지대사가 방문을 확 열어제끼고 보니 어진이가 퀭한 눈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넋이 나간듯, 방 구석에 먹다 남은 상이 차려져 있는데 파리가 가득 꿰어 윙윙거렸다.

“네 아낙은 어디에 있나!”

어진이가 고개를 힘없이 들더니 말했다.

“제 살던 곳으로 갔습니다.”

“뭐시? 언제?”

어진이는 대답을 않고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개구리처럼 풀쩍 뛰더니 현지대사의 다리를 껴안아 붙잡았다.

“대사님 제 아내를 죽이지 말아주십시오. 그녀는 사람을 죽일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을 죽이는 요괴가 아닙니다. 대사님 제발 제 아내를 살려주십시오.”

“이... 이 사람이 실성했군. 이것 놓게! 이것 놔!”

어진이는 어디서 힘이 솟았는지 현지대사의 다리를 꽉 붙들어쥐고 마치 놓치면 벼랑으로 떨어지는 사람모양 매달렸다. 옆에서 보고 있던 도사가 불진을 들어 어진이의 머리를 콩 찧어 기절시켰다.

“쯪쯪 여우에게 단단히 홀렸구만.”

“아무래도 호곡으로 가서 한꺼번에 처리해야 할 것 같소. 호곡은 음기가 강한 곳이라 여우들의 힘이 몇배로 커지오. 모두들 주의하도록 하시오.”

현지가 앞장서고 무리들이 분분히 호곡을 향해 몸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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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여우가 둘째딸여우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다. 도망가는 것이 낳을 것 같다.”

“도망간다구요? 이 조선땅에서 이곳 호곡보다 우리한테 유리한 지리는 없어요.”

“그건 그렇지. 하지만 지금 이리로 몰려오는 기세가 보통이 아니다. 아무리 이곳이 우리에게 유리하다 싶어도 달아나야 할 것 같아.”

“지금까지 여기서 우리가 진적은 한번도 없잖아요. 그냥 싸워요.”

“아니야. 아니야. 모두에게 도망가자고 일러라.”

“도망가다니 어디로 도망가자구요.”

“북으로 올라가 만주로가든, 중국으로 가든 저들이 포기할 때까지 도망가야지.”

둘째딸여우가 목청을 높여 길게 울음을 터뜨렸다.

“아우~우우우우 아우~ 우우”

그러자 사방에서 깩깩. 찍찍. 하는 소리가 울려왔다. 아직 둔갑술은 부릴 수 없지만 오래 살아서 영성을 얻기 시작한 두꺼비, 지네, 삵쾡이, 너구리 등등의 소리였다. 그들은 도망가자는 신호에 모두들 동요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꽤애애애액! 캥!”

삵쾡이 한 마리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리더니더 이어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망가려고? 늦었다! 이 요망한 것들!”

이어 사방에서 사람들이 포위해 오며 그 중 시퍼렇게 날이 선 검을 든 자가 검을 한번 두 번 휘두를 때마다 요물들의 머리가 잘려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당골무당 소희가 방향을 가리켜 요괴가 숨어있는 곳을 지적하면 해동제일검 최수견 검사가 검을 날렸다. 도사, 중들은 도력, 불력을 펼쳐 요물들이 함부로 둔갑술을 부리던가 환영을 일으키는 것, 섭혼술을 부리는 것을 저지했다.

어미여우가 처절하게 부르짖었다.

“빨리, 도망!!...”


어미여우와 둘째딸여우가 함께 도망치기 시작했다.

“잡아라!”

일단의 무리들은 두 마리의 여우가 모든 요물들의 수괴임을 알아차리고 그 뒤를 쫒아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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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여우와 둘째딸여우는 결국 포위당하고 말았다. 스무여명의 사람들에게 포위되어 처절하게 대항해 싸웠지만 결국 둘 다 치명상을 입고 주저 앉고 말았다. 어미여우는 두 다리와 옆구리에 큰 부상을 입었고 둘째딸여우는 복부에 일검을 맞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발밑에 드러누운 여우 두 마리를 가운데 두고 사람들이 빙 둘러싸 포위한 채 내려다 보았다.

현지는 눈썹을 꿈틀했다. 현현이 떠나면서 한 말이 떠오른 것이다.

‘부디 생포해 주십시오. 제가 금와사에 들렀다가 빨리 돌아와서 여우들의 한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지가 무슨 한을 푸는 재주가 있다고... 현지는 고개를 흔들고는 말했다.

“죽여라!”

그 때였다.

“안돼요.”

갸날픈 목소리에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보니 눈에 확띄는 미색을 갖춘 여인이 이쪽으로 걸어오며 말한 것이었다. 여인의 행색을 보아하니 저고리 치마가 너덜너덜하게 찢겨있고 입가에는 핏물이 흐른 자국이 있으며 안색이 파리한 것이 큰 병을 앓고 있는 것 같았다. 현지가 눈을 크게 뜨고는 말했다.

“저것도 잡아라! 저것도 여우다!”

사람들 몇이 급히 뛰어 목덜미를 움켜쥐니 여인은 힘없이 잡혀 끌려왔다. 그 여인은 첫째딸여우였다.

어미여우와 둘째딸여우가 있는 곳에 첫째딸여우의 몸이 던져졌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여우가 입을 연 것이다.

“어떻게 된 거지? 여긴 왜왔어.”

첫째딸여우가 말했다.

“네 말대로 난 배신당했어.”

“뭐?”

둘째딸여우가 놀란 듯이 말했다.

“그자식이 널 배신했다구?”

“그래.”

현지가 목청 높여 소리쳤다.

“오늘에 이르러 드디어 모든 악을 처단할 수 있게 되었다. 처단하라!”

최수견검사가 말했다.

“소인이 명을 받들어 처단하겠습니다.”

최수견 검사가 검을 들어 둘째딸여우의 목을 겨냥하고 검을 날렸다.

“휙!”

“아......”

사람들은 일순 놀랐다. 검이 여우의 목으로 날라드는 순간 옆에 있던 어미여우가 딸의 몸을 감싼 것이다. 검은 어미여우의 등을 관통했다. 그 때였다. 또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멈추시오! 멈추시오!”

사람들이 몸을 돌려 돌아보니 저쪽에서 허겁지겁 달려오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현현대사였다.

현현대사가 급히 달려오더니 사람들을 헤치고는 여우들 앞에 섰다.

“아... 늦었구나 늦었어.”

어미여우가 입으로 피를 줄줄흘리며 말했다.

“여러분들... 지금까지 사람들을 해친 것은 모두 저의 소행입니다. 제 두딸을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현현이 눈을 질끈 감았다 뜨며 어미여우에게 소리쳤다.

“천관아! 현세에 너의 원수가 태어났다. 넌 그 사실을 아느냐!”

“예? 원수라니요...”

“김유신말이다!”

“김유신... 김유신이 환생했단 말입니까?”

“그렇다! 네 어찌 한번 만난 적도 있는데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더냐.”

“누가... 누가... 그 입니까?”

“잘 생각해보아라! 빨리!”

어미여우가 스르륵 감기려는 눈을 힘주어 뜨고는 말했다.

“그놈이군요... 그놈. 딸기를 가지러 왔던 놈.”

“그렇다. 바로 그놈이다. 어찌하려느냐!”

“큭.큭.큭. 큭.큭.큭. 어어어어엉... 어어어어엉...”

“네, 그놈을 용서할 수 있겠느냐?”

어미여우가 대성통곡을 했다.

“어어어어엉... 어어어어엉...”

잠시 후 어미여우가 울음을 멈추더니 말했다.

“대사님, 감사합니다. 제가 이제 죽습니다. 제가 죽은 후 남긴 것은 제 첫째딸에게 주십시오.”

말을 마치더니 어미여우가 입으로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엄청난 양의 피가 토해져 나왔다. 잠시 후 어미여우의 몸이 꿈틀거리더니 움직임을 멈추었다.

“엄마! 엄마!”

두 딸 여우의 입에서 비통한 외침이 터지는데 그 사이 현현이 어미여우의 입을 벌려보았다. 그 곳에는 신비한 광채가나는 구슬이 하나 물려 있었다. 그것을 집어들었다.

현현이 뒤로 돌아서 사람들에게 말했다.

“어미여우가 죽었습니다. 나머지 두 딸을 살려주십시오.”

현지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그것은 안될말이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해칠지 자네가...”

“이 둘은 더 이상 사람을 해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게 무슨말인가.”

현현이 먼저 첫째딸여우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처자는 원래 여우였을 때도 사람을 해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여우가 아닙니다. 이미 천년의 수련을 통해 사람이 되었습니다.”

“뭐라고? 그게......?”

“모두들 이 여인의 기를 살펴보십시오. 사람의 기인지 여우의 기인지.”

“......”

현지는 놀라 까무러치는 줄 알았다. 과연 그랬다. 첫째딸여우는 이미 사람이 되어있었다. 첫째딸여우 자신도 이미 사람이 되었었는지 모르고 있다가 깜짝 놀랐다.

“제가. 제가 사람이 되었다구요?”

“그렇다. 너 자신도 그것을 몰랐단 말이냐.”

“전... 전...”

현현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 둘째딸여우는 비록 아직 개과천선하지 못했지만 제가 끌고다니면서 한을 풀도록 하겠습니다.”

“무엇이? 자네가 데리고 다닌다고?”

“그렇습니다. 이 여우와 저는 후생에서 부부로 태어날 운명입니다. 그러므로 현생에서 제가 이 여우를 보살피지 않으면 이 여우나 저나 후생에서 비참한 일생을 살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입을 딱 벌렸다. 어찌 이런일이...

현지가 부르짖듯이 소리쳤다.

“자네... 자네 현현... 자네 같은 땡중의 말을 우리들이 믿을 것 같은가?”

현현이 조용히 말했다.

“현지대사. 공성대사님이 입적하시기 전에 저더러 금와사의 주지를 맡아 달라고 하셨습니다. 부디 저를 도와주십시오.”

“!!!!!!”
“......”

-------------------------------------------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모두 허탈한 듯 터벅터벅 산을 내려갔다. 현지대사는 시야에거 사라지기 전에 고개를 돌려 현현을 한번 쏘아보았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현현과 첫째딸여우, 둘째딸여우 셋 만이 남았을 때 첫째딸여우가 말했다.

“스님, 제가 어찌 사람이 된 것입니까? 그이는 저와의 약속을 어겼습니다. 그가 절 배신했기에 전 원래 사람이 될 수 없었습니다.”

현현이 둘째딸여우를 쳐다보며 말했다.

“니가 말해라.”

둘째딸여우가 망설이다가 말했다.

“쳇! 그렇게 된 것이로군.”

“뭐가 그렇게 된 것이야?”

“그 자식은 널 배신한 것이 아니야. 내가 그 자식한테 네가 사실은 여우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네가 만약 이대로 사람이 되면 1년도 못살고 죽을거라고 했지. 그래서 널 오래동안 살게 하려면 여우를 봤었다는 말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배신해서 네가 사람이 되지 못하도록 하는 수 밖에 없다고 했어.”

“!......”

“난 그놈이 설마 내 말대로 너에게 그 말을 할 줄은 몰랐다. 그놈이 네가 여우라는 것을 알고 부들부들 떨면서 1년동안 살줄 알았지. 도망도 못가고 큭큭큭. 그런데 목숨을 아끼지 않고 널 배신해서 널 살리려고 하다니... 1년뒤에 공포에 질려있는 그놈을 내 손으로 직접 죽이려고 했었는데... 결국 너를 아끼는 마음에 배신한 것이니 배신한 것이 아닌 것이 된 것 같아.”

어진이가 첫째딸여우에게 호곡에서 여우를 본 이야기를 할 때 첫째딸여우가 단전이 찢어지는 것을 느낀 것은 배반에의해 천년수련이 흩어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서서히 사람이 되어감에 따라 여우로서 쌓은 내력이 흩어지는 현상에 따른 것이었다.


“왜 넌 그이를 그처럼 미워하지?”

“왜냐구? 그놈이 전생에 김유신이었다는 말은 들었지? 난 전생에 백제 마지막 왕의 공주였다. 그놈이 백제에 쳐들어와 나의 가족들을 모두 죽이고... 죽이고... 난 그 놈의 졸개들에게 윤간을 당한 끝에 간살당했다. 수없이 많은 놈들이 날 강간하고 강간하고... 내 어찌 그 원한을 잊을 수 있으랴!”

현현이 말을 끊었다.

“그만! 쓸데없는 얘기는 그만두어라!”

현현이 첫째딸여우에게 푸르스름한 빛을 띄고 있는 구슬을 건네 주었다.

“이걸 먹도록해라. 네 어미가 너한테 남긴 선물이다.”

첫째딸여우가 그것을 보더니 눈물을 주르르 흔들며 고개를 저었다.

“이것을 먹어야 한다. 그래야 네 어미의 한이 풀어진다. 이것을 먹으면 네 수명이 늘어나서 그놈과 백년해로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네 어미가 전생에서 그놈과 백년해로하고 싶었던 꿈을 네가 대신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첫째딸여우가 어머여우가 남긴 내단을 꿀꺽 삼키고 대성통곡을 하였다.

“어머니... 어머니... 으아아아앙...”

대성통곡하고 있는 첫째딸여우를 남겨두고는 현현대사는 둘째딸여우에게 말했다.

“따라오너라! 도망갈 생각을 했다가 그 즉시!”

현현이 손을 들어 목을 댕강 자르는 시늉을 해보였다. 둘째딸여우는 어느새 여인의 모습으로 둔갑해서 배시시 웃었다.

“암요, 암요, 후생의 지아비의 말씀인데 천첩이 어찌 거역하리까. 호호호호호.”

“요망한 것. 후생의 일이다. 지금부터 꼬리치지 말아라!”

“전 지금부터 꼬리를 쳐야겠는데요?”

“뭣이? 네 진정 뜨거운 맛을 보야야겠구나. 네 한동안 널 길들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현현과 둘째딸여우는 첫째딸여우를 남겨두고 멀리 사라져갔다. 첫째딸여우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쯤 둘째딸여우가 뒤를 돌아보다가 문득 말했다.

“그런데 대사님 언니는 전생에 무엇이었죠?”

현현이 잠시 주저하더니 말했다.

“그녀는 전생에 김유신 장군이 젊었을 적에 총애하던 말(馬)이었다. 김유신이 네 어미를 배반하고 내단을 빼먹고 달아날 때 네 어미가 거의 죽음에 이르러서도 배반당한 원한을 참지 못해 김유신을 쫒아가 죽이려고 하였지. 그 때 김유신의 말이 몸을 바쳐 싸워서 주인을 도망가게 하고는 자신이 대신 죽었다. 사실 그 때 김유신이 자신의 말과 힘을 합쳐싸웠으면 둘다 살아서 도망갈 수 있었을 텐데 김유신이 그냥 비겁하게 줄행랑을 치는 바람에 애꿋은 말만 목숨을 잃었지.”

“그녀석이 원래 그런 썩을 놈이었죠.”

“후우... 그래... 그래서 난 이생에서도 그놈이 그녀를 배반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구나...”

“......”

“네 언니는 전생에 말로서 죽을 때 자신이 말이기 때문에 주인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한이 되어 후생에는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여우로 태어난 것이지.”

“......”

둘째딸여우는 생각에 깊이 잠기었다. 모든 것이 업이라. 윤회에의해 돌고 도는 운명이 서늘하게 느껴져왔다. 깊이 생각하는 둘째딸여우의 모습을 보고 현현이 대견한 듯 바라보며 물었다.

“이제 뭔가 깨달음이 있느냐?”

“킥킥 대사님 저 한번만 안아주세요. 몸이 근질근질해서 죽겠어요.”

“뭐라고 이놈이?”

“콩!” “아얏!”

-----------------------------------------

어진이는 그 후로 마치 넋이 나간 사람처럼 아무런 말도 안하고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고 살았다. 어느날이었다. 소작지에 모내기를 하고 밤늦게 집으로 돌아왔는데 자기 방에 불이 켜져 있었다.

“엄니가 무슨 할말이 있으신가?”

방문을 연 어진이는 두 눈을 비볐다. 이게 환상이란 말인가. 방안에는 곱게 차려입은 아내가 저녁 상을 차려놓고 앉아있었다. 어진이를 돌아보더니 곱게 웃으며 말했다.

“여보. 저 돌아왔어요. 갈데가 여기 밖에 없어서... 받아주실거죠?”

“......”

어진이는 생각했다. 여우라도 좋다. 백년해로 하겠다 라고.


(완결입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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