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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구미호15

서쪽으로 줄달음 치다가 남쪽으로 급선회 해서 뻗어나가는 소백산맥,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를 가로지르는 산줄기 가운데 덕유산이 있다. 덕유산 왼편자락으로 힘줄같이 구불구불 이어진 산등성이를 따라 내려가다보면 북쪽 작은 봉우리를 등지고 작은 공터에 자리잡은 보국사가 등장한다.

보국사의 작은 방 하나에 몇몇 스님과 도사들이 반원을 그리며 앉아있었다. 현지대사는 현현을 이끌고 그들 중앙에 자리잡고 앉아 있었다. 이들은 모두 현지대사가 최근 사람을 해쳐서 민심을 흉흉하게 하는 인두껍을 쓴 여우들을 처단하기 위해 불러 모은 사람들이다.

지금은 춘삼월(양력 5월달) 어느새 겨울이 지나가고 훈훈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좋은 날씨였다.

원래대로라면 최소한 한달전에 이들은 여우를 처단하러 출발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들 중 요괴를 잡는데 경험이 많아 현현과 함께 이들을 이끌고 있는 도사 불해(不邂)진인이 꼭 필요한 사람이 있다하여 누군가를 찾으러 갔기 때문에 한달여를 기다리게 된 것이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충분히 인원을 갗추어서 확실히 발본색원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었다.

작은 방의 문이 열리며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들어왔다. 불해진인이 도착한 것이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반가이 맞았다.

“다녀오셨습니까 불해진인, 그래 찾으신 사람은 찾으셨습니까?”

“예, 운좋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험험, 들어들오시게.”

불해진인이 뒤를 보며 말하자 불해진인 뒤에 서 있던 두사람이 따라 들어왔다. 한사람은 3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남자인데 하얀 무복에 검을 차고 있는 것이 검객인 듯 싶었고 다른 사람은 여자인데 첫눈에 무당임을 알 수 있었다.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은근히 눈살을 찌푸렸다. 검객도 그러하지만 무당이라니. 하지만 그 둘을 데리고 들어온 불해진인은 또박또박 힘주어 말 했다.

“사람을 해하는 여우를 처단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 사람이 불가에 속하든 도가에 속하든, 검객이든, 무당이든, 그러한 것이 무어가 중요합니까. 모두가 합심해서 민초들을 위기에서 구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은 불해진인의 박력있는 말에 모두 찌푸려졌던 얼굴을 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 이어 불해진인이 두사람을 소개했다.

“이쪽은 해동제일검 최수견검사이고 이쪽은 전라도 남원의 당골(무당) 소희입니다.

최수견과 소희가 꾸벅 인사를 했다. 불해진인의 소개에 사람들은 모두 ‘아!’하고 경호성을 발했다. 최수견과 소희는 한사람은 검객으로서, 한사람은 무당으로서 그 명성이 전국에 자자한 인물들이었다. 기다리는 사람들은 모두 다 왔고 그들은 둥그렇게 원을 그리고 앉아 언제 여우를 처단하러 출발할 것인지, 어떻게 여우를 잡을 것인지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토론 중 잠시 쉬는 시간에 현지는 현현을 따로 불러 밖으로 나왔다. 현지가 말을 꺼냈다.

“자네는 이 번 일에서 빠져도 좋을 것 같네, 혹시나 해서 자넬 부른거지만 이처럼 인재들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다들 적극적으로 참가해 주니 특별히 자네까지 힘쓰게 할 필요가 없을 듯 하네.”

“현지스님... 저도 이번일에 참가했으면 합니다만, 아무래도...”

“아니네, 내 자네에게 말을 안했었는데 본사 공성대사가 현현 자네를 보고 싶어하시네, 공성대사님이 입적할 날이 얼마 안남았다고 말씀하시고 자네를 보기를 간절히 바라셨다네.”

“공성대사님이 절 부르셨다구요?”

“그렇다네.”

“......”

공성대사라면 현현이 처음 동자승때부터 오랫동안 머물던 금와사의 큰 스님으로 현현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분이었다. 이전 주지스님이 입적하신 후에 뒤를 이어 금와사의 주지를 맡았다. 이제 곧 입적하실 날이 얼마 남지 아니하였다고 하니 현현의 마음이 다급해졌다.

“왜 이제야 알려주시는 겁니까.”

“미안하네, 난 사람들이 안모일까봐 저어해서 자네를 붙들어 두고 있었던 거지.”

현현은 일순간 갈등에 빠졌다. 공성대사가 입적하시기 전에 자신을 찾는다고 하니 한시라도 빨리 금와사로 달려가봐야 했다. 하지만 눈앞의 현안인 여우문제는 어떡한단 말인가. 현현은 아무래도 자신이 빠지면 여기 모여있는 사람들이 여우를 잡아 무작정 모두 죽여버릴 것 같았다. 현현의 생각은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다. 여우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한맺힌 축생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안그러면 여우들은 악업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한을 품고 죽게 되어 후생에 다시 세상을 어지럽히는 생명으로 태어날 것이었다.

“......”

“현지스님, 저 지금 공성대사님을 뵈러가겠습니다.”

“알았네, 빨리 길을 재촉하게.”

“그전에 현지스님께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엇을?”

“전에 말씀드렸듯이 여우들은 모두 한을 풀지 못한 축생들입니다. 그들을 무작정 죽이지 마시고 생포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제가 공성대사님을 뵙고 와서 그들을 한을 풀기 위해 한번 노력해보겠습니다.”

“허, 참. 자네는 자네 이외에는 모두 생각이 없는 사람들로 보이는가?”

“......”

“어련히 알아서 여우를 처단할 것이네.”

“부탁드립니다. 그 여우들을 무작정 죽여서는 안됩니다.”

“알았네. 내 자네가 돌아올 때까지 될 수 있으면 그 놈들을 생포해 두기로 하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현현은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나 금와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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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이는 이제 곧 파종을 해야할 논을 갈고 집으로 돌아온 길이었다. 온몸에 알이 배기도록 힘을써서 방에 들어가자마자 드러누웠다.

“에구 에구 죽겄다.”

사지를 사방으로 쭉 펴고 쉬고 있는데 방문이 열리더니 처제가 들어왔다.

“형부 힘드시죠.”

“으응 아니 괜찮아.”

“형부 제가 안마해드릴께요.”

“아냐, 아냐, 괜찮아 체제.”

어진이가 깜짝 놀란 듯 몸을 일으켜 앉는 것을 보고 둘째딸여우의 눈초리가 상큼 위로 올라갔다. 어진이가 어리숙해 보여서 유혹하는 것이 쉬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그동안 근 세달간을 이런,저런 방법으로 꼬셔보았다. 약한 듯 보호본능을 일으켜보기도 하고 대담하게 노출하며 몸을 맞대보기도 하고... 하지만 어진이는 넘어올듯, 넘어올 듯 하면서도 마직막 순간에 도망가 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최근들어서는 약간만 다가가는 기색을 보여도 벌레를 피하듯 미리 도망가 버리는 것이었다. 둘째딸여우는 자신의 유혹이 더 이상 안통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스스로에게 인정할 수 없기에 속에서 분노가 활활 타올랐다.

‘하긴... 언니가 무슨 수작을 부려놓은 것이겠지. 그렇지 않고서는 이럴 수는 없는거야.’

“형부...”

“응?”

어진이는 처제가 부르는 소리에 피하고 있던 눈을 들어 쳐다보았다가 흠짓했다.

“형부... 저 형부가 좋아요.”

“......”

전에도 몇 번 들었던 말이었다. 형부를 좋아한다. 형부의 둘째 아내가 되고 싶다. 그럴 때마다 어진이는 안됀다고 말하고 급히 그 자리를 떠났었는데 지금 이순간은 왠지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럴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이상하게도 처제의 눈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처제의 눈이 물기를 머금은 듯 촉촉이 젖어드는가 싶더니 신비한 빛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형부... 형부도 사실은 저를 갖고 싶죠.”

어진이는 머릿속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른 듯 어질어질해지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을 헤벌리고 있었다.

둘째딸여우가 서서히 자신의 옷고름을 풀고는 윗 저고리를 벗었다. 이어 하얀 속저고리를 벗어 어깨와 가슴패기 그리고 유방 위쪽의 하얀 살을 드러냈다. 저고리로 숨어들어가는 양족 유방 사이의 골짜기가 얼핏 보였다.

어진이의 헤 벌려져 있던 입에서 침이 고여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둘째딸여우는 겉치마를 벗고 속치마는 그대로 둔채로 속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단속곳과 속속곳을 다리 밑으로 빼 내어 벗었다.

어진이의 머릿속에 처제의 속치마 밑의 알몸이 상상되며 성기가 불끈 발기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이마와 목에 정맥 혈관이 튀어나왔다.

“형부... 절 갖고 싶죠... 지금 전 형부를 기다리고 있어요.”

어진이가 가쁜 숨을 내뱉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하아...”

“형부 이리와요.”

둘째딸여우의 손길에 어진이의 엉덩이가 자리에서 들려졌다.

“빨리... 지금 안오면 영원히 형부를 찾지 않을꺼에요.”

어진이가 무릎걸음으로 둘째딸여우에게 다가갔다.

“절 안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요. 형부 빨리.”

어진이가 둘째딸여우를 덮쳤다. 성급하게 바지춤을 내려 불끈 솟아오른 성기를 드러내놓고 처제의 속치마를 휙 위로 걷어 올렸다. 눈앞에 드러난 하얗고 매끈한 처제의 하초에 어진이의 눈이 뒤집혔다.

“으... 으... 처제... 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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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딸여우는 지금 막 아랫동네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온몸의 모공을 열고 기를 느꼈다. 집쪽에서 강렬한 요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휙!”

첫째딸여우가 급히 집을 향해 몸을 날렸다.

어진이는 이제 발정난 짐승처럼 변해 커다랗게 발기한 육봉을 처제의 옥문에 박아넣으려고 애쓰는 중이었다. 그런데 둘째딸여우는 어진이의 귀두부분이 겨우 옥문에 끼워질랑말랑하면 허리를 픽 틀어서 빼버리고 하기를 되풀이하며 어진이의 약을 올리고 있었다.

“호호호호호...”

둘째딸여우는 승리감에 도취해서 요사스런 웃음을 터뜨렸다. 그 순간이었다.

“덜컹!”

첫째딸여우가 방안으로 뛰어들어왔다. 어진이가 바지만 까내리고 동생의 몸 위에서 허우적대는 것을 보고 재빨리 목덜미를 잡아 채 떨어뜨려놓았다. 뒤로 벌렁 자빠진 어진이의 눈을 보니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어 있고 숨을 헉헉대며 쉬고 있다.

첫째딸여우는 급히 문을 닫은 뒤 째빨리 치마 밑으로 손을 넣어 단속곳과 속속곳을 한꺼번에 벗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어진이의 허리어림에 두다리를 벌려 앉았다.

첫째딸여우의 넓은 치마가 퍼져 덮히며 어진이의 하체를 감췄다. 첫째딸여우는 손을 치마밑으로 넣어 어진이의 육봉을 찾아 쥐고는 귀두를 자신의 옥문에 끼워 넣었다. 그리고는 서서히 앉았다.

“으... 으...”

어진이의 입에서는 연신 급한 숨이 흘러나왔다. 첫째딸여우가 나지막히 말했다.

“고통스럽죠. 제가 금방 편하게 해드릴께요.”

그러더니 서서히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여 어진이의 성기를 삽입운동 시켰다.

둘째딸여우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가 말했다.

“얼씨구? 이제 부끄러운줄도 모르네? 내 앞에서... 하하하하하.”

첫째딸여우가 쉬지 않고 허리를 위아래로 연신 방아질을하며 둘째딸여우를 쏘아보았다.

“호오~~ 기분이 어떻셔? 내가 보고 있으니까 더 짜릿해?”

첫째딸여우는 이제 자세를 완전히 잡고 세차게 옥문으로 박음질을 하고 있었다.

“푹!푹!푹!푹!푹!푹!.......”

살과 살이 부딪는 소리가 노골적으로 방안에 울렸다. 둘째딸여우가 재밌는 구경을 하듯이 비웃는듯한 표정을 하고는 구경을 했다.

“후후, 요조숙녀인척은 혼자다하더니 저 요분질하는 것좀봐.”

아닌게 아니라 첫째딸여우는 허리를 빙빙돌리며 치태를 부리고 있었다. 창피함을 무릎쓰고 있는지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여보 조금만 참아요.”

“푹!푹!푹!푹!푹!...”

마치 어진이의 허리를 부러뜨리려는 듯이 과격하게 내려찧는 첫째딸여우의 허리놀림에 어진이가 드디어 참지 못하고 사정을 했다.

“으... 으... 윽!”

어진이의 두다리가 쭉 펴지며 부르르 떨렸다. 그순간 첫째딸여우가 어진이의 뒷골쪽을 슬쩍 손가락으로 짚었다. 어진이는 머리가 빙글 도는 듯하더니 혼절했다.

어진이를 기절시켜놓고는 첫째딸여우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더니 입고 있던 옷을 마져 벗기 시작했다.

“?”

정사가 끝난 후 오히려 옷을 벗는 첫째딸여우의 모습에 둘째딸여우가 흠짓했다. 그리고 뭔가를 알아챈 듯 둘째딸여우도 급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둘째딸여우가 속치마만 남기고 다 벗은 순간 첫째딸여우가 덮쳐왔다.

“크앙!”

첫째딸여우의 아름다운 여체가 달려드는 순가 흐릿하게 잔상을 남기더니 여우의 모습을 탈바꿈했다.

“컹!”

그순간에 둘째딸여우의 모습도 여우로 변했다. 속치마를 입고 있는 여우의 모습으로.

“크르르르르... 크르르르르...”

첫 번째 덮친 것이 빗나가자 둘 여우는 서로 자리를 바꾼채 서로 노려보며 섬뜩한 소리를 냈다. 두 여우의 온몸의 털이 서서히 곤두서기 시작하더니 살기가 뻗어나오며 점차 증폭되어 나갔다.

“뭐야... 응? 뒈지고 싶어?”

“넌, 규칙을 어겼어.”

“규칙? 무슨규칙. 내가 저새끼를 강간했어? 저새끼가 눈이 벌게져서 날 덮치고 있는 걸 못봤어?”

“넌 섭혼술을 썼어.”

“내가 언제 섭혼술을 쓰지 않겠다고 한 적이 있었나?”

“평범한 사람이 여우의 섭혼술을 당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

“하! 네가 먼저 저놈에게 섭혼술을 걸어놓은 것 아냐? 너 이외의 여자는 금지시켜놓는 섭혼술. 그러니까 니가 저놈을 남겨두고 맘놓고 싸돌아다닌 것이지. 피차 일반이잖아?”

“난 남편한테 섭혼술을 쓴적 없다.”

“웃기는 소리, 저놈이 그럼 유생이나 도사나 중보다 의지력이 강하다고? 아님, 내가 그동안 매력이 없어졌나? 거짓말을 하려거든 제대로 해!”

첫째딸여우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음을 느꼈다. 지금 둘째딸여우는 죽이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이 어진이를 보호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크앙~”

“휙!”

“휙!”

“팟!”

“크억!”

두 마리의 누런 여우가 눈에 안보이는 속도로 방안을 휙 휙 날라다녔다. 벽을 차고 천장을 차고 바닥을 차고 상대의 빈틈을 발톱으로 채거나 물어뜯으려는 공방이 계속되었다.

첫째딸여우가 착지를 잘못해서 한바퀴 방바닥에 몸을 구르는 순간 둘째딸여우가 옆구리에 앞발에 난 긴 발톱을 쑤셔박았다.

“퍽!...”

그러나 그것은 첫째딸여우가 살을 주고 뼈를 깎는 고육책을 쓴 것이었다. 둘째딸여우의 발톱이 옆구리에 박히는 순간 첫째딸여우가 고통을 참고 재빨리 둘째딸여우의 목을 물어뜯었다.

“큭!... 켁!...”

“크르르르르르... 크르......”

“켁! 켁! 켁!.... 크.. 크... 큿.. 큿...”

첫째딸여우의 이빨이 정확히 둘째딸여우의 목덜미에 박혀 둘째딸여우는 숨을 쉴수가 없었다. 둘째딸여우는 이를 악물고 첫째딸여우의 몸에 박힌 자신의 앞발을 속으로 쑤셔넣었다.

“큭!”

두 여우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둘다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방안에 피가 홍건히 고이기 시작했다. 둘 중 누가 먼저 숨이 끊어질 것인가. 그때였다.

“얘, 아기야, 들어왔니?”

“벌컥!”

방문이 활짝열렸다. 문 밖에 어진이의 어머니가 서 있었다.

어진이의 어머니의 눈에 방 한 구석에 정신을 잃고 누워있는 아들의 모습과 두 마리의 여우가 서로 엉긴채 선혈을 낭자하게 흘리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아... 아... 이게... 아....”

어진이의 어머니가 손을 들어 머리에 대는 순간 눈에 흰자위가 드러나며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쓰러져 혼절해버렸다.

“......”

첫째딸여우가 둘째딸여우의 목에 박아넣었던 이빨을 빼고는 발을 박차며 뒤로 힘껏 물러났다. 그러자 둘째딸여우도 뒤로 물러서며 몸을 도사린뒤 방밖으로 ‘휙!’ 뛰어나갔다.

“어머니!”

첫째딸여우의 모습이 어느덧 여우의 모습에서 여인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옆구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 알몸으로. 첫째딸여우가 급히 시어머니를 두팔에 안아 들고는 방으로 들어가 방바닥에 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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