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제조회사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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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부활!
길을 가는 경트럭의 소리............
나오코가 문득 눈을 떴을 때, 최초로 귀에 들려온 것이 그것이었다.
천천히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어슴푸레한 방의 천정이 보였다.
이미 오랫동안 봐와서 익숙해진 감금실의 천정이었다.
그 때부터 어느 정도나 지났을까........
밖에 빛은 안 보였다.
아직 아침이 된 것이 아니었다.
나오코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려고 하다가 뜻밖의 일을 알아차렸다.
여기에 감금된 뒤 처음으로 모포가 걸쳐져 있는 것이었다.
모포에 스치는 소리가 묘하게 그리웠다.
“눈, 떴나.”
그 때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 혼자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오코에게는, 의외여서 그 쪽을 향했다.
그러자 의자에 앉아서 선잠을 자고 있던 진구우지가 느릿느릿 일어서는 중이었다.
형광등의 끈을 잡아당겨 어둠을 쫓아낸 뒤, 크게 기지개를 켰다.
“우----웃, 하아---앗”
나오코는 말없이 그런 진구우지를 올려보고 있었다.
“헤헤헤헷, 어때, 아가씨. 조금은 회복되었나? 뭘, 보는 거야.”
진구우지는 나오코의 몸에서 모포를 치웠다.
이미 양손을 구속하고 있던 가죽수갑은 떼어져 있었다.
물론 개구기(開口期)도 없었다.
완전하게 떨어진 암컷에게는 이제 필요없는 것이었다.
형광등의 밝은 빛에, 나오코의 전라가 드러났다.
진구우지는 마치 가축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 같은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멍한 나오코의 눈을 들여다본 순간, 진구우지는 얼굴을 찡그렸다.
“네 년, 조금 냄새나는 군. 나의 물건이 된 이상에는 좀 청결해야지. 와라, 목욕탕에서 씻게 해줄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진구우지는 나오코의 반응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나오코를 끌어안았다.
공주님 포옹이라고 하는 녀석이었다.
그리고 그대로 감금실을 나와서, 아지트에 잡혀든 이후 처음으로 샤워실에 데리고 간 것이었다.
새벽이 되려는 이 시간, 과연 사람의 그림자는 없었다.
나오코는 그곳만 환하게 빛이 켜진 샤워실에서 천천히 내려졌다.
그러나 거듭된 성봉사(性奉仕)와 미약의 영향으로 체력이 바닥난 나오코는 서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모습이었다.
그러자 진구우지는 초조한 것처럼 스스로 샤워기를 잡고 더운물을 나오게 했다.
그리고 턱으로 나오코를 안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샤워실안에 들어와서 천천히 뒤돌아본 나오코와 시선을 마주친 순간, 다시 진구우지는 얼굴을 찡그렸다.
“어이, 네 년 바보가 된거냐. 이 내가 씻겨줄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되먹지 않았잖아, 네 년.”
진구우지는 화난 것처럼 그렇게 말하고 샤워헤드를 나오코에게 내민 뒤 그곳에서 나가버린 것이었다.
뒤에 남겨진 나오코는 어쩐지 나른한 듯 난간에 기댄 채, 가장 뜨거운 물을 나오게 한 뒤 샤워기로 머리부터 씻기 시작했다.
병든 것같이 희었던 피부에 서서히 붉은 빛이 떠올랐다.
그것과 동시에 휘청거리고 있던 몸에도 점차 힘이 돌아왔다.
나오코는 오랜만에 주어진 자유를 곱씹듯이 뜨거운 물을 받으며 천천히 기지개를 켰던 것이다.
마치 모든 문제가 정리된 것처럼 밝게, 기분좋은 듯이.......
그리고 한 숨 쉰 뒤, 배치되어 있는 샴푸를 손에 들고 머리카락을 씻기 시작한 것이었따.
천천히,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결국 나오코가 나온 것은 1시간도 지난 뒤였다.
머리 꼭대기에서 발끝까지 반복해서 3번이나 씻은 것이었다.
“어이, 네 년 언제까지 기다리게 하는 거지.”
나오코가 나가자, 기다리고 있던 진구우지가 고함쳤다.
그러나 완전히 상기된 핑크색 빛 피부를 보자 바로 눈빛을 바꾸었다.
“오오옷........헤헤헤, 이건 맛있을 것 같은데. 네 년, 내 물건 중에서도 꽤 상등품이다.”
진구우지는 샤워를 한 직후로 몸의 물기도 닦지 않은 전라의 나오코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기분좋은 태도는 다음 순간 일변했다.
진구우지의 손이 닿는 것보다 먼저 나오코의 집게 손가락이 슥하고 진구우지의 미간을 가리킨 것이었다.
그러자 그 순간 진구우지는 모든 동작이 봉쇄되어 버린 것이었다.
“무슨............. 네 년.”
놀람에 입을 버끔버끔 거리던 진구우지에게 나오코는 그 때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의 옷을 가져오세요. 속옷도.”
(큭....... 입을 열 수 있다니, 이 년, 어떻게!)
진구우지는 생각한 적 없는 사태에 눈을 크게 떴다.
그러나 반대로 나오코는 이제 진구우지에게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구석에 정리되어 있던 목욕타올을 들고 마음대로 몸을 닦기 시작했다.
진구우지를 돌아보는 것조차 하지 않았다.
진구우지가 심장마비로 죽지 않는 이상, 이제 나오코의 명령이외의 것을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었다.
나오코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면서, 살짝 미소지었다.
실신하기 직전.........
나오코는 확실히 본 것이었다..............에메랄드 빛 날개의 천사를
그리고 힘차게 날개치며......... 진구우지의 눈동자에 빨려들어가는 뒷모습을.
그러니까 깨어났을 때 맨 처음 신경쓰인 것은 진구우지의 거처였다.
그리고 그 당사자가 자신의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오코는 승리를 확신했다.
왜냐하면 그 때 나오코가 선택한 단 하나의 워드, 그것이 [나를 지켜.]였던 것이다.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어떤 동작도 취하지 않고, 단지 이 눈동자만으로....... 나는 성공했다.)
스스로도 반신반의였던 성과는, 그러나 서서히 확신으로 변했다.
진구우지는 자신이 조종되고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나오코의 시선을 읽고, 그 의미를 파악해서 무의식중에 행동하고 있던 것이었다.
조금 전의 놀람을 보면 나오코의 목을 마취시키지 않았던 것도 기억에서 누락되어 있던 것일까.
“표층의식을 지나서......... 잠재 의식을 직접......... 이라는 것?”
나오코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스스로가 해 낸 성과에 망연해했다.
거울에 비친 입술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나오코는 살짝 거울에서 시선을 피하고, 타올을 머리에 씌우고 머리카락을 닦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밑에서 작은 소리가 새고 있었다.
“나........나는.........혹시.........”
*
다음 날 아침.............
오랜만의 쾌청한 날씨였다.
몸을 자를 것 같은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빠질 것 같이 푸른 하늘에 아라키의 기분은 최상이었다.
반항하던 나오코를 어젯밤 결국 떨어트린 것도 그 기분 좋은 것의 한 요인이었다.
이것으로 간신히 마인드 서커스의 코를 눌러줄 수 있는 것이었다.
“헷, 결국 최면술은 그 정도의 것이다. 의외로, 놈들도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두목대리로서 조를 다스리고 있는 아라키는, 당장 마인드 서커스도 해치울 것 같은 기세였다.
그래서 감금 아지트에 오늘 아침에도 얼굴을 내민 것이었다.
불침범을 하고 있던 젊은이가 차례차례 인사했다.
매일 아침의 광경이었다.
그러나 약간 언제나와 다른 일이 있었다.
“어이, 요코미조들은 어떻게 된거지. 아무도 없는 건가, 오늘은.”
드물게 간부무리가 아무도 없었다.
“아, 조금 전 안쪽에 갔습니다.”
근처에 있던 20살 정도 된 젊은 남자가 그렇게 말했다.
“뭔가, 재밌는 것을 본다며. 아, 그리고 아라키씨가 오면 안쪽으로 와달라고 말했습니다.”
아라키는 얼굴을 찡그렸지만, 짐작은 되었다.
나오코의 조교상태를 확인하는 것일 것이었다.
“그런가. 그러면, 나도 좀 보고 올까.”
그렇게 말하며 아라키는 코트를 거기에 있던 자시의 사제에게 맡기고 그대로 전자자물쇠를 해제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있는 곳은 물론 나오코의 감금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전자 자물쇠의 안쪽 문을 연 순간, 남자들이 모여서 등을 돌리고 있던 광경에는 당황했다.
“옷, 너희들, 여기에 있었군.”
아라키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곧바로 그 장소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두목대리인 아라키의 목소리에 누구하나 뒤돌아보지 않고, 모두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라키는 수상하다는 표정으로 남자들의 어깨 너머 앞을 들여보았다.
그러자 거기에는 아니나다를까, 나오코가 앉아있었다.
가죽수갑과 개구기를 풀고 있는 것은 예정대로였지만, 제대로 옷을 입고 앉아있는 것은 예상외였다.
언제나의 순서대로라면, 노예의 자각이 완전하게 완성될 때까지, 알몸으로 나두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왔을 때 입고 있던 세련된 짙은 감색의 원피스를 입고 고압적인 분위기로 의자에 앉아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조교담당의 진구우지는 그 뒤에 우뚝 서서, 역시 가면처럼 무표정하게 나오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이, 진! 뭐냐 이 모임은?”
아라키는 이시다를 밀치며 앞으로 나갔다.
그러자 진구우지 대신 나오코의 얼굴이 아라키를 응시해왔다.
검은 눈동자가 어떤 감정도 띄우지 않고 아라키에게 향해졌다.
무심코 그 눈동자 안쪽을 들여다보는 아라키.
그러나 그 순간, 아라키는 자신의 명치가 경련하는 것을 깨달았다.
딸꾹!
제멋대로 딸국질이 나왔다.
깜짝 놀란 것처럼 배에 손을 댄 아라키였지만, 문득 기묘한 위화감을 기억하고 눈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놀란 것처럼, 이시다들이 아라키를 응시하고 있었다.
“뭐.........뭐야 네 놈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심상하지 않은 분위기에 아라키의 표정에도 긴장이 떠올랐다.
그러자 예상하지 않았던 목소리가 거기에 답했다.
“아무것도 없었어요. 단지......... 전부 끝난 것이죠.”
나오코의 침착한 목소리가 귀에 닿았다.
그러자 바로 아라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네, 네 년...........어째서......... 목소리가 나오지.............”
경악해서 짜내는 듯한 목소리고 아라키가 신음했다.
나오코는 반대로 침착한 목소리로 거기에 답했다.
“정해져 있잖아요. 아무도 나를 마취제를 주사하지 않았으니까.”
아라키는 그 한 마디에 모든 것을 깨달았다.
진구우지가 조종되어 버렸다는 것을..........
“네, 네 년!”
아라키는 야쿠자의 본성을 드러내며 문답무용으로 나오코에게 달려들었다.
나오코의 가늘고 깨끗한 목을 양손으로 힘껏 졸랐다.
금새 나오코의 얼굴은 검붉게 변색하고, 단말마의 경련이 아라키의 손에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아라, 큰 일이구나. 나 목을 졸려버린 것 같네.”
바로 옆에서 나오코의 태연한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었다.
“뭐, 뭣!”
경악에 눈을 뜬 아라키는 그 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자신의 손안에서 시미즈가 혀를 내밀고 흰자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을.......
“두, 두목대리, 안됩니다, 시미즈가 죽어버립니다!”
바로 옆에서 이시다가 큰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도 간신히 눈치챘다.
“어.......어떻게.......”
식은땀이 아라키의 이마를 흘렀다.
시선을 천천히 옮겼다.
곧바로 나오코를 찾아낼 수 있었다.
조금 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자세로,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있었던 것이다.
아라키의 전신을 희미한 떨림이 덮쳤다.
상식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인지를 넘어선 괴물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살해당한다............ 이대로는, 먹혀버린다.)
그것은 본능적인 공포였다.
전후는 생각하고 있을 수 없었다.
“이......................괴물!!”
아라키는 단번에 품에서 권총을 꺼냈다.
그리고 겨누자마자 주저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아라키의 귀에 그 대포같은 발사음이 들려왔다.
강력한 반동이 손목을 쳐올리듯 밀어올렸다.
그리고 이번이야말로 아라키는 분명하게 보았다.
나오코의 미간에 팍하고 구멍이 열리며, 그 후두부가 폭발한 것처럼 터치는 것을.
우쭐거리는 듯 의자에 앉아있던 나오코는 한 순간에 날려져서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뒤로 젖혀졌다.
“헷.........헤헤헤......... 이 미치광이 계집, 겨우 이 정도인가.”
아라키는 어깨로 숨을 쉬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뒤에 서있는 이시다들을 뒤돌아보며 명령했다.
“뒷처리해. 다져서 바다에 뿌려라.”
그러나 이시다들은 누구하나 아라키를 보지 않았다.
공포에 가득찬 표정으로 아라키의 어깨 너머를 보고 있었다.
그것을 깨달은 아라키는 한순간에 뒷머리의 털이 곤두섰다.
단번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아라키는 눈을 크게 뜨고 숨을 잊었다.
겨우 1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나오코가 서있던 것이었다, 이마에 검은 구멍이 뚤린 채로.
그리고 기계 장치의 인형같은 발걸음으로 천천히 아라키에게 다가왔다.
“우...........우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동물같은 외침과 함께 아라키는 있는대로 탄환을 발사했다.
금새 나오코의 몸은 문자그대로 벌집이 되었다.
지근거리에서의 발사로 옷이 불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나.............나오코는 쓰러지지 않았다.
몸에 검은 구멍이 뚫리고 고기가 타는 수상한 냄새를 풍기며, 입가에 미소를 떠올린 채 천천히 아라키에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큭.............큭...........무.........................”
눈을 크게 뜨고, 천천히 머리를 흔들며 물러서는 아라키에게, 이미 두목대리의 위엄은 없었다.
부서질 것 같은 허리를 필사적으로 세우고 있었지만 온 몸의 흔들림은 멈출 수 없었다.
이윽고 등이 벽에 닿았다.
이제 그 이상 물러설 수 없었다.
아라키의 얼굴이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리고 그 표정에, 나오코의 입가가 희미하게 올라간 것 같았다.
그것이 한계였다........
“오지마마마마마마마마마마마마마!”
공포에 견디지 못한 아라키는 혼신의 힘으로 나오코를 후려친 것이었다.
바위같은 주먹이 번개처럼 나오코의 안면에 날아들었다.
딱딱한 것을 부수는 감촉이 팔에 전해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나오코의 머리부분은 폭발한 것처럼 부서졌다.
한순간에 코에서부터 위가 없어졌다.
눈 앞에 두개골의 나머지와 뇌의 파면, 신경의 다발이 피바다에서 하얀 형태로 떠올랐다.
넘치는 무서움 때문에 아라키의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진정한 공포는 지금부터였다.
망연해하는 아라키의 양손을 엄청난 힘으로 잡아오는 자가 있는 것이었다.
핫하고 깨닫고 튕겨지듯 향해진 시선이 본 것은, 자신의 양 손목을 먹듯이 감고 있는 희고 가는 손이었다.
머리 부분이 사라진 나오코의 양손이 아라키의 양 팔을 확실하게 잡고 있는 것이었다.
결코 놓지 않는다............
무언의 의시가 아라키를 지배해갔다.
“히이이이이이이익.........”
아라키는 먼 곳에서 비명을 들었다.
그러나.......그것이 자신이 지르는 것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
눈 앞의 나오코는 그런 아라키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 아라키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댔다.
입술을 희미하게 벌려, 요염한 혀가 그 사이로 들여다보였다.
그러나 동시에 아라키의 눈에는 목구멍도, 혀의 밑의 움직임도 음영으로 보였다.
다음 순간 아라키의 눈이 휙 위를 향하고, 동시에 무릎이 구부러졌다.
바지의 가랑이가 순식간에 검게 변색해갔다.
그리고 입끝에서는 침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딱!
아라키의 자아가 전속력으로 현실도피하려고 한 그 순간, 머릿속에서 선명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미치기 직전의 타이밍으로, 아라키는 다시 현실에 끌려온 것이었다.
“우.......아.........”
신음 소리를 냈다.
멍한 시야가 점차 확실해져갔다.
“그렇게 간단하게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어?”
눈 앞에는 의자에 앉은 그대로의 나오코가 있었다.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시원한 얼굴로 아라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확실히 탄환으로 구멍뚫은 몸에도 상처하나 없었다.
아라키는 멍하니 자신의 손에 시선을 향했다.
그러자 그 손에는 일회용 라이터를 꽉 쥐고 있어서 약한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이것......... 이었던가.”
완벽하게 나오코의 술수에 넘어가, 추태를 보인 것을 아라키는 자각했다.
그러나 이미 분노의 에너지는 없었다.
식은땀이 가득한 지친 얼굴을 들어 동료들을 보았다.
그러자 모두 거울처럼 지친 표정을 띈 채 돌아보고 있는 것이었다.
“어땠죠? 나오코의 공포극장. 아직 1회째의 상영이예요. 아직아직..............아직아직, 아직아직 잔-뜩 상영할테니까, 천천히 만끽해주세요.”
나오코는 그렇게 말하며 전원을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남자들의 얼굴이 파래졌다.
이 업계에서 살아남아온 사나운 자들이 마치 강아지처럼 떨고 있었다.
야쿠자를 직업으로 하는 만큼 미움을 사는 것에 대해서는 남에게 뒤지지 않았다.
평상시에는 신경쓰지 않아도, 그것은 마음의 어디엔가 기억되고 있었다.
나오코는 그것을 남자들의 뇌내에서 활성화시키고 있었다.
남자들은 나오코가 주는 약간의 계기로 그것을 생각해내서, 자시자신에게 그것을 증폭해, 제멋대로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미쳐버리고 싶었지만, 그것조차 나오코는 허락하지 않았다.
“용서해줘, 부탁해, 제발.”
갑자기 아라키가 땅에 엎드렸다.
이마를 바닥에 대고 있었다.
약한 상대에게는 철저하게 공격하지만, 자신들보다 상격일 경우 극단적으로 아첨한다.
야쿠자들의 변신속도는 놀랄 만한 것이었다.
“아, 누님, 부탁합니다.”
“용서해주세요.”
“봐주세요.”
차례차례 아라키를 따라서 땅에 엎드리며 빌었다.
나오코는 역전한 입장에 싱긋 미소지으며 남자들을 내려보았다.
“어머나, 과장이 심하네요. 나 조금도 화나지 않았어요. 으응, 그것만이 아니라 감사하고 싶을 정도에요.”
나오코는 경쾌하게 의자에서 일어서서 남자들의 앞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일주일간 연속으로 미약을 맞고.”
나오코는 웃는 얼굴을 이시다에게 향했다.
“24시간, 자지도 못한 채 섹스의 상대를 하게 만들거나.”
요코미조에게 윙크했다.
“사람들 앞에서 배설하게 하거나.”
시미즈에게 키스했다.
“엉덩이의 구멍까지 사용되어도.”
나오코는 아라키의 뺨을 살짝 어루만졌다.
그리고 다시 남자들을 내려다보며 서서, 킥킥 작게 웃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모습에 남자들의 간은 바짝 오그라들었다.
나오코와 같은 타입은 섣불리 광분하는 것보다 이렇게 웃고 있는 쪽이 몇만배 무서운 것이었다.
“정말, 당신들 덕분에 나는, 다시 한 단계 성장해버렸으니까.”
그러게 말하며 나오코는 슥하고 등을 돌렸다.
“목소리를 빼앗겨 한마디도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난 이 눈동자만으로 최면을 걸었던 것이죠. 빠듯하게 쫓겨서........ 너희의 시시한 유언비어에 유혹당하고........ 마약으로 너덜너덜하게 되어서.”
나오코의 등이 작게 떨렸다.
무엇인가 억제하지 못할 격정이 복받치고 있었다.
그 등을 바라보는 남자들의 안색이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다음에 뒤돌아 보았을 때 심판이 내려진다......
남자들은 모두 그렇게 확신했다.
자신들이 나오코에게 해 온 것을 확실하게 알고 있는 만큼, 살아남을 것 같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지지 않았다................ 시시한 함정을, 거짓말로 가득한 헛소리를, 나의 눈동자가 쳐부쉈다.”
나오코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었다.
낮고, 작게, 억누른 목소리가 조용하게 방에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억제가 서서히 효과를 잃어갔다.
떨리던 목소리가 점차 커져갔다.
“몸이 구속되어도.......... 말을 빼앗겨도............ 이제............ 누구도 나를 억제할 수 없어....... 나를 멈출 수 없어!”
나오코는 등을 돌린 채로 오른 손을 수평으로 휘둘렀다. 안보이는 적을 잘라내듯.
그러나 이어지는 말은, 갑자기 부드러워졌다.
“나는 넘어섰어요.........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을........... 언어라고 하는 장벽을.”
나오코의 입에서 작은 숨이 샜다.
야쿠자들은 내다볼 수 없는 전개에, 긴장감으로 위에 구멍이 뚫릴 것 같았다.
“나......... 생각했어요............. 설마.................. [나는 역시] 라고........ 그렇게 생각했어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 여자.)
생명의 심판이 내려지려고 하고 있었는데, 그 단죄자가 말하려는 것이 전혀 짐작되지 않았다.
야쿠자들은 미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남자들의 혼란에는 관심없이 나오코는 계속해서 말했다.
“혹시..........혹시..........나........”
나오코의 목소리는 자꾸자꾸 고양되어갔다.
올려보는 남자들은 침을 삼키고, 숨을 멈췄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나오코는 아라키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흥분을 억누르지 못한 목소리고 외치듯이 말한 것이었다.
“나는, 지이이인짜, 천재가 아닐까!!”
양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는 나오코가 거기에 서있었다.
엄청나게 기분좋은 것............. 같았다.
“...........아.”
일순간, 어떤 리액션도 하지 못했던 야쿠자들은, 그러나 다음 순간 고개끄덕이기 경쟁이라고 하는 기세로 목을 세로로 흔들었다.
그리고 각자 찬사를 퍼부었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그대로입니다!”
“마법같습니다!”
“진짜, 진짜 천재입니다!”
사형선고이외에는 없다고 생각할 때 약간의 희망이 보인 것이었다.
남자들은 필사적으로 아부했다.
그리고 그런 야쿠자들의 말을, 나오코는 정말 기쁜 듯이 듣고 있었다.
“어머나, 역시 그럴까아? 우후후후훗, 뭐, 나의 경우 잠자고 있던 재능을 깨운 것이죠. 뭐라고 말할까, 노력해서 익힌 것처럼 땀냄새나는 대용품이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던, 천성의 것이죠.”
한 손을 입에 대고 호호호하고 웃고 있었다.
그런 나오코의 상태를 보고, 야쿠자들의 얼굴에도 완전하게 생기가 돌아와 있었다.
이 사회, 서툴게 나오 일도 가끔 요구되었다.
이런 대국은 어느 의미에서 익숙해져 있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나?”
나오코는 아라키에게 미소지은 채로 물었다.
“그, 그것은 물론 그렇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폭포처럼 땀을 흘리는 얼굴로, 아라키는 힘껏 미소를 만들어냈다.
“그래요. 그러면, 나에게 협력해주세요.”
그런 아라키의 눈을 짓하고 응시하며 나오코는 그렇게 말했다.
협력이라니 뭐지........
아라키는 조금도 알 수 없었지만, 그러나 반대로 알고 있는 것도 있었다.
그것은, 지금 무슨 말을 들어도 절대로 반항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아라키는 생각할 것도 없이 수긍했다.
“물론, 조를 이끌고 협력하겠습니다.”
그 대답에 나오코의 얼굴은 다시 팍하고 밝아졌다.
“좋았어요. 그럼, 여러분도 OK죠?”
물론 거절하는 사람이 있을리 없었다.
그러나 야쿠자들의 대답을 확인한 나오코는 갑자기 돌아섰다.
“진구우지! 차례에요.”
그 말에 지금까지 쭉 입다문채 서있던 진구우지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자이X트 로보 같았다.
그 갑작스런 움직임에 야쿠자들도 오싹한 시선을 보냈다.
“무.......... 무엇을 시킨거죠?”
아라키는 망설이면서도 물었다.
“별로.......... 지금까지의 일과 다름없어요.”
나오코는 곁눈질로 아라키를 살짝 보며 대답했다.
그리고 반대로 이시다에게 말했다.
“잠깐, 당신이었죠? 그 여자 세 명을 데리고 온 것은.”
나오코는 조금 날카로운 눈으로 이시다를 보면서 물었다.
곧바로 이시다는 떨기 시작했다.
“엣, 아니, 저, 그것은 저기, 우연하게........”
양손을 필사적으로 흔들며 변명하는 이시다를 나오코는 번거롭다는 듯이 막으며, 말했다.
“그런 일, 어쨌든 좋아요. 그런 것보다 당신 그 여자들 있는 곳을 알고 있겠죠? 좀 모아서 빌려줄 수 없을까나.”
나오코의 의도를 추측한 아라키는, 이시다가 대답하는 것보다 먼저 끼어들었다.
“알겠습니다. 그 세 명, 오늘 중에 끌고 오겠습니다.”
자신들의 몸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아는 여자 세 명을 넘기는 것은 조금도 아쉽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나오코는 기쁜 듯이 웃었다.
“어머나, 반응이 좋군요. 그렇지만 그렇게 당황하지 마세요. 그 여자들의 차례는 다음 주에요. 먼저는 여러분이죠. 자, 진구우지, 시범을 보이세요.”
그렇게 말하며 나오코는 진구우지의 어깨를 팍하고 두드렸다.
그 순간, 진구우지는 그 장소에서 바지를 벗었다.
속옷도 함께 벗어던졌다.
눈깜짝할 사이에 하반신이 노출되었다.
“저.........그, 나오코씨? 대체 뭐를 시작하는 것인지.”
아라키가 곤혹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나 나오코는 완전히 그 말을 무시하며, 갑자기 손가락을 튕겼다.
딱이라는 선명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손가락을 아라키에게 슥하고 향했다.
“그럼, 우선 당신부터.”
손가락이 향해진 아라키는 멍한 표정으로 나오코를 바라보았다.
“무......무엇을.....”
그러나 그 이상 아라키는 입을 열 수 없었다.
갑자기 무서운 힘으로 고개가 들려진 것이었다.
오싹한 시선이 향한 곳에, 진구우지의 엄한 얼굴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얼굴이 가까워져왔다고 생각하자, 다음 순간 아라키의 입에 달라붙은 것이었다.
자신의 입속에 침입해오는 진우구지의 혀, 그리고 타액......
아라키는 본능적인 두려움에 진우구지를 냅다 밀치려고 했다.
그러나.......
아라키는 아연실색했다.
팔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움직일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치 소녀같이 “연약한” 저항이 전력이었다.
“아, 아라키씨!”
“진씨, 어이! 그만두세요!”
갑작스런 사건에 이시다들은 몹시 놀라서 크게 소리질렀다.
그러나 그 장소에서 발을 내딛는 사람은 없었다.
어느 사이엔가 나오코에게 몸의 자유를 빼앗기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무서운 그 포옹과 입맞춤은, 남자들의 눈 앞에서 길게 계속되었다.
그리고 간신히 진구우지의 입에서 떨어지자, 아라키는 온 몸의 힘이 흡수당한 것처럼, 그 장소에 무릎꿇을 것 같게 되었다.
그 아라키의 목덜머를 진구우지가 한 손으로 잡아서, 끌어올렸다.
그리고 소파의 앞에 놓여져 있는 두꺼운 테이블에 그 상반신을 엎드리게 만들었다.
“네.......... 네 놈.........대체 무엇을....”
기묘할 정도로 탈진한 아라키는 얼굴만을 간신히 뒤로 향해서 등뒤의 진구우지를 올려보았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절망적인 표정이 그 얼굴에 떠올랐다.
아라키는 보았던 것이다....... 자신의 등뒤에서 자지를 격렬하게 발기하고 있는 진구우지의 모습을.
“그..............그만둬.............어이, 잠깐.............그만둬.”
아라키는 힘껏 발버둥쳤지만, 몸의 방향조차 바꿀 수 없었다.
진구우지의 손은 당연하다는 듯이 아라키의 벨트로 향했다.
“멈, 멈춰주세요, 나오코씨, 부, 부탁합니다.”
아라키는 진구우지를 멈출 수 없다고 보고, 나오코에게 빌었다.
그러나 나오코는 이상하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어머나? 조금 전 협력한다고 해줬잖아요. 안돼요, 남자니까 각오를 단단히 하세요.”
그리고 이시다들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당신들도, 준비하세요. 아라키씨가 끝나면 차례가 올테니까요.”
그리고 말없이 새파랗게 변한 남자들에게 작은 케이스에 담긴 핸드 크림을 나눠줬다.
“처음은 이것을 사용하면 좋아요. 그렇지만, 빨리 익숙해지는 편이 좋아요. 더는 없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나오코는 처음으로 싱긋 웃은 것이었다.
그 표정에 남자들은 체내의 혈액이 발밑으로 흘러내리는 것처럼 탈진했다.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어, 이 여자는.)
매춘업자로서 자신들이 해왔던 것이, 그대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남자들은 처음으로 자신들의 행위를 후회했다.
“어머나, 그렇게 낙담한 얼굴은 하지 말아야죠? 겨우 1주일 정도의 섹스에요, 후후, 여러분에게 있어서는 익숙한 것이죠?”
찌르는 듯한 나오코의 말이었다.
“1주간!.................. 항문을 계속......”
그것은 누구의 말이었을까.........
나오코에게도 이제 구별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세 명에게 동일하게 대답한 것이었다.
“무슨! 안되죠, 그런 수동적인 일은. 당신들은 남자니까, 받았으면 답례로 넣어주지 않으면 안되죠.”
목을 기울이며 마치 예의를 가르치는 것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오코는 말했다.
그러나 듣는 남자들은 머리를 맞는 것같은 충격을 맛보고 있었다.
세 명 모두 눈이 접시같이 둥그렇게 변했다.
그리고 나오코는 그런 시선을 여유있게 받아들이며, 제일 끝의 이시다에게 윙크했다.
“그럼, 당신부터 시범을 보여주세요.”
나오코의 그 가벼운 목소리는, 절대적인 강제력으로 이시다를 움직였다.
이시다는 멍한 눈으로 자신의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었다.
금새 바지와 속옷을 벗어던졌다.
그리고 노출된 자신의 자지가 굉장한 기세로 발기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이시다는 정말로 절망적인 기분이 되었다.
“자, 아라키씨의 입이 비어있어요. 충분히 만끽해주세요.”
나오코의 말에 이시다의 다리는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눈앞에는 진우구지의 거구에 등뒤에서부터 눌려서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고 있는 아라키의 모습이 있었다.
이시다의 위치에서도, 아라키의 엉덩이에 드나들고 있는 진구우지의 왕자지가 보였다.
진구우지에게 찔릴 대 아라키의 얼굴은 귀신같이 일그러졌다.
이시다는 그런 아라키의 입에 자신의 자지를 내밀면서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이제 이 조직은 끝이다.......... 완전하게.)
시선을 피하는 것도, 눈감는 것도 금지되어 있는 이시다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계속>
ps1:좀 늦었습니다. 학교 때문에 갑자기 바빠져서.......-_-;
ps2:다음 편도 있습니다. 이번 주 안에는 올리겠습니다.-_-; 학교 때문에 바빠졌더니......... 으음. 뭐, 이번주에 올라온 것은 두 편뿐이니 문제는 없습니다.^^
ps3:나오코의 복수, 과연.^^ 남자들끼리 하는 부분은 절대 편역하고 싶지 않았지만..........-_-; 하지만 자기가 천재라며 웃을 때는............ 뭐랄까, 나오코라는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_-; 뭐랄까, 그 오만하면서 멍청한 부분이 귀여워보이더군요.-_-; 정말이지 캐릭터를 잘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등장하는 여자들이 마음에 든다고 해야할까요?^^ 작가님 이야기가 맞다면 나오코네 조직이야말로 마인드 서커스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던데............... 나오코 역시 키츠네의 인형이 되든, 마인드 서커스의 일원이 되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뭐, 적으로 처절하게 싸우는 것만 아니라면다 좋지만.
ps4:다음 편으로 제 1막, 마녀의 굴욕이 끝납니다. 제 2막부터는 키츠네들이 나오기만을 빌 뿐입니다.
▶쳇 만남 실시간 핫 잇슈
(5) 부활!
길을 가는 경트럭의 소리............
나오코가 문득 눈을 떴을 때, 최초로 귀에 들려온 것이 그것이었다.
천천히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어슴푸레한 방의 천정이 보였다.
이미 오랫동안 봐와서 익숙해진 감금실의 천정이었다.
그 때부터 어느 정도나 지났을까........
밖에 빛은 안 보였다.
아직 아침이 된 것이 아니었다.
나오코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려고 하다가 뜻밖의 일을 알아차렸다.
여기에 감금된 뒤 처음으로 모포가 걸쳐져 있는 것이었다.
모포에 스치는 소리가 묘하게 그리웠다.
“눈, 떴나.”
그 때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신 혼자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오코에게는, 의외여서 그 쪽을 향했다.
그러자 의자에 앉아서 선잠을 자고 있던 진구우지가 느릿느릿 일어서는 중이었다.
형광등의 끈을 잡아당겨 어둠을 쫓아낸 뒤, 크게 기지개를 켰다.
“우----웃, 하아---앗”
나오코는 말없이 그런 진구우지를 올려보고 있었다.
“헤헤헤헷, 어때, 아가씨. 조금은 회복되었나? 뭘, 보는 거야.”
진구우지는 나오코의 몸에서 모포를 치웠다.
이미 양손을 구속하고 있던 가죽수갑은 떼어져 있었다.
물론 개구기(開口期)도 없었다.
완전하게 떨어진 암컷에게는 이제 필요없는 것이었다.
형광등의 밝은 빛에, 나오코의 전라가 드러났다.
진구우지는 마치 가축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것 같은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멍한 나오코의 눈을 들여다본 순간, 진구우지는 얼굴을 찡그렸다.
“네 년, 조금 냄새나는 군. 나의 물건이 된 이상에는 좀 청결해야지. 와라, 목욕탕에서 씻게 해줄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진구우지는 나오코의 반응을 확인하지도 않은 채, 나오코를 끌어안았다.
공주님 포옹이라고 하는 녀석이었다.
그리고 그대로 감금실을 나와서, 아지트에 잡혀든 이후 처음으로 샤워실에 데리고 간 것이었다.
새벽이 되려는 이 시간, 과연 사람의 그림자는 없었다.
나오코는 그곳만 환하게 빛이 켜진 샤워실에서 천천히 내려졌다.
그러나 거듭된 성봉사(性奉仕)와 미약의 영향으로 체력이 바닥난 나오코는 서있는 것만으로도 벅찬 모습이었다.
그러자 진구우지는 초조한 것처럼 스스로 샤워기를 잡고 더운물을 나오게 했다.
그리고 턱으로 나오코를 안에 들어가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샤워실안에 들어와서 천천히 뒤돌아본 나오코와 시선을 마주친 순간, 다시 진구우지는 얼굴을 찡그렸다.
“어이, 네 년 바보가 된거냐. 이 내가 씻겨줄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되먹지 않았잖아, 네 년.”
진구우지는 화난 것처럼 그렇게 말하고 샤워헤드를 나오코에게 내민 뒤 그곳에서 나가버린 것이었다.
뒤에 남겨진 나오코는 어쩐지 나른한 듯 난간에 기댄 채, 가장 뜨거운 물을 나오게 한 뒤 샤워기로 머리부터 씻기 시작했다.
병든 것같이 희었던 피부에 서서히 붉은 빛이 떠올랐다.
그것과 동시에 휘청거리고 있던 몸에도 점차 힘이 돌아왔다.
나오코는 오랜만에 주어진 자유를 곱씹듯이 뜨거운 물을 받으며 천천히 기지개를 켰던 것이다.
마치 모든 문제가 정리된 것처럼 밝게, 기분좋은 듯이.......
그리고 한 숨 쉰 뒤, 배치되어 있는 샴푸를 손에 들고 머리카락을 씻기 시작한 것이었따.
천천히,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결국 나오코가 나온 것은 1시간도 지난 뒤였다.
머리 꼭대기에서 발끝까지 반복해서 3번이나 씻은 것이었다.
“어이, 네 년 언제까지 기다리게 하는 거지.”
나오코가 나가자, 기다리고 있던 진구우지가 고함쳤다.
그러나 완전히 상기된 핑크색 빛 피부를 보자 바로 눈빛을 바꾸었다.
“오오옷........헤헤헤, 이건 맛있을 것 같은데. 네 년, 내 물건 중에서도 꽤 상등품이다.”
진구우지는 샤워를 한 직후로 몸의 물기도 닦지 않은 전라의 나오코에게 당연하다는 듯이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기분좋은 태도는 다음 순간 일변했다.
진구우지의 손이 닿는 것보다 먼저 나오코의 집게 손가락이 슥하고 진구우지의 미간을 가리킨 것이었다.
그러자 그 순간 진구우지는 모든 동작이 봉쇄되어 버린 것이었다.
“무슨............. 네 년.”
놀람에 입을 버끔버끔 거리던 진구우지에게 나오코는 그 때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나의 옷을 가져오세요. 속옷도.”
(큭....... 입을 열 수 있다니, 이 년, 어떻게!)
진구우지는 생각한 적 없는 사태에 눈을 크게 떴다.
그러나 반대로 나오코는 이제 진구우지에게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구석에 정리되어 있던 목욕타올을 들고 마음대로 몸을 닦기 시작했다.
진구우지를 돌아보는 것조차 하지 않았다.
진구우지가 심장마비로 죽지 않는 이상, 이제 나오코의 명령이외의 것을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었다.
나오코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면서, 살짝 미소지었다.
실신하기 직전.........
나오코는 확실히 본 것이었다..............에메랄드 빛 날개의 천사를
그리고 힘차게 날개치며......... 진구우지의 눈동자에 빨려들어가는 뒷모습을.
그러니까 깨어났을 때 맨 처음 신경쓰인 것은 진구우지의 거처였다.
그리고 그 당사자가 자신의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오코는 승리를 확신했다.
왜냐하면 그 때 나오코가 선택한 단 하나의 워드, 그것이 [나를 지켜.]였던 것이다.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어떤 동작도 취하지 않고, 단지 이 눈동자만으로....... 나는 성공했다.)
스스로도 반신반의였던 성과는, 그러나 서서히 확신으로 변했다.
진구우지는 자신이 조종되고 있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나오코의 시선을 읽고, 그 의미를 파악해서 무의식중에 행동하고 있던 것이었다.
조금 전의 놀람을 보면 나오코의 목을 마취시키지 않았던 것도 기억에서 누락되어 있던 것일까.
“표층의식을 지나서......... 잠재 의식을 직접......... 이라는 것?”
나오코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스스로가 해 낸 성과에 망연해했다.
거울에 비친 입술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나오코는 살짝 거울에서 시선을 피하고, 타올을 머리에 씌우고 머리카락을 닦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밑에서 작은 소리가 새고 있었다.
“나........나는.........혹시.........”
*
다음 날 아침.............
오랜만의 쾌청한 날씨였다.
몸을 자를 것 같은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빠질 것 같이 푸른 하늘에 아라키의 기분은 최상이었다.
반항하던 나오코를 어젯밤 결국 떨어트린 것도 그 기분 좋은 것의 한 요인이었다.
이것으로 간신히 마인드 서커스의 코를 눌러줄 수 있는 것이었다.
“헷, 결국 최면술은 그 정도의 것이다. 의외로, 놈들도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두목대리로서 조를 다스리고 있는 아라키는, 당장 마인드 서커스도 해치울 것 같은 기세였다.
그래서 감금 아지트에 오늘 아침에도 얼굴을 내민 것이었다.
불침범을 하고 있던 젊은이가 차례차례 인사했다.
매일 아침의 광경이었다.
그러나 약간 언제나와 다른 일이 있었다.
“어이, 요코미조들은 어떻게 된거지. 아무도 없는 건가, 오늘은.”
드물게 간부무리가 아무도 없었다.
“아, 조금 전 안쪽에 갔습니다.”
근처에 있던 20살 정도 된 젊은 남자가 그렇게 말했다.
“뭔가, 재밌는 것을 본다며. 아, 그리고 아라키씨가 오면 안쪽으로 와달라고 말했습니다.”
아라키는 얼굴을 찡그렸지만, 짐작은 되었다.
나오코의 조교상태를 확인하는 것일 것이었다.
“그런가. 그러면, 나도 좀 보고 올까.”
그렇게 말하며 아라키는 코트를 거기에 있던 자시의 사제에게 맡기고 그대로 전자자물쇠를 해제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있는 곳은 물론 나오코의 감금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전자 자물쇠의 안쪽 문을 연 순간, 남자들이 모여서 등을 돌리고 있던 광경에는 당황했다.
“옷, 너희들, 여기에 있었군.”
아라키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걸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곧바로 그 장소의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두목대리인 아라키의 목소리에 누구하나 뒤돌아보지 않고, 모두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라키는 수상하다는 표정으로 남자들의 어깨 너머 앞을 들여보았다.
그러자 거기에는 아니나다를까, 나오코가 앉아있었다.
가죽수갑과 개구기를 풀고 있는 것은 예정대로였지만, 제대로 옷을 입고 앉아있는 것은 예상외였다.
언제나의 순서대로라면, 노예의 자각이 완전하게 완성될 때까지, 알몸으로 나두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왔을 때 입고 있던 세련된 짙은 감색의 원피스를 입고 고압적인 분위기로 의자에 앉아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조교담당의 진구우지는 그 뒤에 우뚝 서서, 역시 가면처럼 무표정하게 나오코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이, 진! 뭐냐 이 모임은?”
아라키는 이시다를 밀치며 앞으로 나갔다.
그러자 진구우지 대신 나오코의 얼굴이 아라키를 응시해왔다.
검은 눈동자가 어떤 감정도 띄우지 않고 아라키에게 향해졌다.
무심코 그 눈동자 안쪽을 들여다보는 아라키.
그러나 그 순간, 아라키는 자신의 명치가 경련하는 것을 깨달았다.
딸꾹!
제멋대로 딸국질이 나왔다.
깜짝 놀란 것처럼 배에 손을 댄 아라키였지만, 문득 기묘한 위화감을 기억하고 눈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놀란 것처럼, 이시다들이 아라키를 응시하고 있었다.
“뭐.........뭐야 네 놈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심상하지 않은 분위기에 아라키의 표정에도 긴장이 떠올랐다.
그러자 예상하지 않았던 목소리가 거기에 답했다.
“아무것도 없었어요. 단지......... 전부 끝난 것이죠.”
나오코의 침착한 목소리가 귀에 닿았다.
그러자 바로 아라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네, 네 년...........어째서......... 목소리가 나오지.............”
경악해서 짜내는 듯한 목소리고 아라키가 신음했다.
나오코는 반대로 침착한 목소리로 거기에 답했다.
“정해져 있잖아요. 아무도 나를 마취제를 주사하지 않았으니까.”
아라키는 그 한 마디에 모든 것을 깨달았다.
진구우지가 조종되어 버렸다는 것을..........
“네, 네 년!”
아라키는 야쿠자의 본성을 드러내며 문답무용으로 나오코에게 달려들었다.
나오코의 가늘고 깨끗한 목을 양손으로 힘껏 졸랐다.
금새 나오코의 얼굴은 검붉게 변색하고, 단말마의 경련이 아라키의 손에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아라, 큰 일이구나. 나 목을 졸려버린 것 같네.”
바로 옆에서 나오코의 태연한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었다.
“뭐, 뭣!”
경악에 눈을 뜬 아라키는 그 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자신의 손안에서 시미즈가 혀를 내밀고 흰자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을.......
“두, 두목대리, 안됩니다, 시미즈가 죽어버립니다!”
바로 옆에서 이시다가 큰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도 간신히 눈치챘다.
“어.......어떻게.......”
식은땀이 아라키의 이마를 흘렀다.
시선을 천천히 옮겼다.
곧바로 나오코를 찾아낼 수 있었다.
조금 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자세로,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있었던 것이다.
아라키의 전신을 희미한 떨림이 덮쳤다.
상식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인지를 넘어선 괴물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살해당한다............ 이대로는, 먹혀버린다.)
그것은 본능적인 공포였다.
전후는 생각하고 있을 수 없었다.
“이......................괴물!!”
아라키는 단번에 품에서 권총을 꺼냈다.
그리고 겨누자마자 주저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아라키의 귀에 그 대포같은 발사음이 들려왔다.
강력한 반동이 손목을 쳐올리듯 밀어올렸다.
그리고 이번이야말로 아라키는 분명하게 보았다.
나오코의 미간에 팍하고 구멍이 열리며, 그 후두부가 폭발한 것처럼 터치는 것을.
우쭐거리는 듯 의자에 앉아있던 나오코는 한 순간에 날려져서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뒤로 젖혀졌다.
“헷.........헤헤헤......... 이 미치광이 계집, 겨우 이 정도인가.”
아라키는 어깨로 숨을 쉬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리고 뒤에 서있는 이시다들을 뒤돌아보며 명령했다.
“뒷처리해. 다져서 바다에 뿌려라.”
그러나 이시다들은 누구하나 아라키를 보지 않았다.
공포에 가득찬 표정으로 아라키의 어깨 너머를 보고 있었다.
그것을 깨달은 아라키는 한순간에 뒷머리의 털이 곤두섰다.
단번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아라키는 눈을 크게 뜨고 숨을 잊었다.
겨우 1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나오코가 서있던 것이었다, 이마에 검은 구멍이 뚤린 채로.
그리고 기계 장치의 인형같은 발걸음으로 천천히 아라키에게 다가왔다.
“우...........우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동물같은 외침과 함께 아라키는 있는대로 탄환을 발사했다.
금새 나오코의 몸은 문자그대로 벌집이 되었다.
지근거리에서의 발사로 옷이 불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나.............나오코는 쓰러지지 않았다.
몸에 검은 구멍이 뚫리고 고기가 타는 수상한 냄새를 풍기며, 입가에 미소를 떠올린 채 천천히 아라키에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큭.............큭...........무.........................”
눈을 크게 뜨고, 천천히 머리를 흔들며 물러서는 아라키에게, 이미 두목대리의 위엄은 없었다.
부서질 것 같은 허리를 필사적으로 세우고 있었지만 온 몸의 흔들림은 멈출 수 없었다.
이윽고 등이 벽에 닿았다.
이제 그 이상 물러설 수 없었다.
아라키의 얼굴이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리고 그 표정에, 나오코의 입가가 희미하게 올라간 것 같았다.
그것이 한계였다........
“오지마마마마마마마마마마마마마!”
공포에 견디지 못한 아라키는 혼신의 힘으로 나오코를 후려친 것이었다.
바위같은 주먹이 번개처럼 나오코의 안면에 날아들었다.
딱딱한 것을 부수는 감촉이 팔에 전해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나오코의 머리부분은 폭발한 것처럼 부서졌다.
한순간에 코에서부터 위가 없어졌다.
눈 앞에 두개골의 나머지와 뇌의 파면, 신경의 다발이 피바다에서 하얀 형태로 떠올랐다.
넘치는 무서움 때문에 아라키의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그러나 진정한 공포는 지금부터였다.
망연해하는 아라키의 양손을 엄청난 힘으로 잡아오는 자가 있는 것이었다.
핫하고 깨닫고 튕겨지듯 향해진 시선이 본 것은, 자신의 양 손목을 먹듯이 감고 있는 희고 가는 손이었다.
머리 부분이 사라진 나오코의 양손이 아라키의 양 팔을 확실하게 잡고 있는 것이었다.
결코 놓지 않는다............
무언의 의시가 아라키를 지배해갔다.
“히이이이이이이익.........”
아라키는 먼 곳에서 비명을 들었다.
그러나.......그것이 자신이 지르는 것이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
눈 앞의 나오코는 그런 아라키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 아라키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댔다.
입술을 희미하게 벌려, 요염한 혀가 그 사이로 들여다보였다.
그러나 동시에 아라키의 눈에는 목구멍도, 혀의 밑의 움직임도 음영으로 보였다.
다음 순간 아라키의 눈이 휙 위를 향하고, 동시에 무릎이 구부러졌다.
바지의 가랑이가 순식간에 검게 변색해갔다.
그리고 입끝에서는 침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딱!
아라키의 자아가 전속력으로 현실도피하려고 한 그 순간, 머릿속에서 선명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미치기 직전의 타이밍으로, 아라키는 다시 현실에 끌려온 것이었다.
“우.......아.........”
신음 소리를 냈다.
멍한 시야가 점차 확실해져갔다.
“그렇게 간단하게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어?”
눈 앞에는 의자에 앉은 그대로의 나오코가 있었다.
아무일도 없는 것처럼, 시원한 얼굴로 아라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확실히 탄환으로 구멍뚫은 몸에도 상처하나 없었다.
아라키는 멍하니 자신의 손에 시선을 향했다.
그러자 그 손에는 일회용 라이터를 꽉 쥐고 있어서 약한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다.
“................이것......... 이었던가.”
완벽하게 나오코의 술수에 넘어가, 추태를 보인 것을 아라키는 자각했다.
그러나 이미 분노의 에너지는 없었다.
식은땀이 가득한 지친 얼굴을 들어 동료들을 보았다.
그러자 모두 거울처럼 지친 표정을 띈 채 돌아보고 있는 것이었다.
“어땠죠? 나오코의 공포극장. 아직 1회째의 상영이예요. 아직아직..............아직아직, 아직아직 잔-뜩 상영할테니까, 천천히 만끽해주세요.”
나오코는 그렇게 말하며 전원을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남자들의 얼굴이 파래졌다.
이 업계에서 살아남아온 사나운 자들이 마치 강아지처럼 떨고 있었다.
야쿠자를 직업으로 하는 만큼 미움을 사는 것에 대해서는 남에게 뒤지지 않았다.
평상시에는 신경쓰지 않아도, 그것은 마음의 어디엔가 기억되고 있었다.
나오코는 그것을 남자들의 뇌내에서 활성화시키고 있었다.
남자들은 나오코가 주는 약간의 계기로 그것을 생각해내서, 자시자신에게 그것을 증폭해, 제멋대로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미쳐버리고 싶었지만, 그것조차 나오코는 허락하지 않았다.
“용서해줘, 부탁해, 제발.”
갑자기 아라키가 땅에 엎드렸다.
이마를 바닥에 대고 있었다.
약한 상대에게는 철저하게 공격하지만, 자신들보다 상격일 경우 극단적으로 아첨한다.
야쿠자들의 변신속도는 놀랄 만한 것이었다.
“아, 누님, 부탁합니다.”
“용서해주세요.”
“봐주세요.”
차례차례 아라키를 따라서 땅에 엎드리며 빌었다.
나오코는 역전한 입장에 싱긋 미소지으며 남자들을 내려보았다.
“어머나, 과장이 심하네요. 나 조금도 화나지 않았어요. 으응, 그것만이 아니라 감사하고 싶을 정도에요.”
나오코는 경쾌하게 의자에서 일어서서 남자들의 앞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일주일간 연속으로 미약을 맞고.”
나오코는 웃는 얼굴을 이시다에게 향했다.
“24시간, 자지도 못한 채 섹스의 상대를 하게 만들거나.”
요코미조에게 윙크했다.
“사람들 앞에서 배설하게 하거나.”
시미즈에게 키스했다.
“엉덩이의 구멍까지 사용되어도.”
나오코는 아라키의 뺨을 살짝 어루만졌다.
그리고 다시 남자들을 내려다보며 서서, 킥킥 작게 웃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모습에 남자들의 간은 바짝 오그라들었다.
나오코와 같은 타입은 섣불리 광분하는 것보다 이렇게 웃고 있는 쪽이 몇만배 무서운 것이었다.
“정말, 당신들 덕분에 나는, 다시 한 단계 성장해버렸으니까.”
그러게 말하며 나오코는 슥하고 등을 돌렸다.
“목소리를 빼앗겨 한마디도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난 이 눈동자만으로 최면을 걸었던 것이죠. 빠듯하게 쫓겨서........ 너희의 시시한 유언비어에 유혹당하고........ 마약으로 너덜너덜하게 되어서.”
나오코의 등이 작게 떨렸다.
무엇인가 억제하지 못할 격정이 복받치고 있었다.
그 등을 바라보는 남자들의 안색이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다음에 뒤돌아 보았을 때 심판이 내려진다......
남자들은 모두 그렇게 확신했다.
자신들이 나오코에게 해 온 것을 확실하게 알고 있는 만큼, 살아남을 것 같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지지 않았다................ 시시한 함정을, 거짓말로 가득한 헛소리를, 나의 눈동자가 쳐부쉈다.”
나오코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었다.
낮고, 작게, 억누른 목소리가 조용하게 방에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억제가 서서히 효과를 잃어갔다.
떨리던 목소리가 점차 커져갔다.
“몸이 구속되어도.......... 말을 빼앗겨도............ 이제............ 누구도 나를 억제할 수 없어....... 나를 멈출 수 없어!”
나오코는 등을 돌린 채로 오른 손을 수평으로 휘둘렀다. 안보이는 적을 잘라내듯.
그러나 이어지는 말은, 갑자기 부드러워졌다.
“나는 넘어섰어요.........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을........... 언어라고 하는 장벽을.”
나오코의 입에서 작은 숨이 샜다.
야쿠자들은 내다볼 수 없는 전개에, 긴장감으로 위에 구멍이 뚫릴 것 같았다.
“나......... 생각했어요............. 설마.................. [나는 역시] 라고........ 그렇게 생각했어요.”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이 여자.)
생명의 심판이 내려지려고 하고 있었는데, 그 단죄자가 말하려는 것이 전혀 짐작되지 않았다.
야쿠자들은 미칠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런 남자들의 혼란에는 관심없이 나오코는 계속해서 말했다.
“혹시..........혹시..........나........”
나오코의 목소리는 자꾸자꾸 고양되어갔다.
올려보는 남자들은 침을 삼키고, 숨을 멈췄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나오코는 아라키들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흥분을 억누르지 못한 목소리고 외치듯이 말한 것이었다.
“나는, 지이이인짜, 천재가 아닐까!!”
양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고 있는 나오코가 거기에 서있었다.
엄청나게 기분좋은 것............. 같았다.
“...........아.”
일순간, 어떤 리액션도 하지 못했던 야쿠자들은, 그러나 다음 순간 고개끄덕이기 경쟁이라고 하는 기세로 목을 세로로 흔들었다.
그리고 각자 찬사를 퍼부었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그대로입니다!”
“마법같습니다!”
“진짜, 진짜 천재입니다!”
사형선고이외에는 없다고 생각할 때 약간의 희망이 보인 것이었다.
남자들은 필사적으로 아부했다.
그리고 그런 야쿠자들의 말을, 나오코는 정말 기쁜 듯이 듣고 있었다.
“어머나, 역시 그럴까아? 우후후후훗, 뭐, 나의 경우 잠자고 있던 재능을 깨운 것이죠. 뭐라고 말할까, 노력해서 익힌 것처럼 땀냄새나는 대용품이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던, 천성의 것이죠.”
한 손을 입에 대고 호호호하고 웃고 있었다.
그런 나오코의 상태를 보고, 야쿠자들의 얼굴에도 완전하게 생기가 돌아와 있었다.
이 사회, 서툴게 나오 일도 가끔 요구되었다.
이런 대국은 어느 의미에서 익숙해져 있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나?”
나오코는 아라키에게 미소지은 채로 물었다.
“그, 그것은 물론 그렇습니다.”
눈을 크게 뜨고 폭포처럼 땀을 흘리는 얼굴로, 아라키는 힘껏 미소를 만들어냈다.
“그래요. 그러면, 나에게 협력해주세요.”
그런 아라키의 눈을 짓하고 응시하며 나오코는 그렇게 말했다.
협력이라니 뭐지........
아라키는 조금도 알 수 없었지만, 그러나 반대로 알고 있는 것도 있었다.
그것은, 지금 무슨 말을 들어도 절대로 반항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아라키는 생각할 것도 없이 수긍했다.
“물론, 조를 이끌고 협력하겠습니다.”
그 대답에 나오코의 얼굴은 다시 팍하고 밝아졌다.
“좋았어요. 그럼, 여러분도 OK죠?”
물론 거절하는 사람이 있을리 없었다.
그러나 야쿠자들의 대답을 확인한 나오코는 갑자기 돌아섰다.
“진구우지! 차례에요.”
그 말에 지금까지 쭉 입다문채 서있던 진구우지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자이X트 로보 같았다.
그 갑작스런 움직임에 야쿠자들도 오싹한 시선을 보냈다.
“무.......... 무엇을 시킨거죠?”
아라키는 망설이면서도 물었다.
“별로.......... 지금까지의 일과 다름없어요.”
나오코는 곁눈질로 아라키를 살짝 보며 대답했다.
그리고 반대로 이시다에게 말했다.
“잠깐, 당신이었죠? 그 여자 세 명을 데리고 온 것은.”
나오코는 조금 날카로운 눈으로 이시다를 보면서 물었다.
곧바로 이시다는 떨기 시작했다.
“엣, 아니, 저, 그것은 저기, 우연하게........”
양손을 필사적으로 흔들며 변명하는 이시다를 나오코는 번거롭다는 듯이 막으며, 말했다.
“그런 일, 어쨌든 좋아요. 그런 것보다 당신 그 여자들 있는 곳을 알고 있겠죠? 좀 모아서 빌려줄 수 없을까나.”
나오코의 의도를 추측한 아라키는, 이시다가 대답하는 것보다 먼저 끼어들었다.
“알겠습니다. 그 세 명, 오늘 중에 끌고 오겠습니다.”
자신들의 몸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아는 여자 세 명을 넘기는 것은 조금도 아쉽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나오코는 기쁜 듯이 웃었다.
“어머나, 반응이 좋군요. 그렇지만 그렇게 당황하지 마세요. 그 여자들의 차례는 다음 주에요. 먼저는 여러분이죠. 자, 진구우지, 시범을 보이세요.”
그렇게 말하며 나오코는 진구우지의 어깨를 팍하고 두드렸다.
그 순간, 진구우지는 그 장소에서 바지를 벗었다.
속옷도 함께 벗어던졌다.
눈깜짝할 사이에 하반신이 노출되었다.
“저.........그, 나오코씨? 대체 뭐를 시작하는 것인지.”
아라키가 곤혹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나 나오코는 완전히 그 말을 무시하며, 갑자기 손가락을 튕겼다.
딱이라는 선명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손가락을 아라키에게 슥하고 향했다.
“그럼, 우선 당신부터.”
손가락이 향해진 아라키는 멍한 표정으로 나오코를 바라보았다.
“무......무엇을.....”
그러나 그 이상 아라키는 입을 열 수 없었다.
갑자기 무서운 힘으로 고개가 들려진 것이었다.
오싹한 시선이 향한 곳에, 진구우지의 엄한 얼굴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얼굴이 가까워져왔다고 생각하자, 다음 순간 아라키의 입에 달라붙은 것이었다.
자신의 입속에 침입해오는 진우구지의 혀, 그리고 타액......
아라키는 본능적인 두려움에 진우구지를 냅다 밀치려고 했다.
그러나.......
아라키는 아연실색했다.
팔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움직일 수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치 소녀같이 “연약한” 저항이 전력이었다.
“아, 아라키씨!”
“진씨, 어이! 그만두세요!”
갑작스런 사건에 이시다들은 몹시 놀라서 크게 소리질렀다.
그러나 그 장소에서 발을 내딛는 사람은 없었다.
어느 사이엔가 나오코에게 몸의 자유를 빼앗기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무서운 그 포옹과 입맞춤은, 남자들의 눈 앞에서 길게 계속되었다.
그리고 간신히 진구우지의 입에서 떨어지자, 아라키는 온 몸의 힘이 흡수당한 것처럼, 그 장소에 무릎꿇을 것 같게 되었다.
그 아라키의 목덜머를 진구우지가 한 손으로 잡아서, 끌어올렸다.
그리고 소파의 앞에 놓여져 있는 두꺼운 테이블에 그 상반신을 엎드리게 만들었다.
“네.......... 네 놈.........대체 무엇을....”
기묘할 정도로 탈진한 아라키는 얼굴만을 간신히 뒤로 향해서 등뒤의 진구우지를 올려보았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절망적인 표정이 그 얼굴에 떠올랐다.
아라키는 보았던 것이다....... 자신의 등뒤에서 자지를 격렬하게 발기하고 있는 진구우지의 모습을.
“그..............그만둬.............어이, 잠깐.............그만둬.”
아라키는 힘껏 발버둥쳤지만, 몸의 방향조차 바꿀 수 없었다.
진구우지의 손은 당연하다는 듯이 아라키의 벨트로 향했다.
“멈, 멈춰주세요, 나오코씨, 부, 부탁합니다.”
아라키는 진구우지를 멈출 수 없다고 보고, 나오코에게 빌었다.
그러나 나오코는 이상하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어머나? 조금 전 협력한다고 해줬잖아요. 안돼요, 남자니까 각오를 단단히 하세요.”
그리고 이시다들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당신들도, 준비하세요. 아라키씨가 끝나면 차례가 올테니까요.”
그리고 말없이 새파랗게 변한 남자들에게 작은 케이스에 담긴 핸드 크림을 나눠줬다.
“처음은 이것을 사용하면 좋아요. 그렇지만, 빨리 익숙해지는 편이 좋아요. 더는 없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나오코는 처음으로 싱긋 웃은 것이었다.
그 표정에 남자들은 체내의 혈액이 발밑으로 흘러내리는 것처럼 탈진했다.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어, 이 여자는.)
매춘업자로서 자신들이 해왔던 것이, 그대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남자들은 처음으로 자신들의 행위를 후회했다.
“어머나, 그렇게 낙담한 얼굴은 하지 말아야죠? 겨우 1주일 정도의 섹스에요, 후후, 여러분에게 있어서는 익숙한 것이죠?”
찌르는 듯한 나오코의 말이었다.
“1주간!.................. 항문을 계속......”
그것은 누구의 말이었을까.........
나오코에게도 이제 구별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세 명에게 동일하게 대답한 것이었다.
“무슨! 안되죠, 그런 수동적인 일은. 당신들은 남자니까, 받았으면 답례로 넣어주지 않으면 안되죠.”
목을 기울이며 마치 예의를 가르치는 것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오코는 말했다.
그러나 듣는 남자들은 머리를 맞는 것같은 충격을 맛보고 있었다.
세 명 모두 눈이 접시같이 둥그렇게 변했다.
그리고 나오코는 그런 시선을 여유있게 받아들이며, 제일 끝의 이시다에게 윙크했다.
“그럼, 당신부터 시범을 보여주세요.”
나오코의 그 가벼운 목소리는, 절대적인 강제력으로 이시다를 움직였다.
이시다는 멍한 눈으로 자신의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있었다.
금새 바지와 속옷을 벗어던졌다.
그리고 노출된 자신의 자지가 굉장한 기세로 발기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을 때, 이시다는 정말로 절망적인 기분이 되었다.
“자, 아라키씨의 입이 비어있어요. 충분히 만끽해주세요.”
나오코의 말에 이시다의 다리는 마음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눈앞에는 진우구지의 거구에 등뒤에서부터 눌려서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고 있는 아라키의 모습이 있었다.
이시다의 위치에서도, 아라키의 엉덩이에 드나들고 있는 진구우지의 왕자지가 보였다.
진구우지에게 찔릴 대 아라키의 얼굴은 귀신같이 일그러졌다.
이시다는 그런 아라키의 입에 자신의 자지를 내밀면서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이제 이 조직은 끝이다.......... 완전하게.)
시선을 피하는 것도, 눈감는 것도 금지되어 있는 이시다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계속>
ps1:좀 늦었습니다. 학교 때문에 갑자기 바빠져서.......-_-;
ps2:다음 편도 있습니다. 이번 주 안에는 올리겠습니다.-_-; 학교 때문에 바빠졌더니......... 으음. 뭐, 이번주에 올라온 것은 두 편뿐이니 문제는 없습니다.^^
ps3:나오코의 복수, 과연.^^ 남자들끼리 하는 부분은 절대 편역하고 싶지 않았지만..........-_-; 하지만 자기가 천재라며 웃을 때는............ 뭐랄까, 나오코라는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_-; 뭐랄까, 그 오만하면서 멍청한 부분이 귀여워보이더군요.-_-; 정말이지 캐릭터를 잘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등장하는 여자들이 마음에 든다고 해야할까요?^^ 작가님 이야기가 맞다면 나오코네 조직이야말로 마인드 서커스의 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던데............... 나오코 역시 키츠네의 인형이 되든, 마인드 서커스의 일원이 되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뭐, 적으로 처절하게 싸우는 것만 아니라면다 좋지만.
ps4:다음 편으로 제 1막, 마녀의 굴욕이 끝납니다. 제 2막부터는 키츠네들이 나오기만을 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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