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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4화. [Kiss xxxx] 9장 (최종화)


9 졸업



「응…이제……안된다니까…하윽!」
 두 번째 단추부터 아래는 모두 떼어져, 쉽게 등뒤로 돌아들어온 큰손이
브래지어의 후크를 벗겨 버린다.
「하응……」
 양손이 구속력을 잃은 브래지어 아래로부터 침입한다. 부드러운 움직임으
로 어루만지듯이 비비어져, 딱딱하게 되기 시작한 첨단을 집혀, 카스미가
비명을 지른다. 셔츠 안에 들어 온 이나리의 머리. 한숨이 닿는 장소가 뜨
겁다. 쓸데없는 것이 없는 등에 몇 번이나 내려오는 키스에까지 반응해, 흠
칫 흠칫 몸이 젖혀진다.
「이런 곳에서! 사람이 오면 어떻게 해요 …응」
 목소리를 낮추면서, 하지만 명확하게 항의했다. 그런다 해서, 멈출 리가
없다는 것 따윈 알고는 있지만.
 그대로, 완전히 개의치 않고, 한 손이 옆구리를 빠져나가, 스커트를 넘기
고 있다.
「아니, 한 번 하고 싶었어, 여기서」
「그러니까 지금이 아니라도 좋잖아요」
 엎드린 채 실린 교탁 위에서 팔꿈치를 붙이면서, 카스미가 목을 뒤로 돌
렸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한다는 거야? 앞으로 두 시간도 지나지 않으면 졸업
식인데」
「그러니까아! 응! 그만둬요」
 팬티의 안에 들어온 손가락이 부드러운 부분에 메워져 움직인다. 한쪽 발
은 교단에 닿지만, 이제 다른 한쪽은 마루와 수 센티의 거리가 떨어져 있
다. 어중간하게 된 한쪽 발을 푸드득 움직여도 뒤로부터 덮쳐져선 움직일
수 있는 범위 따윈 한정되어 버린다.
「벌써 충분히 했잖아요! 수학 준비실이라든지! 옥상이라든지…」
「그렇지만 교실은 없지?」
「당연하죠!」
 칠판에는, 하급생이 남긴 졸업을 축하하는 말이 쓰여져 있다.
 아침.
 답사를 읽기 위해선, 그 최종 확인과 리허설을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
에, 다른 졸업생은 9시 집합인 것을, 7시 반에 학교에 도착하기 위해서 카
스미는 7시 전에 나갈 생각으로 있었다.
 이나리 쪽은 당연 언제나 대로, 8시 반까지 학교에 도착하면 될 것인데,
나가려고 한 카스미를 5분 기다리게 하더니 차에 싣고 함께 등교해 버렸다.
「어제 돌아오는 게 늦었으니까 할 수 없잖아」
 어디에 가 있었는지, 늦어지니까 먼저 자고 있으라고 말하는 문자를 보낸
채로, 정말로 새벽이 되어서야 이나리는 돌아왔던 것이다.
「이나……정말, 이런 곳에서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선생님 이외 없어 절
대로」
「좋지? 마지막이니까」
「마지막이라니…으응」
「마지막이지? 이제 너는 절대 여기는 오지 않으니까, 마지막에 겨우 해
보다니 손해야」
 손가락의 움직임만으로 제대로 촉촉해진 거기로부터 손가락을 뽑아, 팬티
를 끌어내린 후, 방해가 되고 있는 회색의 스커트를 허리 위로 걷어올렸다.
「싫어어」
「아, 어니 내리지 마」
「그쪽이야말로 별로 스커트 넘기지 않아도 괜찮잖아요」
 팬티를 입고 있어도 보이면 부끄러운 장소를 노출되어 공기에 피부를 어
루만져지자 카스미가 몸을 비비 꼬며 바닥에 섰다.
「시각 효과지」
「그렇게 이상한 효과 필요해요!」
 무심코 소리가 커진 카스미의 입술에, 이나리가 물어뜯는 것 같은 키스를
했다.
「소리 커」
「흐윽………」
 서로 마주 본 것을 계기로, 또 가슴에 양손이 씌워진다.
「…」
「카스미, 얼굴 올려 봐」
 고개를 숙이며 소리를 삼키려고 하는 카스미에게 이나리가 속삭인다. 고
개를 저어 거부하는 카스미의 얼굴을 몸을 굽혀 들여다 보다, 키스를 하면
서 서서히 위를 향하게 했다.
「응」
 유방을 농락하면서 키스를 반복한다. 얽히는 혀와, 접 접 하는 부드러운
점착질 소리가 귀의 안쪽까지 울렸다.
「하아」
 아주 조금 입술을 떼어놓는다. 쫓듯이 살며시 나온 혀를 빨면 닿을 정도
의 거리.
「나, 양손 쓰고 있으니 카스미가 해 봐」
 항의를 받기 전에 입술을 겹친다. 쓰고 있는 양손은, 부드러운 가슴을 만
지작거리며 자꾸 움직이고, 첨단을 쿡쿡 찌른다.
 입으로 항의할 수 없어서, 팔로 당분간 저항을 나타내고 있던 카스미가
단념한 것처럼 손으로 더듬어 벨트에 손을 대고 벗겼다.
 빨리 끝내지 않으면 정말로 사람이 와 버릴지도 모른다.
 패스너를 내리자 벨트의 중량감으로 마음대로 슬랙스의 앞이 열려 버린
다. 커터 셔츠를 끌어내, 가능한 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팬티 안에 손
을 뻗어, 그것을 냈다.
「앞과 뒤 어느 쪽이 좋아?」
「………앞이 좋아」
「그러면 옆으로부터」
「싫어 옆은 마구 마구 안쪽까지 온단 말이에요! 잠깐! 말 좀 들어요」
 교단의 앞자리를 다리로 밀어 이은 후에 밀어 넘어뜨려졌다. 허리부터 아
래를 억지로 비틀려져 완전히 한쪽 발을 위로 구속되었다.
「역시 뒤처리 곤란하겠는걸」
 말하면서 주머니로부터 콘돔을 꺼내 여느 때처럼 구석을 물고 봉투를 찢
어, 한 손으로 재주 좋게 씌우고 있다.
「아! 그런 거 언제부터 준비한 거야! 하앗…」
 뜨거운 것이 맞았다고 생각한 순간, 그것이 거기에 꽂혀 온다. 몸을 되돌
리려고 해도 한쪽 발은 잡혀 있고, 아래의 다리는 끼어 있어 전혀 움직일
수 없다.
「응응 안 돼 바지 더러워져요」
「문제 없음. 이후 예복으로 갈아입을 거니까」
 더러워지는 것을 이유로 그만두게 하려고 한 계획은 시원스럽게 무너진
다.
 밀어올려져 몸이 흔들린다. 어떻게 확실하게 붙잡고 있어도, 불안정한 책
상 위에서는, 더욱 흔들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깊게 안쪽까지 꽂
혀서는 갉아내는 움직임에, 나오는 소리를 입술을 깨물어 죽인다.
 어중간하게 가슴이 벌어진 제복부터, 질질 내려진 브래지어와 그 아래에
있는 유방. 평평한 배에 걷어올려진 스커트. 억지로 비틀듯이 열려진 다리.
그 물건이 붙어있는 부분에서 꿈틀거리는 자신.
「아―…위험해. 이제 안돼」
 간격이 짧은 숨을 흘리고 있는 것은 서로 같지만, 너무 어떻게도 할 수
있던 「시각 효과」와 거기의 기분 좋음에, 현기증이 할 것 같다.
 들어올린 다리의 무릎까지 걸려있는 감색의 하이삭스를 이나리가 손가락
을 걸어 당겨 끌어내린다. 매끄러운 장딴지에 소리를 내 키스를 하고, 다홍
색 표시를 내어간다. 꿀 투성이가 된 그 자리에 손가락을 기어 넣으며 민감
한 살조각을 찾아냈다.
「앗! 하앙…아안돼」
 이나리의 리듬에 맞추어 움직이고 있던 카스미의 허리가, 제멋대로 부르
르 떨듯이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직격으로 거기가 꿈틀거리다 무의식중에
허리의 움직임이 멈추려 하는 것을 일부러 움직임을 앞당긴다.
「좋아?」
 카스미가 끄덕였다.
「갈 거 같아?」
「…막 들어 왔을 때부터 어질어질 했는데 거기 손대는 건 반칙이야!」
 희미하게 눈물을 눈가에 모으며, 카스미가 쉰 목소리로 외친다.
「아니, 평소보다 소리 내지 않으니까」
「참을 수…없잖아요! 하악…흐응…」
 비틀듯이 손대어져, 카스미의 허리가 튄다.
「선생님…하지 마요 ……」
「좋아. 여기서 그렇게 불리는 것도 마지막이니까, 선생님으로」
 도망치던 허리가 되돌려진다.
「아응」
 깊게, 제일 안쪽에 닿는다.
 그대로 안쪽을 밀어 올리듯이 몇 번이나 밀어 올릴 수 있는 것 같은 감
각.
「싫어…이제, 선생님, 그거……안돼」
 말하지 못해도, 거기가 말보다 솔직하게 절정의 때가 가까운 것을 고한
다.
 허덕이듯 반쯤 열린 입술을 카스미가 무의식중에 혀로 핥았다.
 그 영상만으로 3회 정도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본능이 전개가 되어, 이나리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허리를 흔들었다.
젖은 다홍색 입술로부터 넘치는 것은 짧은 비명.
「가……가요……으응! 아앙!」
 가는 허리가 젖혀진다. 밀착하듯이 꽉 눌린 연결된 부분으로부터, 최후의
외설스런 소리가 마구 흩어졌다.
 
 
「왜 그래?」
「여기가 얼얼해요. 붉어져 있어」
 셔츠의 버튼을 잠그면서, 처음에 교탁에 꽉 눌렸을 때 스친 복부를 문지
르며 카스미가 중얼거렸다.
「어떻는데?」
「안 봐도 괜찮아요!」
 모처럼 스커트 안에 넣은 셔츠가 또 끌려나올 거 같아 카스미가 뻗어 온
이나리의 손바닥을 쳤다.
 몸치장의 시간은 당연 이나리 쪽이 짧다. 옷을 갖추고 구부러진 리본 타
이를 다시 묶으면서 카스미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쩐지 뭐랄까, 자기 혐오가……이런 곳에서……」
「가 버린 게?」
「했던 게!」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쓰다듬고 있던 카스미가 반 울음과 같은 얼
굴로 반론했다.
「이제 정말로, 나 아직 합격 보고라든지, 졸업식이 끝나도 학교에 와야 한
단 말이에요?」
「그런 거 별로 오지 않아도 돼. 어차피 내가 해줄 수도 있고」
「싫어요. 내가 오고 싶은 걸」
 책상의 위치를 되돌리고 있는 이나리의 등 뒤로 카스미가 항의한다.
「………그럼 또 할까」
「하지 않아! 절대 안 와!」
 이제 이 사람과 이야기하는 건 싫다는 듯 카스미가 발을 동동 구른다.
「그렇다면 역시 마지막이지? 이걸로 끝. 카스미는 이제 여기에는 오지 않
아. 여기서 만나는 것은……학교에서 만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
 그렇지? 하고 뒤돌아본 이나리가 웃는다.
「갈아입어 올게. 너도 빨리 학년 주임에게 가 봐」
 턱을 잡혀, 카스미가 빼앗는 것 같은 키스를 당한다.
 재빠르게 교실에서 나가는 이나리의 등뒤를 방금 전보다 한층 더 큰 한숨
을 쉬며, 카스미가 전송했다.
 
 
 판에 박은 듯한 교장의 인사. 판에 박은 듯한 내빈의 인사. 송사가 있고,
답사.
 무대에 올라, 벌써 벌써 암기해 버린 세로 쓰기의 문장에 눈을 떨군다.
 판에 박은 대로. 작년의 그것과 거의 변함 없는 말을 마이크를 향해 말할
뿐.
 문득 시선을 알아차려 보니 쿠사노가 웃으며 오른손의 집게손가락을 빙글
빙글 돌리고 있다. 빨리 끝내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그것을 보고, 갑자기 기분이 느슨해진다. 웃어 버리고 나서, 큰일났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어?」
 당황하는 것 같은 자신의 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린다. 어째서 울고 있
는 것일까.
 어디까지 읽었는지 모르게 되었다. 전부 기억하고 있었는데, 머릿속이 새
하얗다.
 돌연 울기 시작한 본인도 본인이지만, 주위는 좀 더 놀라고 있는 것 같
아, 와글와글 소란스러워진다. 아무도 카스미가 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
았던 터이니 당연한가.
 어떻게 해요? 라고 말하듯 쿠사노가 이나리를 본다. 일부러인 것처럼 한
숨 돌린 후 천천히 한 동작으로 이나리가 일어서 스테이지의 연탁 앞에 선
것과 동시에, 웅성거림이 조용히 안정되었다.
 이나리가 제복의 소매로 얼굴을 닦으면서 아직 울고 있는 카스미를 봤다.
이나리가 웃는 것을 본 것은, 정면에 있던 카스미 뿐이다.
「뭘 아무것도 아닌 걸로 우는 거냐, 너는」
 낮은 소리가 가라앉은 강당 안에서 신기하게 잘 들렸다.
「하지만」
 카스미의 작은 중얼거림이 마이크를 통해 증폭된다.
「하지만, 선생님, 마지막 마지막인 걸요, 이제, 아침부터 몇 번이나 기쁜
듯이 말하고. 듣고 생각하던, 정말로 소중한 반 친구인데 혹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고. 그렇게 생각하면 마지막은 아주 슬
프잖아요?」
 도중 몇 번이나 콧물을 훌쩍거리는 거 같은 소리를 채우며 카스미가 말을
이었다.
「그런 거 싫어. 좀 더 여기에 있고 싶어. 모두와 선생님과 여기에 있고 싶
어. 졸업 같은 건 하고 싶지 않아. 선생님, 내가 졸업해 버려서 기뻐요?」
 이제 매일, 학교라고 하는 장소에서 만날 수 없게 되는데. 대학에 진학하
면, 지금까지 같이 사시사철 얼굴을 맞댈 수 있는 일은 없다.
「당연하잖아」
 깔끔한 단언을 듣자, 더욱 그렁그렁 눈물이 넘쳤다.
「카스미」
 이름을 불려, 카스미가 움찔 어깨를 떨었다. 이런 장소에서 성이 아니라
이름으로 불리자, 심장이 돌연 한 박자에 두 배의 피를 보내는 것 같은 소
리로 운다.
 무스를 발라 제대로 다듬어진 머리카락을 긁으며 이나리가 어떻게 할까
말하듯 쓴웃음을 지었다.
 이대로 카스미가 계속 우는 한 , 그녀의 희망대로 식은 끝나지 않는다.
「확실히 받아」
 받으라니, 뭘? 눈물로 젖은 얼굴을 들자 이나리가 예복의 가슴 주머니에
서 둘둘 감긴 종이를 꺼내, 어떻게 했는지 조화를 함께 붙여 던져 줬다.
 받을 필요도 없이, 정확하게 가슴팍으로 날아 온 그것을 카스미가 쉽게
잡았다.
「졸업해서 기쁘냐고? 당연히 기쁜 걸로 정해져 있잖아」
 낙담한 모습으로 팔장을 끼는 이나리와 손안의 종이를 교대로 봤다. 조화
를 고정시키고 있는 것은, 가는 링. 완만한 곡선으로, 뫼비우스의 형태로
겉의 금과 안의 플라티나가 서로 겹쳐 있다.
 조화를 떼어내, 반지를 종이로부터 뽑아냈다. 반지를 꽉 꽉 쥐면서.
 펼치지 않아도, 이것이 무엇인지 알았지만.
 A3판의 얄팍한 종이에 인쇄된 홍차색 문자와 테두리.
 보아서 익숙한, 예쁘지만 획의 상태가 미묘하게 비뚤어진 성격을 드러내
고 있는 글씨.
 종이가 패일 정도로 힘껏 꽉 눌린 주홍색 도장.
 우측에 있는 증인 란에는, 아마 아주 대단한 달필이라 그런 거겠지만, 일
필휘지로 써진 이나리 카즈이의 이름과 그 옆에는 교과서의 표본같이 단정
힌 글씨로 써진, 호죠의 이름.
「네가 졸업하지 않으면 어떻게 쓸 수가 없어. 모처럼 어제 고향에 돌아가
바보의 집까지 갔다온 나의 고생은 어떻게 되냐」
 한숨과 같이, 푸념을 말하는 이나리를 보고, 카스미가 울면서 웃었다.
「와라. 이런 곳보다 훨씬 좋은 곳에 데려다 줄 테니까」
 손을 뻗치는 이나리에게 끄덕이며, 받았을 때와 같이 둥글게 되어 버린
종이를 또 반지로 고정했다. 조화를 자신의 것과 함께 가슴팍의 엠블럼 아
래에 있는 주머니에 찔러넣고는 숨을 들이마셨다. 마음껏.
「죄송해요! 이어지는 말을 잊어 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아무것도 말
할 수가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마이크에서 찢어지는 소리가 나기 일보 직전의 음량으로 카스미가 외치며
인사를 했다. 큰 소리에 시간이 멈춘 것처럼 아무도 움직일 수 없었다.
 성대하게 꽃꽂이가 된 봄꽃이 놓인 연탁의 옆을 지나, 아래에 있는 이나
리를 향해 뛰어 내렸다.
「좋아. 주위가 바보같이 되어 있는 동안에 빨리 도망치자」
 내려온 카스미를 꼭 껴안으며 이나리가 귓전으로 속삭였다. 카스미가 끄
덕이는 것과 동시에, 다리가 땅을 뒤따른다.
 손을 잡고, 중앙으로 난 길을 달려갔다.
 누군가가 뒤에서 외치고 있었다.
 쿠사노의 목소리도 들린 것 같았다.
 밖으로 통하는 문은, 어느새인가 활짝 열려 있었다. 조금 전까지 닫혀 있
었는데 옆을 보니 미사에가 쓴웃음을 지은 채 서 있었다.
 강당을 나와, 삼단 계단을 단번에 뛰어내렸다. 밖에 있던 하급생들이, 종
료의 박수도 없이 달려나온 교사와 학생을 보고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지
만, 무시한 채 되돌아보지 않고 주차장까지 달렸다.
 차 문을 열 때, 강당 쪽을 보니 학생 지도 선생님과 여러 명 체력이 있어
보이는 젊은 교사. 그리고, 반 친구의 면면이 쫗아오고 있었다.
「와. 큰 소란이에요. 선생님」
「괜찮으니까 빨리 타라」
 카스미가 타는 것과 동시에 타이어를 화려하게 마찰시키며 이나리가 차를
움직였다. 추격자를 완전하게 뿌리치기 위해서 뒷문을 감속 없이 통과해,
한번 더 타이어가 비명을 지를 만큼 억지로 구부러져 큰길로 나왔다. 그 소
리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아, 큰일났다. 졸업 증서 가져오는 것 잊었어」
「상관마라. 나중에 내가 가져 와 줄게」
「그렇지만 선생님, 어떻게 할 거에요? 이대로 실업할지도 몰라」
 틀림없이 큰 소란일 것이다. 내일 모레는 토일요일이므로 휴일이지만, 월
요일부터 또 이나리는 통상의 업무가 있을 것인데, 어떻게 출근할 생각일
까.
「그럴까. 이런 때에 국회 의원과 교육위원회 관계의 커넥션을 쓰는 거지」
「……그런, 더러운 어른의 견본 같은 일……」
 국회의원이라면 역시 부친을 가리키는 것일 거고, 교육위원회 관계의 커
넥션은 호죠일 것이다.
「지금까지 사양하고 있던 만큼 , 뼈의 골수까지 쫙 빨아먹어 줄 거니까」
「선생님, 그거, 이제 곧 스물 아홉이 되는 남자가 해도 좋을 대사는 아닌
데요. 거기다 선생님, 별로 공립이 아니어도 사립같은 곳에서 서로 오라잖
아요」
 학생 쪽에서 보면 횡포일 정도로 강행인 수업이지만, 실제 신성 고등학교
는, 현립 고교가 일제히 실시하는 학력 시험을 하면 현내 1등으로 수학의
평균점이 높다. 이러니 저러니 말해도, 그 나름대로 학생은 이나리의 수업
을 받아 실력을 올리고 있다.
 그러한 사실을 냄새 맡은 사립의 진학교로부터 몇 번이나 권유를 받았지
만, 조건도 듣지 않고 거절하고 있다.
「바보. 나는 착실한 공무원 타입이야. 사립같은 것에 가서 행동 범위에 여
유가 생기면 또 필요 없이 풍파를 일으킬 걸」
 이나리 마아야가 이나리 가와 혈연이 아니었다고 알려지자마자, 이나리의
주위가 돌연 소란스러워졌다. 매일과 같이 이나리 카즈이 후원회의 인간으
로부터, 뒤를 이으라고 빗발 같은 재촉을 받다가, 겨우 최근 조용하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선생님은 어째서 선생님이 되었어요? 나, 그거 계속 전부터
정말 의문이었는 걸」
「응? 이유? 간단하다. 장래가 보장된다고 들었던 것이 고교 교사였으니
까, 거기다 너를 만날 수 있었으니 완전 성공이지」
「………너무 간단해」
「괜찮아 별로. 일자리가 뭐든. 정치 관련만 아니면. 너야말로 어째서 교육
학과냐?」
 그것이야말로 궁금하다는 듯 이나리가 묻는다.
「네? 응. 역시 간단한가. 선생님이 선생님이니까, 나도 하자고 생각했어.
내가 되고 싶은 것은 고등학교가 아니고 초등학교에요」
 웃으면서 카스미가 그렇게 말하고는, 달리고 있는 동안 쥐어 버려 조금
구깃구깃하게 된 둥글게 된 종이를 손 위에서 펼쳤다.
「증인은, 어른이 되어도 필요하네요」
「그런가 봐. 어제 카스미 쪽만 하면 될 거라고 생각해 쿄코씨에게 가니까
네 거는? 이라고 들어서 말이야. 당황했어. 오늘 건네줄 생각이었으니까.
도쿄의 집에 전화 거니까 국회에서 예산 심의중의 짬에 집에 와있다고 해
서」
「선생님이라도 모르는 것은 있군요?」
「당연하지. 보는 것도 쓰는 것도 처음이다」
「그렇다면 그렇네요」
 살짝 보았을 뿐이지만, 어쩐지 갖가지 귀찮아 보이는 서류였다.
「……여기에 써 주는 거, 뭔가 들었어요?」
 호죠는 시원스럽게 써 줄 것 같지만, 이나리 카즈이 쪽은 어땠을까 하고,
카스미가 조금 불안한 듯한 얼굴로 이나리를 보면서 물었다.
「듣긴 들었다」
「………뭘?」
 황색이 될 뻔한 신호 앞에서 감속해 멈춘다. 일부러인 듯 숨을 한 번 쉬
고 이나리가 진지한 얼굴로, 귀를 숙인 강아지와 같이 벌벌 떨면서 이나리
에게 시선을 돌려주고 카스미를 봤다.
「진학하는데 복잡한 일들이 안정되고 난 후로 좋으니까 도쿄의 집에 밥 먹
으러 오라고」
 힐쭉 웃으며, 내버려두면 소중한 서류를 구겨버릴 것 같아 보이는 카스미
로부터, 자연스럽게 그것을 받아 이나리가 자신의 가슴 주머니에 넣었다.
「싫으면 안 가도 되지만?」
「가요!」
「말해 두는데 당장은 무리니까. 아직 저 쪽에 있을 것이고」
 이대로 가려고 말하기 시작할 것 같은 카스미보다 먼저 이나리가 그걸 말
린다.
「여기서부터 가는 곳은 벌써 정해져 있으니까」
「응? 집에 돌아가는……게……아니, 군요」
 듣고서야 처음으로 눈치챘는지 평상시와 다른 풍경에 두리번두리번 카스
미가 목을 둘렸다.
「어디 가는 거에요?」
「좋은 곳에 데려다 준다고 했잖아. 맞추면 말해 줘. 벌써 도착했지만」
「도착한다면 먼저 가르쳐 주어도 좋잖아…요? ……」
 눈앞에 있는 건물에, 카스미가 입을 조용히 움직인다.
 교회?
 활짝 개인 3월의 푸른 하늘과 흰 건물의 대비. 그 앞에 있는 주차공간에
차가 멈춘다.
「………그러니까, 말했잖아. 졸업식이 끝나면 건네줄 생각이었다고」
 알 수 없는 움직임을 계속하는 카스미를 차내에 남긴 채로, 이나리가 내
려 조수석의 문을 연다.
「예정보다 많이 빨랐지만 저 애들 와 있을까」
「너무 빨라. 당신들 바보같은 일 저질렀다며?」
「바보라든가 말하지 마. 어쩔 수 없었으니까」
 키가 큰 인물이 휴대전화를 한 손에 들고 낄낄 웃으면서 다가왔다.
「어째서, 남에게 말도 없이 이런 일 하는 거에요?」
 어떻게든 회복한 것 같은 카스미가, 안전 벨트를 풀고 밖에 나왔다.
「아. 지난번의 보복. 너보다는 준비 기간은 짧아」
「………」
「어머나, 즐거운 일의 한쪽 메는 것은 좋아해요(樂しいことの片棒擔ぐのは
好きよ - 의미 불명)」
「오늘도 또 울트라 고저스군요…미카씨……」
 팔에 든 브랜드 가방에 전화를 넣으며 빛나듯 미소지으면서 옆에 선 인물
을 보며 카스미 가 중얼거린다.
「결혼식에 불렸을 때의 컨셉은 「신부보다 눈에 띈다」겠지?」
「점장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보다 눈에 띄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지 않
을 것입니다. 덩치만 큰 사람들은 벽이 되지 말고 물러나 주세요. 중요한
소녀가 나올 수 없지 않습니까」
 네 방해 방해, 라고 하면서 트윈 테일의 머리를 이나리와 미카 사이에 찔
러 넣어, 점원인 시마가 얼굴을 내밀고는 카스미의 팔을 잡아끌기 시작한
다.
「자. 소녀는 받았으니까」
「에? 에에!」
 누구에게도 승낙을 듣지 않고 그대로 카스미를 질질 끌듯이 시마가 멀어
진다.
「어느 정도 걸리지?」
「가격? 시간?」
「돈은 확실히 지불할 거지만. 시간이다 시간」
「흐음―…뭐라도 해도 쇼코도 솜씨는 좋으니까 빠르면 30분 정도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잠깐 기다려 어디 가는 거야?」
「어디긴, 한가하니까 찻집이나 갔다올게」
 부지 안에서 나가려고 한 이나리의 목덜미를 잡아 미카가 질질 끌고 왔
다.
「설마 그대로 있을 생각은 아니겠지」
「괜찮잖아 별로. 예복이고」
 담임을 맡은 반이 졸업생이라고 하는 일도 있어, 이나리가 입고 있는 것
은 검은 색 예복이었다.
「자기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어디에 검은 신랑이 있어. 자기의 쪽도 준비
해 두었으니까 갈아입어」
「어이 임마. 부탁한 적 없어」
「축의금이야 축의금. 흰색의 에나멜로 리본 붙은 구두, 신게 해 줄 거니
까」
「싫은 느낌인데, 그런 건」
「결혼식이라고 하는 것은, 신랑 신부가 구경거리가 되는 걸로 정해져 있
어」
 끌려가면서 그렇게 단언을 듣자, 단념한 것처럼 이나리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니까 어째서 웨딩 드레스가 미니에요?」
 연예인이거나 한 것도 아닌데.
「어머나. 왜냐하면 어울리잖아?」
「역시 선생님의 의견?」
「응-응. 이것은 나의 독단과 편견. 그, 웨딩 드레스에 미니가 있다니 보통
모르잖아? 알고 있었다면 틀림없이 그걸로 주문 넣었을 걸」
 대기실에 들어간 후, 처음 감아놓았던 컬을 벗겨내면서 웃으며 시마가 단
언했다.
 빙글빙글 재주 좋은 손놀림으로 감겨진 머리카락을 땋아 올려 핀으로 고
정하고 생화를 장식한다.
「젊은 아이는 좋구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화장 먹는 게 달라. 눈매에 파
란 색 조금 넣는 쪽이 좋을까?」
 립스틱을 팔레트 위에서 다른 색과 섞어 색깔을 만들면서, 쇼코가 카스미
의 얼굴을 바라본다.
「이것으로 좋다 싶은데. 이 소녀, 두드러지거나 하지 않아도 눈초리는 확
실한 걸」
「오케이. 네, 위를 향해 입의 힘 넣어. 웅. 하는 느낌으로. 그래그래」
 들은 대로 카스미가 턱을 올려 입을 모은다. 쇼코가 입술의 라인을 따라
펜슬을 넣어, 만든 색을 브러쉬로 칠한다.
「그러면 이번은 조금 벌려. 그렇게 바보같이 벌리지 않아도 좋으니까. 네
그대로」
 솜씨 좋게 브러쉬를 움직인 후, 좌우로부터 확인하듯이 바라본다.
「좋아. 내가 봐도 훌륭한 성과인 걸」
「머리도 좀 더 할까. 어때?」
「괜찮지 않아?」
「…… 고맙습니다」
 둥실둥실 빙글빙글한 머리 모양의 자신이 거울 속에서 이쪽을 보고 있다.
놀랄 정도로 예쁘게 화장되고 있는 일도 있어, 그것이 자신인지 지금 확신
이 생기지 않았다.
 붙여 준 꽃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목을 움직여, 거울 안의 인물이 자기
자신이라고 확인하고 있자, 문이 떠나도록 노크하며 미사에의 쌍둥이가 얼
굴을 내민다.
「끝났으니까 들어와도 좋아요」
 입구에 선 채로 좀처럼 들어오지 않는 쌍둥이에게 시마가 얘기하자 살그
머니 문을 밀며 방에 들어온다.
 수줍은 모습으로 카스미의 옆에까지 와, 두 명이 함께 화악 웃었다.
「카스미 누나 예뻐요―. 와아―」
 타이밍도 좋게 그렇게 말하고는 쌍둥이가 얼굴을 마주보며 또 웃는다.
「저기요 저기요, 이거 나와 케이가 선택했어요」
 쭉 뒤에 숨기고 있던 것을 앞으로 내며, 쌍둥이 중 여자 아이, 케이가 사랑
스러운 부케를 내민다.
「우리들로부터의 축하합니다아」
「고마워요」
 크기도 색도 각양각색의 꽃이 장식된 부케를 받아, 함께 웃고 있자 차를
세우고 온 것 같은 미사에와 코우가 나타나 별로 넓지 않은 대기실은 만원
이 되었다.
「아-아. 예쁘게 되었네. 조금 전까지 울면서 답사 읽고 있었던 사람과 같
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야 」
「……그 기억, 지워 주세요……」
 여기에 있는 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그 현장에 마침 있었던 미사에에게 그
런 말을 듣자, 카스미가 항복이라고 말하고 싶은 듯 어깨를 늘어트리며 중
얼거린다.
「저쪽도 준비가 된 거 같고, 슬슬 갈까」
 앉아 있던 카스미에게, 코우가 손을 뻗친다.
「네」
 
 
 코우에 이끌려 들어 온 카스미를 보고, 아주 조금 놀란 얼굴을 한 이나리
에게 한 걸음씩 카스미가 가까워졌다.
「놀랐어요?」
「조금. 좋군, 배꼽이 보일 듯한 녀석이 아니라서」
「윽! 잊고 있던 일 생각나게 하지 마요」
 오늘 아침의 일을 듣자, 카스미가 신음했다. 소곤소곤 말하고 있자, 헛기
침을 하며 진행해도 좋습니까 라고 들었다. 갑자기 실전으로 두근두근 했지
만, 확실히 컨닝페이퍼가 있어, 그대로 하고 있으면 어떻게든 되는 것이다.
 손가락에 있는, 겉도 속도 없는 뫼비우스의 고리. 어디까지나 영원히 연
결되는 것.
 눈을 감았다.
 맹세합니까? 라고 재차 듣자, 덜컥 한다.
 그렇지만 맹세하는 상대는 신이 아니라, 반드시 자기 자신과 그리고 상대
에게.
 모든 시작의 키스를.
 


                                    
  
2002.3. 30fin.

















[군말 군말]

1년이 넘었습니다. 다른 분이 소개해준 야설 사이트에서 링크를 타다 타다
이 글을 발견하고는 번역기로 보면서 확 반해 버린 지가, 혼자 보기 아까워
서 일본어도 모르는 인간이 번역기 돌린 거에 무작배기로 사전 뒤져가며 이
글을 손대기 시작한 지가.

이미 왜곡이 생기는 번역기 바탕이고, 일본어도 모르는 사람이 했기에 따지
고 보면 이 글 자체가 원판에 대한 죄악입니다. 거기다 원문 문장 자체가
주어 생략 때문에 행동 주체가 불분명한 게 많아 쪼대로 주어를 삽입하기도
하고 의성어나 의태어 등등 번역기로 괴이하게 나오는 것들 생략해 버린 거
도 많습니다.

등장인물들의 후일담 다룬 외전하고, 이나리가 카스미한테 간호사복 입혀놓
고 덮치는 외전, 신혼여행 이야기인 외전이 남았는데, 이것들은 카스미 일
인칭이다 보니 어투 자체가 번역기로 하도 괴이하게 나와 손댈지 모르겠습
니다. 실제 작중 카스미가 이나리에게 하는 말을 보면 평서형과 경어체가
왔다리 갔다리 하는데 - 아는 사람은 아는 게임 츠키히메에서 시키가 시엘
에게 하는 어투하고 비슷하달까요 - 학교에서 여자 후배들 보면 저한테 이
런 식으로 말하는 애들이 있어서 대강 봐가며 쪼대로 옮겼습니다.

군말 안 달려 했는데, 죄의 고백은 필요할 거 같아 남깁니다.
씁슬함과 시원함과 아쉬움을 담아 혼자 건배나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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