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정풍운(雷霆風雲)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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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서시독화
엔트로피를 아는가? 본래 공간은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그것은 기 혹은 마나라고 하는 형이상학적인 힘들과는 다른 절대적 평형 상태에 이른 실체적 에너지다. 온수와 냉수를 섞으면 평형점을 찾아 미지근한 물이 되어버리듯이 절대적인 균형 상태에 이른 에너지는 더 이상 변화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절대적 평형 상태로 공간에 가득 찬 에너지를 학자들은 제로포인트에너지라 부른다. 제로포인트 에너지는 웬만해선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 평온을 깨트리는 것은 바로 신의 영역 ‘엔트로피의 역전’인 것이다.
그러나 만약 한 순간이나마 차원이 열린다면 어떻게 될까? 양 차원 간의 에너지의 절대량이 동일하지 않는 한,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그 열린 틈을 타고 에너지의 교류가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 끼어든 생명체는 백중 백은 그 에너지의 막대한 분류에 치여 흔적도 없이 완벽하게 소멸될 것이다. 그렇다면 백의 하나, 천의 하나, 만의 하나, 그 생명이 살아날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 생명이 살아남는 단 하나의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그 에너지의 흐름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마치 풍선의 안과 밖의 기압 평형으로 형태를 유지하고 터지지 않는 것처럼, 몸을 그릇으로 삼아 그 분류하는 에너지를 품고 몸 안의 에너지와 밖의 에너지가 평형을 이뤄야만 살아날 수 있다. 그 순간이 비록 수억만분의 일초라 하더라도, 공간을 이루는 에너지를 담게 된 육신을 어찌 평범하다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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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엄청난 충격파가 전 무림을 휩쓸었다.
<뇌정검호각(雷霆劍豪閣)이 멸망(滅亡)했다!>
그같은 소문이 강호를 온통 벌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뇌정검호각!
그들이 누구인가? 비록 신주사패천(神州四覇天)만은 못하지만 천하이대검파(天下二大劍派)로까지 꼽히는 명문이 아니었던가?
당금의 뇌정검호각 각주인 뇌정천왕(雷霆天皇) 능천휘(凌天輝)는 당금 무림의 최고 고수인 팔무제(八武帝)중 한명이기도 했다. 헌데 능천휘가 그의 아내 다정관음(多情觀音) 뇌온려와 함께 북망산에서 실종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그 유서깊은 명가 중의 명가 뇌정검호각이 일주야만에 무참한 초토(焦土)로 화된 것이다. 과연 당금 무림에서 누가 저 뇌정검호각을 하루밤낮 사이에 주춧돌 하나 남기지 않고 멸망시킬 수 있었단 말인가? 강호무림은 막연한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다. 자신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어떤 가공할 마의 실체를 어렴풋이나마 감지한 때문이다.
머지않아 무림은 수백년래의 다시없을 대겁풍(大劫風)에 휩싸이게 되리라!
과연 누가 있어 이 전율스러운 겁난을 해소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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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성은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성숙하고 풍염한 나신을 보며 신음했다. 뇌운려는 팽팽하게 부푼 늠름한 육봉을 한손으로 잡고 뜨겁게 달아올라있는 자신의 몸 안으로 인도하였다.
"으음…아아… 하아…아…"
뇌온려는 커다란 귀두가 꽃잎을 찢을 듯 벌리며 들어오는 것이 느끼며 절로 신음소리를 냈다. 커다란 육봉이 단번에 뇌온려의 질속까지 박혀들자 그녀는 육봉에서 손을 떼고 양손으로 이현성의 가슴을 짚고는 슬쩍슬쩍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학!"
그녀가 율동할 때마다 늠름한 육봉이 그녀의 질속을 묵직하게 찔러왔다. 뇌온려는 점점 진한 쾌감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아아아…하아…이렇게……아아… "
뇌온려는 하체를 가득 메운 그 느낌이 익숙해지자 점점 엉덩이를 거세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뇌온려의 희고 매우 풍만한 엉덩이가 높이 들렸다가 힘 있게 내려올 때마다 침상이 흔들렸다.
"하으응…상공… 온려는… 하아 좋아요. 상공의 것이 몸속에 가득 찼어요… 아하악…"
애액으로 충분히 젖어있는 그녀의 질인데도 그 탈태환골로 거대해진 육봉은 여전히 빡빡한 감이 있었다. 본래 탈태환골한다고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용정혈지가 워낙 양기가 강한 영물이었기 때문이다.
구불구불한 육동(肉洞)이 요동치며 이현성의 육봉을 압박해오니, 지난 몇 달간의 경험이 없었다면 이현성은 당장이라도 사정할 것 같았다. 이현성은 풍만한 젖가슴을 양손으로 하나씩 움켜잡고 자신의 하복부를 내리찍는 뇌온려의 율동에 맞춰 자신도 밑에서 쳐올렸다.
"아하악…아악… 하앙… 상공 멋져요! 하윽…"
뇌온려는 자신의 몸과 마음의 주인에게 자신의 육체를 이용해 어떻게 해서든 최고의 쾌락을 안겨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이현성의 탄탄한 가슴을 손으로 내리눌러 지탱한 채 열심히 엉덩이를 내리찍으며 회음부에 온힘을 쏟아 그 단단한 육봉을 조였다.
"하으흑… 상공…하으윽… 하아아악!!"
"허헉…"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비음을 내지르면서도 뇌온려는 그 거센 율동을 멈추지 않았다. 철기둥처럼 단단한 육봉이 속살들을 헤집고 자궁까지 뚫어버릴 듯 박혀드니, 강렬한 자극과 쾌감은 그녀의 연약한 몸으로 감당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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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번째의 절정인지… 애액으로 질퍽하게 녹아내린 그녀의 몸속을 이현성의 육봉이 끊임없이 드나들며 뇌온려를 이를 데 없는 황홀경 속에 빠뜨리고 있었다. 현숙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은 쾌락과 환희에 젖어 지극히 음란하고 요염했다.
둘의 자세는 어느새 후배위로 바뀌어 개처럼 엎드린 뇌온려를 이현성이 뒤에서 범하고 있었다. 백설같이 희고 풍만한 엉덩이가 이현성의 하복부에 찰싹찰싹 세차게 부딪치고 그 충격에 뇌온려의 탄력넘치는 엉덩이 살이 끊임없이 교염(嬌艶)하게 흔들렸다.
"아하악…아악… 하앙… 하윽…"
그리고 그녀의 가슴은 그녀의 헐떡임에 따라 이현성의 손에 잡혀 있는 것과 상관없이 음란한 땀을 흘리며 출렁이고 있었다. 그것은 달콤한 즙으로 가득찬 과일 같았다. 그녀의 가슴은 이현성의 손이 농락하는 대로 이리 저리 모양이 바뀌었다.
“하으으...안돼…아하악…아악… 하앙… …하윽…”
이현성의 손가락은 가슴 속으로 파묻힌 듯 잘 보이지 않았다. 뇌온려의 하얀 피부에 이현성의 손가락 자국이 붉은 낙인처럼 새겨졌다.
그사이에도 이현성의 육봉은 쉬지 않고 뇌온려의 비부를 유린하고 있었다. 이현성의 육봉이 뇌온려의 질안을 드나들 때마다 앙증맞은 붉은 입술에선 달콤한 교성이 흘러나왔다. 끈적한 점액질 소리가 끊이지 않으며 두 사람의 이음부 사이에선 거품같은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앗…아…, 좋아요…, 아아아…, 으응….”
이현성의 육봉이 그녀의 몸속에서 난폭하게 움직이니, 색욕으로 미친 듯한 목소리가 뇌온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으음…흐응…하아.… 아흐응….흐음…"
그리고 마침내 절정에 이른 뇌온려의 나신이 경직된 채 부들부들 떨렸고, 이현성 역시 육봉을 그녀의 몸 속 깊숙히 찔러넣고는 대량의 정액을 방출했다
뇌온려는 자궁 깊숙한 곳을 두드리는 뜨거운 정액을 느끼며 쓰러지듯 무너져 내렸다. 이윽고 사정을 마친 이현성이 몸을 떼어 내자 떨리는 뇌온려의 허벅지를 타고 두 사람의 체액이 흘러나왔다.
둘은 운우의 여운을 즐기며 서로를 부둥켜안고 잠이 들었다.
새벽녘, 이현성은 잠에서 깨자마자 뇌온려가 깨지 않게 조심해서 밖으로 나왔다.
가을!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제법 바람이 싸늘한 추상지절(秋霜之節)이 되었다. 북망산에서 사대흉신으로부터 어렵사리 도망친 이현성은 별 수 없이 뇌정검호각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능천휘가 준 가죽주머니에는 돈도 들어있었고, 뇌온려도 생각보다는 멀쩡했다. 단지 이현성을 남편으로 여기며 그가 말하는 것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해도(指鹿爲馬) 믿는다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뇌온려에게 의지해 뇌정검호각으로 가던 이현성은 뇌정검호각이 멸문당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문을 듣고 여정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피붙이 하나 없는 외딴 세계에서 기댈 곳조차 잃어버린 이현성은 하는 수 없이 산으로 들어와 뇌온려에게 무공을 배우기 시작했다.
-수월암(水月庵)!
그들이 묶고 있는 이곳은 그 이름에도 불구하고, 대웅전과 조사당, 그리고 도처에 열 몇 군데의 암자를 지닌 방대한 규모로 암자라고 하기엔 어색한 곳이었다. 이현성은 수월암에 얼마간의 돈을 시주한 뒤 자신과 뇌온려를 모자지간이라 속이고 암자 중 한 곳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뇌온려의 외모가 워낙 젊어 보이기 에 완전히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암주는 수월사태(水月師太)라는 불덕 깊은 노니로 그들이 뇌온려의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해 왔다고 하자 따로 떨어진 조용한 암자를 마련해 주었다.
“차앗!”
아직 해가 솟지 않은 이른 새벽, 외딴 숲 속 공터에서 검무(劍舞)를 추는 청년이 한 명 있었다.
벌거벗은 상체가 구리로 빚은 듯 탄탄해 보이는 이 청년은 바로 이현성이었다. 이현성이 뇌정천왕 능천휘의 부인인 다정관음 뇌온려와 함께 수월암으로 온 지도 벌써 넉달이 흘렀다. 본래 뇌정천왕 능천휘가 남겨준 주머니에는 뇌정검호각의 비전절기가 적혀 있었으나 이현성에게 그것을 읽고 이해할 능력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뇌온려에게 부탁해 능천휘의 무공을 배우고 있었는데, 그녀는 정신이 혼미해져서인지 아무런 이상함도 느끼지 못하고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아직 이현성의 검에서는 별다른 기세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그 자세만은 나름대로 완벽했으니 이는 용정혈지와 차원이동의 효과로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뇌정복마진경(雷霆伏魔眞經)>
이것이 뇌정천왕 능천휘가 이현성에게 남긴 가죽주머니 속에 들었던 비급이다.
뇌정복마진경은 뇌정검호각의 시조인 서천검성(西天劍聖) 능무외(凌無畏)가 천축에서 얻은 것으로, 그 안에는 한 가지 내공심법(內功心法)과 구초(九招)의 검결(劍訣)이 수록되어 있었다.
-뇌정복마심결(雷霆伏魔心訣)!
-복마대구식(伏魔大九式)!
바로 이것들이었다.
뇌정복마심결(雷霆伏魔心訣)은 본래 불가의 무공임에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격렬하고도 파괴적인 내공심법이다. 이를 운용하면 몸안에서 음양이기(陰陽二氣)가 충돌하여 무엇이든 바스러뜨리는 뇌정강살(雷霆剛煞)을 발생시킨다. 그 뇌정강살을 몸 밖으로 토해내면 격렬한 섬광(閃光)과 뇌전(雷電)이 작렬하며 부딪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 만일 이를 검으로 시전하면 어떤 호신강기라도 끊어 버리는 검강, 즉 뇌전검강(雷電劍剛)이 된다.
<복마구식(伏魔九式)>
그 구초의 검결에 검학의 시작과 끝이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복마구식은 그만큼 심오하며 또한 위력적이었다. 이는 전육식(前六式)과 후삼식(後三式)의 두 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뇌정출운(雷霆出雲)!
-뇌정사일(雷霆射日)!
-뇌정참마(雷霆斬魔)!
-뇌정자해(雷霆刺海)!
-뇌정파천(雷霆破天)!
-뇌정십방멸(雷霆十方滅)!
치밀하고도 기오막측한 변화를 담고 있는 육식의 검결. 이를 능가할 만한 검법은 고금을 통틀어도 흔치 않았다.그러나 그토록 위력적인 복마전육식도 후삼식(後三式)에 비하면 빛이 바래고 만다. 전육식이 반딧불이라면 후삼식의 위력은 바로 보름달인 것이다.
-뇌정멸겁파(雷霆滅劫波)!
-천승비폭류(千乘飛瀑流)!
-뇌정만겁파천무(雷霆萬劫破天舞)!
“휴우! 역시 어렵구나! 이제 전 육식은 어떻게 되는데 후삼식은 연결이 매끄럽지가 않군.”
이현성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으며 검무를 멈추었다.
만일 다른 무림인이 그의 혼잣말을 들었다면 놀라서 까무러쳤을 것이다. 능천휘도 전육식을 달통하는 데 무려 삼십 년의 세월이 걸렸는데 단지 넉달 만에 복마구식을 펼칠 수 있게 되다니, 그러나 그 안에 감추어진 진실을 알게 된다면 까무러치다 못해 기가 막혀 죽어버릴 것이다.
본래 복마대구식은 뇌정복마심결을 본바탕에 두고 있는 것으로 최소한 삼성의 경지를 이루어야 일초반식이라도 펼칠 수 있는 검법이다. 그 서천검성 이래의 최고기재라는 뇌정천왕 능천휘조차도 뇌정복마심결의 삼성에 이르는 데는 십년의 고련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현성은 뇌정복마심결을 전혀 익히지 않고 있었다. 아니 전혀 익히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 자신의 몸 안에 자리 잡은 막대한 잠력을 느낀 이현성은 뇌정복마심결에 따라 그 기운을 인도하려 했다. 하지만 심법을 조금만 일으켜도 전신이 터져나갈 듯 힘이 끌어 오르니 익힐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검법만이라도 익히기 시작했는데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검이 막힘없이 흘러가니 굳이 형이상학적으로 복잡하기만한 뇌정복마심결을 익히기는 포기하고 단순한 운기로 기를 다스리고 있었다.
따라서 그의 검에는 뇌정지기가 전혀 담겨 있지 않았는데도 복마구식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벌써 사개월째, 이대로 이쪽 세계에 눌러 살아야 하는 걸까?’
이현성은 고개를 설래 저었다. 정말이지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기약없는 일이었다.
그는 다정관음 뇌온려를 자신의 여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비록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뇌정검호각의 대통을 이은 이상 뇌정천왕 능천휘는 자신의 사부나 다름없다. 당연히 능천휘의 아내인 다정관음 뇌온려는 그에게 사모라고 할 수 있으니 남들이 안다면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현성은 그녀를 놓아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본래 이쪽 세계 사람들과는 사고방식도 틀리고 뇌온려는 칠색화모와 함께 그의 첫 여자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헌데 바로 그 때였다.
-파라라랑!
돌연 이현성의 시야로 한무리의 나비떼가 들어왔다.이현성은 움찔 놀라 나비들을 바라보았다. 때는 바야흐로 만추(晩秋), 나비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어야만 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파라락! 휘르르르!
나비들은 이현성의 머리 위에서 무엇인가 호소하듯이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가 그것들은 한 줄로 열을 이루어 좌측의 숲으로 날아들어갔다.
‘설마 도움을 청하는 것인가? 한갖 나비 따위가…?’
이현성은 어이없어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그가 쫓아오지 않자 숲으로 날아가던 나비들은 다시 되날아와 이현성의 주위로 어지러이 군무(群舞)를 추었다.
“좋아! 이런상황이라면 분명 뭔가 있는 거겠지. 따라가 주마.”
이현성은 웃으며 나비들을 따라 몸을 날렸다. 곧 그의 모습은 숲속으로 사라졌다.
적석산 기슭에 하나의 은밀한 동굴이 퇴락한 덩굴에 덮여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 깊지 않은 그 동굴에서 지금 기괴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흐흐! 본좌가 풍류를 좋아하여 숱한 계집을 맛보았으나 지금껏 너 만한 우물(尤物)은 보지 못했다.”
사내, 깡마른 체구에 눈두덩이가 시퍼런 것이 아주 음침한 인상을 지닌 사내가 한 명 여인을 바닥에 누인 채 희롱하고 있었다.
그 자에게 희롱당하고 있는 여인!
나이는 이십대 중반 정도인데 몸에는 눈같이 흰 옷을 걸치고 있고 아무 장식도 없는 머리카락은 여인의 키보다도 더 길었다. 화용월태(花容月態)라고나 할까? 여인의 용모는 사내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여인에게서 가장 중요한 매력은… 향기(香氣)였다. 기이하게도 여인의 몸에서는 그윽한 꽃내음이 나는 것이다. 단지 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느껴지는 꽃내음…! 달콤하고 향긋한 그 꽃내음은 세상 모든 수컷들을 미치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여인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한 떨기 인간꽃인 것이다. 그것은 여인이 한 가지 상고기공(上古奇功)을 연마한 결과였다. 흡독조화심법(吸毒造化心法)으로 불리는 그것은 어떤 극독이라도 해독시킬 수 있는 신공이었다.
“흐흐! 좋도다! 오대천후(五大天后)의 유물을 찾으러 왔다가 이런 복을 얻을 줄은 정말 몰랐는 걸!”
눈두덩이가 푸른 사내는 킁킁대며 여인의 몸에서 향기를 맡았다.
“…!”
여인은 치욕스러운 표정이었으나 미동도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지금 운기조식 중에 혈도가 찍혀 전혀 내공을 운용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크흐흐 네년도 검후의 유물을 찾아 온 것 같지만 나에게 걸린 이상 이제 끝이다!”
사내는 여인의 불룩한 젖가슴을 슬슬 쓰다듬으며 히죽거렸다. 그 자의 말에 여인의 몸에 경련이 일었다. 이죽거리는 사내의 손길은 쉴새없이 여체를 주물렀다. 입술을 깨물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는 사내의 눈길이 점점 음험해져갔다.
“흐흐! 좋아 좋아!”
-찌익!
사내의 거친 손길에 여인의 저고리가 그대로 뜯겨나갔다. 그러자 새하얀 저고리가 찢기며 그보다도 더 흰 속살이 드러났다. 눈같이 흰 피부, 무르익은 수밀도(水蜜桃)같은 탐스런 젖가슴…! 그 위에 그윽한 향기마저 풍기니 금상첨화였다.
사내는 이번에는 여인의 치맛자락에 손을 가져갔다.
-찌지직!
사내가 괴악하게 웃으며 손을 움직이자 치맛자락도 함께 찢겨나갔다.
“흐흐흐, 저세상에 보내기 전에 네년의 속살을 마음껏 즐겨주마!”
사내는 헐떡이며 여인의 몸에 남은 마지막 천조각을 제거했다. 눈부신 한 쌍의 옥주(玉柱)! 그 사이에 자리한 도독한 둔덕에는 가뭇가뭇한 방초들이 소담스럽게 덮혀 있었다. 사내는 욕정으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여체의 중심부를 노려보며 여인의 예쁜 무릎을 쥐어 좌우로 벌렸다. 백옥기둥같은 한 쌍의 허벅지가 팔자로 벌어지며 조물주가 창조한 여체의 가장 오묘한 부분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내는 여인의 두 다리를 한껏 벌려 세워 부끄러운 자세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발정난 숫컷처럼 헐떡이며 얼굴을 그 사이로 가져갔다.
“…!”
여인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남에게 보이지 않은 비역에 사내의 뜨거운 숨결을 느끼며 전율했다. 처녀의 신비지가 드디어 음적의 야욕에 유린당하려는 순간이었다.
위기의 순간,
-쉬쉭!
돌연 사내의 등판을 향해 벼락같이 들이닥치는 칼바람이 있었다.
‘헉!’
여체의 향기에 취해 있던 사내는 질겁하여 몸을 옆으로 뒹굴렸다.
“죽어랏!!”
-쩌저정!
몸을 뒹굴려 간발의 차이로 피한 사내의 시야로 득달같이 덮쳐오는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천…천뢰신검(天雷神劍)! 네놈이 어떻게 뇌정천존 능천휘의 보검을…!”
소년이 휘두르는 보검을 본 사내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여인을 겁탈하려던 음적(淫敵)! 그 자는 바로 뇌정천황 능천휘를 암살한 사인의 악적 중 한 명인 색혼야차(色魂夜叉)였다.
그리고 물론 그를 급습하여 여인을 구한 청년은 물론 이현성이었다.
“이얍!”
이현성은 질풍같이 복마구식의 검결을 시전하여 색혼야차를 휩쓸어갔다. 비록 기세는 미약했지만 맞으면 죽는 건 마찬 가지니 색혼야차는 혼신의 힘을 다해 몸을 틀었다.
“크흑!!”
-퍼퍽! 후두둑!
졸지에 당한 기습에 색혼야차는 미처 피하질 못하고 피투성이가 되어 나뒹굴었다.
“괜찮아요 아가씨?”
이현성은 색혼야차를 쓰러뜨린 뒤 급히 여인을 돌아보았다. 다음 순간 이현성은 얼굴이 벌개지고 말았다. 발가벗겨진 채 두 다리를 활짝 벌리고 있는 여인의 부끄러운 자태 때문이었다. 지척의 거리인지라 이현성은 여인의 짙은 수풀과 신비한 균열을 그대로 직시하고 말았다. 여인의 그곳은 이현성이 본적있는 칠색화모나 뇌운려와는 너무도 달랐다. 한 번도 사내를 경험해보지 못한 처녀의 비역인 그곳은 형태와 색조에서 많은 경험이 있는 그녀들과는 전적으로 틀렸던 것이다.
수줍고 앳되 보이기까지 한 그곳, 이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경이에 찬 눈길로 바라보았다.
“…!”
이현성의 그 집요한 눈길에 여인의 봉목이 수치와 분노로 이지러졌다.
헌데 다음 순간,
“조심해요!”
여인의 입에서 다급한 경호성이 터졌다.
그와함께 이현성도 등뒤로 들이닥치는 칼날같은 음풍(陰風)을 느낄 수가 있었다.
-퍼펑!
“음풍장(陰風掌)! 뒈져라 비겁한 놈!”
대체 누가 누구보고 비겁하다고 하는 건지 독갈과 함께 태산같은 장경이 이현성의 등판에 작렬했다. 색혼야차가 한숨을 돌려 이현성을 급습해온 것이다.
“큭!”
이현성은 등판이 박살나는 듯한 충격을 느끼며 비틀 물러섰다.
“캇캇! 감히 본좌의 즐거움을… 헉!”
득의의 광소를 터뜨리던 색혼야차는 불신과 회의의 표정으로 입을 쩍 벌렸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회심의 일장을 맞은 이현성이 죽기는커녕 몇 발자국 휘청이다가 몸을 세운 때문이다. 그 자는 알 리가 없었다. 이현성의 전신이 용정혈지 덕분에 무쇠같이 단단해졌다는 사실을…!
“오냐! 네놈이 금강지체라도 되는지 보자!”
색혼야차는 이를 갈며 이현성에게 재차 덮쳐들려 했다.
헌데 바로 그 순간,
“케에엑!”
한줄기 연분홍빛 섬광이 허공을 가르며 색혼야차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휘청이며 바닥에 내려서는 그 자의 어깨에 나비장식이 달린 비녀 하나가 깊숙이 박혀 있었다. 놀란 눈으로 돌아보는 이현성의 시야로 발가벗겨져 누워 있던 여인이 암기를 던져낸 자세로 상체를 일으키는 것이 보였다.
“벌…벌써 혈도(穴道)를 풀다니…!”
-피핑!
색혼야차는 여인이 일어나 앉는 것을 보자 전갈에게라도 물린 듯이 펄쩍 뛰어올랐다가 동굴 밖으로 쏜살같이 달아났다.
“멈춰. 이 개자식아!”
이현성은 이를 갈며 그뒤를 쫓으려 했다.
바로 그 때,
“그만두고 이리 와서 저를 좀 도와줘요!”
여인의 부르는 소리에 이현성은 급히 걸음을 멈추었다.
여인은 두 팔로 상체를 버팅긴 자세에서 더 이상은 못 일어나고 있었다. 어찌어찌하여 상체의 혈도는 풀었으나 하체는 아직도 마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 자가… 눈치채고 돌아오기 전에 어서 저의 혈도를 풀어주세요!”
눈 둘 바를 몰라하는 이현성에게 여인이 다급히 재촉했다.
“어…어느 혈도를?”
이현성은 고개를 돌린 채 더듬더듬 물었다. 그러자,
“회… 회음혈(會陰穴)을!”
여인이 얼굴을 도화빛으로 물들이며 말했고 동시에 이현성의 얼굴도 시뻘게졌다. 무공을 익히기 위해 당연 이현성도 뇌온려에게 혈도의 위치를 배웠고, 설사 배우지 않았다 하더라도 회음혈이 어디인지는 알고 있었다.
“예의를 따질 때가 아니에요! 어서 그곳을!”
당황하는 이현성에게 여인이 다급히 재촉했다.
“그…그럼 실례를…!”
이현성은 더듬거리며 어림짐작으로 손을 뻗었다.
다음 순간,
“…!”
“…!”
두 사람은 동시에 펄쩍 뛸 듯이 놀랐다. 이현성의 손이 수풀 사이의 아주 보드랍고 야들야들한 균열 속으로 쓱 들어가 버린 때문이다. 물기에 젖은 따뜻한 살점의 감촉에 이현성은 화들짝 놀라 손가락을 빼냈다.
“흐…윽…!”
여인은 부끄러움이 실린 규성을 흘리며 움츠리려는 이현성의 손목을 잡았다. 여인의 손은 너무도 부드러워 마치 뼈가 없는 듯이 느껴졌다.
“제…제가 인도할 테니 소협은 내공력만 불어넣어주세요!”
여인은 이현성의 손가락을 정확히 회음혈에 갖다대었다. 손끝에 느껴지는 야릇한 감촉을 느끼며 이현성은 살풋 내공을 발휘했다.
다음 순간,
“됐어요!”
여인은 한차례 바르르 몸을 떤 뒤에 매몰차게 이현성의 손을 자신의 몸에서 떼어 내었다.
“나가 있어요. 옷을 입어야 하니…!”
“…!”
싸늘한 여인의 말에 이현성은 급히 동굴 밖으로 뛰쳐 나왔다. 손끝에 느껴졌던 그 야릇한 느낌이 불에 덴 듯이 느껴졌다.
잠시후, 여인은 찢긴 의복을 간신히 여미고 동굴을 걸어나왔다.
-휘르르르!
여인이 밖으로 나오자 주위를 맴돌던 나비들의 떼가 반가이 너울거리며 여인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여인의 몸에서 나는 그윽한 꽃향기들이 나비들을 불러 모으는 듯했다.
“…!”
이현성은 차마 여인의 얼굴을 마주 볼 엄두가 안나 고개를 푹 수그렸다.
그런 이현성의 순진한 모습에 여인의 옥용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녀는 내심 얄궂은 운명을 느꼈다. 남녀간의 법도가 지엄한 세상이 아닌가? 은밀한 비역이 아니라 그저 감추어졌던 속살만 보여도 그 상대에게 시집을 가야 하던 시대다. 하물며 이 청년에게 은밀한 곳을 만지게까지 하였으니…! 도리대로라면 그녀는 이 청년에게 출가를 해야만 한다. 그녀보다 이현성이 어려보이기는 했지만 그리 나이차가 많은 것 같지도 않았다.
“소협의 이름은…?”
“이…이현성이라고 합니다!”
여인의 물음에 이현성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했다.
“좋은 이름이네요. 저는 사희영(師姬瓔)이라고 해요. 남들은 제게 서시독화(西施毒花)라는 과분한 명호를 붙여주었죠.”
서시독화 사희영. 스물 네 살의 그녀는 본래 호접독모의 제자로 당금 무림의 비슷한 연배 중에서는 손꼽히는 실력이었다. 그러나 호접독모가 죽고 나서는 사문이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라 더 이상 무공을 진척시킬 방법이 없어 검후의 유물이 나타났다는 소문에 적석산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서시독화 사희영의 자기소개를 끝으로 둘 사이에는 잠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결국 다시 말을 꺼낸 것은 사희영이었다.
“소협도 검후의 유물을 노리고 오셨나요?”
“검후? 에. 아뇨 저는 근처의 암자에서 수련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현성은 검후가 누군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지난 세월 보았던 수많은 무협지를 떠올리자 자연스레 상황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이 근처에 검후의 유물이 출현했나요?”
“글쎄요. 소문만 들었을 뿐이에요. 하지만 신주사패천까지 나선 걸로 봐서 막연한 헛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신주사패천
비록 무림의 정세라고는 쥐뿔도 모르는 이현성이었지만 몇 달 동안 그 이름은 여러번 들을 수 있었다. 신주사패천이란 백여년 전 마교와 구파일방의 정사대전이 양패구상으로 끝난 후 현 무림의 패권을 다투는 세력 네곳을 말함이었다.
“……괜찮으시다면 함께 검후의 유물을 찾아보지 않으실래요.”
그녀는 주저주저하다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급박한 순간에 이현성에게 구함을 받은 그녀는 훤칠한 이현성의 모습에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수많은 고수들이 몰려들면서 점차 용담호혈로 변해가고 있는 적석산에서 여인 혼자 몸으로 다니다가는 언제 또 방금 전과 같은 경우를 당할 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현성은 잠깐 뇌온려를 떠올렸다. 무림인들이 몰려든다면 뇌온려를 알아보는 자가 있을지도 몰랐다. 게다가 색혼야차 같은 자들이 더 있다면 그녀가 위험했다.
“저, 안 되나요?”
애처롭게 되묻는 사희영의 아름다운 모습에 이현성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곳엔 왜 이리 미녀가 많은 걸까.
“그게. 저 안 된 다기 보다는 그러니까….”
이현성이 우유부단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 멀리서 엄청난 폭음이 그들에게 까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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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패러디라도 본편들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건 저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너무 어설퍼서 이 글에서 생각하는 저의 설정이 전해지기나 할런지 의문입니다.
이걸 올려야 되나 말아야 되나.. 다시 고쳐야 하지 않을까
하고 접속해 놓고 십분동안 고민했습니다.
역시 자작소설을 써야하는데.. 시간도 없고.. 에효...
대략 설정만 잡아놓은 글만 여러개입니다.
엔트로피를 아는가? 본래 공간은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그것은 기 혹은 마나라고 하는 형이상학적인 힘들과는 다른 절대적 평형 상태에 이른 실체적 에너지다. 온수와 냉수를 섞으면 평형점을 찾아 미지근한 물이 되어버리듯이 절대적인 균형 상태에 이른 에너지는 더 이상 변화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절대적 평형 상태로 공간에 가득 찬 에너지를 학자들은 제로포인트에너지라 부른다. 제로포인트 에너지는 웬만해선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 평온을 깨트리는 것은 바로 신의 영역 ‘엔트로피의 역전’인 것이다.
그러나 만약 한 순간이나마 차원이 열린다면 어떻게 될까? 양 차원 간의 에너지의 절대량이 동일하지 않는 한,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그 열린 틈을 타고 에너지의 교류가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그 흐름 속에 끼어든 생명체는 백중 백은 그 에너지의 막대한 분류에 치여 흔적도 없이 완벽하게 소멸될 것이다. 그렇다면 백의 하나, 천의 하나, 만의 하나, 그 생명이 살아날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 생명이 살아남는 단 하나의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그 에너지의 흐름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마치 풍선의 안과 밖의 기압 평형으로 형태를 유지하고 터지지 않는 것처럼, 몸을 그릇으로 삼아 그 분류하는 에너지를 품고 몸 안의 에너지와 밖의 에너지가 평형을 이뤄야만 살아날 수 있다. 그 순간이 비록 수억만분의 일초라 하더라도, 공간을 이루는 에너지를 담게 된 육신을 어찌 평범하다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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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엄청난 충격파가 전 무림을 휩쓸었다.
<뇌정검호각(雷霆劍豪閣)이 멸망(滅亡)했다!>
그같은 소문이 강호를 온통 벌집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뇌정검호각!
그들이 누구인가? 비록 신주사패천(神州四覇天)만은 못하지만 천하이대검파(天下二大劍派)로까지 꼽히는 명문이 아니었던가?
당금의 뇌정검호각 각주인 뇌정천왕(雷霆天皇) 능천휘(凌天輝)는 당금 무림의 최고 고수인 팔무제(八武帝)중 한명이기도 했다. 헌데 능천휘가 그의 아내 다정관음(多情觀音) 뇌온려와 함께 북망산에서 실종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그 유서깊은 명가 중의 명가 뇌정검호각이 일주야만에 무참한 초토(焦土)로 화된 것이다. 과연 당금 무림에서 누가 저 뇌정검호각을 하루밤낮 사이에 주춧돌 하나 남기지 않고 멸망시킬 수 있었단 말인가? 강호무림은 막연한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다. 자신들이 전혀 알지 못하는 어떤 가공할 마의 실체를 어렴풋이나마 감지한 때문이다.
머지않아 무림은 수백년래의 다시없을 대겁풍(大劫風)에 휩싸이게 되리라!
과연 누가 있어 이 전율스러운 겁난을 해소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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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성은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성숙하고 풍염한 나신을 보며 신음했다. 뇌운려는 팽팽하게 부푼 늠름한 육봉을 한손으로 잡고 뜨겁게 달아올라있는 자신의 몸 안으로 인도하였다.
"으음…아아… 하아…아…"
뇌온려는 커다란 귀두가 꽃잎을 찢을 듯 벌리며 들어오는 것이 느끼며 절로 신음소리를 냈다. 커다란 육봉이 단번에 뇌온려의 질속까지 박혀들자 그녀는 육봉에서 손을 떼고 양손으로 이현성의 가슴을 짚고는 슬쩍슬쩍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학!"
그녀가 율동할 때마다 늠름한 육봉이 그녀의 질속을 묵직하게 찔러왔다. 뇌온려는 점점 진한 쾌감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아아아…하아…이렇게……아아… "
뇌온려는 하체를 가득 메운 그 느낌이 익숙해지자 점점 엉덩이를 거세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뇌온려의 희고 매우 풍만한 엉덩이가 높이 들렸다가 힘 있게 내려올 때마다 침상이 흔들렸다.
"하으응…상공… 온려는… 하아 좋아요. 상공의 것이 몸속에 가득 찼어요… 아하악…"
애액으로 충분히 젖어있는 그녀의 질인데도 그 탈태환골로 거대해진 육봉은 여전히 빡빡한 감이 있었다. 본래 탈태환골한다고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용정혈지가 워낙 양기가 강한 영물이었기 때문이다.
구불구불한 육동(肉洞)이 요동치며 이현성의 육봉을 압박해오니, 지난 몇 달간의 경험이 없었다면 이현성은 당장이라도 사정할 것 같았다. 이현성은 풍만한 젖가슴을 양손으로 하나씩 움켜잡고 자신의 하복부를 내리찍는 뇌온려의 율동에 맞춰 자신도 밑에서 쳐올렸다.
"아하악…아악… 하앙… 상공 멋져요! 하윽…"
뇌온려는 자신의 몸과 마음의 주인에게 자신의 육체를 이용해 어떻게 해서든 최고의 쾌락을 안겨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이현성의 탄탄한 가슴을 손으로 내리눌러 지탱한 채 열심히 엉덩이를 내리찍으며 회음부에 온힘을 쏟아 그 단단한 육봉을 조였다.
"하으흑… 상공…하으윽… 하아아악!!"
"허헉…"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비음을 내지르면서도 뇌온려는 그 거센 율동을 멈추지 않았다. 철기둥처럼 단단한 육봉이 속살들을 헤집고 자궁까지 뚫어버릴 듯 박혀드니, 강렬한 자극과 쾌감은 그녀의 연약한 몸으로 감당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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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번째의 절정인지… 애액으로 질퍽하게 녹아내린 그녀의 몸속을 이현성의 육봉이 끊임없이 드나들며 뇌온려를 이를 데 없는 황홀경 속에 빠뜨리고 있었다. 현숙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은 쾌락과 환희에 젖어 지극히 음란하고 요염했다.
둘의 자세는 어느새 후배위로 바뀌어 개처럼 엎드린 뇌온려를 이현성이 뒤에서 범하고 있었다. 백설같이 희고 풍만한 엉덩이가 이현성의 하복부에 찰싹찰싹 세차게 부딪치고 그 충격에 뇌온려의 탄력넘치는 엉덩이 살이 끊임없이 교염(嬌艶)하게 흔들렸다.
"아하악…아악… 하앙… 하윽…"
그리고 그녀의 가슴은 그녀의 헐떡임에 따라 이현성의 손에 잡혀 있는 것과 상관없이 음란한 땀을 흘리며 출렁이고 있었다. 그것은 달콤한 즙으로 가득찬 과일 같았다. 그녀의 가슴은 이현성의 손이 농락하는 대로 이리 저리 모양이 바뀌었다.
“하으으...안돼…아하악…아악… 하앙… …하윽…”
이현성의 손가락은 가슴 속으로 파묻힌 듯 잘 보이지 않았다. 뇌온려의 하얀 피부에 이현성의 손가락 자국이 붉은 낙인처럼 새겨졌다.
그사이에도 이현성의 육봉은 쉬지 않고 뇌온려의 비부를 유린하고 있었다. 이현성의 육봉이 뇌온려의 질안을 드나들 때마다 앙증맞은 붉은 입술에선 달콤한 교성이 흘러나왔다. 끈적한 점액질 소리가 끊이지 않으며 두 사람의 이음부 사이에선 거품같은 애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앗…아…, 좋아요…, 아아아…, 으응….”
이현성의 육봉이 그녀의 몸속에서 난폭하게 움직이니, 색욕으로 미친 듯한 목소리가 뇌온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으음…흐응…하아.… 아흐응….흐음…"
그리고 마침내 절정에 이른 뇌온려의 나신이 경직된 채 부들부들 떨렸고, 이현성 역시 육봉을 그녀의 몸 속 깊숙히 찔러넣고는 대량의 정액을 방출했다
뇌온려는 자궁 깊숙한 곳을 두드리는 뜨거운 정액을 느끼며 쓰러지듯 무너져 내렸다. 이윽고 사정을 마친 이현성이 몸을 떼어 내자 떨리는 뇌온려의 허벅지를 타고 두 사람의 체액이 흘러나왔다.
둘은 운우의 여운을 즐기며 서로를 부둥켜안고 잠이 들었다.
새벽녘, 이현성은 잠에서 깨자마자 뇌온려가 깨지 않게 조심해서 밖으로 나왔다.
가을!
어느덧 아침저녁으로 제법 바람이 싸늘한 추상지절(秋霜之節)이 되었다. 북망산에서 사대흉신으로부터 어렵사리 도망친 이현성은 별 수 없이 뇌정검호각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능천휘가 준 가죽주머니에는 돈도 들어있었고, 뇌온려도 생각보다는 멀쩡했다. 단지 이현성을 남편으로 여기며 그가 말하는 것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해도(指鹿爲馬) 믿는다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뇌온려에게 의지해 뇌정검호각으로 가던 이현성은 뇌정검호각이 멸문당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문을 듣고 여정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피붙이 하나 없는 외딴 세계에서 기댈 곳조차 잃어버린 이현성은 하는 수 없이 산으로 들어와 뇌온려에게 무공을 배우기 시작했다.
-수월암(水月庵)!
그들이 묶고 있는 이곳은 그 이름에도 불구하고, 대웅전과 조사당, 그리고 도처에 열 몇 군데의 암자를 지닌 방대한 규모로 암자라고 하기엔 어색한 곳이었다. 이현성은 수월암에 얼마간의 돈을 시주한 뒤 자신과 뇌온려를 모자지간이라 속이고 암자 중 한 곳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뇌온려의 외모가 워낙 젊어 보이기 에 완전히 믿는 눈치는 아니었다. 암주는 수월사태(水月師太)라는 불덕 깊은 노니로 그들이 뇌온려의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해 왔다고 하자 따로 떨어진 조용한 암자를 마련해 주었다.
“차앗!”
아직 해가 솟지 않은 이른 새벽, 외딴 숲 속 공터에서 검무(劍舞)를 추는 청년이 한 명 있었다.
벌거벗은 상체가 구리로 빚은 듯 탄탄해 보이는 이 청년은 바로 이현성이었다. 이현성이 뇌정천왕 능천휘의 부인인 다정관음 뇌온려와 함께 수월암으로 온 지도 벌써 넉달이 흘렀다. 본래 뇌정천왕 능천휘가 남겨준 주머니에는 뇌정검호각의 비전절기가 적혀 있었으나 이현성에게 그것을 읽고 이해할 능력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뇌온려에게 부탁해 능천휘의 무공을 배우고 있었는데, 그녀는 정신이 혼미해져서인지 아무런 이상함도 느끼지 못하고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그러나 아직 이현성의 검에서는 별다른 기세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그 자세만은 나름대로 완벽했으니 이는 용정혈지와 차원이동의 효과로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뇌정복마진경(雷霆伏魔眞經)>
이것이 뇌정천왕 능천휘가 이현성에게 남긴 가죽주머니 속에 들었던 비급이다.
뇌정복마진경은 뇌정검호각의 시조인 서천검성(西天劍聖) 능무외(凌無畏)가 천축에서 얻은 것으로, 그 안에는 한 가지 내공심법(內功心法)과 구초(九招)의 검결(劍訣)이 수록되어 있었다.
-뇌정복마심결(雷霆伏魔心訣)!
-복마대구식(伏魔大九式)!
바로 이것들이었다.
뇌정복마심결(雷霆伏魔心訣)은 본래 불가의 무공임에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격렬하고도 파괴적인 내공심법이다. 이를 운용하면 몸안에서 음양이기(陰陽二氣)가 충돌하여 무엇이든 바스러뜨리는 뇌정강살(雷霆剛煞)을 발생시킨다. 그 뇌정강살을 몸 밖으로 토해내면 격렬한 섬광(閃光)과 뇌전(雷電)이 작렬하며 부딪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 만일 이를 검으로 시전하면 어떤 호신강기라도 끊어 버리는 검강, 즉 뇌전검강(雷電劍剛)이 된다.
<복마구식(伏魔九式)>
그 구초의 검결에 검학의 시작과 끝이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복마구식은 그만큼 심오하며 또한 위력적이었다. 이는 전육식(前六式)과 후삼식(後三式)의 두 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뇌정출운(雷霆出雲)!
-뇌정사일(雷霆射日)!
-뇌정참마(雷霆斬魔)!
-뇌정자해(雷霆刺海)!
-뇌정파천(雷霆破天)!
-뇌정십방멸(雷霆十方滅)!
치밀하고도 기오막측한 변화를 담고 있는 육식의 검결. 이를 능가할 만한 검법은 고금을 통틀어도 흔치 않았다.그러나 그토록 위력적인 복마전육식도 후삼식(後三式)에 비하면 빛이 바래고 만다. 전육식이 반딧불이라면 후삼식의 위력은 바로 보름달인 것이다.
-뇌정멸겁파(雷霆滅劫波)!
-천승비폭류(千乘飛瀑流)!
-뇌정만겁파천무(雷霆萬劫破天舞)!
“휴우! 역시 어렵구나! 이제 전 육식은 어떻게 되는데 후삼식은 연결이 매끄럽지가 않군.”
이현성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씻으며 검무를 멈추었다.
만일 다른 무림인이 그의 혼잣말을 들었다면 놀라서 까무러쳤을 것이다. 능천휘도 전육식을 달통하는 데 무려 삼십 년의 세월이 걸렸는데 단지 넉달 만에 복마구식을 펼칠 수 있게 되다니, 그러나 그 안에 감추어진 진실을 알게 된다면 까무러치다 못해 기가 막혀 죽어버릴 것이다.
본래 복마대구식은 뇌정복마심결을 본바탕에 두고 있는 것으로 최소한 삼성의 경지를 이루어야 일초반식이라도 펼칠 수 있는 검법이다. 그 서천검성 이래의 최고기재라는 뇌정천왕 능천휘조차도 뇌정복마심결의 삼성에 이르는 데는 십년의 고련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현성은 뇌정복마심결을 전혀 익히지 않고 있었다. 아니 전혀 익히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 자신의 몸 안에 자리 잡은 막대한 잠력을 느낀 이현성은 뇌정복마심결에 따라 그 기운을 인도하려 했다. 하지만 심법을 조금만 일으켜도 전신이 터져나갈 듯 힘이 끌어 오르니 익힐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검법만이라도 익히기 시작했는데 자신이 원하는 대로 검이 막힘없이 흘러가니 굳이 형이상학적으로 복잡하기만한 뇌정복마심결을 익히기는 포기하고 단순한 운기로 기를 다스리고 있었다.
따라서 그의 검에는 뇌정지기가 전혀 담겨 있지 않았는데도 복마구식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벌써 사개월째, 이대로 이쪽 세계에 눌러 살아야 하는 걸까?’
이현성은 고개를 설래 저었다. 정말이지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기약없는 일이었다.
그는 다정관음 뇌온려를 자신의 여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비록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뇌정검호각의 대통을 이은 이상 뇌정천왕 능천휘는 자신의 사부나 다름없다. 당연히 능천휘의 아내인 다정관음 뇌온려는 그에게 사모라고 할 수 있으니 남들이 안다면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현성은 그녀를 놓아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본래 이쪽 세계 사람들과는 사고방식도 틀리고 뇌온려는 칠색화모와 함께 그의 첫 여자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헌데 바로 그 때였다.
-파라라랑!
돌연 이현성의 시야로 한무리의 나비떼가 들어왔다.이현성은 움찔 놀라 나비들을 바라보았다. 때는 바야흐로 만추(晩秋), 나비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어야만 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파라락! 휘르르르!
나비들은 이현성의 머리 위에서 무엇인가 호소하듯이 어지러이 날아다니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가 그것들은 한 줄로 열을 이루어 좌측의 숲으로 날아들어갔다.
‘설마 도움을 청하는 것인가? 한갖 나비 따위가…?’
이현성은 어이없어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그가 쫓아오지 않자 숲으로 날아가던 나비들은 다시 되날아와 이현성의 주위로 어지러이 군무(群舞)를 추었다.
“좋아! 이런상황이라면 분명 뭔가 있는 거겠지. 따라가 주마.”
이현성은 웃으며 나비들을 따라 몸을 날렸다. 곧 그의 모습은 숲속으로 사라졌다.
적석산 기슭에 하나의 은밀한 동굴이 퇴락한 덩굴에 덮여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 깊지 않은 그 동굴에서 지금 기괴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흐흐! 본좌가 풍류를 좋아하여 숱한 계집을 맛보았으나 지금껏 너 만한 우물(尤物)은 보지 못했다.”
사내, 깡마른 체구에 눈두덩이가 시퍼런 것이 아주 음침한 인상을 지닌 사내가 한 명 여인을 바닥에 누인 채 희롱하고 있었다.
그 자에게 희롱당하고 있는 여인!
나이는 이십대 중반 정도인데 몸에는 눈같이 흰 옷을 걸치고 있고 아무 장식도 없는 머리카락은 여인의 키보다도 더 길었다. 화용월태(花容月態)라고나 할까? 여인의 용모는 사내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여인에게서 가장 중요한 매력은… 향기(香氣)였다. 기이하게도 여인의 몸에서는 그윽한 꽃내음이 나는 것이다. 단지 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느껴지는 꽃내음…! 달콤하고 향긋한 그 꽃내음은 세상 모든 수컷들을 미치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여인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한 떨기 인간꽃인 것이다. 그것은 여인이 한 가지 상고기공(上古奇功)을 연마한 결과였다. 흡독조화심법(吸毒造化心法)으로 불리는 그것은 어떤 극독이라도 해독시킬 수 있는 신공이었다.
“흐흐! 좋도다! 오대천후(五大天后)의 유물을 찾으러 왔다가 이런 복을 얻을 줄은 정말 몰랐는 걸!”
눈두덩이가 푸른 사내는 킁킁대며 여인의 몸에서 향기를 맡았다.
“…!”
여인은 치욕스러운 표정이었으나 미동도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지금 운기조식 중에 혈도가 찍혀 전혀 내공을 운용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크흐흐 네년도 검후의 유물을 찾아 온 것 같지만 나에게 걸린 이상 이제 끝이다!”
사내는 여인의 불룩한 젖가슴을 슬슬 쓰다듬으며 히죽거렸다. 그 자의 말에 여인의 몸에 경련이 일었다. 이죽거리는 사내의 손길은 쉴새없이 여체를 주물렀다. 입술을 깨물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는 사내의 눈길이 점점 음험해져갔다.
“흐흐! 좋아 좋아!”
-찌익!
사내의 거친 손길에 여인의 저고리가 그대로 뜯겨나갔다. 그러자 새하얀 저고리가 찢기며 그보다도 더 흰 속살이 드러났다. 눈같이 흰 피부, 무르익은 수밀도(水蜜桃)같은 탐스런 젖가슴…! 그 위에 그윽한 향기마저 풍기니 금상첨화였다.
사내는 이번에는 여인의 치맛자락에 손을 가져갔다.
-찌지직!
사내가 괴악하게 웃으며 손을 움직이자 치맛자락도 함께 찢겨나갔다.
“흐흐흐, 저세상에 보내기 전에 네년의 속살을 마음껏 즐겨주마!”
사내는 헐떡이며 여인의 몸에 남은 마지막 천조각을 제거했다. 눈부신 한 쌍의 옥주(玉柱)! 그 사이에 자리한 도독한 둔덕에는 가뭇가뭇한 방초들이 소담스럽게 덮혀 있었다. 사내는 욕정으로 이글거리는 눈으로 여체의 중심부를 노려보며 여인의 예쁜 무릎을 쥐어 좌우로 벌렸다. 백옥기둥같은 한 쌍의 허벅지가 팔자로 벌어지며 조물주가 창조한 여체의 가장 오묘한 부분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내는 여인의 두 다리를 한껏 벌려 세워 부끄러운 자세로 만들었다. 그리고는 발정난 숫컷처럼 헐떡이며 얼굴을 그 사이로 가져갔다.
“…!”
여인은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남에게 보이지 않은 비역에 사내의 뜨거운 숨결을 느끼며 전율했다. 처녀의 신비지가 드디어 음적의 야욕에 유린당하려는 순간이었다.
위기의 순간,
-쉬쉭!
돌연 사내의 등판을 향해 벼락같이 들이닥치는 칼바람이 있었다.
‘헉!’
여체의 향기에 취해 있던 사내는 질겁하여 몸을 옆으로 뒹굴렸다.
“죽어랏!!”
-쩌저정!
몸을 뒹굴려 간발의 차이로 피한 사내의 시야로 득달같이 덮쳐오는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천…천뢰신검(天雷神劍)! 네놈이 어떻게 뇌정천존 능천휘의 보검을…!”
소년이 휘두르는 보검을 본 사내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다. 여인을 겁탈하려던 음적(淫敵)! 그 자는 바로 뇌정천황 능천휘를 암살한 사인의 악적 중 한 명인 색혼야차(色魂夜叉)였다.
그리고 물론 그를 급습하여 여인을 구한 청년은 물론 이현성이었다.
“이얍!”
이현성은 질풍같이 복마구식의 검결을 시전하여 색혼야차를 휩쓸어갔다. 비록 기세는 미약했지만 맞으면 죽는 건 마찬 가지니 색혼야차는 혼신의 힘을 다해 몸을 틀었다.
“크흑!!”
-퍼퍽! 후두둑!
졸지에 당한 기습에 색혼야차는 미처 피하질 못하고 피투성이가 되어 나뒹굴었다.
“괜찮아요 아가씨?”
이현성은 색혼야차를 쓰러뜨린 뒤 급히 여인을 돌아보았다. 다음 순간 이현성은 얼굴이 벌개지고 말았다. 발가벗겨진 채 두 다리를 활짝 벌리고 있는 여인의 부끄러운 자태 때문이었다. 지척의 거리인지라 이현성은 여인의 짙은 수풀과 신비한 균열을 그대로 직시하고 말았다. 여인의 그곳은 이현성이 본적있는 칠색화모나 뇌운려와는 너무도 달랐다. 한 번도 사내를 경험해보지 못한 처녀의 비역인 그곳은 형태와 색조에서 많은 경험이 있는 그녀들과는 전적으로 틀렸던 것이다.
수줍고 앳되 보이기까지 한 그곳, 이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경이에 찬 눈길로 바라보았다.
“…!”
이현성의 그 집요한 눈길에 여인의 봉목이 수치와 분노로 이지러졌다.
헌데 다음 순간,
“조심해요!”
여인의 입에서 다급한 경호성이 터졌다.
그와함께 이현성도 등뒤로 들이닥치는 칼날같은 음풍(陰風)을 느낄 수가 있었다.
-퍼펑!
“음풍장(陰風掌)! 뒈져라 비겁한 놈!”
대체 누가 누구보고 비겁하다고 하는 건지 독갈과 함께 태산같은 장경이 이현성의 등판에 작렬했다. 색혼야차가 한숨을 돌려 이현성을 급습해온 것이다.
“큭!”
이현성은 등판이 박살나는 듯한 충격을 느끼며 비틀 물러섰다.
“캇캇! 감히 본좌의 즐거움을… 헉!”
득의의 광소를 터뜨리던 색혼야차는 불신과 회의의 표정으로 입을 쩍 벌렸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회심의 일장을 맞은 이현성이 죽기는커녕 몇 발자국 휘청이다가 몸을 세운 때문이다. 그 자는 알 리가 없었다. 이현성의 전신이 용정혈지 덕분에 무쇠같이 단단해졌다는 사실을…!
“오냐! 네놈이 금강지체라도 되는지 보자!”
색혼야차는 이를 갈며 이현성에게 재차 덮쳐들려 했다.
헌데 바로 그 순간,
“케에엑!”
한줄기 연분홍빛 섬광이 허공을 가르며 색혼야차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휘청이며 바닥에 내려서는 그 자의 어깨에 나비장식이 달린 비녀 하나가 깊숙이 박혀 있었다. 놀란 눈으로 돌아보는 이현성의 시야로 발가벗겨져 누워 있던 여인이 암기를 던져낸 자세로 상체를 일으키는 것이 보였다.
“벌…벌써 혈도(穴道)를 풀다니…!”
-피핑!
색혼야차는 여인이 일어나 앉는 것을 보자 전갈에게라도 물린 듯이 펄쩍 뛰어올랐다가 동굴 밖으로 쏜살같이 달아났다.
“멈춰. 이 개자식아!”
이현성은 이를 갈며 그뒤를 쫓으려 했다.
바로 그 때,
“그만두고 이리 와서 저를 좀 도와줘요!”
여인의 부르는 소리에 이현성은 급히 걸음을 멈추었다.
여인은 두 팔로 상체를 버팅긴 자세에서 더 이상은 못 일어나고 있었다. 어찌어찌하여 상체의 혈도는 풀었으나 하체는 아직도 마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 자가… 눈치채고 돌아오기 전에 어서 저의 혈도를 풀어주세요!”
눈 둘 바를 몰라하는 이현성에게 여인이 다급히 재촉했다.
“어…어느 혈도를?”
이현성은 고개를 돌린 채 더듬더듬 물었다. 그러자,
“회… 회음혈(會陰穴)을!”
여인이 얼굴을 도화빛으로 물들이며 말했고 동시에 이현성의 얼굴도 시뻘게졌다. 무공을 익히기 위해 당연 이현성도 뇌온려에게 혈도의 위치를 배웠고, 설사 배우지 않았다 하더라도 회음혈이 어디인지는 알고 있었다.
“예의를 따질 때가 아니에요! 어서 그곳을!”
당황하는 이현성에게 여인이 다급히 재촉했다.
“그…그럼 실례를…!”
이현성은 더듬거리며 어림짐작으로 손을 뻗었다.
다음 순간,
“…!”
“…!”
두 사람은 동시에 펄쩍 뛸 듯이 놀랐다. 이현성의 손이 수풀 사이의 아주 보드랍고 야들야들한 균열 속으로 쓱 들어가 버린 때문이다. 물기에 젖은 따뜻한 살점의 감촉에 이현성은 화들짝 놀라 손가락을 빼냈다.
“흐…윽…!”
여인은 부끄러움이 실린 규성을 흘리며 움츠리려는 이현성의 손목을 잡았다. 여인의 손은 너무도 부드러워 마치 뼈가 없는 듯이 느껴졌다.
“제…제가 인도할 테니 소협은 내공력만 불어넣어주세요!”
여인은 이현성의 손가락을 정확히 회음혈에 갖다대었다. 손끝에 느껴지는 야릇한 감촉을 느끼며 이현성은 살풋 내공을 발휘했다.
다음 순간,
“됐어요!”
여인은 한차례 바르르 몸을 떤 뒤에 매몰차게 이현성의 손을 자신의 몸에서 떼어 내었다.
“나가 있어요. 옷을 입어야 하니…!”
“…!”
싸늘한 여인의 말에 이현성은 급히 동굴 밖으로 뛰쳐 나왔다. 손끝에 느껴졌던 그 야릇한 느낌이 불에 덴 듯이 느껴졌다.
잠시후, 여인은 찢긴 의복을 간신히 여미고 동굴을 걸어나왔다.
-휘르르르!
여인이 밖으로 나오자 주위를 맴돌던 나비들의 떼가 반가이 너울거리며 여인의 주위로 모여들었다. 여인의 몸에서 나는 그윽한 꽃향기들이 나비들을 불러 모으는 듯했다.
“…!”
이현성은 차마 여인의 얼굴을 마주 볼 엄두가 안나 고개를 푹 수그렸다.
그런 이현성의 순진한 모습에 여인의 옥용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녀는 내심 얄궂은 운명을 느꼈다. 남녀간의 법도가 지엄한 세상이 아닌가? 은밀한 비역이 아니라 그저 감추어졌던 속살만 보여도 그 상대에게 시집을 가야 하던 시대다. 하물며 이 청년에게 은밀한 곳을 만지게까지 하였으니…! 도리대로라면 그녀는 이 청년에게 출가를 해야만 한다. 그녀보다 이현성이 어려보이기는 했지만 그리 나이차가 많은 것 같지도 않았다.
“소협의 이름은…?”
“이…이현성이라고 합니다!”
여인의 물음에 이현성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했다.
“좋은 이름이네요. 저는 사희영(師姬瓔)이라고 해요. 남들은 제게 서시독화(西施毒花)라는 과분한 명호를 붙여주었죠.”
서시독화 사희영. 스물 네 살의 그녀는 본래 호접독모의 제자로 당금 무림의 비슷한 연배 중에서는 손꼽히는 실력이었다. 그러나 호접독모가 죽고 나서는 사문이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라 더 이상 무공을 진척시킬 방법이 없어 검후의 유물이 나타났다는 소문에 적석산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서시독화 사희영의 자기소개를 끝으로 둘 사이에는 잠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결국 다시 말을 꺼낸 것은 사희영이었다.
“소협도 검후의 유물을 노리고 오셨나요?”
“검후? 에. 아뇨 저는 근처의 암자에서 수련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현성은 검후가 누군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지난 세월 보았던 수많은 무협지를 떠올리자 자연스레 상황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이 근처에 검후의 유물이 출현했나요?”
“글쎄요. 소문만 들었을 뿐이에요. 하지만 신주사패천까지 나선 걸로 봐서 막연한 헛소문만은 아닌 것 같아요.”
-신주사패천
비록 무림의 정세라고는 쥐뿔도 모르는 이현성이었지만 몇 달 동안 그 이름은 여러번 들을 수 있었다. 신주사패천이란 백여년 전 마교와 구파일방의 정사대전이 양패구상으로 끝난 후 현 무림의 패권을 다투는 세력 네곳을 말함이었다.
“……괜찮으시다면 함께 검후의 유물을 찾아보지 않으실래요.”
그녀는 주저주저하다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급박한 순간에 이현성에게 구함을 받은 그녀는 훤칠한 이현성의 모습에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수많은 고수들이 몰려들면서 점차 용담호혈로 변해가고 있는 적석산에서 여인 혼자 몸으로 다니다가는 언제 또 방금 전과 같은 경우를 당할 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현성은 잠깐 뇌온려를 떠올렸다. 무림인들이 몰려든다면 뇌온려를 알아보는 자가 있을지도 몰랐다. 게다가 색혼야차 같은 자들이 더 있다면 그녀가 위험했다.
“저, 안 되나요?”
애처롭게 되묻는 사희영의 아름다운 모습에 이현성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곳엔 왜 이리 미녀가 많은 걸까.
“그게. 저 안 된 다기 보다는 그러니까….”
이현성이 우유부단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 멀리서 엄청난 폭음이 그들에게 까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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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패러디라도 본편들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건 저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너무 어설퍼서 이 글에서 생각하는 저의 설정이 전해지기나 할런지 의문입니다.
이걸 올려야 되나 말아야 되나.. 다시 고쳐야 하지 않을까
하고 접속해 놓고 십분동안 고민했습니다.
역시 자작소설을 써야하는데.. 시간도 없고.. 에효...
대략 설정만 잡아놓은 글만 여러개입니다.
추천47 비추천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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