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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니다나 #002

#002 the beginning -1


*3477년 13월 2일 3제국 연합 리제니스 · 네안 · 클루스 , 루넨시아 제국 멸망 공식 선포.
*3477년 13월 19일 3제국 연합 루넨시아 령 분할 및 루넨시아 령 불가침 조약 체결.
- 3571년 편찬된 역사 교과서 표준 연표



- 페르베나 시(市)는 루넨시아 제국 동부 지역에서도 가장 중요한 지역 중에
하나이다. 넓은 평원 덕분에 많은 작물이 유통되고 드래고니스트 산맥의 산물이
대부분 이 페르베나를 통과해서 대륙 전역으로 퍼져 나간다. 그렇게 때문에
상인들이 페르베나에는 많이 출입한다. 많은 상행위가 일어나기 때문에 상업을
배워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꼭 현장 학습으로 권하고 싶은 도시가 이곳,
페르베나이다.
돈의 유통량이 많은 만큼 갈등의 조짐도 많이 생기는 곳이 이곳인데 시 당국에서는
언제나 이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서 항상 고민하고 있다.
그만큼 출입자의 통제가 강하므로 페르베나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주의를
해야 한다.


샤르페스는 ‘콜록이의 즐거운 여행을 떠나볼까요~’ 라는 괴상한 이름을 가진
책을 덮었다. 자그마치 20여 년 전에 출판된 그 책은 장로가 그를 위해
‘바깥 세상 교육용’ 이라는 명목으로 구해 온 책이었다. 20년이나 흐른
지금 수많은 변화가 있었을 테지만 그냥 백지 상태로 가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읽고 있었다.

‘으음.... 곧 페르베나 시란 말이지?’


샤르페스는 영혼의 잔영을 떠나와 며칠을 걸어온 끝에 조그마한 도시를 보게
되었다. 그곳에서 장로가 마지막 여비로 쓰도록 준 남은 금붙이를 간신히 처분했다.
세상 물정에 워낙에 어둡다보니 흥정도 잘 안되었다. 하지만 책에서 읽은 대로
억지를 써 가면서 있는대로 가격을 올렸고 20에피라는 꽤 좋은 가격(그의
느낌으로)으로 팔 수 있었다.

조그마한 소도시 사페에서 용기있게 지나가던 주민에게 여관을 물었고 운
좋게도 괜찮은 여관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시설도 좋고, 종업원도 예쁘고, 거기다가 주인도 친절하다. 촌뜨기 티가 팍팍
나는 그를 친절하게 대해 주었다.

‘친절한 주인을 만나서 다행이야.’

그것이 영업 전략인 것을 모르는 걸까?

아직은 배울 게 많은 샤르페스다.


마을이 있는 곳까지 오기 위해서 샤르페스는 몇 차례의 고블린들의 습격을
받아야 했다. 파티를 구성해서 다른 모험자 집단과는 달리 혼자서 돌아다니는
샤르페스는 고블린들에게 매우 좋은 먹잇감이었고 몬스터는 혼자 다니는 그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고블린들의 습격에 샤르페스는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애검을 꺼내었고
그 까만 검의 위력은 고블린들을 물러나게 하는데 충분했다.

고블린들은 이 호기를 놓칠 수가 없었기에, 며칠을 추적하면서 고블린 답지
않은 놀라울 정도의 끈기를 보이면서 기회를 노렸지만 번번히 샤르페스가
휘두르는 까만 검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다.

예측이 불가능한 각도로 날아오는 까만 검은 무서웠지만 그보다 무서운 것은
샤르페스의 잔상도 남기지 않을 정도의 스피드.

고블린들에겐 악몽과도 같았다.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하나 둘 씩 픽픽
쓰러져가고 있으니 말이다.
결국 마을에 거의 다 왔을 무렵 고블린들은 마지막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돌격을 감행했고 몇 일간의 긴 추적은 고블린의 전멸로서 끝나고 말았다.



‘으음~ 앞으론 뭘 해야 할까? 일단은 페르베나에서 머물면서 생각해 봐야 겠어’

샤르페스가 그렇게 결론을 짓고는 그 20년 전에 출판된 오래된 여행 안내서를
덮었다. 그리곤 기지개를 쭉 펴면서 몸을 풀었다.

“몇 시지? 9시 밖에 안 된 거 같은데... 조금 돌아다녀볼까?”

그리고는 자신의 애검을 들고는 밖으로 나왔다.
여전히 세상은 그에게 있어서 신기한 것 투성이었다. 아직 구경할 게 많았다.



“떨이요~ 떨이~ 어이! 아줌마! 이거 죽이는 맛인데! 한번 사가지 안으실라우?”

“아~ 이 약 한번 먹어봐~!! 마시자마자 몸의 오장육부가 확~!! 시원해진다
니까! 불로장생의 지름길이 바로 이 약이오!! 여기에 있는 선생께서도....”

“으아악! 소매치기야!!!”

“너는 이미 죽어 있다!”

“르악으로 돌아왔습니다!! 절 음유시인으로 부르지 말아주세요오오오!!!”

“....헤에, 정말 시끄럽네.”

이런 시끌벅적함에 그는 잘 적응이 되고 있지 않았다. 원래 조용한 영혼의
잔영 내에서 생활하던 샤르페스로서는 이런 환경에서 편안함을 느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역동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응?”

여기저기를 시장을 둘러보면서 돌아다니던 그의 눈에 사람이 별로 없는
구석지에서 무엇인가를 팔고 있는 듯한 노인이 눈에 들어왔다. 회색 수염을
기르고 검정색 로브를 걸치고 있는 그 노인에게서 어떤 알 수 없는 이끌림이
느껴지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노인이 팔고 있는 물건들에게서 이끌림을
느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저기....”

샤르페스가 용기를 내어 말을 걸어보았지만 노인은 눈길을 한 번 주었을 뿐
입을 열지 않았다. 마치 사고 싶은 물건이 없으면 사라지라는 듯이.
샤르페스는 노인이 팔고 있는 물건을 내려다보았다.

별 특이할 것이 없는 물건들이었다.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가짜 금반지, 이미
색이 바랜 얇은 종이쪼가리들, 찌그러져서 더 이상 쓸 수 없을 것 같은 귀고리,
그리고 옛날 동전 몇 개와 이상한 막대기. 이런 걸 사갈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초라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응? 웬 대나무지? 구멍이 송송 뚫려 있고?’

단순히 막대기로만 생각했던 것이 자세히 보니 책에서 보았던 대나무가 분명했다.
북부 지방에서만 난다는 그 이상한 식물이다.

“어..이건 대체 뭐하는 물건이죠?”

20~30센티는 될 만한 대나무에 구멍이 몇 개가 뚫려 있었다. 한쪽 부분에
다른 구멍보다 큰 것이 뚫려 있었다. 대나무를 가리키며 그가 묻자 노인은
샤르페스를 한 번 쳐다보았다. 잠시 동안 그를 뚫어지듯이 바라보던 노인은
천천히 자신의 로브 속에 손을 집어넣어 비슷한 대나무 막대기를 꺼냈다. 큰
구멍에 노인은 천천히 입을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다른 조그마한
원형의 구멍에 가져다 대었다.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음악의 정령이 춤춘다.
뭐라 말할 수 없는 음률이 그를 스치고 지나갔다. 시끌벅적한 소리는 이미
자취를 감추어 버린 듯이 그 신비로운 소리에 밀려 사라졌다. 이 세상의 모든
소리라는 것이 사라져버린 듯이 작지만 크게 들리고 있었다.

‘이게...음악이라는 걸까.’

신비롭고 부드러운 그 음색에, 샤르페스는 넋을 잃었다.
음악이 이렇게나 대단한 것일 줄은. 그가 음악에 넋을 잃고 있을 때 어디에선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흐느끼는 듯이 조용하게 울려 퍼진다.


시간은 흐르고 사라져 가겠지만

두 눈을 감으면 난 느낄 수 있어

저 멀리 보이는 희미한 기억들

한 줄기 바람처럼 내 곁을 맴도네

돌아갈 수 있을까 아름다운 지난 기억

바람에 목소릴 따라서 우리 함께 떠날까

음~ 음~

내 손을 꼭 잡고 두 눈을 감으면

새로운 세상이 우리 앞에 있어

푸르른 하늘로 나를 데려 가줘

언제나 꿈을 꾸던 아름다운 세상

음~ 음~

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 나나나나~~ 나나~ 나나나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이 노인의 뒤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환영(環影)인
듯이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 보라색 머리칼, 그리고 보라색의 눈동자.
어딘가 슬픈 눈동자. 노래를 하는 듯 입술을 조금씩 달싹거리면서도 눈동자는
샤르페스를 향하고 있었다.

‘누굴까.......기억이 안나.’

노래가 끝나자 여인은 잠시 동안 그를 예의 슬픈 눈으로 쳐다보더니 어느 새
사라지고 말았다.



“헉..!!”

막 잠에서 깨어난 듯이 샤르페스는 헛바람을 일으키면서 정신을 차렸다. 마치
무엇인가에 홀린 것 같았다. 희한한 일이었다. 무슨 환영 마법에 걸려든 것일까?
아니면 어떤 혼령이 나타난 것이었을까?
그는 지금 벽을 보고 서 있었다. 아무 것도 없는 빈 벽을.

‘부...분명 거동이 불편해 보였는데?’

처음부터 아예 그곳에 없었다는 듯이 노인은 존재하지 않았다. 단지, 노인이
불던 것과 같은 대나무와 웬 얇고 조그마한 책이 떨어져 있었을 뿐이다. 그는
그것들을 집어 들었다. 아마 노인이 사라지면서 자신을 위해 남겨 놓았으리라고
생각할 뿐이다.

‘..... 뭐지,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대체 어찌 된 일이지? 그리고 그
여인은 대체 누굴까?
의문은 사라지지 않을 듯 하다.





싱숭생숭해진 감정을 추스르고 샤르페스는 그 책과 대나무를 들고 여관에
들어왔다. 방에 들어오고 나서 그는 침대 위에 누워서 책을 천천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소금? 이 대나무 막대기의 이름인가?”

그 책 안에는 소금이라고 불리우는 대나무 악기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었다.
책자에 따르면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루넨시아 제국이 건국되기 전에는 이런
악기들이 수없이 많았으며 언제부터인가 서서히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소금을 만드는 기술자들은 이제 모두 사라져가기 시작했고 악기 역시
종적을 감추었다.

“아~하~ 이게 바로 그 소금인가보지?”

특이한 악기였다. 북부 지방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하는 대나무로 이런 악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줄이야. 그리고 그 음색이 그렇게 좋을 줄은.

“한번 불어볼까?”

아까 노인이 하던 그대로 샤르페스는 폼을 잡고 후욱~ 하고 불었지만 소리가
나지 않았다. 한참 동안 후욱 후욱 불면서 소리를 내 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뭐, 연습하면 되겠지.”

그렇게 애써 합리화를 한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처음으로
술이라는 것을 접하기 위해서였다.





꽤 괜찮아 보이는 술집에 들어간 샤르페스는 대충 짐작으로 바텐더가 있는
곳으로 갔다. 여기 저기 탁자에서 사람들은 조용하게 술을 마시거나 왁자지껄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마시는 등 여러 가지 행동들을 하면서 술에 빠지고 있었다.

‘무슨 술이 좋을까? 무슨 술이 좋을까? 무슨 술이 좋을까?’

무섭도록 빠르게 회전하는 머리. 문을 열고 바텐더에게 향하는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샤르페스는 고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고뇌를 덜어준 구세주가 있었으니...

“어이~! 여기 시워어어언~ 한 맥주 주쇼!”

키가 족히 190 센티는 될 만한 거구의 남자가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자리에 앉은 것이었다. 샤르페스는 별로 술을 마셔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맥주를 마셔 보기로 했다.

“어, 저, 저도 맥주요.”

아까 말한 거한의 남자에 비하면 정말 약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로 바텐더에게
주문을 했다.

“어이, 이봐 애송이! 보아하니 술은 처음인가 보지?”

거한이 샤르페스를 보고는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샤르페스에게 말을 걸었다.
울퉁불퉁한 팔뚝의 근육. 그리고 근육이 딱 드러나는 계획적인 티. 그리고
무지하게 굵은 허벅지. 자신이 약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는 그였지만 그
거한의 박력에 쫄 수 밖에 없었다.

‘괴물....’

“아~하하~ 뭐 처음이긴 하네요.”

“하하하! 그래? 자네 올해 나이가 몇이지?”

‘으....320살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그냥 20살로 가자!’

320살이라고 말했다간 무슨 농담 따먹기냐며 껄껄거리면서 거 거대한 손으로
등을 칠지도 몰라.
사실 영혼의 잔영에 들어갔을 때가 20살이었을 때니 틀린 말도 아니고 말이다.

“스무 살이에요.”

샤르페스의 말이 의외였는지 거한의 동료들마저 그에게 눈길을 주었다.

“아니, 이보게 자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스무 살이 다 되도록 술 한
잔도 입에 대보지도 않았나? 정말 희귀한 경우로구만.”

“그러게. 마법사인 나도 15살 때 술을 입에 대 봤는데 말이야. 검도 있는
걸 보니 검사인 듯 한데 정말 희귀종이로군. 수련을 하느라고 술을 못 마셔본
건가?”

거한의 바로 옆에서 맥주를 마시던 20대 후반의 남자가 샤르페스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남자들은 10대 중반에서 10대 후반, 입에 술을 댄다.
아무리 바쁜 학업을 보내고 있다 할지라도 20대가 되어서도 술을 입에 대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인 것이다.

“아, 무, 물론 그...렇죠, 뭐”

‘뭐, 틀린 말은 아니군. 수련 기간이 길었다는 것과 무지하게 힘들다는 것이
안 들어갔으니 말이지.’

장로님은 왜 술을 안 가르쳐 주셨을까...하는 원망 아닌 원망을 하면서 말을
얼버무릴 수밖엔 없었다.

“흐흠, 나름대로는 귀엽게 생겼는데? 어때, 이 누나와 함께 술을 배워보지
않으련?”

“어허~ 언닌 또 왜 작업질인데? 쟨 내가 작업 들어갈 거야.”

“감히 언니에게 무슨 소리니?”

“어이어이, 이 잘생긴 청년을 두고 외간남자에게 눈길을 주면 되냐고!”

“나참 웃겨서..”

왁자지껄.

‘연쇄반응이로구만, 아주’

“여기 있습니다.”

거한의 일행들이 펼치는 토크 쇼로 인해서 정신이 나가고 있을 무렵 샤르페스의
앞에 맥주잔이 놓여졌다.

‘꿀꺽’

정말 취하게 되면 기분이 좋을까? 취해서 실수라도 하면 어쩌지? 난동이라도
부리면 어쩌지? 아까 저녁에 먹은 것을 다시 보게 되면 어쩌지?

책에서 읽었던 많은 ‘실수’ 들이 샤르페스의 뇌리를 떠다니고 있었다.

잠시간 술잔을 쳐다보다가 이상한 시선을 느껴 슬쩍 옆을 쳐다 보았다.

‘아니! 이 사람들이 정말!’

왁자지껄 자기들끼리 떠드느라고 자신에겐 신경도 안쓰고 있던 사람들이 막
술을 입에 대려는 ‘역사적인’ 순간에 자신을 주목하고 있었다. 꽤나
기대에 찬 눈빛이 샤르페스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이런 제길!
부담스럽다!!!

‘에라이~’

눈 딱감고! 고!

꿀꺽~꿀꺽~

“크헤~~”

알싸한 기운과 어딘지 모르게 시원함이 온몸을 파고 들고 있었다.

‘이...이것이 술이구나!!’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휘몰아친다.

“우오오~ 원샷 죽이는데~”

“한번 더 하지?”

“크하하~ 드디어 20살에 술을 마셔보는구나. 소년!! 어이~ 여기 맥주 한잔 더!”

.....라는 소리들은 이미 들리지도 않았다. 알코올의 몽롱한 기운이 뇌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이기려고 해봐도, 되지 않았다. 결국 정신을 잃고 말았다.

“.....특이한 놈일세 그려. 한 잔에 나가냐.”

‘겨우 한 잔에...가다니...크...윽...’





“으....으흐~ 아고고 머리야..”

샤르페스는 간신히 눈을 떴다. 머리에서 어떤 난쟁이가 북을 치면서 돌아다
니는 것 같았다. 속도 거북했다.

“여긴 또 어디야?”

대충 눈동자만 굴려서 살펴보니 자신이 묵던 여관은 분명히 아니었다. 2인실
정도는 되는 듯이 방은 컸다. 자신 위에는 이불이 덮어져 있었다. 누군가가
이 방으로 날 끌고 와서 재워 주었단 소리가 되는데.

‘어라? 왠 숨소리? 이 방에 나 말고 또 누가 있나?’

그 지독한 훈련의 결과로서 오감이 무척 발달한 그로서 조그마한 숨소리
정도는 문제없이 들을 수 있었다. 숨소리는 왼쪽으로 모로 누워있는 자신의
등 뒤에서 나는 소리였고 확인을 위해 그는 주저없이 몸을 돌렸다.

“.......헛.”

“잘 잤니? 술에 약한 소년?”

같은 이불을 덮고 있는 전라의 여인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연한 갈색 피부가
햇빛을 받아 빛나는 듯 했다. 그리고 짙은 갈색의 머리칼은 그녀의 피부를
간질이며 흩어져 있었다. 루비처럼 붉은 눈이 샤르페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처럼 붉은 입술도 살짝 치켜올라가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니 같은 이불에 전라의 여인이 누워 있다.

환상적이다!

“..............”

하지만 샤르페스는 그 순간을 쉽게 납득할 정도로 강심장은 아니었기에 온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얼굴까지 붉게 물들면서.

“크아아아아악!!!!!!”

어느 여관, 2층에서 웬 남자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다.




“우웅~ 뭐야. 언니하고 지낸 밤이 너무 환상적이어서 저렇게 비명을 지르나?”

어제의 거한의 일행 중 한 사람이던 여자는 졸린 눈을 비비면서 이불 속에서
꾸물거리고 있었다. 계속 뒹굴 거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아함~ 조금 있다가 알아서 깨우러 오겠지. 귀찮아. 좀 더 자야지.”

딴 세상 이야기인 듯이 다시 눈을 감고 아침잠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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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H신이 안나옵니다. ^_^;;;

전 이상하게 글을 쓰다보면 글이 심각 모드로 들어가 버리더군요. -_-;;;나참~
그것을 고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번 2화에서는 분량을 조금 더 늘려봤습니다. 다른 분들은 정말 분랴이 많
으시더군요. 존경스럽습니다.

다른 판타지 소설을 보니 오카리나라는 게 나오더군요. 저도 오카리나 연주곡을
몇 번 들어본 적이 있고 말입니다.
오카리나를 집어넣어 볼까, 하다가 이왕이면 내가 약간이라도 아는 악기를
넣자...라고 고심하다가 소금을 넣게 되었습니다. 전통 악기라는 것에도
메리트가 있더군요. 고딩 일 때, 소금으로 음악 실기 평가를 본게 인연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때 실기 평가가 끝난 후로 소금은 내팽개쳤습니다만.....^^;;
그래도 한 번도 불어본 적 없는 오카리나보다는 친숙합니다. [평가 결과는
대략...먼 산이에요.] 뭐, 국딩 때나 중딩 때 단소로도 실기평가를 봤습니다만
아무래도 소금 쪽이 부는 폼이 멋있더군요. ^^ 음색도 소금이 약간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고.

저기에 나오는 가사는 애니 wonderfuldays 에 나오던 삽입곡입니다. 루진이라는
가수가 불렀지요. 무척 좋아하는 분위기의 곡이라서요..^^

이 이야기의 세계에서는 검과 마법만이 난무 하는 게 아닙니다. 총이 등장합니다.
화약도 등장하지요. 그렇다고 해서 매트릭스1에서 네오와 트리니티의 그
굉장한 총격전에서 나오던 총들 같이 발달된 유형은 아니 구요, 대략 19세기
정도? 하여튼 20세기가 들어서기 전의 총기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총기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언제 관련 자료를 봐야 할 것 같네요.

참, 니다나(Nidana)는 ‘인연’ 이라는 뜻입니다.

완결을 향해!

졸작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72 비추천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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