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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역]세뇌전대(洗腦戰隊) 제 8 화 결전(決戦)2 上

第八話 決戦(2)



 따르르릉 따르르릉 찰칵.
「네~ 에, 중국집입니다.」
「미안합니다, 냉면 한그릇 배달되죠, 방울토마토는 빼고.」
「죄송합니다, 우리집 냉면에서, 방울토마토는 뺄 수 없습니다.」
「···」
「···」
「······달리아인가」
「······시몬이구나.」

 평소의 암호를 주고 받았다. 시몬은 가지고 있던 무전기--이것은 고장난 무전기와는 다른 것이었다--로 달리아에게 연락을 하고 있었다. 달리아가 부서진 무전기의 설계자이기 때문이다.

「무슨 바람이 불었어? 이제 바쁜 시간일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다」
「···인기있는 남자는 괴롭겠네···시몬」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정말로 핀치라고.」
「···위기는 네 일상이잖아. 그런데 전파가 잘 안잡히는 데. 좀 더 큰 소리로 이야기할 수 없어?」
「······이유가 있어 큰 소리로 이야기할 수는 없어. 참아라」

 달리아의 상태는 여전했다. 시몬은 간략히 용건을 이야기한다.

「···과연. 우선 무전기 뒤를 열어 봐. ···그래. 그러면 빨강과 파랑의 리드 선이 있지.」
「응···, 있어. 자를까?」
「······그것을 자르면 폭발하니까 조심해라.」
「그런 걸 가르쳐 줄 짬이 있으면 고치는 방법을 가르쳐 줘!」
「······」
「아! 끊지 마 끊지 마! 진정해!」
「···큰 소리내면 곤란하지 않았냐?」
「··········」

 창고에 있는 방 한 곳에서 긴박감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를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한편, 로즈는 사냥감을 노리는 표범과 같은 발걸음으로 2층에 올라 갔다. 손에는 애용하는 메이스. 하나하나 문을 부수고 안을 살폈다···.

그러나 시몬도 루피아도 눈에 띄지 않았다.

 창고의 2층은 좁은 복도에, 양 쪽으로 방이 한 개씩 있었다. 남은 방은 일곱 개···. 로즈의 조용한 발소리만이 복도에 메아리친다.

「···리드 선이 끊어진 부분이 없다면, 접점 불량도 아닐테고··· 손 들었다.」
「어이, 포기가 너무 빨라! 좀 더 생각해 봐!」
「그렇다고 해도, 내가 거기에 있지 않는 한 말로 하는 설명만으로 원인을 알 수는 없어. 아마 부품이 망가져 버렸을 거야. 나의 사랑스러운 무전기 4호, 편안히 잠들어라. 아멘···」
「···그리고 나도 편안히 잠들겠구나···.」
「그러니까 전에 말했잖아. 방심은 금물이라고···」

 -삐.
잔소리가 길어질 것 같아, 시몬은 무전기를 끊었다.

「·········도망칠까」

 지금이라면 어떻게 도망갈수는 잇을 것이다.
 그러나, 카네리아를 세뇌한 것은, 이미 로즈에게 발각되었다. 경계당하는 이 상태로 내일까지 로즈를 넘어뜨리는 것은 불가능. 그렇게 되면, 오늘 로즈에게 살해당하느냐, 내일 베릴 총수에게 처형되느냐의 문제이다.

「생각하자···생각하자···」

 문을 여는 소리가 또 가까워졌다.


 바탄.
 네번째 문을 열었다. 좀 전까지의 어두운 방과는 달리 이 방에는 태양 빛이 스며들어 오고 있었다. 먼지 가득한 방에는 수십 개의 침대가 놓여져 있고 그 중 하나의 침대에 녹색 로브를 입은 소녀가 누워 있었다.

「루피아!」

 로즈는 루피아에 천천히 다가갔다. 그녀의 팔은 묶여 있었지만, 특별한 외상은 없엇다.

「루피아··· 정신차려···」

 보통이라면 얼른 달려가 그녀의 몸을 흔들어 깨워야 겠지만, 로즈는 루피아에 대한 경계를 풀지 않았다. 여기는 전장이며, 모든 것에 함정이 있을 수 있다. ··· 당연한 일이다. 아니 그렇다고 해도 이런 생각을 당연한 듯이 할 수 있게 된 자신이 슬퍼졌다.

「···응···아···」

 루피아는 천천히 눈꺼풀을 열고, 일어났다.

「···이런 곳에서 자고 있다니, 생각보다 신경이 굵네요, 루피아」

 로즈의 농담에 루피아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아, 로즈 사령, 어라, 어째서 내가 이런 곳에···」

 로즈는 잠시동안 루피아를 관찰했다. ···조금 잠에 취해 있는 것을 제외하면, 평소의 루피아다. ···괜찮을 것이다. 로즈는 루피아의 팔을 묶은 끈을 나이프로 잘랐다.

「···설명은 나중에. 우선 일어나요?」
「···아, 네···죄송합니다··· 아파!」

 루피아는 일어서려고 하다가, 발목을 잡으며 웅크리고 앉았다.

「왜?」
「···다리가 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네요, 이봐요, 업히세요」
「미안합니다, 로즈 사령」

 로즈는 루피아를 등에 업었다. 등에 부드러운 루피아의 중량감이 느껴졌다.

「···그건 그렇고, 당신, 가슴 크네요···. 조금 부러워요···」
「···이런 곳에서 그런 말 하지 말아 주세요···」

 언제나 사령부에서 전개되는 것 같은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둘은 복도에 나왔다.

「···로즈 사령, 지금부터 어떻게 할겁니까?」
「···시몬을 찾아내야죠.」
「···어째서입니까?」
「···사실은 당신을 구해내면 오늘은 그걸로 끝낼까 생각했지만···, 그 남자, 카네리아를 조종해서 이 로즈님을 덮치게 했기 때문에. ···답례는, 해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로즈의 입가는 웃고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사령의 답례, 무섭습니다···」
「오늘은 조금 기분이 안 좋으니까···, 혹시 피비(血雨)가 내릴지도 몰라···」
「······」

 로즈는 다음 문을 열었다. 어두운 방 안에는 골판지가 쌓여 있을 뿐 아무도 없었다.
 이제 겨우 두개의 방이 남은 순간, 갑자기 안쪽에서 문이 열렸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 시몬이었다. 그는 이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복도 끝의 계단으로 우당탕탕 달려 내려갔다.

「기다리세요!」

 로즈는 업고 있던 루피아를 그 자리에 내려놓고 시몬을 뒤쫓으려 했다. 그 순간 등에서 내리던 루피아가 목을 잡고 매달렸다.

「뭐? 루피아, 잠깐 놔요! 쫓아갈 수 없잖아요!」
「···사령. 뒤쫓아가서 ···따라잡으면···시몬을 죽일 겁니까?」
「···, 무슨 말을 하는 거에요, 일단은 놔요!」

 그러나, 루피아는 로즈의 목을 감은 팔을 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조르기 시작했다···.

「···시몬···님을···시몬님을 다치게 한다면···로즈 사령님이라도···용서하지 않아···」

「···루, 루피아,······당신도 역시···」

 루피아가 조르는 힘이 훨씬 강해졌다. 로즈는 그것과 상관없이 앞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루피아가 다리를 걸어 방해 했다.
 로즈는 신체를 최대한 비틀어, 루피아를 힘겹게 떨어뜨렸다.
 루피아는 천천히 일어서, 지팡이를 잡았다.

「···다리가 삐었다는 것도 거짓말이었군요···」
「······로즈 사령,···미안해요······」
「···당신은···발키리. 네메시스를 쓰러뜨리는 것이 사명이에요···, 생각해 내요!」

 루피아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숙였다.

「나는···, 모르겠어요···, 어느 쪽이 올바른 것인지···」
「어느 쪽이, 라니···. 네메시스는 인류의 적이에요, 알고 있잖아요!」
「맞아요···. 네메시스는 인류의 적···이에요···. 하지만···」

 루피아가 얼굴을 들었다. 그 눈동자는 열정적인 물기를 띠고, 안개가 쳐져 있었다.

「···나는···시몬님을···좋아합니다···. 시몬님 없이는···살아갈 수 없어요···. 그러니까, 여기서 보내 줄 수 없습니다···, 로즈 사령···」
「·········설득의 여지는 없는 것 같군요.」

 로즈는 메이스를 천천히 들었다. 루피아도 지팡이를 꽉 쥐었다.

 일 순간의 정적, 하지만 영창을 한 것은 동시였다.

「윈드 브릿드!」 「스플래쉬·썬더!」

바람의 사나운 포효와 번쩍이는 섬광이, 어둡고 좁은 복도에서 맞부딪혔다. 굉음이 창고의 얇은 벽을 난타했다. 바닥의 흙먼지가 흩날리며 시야가 제로가 되었다···.

 겨우겨우 흩날리던 먼지가 가라앉자, 남은 인영은 하나뿐, ···그리고 쓰러진 인영이 하나 더.

「···루피아···」

 바닥에 쓰러진 루피아를 로즈가 작은 목소리로 불렀다. 기절해 있지만, 다소 위력을 약화시켰기 때문에 생명은 이상이 없을 것이다···. 한편 로즈는 상처 하나 없었다. 마법 공격은, 보다 강대한 마법 공격에 상쇄된다. 로즈와 루피아의 마력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루피아의 공격이 로즈에 상처하나 낼 수 없는 것은 분명했다.

「···나와 승부하면 어떻게 되는지···, 당신이라면 알고 있었겠죠?」

 그 냉정 침착한 루피아가 그런 상황 판단조차 할 수 없어지도록, 시몬을 생각한 것일까. 비록 그것이 세뇌에 의해 만들어진 감정이었다고 해도.

「···이 따위 짓을···」

 세뇌의 힘의 무서움을 재차 깨달음과 동시에, 로즈의 안에서 시몬에 대한 분노가 한층 더 격렬해졌다.

 갑자기, 로즈의 주머니가 떨렸다. 휴대폰이었다.
 디스플레이에는 「마츠다 아케미」의 이름이 표시되어 있었다.
 로즈는 일순간 주저 하다 전화를 받았다.

「누구···?」
「사령···」

 귓가에 댄 휴대폰에서 들린 목소리는 틀림없이 카네리아의 목소리였다.

「···카네리아, 왜?」
「사령···도와 줘···」
「지금 어디에 있는 거죠?」
「···창고···넓은···곳···」
「···기다리세요, 지금 가요···」

 물론, 함정이다.
 그런 건 알고 있지만, 카네리아를 버릴 수는 없다.
 방심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시몬과 나의 능력 차이를 생각하면 질 리도 없다.
 로즈는 휴대폰을 손에 든 채로 달리기 시작했다.

 계단을 내려가 좁은 복도를 쭉 달려가서 로즈의 눈앞에 커다란 철문이 나왔다. 여기가 처음에 왔던 큰 창고로 이어진 곳 같았다.

「···사령···로-즈 사령···」

 헛소리처럼 반복해서 그녀를 부르는 카네리아.

「기다리고 있어요, 지금 갈테니까」

 그러나, 커다란 문 좌우의 레버를 움직여도,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레버 위에는 다이얼이 있었다. ···아무래도 그것을 돌려서 여는 방식인 것 같았다.

「카네리아, 이 문을 여는 방법은 알아?」
「······여는 방법은·······」

 한층 더 잡음이 심해 져서, 로즈는 스피커를 더욱 귀에 가까이 눌렀다. 그러자, 전화 상대가 바뀌는 기색이 들려왔다.

「···후후후···왔느냐. 로즈」

 스피커 너머의 목소리가 남자의 목소리로 바뀌었다.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그리운 목소리···. ···시몬의 목소리였다···.

「···어머나, 의외로 건강한데, 시몬. 방금 전엔 상당히 당황해서 도망치는 거 같더니.」
「···뭐 여기에는 인질이 있으니까···. 당황할 이유 따위는 아무 것도 없다고···」
「그러면 그러면······ 그럼, 이 문도 열어 줄 수 있다는 건가요?」
「···싫다고 한다면?」
「···그러면, 이 건물과, 당신을 숯덩이로 만들어도 괜찮겠죠.···」
「···카네리아도 숯덩이가 될 텐데······. 괜찮은가···」
「···악당과 타협은 하지 않아요. ···이런 상황이, 별로 처음이 아니기도 하고···. 나를 상대로 술책을 쓸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목적을 위해서라면 아군의 희생도 상관없다는 건가···. 과연 「하얀 마녀」로군. 너와 같은 담력과 냉혹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발키리에는 과분하다···. 부디 네메시스에 와 주었으면 하는데」
「후후후, 이번엔 스카우트? 당신도 큰일 날 사람이네···. 뭐, 실업하면 생각해 봐도 괜찮겠지만, 지금은 나 자신의 일에 충실할 필요가 있으니까···. 응, 시몬. 서로의 행복을 생각해 보지 않을래요? 당신이 카네리아를 풀어준다면···, 당신은 노아 주겠어요···」
「에···, 발키리의 사령관은 앞뒤가 꽉 막혔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융통성이 있네. 나의 상사도 본받아 주었으면 좋겠는데.」

 ···그의 마지막 말에는, 왠지 진심이 배여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좋아. 우선, 방으로 초대하지. 그 문의 여는 방법을 지금부터 말할 테니까, 잘 들어라」
「···음질이 나쁘니까, 큰 소리로 부탁해요」
「···우선, 오른쪽과 왼쪽에 다이얼과 레버가 있을 것이다. 오른쪽 다이얼을 오른쪽으로 세번, 왼쪽으로 한번, 또 오른쪽으로 네번 돌린다···」

 로즈는 일순간 고민했다. 다이얼을 돌린 순간에 폭발 하는 함정이 설치되어 있을 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런 일을 할 정도로 라면, 조금 전 쓸데없는 대화 중간에 폭발시키면 됐을 것이다.

 여기선 순순히 그의 말에 따라 보자. 따르르륵 하는 소리를 내며 금고에 달린 것 같이 생긴 다이얼을 로즈는 돌렸다.

「다음에 왼쪽 다이얼을, 오른쪽으로 한번, 왼쪽으로 다섯번, 오른쪽으로 아홉 번···」

 로즈는 시몬이 말하는 대로 했다. 귀찮기는 하지만 불평해봤자 어쩔 수 없다.

「···좋아, 다했으면, 거기 왼쪽 레버를 뽑아라···」
「뽑으···라고···이건!···」

 레버를 뽑아 낸, 로즈의 눈이 무심코 휘둥그레졌다. 레버, 라고 생각했던 그 것은···이른바 전동 바이브레이터, 라는 녀석이었다. 쓸데없이 리얼한 형상에 반짝이는 검은 광택이 감돌아,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뭐 모양은 이상하지만, 신경쓰지 마라. 그것을 지금 뽑은 것에 되돌려 꼽고 오른쪽으로 두번 돌려라···」

「좋은 취미를 가지고 있네. 정말···」

 로즈는 비꼬듯 말하며 시몬이 시키는 대로 레버를 꼽고 오른쪽으로 돌렸다.

「···그 담에 오른쪽 레버를 젖히면 열릴 것이다···」

 레버를 젖혔다. 그러나 문은 열지 않았다.

「···열리지 않는데···」
「···으, 그럴리가」
「······숯으로 만들어 줄까?」
「기다려 기다려. ···아마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레버라서. 그런 거겠지. 미안하지만, 그 바이브···가 아니라, 그 왼쪽 레버를 물에 적셔서, 다시 도전 해줘.」
「···물은, 없어요···」
「···너의 침으로 적시면 되잖아.」
「······정말로, 좋은 취미군요···」

 별로 누가 보고 있는 것도 아니니까, 이런 걸로 주저하기도 뭐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바이브레이터를, 로즈는 입에 머금었다. 고무 특유의 냄새와 감촉이 구강과 비강을 자극했다. 자연히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

「확실히 적시지 않으면 안 되니까. 혀를 사용해서 잘 빨아야 돼.」

 로즈는 처음에는 살짝 살짝하다가 곧 대담하게 바이브레이터를 빨았다. 츄웁, 츄웁···검은 바이브레이터가 로즈의 붉은 입술을 출입할 때마다 야릇한 소리가 났다.

「···추잡한 소리가 나는데···, 느끼고 있는 거야···?」
「후어우아···후어후······우하하오···」

 그런 일이···있을 리···없잖아요···, 라고 대답할 생각이었지만, 입안의 바이브레이터 때문에 제대로 발음할 수가 없었다. 로즈의 비부는, 이 이상한 상황에 반응해 젖어 들어오고 있었지만, 그건 절대 말할 수 없다. 오른손으로 입안에 바이브레이터를 꺼낸 뒤, 로즈는 왼손에 든 휴대폰에 대답했다.

「···좋아, 이제 괜찮을 거야. 다시 한번 시험해 본다.」

 로즈는 입으로부터 타액으로 빛나는 바이브레이터를 꺼내, 구멍에 꽂고 레버를 돌렸다. 그러나 역시 문은 열리지 않았다.

「·········」
「···아, 깜빡했다. 그 열쇠는 생체 인증 타입이었어··· 본인의 체액을 인증에 사용하는데, 침만으로는 약한 것 같다···, 미안하지만, 거기서 그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 오나니를 해서, 너의 체액을 묻혀 주지 않을래?」

「·········나를, 바보 취급 하고 있는거냐?」
「아니, 이번에야말로 진짜 열릴꺼야. 해 줘.」

 시몬의 목소리에는 진부를 물을 수 없게 하는 박력이 있었다.

「······갑자기 시킨다고,···곧바로 젖지 않아요.」
「···다소 시간을 들여도 괜찮아···, 그럼 해, 로즈···」

 로즈는 휴대폰과 바이브레이터를 들고 멍하니 시몬의 목소리를 반추하고 있었다. 노이즈섞인 시몬의 목소리는 잔 떨림을 수반해 로즈의 머리 속 깊이 새겨지고 있었다···. 어째서일가. 그의 목소리에는 뭔가 끌어당기는 듯한 불가사의한 자장(磁場)을 느꼈다. 그의 목소리에 따르면, 모든 것이 해결될 듯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기분 탓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처녀도 아니고, 이런 곳에서 부끄러워해 소중한 부하를 버릴 수는 없다.

 로즈는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 윗도리 끈을 풀었다. 흰색 바탕을 기조로 한 좋은 질감의 천으로 된 상의를 벌리자, 핑크색 브라에 싸인 하얗고 투명한 피부가 드러났다. 성숙한 여자가 가지는 독특한 살집은, 루피아나 카네리아에게는 아직 없는 것이었다. 프런트 후크를 끄르고 브라를 벗겨내자, 잘 익은 과일 같은 유방이 튕기듯 밖으로 뛰쳐나왔다. 오른손은 휴대폰을 들고 있으므로, 왼손으로 가슴을 주물렀다. 손바닥 전체로 아래에서 유방을 들어 올리듯, 그리고, 유두는 바로 만지지 않고, 유륜부터 천천히 손가락으로 쓰다듬어 갔다.

 그 모습을 문 위에 숨겨져 있는 감시 카메라가 하나하나 자세히 담고 있었지만, 로즈는 그것까지는 눈치 채지 못했다.

「···응응···」

 에나멜 스커트아래에 왼손을 넣어, 팬츠를 벗었다. 질척하게 음모가 젖어 있어 팬츠에 닿는 피부가 성가셨다. 가터벨트 때문에 허벅지 중간까지 밖에는 팬츠를 내릴 수 없었다. 거북하지만 어쩔 수 없다.

 팬츠를 내린 손으로 바이브레이터를 잡고 천천히 찔러 넣었다. 뜨거운 꽃잎에 바이브레이터가 닿자, 섬뜩 했다. 이미 타액으로 젖어 있던 바이브레이터는 그다지 저항감도 없이, 로즈의 음순 안에 삼켜져 갔다.

「···로즈···뭔가 이상하지 않아?」
「응···, 이상해···? 뭐가?」
「···아니,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

 이상한 놈···, 뭐가 이상하다는 건가. 나는 문을 열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을 뿐인데···. 로즈는 바이브레이터의 스윗치를 켰다. ‘부우우응’ 하는 소리와 함께, 몸체가 꾸불꾸불 진동하기 시작했다. 점막이 휘저어져 의식을 멍하게 했다. 열정적인 한숨이 휴대폰의 수화기를 통해 전해졌지만, 그런 데에 신경 쓰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응···아···」
「···어때, 로즈···. 젖었어?···」
「···아···좀 더······」
「······너무 즐겨도 곤란하니까···이제 뽑아주지 않을래···」
「···, 그렇지 않아···, 기다려···」

 로즈는 천천히 검게 빛나는 바이브레이터를 뽑아냈다. 끈적끈적한 반짝이면서 꿈틀거리는 바이브레이터의 스위치를 껐다. 로즈의 장갑에 타액과 애액이 실을 당기면서 늘어져 온다.

「···뽑았어요···」
「···좋아, 그럼 그것을 다시 한번 넣고, 레버를 돌려라···」

 로즈는 비척비척 일어서서, 바이브레이터를 원래의 장소에 찔러 넣고, 오른쪽의 레버를 움직였다··· 그러자 ‘끼리릭’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아···열렸다···」
「···잘된 것 같다. 들어 와···로즈. 하지만, 이 전화는 아직 귀에서 떼어 놓지 마···」
「······네···」
 로즈는 뜨겁게 달아오른 몸 그대로 문을 열고, 방안에 들어갔다.


 넓은 방은, 처음에 시몬과 만난 장소였다, 카네리아가 조종되어 자신을 막았던 장소였다. 바로 조금 전의 일이었는데, 벌써 먼 옛날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방 중앙에는 시몬이 서 있었다. 아마도 카네리아의 것으로 보이는 휴대폰을, 한 손에 잡고 있었다. 변함없이 긴장감이 없어 보인다.

「기다리다 지쳤어, 로즈」
「···여는데 저렇게 오래 걸리는 열쇠로 잠근 인간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뭐, 그렇지만. 덕분에 엄청 좋은 구경도 할 수도 있었고···」

 시몬의 왼손에는 휴대 TV 같은 것이 있었다.

「로즈, 네가 자위하는 모습은, 꽤 대단했어. 역시 성인 여성은 다르데. TV 속 화면 만으로도 흥분되더라고···」
「···무슨 짓을···」
「어쨌든, 그 모습은 어떻게든 안 될까. 조금 눈을 둘 때가 없는데.」

 로즈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다. 가슴은 드러나 있고, 허벅지에는 벗겨진 팬츠가처럼 걸려있다.

「···!!」

 당황해서 복장을 정리하는 로즈. 그러나 왼손 하나만으로는 좀처럼 잘 되지 않다. 팬츠는 어떻게 끌어 올렸지만 , 브라는 상의 속에 적당히 밀어넣고, 상의의 앞만 어떻게 오므렸다. 어째서 자신이 이런 모습을···.

 그러나, 서로 목소리가 들리는 상태인데도, 왜 굳이 휴대폰을 사용해서 대화 계속 하고 있는 것인가···, 로즈는 그것의 이상함은 아직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옷을 어떻게든 정리하는 것을 마치고, 날카로운 시선을 시몬에게 보냈다. 평소의 로즈로 돌아오고 있다.

「······슬슬 끝내죠. 시몬」
「···뭐를?」
「정해져 있잖아요. 카네리아를 돌려줘요.」
「···그런가. 어이 카네리아. 로즈 사령이 부른다.」

 시몬이 손뼉을 치자, 그늘에서 카네리아가 나타났다. ···눈에는 아무런 의사의 빛도 담겨지지 않은 채 흔들흔들 로즈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당신···, 두 명을 세뇌했죠.」
「···뭐 그렇지. 아아, 그렇게 경계할 필요는 없어. 이제, 이 아가씨들을 이용해 너를 기습할 생각은 없으니까」
「···조금 전, 그런 짓을 한 녀석의 말을, 누가 믿을 수 있을까요?」

 로즈는 가까워지는 카네리아에 경계를 풀지 않았다. 카네리아가 가까워지자 팔을 잡고 뒤로 돌린 뒤, 가지고 있던 수갑을 채웠다. 카네리아는 거기에 아무런 반항도 하지 않고, 그녀가 하는 대로 가만히 잇었다.

「···부하를 신뢰할 수 없다니 슬프다. 상사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슬픔을 아는 사람으로서 동정한다. 카네리아 ···」
「······정말로, 슬퍼요···. 그럼 시몬, 그렇게 만든 책임, 을 져야 겠죠···?」

 로즈는 허리의 메이스를 뽑으려고 했다. 그러나 오른손은 휴대폰을 잡고 있었다. 왼손으로 무리해서 메이스를 뽑아서 천천히 휘둘렀다. 오른 손이 아니라도, 로즈 정도 된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다.

「싸울 거야?」
「···당연히. 나의 사랑스러운 부하를 이렇게까지 했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요?」
「···그런 싸움뿐인 생활은 윤택하지 않다고. ···로즈. 어찌되었든 너도, 루피아나 카네리아처럼 네 모두를 나에게 맡기지 않을래? 상당히 평판이 좋은데.」
「······농담이라고 해도 웃기지 않는 군요. 대개 당신의 세뇌는 약을 사용하는 거죠···. 이 거리에서 무리겠네요.」
「···그렇지도 않아. 벌써, 나의 장치에 너는 감은 있으니까···」
「무슨···」
「···잘 들어, 로즈. 질문이다···」
 갑자기 시몬의 음성이 바꾸었다. 로즈는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입술이 달라붙은 것처럼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너에게 있어, 나는 누구야?」

 쓰러뜨려야 할 적, 이라고 말하려 던 순간, 로즈의 뇌 속에서 무언가가 하얗게 튀었다. 지금까지 봉인되어 있던···아니, 지금까지도 천천히 스며 나오고 있던 무언가가, 단번에 봉인을 찢고 로즈의 뇌 속을 헤집고 돌아다녔다. ···로즈의 의사와 관계없이, 입이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신은,···나의···, 주인님입니다···. 에?」


 스스로 자신의 발언에 놀라는 로즈.

「···좋아, 잘 기억해냈구나. 그래, 나는 너의 마스터다. ···너는 그 휴대폰에서 귀를 떼어 놓을 수가 없다···. 내가 하는 말은 모두 너의 뇌에 직접 전해진다···」

 휴대폰 스피커를 통해 화살처럼 쏘아진 시몬의 지시가 로즈의 귀로 들려오자, 로즈의 머릿속은 끓어오르는 물처럼 혼란스러워 졌다. 마음속에 숨어 있던 무엇인가가 급격하게 부풀어 올랐다···.

 로즈는 머리를 흔들었다. 이것은···암시다. 그러나 자신은 세뇌약 냄새를 맡은 기억이 없다. 그러니까, 이 휴대폰에서 귀를 떼는 것쯤은···.

「···의심하고 있네···. 그럼, 온 힘을 다해 휴대폰에서 귀를 떼려고 해봐라···. 떼려고 하면 할수록, 귀에서 휴대폰은 떨어지지 않는다···」

 ···말할 필요도 없었다. 조금 전부터 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피커는 로즈의 귀에 꼭 들러붙어 떨어뜨릴 수가 없었다.

「···그렇다. 그 휴대폰은 떨어지지 않는다. 그 휴대폰에서 들리는 나의 말은 너의 근육을 직접 움직인다. 너의 영혼을 지배한다···. 생각해 내라··· 너는 나의 노예다. 나에게 따르는 것이 즐거운 노예다···」

---시몬님···시몬님···, 시몬님이야말로 나의 주인님···, 시몬님에게 따르는 것이 나의 즐거움···, 나는 시몬님의 노예···노예···노예···---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말은··· 처음엔 작았지만··· 점차 커져서···. 이윽고,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로즈의 이성이 비명을 질렀다.

「···장난치지 마!」

 로즈는 왼손으로 메이스를 치켜들고 주문을 영창하려고 했지만, 시몬은 그것을 한 손으로 막으려는 듯 왼손을 쑥 내밀고 선고했다.

「너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

 순간, 로즈의 머리가 새하얗게 되었다. ···주문이, 나오지 않았다. 입을 뻐끔뻐끔거리는 로즈를 보며, 시몬이 다시 말했다..

「···지금부터 10을 센다. 그러면 너는 깊고 깊은 잠에 빠진다···. 10···9···」

 시몬의 유도가 시작되었다.
 로즈도 이렇게 되자 행동은 빨랐다. 메이스를 꽉 쥔 채로 전력을 다해 시몬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마법을 사용할 수 없어도, 백병전으로 충분하다. 이 정도 거리라면, 10초 이내에 이길 수 있다.

「! 8···7···6···」

 시몬은 로즈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 꽃다발이 담겨있는 골판지상자를 무너트리며 도망가면서도, 카운트다운을 멈추지 않았다. 표정은 초조해 하고 있었지만, 그 초조를 전혀 담지 않는 한없이 냉정한 시몬의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로 로즈의 머리 속에 파고 들었다. ···머릿속에 카운트다운이 메아리친다.

「···5···4···3···」

 로즈는 페인트를 쓰면서 시몬을 방구석까지 몰아넣었다. 시몬은 등을 돌리고 도망쳤지만, 자세를 무너뜨리며 벽에 부딪혔다. 어떻게든, 카운트가 끝나기 전에 놈의 목소리를 봉하면, 나의 승리다. ···이길 수 있다.

 로즈의 팔이 굉장한 기세로 메이스를 휘둘렀다. 목표는 시몬의 인후.
 정확한 공격이, 정말로 맞으려는 순간, 시몬은 최대한 카운트를 빨리 했다.

「2, 1, 제로!」

 종료가 선언되며 시간이 멈추었다.

 이상한 광경이었다.
 휴대폰을 한 손에 들고 벽에 달라붙어 있는 시몬. 똑같이 휴대폰을 한 손에 들고, 메이스를 내려치려고 하고 있는 로즈. 그 메이스의 끝은, 시몬의 인후 바로 앞에서 불과 몇 센티미터 떨어진 곳에 멈추어 있다.
 로즈의 눈에서, 급속히 빛이 사라져갔다. 눈동자에는 시몬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지만, 그녀의 의식에 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 아니, 원래 의식 그 자체가 사라지고 있었다. 눈꺼풀이 천천히 감기며 그대로 앞으로 쓰러졌다. 시몬은 그녀를 받아 껴안는 모습이 되었다. 로즈의 무게 전부가 시몬을 덮쳤다. 마치 모든 걸 그에게 맡기는 것 같이.

「···그래, 그대로···천천히···깊게···자라···」

 함정에 빠진 하얀 마녀는, 시몬의 양팔에 안 겨, 꿈도 꾸지 않는 깊은 잠에 빠져 갔다. 팔에서 힘이 빠지며 메이스가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나 휴대폰은 변함없이 귓가에 대고 있는 상태였다. 귓볼의 호박색 귀걸이가, 희미하게 빛났다. 시몬은 그녀의 몸을 똑바로 눕혔다. 목에 힘이 빠져 있기 때문에, 로즈의 머리는 아무런 저항도 없이 뒤로 처졌다. 흘러내리는 검은 머리카락, 감겨있는 눈꺼풀, 긴 속눈썹, 반쯤 벌어진 붉은 입술, 무방비상태의 하얀 목···.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대고 시몬은 입을 조금 열어, 목을 가볍게 깨물었다. ···물론, 로즈는 반응하지 않았다.

「···체크메이트, 아니, 오히려 장기로 쳐서 「장군」라고 해야 할까?」

 아름답고 위험한 짐승을 잡은 사냥꾼의, 승리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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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시몬......... 어설프게 로즈를 손에 넣었습니다....
하지만 눈 앞으로 다가온 진정한 고난을 모르고 있군요.

이제 반쯤 왔고 겨우 8화입니다만 20만바이트를 넘겼습니다. 기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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