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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사각지대-26

창민과 정식은 김치복과 홍성태 민복철을 데리고 태성백화점으로 향했다

퇴근시간을 벗어나서 그런지 차들은 의외로 막힘이없었고 그덕분에 영등포에서 태성까지 2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던것이다

미리 나와있던 곰보사내의 안내를 받고 회장전용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회장실에 도착하자 역시나 창민과 정식이 그랬던것처럼

한동안 김치복과 홍성태 민복철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영화에서나 볼수있는 그런 회장실 내부가 별천지에 온 느낌을 주는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잠시 입을 떡 벌리고 서있던 김치복이 사무실 테이블위에 가지고온 가방을 내려놓고 잠시 회장실 내부여기저기를 둘러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가방안있던 물건들을 테이블 위에 벌려놓기시작했다.

무전기모양의 도청탐지장치를 비롯 분배기선에 접합시키는 도청장치를 비롯 콘센트용과 전자계산기또는 전화기에 장착하는

여러가지의 물건을 꺼내놓더니 무언가 손에들고 창민과 정식을 쳐다보았다


"형 요것이 뭔지알아?"


손바닥에 올려놓은걸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김치복은 서있는 창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임마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참나!뉴스도 안보고 사슈? 이것이 요즘 말많은 몰래카메라 아뇨..찍히면 개박살 나는거"


일반적인 디지털이나 아나로그 카메라를 생각했던 창민의 눈에 손가락만한굵기의 자그마한 기계가 몰카라는 소리에 김치복의

손에서 기계를 받아들고 이리저리 쳐다보았다

그러나 개미눈알만한 렌즈빼고 아무것도 달려있지 않은 모양의 기계가 어떻게 카메라 구실을 할수있는지 신기하기만했다



"이게 업자들이 개인적으로 제작해서 쓰는건데 시판용은 아니요..그러니까 사달라고해도 못구하니까 그렇게 아슈"


김치복은 창민의 손에서 기계를 들더니 다시 테이블쪽으로 상체를 숙여 몇가지 물건을 집어들었다


"이넘이 요렇게 작아도 디지털 35만화소를 자랑하는 작지만 센놈이요..이넘한테걸리면 말그대로 끝장이요.원거리 무선에 음성복합기능까지

잡음은 알아서 걸러 녹화시키는놈이유..뭐..삼승같은 대기업자체 보안팀들은 이런놈 가지고 있다는말은 들었는데 암튼 성능하나만큼은

기가 막힌놈이유..형도 심심하면 말하고..내가 기가막힌곳에 장치해줄테니"


혼자 중얼중얼 거리던 김치복이 제일먼저 회장실 금고가 설치되있는곳부터 하나씩 감지 카메라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회장실문을 열고 들어오는사람들을 체크하는카메라가 중앙 형광등쪽에 설치됐고 중요한 금고쪽에 감지장치센서가 달린 카메라를 별도로 설치하고

쇼파안쪽과 회장실 책상밑쪽 그리고 테이블위에 있는 전화기 내부를 다 뜯어내고는 콩알만한 까만 물건을 붙이는걸 마지막으로 김치복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 내며 허리를 쭉 폈다


"다됐냐?"


소매로 이마를 닦는 김치복의 모습을 보며 창민이 입을열었다

예상외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인줄 알았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앉자 궁금했기때문이다


"다 됐지 그럼 겨우 사무실에 장치 몇개다는데 시간걸리면 김치복 이름이 아깝지 않수?"


넉살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는 김치복의 행동에 곁에있던 정식도 그만 웃음을 터트렸다

창민의 동생들에게서는 자신에 데리고있는 동생들과 다른 면을 많이 볼수있었고 그것이 정식의 기분을 즐겁게 했다


"참 오면서 생각한건데 저쪽 비서실쪽에도 콩알 몇개 심어놓는게 좋을것같수"


김치복이 창민에게 말을하며 시선은 곰보사내를 향했다

장치를 하기전에 곰보사내에게 양해를 구하는 행동인것이다

곰보사내도 김치복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김치복을 건너편 비서실과 엘리베이터옆쪽에있는 카운터쪽으로 안내했다


"창민아?"


"왜?"


"보기좋다."


"뭐가임마?"


정식의 말에 창민이 고개를 돌렸다


"너하고 동생들 모습이"


".................."


"격이 없는것같으면서도 널보는시선에 믿음이 가득하잖아.내동생들은 그게없어..자신감이 많은건 좋은데 너무 딱딱해"


정식이 창민을 부러운듯 쳐다보자 창민이 정식의 어깨를 툭 치면서 한마디 던졌다


"걱정마라..저넘들하고 지내다 보면 영등포식구들도 아마 많이 변할꺼다..그때가서 욕이나 하지마라"


창민이 짖궂은 표정을 하며 말을 꺼내더니 회장실을 둘러보고는 이내 김치복이 들어간 비서실쪽으로 정식과 걸음을 옮겼다

일행들이 회장실에서 빠져나오자 자동감지장치가 발동했는지 철커덕 소리가 나면서 유리도어가 양쪽으로 굳게 잠겨버렸다

비서실 역시 작업이 끝났는지 이내 김치복과 곰보사내가 비서실 문을 열고 나왔다.

가방을 쥔손을 앞뒤로 흔들며 낮은 휘파람소리를 내던 김치복이 무언가 잊은듯 고개를 잠시 숙이더니 곰보사내에게

장부장 사무실로 잠시 안내해달라며 말하고는 곰보사내의 손을 잡아끌었다.

막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려고 했던 정식과 창민일행은 김치복의 갑작스러운 행동을 지켜보다 한켠에 놓여있는 대기의자에

잠시 몸을기대고는 눈앞에 보이는 엘리베이터에 시선을 던졌다

회장실에는 일반용엘리베이터와 비밀번호를 눌러야 회장실에 직행할수있는 전용 엘리베이터가 두대가있었다

일과시간 끝나고 비서실 직원들이 퇴근을 할때면 일반용엘리베이터는 회장실에서 멈추지않고 그냥 윗쪽사무실로 올라가게끔

장치가 되어있고 전용엘리베이터는 일주일에 한번씩 바뀌는 비밀번호때문에 외부사람들은 출입을 할수없는것이다

그런데 지금 창민의 시선에 회장실 전용 엘리베이터에 불이 들어오는게 보였다

옆쪽에 앉아있던 정식도 창민쪽으로 시선을 돌리다 다시 엘리베이터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금 이시간에는 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사람이 없는것이다

엘리베이터는 벌써 7층을 가르키며 빠른속도로 올라오고 있었고 자리에 앉아있던 창민과 정식 그리고 홍성태와 민복철이 비서실

문을 열고 책상뒤로 몸을 움직이는 시간에 맞추어 회장실전용엘리베이터가 열리며 두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짧은 머리를 하고 말랐지만 운동으로 다져진듯한 사내와 긴머리에 찢어진눈을 이리저리 굴리는 두사내가 고개를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회장실쪽으로 몸을 이동시키는 모습이 창민과 정식의 일행들눈에 그대로 보였다

일시적으로 두사내의 모습이 시선의 사각지대에 들어갔는지 안보이더니 이내 엘리베이터쪽앞에 서더니 다시 버튼을

누르며 고개를 돌려 회장실 입구를 바라보다 벌어지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집어넣고는 이내 사라져 버렸다

비서실문을 열고 나온 창민과 정식은 엘리베이터와 회장실을 쳐다보다 이내 회장실 유리문틈 아래로 누런 봉투가 넣어져

있는걸 발견하고는 안내데스크에있는 전화기를 들어 밑에층에 내려가있는 김치복의 휴대폰번호를 눌렀다

창민의 전화에 곰보사내 혼자 비상계단으로 허겁지겁 뛰어올라왔다


"동생은?"


김치복을 뜻하는 창민의 말에 곰보사내가 한 5분정도 있어야 끝날것같다며 왜 전화를 했는지 궁금한 눈빛을 던졌다

무조건 빨리올라오라며 좀전의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던것이다

간단하게 설명을 듣던 곰보의 안색이 꺼멓게 변해버렸다

어떤이유에서건 회장실의 전용엘리베이터 비밀번호는 전용안내직원 두명과 자신 밖에 모르기때문이다

데스크에 앉아있는 비서실 여직원 두명도 수시로 바뀌는 전용엘리베이터 비밀번호를 모르고있는데 창민과 정식의 말대로

회장실 전용엘리베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할정도면 구멍이나도 크게 난것이기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당연한건지도 몰랐다

이미 태성백화점이 용창파 수중에 넘어갔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떠도는 이마당에 그까짓 엘리베이터 비밀번호쯤이야 알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던지 알수있기때문이다

호주머니의 리모콘을 작동시키자 회장실이 딩동댕 소리를 내면서 좌우로 유리도어가 벌어졌다

창민이 바닥에 밀어져있는 누런봉투를 서둘러 열어보자 봉투안에서 몇장의 선명한 사진이 바닥에 떨어져 내렸다

사진속에는 왠 여인이 눈을 감은체 한사내의 성기를 입으로 물고있었고 다른사내는 여자의 다리를 어깨에 올리고 자신의

하복부를 앞으로 밀어넣는 자세 그리고 여자의 얼굴을 화면에 선명하게 나오게하기위해 의도적으로 찍은듯 사진전면에

여자의 얼굴이 커다랗게 찍혀있고 입 좌우로 거무튀튀한 두사내의 귀두부분이 선명하게 보였다

난데없는 포르노 사진을 보자 창민과 정식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옆에서 사진을 지켜보던 곰보사내는 눈을 크게 치껴뜨고는

끄응 하고 신음을 내질렀다

사진속에 나와있는 여자의 얼굴은 오늘 아침에도 인사를 나눈 홍만덕의 부인 정영숙의 얼굴이었던것이다

정식와 창민은 곰보사내가 신음을 내지르자 고개를 돌려 곰보사내를 쳐다보았고 곰보사내의 입에서 짤막하게 흘러나오는소리를 들었다


"회장님 부인이십니다"

".................."

곰보사내의 말을듣던 창민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거칠게 눌렀다

요며칠 잠잠 해졌던 용창파에서 움직이기 시작한것이다

그것도 아주 고전적이고 비열한 방법으로 홍회장의 심기를 긁으려 하는것이다

만일 이사진이 백화점입구에 뿌려지게된다면 홍회장역시 막대한 심리적 타격을 받을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칫 일을 시작하기전에

홍회장쪽에서 자포자기 하는심정으로 용창파의 요구조건을 들어줄수도 있기때문에 창민은 마음이 급했다

보통 돈이있는사람들은 돈에 집착을 보이고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짓이든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 돈보다 가족들을 챙기게되는것인데

부인보다 자식들 앞날을위해서도 부인의 저런모습의 사진이 퍼지길 분명 원하지않을것이고 백화점을 넘겨줘도 얼마간의 돈으로

여생을 편안하게 살수있기에 한순간에 허물어질수도있겠다는 판단이 창민의 뇌리를 스친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내려간 놈들이 밑에 아직까지 있기를 바랄수밖에 없었다

계획에 없던 일이 발생했지만 이걸 처리못하면 창민과 정식역시 모든걸 접고 다시 영등포로 돌아가야할상황이 벌어지기때문에

버튼을 누르고 있는 창민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있었다

정식역시 창민의 행동을 눈치채고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서둘러 뛰어들었고 곰보사내역시 정식의 뒤를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홍성태와 민복철은 창민의 손짓에 김치복을 기다리기위해 회장실 입구에 남아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걸 지켜볼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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