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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사각지대-19

태성백화점은 생각보다 건물규모나 디자인이 화려했다
영등포에 위치한 백화점들과는 분위기가 틀린것이 부천에도 이런 건물이 있나 싶을정도로 괜찮았던것이다
오전에 정식은 창민을 비롯 민수와 철승 그리고 이성수만을 데리고 부천으로 내려온것이다.

인천을 몇번 오가면서도 항상 고속도로만 이용했던 정식은 막상 태성백화점건물을 보자 왜 용창파에서 태성
백화점에 욕심을 내는지 이해가 가는듯했다.
저정도 건물과 위치라면 자신이라도 욕심을 내볼만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이성수와 민수 철승 역시 정식의 옆에서 태성백화점을 올려다보며 그 규모에 입을 다물지 못했고
특히 하마입처럼 벌어진 이성수의 입은 찢어질듯이 벌어져있었다.

"흐미..징하다..뭔 건물이 저렇게 화려하냐?"

"야 촌놈아 파리 들어간다..입 다물어라"

민수가 성수의 옆구리를 툭 치며 한마디 하자 이성수는 입을 다물고는 민수를 째려봤다

"씨불넘아 넌 그럼 저 건물 보고 암시렁 생각이 안드냐?"

"..............."

"철승이 넌 워째 생각혀냐?"

민수가 아무말 없자 옆에서있는 철승에게 화살이 돌아갔다

"좋은데요"

짧은 철승의 한마디에 이성수는 형이나 동생이나 똑같은 넘이라며 고개를 돌리고는 백화점 입구에서있는
도우미를 쳐다보았다.
매일 술집아가씨들만 보다 늘씬하게 쭉 뻗은 도우미가 딱 이성수 타입이었던 것이다

"젠장..이런곳에서 일좀 혔씀 소원이 없긋다"

이성수가 백화점 도우미를 쳐다보며 한소리하자 옆에있던 민수는 혀를 끌끌 차더니 백화점입구쪽으로 걸어가는
정식의 뒤를따랐다.

이미 전화로 통보를 해서인지 백화점 입구쪽으로 걸어가는 정식의 일행앞으로 어제의 곰보사내가 허겁지겁
뛰어오더니 꾸뻑 인사를 했다.

"어서오십시요..그렇지 않아도 회장님이 기다리십니다"

곰보사내는 반가운 얼굴을 하며 정식의 일행을 백화점 후문쪽으로 안내했다

엘리베이터는 곧장 17층 홍만덕 사무실로 이어졌고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좌우측에 엘리베이터걸두명이
정식의 일행을 향해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역시나 이성수는 쭉 뻗은 엘리베이터걸들의 다리에서 시선을 떼지못했고 기어코는 민수에게 뒤통수를 얻
어맞고서야 눈을 돌렸던것이다.

회장실로 안내를 받아 들어간 정식의 일행들 눈에 비쳐진 사무실 내부는 그야말로 아방궁 그자체였다
대리석 바닥은 고사하고 장식장에 진열되있는 물건 하나하나가 그냥 보기에도 값이 나가보이는 물건들로
꽉채워져 있었고 사무실 집기또한 메스컴에서 보던 그런 고급품들로 치장되어 있었던것이다.

성수와 민수 그리고 철승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무실 이곳저곳을 둘러보는사이에 정식의 안색은 오히려
굳어져갔다.
자격지심이라면 자격지심일까 정식의 눈에 비춰진 갖가지 집기들이 정식의 마음을 뒤집어 놓은것이다
막 정식에게 쇼파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려던 홍만덕은 정식의 굳어진 표정을 보고는 이내 웃는얼굴로
정식에게 말을꺼냈다.

명색이 이정도 건물을 운영하려면 거기에 맞게 격식을 차려야한다는 소리에 취미는 아니지만 이것저것 줏어
모으다 보니 이렇게 사무실이 본이아니게 돈을 쳐바른꼴이 됐다며 정식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는
정식의 일행을 자리에 앉게 하고는 인터폰을 아무도 회장실에 들여보내지 말라는 언질을 하고는 곰보사내에게
직접 차를 가지고 오게 시켰다.

이정도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거드름피우며 상대를 눈아래로 보는게 습관이 되었을 법도한데
홍만덕은 철저하게 자신을 낮추었다.
어줍짢은 거드름은 오히려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걸 홍만덕 자신이 너무나 잘 알고있었기때문이다
홍만덕이 왜 저렇게 저자세로 나오는가 정식도 눈치빠른 사내라 눈치채고는 이내 얼굴에 웃을을 지어보였다
돈많은게 사실 죄가 되는것은 아니기때문이다

"일단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정식이 홍만덕에게 고개를 숙이며 자신과 창민이 그리고 동생들 소개를 홍만덕에게 하자 홍만덕은 자리에서
일어나 일일이 손을 내밀며 악수를 했다.
특히 창민의 손을 잡고는 잠시 창민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민수와 철승 그리고 성수에게도 잘부탁
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제가 직접 가서 부탁드려야하는것을"

홍만덕은 죄송하다며 미안한 기색을 지어보였다

"아닙니다..누가 오면 어떻습니까?..신경쓰지마십시요"

정식은 옆에 있는 민수에게 눈짓을 보내고는 홍만덕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민수는 옆에앉아있던 철승과 성수의 옆구리를 쿡 찌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회장실밖으로 나갔다

"어따 씨벌넘..왜 옆구리를 찌르고 지랄이냐?..그냥 앉아있음 쓰겄구만"

성수가 눈을 부릅뜨고 민수를 쳐다보았다

"왜?..형님하고 같이 노시려고?"

"그게 뭔소리냐?"

민수의 얼굴을 쳐다보며 성수가 되물었다

"야 눈치없는놈아 니나 내나 그자리에 앉아있을 군번이냐?"

".................."

"설사 홍회장이 앉아있으라고해도 눈치껏 나와야할 자리지.."

"그냐?"

"그냐?..에라 이 ...말을 말자...말을"

민수가 손을 들었다 내리고는 회장실 앞에 놓여있는 대기실 쪽으로 걸어갔다

"허긴..딱딱한 회장실보다야..여기가 훨씬 좋구만"

성수는 커다란 입을 벌려 허허 거리며 웃고는 엘리베이터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네킹처럼 이쁜 샥시 둘이 곧바른 자세로 앞을 쳐다보고있는것이 성수의 눈에 들어왔다
이유야어찌됐던 성수입장에서는 정식성님이 홍회장 부탁을 들어주는게 좋겠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래야 이 이쁜 샥시들의 모습을 자주볼수있다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홍만덕의 입에서 어제 사내들이 자신에게했던 내용들이 다시 흘러나왔다
그러나 홍만덕이 푸념처럼 내뱉은 자신의 행적을 어떻게그리 자세하게 아는지 귀신이 곡할노릇이라며
혹시나 싶어 도청장치부터 전부 다 조사를 했지만 아무것도 발견된게 없는데 자신이 사무실안에서
뭘하며 누굴 만나는지 전부 알고있는것이 이상하다는 말에 정식은 혹 비서실 사람들이 관계된게 아니냐고
물어보았지만 사채할때부터 데리고있던 아이들이라 그럴리가없다는 홍만덕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허긴 이정도 덩어리를 삼키려고 작정을 하고 덤벼들었다면 준비또한 철처했을것이고 쉽게 꼬리를 잡힐
정도로 일처리를 하지않을거란 생각이 들었기때문에 정식은 홍만덕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를 마져 들었다

홍만덕은 비교적 솔직히 자기가 처한 상황에 대해 거짓없이 정식에게 털어놓았다.
어찌보면 약점이 될수도있어 안해도 될 이야기까지 정식에게 전부 말해버린것이다.
결론은 죽이되던 밥이되던 정식 자신에게 무슨수를 쓰던 일을 맡아달라는 소리와 같은것이라 정식은 고민
하지 않을수없었다.

용창파 하나라면 어떻게든 수를 써보겠지만 자신의 생각에는 용창파가 문제가 아닌 뒤에받쳐주는 세력이
누군가 하는게 문제가 됐기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이문제를 떠안게되면 어디서 부터 어떻게 손을 써서 해결해야할지를 정식 자신도 모르기때문이다
한참을 고민하는 정식에게 홍만덕은 또다른 제안을꺼냈다.

현재 계약해지하고 나간 매장이 많아서 백화점 영업하는데 지장이 많다며 정식에게 보증금같은거필요없으니
일단 직접 동생들을 데리고 들어와서 장사를 하던지 아니면 아는사람들이라도 매장에 소개를 해달라며
용창파 문제를 해결해주면 백화점 지분의 30%를 주겠다는 조건까지 덧붙였다

홍만덕의 입장에서는 30% 지분을 준다고해도 그냥 용창파에게 앉아서 뺏기는 거보다 훨씬 싸게 먹히기때문에
손해볼게 없었던것이다
운이좋아 정식이 용창파를 해결한다면 자신도 무거운문제를 홀가분하게 벗어버리는것이고 정식또한 돈한푼안들이고
몇백억되는 백화점 지분을 30% 가질수있으니 서로 손해볼게 없다는계산에서 조건을 내건것이지만 정식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앉아서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격이라고할수있었다

거부하기에는 너무 큰 매력의 조건이었다
이건만 해결을 할수있다면 정식이 꿈꿨던 일을 실행에 옮길수도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조건이 문제가 아닌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할지가 가장큰 걸림돌이었다

이어 홍만덕은 앉아서 이야기만 듣고있던 창민을 바라보며 정식에게 부탁을 하나 개인적으로 한다며
창민에게 자신의 개인경호겸 따로 처리할 문제가있으니 도와달라며 창민과 정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홍만덕의 의외의 부탁에 정식은 창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민은 자신이 이래라 저래라 할 친구가 아니기에 홍만덕의 말에 부담을 느낀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창민의 입에서 도울수있다면 돕겠다는 소리가 흘러나오자 정식은 놀란토끼눈을 하며 창민을 쳐다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정식에게 한쪽눈을 찡긋 감아보인 창민은 테이블위에 놓여있는 쥬스를 마시고는
홍만덕에게 양해를 구하고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백화점 매장이 비어있다는소리를 들었을때 문득 김마마와 아가씨들의 모습이생각났기때문이다
평소 입버릇처럼 제대로된 매장에서 장사하며 깨끗하게 살고싶다던 김마마와 아가씨들의 말이 홍만덕의 말을 듣는순간
머리속에서 울렸기때문이다
과거만 모른다면 그냥 보기에도 왠만큼하는 미모들에 거기에 외국어까지 그리고 사람대하는 솜씨들이 일반사람들하고는
틀린 아가씨들이기에 백화점매장하고 딱 이미지가 맞아떨어진것이다

정식은 창민이 곁에서 도와만 준다면 해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깊은 창민이 이건을 도와 해결만 할수있게해준다면 자신이 받을 지분을 다주어도 아깝지 않을친구기에 돕겠다는 창민의 말을
듣는순간 정식은 온몸에 힘이 들어가는것을 느꼈다.

사람은 태어나서 세번의 기회가 있다고했던가
아직 기회가 지나갔는지 안온건지 아니면 세번을 다써버렸는지 모르는 정식이지만 홍만덕을 만난것이 자신이 받을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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