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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사각지대-6

두걸음 정도 앞에 선 교포사내가 발을 뒤로 빼는게 창민의 눈에 보였다.
군더더기 배제하고 실전공격을 많이 해본사내라는게 느껴졌다.

흔히들 보여주기 위해 하는 무술동작들을 보면 실전에서 써먹을수있는 기술은 거의 10%도 안되게
너무 화려한 동작들 투성이라 무도인하고 실전싸움꾼하고 일대일 대결을 하면 거의 실전싸움꾼에게
무도인들이 깨지는 이유또한 여기에 있는것이다.
상대를 안죽이면 내가 죽는 실전싸움과 보여주기위한 무도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것이다.

잠시 창민을 보는것같던 교포사내의 발끝이 어느새 창민의 귀옆을 스쳐지나갔다.
제법 섬뜩한 느낌을 주는것이 제대로 싸움을 할줄아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첫공격을 가볍게 비껴뜨리는 창민을 본 교포사내가 이번에는 좀더 다부지게 다가왔다.

왼발로 창민의 사타구니를 차는 시늉을 하다 창민이 움찔하는 기색을 보이자 곧 왼발을 축으로 창민의
관자놀을 오른발로 노리며 들어왔다.

왠일인지 싸움하면서 점점 긴장이 풀어지는걸 느낀 창민은 교포사내의 발앞축을 왼손등으로 가볍게 툭치며 두걸음
물러나 다시 교포사내를 빙긋 웃으며 쳐다보았다.
뒤쪽으로 물러나있던 두사내는 싸움에 가담할 생각이 없는듯 팔장을 끼고 지켜보고있었다.

하지만 제법 파워가 있었던 까닥인지 왼손등이 은은이 울려왔다.
제대로 맞으면 일반인같은경우 그자리에서 허물어질 파워를 가진것이다.

[싸울때 싸우더라도 이유나 좀 알자]

창민은 교포사내에게 말을하며 서서히 오른발끝을 땅에대고 빙글빙글 돌리며 관절을 이완시키기 시작했다.

[............]

교포사내는 아무말없이 재차 창민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양팔을 벌리며 창민의 허리를 잡기위해 일직선으로 창민의 몸을향해 달려들었고 그런 교포사내를
창민은 오른쪽으로 몸을 이동시키며 손바닥으로 교포사내의 뒷목부분을 가볍게 후려쳤다.

[쩍..]

창민이 내려친 순간 마치 맨살에 손바닥을 마찰시킬때 나는 소리처럼 주차장에 소리가 울려퍼지며 교포사내는
달려들던 그자세 그대로 앞머리를 세워놓은 봉고차 앞부분에 부딪치며 땅바닥으로 주져앉았다.

가볍게 친것같은 창민의 행동이지만 이미 3할정도의 기를 동반한 내림수였기에 교포사내는 머리속이 하얗게 변
해지며 전신에 기운이 빠지는걸 느꼈다.

야마구치 조직들하고 나와바리 문제로 300명을 이끌고 싸움에 참가했을때도 날고긴다는 상대 조직원들을 상대로
싸울때도 이렇게 싱겁게 당하지않았는데 이상하리만치 저 한국사내에게는 힘을 못쓰는 자신을 교포사내는 이해를
할수가없었다.
휴일이면 도살장에가서 황소를 세워놓고 발길질 한번으로 장파열을 시킨적이 있을정도로 나름대로 파워와 실력이
있다고 자부하던 자신이 놀이하듯 슬슬 피하며 내지를 손바닥 하나에 이렇게 온몸에 힘이 빠진다는건 상상도
못했다.

일본에서 지금은 은퇴한 대 선배이지만 한국에서의 사건을 듣고 그냥 단순한 양아치 정도로 치부하고 혼줄이나
내줄심산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한국땅을 밟은것인데 제대로 임자를 만난것이다.

봉고차 범퍼를 손으로 짚고 일어선 교포사내는 잠시 머리를 흔들었다.
차가운 공기가 코속을 지나쳐 페를 자극하자 좀전의 어지러웠던 기운이 정상으로 돌아오는걸 느꼈다.

빙긋이 웃으며 자신을 쳐다보는 창민을 본 교포사내는 좀전과 틀리게 허술한것 같지만 도무지 들어갈 방향이
없이 완벽한 수비자세를 보고는 다시금 절망에 빠져들었다.

아이들 싸움처럼 두어번 몸싸움에 교포사내는 창민이 자신이 상대하기에는 너무 크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나 여기서 싱겁게 패배를 자인할수없었다.
자기를 지켜보고있는 두사내는 본부에서 구미쵸가 직접 내려보낸 사내들이기에 자신의 무력한 모습을 저들이
일본에가서 떠들기라도하면 당장 자신이 관리하는 나와바리는 저멀리 구름속으로 사라져버리는것이다
일본사회에서 그것도 일본인 조직속에서 교포출신인 자신이 이 위치까지 올라오기위해 얼마나 힘겹게 올라왔는지
아무도 모르기때문에 창민을 바라보며 좌절하는 자신이 밉기만했지만 어차피 여기서 무너지면 일본가서도
끝이라는 생각에 교포사내는 주먹에 힘을주며 창민을 향해 걸어갔다.

좀전과는 틀린 분위기를 느낀 창민도 웃음을 지우고는 수격자세를 취하며 교포사내를 쳐다보았다.
손으로 머리쪽 백회혈을 한번 내려치면 그자리에서 즉사를 시킬수도있는 자세라 큰스님께서 매번 죽음을 눈앞에 두지않는한
쓰지말라던 기술인것이다.

창민은 사실 교포사내보다 뒤쪽에 두사내가 마음에 걸렸다.
체격좋은 교포사내는 파워는 있을지몰라도 일단 창민이 보기에 몸이 너무느렸다.
실전에서 상대에게 몸놀림을 간파당한다면 아무리 파워가있고 실전경험이 풍부하다고하더라도 일단은 지고들어가는
싸움인것이다.

그러나 뒤쪽에 팔장을 끼고있는 두사내의 몸은 군더더기하나없이 오히려 말랐다싶을정도였고 서있는자세그대로 미동도없
는 모습에 일반무도인인아닌 프로 칼잡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어차피 싸워야할거라면 우선 교포사내부터 빨리
처리하고 두사내와 맞붙고 싶었던것이다.

실전싸움을 보면 참 단순한경우가 대부분이다.
영화에서 보는것처럼 화려한 발차기도없고 탄성이 나올만한 기술도없는것이다.
어찌보면 막싸움 비슷하게 엉켜붙어 서너번 치고받으면 끝나는게 실전싸움인것이다.
물론 일방적인구타의 경우 대부분 양아치들을 보면 자신이 배운 기술을 남들에게 과시라도하듯 발차기를 비롯 잡다한 기술을
쓰며 구타를 하지만 그역시 일대일 싸움을 한다면 막싸움으로 갈수밖에 없는것이다.

다시금 교포사내는 창민의 목을 잡기위해 손을 뻗으며 발로 창민의 하체를 동시에 공격해왔다.
방어를 배제한 공격일변도의 교포사내의 모습에 창민은 쓴웃음이 나왔다.
대부분 상대가 벅차지만 물러서지 못할때 이때처럼 수비를 배제한체 죽을때죽더라도 함 싸워보자는 식인것이다.

목쪽으로 다가오는 사내의 손을 옆으로 툭친 창민은
자신의 사타구니로 올라오는 교포의 발을 상체를 숙이며 오른발을 사내의 왼쪽 뒷다리로 이동시키면서 손으로 다리를
공중으로 쳐 올렸다.
순간 중심을 잃어버린 교포사내는 두발이 공중에 들리며 거꾸로 주차장 바닥에 내리 꽃혔다.

[퍽]

짧은 소리와 함께 육중한 교포사내의 몸이 엿가락 늘어지듯 땅바닥에 늘어져 가늘게 신음을 내쉬더니 꼼작을 안했다
거꾸로 떨어지며 지면에 머리를 부딪친 사내가 잠시 뇌진탕에 빠진것이다.
창민이 다가가 안색을 살폈다.
다행이 코로 내쉬어지는 숨결이 규칙적인걸로보아 생명에는 지장없는 잠시 기절상태라는걸 느끼고는 몸을 바로잡고
지켜보고있던 사내둘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주차장 모퉁이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김마마는 그만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멍하니 창민을 바라보고있었다.
창민이싸우는결 이렇게 가깝게 지켜본경우는 처음인것이다.
이태원 왠만한 건달들도 창민에게 한수접는다는소식에 흥미를 느꼈고 그때문에 같이 일을하고있는 김마마였지만
저렇게 무섭게 생긴 일본건달들을 동네어린애들 싸움하듯 간단하게 처리하는걸 보고는 놀랐던것이다.
그놀라움은 다시 아까 잠시 느꼈던 강렬한 성욕으로 다가왔다.
창민의 몸짓 하나하나가 김마마 자신을 애무하는것 같이 느껴져 김마마는 사타구니를 꼬은체 숨죽이며 지켜보기 시작했다.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창민을 바라보며 사내둘은 놀라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기절해있는 교포사내정도라면 자신들도 일대일 상황에서 맨손으로 싸운다면 힘든상대인데 가벼운 운동하듯 교포사내를
기절시키는 창민이 괴물처럼 느껴졌던것이다.

한국에 들어가 왠만하면 큰문제 일으키지말고 조용히 아킬리스건이나 끊어 그냥 앉은뱅이 정도만 만들라는 명령을 따로
구미쵸에게 받고온사내들은 교포사내에게는 그말을 하지 않았던것이다.
원래 계획이 교포사내가 사내를 적당히 손봐주고 돌아갈쯤 한사람이 남아서 양쪽 다리인대를 끊어놓기로 했던것인데
일이 어긋난것이다.

두사내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둘이라면 해볼만하다는 뜻인것이다.
총을쓰는 조직들이 대부분이지만 어릴적부터 칼 하나만을 가지고 지금 이자리까지 온 두사내는 한명정도라면 해볼만
하다는생각을 가지고 서로 얼굴을 쳐다본것이다.
물론 이렇게 공식적으로 칼을쓰게되면 문제가 커질것이지만 어차피 내일이라도 출국하면 그만이기에 구석에서 싸움을
구경하는 웨이터와 김마마를 쳐다보았다.

구경꾼이 있다는게 문제였지만 그걸 생각할 겨를이 없는것이다

사내둘은 결심을 한듯 양복 안쪽에서 가늘고 긴 사시미칼을 꺼내들었다.
주차장 가로등 불빛에 사시미칼이 반짝하고 빛을 내었다.
그냥봐도 날을 얼마나 세웠던지 한기가 흐르는게 느껴졌다.

그러나 사내들은 자신들이 큰 실수를 하고있다는걸 모르고있었다.
싸움을 좋아하고 싸움도 많이해본 창민이지만 일대일이나 다대일 싸움에서도 연장을 쓰지만 않으면 큰 부상없이 상대들을
돌려보냈지만 연장쓰는 양아치들은 반병신을 만들어버렸던것이다.

사내둘은 순식간에 창민의 좌우로 달려들었다.

[쉭]

날카로운 소리에 창민은 본능적으로 머리를 숙였다.
머리윗쪽으로 찬 기운이 지나가는것을 느낀 창민은 그자세 그대로 몸을 둥글게 만들어 사내들사이를 빠져나와 건물을 등지고
사내들을 쳐다보았다.

가장 단조로운 베기의 자세였던것이다.
이정도 칼솜씨면 현재 이태원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솜씨인것이다.
전문적으로 칼을 써본자가아니라면 이런 느낌이 들게 하지 않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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