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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3화.[껴안아줘 껴안아줘 껴안아줘 키스해줘] 6장

6 편지



 그 다음의 주의 금요일.
 예전처럼 두 사람 모두 늦잠을 자버려, 그 이유를 서로에게 덮어씨우면
서 준비를 했다.
 신학기가 시작되는 내일까지 이나리의 방에 있는 자명종을 고치든지 바
꾸지 없으면 장난이 아닌 일이 될 것이다. 만약 오늘 밤도 이 방에서 잔다
면, 꼭 자신의 방에 있는 자명종을 가져온다고 카스미가 마음에 맹세했다.
「너, 약속 10시 아니었냐?」
「괜찮아요. 시립 도서관 여름 방학 동안만 아침 8시부터 여니까, 먼저 가
서 조사같은 거 하고 싶으니」
 얼굴을 다 씻은 카스미와 교체하러 좁은 탈의소 겸 세면소에 들어온 이
나리가 달려나가려고 한 카스미의 팔을 잡았다.
「잠깐 있어 봐, 그 모습으로 갈 거야?」
「응」
 카스미가 입고 있는 것은 이전의 하얀 옷이었다.
「갈아입어라」
「네―? 하지만 전에 입었을 때에는, 어울린다 라고 말했잖아요」
 어울리는 것과 입고 가도 좋다는 건 다르다.
「여기도, 여기도 드러나 있잖아. 앞쪽에서만 보면, 안 보이겠지만」
 팔뚝과 어깨를 손대는 이나리가 차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옆
에 있으면서 과시하는 때에는 상관없지만, 자신이 없는 곳에서 누군가가
빤히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요전날 낸 자국은, 이제 거의 표가 안나고 있었기에 카스미의 판단으로
는 평온한 레벨이다. 게다가, 남자용품의 탱크 톱과 달리, 여자용품은 그
나름대로 신경을 써 봉제되어 있다. 이래 보여도, 옷깃 뒤로 짧은 지퍼가
붙어 있어서 몸을 따라 딱 붙어 있다. 숙인다 해서 안을 들여다보이거나
할 물건은 아니다.
「이래뵈도, 쿠사노가 봐준 건데」
「어째서 쿠사노가 아는 거야?」
「함께 샀으니까요. 권한 사람이 쿠사노에요」
 듣고서 납득했다. 어울려도 카스미는 이런 옷은 사지 않는다.
「………알았다」
 카스미를 떼어놓고 이나리가 자기 방으로 돌아가 버렸다. 설마 토라져
일하러 가지 않는다 같은 말을 하려는 거 아닐까 .이 사람은.
 카스미의 불안은 역시 적중하지 않았다. 조심조심 방을 들여다 본 카스
미에게, 이나리가 흰 셔츠를 건넸다.
「우, 와」
「타협하자 위에 걸쳐라」
 건네받은 것은, 폴리에스테르인지 실크인지, 쓸데없이 반들반들 광택 나
는 옷감의 반소매 셔츠였다.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봐도, 남자용품이다.
「입으라고요?」
「도서관이라면 냉방도 들어오겠지. 그대로라면 확실히 추워」
 듣는 말에 반격을 못했다. 확실히, 시립 도서관의 자습실은 누구 취미인
지 여름에는 쓸데없이 춥고, 겨울에는 바보같이 덥다.
「………예」
 더 이상의 타협은 무리라고, 이나리의 얼굴을 보고 깨달았다. 마지못해
셔츠에 소매를 넣었다.
 
 
「아직 아무도 오지 않았겠지? 근처까지 태워 줄까?」
 현관의 시계는 역시 나올 때 여덟 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둘이서 엘
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을 때, 이나리가 생각난 것처럼 물었다.
 어차피 학교까지의 통근로에 있으므로, 이나리는 아무런 수고가 없다.
「응. 그만둘래요. 만약 누가 있으면 곤란하고」
 전에 놀러 갔을 때, 왠지 먼저 타키모토가 와 있었다. 그것을 생각해 내
고, 카스미는 거절했다.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5층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 옷, 담배 냄새 나…술 냄새도 나고……나머지는, 향수?」
 소매를 얼굴에 가까이 해, 냄새를 맡은 카스미가 불만스레 말했다.
「지난여름 어디 결혼식에서 한 번 입었을 뿐이다. 클리닝하지는 않았지
만」
 카스미가 당황하며 얼룩이 없는가 보고 있다. 없는 것 같아, 안심하며
한숨 돌리고 있다는 걸 뒷모습만 봐도 알 수 있어 이나리가 쓴웃음을 지었
다.
「조심해 가라」
「응. 선생님도」
 카스미는 1층의 입구로, 이나리는 지하의 주차장까지.
 이나리를 남겨두고, 카스미가 입구로 나갔다.
「저녁밥, 먹을 거죠?」
「당연하지」
 카스미는 한번도 본 적이 없지만, 일단 관리인 같은 사람은 있다. 그쪽
에 안보이게 이나리가 사준 밀짚모자를 카스미가 쓰고는, 누가 시작했는지
모를 키스를 했다.
 이나리가 몸을 당기자 열림 버튼이 눌려 있던 문이, 천천히 닫혔다.
 작게 손을 흔드는 카스미가, 얇은 창에 비치자마자 보이지 않게 되었다.
 
 
「여기는, 여기의 공식 넣으면…」
 역시 추울 정도로 냉방이 효과가 있는 도서관에서, 2학년 A반의 면면이
넓은 책상에서 두 개 진을 친 채 스터디 그룹을 하고 있다.
 쿠사노의 호령으로, 카스미가 가져온 숙제는 봉인되어 버렸다. 아무도
베끼기는 커녕 보는 것조차 할 수 없다.
 분명히 스스로 하러 온 타키모토 이외에 복사본을 생각하고 있던 것 같
은 소년이, 패스트 푸드로 점심을 끝마친 뒤에도 울 거 같은 표정을 지으
면서 샤프를 달리는 소리가 들린다. 백중 전에 이 계획을 듣고, 전혀 손을
대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카스미가 생각했던 대로, 도서관에 도착하니 벌써 타키모토가 있었다.
그도 조사하고 싶은 것이 있었으므로, 이번은 속은 게 아니라 자신의 의사
로 먼저 와 있었다.
 남에게 가르쳐 주려 하면, 반대쪽에서도 근처에 오지 않으면 안 된다.처
음은 빙 둘러서 카스미에게 여러 가지 묻고 있던 남자들도, 카스미가 걸친
셔츠에서 갑자기 풍기는 담배와 남자용품의 향수 냄새에, 점점 위세를 잃
어버리고 있었다. 카스미는 그런 일을 눈치챌 리도 없다.
「대단한데, 반장의 남자친구」
「바람막이 겸 벌레 퇴치용일까」
 큰 남자용 셔츠를 걸친 카스미에게, 용기 있게 어떤 남자애가, 덥지 않
아? 라고 물었지만 오히려 이거 걸쳐도 춥다는 대답을 듣고 맥없이 물러
나고 있었다.
「최고로 방충 효과가 있는 녀석을 선택한 느낌인데?」
 다른 여자들은, 쿠사노가 취할 행동 정도는 눈에 보였으므로, 확실히
「베낄 수 없지?」하고 확인하고는, 카스미가 취소한 날에 한 번 모여 숙
제의 정리를 완벽하게 끝내고 있었다. 정말로 모르겠는 것들만 물으면 되
는 상태였기 때문에, 오전 중에 거의 할 일은 끝나 있었다. 줄줄 잡담을
하며 시간을 때우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아, 미안」
 걸친 셔츠의 가슴 주머니에 넣고 있던 휴대폰을 꺼내, 카스미가 사과하
며 일어섰다.
「남자친구일까?」
「응. 과연 매너 모드인가」
「한번 보고 싶지. 남자친구」
「방어가 단단해」
 쿠사노가 턱을 괴는 행동을 하며 탄식했다. 수학 여행 뒤 3일 정도 끈질
기게 만나게 해달라고 말했는데, 그 후 「이제 묻지 않을게」하고 문자로
사과할 때까지, 다른 일로 말을 걸려 해도 달리듯이 카스미가 도망갔었다.
그 탓에 같이 놀자고 모이게 하려는 일의 예정이 빠듯하게 되어 버렸던 것
이다.
「우선 키가 커. 사이즈가 180은 될 거야. 일전에 함께 쇼핑 갔을 때 눈치
껏 체크해 보았지」
「와! 키리카 간사해! 우리들도 반장하고 쇼핑 가고 싶단 말야!」
 간사해 간사해 하는 대합창이 시작되다, 사서로 보이는 남성에게 시선을
받고는 침묵했다. 아침부터 까다로운 그룹이라고 주목받고 있으므로, 소녀
들은 몸을 낮춘 채 잡담을 재개했다.
「아-알았다. 오늘 반장 옷, 키리카의 취미지?」
「하하하하하하하. 어울리지?」
「뭐-랄까, 어울리지만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까」
 여름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만났을 때에 하고 있던 파마는 벌써 거의 풀
려 원래의 스트레이트로 돌아와 있다.
「여기가 어딘가의 고원인지 뭔지라면, 짭짤하게 어울릴텐데」
「그래 그래, 시즈테리어인가 하는 거, 안고 말야」
 저렇게 머리칼이 빙글빙글한 모습이면, 아직 위화감이 얇을지도 모르지
만, 언제나 단정하고 빡빡한 모습의 카스미를 보면서 익숙해진 몸으로는,
어쩐지 안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직한 감상이다.
 로비에 나가 있던 카스미가 둥실둥실 하면서 돌아오는 것을 보고, 다른
반 친구들이 수긍한다.
「오늘은 이제 끝낼까?」
 도서관의 시계를 올려보자, 벌써 4시를 지나고 있다. 여름 방학 때는 아
침 8시부터 밤 20시까지 열려 있으므로, 급한 것은 아니다.
「응-반장도 괜찮으면 모두 패밀리 레스토랑 갈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그이가 불러?」
「아니, 오늘은 달라. 자, 금요일 아르바이트라고 말했잖아? 오늘은 인원
수 충분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듣고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학생 많다
고 하네. 지금부터 와 달래」
 카스미의 취소 뒤 일정을 조정한 쿠사노이지만, 결국 모두가 맞는 날은
오늘, 8월의 마지막 날이 되어 버렸다. 내일은 벌써 2학기의 시작이다. 금
요일이기 때문에 카스미는 아르바이트가 있었지만, 그 정도가 되면 백중에
있던 학원의 여름 방학 이후 바쁨도 줄어들 것이라고, 호죠는 아르바이트
는 쉬어도 괜찮다고 말해 주었다, 하지만 지금 조금 전 「무슨, 죽을 만
큼 바쁘니까 와」하고 미사에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래」
 일이라면 어쩔 수 없지, 쿠사노가 수긍한다.
「응.그거 하고 내 앞으로 친척한테서 무엇인가 와 있는 때문에, 빨리 돌
아오라고…미안해」
 급히 짐을 정리해, 먼저 카스미가 돌아가 버렸다.
「자. 다음 번에는 「반장과 야식을 먹자 모임」할게. 참가할 녀석 이 손
가락에-」
 확 세운 있었던 쿠사노의 팔에 여자가 음속의 속도로 모였다. 덜커덩 덜
커덩 큰 소리가 나, 이번에야말로 중심의 쿠사노를 포함한 전원이 도서관
에서 쫒겨났다.
「어째서 나까지 함께…」
 비교적 성실하게 하고 있던 타키모토도 동류로 간주된 거 같고, 아직 조
사하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함께 쫒겨나 불평하고 있다.
「그래, 타키모토도 오지 않을래? 2 학기 시작되고 나서 반장과 야식 모
임」
「…………」
「흐응―……그 뒤 가라오케라든지 이래 저래 계획중이지만. 다시 한번 타
키모토의 Kinki 듣고 싶은데―」
 물론 지금 생각해 낸 것이지만, 아주 유감스럽게 쿠사노가 한숨을 쉬었
다.
「가. 가면 좋겠지?」
 타키모토는 질린 것 같은 어조이지만, 분명하게 거듭해서 권해 주어 기
분은 회복되고 있는 것 같다.
「오케이. 나머지 자세하게는 후일, 의 일로. 반장도 돌아가 버렸으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해-산. 여자 동지들은 밥 먹으러 가자」
「남자는?」
「한턱 내 주면 좋지만?」
「절대 싫어」
「그러면 불허. 거기에 너희들 숙제 끝나지 않았지?」
 응그럼-와 쿠사노가 여자를 모두 데려 가 버린다.
「크윽, 쿠사노…여자라고 생각해서…여자라고 생각해서…」
 누군가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남녀비는 분명하리만치 차이가 있는
데, 쿠사노 혼자서 스무 명 분의 파워가 있기 때문에, 언제나 남자는 침울
한 분위기다.
「어쩔 수 없잖아 쿠사노니까」
 타키모토가 중얼거린 그 한마디에, 모두의 심정이 집약되어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위 층의 호죠의 자택에 들리니, 평상복 모습으로
미사에가 있었다. 카스미 쪽도 팔랑팔랑한 옷을 갈아입어, 이 집에 둔 셔
츠와 얇은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카스미가 그 옷으로 갈아입어 버리는 것
을, 미사에는 몹시 애석해 했지만, 흰 옷인 채 아이가 많은 곳에 있으면,
언제 어디서 더러워질지 모른다.
「어서 와. 짐은 그것. 어떻게 할래?」
「응…」
 수취인은, 호죠 쿄코님 댁 와타나베 카스미.
 발신인은, 바로 요전 날 만났던 숙모다. 큰 상자와 작은 상자, 합해 둘.
「작은 데도, 의외로 무거워. 내용물은「종이」같긴 한데. 열까?」
「에, 음―…내일, 그러면 안될까요? 어차피 혼자서 가지고 돌아갈 수 있
는 물건이 아닌 거 같으니, 학교 끝나고 나서 선생님하고 올게요」
 무엇이 들어 있는지 상상도 할 수 없다. 혼자서 여는 것은 어쩐지 무서
웠다.
「우리는 상관없으니까. 팔 만큼 넓은 것은 아니지만, 좁은 것도 아니니
까. 그 정도의 짐으로는」
 시원스럽게 미사에에게 허가를 받아, 카스미가 표날 정도로 안심했다.
「밥 가지고 돌아갈래? 오늘은, 동해 쪽의 아는 사람한테서 오늘 아침 올
라온 지 얼마 안된 날치와 오징어가 와있어. 회로 했으니까 가지고 돌아
가」
 이래저래 적당히 사는 미사에이지만, 가사는 자신있는 것 같다. 특히 요
리는 대단히 능숙하다. 생선회 정도는 간단하게 처리해 버릴 것이다.
「네? 그렇지만 그것, 비싼…」
「괜찮아. 공짜로 보내 주었으니까. 이익 분배」
 평소의 탑파에 들어간 생선회와 오이의 초절임. 호박 조림.
「갑자기 불러 미안해. 학교의 사람들하고 있었는데」
 저녁밥을 받아 카스미가 현관에 있으니, 학원이 끝난 것 같은 호죠가 올
라왔다. 쓰러졌던 일이 거짓말과 같이, 펄펄 건강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
후의 정밀 검사 결과도 완전히 문제없음이었다.
「괜찮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얻게 될 수 있었고. 월요일은 3시면 되죠?」
「응. 들어가 줄 수 있으면 기뻐」
「네. 어차피 한가하기 때문에. 아, 내일 제 짐 가지러 옵니다」
「아, 저거구나. 좋아」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를 하고, 카스미는 호죠의 집을 뒤로 했다.
 
 
「엽니다」
 꿀꺽, 이라고 카스미가 목을 울리며, 칼날을 살며시 대었다. 그 자리에
있는 것은 미사에와 이나리만이었다. 호죠는 학원의 강사의 모임에 나가
있어 부재중이고, 미사에의 아이들은 친구와 시민 풀장에 갔다.
 흥미 가득한 모습으로 들여다보는 미사에와, 상대적으로 카스미의 옆에
서 소파에 깊숙이 가라앉듯 앉아있는 이나리였다, 찰싹 카스미가 들러붙어
있었기 때문에 허리가 아픈 무렵에, 이 뭐같이 무거운 짐을 옮겨, 이제 움
직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허리의 안쪽이 무거웠다.
「아, 이것」
 쿠션으로 들어가 있는 신문 뭉치들을 치우니, 나온 것은 고무밴드로 정
리한, 카스미의 성적표였다. 초등학교 일학년부터, 중학 3학년까지의 모
두.
 거기다, 큰 앨범이 세 권, 사진가게라 해도 좋을 정도의 앨범은, 세지
못할 만큼 많았다.
「와 . 이것 대단한 양이네. 카스미 초등학교 무렵부터 머리 좋았구나」
 미사에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통지표를 펼쳐보고 진심으로 그렇게 말
한다. 선생님으로부터의 말 란에는, 우등생의 카스미에 대한 칭찬의 말이
줄지어 있었다.
「이것, 전부 내 거야」
 앨범을 꺼낸 그 아래에, 카스미의 이름으로 된 낯선 통장과 인감이 있었
다. 펼쳐 보니 집세라고 쓰여진 입금 숫자가 줄지어 있다. 거기다 어딘가
대서소의 이름이 들어간 봉투 안에는, 집의 권리서와 임대 계약서의 사본
이 있다.
「자, 계약 대리는…」
 숙모였던 것이다. 다시 통장을 본다. 매월 제대로 적은 금액이지만 들어
와 있다.
 하나 더, 큰 쪽의 짐은, 카스미의 의류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에 입
고 있던 제복이나, 예복. 초등학교도 지정옷이므로, 거의 제복과 같은 것
이었다.
「와! 카스미 중학교 때 세라복이었네!」
 펼쳐 보고 있던 미사에가 환성을 지르고 있었다.
「거기에 있는 변태가 입어보라고 말해도 입으면 안 돼? 더럽혀지니까」
「누가 변태냐 누가!」
 진지한 얼굴로 충고하는 미사에에게, 카스미가 살며시 웃음을 띄웠다.
아마 여기에 있던 세 명,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숙모로부터의 편지고 뭐고 들어 있지 않은 것에, 미사에가 차갑다든가
상식이 없다든가 투덜투덜 불평하고 있었지만, 아마 넣을 수 없었을 것이
다. 편지를 쓰면, 거기에는 사과하는 말 밖에 쓸 수가 없었을 테니까.
「와-아기 수첩도 들어 있어. 이거 봐」
 상자의 내용은, 카스미가 할머니의 집에 두고 온 것 뿐이다. 벌써 틀림
없이, 버려져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요한 추억이 차 있다. 이것들은
타인이 있는 집에 놓아둘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미사에가 건네준 것은, 조금 단이 닳아서 떨어진 물빛 모자 수첩이었다.
 받았을 때, 좁은 사이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흰 봉투가 미끄러져
떨어졌다.
 겉에는 깨끗한 문자로 「와타나베 카스미 귀하」라고 쓰여 있었다. 뒤를
보자, 좌하에 「와타나베 미쯔루」라 쓰여 있다. 풍화한 탓인지 풀을 붙인
부분이 살며시 떠 있었다.
「엄마, 다」
 이나리도 그 이름을 들여다봤다. 확실히 묘석의 옆의 비석에 쓰여 있었
다.
 가벼운 소리를 내며 열린 봉투에서 카스미가 편지지를 꺼냈다. 가로쓰기
의, 깨끗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카스미에게」
 그렇게 시작되는 편지를 카스미의 눈동자가 읽어내렸다.
「이 편지를 읽고 있는 당신은, 몇 살이 되어 있는 걸까요? 지금 엄마는
당신이 태어난 그 날에,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마치 음미하듯 정성스럽게 늘어서 있다.「엄마」라고
하는 글자가, 다른 글자보다 훨씬 시간을 들여 쓰여졌는지 잉크가 조금 굵
게 스며들어 있었다.
 무엇을 쓰면 좋을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듯한 공백의 나중에, 당돌하게,
문장이 계속된다.
「당신에게 카스미(夏淸)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아버지입니다. 당신이 태
어났다고 들어서, 일을 내던지고 병원으로 향하는 도중 본 그 하늘이, 3월
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여름같이 높고 높고 매우 상쾌한 색으로,
병원에 도착했을 때, 당신을 보고 결정했다고 합니다. 물론 엄마도 곧바로
마음에 들어 버려서. 어째서일까요, 당신에게는 이 이름 밖에 없다고」
 아, 라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무렵, 한자를 기억했을 무렵에, 추울 무렵
에 태어났는데 夏淸(여름 맑음)이라고 이상한 이름이라고 들어, 대단히 상
처를 입었다. 이런 식으로 붙여준 이름이었다고 알고 있었다면, 잘 대꾸했
을 텐데.
「당신은 반드시, 지금부터 자꾸자꾸 커서, 언젠가 우리들을 두고 가 버리
겠지요. 하지만 잊지 말아요, 우리는 언제라도, 어디에서라도 당신 편으
로, 어디에 있어도, 세계에서 제일, 당신의 행복을 빌고 있다는 것을.
 이 정말 행복한 기분을, 훨씬 미래의 반드시 태어나고 나서 제일 행복한
당신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할 수 있으면, 이 편지는 당신이 마지
막으로 우리들의 딸인 순간, 당신이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 순간, 당신에게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제 실현되지 않는다. 반드시 어머니는, 이 때, 철도 들지 않
은 카스미를 두고 자신이 이 세상에서 없어져 버리는 일 같은 건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날이 빨리 오면 좋은 것 같은, 쭉 오기를 원하지 않는 것 같은, 매우
복잡한 기분입니다. 하지만,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 말 할 수 없이 행
복한 기분으로 가득합니다. 이 편지를 읽고 있는 당신이, 지금의 나와 같
을 정도로, 행복하게 있어 줬으면」
 편지는, 카스미의 생일과 어머니의 이름이 적히면서 끝나 있었다.
 전하고 싶었다.
 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당신들의 딸은, 정말 행복하다고.
 울컥울컥 눈물이 흘러넘쳤다.
 봉투 안을 보니, 한 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들어 있었다. 16년 이상 전
의 그것은, 희미하게 빛이 바래 있었다. 하지만 비치는 푸르고 푸른 하늘
이, 알루미늄 창틀에 걸려, 사진을 한 장의 그림처럼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 사진 속에는 행복이 넘칠 정도의 만면의 미소를 띄운 어머니가 흰 배냇
저고리에 감싸인 카스미를 안고 있고, 그 두 명을 감싸듯이 아버지가 팔을
펼치고 있었다.
 폴라로이드 아래에 있는 공백에는, 분명하게 어머니의 것은 아닌, 조금
서툴러 보이는 글씨로 「카스미」이라고 쓰여져, 사진 안의 갓난아기를 향
해 힘차게 화살표를 가리키고 있었다.
 눈물은 넘쳐, 멈추지 않았다. 멈추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카스미가 입을 다문 채, 편지와 사진을 이나리에게 전했다. 카스미가 읽
고 있는 곁에서 편지를 살며시 들여다보고 있던 미사에는 참다가 어딘가
로 나가 버렸다.
 이나리는 휙, 대충 훑어봤다. 이제 그 만큼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
다. 코 안쪽이 시큰거렸다.
 이나리가 계속 우는 카스미를 껴안은 채, 무심코 얼굴을 들었다. 올려다
본 창 너머로, 높고 맑은 여름 하늘이 보였다.









3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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