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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번] 음학의 함정-제5장 향락의 대상 (6) 발각

6. 발각



계절은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서 요즘 매일같이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다. 미호는 유리창을 타고 떨어지는 무수한 빗방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수업이 빈 시간을 이용해 자료조사하겠다는 생각도 막상 도서실에 들어가 자리에 앉으면 한숨만 나올 뿐 전혀 진척되지 않았다. 료스케와의 하룻밤부터 벌써 일주일이 지나고 있었다. 료스케에 대한 미호의 불안은 거의 완전하게 적중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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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스케는 학교에서 미호와 단 둘이 될 때 노골적으로 몸을 요구해왔다. 미호는 교사로서의 체통을 지키면서 계속 거절하고 있었지만 언제까지 계속될지 매우 초조했다. 선생으로서 대하려고 하면 할수록 료스케는 더 초조하게 미호에게 요구했다. 무리가 아닌지도 모른다. 자제력없는 학생에게 하룻밤의 관계라는 어른의 생활을 이해시키기에 료스케는 너무나 어렸다. 아무리 타일러도 도저히 납득시킬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이대로는 언젠가 료스케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될 때가 올 것임에 틀림없다. 아니면 료스케가 견디지못하고 폭발해 모든 것이 드러나버릴수도……물론 그 경우, 료스케의 말을 모두 앞뒤가 안 맞는 엉터리라고 말하면 아마 세상은 미호의 말을 믿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었을 때 료스케가 받게 될 데미지는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런 사태는 어떻게 해서든지 피하고 싶었다. 미호는 재차 자신이 범한 죄의 깊이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었다.


「휴우~…」


또 한숨이 흘러넘친다. 일이 일인만큼 미호는 누구에게도 상담할 수가 없었다. 자기 혼자서 어떻게든지 해결할 방도를 찾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아니, 단 한명 상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유키히로이다.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여자로서의 본성을 보여버린 그에게라면 모든 것을 털어 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라면, 료스케와 자신이 범해버린 잘못을 아무도 상처받는 일없이 냉정하게 해결해 줄 것같은 그런 예감인듯한 것을 미호는 느끼고 있었다. 유키히로가 료스케와의 일로 다시 협박해 올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일은 없을거라고 말할 확신이 미호에게는 있었다.


하지만 그 날 이후, 유키히로와의 관계는 처음 만났을 무렵으로 퇴보하고 있었다. 유키히로는 의식적으로 미호를 피하고 있는 것 같아 두 사람의 관계는 묘한 것이 되어버려 상담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울리는 차임벨 소리에 미호는 현실로 정신이 되돌아왔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않은채 시간을 헛되이 소비해버렸다. 미호는 책상 위에 널려놓은 자료와 노트를 재빠르게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6교시수업종료를 알리는 차임벨이었기 때문에 좀 있으면 학생들이 청소하려고 여기 올 것이다. 도서실을 나온 미호는 거기서 우연히 유우키와 마주쳤다.


「어머, 위원장」


「아, 선생님」


두 사람은 놀란 것처럼 동시에 소리를 높였다.


「도서실 청소?」


「예, 이번 주는 도서실 당번이에요.」


유우키는 근심없이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그 웃는 얼굴을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미호는 가라앉던 기분이 치유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 미호선생님, 요즘 안색이 안 좋아요.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는거에요?」


유우키의 말에 미호는 깜짝 놀랐다. 설마 눈치챘으리라고는……스스로 내면의 고뇌를 들키지않게 주의했지만 평상시 접하는 순간이 많은 사람은 알아채는 것일까?


「벼, 별로…아무 것도 없어요…」


이렇게 말했지만 그 말에는 마음의 동요가 여실하게 드러나있었다.


「아이 참, 거짓말을 그렇게…」


유우키는 조금 익살맞은 표정으로 미호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가까이서 보는 유우키의 눈동자는 강한 빛을 가득 채우면서 빛나고 있어 마음 속이 모두 간파되어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묘하게 당황해진 미호는,


「그럼, 나 용무가 있으니까……」


말하고는 허둥지둥 그 자리를 뒤로 했다. 더 이상 대화를 계속하면 뭔가를 무심코 토로해 버릴 것만 같았다.


「아, 이거 참, 도망치시네~!」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는 미호의 등에 유우키의 소리가 뒤쫓아 왔다. 미호는 무심코 웃음을 흘렸다. 유우키의 말투가 너무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밝게 행동하는 것으로 그녀 나름대로 격려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쩐지… 오랫만에 웃은 것 같다……)


미호는 유우키에게 감사했다. 유우키 덕분에 조금 기분이 상승되었다. 하지만 그 상승도 길게 계속되지 않았다. 계단을 내려가니 료스케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료스케……」


미호는 멈춰 서서 움츠렸다.


「미호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


료스케는 깊이 생각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응? 아, 그렇지만 지금은 청소 시간이야. 다음에…」


「지금이 아니면 안 돼요.」


료스케는 약간 강한 어조로 미호의 말을 끊었다.


「쉿, 큰 소리 내지 마.」


미호는 당황했다. 복도에는 수업을 끝낸 학생들이 어수선하게 왕래하고 있었다. 너무 큰 소리로 이야기하면 대화내용을 다 듣게 된다. 실제로 지금도 몇몇 학생은 보통때와 다른 료스케의 모습을 발견하고 미호와 료스케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알았어요, 알았으니까…나하고 같이 가요.」


미호는 긴 한숨을 내쉬고 료스케와 함께 걷기 시작했다. 어쨌든 뭔지 모르지만 말해버리기 전에 료스케를 어딘가 사람없는 곳에 데리고 갈 수 밖에 없었다. 어디가면 좋을지 미호는 생각나지 않았다. 교사 내에는 청소하려고 학생들이 웅성거리고 있어서 어딜가도 누군가는 있는 상태였다. 미호는 어쩔 수 없이 료스케를 교사 서쪽 밖에 있는 체육관 뒤로 데리고 나갔다.


체육관은 동아리모임으로 사용한 후, 사용한 운동부의 학생들이 청소를 한다는 규칙이 있어 지금 이 시간엔 아무도 없었다. 체육관 안도 좋겠지만 조심스런 생각에 미호는 체육관 뒤쪽 남의 눈에 띄지않는 장소로 갔다. 미호가 발을 멈추고 뒤돌아 보자 료스케는 참을 수 없다는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선생님, 어째서 나를 피하는 거에요?」


「피하다니 무슨……」


입으로는 그렇게 대답했지만 료스케의 말은 확실히 정곡을 찌르고 있었다.


「거짓말마세요. 전에는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자주 교실에 얼굴을 내밀었는데 최근에는 수업이 끝나면 빨리 사라지잖아요. 게다가 아침에 학교오는 시간도 바꾸고…」


「그, 그것은……」


미호는 그렇게 말했지만 다음 말이 이어나오지 않았다. 그것이 모두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를 만나고 싶지않기 때문이지요!」


료스케의 말에는 분노와 슬픔이 복잡하게 섞여있었다. 미호는 역시 뭐라 대답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어째서……그 날 밤은 그렇게……」


「그만!」


스스로 놀랄정도로 큰 소리가 튀어나왔다. 료스케는 순간 압도당한 것처럼 말을 삼켰다.


「그것은 실수였어요. 나 … 그런 일 하다니……」


「그렇지만…」


「그러니까 잊어, 그 밤의 일은. 그런 일… 해선 안 되는 것이었어.」


미호는 료스케가 뭔가 말하려하는 것을 억지로 막으며 말을 이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 울먹이는 소리가 되어버려 목소리가 묘하게 떨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게…그게 실수라고… 그런게 어딨어! 비겁해요, 선생님. 그런 말은 비겁해!」


료스케의 말이 아파왔다. 미호는 벌써 료스케와 눈을 맞추지못하고 얼굴을 숙이고 있었다.


「그만해, 부탁이야. 나도 괴로와…」


자기중심적인 제멋대로의 말투라고 미호는 생각했다. 이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이다.


「선생님, 제멋대로야! 나, 인정할 수 없어!!」


료스케는 평상시 점잖은 모습으로부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하게 분노를 터뜨렸다.


「료스케, 잘 들어. 넌 학생이고 나는 교사야. 용서되지 않는 관계야. 부탁해, 이제 그만 잊어…」


조금 울음이 섞인 미호의 말은 그러나 료스케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 그런 건 몰라!」


료스케는 그렇게 외치고 갑자기 미호에 달려들었다.


「잠깐…료스케 군?」


미호는 놀라서 료스케의 손을 풀어버리려했지만 료스케는 껴안는 팔에 힘을 모아 미호의 목덜미에 달라붙어서 놓지않았다.


「안 돼, 멈춰! 이런, 이런 곳에서…안되요!」


「이제 참을 수 없어요!」


미호의 귓전에 료스케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소리가 났다.


「안 돼! 누가 보게되면……」


「어차피 아무도 안 와, 이런 곳에 누가……」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미호의 몸을 체육관 벽에 억누르면서 료스케가 속삭였다. 남의 눈에 띄지않는 장소를 선택한 미호의 판단은 오히려 화근이 되어 버리고 있었다.


…게다가… 이젠 들켜도 좋아…어차피니까… 모두에게 퍼뜨려버릴까?」


료스케의 말에 미호의 몸에서 갑자기 힘이 빠져나갔다. 위험한 징조였다. 반쯤 자포자기상태가 되고 있었다.


「안되요, 그러면……큰 일 나버려요…」


미호는 료스케를 달래듯이 말했다. 하지만 료스케는 들은 체도 않고 저항이 약해진 미호의슈트 버튼을 풀고는 안에 손을 넣어 미호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아, 기다려…부탁이야, 그만 바보같은 일은 멈춰…」


미호는 다시 저항했지만 료스케를 이상하게 자극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면서는 저항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선생님, 멈출까요?」


료스케는 그렇게 말하면서 안의 블라우스의 버튼에까지 손을 뻗었다.


「응? 응…부탁이야, 이제 더 이상은…」


「그럼 입으로 해줘요, 선생님」


…」


미호는 말이 막혔다. 그것이 정말로 료스케가 한 말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뭐, 바보같은 말 하지마」


「해 주지 않으면 … 전부 폭로해버릴꺼야!」


료스케는 움직임이 멈춰버린 미호의 블라우스 버튼을 하나 둘 풀면서 말했다.


「그건…그건 절대 안 돼!」


「누가 좋을까…위원장한테 말할까?」


미호의 말을 무시하듯 료스케는 계속했다. 미호는「위원장」이라는 단어가 료스케의 입에서 나온 순간 번개에 맞은 것같이 몸을 움츠렸다. 료스케와의 일을 제일 알려지고 싶지않은 인물…그것이 유우키였다.


「아, 알았어요. 시키는대로 할 테니까……부탁이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말하는 순간 미호는 자신이 결코 빠져 나갈 수 없는, 바닥이 없는 늪에 다리를 담가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요. 나도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고 싶지 않으니까…」


료스케는 만족스럽게 그렇게 말하고 미호의 어깨를 눌러 자신의 발 밑에 무릎꿇게 했다. 무릎에 느껴지는 차가운 콘크리트의 감촉이 미호의 굴욕감과 절망감을 더욱 부추겼다. 학생의 발 밑에 무릎꿇고 봉사하려하는 자신이 미호는 몹시 비참하게 생각되었다.


아주 조금 주저한 후, 미호는 료스케의 바지로 손을 뻗었다. 료스케의 거기는 이미 욕망이 팽배해 안쪽에서부터 학생복 바지를 밀어 올리고 있었다. 미호는 바지 지퍼를 내리면서 겨우 료스케의 자지를 밖으로 끌어냈다. 생각탓인지 그날 밤 이후 더 씩씩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물건을… 괜찮을까? 미호 안에 일말의 불안감이 흘렀다. 료스케와의 밤을 격렬하게 후회하면서도 때때로 어찌 할 수 없이 몸이 달아올라버리는 자신이 미호는 두려웠다.


(혹시……)


넋을 잃고 료스케의 남근을 탐내버릴 것 같은 그런 예감이 들었다.


「선생님, 빨리…」


료스케의 재촉에 미호는 남근의 첨단부에 살그머니 입술을 갖다대었다. 바로 그 때 미호의 체내를 감미로운 전율이 폭풍처럼 치달렸다. 입술을 벌려 자지를 입 안에 맞아들이자 그만큼 미호의 몸은 욕정의 불길을 뿜어올리기 시작했다. 불안은 훌륭할 정도로 적중하고 있었다.


( 나…어째서 이런……안 돼…느껴선 안 되는데……)


미호는 마음 속으로 자신에게 계속 경고했지만 저릿저럿한 쾌감에 의식이 몽롱해져 가는 것을 억제할 수 없었다. 퍼붓는 빗소리가 귓전을 맴돌며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빗소리에 섞여,


……탕……탕……


무슨 소리지?


미호는 료스케의 남근을 입에 머금으며 소리나는 쪽을 곁눈질로 보았다. 콘크리트의 마루에 둥글고 갈색 물체가 떨어져 있었다.


(저것은… 농구공…?)


농구공 바로 옆, 미호의 시야 구석에 누군가의 다리가 보였다. 미호는 남근을 입에 담은채 자세를 바꾸어 그 다리의 주인을 쳐다보았다.


…!」


미호는 소리나지 않는 비명을 질렀다. 마치 해머나 무엇인가로 머리를 맞은 것 같은 충격에 눈앞이 깜깜해지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아연실색 놀란 미호의 시선 끝에는 미호와 료스케의 행위를 응시하면서 멍하니 서 있는 유우키의 모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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