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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대리운전 - 5부 1장

[ 실제로 오줌은 결코 더러운 것이 아니다.

침의 경우 뱉어 놓고 먹으라고 하면 먹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입 안에 있는 침은 늘 먹고 있다.

키스할때는 어떤가?

상대방의 침을 먹고 있다.

그러나 침을 뱉어 놓으면 불결한 느낌이 든다.

오줌도 마찬가지다.

더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렇다고 교육을 받아 형성된

뿌리깊은 선입관 때문이다.

흔히들 오줌과 똥은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똥은 음식물의 찌꺼기와 가스, 장내 세균 및 여러가지 분비물로....

오줌은 방 금전까지도 혈액의 형태로 몸속을 돌던 것으로

똥과는 아주 다른 경로를 통해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오줌은 혈액이 신장에서 걸러져 요관을 통해 방광에 머물렀다가

배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혈액보다도 더 깨끗한 것이다.

피를 뽑아 두면 빨간 부분이 가라 앉고 노란 물이 맑게 고이는데

이게 바로 오줌이라 생각해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니다.

그것은 혈청이다.

그러므로 건강한 사람의 오줌은 완전히 무균 상태이다....]



( 믿거나 말거나...끌끌끌.... 암튼 책에 있는 그대로 옮겨 적은 것임!)



- 얼굴이 많이 탔네?

가게 이모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싱글 싱글 웃으면서 내 얼굴을 살핀다.

- 어머머! 여기 목덜미좀 봐...아주 새카맣게 탔어!

기사가 뭐 목덜미까지 타냐? 팔뚝이 타야 그게 정상이지..

가게 이모는 내 팔뚝을 이리 저리 뒤척여 본다.

- 팔뚝은 골고루 잘 탔네?

가게 이모는 피식 웃는다.

- 돈 많이 벌었어?

- 응... 좀 벌었네...

- 그럼 한잔 사야지~~

- 그래.. 그렇잖아도 내가 한잔 쏠까 했어!

- 정말? 어머머 오늘따라 이렇게 근사하게 보이네~ 삼춘!

- 나이애가라에만 간거야?

- 뭐... 나이애가라만 둘러봐도 이틀갖고는 부족하지 안그래?

- 맞어~ 하긴 그래! 제대로 둘러보려면 족히 사나흘은 걸릴껄?

아~~ 나도 나이애가라 제대로 구경한번 못해봤네...

그냥 폭포 갔다가 휭하니 오고...

어쩔때는 체리픽킹 좀 하다가 그냥 온더레이크에 휙~ 들러 오고..

뭐 이래 저래 조금씩 맛만 봤네... 참.

가게 이모는 혼잣말로 이야기 한다.

- 삼춘! 저기 손힐쪽으로 조금 가다가 거기 아파트 단지 있잖어?

거기 막 지나서 오른쪽 중국 상가 한쪽에 아주 맛있는 식당이 생겼대.

- 뭐가 전문인데?

- 어~ 곱창전골을 잘한다고 그러던데? 순대도 아주 맛있대.

- 그래? 그럼 오늘 거기서 이따가 저녁이라도 쏘지 뭐~~

- 호오... 그러셔? 좋았어!

가게 이모는 또 습관처럼 내 팔굼치를 만지작 거리더니 엉덩이를 툭 친다.

- 저년은 저렇게 아무 궁둥이나 치고 다니나?

- 아따.. 언니는.. 아무 궁둥이나 어떻게 치고 다녀요?

저 궁둥이는 내꺼니까 내 맘대로 치는거지~

- 어라~ 미친년..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데 지 혼차 국물마시고

아예 입맛다시고 자빠졌네~

주인아주머니가 혀를 끌끌 찬다.

- 피이~ 언니는? 저 궁둥이 내꺼라니까! 내가 침 발라 놨어~~

그치~~ 잉!

가게 이모는 입을 삐죽 내게 내밀며 아양을 떤다.

- 허어~~ 저년이 또 지랄헌다! 저거 누가 안잡아가냐?

주인 아주머니는 카운터에서 소리친다.

주방에서 사람들이 낄낄대고 웃는다.

가게 이모는 주방 입구에 쟁반을 탁! 소리나게 대던지며 소리쳤다.

- 머가 그리 재밌냐?

그 말에 주방에서 나오던 웃음소리가 뚝 그쳤다.

- 손님들 올 시간 됬다!

주인 아주머니가 식탁을 정리하다말고 주방을 향해 소리친다.

그렇게 그날 하루도 시작한다.

- 누님....

- 왜?

- 저기... 저..

- 왜? 평소 답지 않게 비비 꼬냐?

- 저기.. 좀 드릴 말씀이 있어서...

- 뭔대? 우리 딸 달라는 소리는 아직 허지 말고~~

- 아이참! 누님도...

- 그래 뭔데?

- 언제 좀 시간좀 내주세요...

- 그래?

주인 아주머니는 내 손을 바짝 잡아 끌어 당기며 카운터 저편으로 끌고 간다.

- 너~~ 존말로 할때 불어!

금방 내 눈치를 살피더니 다짜고짜 다그친다.

- 여자 생겼지?

내가 말을 못하고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자 빙긋 웃으면서 더 다그친다.

- 내 말이 맞지? 너 여자 생겼지? 호오~~ 이눔이 드디어!

- 아참 그게 아니고..

- 뭐가 아냐... 너 여자때문에 상담할라고 그러쟈?

난 머리를 긁적였다.

- 저년이 질투하고 난리 칠텐데!

주인 아주머니는 턱으로 가게이모 뒤통수를 가리키며 말을 잇는다.

- 낼... 아니 모레.. 맞어.. 낼 모레!

저기... 거기 전에 분위기 죽인다고 하던데 있지?

- 예.. 거기 블로어 입구에...극장 지나서..

- 맞어.. 거기로 데리고 와. 알았지?

- 예!

- 이번에는 진짜지?

갑자기 주인아주머니가 목소리를 낮춘다.

- 어이구! 나이 마흔에.... 저년한테 한눈 팔지 말고!

얼른 맘 잡어~ 알었지?



가게 이모는 내 손을 잡아 끈다.

- 언니랑 무슨 비밀이야기 했어?

- 무슨 비밀이야기~~

- 또 내 이야기 했지?

- 아니... 무슨 자기 이야기 해?

- 아냐?

- 그래... 뭐 비밀이야기를 할께 있다고 그래?

- 그럼 아까 언니랑 무슨 이야기 한거야?

- 아! 그거?

내가 난처한 표정을 짓자 그녀는 다그쳐 묻는다.

- 뭔데?

- 아.. 이따가 저녁 먹으면서 이야기 하자!

- 지금 안되?

- 어~~ 지금 안되! 이따가 저녁에 이야기 하자.

- 뭑 있긴 하네? 그치?

- 그런거.... 같기도 하다만....

- 뭐가 하다만이야?



가게 이모와는 그냥 스스럼이 없었다.

그녀 자신은 정작 자신에 대해서 한마디도 제대로 이야기 한 적이 없었지만

굳이 그런 시시 콜콜한 이야기 안하는 성격이었다.

그냥 성격이 워낙 시원시원하고 이물이 없어서

그냥 대하기 편하고

말도 잘 받아 주는 편이어서 그냥 편하게 농담도 잘하고...

그날... 어쩌다 둘이서 뜨거워진

그날 밤의 아련한 육체적인 관계가 있었긴 했지만

그녀 또한 따로 미련을 갖는다거나

이어지는 인연으로 만들려 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그 날 우리들만의 약간의 충동적인 결합 이후로

가끔씩

내 아파트에 찾아오곤 했었다.

그냥 먹다 남은 양주 병을 비운다거나..할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찾아오곤 했었다.

그냥 술친구인 셈이었다.

물론

마음이 동하거나 몸이 동하면

아주 스스럼없이 서로를 요구하고

그렇게 종종 뜨거워지긴 했어도

그냥 서로 편하게 즐기는 상대였을 뿐이었다.

굳이 서로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을 뿐이었다.

따로 말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어차피

그냥 편하게 지내는 사이로 그렇게 두고 싶었을 뿐이었다.

피차에...

섹스에 관해서는

사실 서로가 워낙 충동적인 경우가 많아서

그냥 그렇게 서로를 탐하고 즐기고 느끼는 그 자체에 만족을 했을 뿐이었다.

육체적 행위가 끝나면

어쩌면... 애정표시의 키스를 한다거나

좀더 느끼기 위한 애무를 지속해 본다거나..

사실 그러질 못해서..

서로에겐

그냥 가급적 빨리 뜨거워지고.. 그리고

서로에게서 빨리 정점에 도달해서 흥분을 하고

그리고 쾌감을 느끼면....

거기서 서로 만족을 하곤 했었다.

연애하는 감정도

어떤 그립거나 보고 싶다거나...

어딜 만져보고 싶다는 느낌 같은건

그런건 우리 서로에게

어쩌면 사치스러운 수식어에 지나지 않을거라고

미리 서로 단정하고 선을 그어 놓았는지도 모른다.

서로 말 한 적도

어떻게 합의(?)를 본 적도 없었지만

우린 그냥

서로에게 왠만큼 동기만 있으면

스스럼 없이 뜨거워 지거나

서로에게 뜨거워져 주는

그 정도의 아량으로 서로를 만족하며 지냈을 뿐이었다.



어쩌면 우린 서로의 형편을

가장 잘 이해해 주는 정말 가까운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차피 서로가 힘들게 살아왔고 그리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어서...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내색하지 않은

둘만이 간직한 약속이자 비밀이었다고나 할까...

차라리 그렇게 생각해 버리는 것이 더 맘 편했다.



- 야~ 이거 얼마만에 먹어보는 곱창이냐?

사실 난 그런 음식에 익숙하지 않다.

어릴적 기억에 그런 음식을 먹어본 적은 없고

그동안 몇번의 한국 방문에 여기 저기를 다니면서

그런류의 음식을 실컷 먹어본 기억이 날 뿐이다.

그치만 체질이 한국사람인걸 어떻게 하냐...

아무리 여기서 오래 살아왔던들

어차피 내 체질. 몸뚱아리는 한국산인데....

- 자! 건배!

가게 이모는 넉잔째 연달아 원샷을 해 댄다.

- 아... 이제야 제대로 속이 따끈따끈 해 지네....

그녀는 이리 저리 전골냄비를 뒤척이며 곱창을 건저 접시에 담아 준다.

- 이거 먹어봐.... 이제 진짜 곱창이야!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곱창을 허겁지겁 먹었다.

맛이 있었다.

정말 쫄깃 쫄깃하고 씹히는 맛이 기가 막혔다.

양념도 아주 잘 베어 있어서 정말 소주 안주로는 딱이었다.

- 아... 정말 맛있네... 전에 먹었을때는 냄새가 좀 나서 그랬는지...

맛이 별로라서 많이 못 먹겠던데... 오늘은 정말 맛있네..

- 캬~~ 쥑인다! 여기요~~ 소주 하나 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아주 맛있게 전골냄비를 거의 다 비웠다.

그러자 서빙하는 아주머니가 오더니 밥까지 비벼 준댄다.

- 어이구 배불러요... 그냥 조금만 주세요..

- 예... 한공기만 비벼드릴께요...

아주머니는 참기름에 계란에 김 가루에 대충 휙휙 붓더니

밥 한공기를 뚝딱 비벼서 접시에 담아 준다.

- 이젠 여기서도 진짜 한국식으로 잘해주는구나..

- 그럼요, 이제 여기도 한국하고 거의 같은 유행권이잖아요

아주머니가 식탁을 치워가면서 말을 받아 준다.

- 요새는 이런게 유행인 모양이죠?

- 예... 아주 맛있죠?

- 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무침 한접시만 더 주세요.

- 예! 잠시 기다리세요...

그녀는 메뉴를 보지도 않고 척척 잘 주문한다.

- 오늘 돈 좀 깨지겠네?

- 돈? 나 돈없는데?

내가 호주머니를 뒤지는 폼을 잡자 그녀가 깔깔 웃는다.

- 또 그런다. 내가 속을줄 알고..흥?

- 할 수 없지.. 둘중 한명 남아서 청소해주고 치우고 가야지...

- 그러셔.. 그럼 삼춘이 수고하셔~~

그녀는 병을 짜듯 하며 잔을 채웠다.

- 이야기 해봐! 삼춘! 아까 무슨 이야기 했어? 언니하고?

- 아.. 그거...

- 솔직해 바른대로 말해야되!

내 눈을 봐! 거짓말하믄 사형이야! 사형!

그녀는 손으로 목을 가르는 폼을 잡는다.

- 주인 아주머니랑 말야...

- 그럴줄 알았어! 언니가 다 불줄 알았다니까..

그녀는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벌써 술술 다 나온다.

- 으히구 언니는!

그녀는 내가 미처 꺼내지도 않은 내 이야기 대신에

자기의 이야기를 술술 토해내기 시작한다.

그녀 답지 않다...

오늘따라 연거푸 술을 먼저 마시더니...

그게 갑자기 입을 풀어제끼는 모양이다.

- 내가 선봤다고 했지? 으히구... 언니는..

갑자기 그녀의 입에서 그 말이 튀어 나왔다.

- 그래?

나는 자연스럽게 맞장구를 치기로 했다.

다 들은 것 처럼 말이다....

속으로는 무척이나 당황스러웠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 애들이 둘 있는데 큰 애는 대학 졸업해서 직장 다니고

작은애는 군대에 가 있대.

그녀는 묻지도 않은 이야기를 늘어 놓기 시작했다.

- 재산은 좀 있나봐... 부인이 한 삼년전에 병으로 죽었데..

재혼 안한다고 했는데...한 삼년 지나고 나니까

오히려 자식들이 재혼하라고 보챈대나?

- 나이가 좀 많나?

- 아냐... 그렇게 썩 많아 보이지도 않던데..

쉰 조금 넘었는데.... 그렇게 보이지도 않어....

얼굴이 좀 동안이라서 그런가?

- 결혼하자고 했어?

- 누가 금방 그런데?

- 그럼?

- 다리 놔 준 사람한테서 연락이 왔어그러는데...

이번달 안으로 한번 한국 들어 오라고 한다는데....

군대간 아들 휴가가 그때라고 하던데...

비행기표도 대준데....

아들 휴가가 ..... 거기에 맞춰서 가족들 인사시키려고....

그녀는 묻지도 않은 말을 자꾸 꺼내고 있었다.

( 아.... 그렇구나...

가게 이모가 어딘가 정착하고 싶은거구나....

맞어..

평소답지 않은 저 모습이...

맞어... 요 며칠동안 읽히지 않은 표정들이 바로 그 때문이었구나...

가게 이모는 벌써 마음이 기울었구나...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확신이라도 갖고 싶은게로구나...)

- 언니는 뭐래?

- 언니야~~ 빨랑 자빠지라고 허지~~

- 근데 자기는 왜 그러구 있어?

- 나?

- 그냥... 서글퍼서!

그녀의 눈에서 조금씩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은 처음 이었다.

( 아... 맞아... 빨리 이별 연습을 해야겠다.

연습이 아니라.. 빨리 실전이다! )

- 언니도 봤어?

- 응..... 따로 두번째 만날때 같이 가서...인사했어...

- 그래... 좋대?

- 응... 사람이 점잖고 선해 보이드라고 하던데...

( 나이 마흔 넘도록 저런 눈물이 몇번이나 있었을까? )

그녀에게서 처음 본 눈물은 참 묘한 느낌을 주었다.

- 그럼... 어서 짐 싸야겠네...

- 짐 쌀거나 있나...

그녀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 보았다.



그날밤

그녀는 내 아파트에서 나와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우리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짜로 서로를 느끼면서 천천히... 사랑을 나누었다.

정말로...

아주 진지하게...

이별을 생각하면서......

여러번의 육체관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날 밤의 사랑은

육체관계 뿐 아니라 어쩌면 정이 들어버린 사람들끼리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정이라도 확인하려는 것 처럼

그렇게... 진지하고

그리고 서로에게 정성을 다해 주었다.

격정적이지 않았지만

따스하고 포근하게 그렇게 사랑을 나누었다.

마치... 더 오래 느끼고 더 오래 잡고 싶은

그런 감정마저 스스럼 없이 드러 내면서.....

아니...

어쩌면..

멀리 떠날 사람이기에

마지막을 그렇게.... 했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정작 내 이야기는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한채

그녀의 떠나는 이야기만 들어야 했었다.



내게 여자가 생겼다고 이야기 하려 했는데...

정작 나는 그 말을 못하고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했다.

그게 우리 둘의 정해진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 어제 오늘 바람이 미친척 불어댔습니다.

뉴스에 의하면 북극에서 바로 내려오는 차갑고 거센 겨울바람이라고..

시속 백키로가 넘는 바람이 눈보라를 여기저기 휘몰고 다녔습니다.

창밖에는 거센 바람소리만 가득했습니다.

어제 오늘 눈보라로 공사가 중단됬습니다.

당분간 현장에 나가 볼 일이 뜸할것 같습니다.

며칠간 호수가 있는 카티지로 가서 지낼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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