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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2화. [언밸런스한 키스를 하고 싶어] 6장

6 꿈



 먹은 것을 토하면서 의식 불명이 된 소녀를 후송하기 위해서
달려 온 구급대원은, 동시에 어째서인지 오른손이 피투성이가 된
남자 교사도 싣고, 숙소로부터 3 분 정도 거리의 구급 병원으로
갔다.
 결과는, 카스미는 과로와 스트레스에 의한 급성 위염. 이나리
는 상처 난 곳이 손등이었던 때문에, 상처는 얕아도 한껏 찢어져
있었으므로, 세 바늘을 꿰매었다.
「이나리 선생님…구급차가 오고 있었으니 다행이지만…」
「미안해요, 어쩌다 그렇게 되었습니다. 씻으려던 중에, 그대로
박아 버려서. 숙소 쪽에는 개인적으로 변상한다고 전해 주시겠습
니까?」
 어이없다는 듯이 붕대가 감겨진 이나리의 손을 보는 시오노에
게, 진짜 이유를 알리기 싫어 이나리가 변명을 했다.
「변상은 괜찮은 거 같아요. 나도 그렇게 말했습니다만, 숙소의
사람이 왠지 무서워하고 있더군요. 이나리 선생님이 피투성이로
서 있으면, 무서워요. 꽤. 그렇지만 양복은 안 되었습니다. 피가
흠뻑 튄 데다가. 위액으로 얼룩도 지고…」
「괜찮습니다. 싸구려니까」
 이나리가 거울을 부순 소리가 화려하게 흘러나온 때는, 정확히
카스미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인 그 때였다.
 학생이 장난치다 부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숙소의 남자 직원
이 트러블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달려 왔다. 아마 고압적으
로 마구 고함치며 변상을 요구할 생각이었겠지만, 가까이 간 후,
목을 딸 소를 바라보는 백정같은 눈으로 손에서 피를 성대하게
흘리고 있는 이나리에게, 당당히 「미끄러져 굴렀다」라고 듣자,
왜인지 죄송했습니다 라고 사과하고 있었다.
「그것보다―…무서웠어요…」
 시오노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푹 떨군다.
「조금 전 병원에 오기 전에 와타나베씨의 보호자의 호죠씨에게
전화 걸었습니다…토하고 쓰러졌다고 하자 정말 험악한 목소리로
고함치면서, 담임 대라고 무섭게… 이나리 선생님도 상처가 나서
병원에 가 있다고 말하니까, 휴대폰 가지고 있을 거라고 번호 말
하라고……」
「그래서?」
「미안해요…」
「가르쳐 줬습니까?」
 미안해요 미안해요라고 사과하면서, 시오노가 비는 동작을 하
고 있다.
「저, 말하지 않으면 나, 살해당할 것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번호를 말하라고 해도 피해 왔었다. 물론
카스미에게도 절대로 말해주지 말라고 했다. 전화번호를 알려주
면 결국엔, 생트집 잡힐 때 편리하게 사용될 게 뻔하니까.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는 시오노에게 이나리는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 전화를 받은 것은 아마 호죠가 아니고 미사에일 것이
다. 그 여자를 당해 내는 인간은, 호죠 이외에 없다. 지금은 병
원 안이므로 전원을 끄고 있지만, 반드시 초조하게 전화를 걸어
오고 있을 것이다. 미사에의 열이 식을 때까지 휴대폰을 켜지 말
자고 생각하며 이나리는 한숨을 쉬었다.
「그렇지만, 조금 안심도 했습니다. 와타나베씨, 이번 봄 또 보
호자가 바뀌었지 않습니까? 그랬더니 딱 양호실에 오지 않게 되
었기 때문에, 아, 생활 안정되었다고. 호죠씨, 정말로 와타나베
씨 걱정해 주고 있는 것 같아서」
「예? 설마…와타나베, 양호실 다녔습니까?」
「어? 이나리 선생님… 몰랐습니까…?」
 모르는 것보다도, 카스미가 양호실에 다닐 아플 몸이라고는 전
혀 생각하지 않았다.
「언제나 오는 때는 점심시간이기 때문에. 다른 게으름 피우는
아이들과 달리, 5교시 종이 울릴 때면 교실에 돌아갔습니다. 4교
시가 끝나면 도시락 가지고 양호실에 와서, 먹고 교실로 돌아갔
죠. 도시락이라고 해도 편의점의 것을 다시 채운 느낌이라, 물으
니까 저녁밥을 다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반 남겨서 가져오고 있다
고 하더라구요. 그래서야 영양 불균형이라고 말하니까, 그럭저럭
영양공급은 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가정과 선생님에게 물으니
까, 와타나베 요리는 능숙한 것 같아요. 솜씨도 좋고」
 당연하다. 아르바이트가 없는 날은 언제나 카스미가 만들고 있
는 것을 먹고 있으니까 알고 있다. 적어도 서투르지 않다. 아마
능숙해지고 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그래서 물었습니다. 어째서 요리하지 않냐고, 그랬더니 그녀,
뭐라고 대답했을 거 같습니까?」
 몰라서, 이나리가 입을 다문 채 있자, 시오노가 계속 말했다.
「혼자라서, 맛있지 않다고. 아무리 제대로 해도, 할 수 있었을
때는 기뻐도, 먹고 있으면 자꾸자꾸 따분하게 된다고. 그러니까
편의점의 도시락이든 뭐든 좋다고…아아아아아아아! 혼자 사는
거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는데」
 혼자서 머리를 움켜쥐고 시오노가 고뇌하고 있다.
「지금은 다른 것 같더군요. 밥도 제대로 먹는 거 같고, 지난해
에 비해 안색도 좋아지고 있으니까. 본인에게 확인한 것은 아니
지만」
 자신에게 타이르듯이 끄덕이는 몸짓을 섞어 시오노가 변명을
한다.
「거기에, 응. 와타나베씨, 두통이 정말 심했어요. 언제나 셋 정
도의 두통약 가지고 있고, 그러다 효과가 없으면 양호실에 있는
약 쪽이 효과가 더 있다고 알고 있으니까, 마음대로 마셔 버립니
다…약에 너무 의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그렇게 말해도 듣지
않아서……쓰러지기 전 물을 때만 해도, 비교적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는데…어째서 이렇게 갑자기…」
 걱정스러운 듯이 시선을 떠는 시오노에게, 이나리도 미안한 기
분이 들었다. 계속 말하지 않으면 자꾸자꾸 불안하게 되는 것일
까, 시오노가 혼잣말 같이, 이나리에 들려주는 것이 목적이 아닌
모습으로 말을 계속한다.
「아-좀 더 신경 써 줬으면… 보통 때도 너무 말라서 약해 보이
는데… 역시 여러 가지 신경을 쓰기 때문일까? 와타나베는 어느
쪽이냐고 하면 자기 주장이 강하지 않은, 가난뱅이 신을 당기는
타입이랄까…「자신이 조금 힘들어도 혼자 참으면 괜찮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사람과의 거리를 잘 잡지 못하는 아이랄
까요…
 저, 이나리 선생님이 중고생 때도 없었습니다? 있어도 없어도
모르는 아이. 필사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우등생을 하
고 있다 라고 할까…아-잘 말을 못 하겠네요…」
 시오노가 머리를 움켜 쥔다.
「응―…자신을 죽여서라도 남한테 맞추는…그것도 무의식적이어
서. 그렇게 생긴 스트레스가 두통으로 나오는…오늘의 것도 스트
레스성 위염이고… 스트레스를 제대로 발산하는 방법, 모르는 것
일지도…게다가, 방법 가르쳐 줘도 사는 방식이 그대로는 어쩔
수 없지요」
 안정되지 않은 채 계속 말하는 시오노지만, 과연 양호 선생님
을 하는 사람다웠다. 여러 가지 보고 있다.
「대단하네요, 시오노 선생님」
「네?」
「분명하게 학생을 보고 있어요 …나 같은 놈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어요」
 다르다.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카스미가 말하고 싶지 않
다면, 묻지 않는 편이 좋다고 피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카스
미가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 표정을 보이다, 그만두는 것을 몇 번
이나 본 것 같다. 그 때, 어떻게 했는가? 라고 한마디 스스로에
게 묻는다면.
 키스를 하면, 응해 주었다.
 매웠으면 재미있을 정도 놀라거나 화내거나 웃거나.
 꼭 껴안으면, 가는 팔이 똑같이 꼭 껴안아 왔다. 찰싹 들러붙
어, 팔 안에 부드러움과 온기가 있으면, 굳이 말이 필요 없었다.
 함께 살면, 반드시 일어나야 할 마찰.
 그것이 전혀 없었다.
 적어도, 이나리에게는.
 어째서 알아차리지 못한 것일까?
 붕대가 감긴 손을 가만히 본다.
「정말로, 바보군요」
 
 
 어두운 잡목림 안.
 알고 있다. 여기는, 할머니와 살고 있던 집의 근처에 있는 산
속이다.
 근처의 사내아이들이 비밀 기지를 만들고 있던 장소.
 할머니가 사준 새 자전거를, 그들에게 훔쳐서 타고 가버렸다.
그것을 뒤쫓아 가다가, 반대로 쫓겨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도 모르
는 산 속을, 작은 카스미는 울 것 같이 되면서 달려 도망쳤다.
 실패해 굴러, 그대로 경사면에서 넘어졌다.
 단 2미터정도의 벼랑이었다 하지만, 떨어져 울기 시작한 카스
미에게 놀란 소년들은, 카스미를 두고 돌아가 버렸다.
 늦어져도 돌아오지 않는 카스미를 걱정한 할머니가, 타고 간
채로 그대로 버려둔 자전거를 찾아내고, 근처의 소방단을 수색에
동원할 수 있어, 아침까지 방치되지는 않았지만, 깜깜하게 되어
가는 산 속에서, 무척이나 불안했다.
 그 때는 도와 주었는데, 아무도 도우러 와 주지 않는다.
 도움이 오지 않는 이유는 알고 있다. 이것은 꿈이니까. 카스미
가 혼자서 보고 있는 꿈이니까.
 곧바로 장소가 바뀐다.
 아직 새로운 건물의 냄새. 융단의 마루. 예쁜 흑판. 로커에서
초과한 두고 있을 뿐의 교과서. 블루 회색의 융단을 투명한 오렌
지색으로 물들이는 가을빛 석양.
 아무도 없는 2학년 1반의 교실.
 카스미들이 2년의 여름 방학 새벽에 교사가 새로워졌다.
 중학의 수학 여행도, 쿄토와 나라였다. 2박3일이었다. 하지만.
 카스미는, 가지 않았다.
 가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조를 나눌 때, 카스미가 가지 않는 것을 알고, 명백하게 안심
한 얼굴을 한 클래스메이트들. 근거가 없는 누명은 시원스럽게
녹았지만, 모두가 카스미를 취급하기 어려워하고 있는 것을, 언
제나 남의 인상을 신경쓰면서 사는 카스미는 아플 정도로 잘 알
고 있었다.
 카스미 외에도, 수학 여행에 참가하지 않았던 동급생이 여러
명 있어, 일단 출석으로 계산되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이렇게 아
무도 와 있지 않은 교실에, 카스미는 와 있었다.
 가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것보다, 먼 장소에서,
클래스메이트들이, 카스미등을 잊고, 아무런 생각 없이 웃고 있
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 쪽이 상당히 분했다.
 가만히, 길게 뻗은 자신의 그림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제 이
런 곳에 있고 싶지 않은데. 비참한 자신을 보고 싶지 않은데.
 회색의 그림자가 점점 크고, 진하게 되어 간다. 그 그림자에
삼켜진 순간, 카스미는 또 다른 장소에 있었다.
 숙부의 집.
 마치 남의 일과 같이, 카스미는 도망치고 있는 카스미를 상공
으로부터 보고 있을 뿐이다.
 가끔, 시야가 도망치는 카스미로 바뀐다. 강요해 오는 난폭한
숨. 발소리. 잡히는 팔. 풀어 버릴 수 없다. 눌려진 채, 생각해
내고 싶지도 않은 추잡한 말이 퍼부어진다.
 언제나 언제나, 보는 꿈.
 누군가 도와달라 외쳐도, 아무도 도우러 와 주지 않는 꿈.
 악몽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
 언제나 제대로, 끝까지.
 꿈은 아프지 않다, 라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카스미는 알고 있
다. 꿈도 아프다. 괴롭다.
 맞은 아픔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속박된 아픔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기억상실이라도 되어, 모두 잊을 수 있으면 좋다고 몇
번이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꿈 속에서 카스미는 도움을 원한다.
 그런데도, 꿈을 꾸고 있는 카스미는, 카스미를 도우라고 외친
다.
 과거가 변함 없듯, 이 꿈의 미래는 변함 없다.
 꿈속에서 도와달라 외치는 카스미를, 도울 수 없는 카스미가
울면서 보고 있다.
 옷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려, 방관자의 카스미가 눈감고 귀를
막는다.
 할머니를 부르고 있었다.
 이제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꿈속에서 언제나.
 그렇지만 지금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다. 머릿속
에 떠오르는 것은 단 한 명. 그렇지만 부를 수 없었다. 입술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 왜냐하면 자신이 정말 싫다고 말했는데, 적당할 때만
부르다니 할 수 없다.
 범해지는 있는 카스미가, 비명을 지른다.
 눈감아도, 귀를 막아도, 범해지는 있는 것은 카스미 자신이다.
전부 기억하고 있다.
 견딜 수 없어서, 울면서, 카스미가 떨리는 입술을 움직인다.
「…………아!」
 
 시오노가 숙소에 돌아간 뒤, 이나리는 어차피 상처 때문에 잘
수 없기 때문에 병원에 남았다. 옥상에서 바보처럼 왕창 들어와
있는 문자 메세지를 보고, 하는 김에 호죠의 집에 전화를 걸었
다. 맨 먼저에 나온 것은 역시 미사에로, 세계 제일 바보 바보
보나마나 네 탓이지! 라고 고함을 들었다.
 이번엔 정말, 이나리는 거짓말이나 변명도 할 수 없었다.
 기특하게 예 예 하며 대충 고함을 듣고, 전화가 호죠로 바뀌었
다. 왠만한 일로는 화내지 않는 사람이지만, 한순간에 얼어붙어
버릴 듯한 조용한 어조로 돌아오면 꼭 카스미를 데려 오도록 하
고 듣자, 이쪽은 진심으로 무서워서, 성실하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
 정통파 우등생인 카스미를, 호죠는 한눈에 마음에 들어한 것
같다. 여러 가지로 돌봐 주고 있다. 두 명이 함께 사는 상황을
제일 걱정해 주고 있는 사람은, 호죠일 것이다.
 호죠는, 무조건 반대하는 미사에를 말리며 보통으로 산다면야
하면서 허락해 주었다. 그것은, 카스미가 바랬기 때문인지도 모
른다. 이런 사태를 알면, 아마 호죠도 진심으로 카스미를 자신의
곁에 두려고 할 것이다.
 아르바이트에서 돌아오는 카스미는 언제나, 즐거운 듯이 호죠
나 미사에나, 그 집 아이들의 이야기를 한다. 이나리가 내심 질
투해 버릴 정도로, 즐거운 듯이. 이제 아르바이트에 가지 마라
고, 몇 번이나 말을 하려다 삼켜버리고 있었다.
 이런 일을 부탁할 수 있는 것은, 호죠 이외에 없었다. 호죠라
면, 카스미를 받아들여 줄 것이라고 자신이 부탁했는데, 호죠를
따르는 카스미를 만류하고 싶었다. 완전한 타인인데, 호죠에게
폐를 끼치고 있을 뿐이다.
 절실한 자신의 어른 실격에 이나리는 오랫만에, 정말로, 의기
소침해 버렸다.
 의기소침해 있어도 별 수가 없으니까, 병원 내로 돌아와 살그
머니 카스미의 병실에 들어가니, 앓는 소리 같은 낮은 신음소리
가 들려, 무심코 다가서서 카스미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예쁜 이마에, 축축한 비지땀을 흘리면서, 미간에 깊은 두 줄
주름이 새겨져 있었다. 감긴 긴 속눈썹이, 조금씩 움직인다.
 이나리가 카스미를 부르려던 순간, 허덕이듯이, 게다가 이를
악물듯이 맞물려 있던 카스미의 입술이 열리고, 떨리면서 움직인
다.
 어색하고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카스미가 목소리가 되지 않
는 소리로 부른 것은.
 아키라.
 
 
「카스미?」
 상냥한 소리가, 차가운 세계에 퍼졌다.
 정체된 물 속 같은 가슴이 답답한 장소에서, 일순간 아무것도
없는 청량한, 하지만 매우 따뜻한 장소에 끌어올려지는 감각.
 아무것도 없는, 하늘색. 몸이, 자꾸자꾸 가벼워져.
 눈을 뜨자, 낯선 천장이었다.
「……?」
 깜박이자, 미지근한 눈물이 타는 감촉이 느껴졌다. 그것보다
따뜻한, 손도.
「선생님?」
 놀란 것 같은 얼굴로, 카스미가 이나리를 응시하고 있다.
「괜찮은…거니?」
「언제…부터? 선생님이, 여기, 있는 거예요?」
 질문이 겹쳤다.
「미안. 자고 있지만, 악몽에 시달리는 거 같아서 깨웠다. 아직
더 자도 괜찮아. 이제 밖에 나갈테니까」
 카스미의 말을 거절의 의미로 생각한 이나리가 뺨을 어루만진
뒤 몸을 떼어놓으려고 하는 것을, 카스미가 작은 소리로 가지 마
요, 라고 제지했다.
「달라…요, 놀란 걸…그 꿈, 도중에 끝난 건…처음이라서」
「꿈?」
 이나리의 허리 근처 셔츠를 잡고 있는 카스미의 작은 손이, 진
동이 전해질 만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살그머니 손을 잡아,
자신의 손안에서 어루만지면서, 이나리가 되물었다.
「어릴 때라든지…중학교 수학 여행, 가지 않은 것이라든지…그
때 인가…괴로웠던 일이라든지, 무서운 일뿐…많이, 나와, 끝나
지 않아…언제나…에서도, 최근에는 전혀 보지 않았어. 선생님하
고 있으면, 전혀, 보지 않았어」
 말하면서, 펑펑 카스미가 울기 시작했다. 멈추지 않는 눈물이
흐르는 뺨을 이나리의 손이 어루만진다. 카스미가 눈감으며, 후
한숨 돌린 후 말을 계속했다.
「무서워서, 도와주기를 원했어. 그렇지만 나, 선생님에게 심한
일 말했고…그래서, 부를 수 없어…그래도 선생님이, 와줬으면
하고, 내가 괴로울 때만, 의지하려고…이름, 부르려고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는데…선생님이 있었기 때문에」
 생각나는 대로 말로 표현한다. 생각을 전하고 싶은데, 어째서
말은 이렇게나 뒤엉키는 걸까.
「심한 일을 한 건, 내 쪽이야」
 카스미가 머리를 흔들었다.
「지금, 여기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좋아」
 열심히 미소지으려 하고 있는 카스미를 보고 있자, 이나리는
어쩔 수 없이 한심하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무리를 하려고 하는
카스미에게, 자신은 무엇을 해줄 수가 있나, 라고.
「선생님, 손…왜? 상처, 났어요?」
 이은 손의 위화감을 알아차려, 카스미가 묻는다.
「응? 아무것도 아냐. 대단한 게. 카스미 쪽이 더 아프잖아? 
이런 것 걱정, 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카스미의 아픔에 비하면 이런 것, 상처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나 때문 아니에요?」
「그렇게 뭐든지 자신 탓으로 하지 말아라. 조금 찢어졌을 뿐이
니까」
 침대 끝에 앉아, 땀으로 엉긴 앞머리를 넘겨준다. 차가웠던 이
마에 열이 돌아오고 있어서, 이나리가 안심했다.
 적당히 차가운 이나리의 손이 기분 좋았다. 자연스레 닿는 손
끝이, 기분 좋았다.
「미안해요」
「?」
「사실은 쭉 함께 있고 싶었어요. 함께 있어, 선생님과 살아, 전
혀 몰랐던 선생님이 있어, 모두를 좋아하게 되었어. 손도 목소리
도 팔이나 가슴도, 웃는 얼굴도 심술궂은 곳도, 전부를 좋아하는
사람. 자꾸자꾸 좋아함이 커졌어. 내 안의 선생님이, 자꾸자꾸,
커졌어」
 한 번 말을 잘라, 심호흡하듯이 숨을 들이마신다.
「 그렇지만, 선생님은 변함 없어서, 훨씬 같아…점점 모르게 되
어…선생님이 나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무서워
서. 나만 어째서 이렇게 선생님 좋아하는 걸까. 나만 어째서 이
렇게 선생님에게 의지해 버리는 걸까…지금도, 선생님 손 찢어
져…상처, 나 있는데, 나만 상냥함을 받고 있고」
「그것은…」
 달라, 라고 말하려고 한 이나리의 말을 막으면서, 카스미가 말
한다.
「선생님이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행복한 기분이 될 수 있어
요. 다정하게 해 주면, 그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필요 없다고 생
각하는데, 곧바로 그것만으론 부족하게 되어요」
 좋아하게 되면 과연, 마음이 욕심이 되어 간다. 그것은, 이나
리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버림받아도 어쩔 수 없을 일을
했는데, 아직 자신을 원해 주는 카스미가, 어쩔 수 없이 사랑스
러웠다.
「선생님, 하지만, 한번도, 좋아한다던가, 말해 주지 않아서, 자
꾸자꾸, 불안하게 되었어」
 듣고서 깨닫는다. 그렇게 말하면, 분명히 말로 한 일은 없을지
도 모른다.
 카스미는 「나를 좋아해요?」라고 순진하게 물을 수 있을 만큼
어린이도 아니면서, 아무것도 듣지 않아도 「당신을 믿고 있어
요」라고 무책임하게 될 수 있는 만큼, 어른도 아니다. 구별이
좋아서, 언제나 웃으며 허락해 주기 때문에, 이나리는 카스미가
아직 열 여섯이라고 하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미안, 없음 있고…정말 싫다니 거짓말이야. 이제 어쩔 수 없을
정도 좋아요. 너무 좋아. 그러니까 부탁해요. 날 싫어하지 마요.
나, 필요없다고 여기지 마요」
「그럴 리가 없잖아…」
 또, 멈추어 있던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울기 시작한 카스미
의 얼굴을 들여다 봐 넣어, 이나리가 웃었다. 가까워지는 이나리
의 얼굴에, 카스미가 눈감았다.
「싫게 되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 그렇게 되어 달라는 말을 들
어도, 해줄 수 없어」
 눈초리의 눈물을 입술로 닦는다. 이마에 뺨에 눈꺼풀에, 닿을
뿐인 키스를 하면서, 이나리가 계속 말했다.
「잘못했다. 미안. 사과할 사람은 나야. 이렇게 다치게 해 괴롭
혀 슬퍼하게 해. 미움받아도 어쩔 수 없다. 카스미가 뭐든지 해
주기 때문에, 응석부렸던 것은 내 쪽이야」
 입술과 입술이 닿고, 떨어진다.
「그러니까 이제, 참지 마. 싫으면 차 버려도 좋으니까. 혼자서
전부 가슴에 묻기 전에, 큰 소리로 고함쳐도 좋으니까. 그 정도
로 뒤집혀 버릴 내가 아니야」
「응」
「해 줬으면 하는 말이 있으면 하면 돼. 불평이 있다면 말하면
돼」
「응」
「좀 더 제멋대로 해도 좋아」
「응」
「좋은 아이가 아니어도, 카스미는 카스미잖아? 어떤 카스미도,
나는 좋아」
「응」
「지금부터 나오는 새로운 카스미도, 지금까지 있던 카스미도,
전부」
「전부?」
「전부, 사랑하고 있어」
 후훗 하고 카스미가 크게 웃었다. 지금까지 본 중에서 제일 예
쁜 얼굴로, 미소짓는 것을 보고, 끌리듯이 이나리가 웃었다.
「나도, 세계에서 제일, 선생님 사랑하고 있어」
 웃으면서, 키스를 주고 받는다. 몇 번이나 쪼아먹듯이 거듭하
고, 그 후 깊게 연결되듯이, 천천히 깊게.
「심술궂은 선생님과 지금의 상냥한 선생님, 어느 쪽이 진짜?」
 붉은 빛이 찌른 뺨에, 이나리의 손가락이 미끄러진다.
「어느 쪽도 진짜 나야」
 그렇다. 어느 쪽이나 같은 이나리. 하지만, 다른 이나리.
「상냥한 편이 좋아?」
 카스미가 머리를 끄덕인다.
「상냥한 것 뿐으로도 좋아?」
 카스미가 조금 생각한다.
 상냥하게 여겨지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 만큼이라면, 반드시
상냥하게 여겨져도 그렇다고 깨닫지 못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대단히 기분 나쁜 생각이 든다, 상냥할 뿐인 이나리는.
 상상해 버려, 문득 웃으며 카스미가 머리를 흔든다.
 좋아해, 너무 좋아, 사랑하고 있다.
 몇 번 말해도 부족할 정도.
 그런 생각을 전부.
 사랑스러운 것에.
「사랑한다」
 올려본 이나리의 눈동자에 속이는 기색이 어디에도 없어서, 카
스미의 심장이 요동치듯 크게 울렸다.
「카스미를 사랑해. 내 여기엔, 카스미 밖에 살지 않아」
 이나리가, 붕대를 감은 손으로 카스미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
슴에 댄다.
 전해지는, 심장의 소리.
「카스미 밖에 필요 없어. 그러니까 이제 싫다니 뭐니 하는 말은
하지 마」
 키스를 반복하면서. 접촉하는 장소로부터 이 생각이 전해지듯
이. 말이 아니라, 마음이.
「응. 나도, 선생님 밖에 필요 없어. 나의 전부, 선생님이 좋
아」
 카스미의 손이 와이셔츠 위에서 이나리의 가슴을 찾듯이 움직
인다.
「전부 선생님이라면, 슬픈 일 같은 건 없는 걸. 싫다니, 이제
말하지 않을게요」
 뺨에 키스가 내려온다.
「뭐랄까, 안심해서 그런가, 좀 졸리네요」
「아, 여기에 있어 줄 테니까, 이제 자라」
「선생님」
「뭐?」
「도와 줘서, 고마워요」
 웃으며 그렇게 말하고, 카스미가 눈감았다.
「언제라도 불러」
 상냥한 말이, 그대로 카스미 안에서 울렸다.








[여담]
후우... 길고 긴 고민도 했건만, 정말 맘에 안드는 의역입니다.
必死でそう言うのにならないように優等生をしているって言うか
이 말 좀 제대로 번역해주실 분 혹시 없으신지.
html로 해 봤다 영 안 좋아서 고쳐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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