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sm] 노리코 1-2
1. 매니저의 음모
「미사, 조금 급한 일인데…」
「무슨 일인데요?」
나는 한창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던 미사 노리코에게 말을 걸었다.
잡지 표지 촬영이 예상보다 훨씬 늦어져 이미 밤 10시가 넘어 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잠시 들렸으면 하는 곳이 있거든...」
「엣, 이런게 늦은 시간에요?」
「음. 미사는 내일부터 휴가잖니? 그 전에 꼭 들려서 인사 해 두고 싶은 분이 있거든」
노리코는 잠시 고민하는 눈치였다. 그치만, 곧 평소의 웃는 얼굴로 돌아왔다.
「알았어요. 야마무라 상이 말씀하시는 대로 하면 틀림없으니까요.. 」
변함없이 매력적인 웃음이다.
노리코는 주위 사람들을 모두 행복하게 만드는 신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녀는 영화와 cm에서도 점점 인기를 끌고 있는 여배우이고,
나는 그녀의 매니저 일을 하고 있다.
데뷔 전부터 어느 정도 인기를 얻으리라고는 예상했지만,
요즘처럼 폭발적인 인기 상승엔 솔직히 놀랐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풋풋하고 선한 이미지가 남자들의 마음을 끄는 것이겠지....
노리코에게서는 현대 여성에게는 찾아보기 힘든 가련함, 정숙함을 느낄수 있었다.
지금은 점점 쓰이지 않게 된 단어..「청순파」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여배우다.
「미안해. 30분 정도면 끝날꺼야.」
「괜찮아요. 미안해 할 것 없어요. 여기저기 인사하러 다니는 것도 연예계 일이잖아요.」
노리코는 행선지를 묻지도 않았다. 나를 완전히 믿고 있는 것이다.
조수석에 피곤한 몸을 싣고 스쳐지나가는 야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차는 수도 고속도로를 벋어나 점점 목적지에 다가갔다.
나는 지금 이순간 까지 오직 일만 알던 외길 인생이었다.
40살이 될 때까지 결혼도 않고, 엄청나게 바쁜 연예 매니저라는 일을
열심히 해 왔다고 자부한다.
지금은 인기가 많은 노리코이지만 이 노리코를 발굴한 것도 나다.
조금 정도는 나에게 보답해 줘도 괜찮을 터이다.
나는 자신의 양심을 그렇게 설득하고 있었다.
그래, 그정도 보답은 당연한 거라고...
노리코의 몸이 내 빚을 해결해 줄 것이다. 거래는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남은 것은 노리코를 데리고 가기만 하면 된다...
호소카와가 기다리고 있다. 그 스튜디오에서...
2. SM비디오 제작회사
무더운 여름밤이었다. 끈적한 공기가 목 언저리에 들러붙는다.
나는 몇 번이나 땀을 훔쳤다.
교외에 자리잡고 있는 자그마한 빌딩 앞에서 차를 멈췄다.
입구에는 비디오 제작회사라는 것을 알수 있게 초라한 간판이 걸려 있었다.
브라인드를 통해 안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다.
「비디오 편집하는 회사예요?」
「 비슷한 데야. 자. 들어갈까?」
나는 초인종을 눌렀다.
지금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노리코가 알리는 없었지만,
누굴 만나는 지도 모르는 터라 조금 긴장한 듯 보였다.
「높은 분인가요?」
「걱정할 필요 없어. 아주 친절한 분이거든..」
나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이젠 돌이킬 수 없어.. 이미 물러설 수 없는 곳 까지 와버렸다.
「오오. 야마무라 군인가? 기다렸다네」
문이 열리고, 안에서 퍽 뚱뚱한 중년 남자가 나타났다.
기분나쁠 정도로 얼굴 가득히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아주 짧은 순간.. 노리코의 몸을 핥는듯한 눈빛으로 훑었다.
이 남자가 호소카와이다.
우리들은 안내를 받으며 사무실로 향했다.
나이값도 못하고 지금 이나이에 당신의 열성팬입니다... 하고
호소카와가 기쁜 듯이 노리코에게 자기소개를 했다.
「당신에게는 빛이 있어요. 이것만큼은 가지고 태어나는 거지요.
정말로 고상하고 세련된 아름다움이 느껴져요.
다른 여배우같은 흔하디 흔한 섹시함이 아니라 청초하고 순결한 분위기가
나같은 팬들을 끌어당기는 거지요.」
노리코를 찬미하는 단어들이, 호소카와의 입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노리코는 조금 곤란한 얼굴로 나를 흘낏 보았다.
「저.. 그런데 호소카와 씨의 회사는 어떤 비디오를 만드시나요.」
노리코가 화제를 돌린다.
「아아.. 비디오 말씀입니까. 뽀르노 전문입니다.」
「뽀..뽀르노요?」
「그래요. 그치만 시장에서 파는 흔한 것은 아닙니다.
매니아 대상의.. 말하자면 지하 비디오랄까..
물론 모자이크 같은 촌스런 작업따윈 하지 않습니다.」
「…아..예에..」
노리코가 테이블 밑으로 내 발을 살짝 건드린다.
빨리 볼일을 마치고 나가고 싶다는 신호다.
「주로 SM전문의 비디오를 찍어요. 노리코 씨도 아시지요?
그 뭐냐.. 묶거나 때리거나.. 그런거 있잖아요.」
호소카와의 눈동자가 기분나쁘게 빛나고 있었다.
노리코를 뚫어지게 처다보며 말을 잇는다.
「노리코 씨, 당신이 주연을 맡는다면 상상도 못할 정도의 가격으로 거래될 겁니다.
뭐니뭐니해도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여배우중의 한명이니까요.」
왠지 미심쩍은 분위기를 느낀 노리코는 내 어깨를 잡으며 일어섰다.
「매니저.. 벌써 시간이 이렇게..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뚱뚱한 배를 출렁거리며 호소카와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 시간 충분하잖아요. 그렇죠. 야마무라 씨」
「자.. 그만.. 가죠.」
노리코가 양손으로 내 팔을 잡아 당긴다.
나는 노리코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고는 뒤로 꺾어 올렸다.
「아.. 아얏.. 놔요.. 매니저.. 지금.. 뭐하는...」
「하하하.. 표정 귀여운데..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은 언제봐도 귀여워..」
말투를 바꾼 호소카와가 다가와서는 눈을 가늘게 뜬다.
「지금부터 니 조교 다큐멘타리를.. 잔뜩 비디오로 찍어 줄테니까..
아.. 물론 이것은 야마무라 씨도 허락한 일이니까..」
「조교..라뇨…?」
「방금 설명해 줬잖아요. SM조교요.
노리코 씬 오늘밤부터 3일간 알몸이 되서 묶이고, 부끄러운 짓 당하면서 지내는 거예요.
그리고 여자가 남자에게 봉사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을 사용해서 주인님을 기쁘게
하는 섹스 노예로 다시 태어나는 거지요.」
노리코는 호소카와의 말에 가련한 표정으로, 필사적으로 꺽인 팔을 빼내려 했다.
나는 노리코의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더욱 힘을 넣어야 했다.
「아..아얏.. 아팟」
「자아.. 야마무라 군.. 어찌된 일인지 노리코 씨에게도 조금쯤은 설명해 주는게 좋지 않겠어?」
나는 노리코의 귀에대고 소리쳤다.
「미사 씨... 나를 좀 살려줘요. 지금껏 여러 가지로 미사 씨를 돌봐 주었잖아요.
한번쯤은 나를 살려줘도 되지 않겠어요?」
「그...그게.. 살려달라니.. 어떻게요..」
「내 빚을 호소카와 씨가 대신 갚아 줬다구요.
한번 단 한번 손을 댄 투자로 빚투성이가 되버렸어.
그러니까 네 우라 비디오를 찍는 조건으로 호소카와 씨와 거래를 한거야..
그래서.. 그래서…」
나는 완전히 냉정을 잃고 말았다.
호소카와가 달래듯이 내 어개를 부드럽게 두드렸다.
「자아 자 그만.. 야마무라 군.. 진정하라구.... 자.. 그런 이유로
나도 당신 비디오를 찍어 한몫 단단히 잡아 보겠다 이거지...」
「싫어..싫엇..싫어요.. 그런 것 절대 못해요..」
노리코는 양다리를 마구 휘저으며 힘껏 저항했다.
그 순간 갑자기 호소카와의 오른손이 허공을 갈라, 노리코의 뺨을 휘갈겼다.
「자..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요.」
ps..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입니다.
전부터 번역해 보고 싶었는데 조금 긴듯해 주저하다가 벌써 1년 넘게 지났네요.
원래 번역을 다 해 놓고 글을 올리는 편인데..(편이래봤자. 얼마나 올렸다고 ^^)
이번것은 그냥 조금씩 번역해서 올릴랍니다. 다음편이 언제 올라올지..기약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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