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간지옥3
흔하지 않을 연참신공입니다. 앞으로는 절대 불가능하지요.. 쿨럭 --;;
우선 오해의 소지가 없게 말씀드립니다. 미순이 누나는 친누나가 절대 절대 아닙니다.
지훈이의 엄마가 술집 장사를 하면서 들인 종업원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리고 제 글은 이미 어느 정도 눈치 채신 분도 있겠으나 무지 무지 장편입니다.
고로 완결이 가능할지는 아직도 미지수라는.... ^^a;;;
여러분의 성원만이 저를 지탱해준답니다. 많은 격려의 글과 추천을...
(사실 제가 지금 빨간 신호라서 네이버3에서 짤릴 수도 있다는.... 하하~~)
"이 녀석, 오늘은 왠 일로 집에 일찍 들어가려누, 허허"
밝으면서도 시원시원한 목소리에 반가운 마음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 옆집 구멍가게
의 오씨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서서 환한 웃음을 짓고 계셨다.
"아니! 할아버지, 아저씨 말로는 몸이 편찮으셔서 도시의 큰 병원에 가신다고 하시던데 벌써
몸이 다 나으신거예요?"
"그래, 허허! 우리 지훈이가 보고 싶어서 이 할애비가 빨리 나아서 왔구나."
재빨리 뛰어가 가슴에 꼬옥 안긴 나를 할아버지는 싱긋이 웃으시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
다. 할아버지의 거칠기만 한 손이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넘기는 포근한 느낌을 나는 눈을
감고 만끽할 수 있었다.
"녀석, 집에 다 왔으면 어서 들어가지 않고 문 밖에서 서성기만 하누? 왜, 또 밖에서 싸움질
이라도 한게냐?"
"할아버지는 내가 뭐 싸움질만 하고 사는 줄 아나"
나는 짐짓 할아버지가 내 속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할 듯 싶어 더욱 투덜거리듯이 말했지만
감히 할아버지의 눈을 마주쳐보지는 못하고 고개를 땅으로 향해 숙였다. 물론 어제 규만이
녀석의 패거리들과 못되먹은 됏지거리에 화가 나서 한바탕 푸닥거리를 하기는 했지만 내가
주먹질을 하지는 않았으니 걱정할 거리는 못되었다. 물론 결국 싸움은 내가 규만이의 기세
를 꺽어 놓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말이다.
"할아버지 방에 놀러가지 않으련, 우리 지훈이 줄려구 이 할애비가 맛있는 사탕이랑 과자랑
사왔는데.."
사탕과 과자란 말에 귀가 솔깃해져서 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직 입안에 넣지도 않은 사
탕의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벌써부터 군침이 돌아 꿀꺽 삼킨 후 할아버지를 보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할아버지의 갈라지고 굳은살이 베겨 거칠지만 따뜻한 손을 잡고
할아버지를 따라 작은 구멍가게로 들어갔다.
꽤 오랜 시간동안 할아버지와 함께 보낸 듯 싶었는데도 가게를 나서는 내 눈에는 햇빛이 따
갑게 들어왔다. 얼추 하늘을 바라보니 해가 서산마루에 걸리려면 아직 두어 시간은 족히 걸
릴 듯 싶었다. 내가 다시 가게 앞으로 다가가 들어가야 될지 망설이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하얀 밝은 얼굴이 문 밖으로 나왔다.
"아니, 지훈이구나 오늘은 일찍왔네..."
환하게 웃으며 밝게 말을 건네는 미순이 누나를 바라보며 홀린 듯이 나도 모르게 싱긋이 웃
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바로 얼굴이 화악 달아오르며 붉게 물드는 것을 느끼며 평소의 나답
지 않게 살짝 더듬으며 말을 건넸다.
"으 응, ....... "
그리고는 우물쭈물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서
있는 내가 안쓰러웠나본지 누나는 문에서 한 발짝 옆으로 물러서면서 내 손을 잡아끌어 들
였다. 나는 갑자기 내 손을 잡는 누나의 손에서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더욱 얼굴이 달아올
라 마치 빨간무처럼 벌게지고 동시에 얼굴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열탕에라도 들어간 듯 뜨
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당황스러워졌다. 아무런 말도 못하고 얼굴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
채 고개만 숙이고 있는 내가 부담스러웠나본지 누나는 내 푹 숙인 고개 앞으로 얼굴을 대면
서 농담조로 말을 걸었다.
"우리 지훈이 고뿔이라도 걸렸나보네 ,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는데. 어디 귀까지 시뻘게진
걸 보니 걸려도 단단히 결렸나보구나? 그치.."
"남이사 고뿔에 걸리든 아님 죽을 병에 걸리든 그게 누나랑 무슨 상관이요. 흥!....."
물론 누나가 일부러 나를 놀리려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오히려 내가 누나를 바
로 바라보지 못하고 멋쩍어하자 나를 편하게 하려고 그런다는 것을.. 그 정도도 모를 정도로
아둔한 내가 아니지만 한 편으로 나는 이렇게 쑥스러운데 누나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
는 듯이 대하는 것이 약간은 섭섭하면서도 서운하다는 느낌과 누나는 이미 나 말고 가게에
찾아드는 다른 냄새나는 사내녀석들과 그런 적이 많아서 이렇게 마치 지난밤에 우리 둘 사
이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대할 수 있는 것 일거라는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화가 치
밀어 올랐다. 그래서 내 입을 통해 내뱉어지는 말이 자연 퉁명스럽기 짝이 없을 수밖에 없
었다. 하지만 누나는 나의 이런 반응에 상당히 놀란 듯 싶었다. 안 그래도 커다란 두 눈이
토깽이 새끼처럼 더욱 커다래져서 입을 살짝 벌리고는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
는 그런 누나의 얼굴과 입술을 보자 지난밤의 일이 더욱 떠올라 창피스러워 지는 속마음을
감추고자 대단히 화가 난 듯이 거친 발걸음으로 가게 뒷편에 있는 안채의 내 방으로 달음질
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선불 맞은 산멧돼지 새끼처럼 후다닥 방안으로 뛰어든 나는 방안에 편하게 드러누워서도 좀
처럼 몸 안을 휘도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 그러자니 지난밤에 미
순이 누나와 가졌던 비밀스럽던 일이 머리 속에 떠올라 쉬이 사라지지 않고 맴돌았다. 비록
남녀간의 은밀한 일을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대충 사물을 분간할 수 있는 어릴 적부터 보아
온 것이 술을 팔고 웃음을 파는 어미의 모습과 이에 은근한 눈웃음을 주고받으며 소란 피우
고 시시껄렁한 짖굿은 농짓거리를 일삼는 사내놈들이 작태였는지라 또래의 다른 사내 녀석
들이 여전히 산으로 들로 뛰어 노는 것에나 열중할 뿐이요, 치마입고 앉아서 오줌누는 계집
들에 대해서는 무지할 뿐만 아니라 무관심한 것에 비해 자신은 같은 동네의 제법 예쁘다는
소리를 듣는 방앗간 집 둘째 딸인 소정이 얼굴을 학교에서 대할 때마다 가슴이 제멋대로 두
근거리곤 하는 것을 느끼곤 하니 제법 나름대로 조숙하다고 스스로 자부하며 은근히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짐짓 다 자라서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하
니 자연 누나와의 은밀했던 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록 그것이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고
따르는 옆집 오씨 할아버지일지라도 함부로 발설하지 않고 은밀히 가슴속에 묻고 누나와의
비밀로 간직해야 한다는 정도는 차고 넘칠 정도로 깨닫고 있었음이니 이런 나의 속도 모르
고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기억도 없다는 듯이 편하게 나를 대하는 누나의 태도에
나도 모르게 화가 난 것이리라.
하지만 이렇게 화가 나면서도 정작 누나를 머리 속에 떠올리면 지난밤의 가슴 떨리던 기억
이 떠올라 더 이상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으니 나를 이렇게 바보스럽게 만든 누나가 한 편으
로는 야속하면서도 다른 편으로는 기존의 동생 다루듯이 하는 것이 아닌 좀 더 하나
의 사내로서 대해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다.
"지훈아, 누난데 들어가도 되니?"
나는 갑자기 방문 밖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누워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죄지은 것도 없이 마치 큰 일이라도 저지른 듯 안절부절못하며 방안의 여기저기를
살펴보고는 책 잡힐 만한 것이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다소 마음을 가라앉히고 방
문을 열어 누나를 안으로 들일 수 있었다.
누나는 쉬이 방안으로 들어서던 모습과는 달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내 앞에 앉아 나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고 그런 누나의 시선이 적잖이 부담스러웠던 나는 좀 전과 마찬가지로
마음 속과는 달리 퉁명스럽기 그지없는 말투로 누나에게 재촉을 하였다.
"무슨 일인데,,, 들어왔으면 얘기를 할 것이지 아무 말도 안하고 사람 무안하게 쳐다보고
만 있어....."
그런 내 모습이 꼭 투정하는 듯이 내비쳤는지 누나는 작게 한 숨을 쉬어 내뱉고는 내 손을
잡아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아직도 잡혀 있는 내 손을 다른 한 손마저도 가
져와 꼭 감싸안았다.
"후... 누나가 너무 경솔했나보다. 아직 니가 마냥 어리다고 생각해서 편하게 대했던 건데....
그게 널 불편스럽게 했나보다. 어젯밤 일은 네가 아주머니 일로 힘들어 하니까 조금이라도
위로를 하고 싶었던 거란 거 너도 알지?"
"........"
"니가 이렇게 날 편하게 대하지 못하고 어려워하면 누나는 정말 슬플 거 같아.... 누나가 우
리 지훈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응?"
"............."
나는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떨어지지
않는 입술에 답답해서 누나의 입이 떨어지면서부터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누나를 바라봤
다. 누나의 눈가에는 어느새 촉촉히 물기가 묻어나고 있었다. 그걸 바라보니 나도 모르게 가
슴이 콱 매어와 바로 소리쳤다.
"그게 아니야!! 나도 ... 누나 좋아해.. 정말이야!!"
누나는 지금이라도 바로 흘러내릴 듯 하던 눈가의 눈물을 손을 들어올려 쓸어내고는 붉게
충혈된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나는 그 속에
서 정말 진심으로 누나가 나에게 고마워한단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래 ,,, 그럼 됐어. 앞으로도 우리 지훈이는 누나를 편하게 대해줄꺼지. 누나가 불편하지
않도록 해줄꺼지. 응. 약속해줄래?"
"........ 알았어 누나, 걱정하지마.. "
나는 오늘 그 동안 내가 좋아하던 소정이보다 미순이 누나가 백 배는 더 휠씬 예쁘다는 것
을 알게 되었다.
우선 오해의 소지가 없게 말씀드립니다. 미순이 누나는 친누나가 절대 절대 아닙니다.
지훈이의 엄마가 술집 장사를 하면서 들인 종업원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그리고 제 글은 이미 어느 정도 눈치 채신 분도 있겠으나 무지 무지 장편입니다.
고로 완결이 가능할지는 아직도 미지수라는.... ^^a;;;
여러분의 성원만이 저를 지탱해준답니다. 많은 격려의 글과 추천을...
(사실 제가 지금 빨간 신호라서 네이버3에서 짤릴 수도 있다는.... 하하~~)
"이 녀석, 오늘은 왠 일로 집에 일찍 들어가려누, 허허"
밝으면서도 시원시원한 목소리에 반가운 마음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 옆집 구멍가게
의 오씨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서서 환한 웃음을 짓고 계셨다.
"아니! 할아버지, 아저씨 말로는 몸이 편찮으셔서 도시의 큰 병원에 가신다고 하시던데 벌써
몸이 다 나으신거예요?"
"그래, 허허! 우리 지훈이가 보고 싶어서 이 할애비가 빨리 나아서 왔구나."
재빨리 뛰어가 가슴에 꼬옥 안긴 나를 할아버지는 싱긋이 웃으시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
다. 할아버지의 거칠기만 한 손이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넘기는 포근한 느낌을 나는 눈을
감고 만끽할 수 있었다.
"녀석, 집에 다 왔으면 어서 들어가지 않고 문 밖에서 서성기만 하누? 왜, 또 밖에서 싸움질
이라도 한게냐?"
"할아버지는 내가 뭐 싸움질만 하고 사는 줄 아나"
나는 짐짓 할아버지가 내 속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할 듯 싶어 더욱 투덜거리듯이 말했지만
감히 할아버지의 눈을 마주쳐보지는 못하고 고개를 땅으로 향해 숙였다. 물론 어제 규만이
녀석의 패거리들과 못되먹은 됏지거리에 화가 나서 한바탕 푸닥거리를 하기는 했지만 내가
주먹질을 하지는 않았으니 걱정할 거리는 못되었다. 물론 결국 싸움은 내가 규만이의 기세
를 꺽어 놓는 것으로 끝이 났지만 말이다.
"할아버지 방에 놀러가지 않으련, 우리 지훈이 줄려구 이 할애비가 맛있는 사탕이랑 과자랑
사왔는데.."
사탕과 과자란 말에 귀가 솔깃해져서 할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직 입안에 넣지도 않은 사
탕의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벌써부터 군침이 돌아 꿀꺽 삼킨 후 할아버지를 보며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할아버지의 갈라지고 굳은살이 베겨 거칠지만 따뜻한 손을 잡고
할아버지를 따라 작은 구멍가게로 들어갔다.
꽤 오랜 시간동안 할아버지와 함께 보낸 듯 싶었는데도 가게를 나서는 내 눈에는 햇빛이 따
갑게 들어왔다. 얼추 하늘을 바라보니 해가 서산마루에 걸리려면 아직 두어 시간은 족히 걸
릴 듯 싶었다. 내가 다시 가게 앞으로 다가가 들어가야 될지 망설이고 있을 때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하얀 밝은 얼굴이 문 밖으로 나왔다.
"아니, 지훈이구나 오늘은 일찍왔네..."
환하게 웃으며 밝게 말을 건네는 미순이 누나를 바라보며 홀린 듯이 나도 모르게 싱긋이 웃
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바로 얼굴이 화악 달아오르며 붉게 물드는 것을 느끼며 평소의 나답
지 않게 살짝 더듬으며 말을 건넸다.
"으 응, ....... "
그리고는 우물쭈물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서
있는 내가 안쓰러웠나본지 누나는 문에서 한 발짝 옆으로 물러서면서 내 손을 잡아끌어 들
였다. 나는 갑자기 내 손을 잡는 누나의 손에서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더욱 얼굴이 달아올
라 마치 빨간무처럼 벌게지고 동시에 얼굴만이 아니라 몸 전체가 열탕에라도 들어간 듯 뜨
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당황스러워졌다. 아무런 말도 못하고 얼굴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
채 고개만 숙이고 있는 내가 부담스러웠나본지 누나는 내 푹 숙인 고개 앞으로 얼굴을 대면
서 농담조로 말을 걸었다.
"우리 지훈이 고뿔이라도 걸렸나보네 ,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는데. 어디 귀까지 시뻘게진
걸 보니 걸려도 단단히 결렸나보구나? 그치.."
"남이사 고뿔에 걸리든 아님 죽을 병에 걸리든 그게 누나랑 무슨 상관이요. 흥!....."
물론 누나가 일부러 나를 놀리려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오히려 내가 누나를 바
로 바라보지 못하고 멋쩍어하자 나를 편하게 하려고 그런다는 것을.. 그 정도도 모를 정도로
아둔한 내가 아니지만 한 편으로 나는 이렇게 쑥스러운데 누나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
는 듯이 대하는 것이 약간은 섭섭하면서도 서운하다는 느낌과 누나는 이미 나 말고 가게에
찾아드는 다른 냄새나는 사내녀석들과 그런 적이 많아서 이렇게 마치 지난밤에 우리 둘 사
이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대할 수 있는 것 일거라는 생각이 들자 나도 모르게 화가 치
밀어 올랐다. 그래서 내 입을 통해 내뱉어지는 말이 자연 퉁명스럽기 짝이 없을 수밖에 없
었다. 하지만 누나는 나의 이런 반응에 상당히 놀란 듯 싶었다. 안 그래도 커다란 두 눈이
토깽이 새끼처럼 더욱 커다래져서 입을 살짝 벌리고는 나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하지만 나
는 그런 누나의 얼굴과 입술을 보자 지난밤의 일이 더욱 떠올라 창피스러워 지는 속마음을
감추고자 대단히 화가 난 듯이 거친 발걸음으로 가게 뒷편에 있는 안채의 내 방으로 달음질
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선불 맞은 산멧돼지 새끼처럼 후다닥 방안으로 뛰어든 나는 방안에 편하게 드러누워서도 좀
처럼 몸 안을 휘도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 그러자니 지난밤에 미
순이 누나와 가졌던 비밀스럽던 일이 머리 속에 떠올라 쉬이 사라지지 않고 맴돌았다. 비록
남녀간의 은밀한 일을 전부 알지는 못하지만 대충 사물을 분간할 수 있는 어릴 적부터 보아
온 것이 술을 팔고 웃음을 파는 어미의 모습과 이에 은근한 눈웃음을 주고받으며 소란 피우
고 시시껄렁한 짖굿은 농짓거리를 일삼는 사내놈들이 작태였는지라 또래의 다른 사내 녀석
들이 여전히 산으로 들로 뛰어 노는 것에나 열중할 뿐이요, 치마입고 앉아서 오줌누는 계집
들에 대해서는 무지할 뿐만 아니라 무관심한 것에 비해 자신은 같은 동네의 제법 예쁘다는
소리를 듣는 방앗간 집 둘째 딸인 소정이 얼굴을 학교에서 대할 때마다 가슴이 제멋대로 두
근거리곤 하는 것을 느끼곤 하니 제법 나름대로 조숙하다고 스스로 자부하며 은근히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다는 짐짓 다 자라서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곤 했기 때문이다. 그러하
니 자연 누나와의 은밀했던 행위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록 그것이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고
따르는 옆집 오씨 할아버지일지라도 함부로 발설하지 않고 은밀히 가슴속에 묻고 누나와의
비밀로 간직해야 한다는 정도는 차고 넘칠 정도로 깨닫고 있었음이니 이런 나의 속도 모르
고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기억도 없다는 듯이 편하게 나를 대하는 누나의 태도에
나도 모르게 화가 난 것이리라.
하지만 이렇게 화가 나면서도 정작 누나를 머리 속에 떠올리면 지난밤의 가슴 떨리던 기억
이 떠올라 더 이상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으니 나를 이렇게 바보스럽게 만든 누나가 한 편으
로는 야속하면서도 다른 편으로는 기존의 동생 다루듯이 하는 것이 아닌 좀 더 하나
의 사내로서 대해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다.
"지훈아, 누난데 들어가도 되니?"
나는 갑자기 방문 밖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누워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죄지은 것도 없이 마치 큰 일이라도 저지른 듯 안절부절못하며 방안의 여기저기를
살펴보고는 책 잡힐 만한 것이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다소 마음을 가라앉히고 방
문을 열어 누나를 안으로 들일 수 있었다.
누나는 쉬이 방안으로 들어서던 모습과는 달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내 앞에 앉아 나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고 그런 누나의 시선이 적잖이 부담스러웠던 나는 좀 전과 마찬가지로
마음 속과는 달리 퉁명스럽기 그지없는 말투로 누나에게 재촉을 하였다.
"무슨 일인데,,, 들어왔으면 얘기를 할 것이지 아무 말도 안하고 사람 무안하게 쳐다보고
만 있어....."
그런 내 모습이 꼭 투정하는 듯이 내비쳤는지 누나는 작게 한 숨을 쉬어 내뱉고는 내 손을
잡아 자신의 곁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아직도 잡혀 있는 내 손을 다른 한 손마저도 가
져와 꼭 감싸안았다.
"후... 누나가 너무 경솔했나보다. 아직 니가 마냥 어리다고 생각해서 편하게 대했던 건데....
그게 널 불편스럽게 했나보다. 어젯밤 일은 네가 아주머니 일로 힘들어 하니까 조금이라도
위로를 하고 싶었던 거란 거 너도 알지?"
"........"
"니가 이렇게 날 편하게 대하지 못하고 어려워하면 누나는 정말 슬플 거 같아.... 누나가 우
리 지훈이를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응?"
"............."
나는 그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떨어지지
않는 입술에 답답해서 누나의 입이 떨어지면서부터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누나를 바라봤
다. 누나의 눈가에는 어느새 촉촉히 물기가 묻어나고 있었다. 그걸 바라보니 나도 모르게 가
슴이 콱 매어와 바로 소리쳤다.
"그게 아니야!! 나도 ... 누나 좋아해.. 정말이야!!"
누나는 지금이라도 바로 흘러내릴 듯 하던 눈가의 눈물을 손을 들어올려 쓸어내고는 붉게
충혈된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나는 그 속에
서 정말 진심으로 누나가 나에게 고마워한단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래 ,,, 그럼 됐어. 앞으로도 우리 지훈이는 누나를 편하게 대해줄꺼지. 누나가 불편하지
않도록 해줄꺼지. 응. 약속해줄래?"
"........ 알았어 누나, 걱정하지마.. "
나는 오늘 그 동안 내가 좋아하던 소정이보다 미순이 누나가 백 배는 더 휠씬 예쁘다는 것
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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