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가칭 은지 12(제목미정)
“안녕하십니까! 저 왔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은아씨도 잘 지냈죠!”
성민이 크게 인사를 한후 집안으로 들어왔다.
은아와 수정은 저번에 성민이 큰 도움을 준 것을 알기에 그런 성민을 반가이 맞아들였으나 명진의 얼굴만은 어두웠다.
“그런데 무슨일이예요? 급한일이라 하더니...”
“아니 무슨 큰일난 것은 아니구요, 뭐좀 아버님께 상의 드릴게 있어서요... 마침 이근처를 지나는터라 한번 들려봤습니다. 아버님 괜찮으시다면 말씀좀 드릴게 있는데요...”
명진은 직감적으로 자신의 회사에 관한것임을 깨달았고 식구들이 알아서 좋을것이 없기에 그를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데려간후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 상의할게 무슨일인가?”
“예.. 다름이 아니라... 요새 아버님 회사에 좀 안좋은 소문이 돌더군요... 그게 사실인가 해서요...”
결국 올것이 왔다는 생각에 명진은 모든 것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지금의 상황과 타개할 방법이 없다는 것... 그리고 최대한 노력은 해보겠지만 성민에게 빌린돈도 지불할수 없을지 모르겠다는 것도...
“미안하네... 내 최대한 노력은 해보겠지만.. 장담은 못하겠네... 정말 미안하네...”
“아니 지금 제돈 5000만원이 문제입니까! 아버님 회사가 지금 풍전등화인데... 제 돈은 걱정마십시오. 그돈 없어도 제가 살아가는데는 아무 지장 없습니다.”
“고맙네... 정말 고맙네...”
요 몇일동안 항상 돈을 구하기 위해 손을 벌렸으나 계속된 거절에 좌절해 있던 명진은 지금의 성민의 태도에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
“그러니 지금 1차부도 상태인거 아닙니까?”
“창피한 일이지만 그렇다네... 월요일에 5억을 막지 못한다면 2차부도고.. 그 다음날이면 최종부도가 되겠지...”
“그렇군요... 그럼 부도 처리가 되면 사장님이 건지실 것은 얼마나 되는지...”
“글세.. 나도 잘 모르겠네... 제길.. 그놈의 피사취 때문에... 아니 가압류만 안걸렸어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일단 변호사 말 들으니 내 재산 전부를 경매 처분해서 결제금액과 가압류 청구된 금액을 변제해야 할거라는군... 이것들이 시가로 따지면 30억은 나가는것인데... 자네도 알다시피 경매로 가면 보통 반값이고.. 잘해야 70%정도 건진다고 하니... 결제대금 5억에 가압류된 금액이 10억.. 거기에 내가 개인적으로 빌린 5억도 있고 직원들 월급 밀린것도 있으니... 제길.... 빚이 남지 않으면 다행이겠군...”
명진은 분한 듯 주먹을 움켜쥐고 부르르 떨었고 성민은 그런 명진이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피사취 걸린 어음은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것은 소송걸면 이길수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렇지.. 그거 하나는 남는셈이지... 20억... 제길 그것만 아니였어도... 휴... 문제는 그게 단기간 안에 끝난는 것이 아니라는거지.. 변호사에게 물어보니 보통 6개월에서 길게가면 1년이 넘을수도 있다더군... 영 일이 꼬이면 그보다 더 걸릴수도... 물론 그때가면 저돈은 받을수 있겠지만... 그때가 되면 내 청춘 전부를 투자한 내 회사는 남의 손에 넘어가 있을테니...”
명진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중에 소송을 걸어 승소해서 그돈을 받는다 해도 그때는 자신의 회사도 이집도 소유한 임야도 모두 남의 것일때였다. 문제는 당장 내일 모레면 그는 무일푼으로 집에서 나가야 할지도 모른다는것이였다. 돈이 들어오는 것은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때까지 버텨나가는 것은 여지껏 고생이라고 모르고 살아온 명진과 그 가족에겐 결코 쉬운 일은 아니였다.
“그럼 잘못하면 한푼도 못건진채 회사가 날라가는 것 아닙니까? 어음도 그렇게 시간이 걸린다면.. 그동안은 어떻게 지내실건지...”
“그게 좀 걱정이네... 당장 저녀석 결혼도 시켜야 할텐데 내가 이꼴이 되어 버렸으니... 아무래도 결혼은 어음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미뤄야 겠지... 제길... 그동안 쌓아온 모든게 날아가 버리고...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어음쪼가리만 남아있는 셈이군...”
명진은 자조섞인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을 꺼냈으나 그런 명진을 바라보는 성민의 눈은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후후... 남는 것은 어음쪼가리라고... 그렇게는 안되지... 너에게 있는 모든 것은 내 손아귀에 넣어 버릴테니까.. 어음은 물론이고 네년의 딸년과 마누라까지도.. 크크.. 좋아 이쯤에서 미끼를 던져주도록 할까... 멍청한 녀석... 암것도 모른채 덥석 물테지... 나중에 사실을 알게되었을때의 모습이 기대되는군... 크크크...’
성민은 솟구쳐 오르는 정신적 쾌감을 억누르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제가 가만히 이야기를 들으니 결국 시간이 문제군요... 일단 이번 결제되는 5억만 넘기게 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든 꾸려 나갈수 있으신 것 아닙니까?”
“그렇지... 내가 개인적으로 진 부채가 5억정도 있지만 그것은 말만 잘하면 연기할수도 있으니 일단 이번 결제되는 5억이 제일 큰 문제지... 문제는 어떻게 된 일인지 사채시장쪽까지 부도난다는 이야기가 쫘악 퍼지는 바람에 더 이상 돈을 마련할수 없다는거고... 미안하네만 현재 상태론 자네한테 빌린 5천만원도 갚을수 없는 상태이니 말이야...”
“제 돈은 상관 마시라니까요... 우선 아버님일이 우선이죠... 흠... 어떻게든 도움을 드려야 할텐데... 이건 어떠신지요... 실은 제가 일본쪽에 손이 좀 닿아있거든요.”
“일본쪽에 손이 닿아있다고?”
명진은 갑작스레 꺼내든 성민의 말에 궁금증이 생겼는지 되물었고 성민은 찬찬히 말을 이었다.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하는지... 실은 제가 하는 사업에 저희쪽만 아니라 일본쪽 자금이 좀 들어와 있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본인 사채업자의 자금입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사채를 빌린 것은 아니고 그쪽에서 보기에 저희 사업이 유망해 보이니 투자를 한것이죠.”
“사채업자가 투자를 해?”
“우연한 기회에 그쪽과 인연이 생겼거든요... 이리저리 왕래를 하다보니 신뢰가 쌓이고 그러다가 저희가 사업을 하고 싶은데 돈이 좀 모자르다는 것을 알게된후 저희쪽에 투자를 한것이죠...”
“그렇군... 그런데 그 이야기를 왜 갑자기.. 설마...”
명진이 성민을 쳐다보자 성민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후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어차피 사채쪽을 생각해 보셨다니... 일본쪽은 어떠실지요... 이쪽 사채시장에서는 제 귀에도 들어올만큼 이미 부도난다는 소문이 쫙 돌아 있으니 돈 구경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일겁니다. 차라리 일본으로 건너가 그쪽 자금을 들여오는게 더 가능성이 클테니까요...”
“일본쪽 사채라... 이자는 어느정도이지?”
“그게.. 좀 비싼 편입니다. 저하고는 안면이 있으니 좀 싸게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한달에 10%의 이자는 생각하셔야 할 듯 합니다.”
“한달에 10%라...”
명진은 깜깜했던 어둠속에서 한가닥 빛이 보이는 것 만 같았다.
한달의 10%라는 이자는 분명 감당하기 쉽지않은 금액이었지만 이 기회를 놓쳐버린다면 그동안 일구어왔던 자신의 회사와 모든 재산이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이번 결제할 금액이 5억... 10%면 매달 5000만원인가... 아니 이렇게 빌려서는 소용이 없어 결제하고나면 어차피 무일푼이니... 10억정도를 빌릴수 있다면... 그럼 매달 이자가 1억... 분명 부담이 가긴 하지만... 현 상태로 30억되는 내 재산이 반값에 날아갈수도 있는 상태이니 이것이 차라리 낫겠군... 일단 10억이 있다면 회사는 본괘도에 오를수 있을테고... 남은돈으로 가압류 해제될때까지는 버틸수 있을거야... 그후 부동산을 처분한후 그걸로 지금 이돈을 갚는다면... 흠.. 그래 가능성은 충분해... 비록 부동산은 한푼도 못건진채 날라가겠지만 회사와 집은 건질수 있겠군... 그런데 문제는 과연 나에게 10억을 빌려줄까 하는것인데...’
일단 성민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심한 명진에게 이제 문제는 과연 얼마나 돈을 빌릴수 있는냐가 문제였다.
현재 자신에게 남은 것은 피사취걸린 20억의 어음뿐이였고 이것도 언제 해결될지 알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이것만큼은 전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상태였지만 만약 이 어음이 부도처리되기라도 한다면... 명진은 말 그대로 한푼도 없는 알거지 상태가 되는 거였다.
“좋네.. 자네 말을 듣기로 하지.. 그런데 과연 얼마나 빌릴수 있을까... 자네도 알겠지만 이게 일이억으로 해결될 일은 아닌지라...”
“그렇겠죠... 일단 결제할 금액만 5억이니... 그이후 운영자금까지 생각하면 최소 7억정도.. 아니 한 10억은 필요하시겠군요...”
“그렇지... 근데 그런 큰돈을 아무런 담보없이 빌릴수 있을까... 물론 이 어음이 있긴 하지만 일본쪽에서 이 어음을 담보로 받아줄 것 같지는 않고... 실은 이미 이것을 담보로 사채시장을 알아보긴 했는데 아무도 응해주는 사람이 없더군...”
“글쎄요.. 솔직히 저도 100% 장담은 못드리겠습니다만... 최선을 다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저하고 어느정도 친분도 있으니...”
“정말 고맙네... 내 일이 잘 해결된다면.. 정말 자네한테 단단히 한몫 크게 내겠네.. 자네야 말로 내 생명.. 아니 우리가족의 생명의 은인일세!”
‘후후... 생명의 은인이 아닌 너희들의 주인이 될 몸이지..’
성민은 아무것도 모르는체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명진의 모습이 우스워 보였지만 밖으로 내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신으로 명진을 위하는척 조언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 당장 준비를 하시지요?”
“준비라니?”
“제가 일본인 사채업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시간 여유가 있다면야 그쪽에서 이쪽으로 들어오는것에 맞추어서 만남을 주선할수 있겠지만 이건 당장 시간이 없는 것 아닙니까! 월요일이면 2차부도에 화요일이면 최종부도이니...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토,일,월 3일 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벌써 다 지나갔으니 결국 남은 것은 내일 일요일 하루인 셈이지요... 내일 하루 설득해서 월요일날 자금을 받아 돌아오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끝나는겁니다.”
“그렇군... 그럼 내일 비행기를 알아봐야 겠는걸...”
“실은 그것은 제가 알아봤습니다.”
성민은 품에서 비행기표 2장을 꺼내어 명진에게 건네 주었고 명진은 깜짝 놀라며 성민을 바라보았다.
“아니 이건...”
“내일 아침 10시 표입니다. 두분다 비자는 있으시죠?”
“두분이라니?”
“그것은 아버님과 어머님 것입니다.”
“아내도 데리고 가란 말인가?”
“요 몇일동안 계속 고민하신 것 같더군요... 은아씨도 걱정하는 빛이 역력하고... 이런 상태에서 혼자 일본으로 가신다면 남은 가족들은 분명 불안한 마음을 가질 게 뻔하죠. 그러니 두분이서 여행을 간다고 하는겁니다. 마침 그쪽에 괜찮은 온천이 있거든요... 제가 이번에 이벤트로 온천여행가는 표가 당첨되어서 선물해 드리는걸로 하면 다들 다른 생각을 안할겁니다.”
“그럼 자네는?”
“제 표는 여기 있습니다. 전 12시 비행기로 따라가겠습니다. 제가 같이 가며 어머님께서 이상하게 여길수도 있으니까요... 가서 호텔에 묵고 계시면 제가 연락드릴테니 어머님께 잘 둘러대시고 나오세요..”
“고맙네.. 정말 고마워...”
명진은 자신의 가족들까지 신경써주는 성민의 자상한 마음씨에 마음속 깊이 감동하며 그의 두손을 움켜쥐었다.
“아니 뭘요.. 당연한 겁니다.. 그나저나 일이 잘 해결되야 할텐데요...”
“만약 일이 잘 안된다 할지라도 자네의 이마음만은 내 평생 잊지 않겠네... 정말 고마우이...”
“아닙니다.. 반드시 잘 되야죠.. 그럼 나가셔서 가족들한테 이야기 하시죠... 내일 온천여행 간다구요!”
이 모든 것이 함정인줄 모르는 명진은 성민이 이야기한대로 가족들에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성민이 우연하게 일본온천으로 여행가는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는데 자신에게 선물로 주었다는것과 그래서 아내와 함께 일본으로 가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고 그동안 명진의 어두운 모습만 보아오던 가족들로서는 간만에 보이는 명진의 밝은 모습을 보며 당연히 승낙을 하였다.
“그런데... 은아 너 혼자만 남겨놓으니 미안하구나...”
“아니 괜찮아요... 제가 어린애인가요! 그리고 고마워요 성민씨... 이렇게 우리가족까지 신경을 써주시고...”
“아니뭘요... 지호는 저의 형제나 다름 없습니다. 지호와 은아씨는 곧 가족이 될 몸이니 은아씨 가족이 곧 제 가족이나 마찬가지죠... 앞으로 저희 어머님 모시듯 두분을 잘 모실테니 걱정 마세요!”
“정말 고마워요.. 정말로요...”
성민의 어머니인 인숙이 성민에게 어떠한 대접을 받고 있는지 꿈에도 모를 은아로서는 자신의 어머님 모시듯 모시겠다는 성민의 말에 진심으로 감명을 받았고 그것은 명진과 수정도 마찬가지였다.
오직 성민만이 수정을 자신의 어머니처럼 가지고 논다는 생각을 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은아의 가족들을 비웃고 있었다.
‘크크크 그래 걱정말라고.. 우리 엄마처럼 네년의 어미도 노예로 만들어주지... 그것도 최고의 메조 암캐로 말이야... 흐흐...’
안녕하세요~~ 순진무구 천진난만한 천진입니다. ^^
이번편에도 별다른 야한 장면은 없네요.. ^^;;
그렇지만 말미에 암시했듯 조만간 야한장면이 등장할테니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주시길...
실은 앞편과 이번편은 10월 초에 써 놓았던 글인데 그동안 게으름을 피우느라 이제야 올리네요.
솔직히 말하면 좀 더 있다가 올리려 했는데...
요새 여남님이 너무나도 빠른 페이스로 글을 올리시고 계셔서 부랴부랴 올려봅니다.^^
그래도 탑 10에 한번 들어보려구요.
현재 80개로 11위 군요.. 이번에 하나더 올렸으니 81개...
10위인 broadcome님과는 이제 2개차이니 3개만 더 올리면 탑 10이네요.
흠.. 문제는 여남님이 76개로 바로 턱밑까지 차고 올라왔으니...
흠.. 여남님에게 따라잡히기 전에 탑10에 한번 들어봐야 겠습니다. ^^
여남님.. 글 좀 쉬엄쉬엄 쓰세요... ㅎㅎㅎ
성민이 크게 인사를 한후 집안으로 들어왔다.
은아와 수정은 저번에 성민이 큰 도움을 준 것을 알기에 그런 성민을 반가이 맞아들였으나 명진의 얼굴만은 어두웠다.
“그런데 무슨일이예요? 급한일이라 하더니...”
“아니 무슨 큰일난 것은 아니구요, 뭐좀 아버님께 상의 드릴게 있어서요... 마침 이근처를 지나는터라 한번 들려봤습니다. 아버님 괜찮으시다면 말씀좀 드릴게 있는데요...”
명진은 직감적으로 자신의 회사에 관한것임을 깨달았고 식구들이 알아서 좋을것이 없기에 그를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데려간후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 상의할게 무슨일인가?”
“예.. 다름이 아니라... 요새 아버님 회사에 좀 안좋은 소문이 돌더군요... 그게 사실인가 해서요...”
결국 올것이 왔다는 생각에 명진은 모든 것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지금의 상황과 타개할 방법이 없다는 것... 그리고 최대한 노력은 해보겠지만 성민에게 빌린돈도 지불할수 없을지 모르겠다는 것도...
“미안하네... 내 최대한 노력은 해보겠지만.. 장담은 못하겠네... 정말 미안하네...”
“아니 지금 제돈 5000만원이 문제입니까! 아버님 회사가 지금 풍전등화인데... 제 돈은 걱정마십시오. 그돈 없어도 제가 살아가는데는 아무 지장 없습니다.”
“고맙네... 정말 고맙네...”
요 몇일동안 항상 돈을 구하기 위해 손을 벌렸으나 계속된 거절에 좌절해 있던 명진은 지금의 성민의 태도에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
“그러니 지금 1차부도 상태인거 아닙니까?”
“창피한 일이지만 그렇다네... 월요일에 5억을 막지 못한다면 2차부도고.. 그 다음날이면 최종부도가 되겠지...”
“그렇군요... 그럼 부도 처리가 되면 사장님이 건지실 것은 얼마나 되는지...”
“글세.. 나도 잘 모르겠네... 제길.. 그놈의 피사취 때문에... 아니 가압류만 안걸렸어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일단 변호사 말 들으니 내 재산 전부를 경매 처분해서 결제금액과 가압류 청구된 금액을 변제해야 할거라는군... 이것들이 시가로 따지면 30억은 나가는것인데... 자네도 알다시피 경매로 가면 보통 반값이고.. 잘해야 70%정도 건진다고 하니... 결제대금 5억에 가압류된 금액이 10억.. 거기에 내가 개인적으로 빌린 5억도 있고 직원들 월급 밀린것도 있으니... 제길.... 빚이 남지 않으면 다행이겠군...”
명진은 분한 듯 주먹을 움켜쥐고 부르르 떨었고 성민은 그런 명진이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피사취 걸린 어음은 가지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것은 소송걸면 이길수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렇지.. 그거 하나는 남는셈이지... 20억... 제길 그것만 아니였어도... 휴... 문제는 그게 단기간 안에 끝난는 것이 아니라는거지.. 변호사에게 물어보니 보통 6개월에서 길게가면 1년이 넘을수도 있다더군... 영 일이 꼬이면 그보다 더 걸릴수도... 물론 그때가면 저돈은 받을수 있겠지만... 그때가 되면 내 청춘 전부를 투자한 내 회사는 남의 손에 넘어가 있을테니...”
명진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중에 소송을 걸어 승소해서 그돈을 받는다 해도 그때는 자신의 회사도 이집도 소유한 임야도 모두 남의 것일때였다. 문제는 당장 내일 모레면 그는 무일푼으로 집에서 나가야 할지도 모른다는것이였다. 돈이 들어오는 것은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때까지 버텨나가는 것은 여지껏 고생이라고 모르고 살아온 명진과 그 가족에겐 결코 쉬운 일은 아니였다.
“그럼 잘못하면 한푼도 못건진채 회사가 날라가는 것 아닙니까? 어음도 그렇게 시간이 걸린다면.. 그동안은 어떻게 지내실건지...”
“그게 좀 걱정이네... 당장 저녀석 결혼도 시켜야 할텐데 내가 이꼴이 되어 버렸으니... 아무래도 결혼은 어음 문제가 해결될때까지 미뤄야 겠지... 제길... 그동안 쌓아온 모든게 날아가 버리고... 언제 해결될지 모르는 어음쪼가리만 남아있는 셈이군...”
명진은 자조섞인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을 꺼냈으나 그런 명진을 바라보는 성민의 눈은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후후... 남는 것은 어음쪼가리라고... 그렇게는 안되지... 너에게 있는 모든 것은 내 손아귀에 넣어 버릴테니까.. 어음은 물론이고 네년의 딸년과 마누라까지도.. 크크.. 좋아 이쯤에서 미끼를 던져주도록 할까... 멍청한 녀석... 암것도 모른채 덥석 물테지... 나중에 사실을 알게되었을때의 모습이 기대되는군... 크크크...’
성민은 솟구쳐 오르는 정신적 쾌감을 억누르고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제가 가만히 이야기를 들으니 결국 시간이 문제군요... 일단 이번 결제되는 5억만 넘기게 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든 꾸려 나갈수 있으신 것 아닙니까?”
“그렇지... 내가 개인적으로 진 부채가 5억정도 있지만 그것은 말만 잘하면 연기할수도 있으니 일단 이번 결제되는 5억이 제일 큰 문제지... 문제는 어떻게 된 일인지 사채시장쪽까지 부도난다는 이야기가 쫘악 퍼지는 바람에 더 이상 돈을 마련할수 없다는거고... 미안하네만 현재 상태론 자네한테 빌린 5천만원도 갚을수 없는 상태이니 말이야...”
“제 돈은 상관 마시라니까요... 우선 아버님일이 우선이죠... 흠... 어떻게든 도움을 드려야 할텐데... 이건 어떠신지요... 실은 제가 일본쪽에 손이 좀 닿아있거든요.”
“일본쪽에 손이 닿아있다고?”
명진은 갑작스레 꺼내든 성민의 말에 궁금증이 생겼는지 되물었고 성민은 찬찬히 말을 이었다.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하는지... 실은 제가 하는 사업에 저희쪽만 아니라 일본쪽 자금이 좀 들어와 있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본인 사채업자의 자금입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사채를 빌린 것은 아니고 그쪽에서 보기에 저희 사업이 유망해 보이니 투자를 한것이죠.”
“사채업자가 투자를 해?”
“우연한 기회에 그쪽과 인연이 생겼거든요... 이리저리 왕래를 하다보니 신뢰가 쌓이고 그러다가 저희가 사업을 하고 싶은데 돈이 좀 모자르다는 것을 알게된후 저희쪽에 투자를 한것이죠...”
“그렇군... 그런데 그 이야기를 왜 갑자기.. 설마...”
명진이 성민을 쳐다보자 성민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후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어차피 사채쪽을 생각해 보셨다니... 일본쪽은 어떠실지요... 이쪽 사채시장에서는 제 귀에도 들어올만큼 이미 부도난다는 소문이 쫙 돌아 있으니 돈 구경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일겁니다. 차라리 일본으로 건너가 그쪽 자금을 들여오는게 더 가능성이 클테니까요...”
“일본쪽 사채라... 이자는 어느정도이지?”
“그게.. 좀 비싼 편입니다. 저하고는 안면이 있으니 좀 싸게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한달에 10%의 이자는 생각하셔야 할 듯 합니다.”
“한달에 10%라...”
명진은 깜깜했던 어둠속에서 한가닥 빛이 보이는 것 만 같았다.
한달의 10%라는 이자는 분명 감당하기 쉽지않은 금액이었지만 이 기회를 놓쳐버린다면 그동안 일구어왔던 자신의 회사와 모든 재산이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이번 결제할 금액이 5억... 10%면 매달 5000만원인가... 아니 이렇게 빌려서는 소용이 없어 결제하고나면 어차피 무일푼이니... 10억정도를 빌릴수 있다면... 그럼 매달 이자가 1억... 분명 부담이 가긴 하지만... 현 상태로 30억되는 내 재산이 반값에 날아갈수도 있는 상태이니 이것이 차라리 낫겠군... 일단 10억이 있다면 회사는 본괘도에 오를수 있을테고... 남은돈으로 가압류 해제될때까지는 버틸수 있을거야... 그후 부동산을 처분한후 그걸로 지금 이돈을 갚는다면... 흠.. 그래 가능성은 충분해... 비록 부동산은 한푼도 못건진채 날라가겠지만 회사와 집은 건질수 있겠군... 그런데 문제는 과연 나에게 10억을 빌려줄까 하는것인데...’
일단 성민의 의견을 수용하기로 결심한 명진에게 이제 문제는 과연 얼마나 돈을 빌릴수 있는냐가 문제였다.
현재 자신에게 남은 것은 피사취걸린 20억의 어음뿐이였고 이것도 언제 해결될지 알수가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이것만큼은 전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최악의 상태였지만 만약 이 어음이 부도처리되기라도 한다면... 명진은 말 그대로 한푼도 없는 알거지 상태가 되는 거였다.
“좋네.. 자네 말을 듣기로 하지.. 그런데 과연 얼마나 빌릴수 있을까... 자네도 알겠지만 이게 일이억으로 해결될 일은 아닌지라...”
“그렇겠죠... 일단 결제할 금액만 5억이니... 그이후 운영자금까지 생각하면 최소 7억정도.. 아니 한 10억은 필요하시겠군요...”
“그렇지... 근데 그런 큰돈을 아무런 담보없이 빌릴수 있을까... 물론 이 어음이 있긴 하지만 일본쪽에서 이 어음을 담보로 받아줄 것 같지는 않고... 실은 이미 이것을 담보로 사채시장을 알아보긴 했는데 아무도 응해주는 사람이 없더군...”
“글쎄요.. 솔직히 저도 100% 장담은 못드리겠습니다만... 최선을 다하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저하고 어느정도 친분도 있으니...”
“정말 고맙네... 내 일이 잘 해결된다면.. 정말 자네한테 단단히 한몫 크게 내겠네.. 자네야 말로 내 생명.. 아니 우리가족의 생명의 은인일세!”
‘후후... 생명의 은인이 아닌 너희들의 주인이 될 몸이지..’
성민은 아무것도 모르는체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명진의 모습이 우스워 보였지만 밖으로 내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신으로 명진을 위하는척 조언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 당장 준비를 하시지요?”
“준비라니?”
“제가 일본인 사채업자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시간 여유가 있다면야 그쪽에서 이쪽으로 들어오는것에 맞추어서 만남을 주선할수 있겠지만 이건 당장 시간이 없는 것 아닙니까! 월요일이면 2차부도에 화요일이면 최종부도이니...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토,일,월 3일 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벌써 다 지나갔으니 결국 남은 것은 내일 일요일 하루인 셈이지요... 내일 하루 설득해서 월요일날 자금을 받아 돌아오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끝나는겁니다.”
“그렇군... 그럼 내일 비행기를 알아봐야 겠는걸...”
“실은 그것은 제가 알아봤습니다.”
성민은 품에서 비행기표 2장을 꺼내어 명진에게 건네 주었고 명진은 깜짝 놀라며 성민을 바라보았다.
“아니 이건...”
“내일 아침 10시 표입니다. 두분다 비자는 있으시죠?”
“두분이라니?”
“그것은 아버님과 어머님 것입니다.”
“아내도 데리고 가란 말인가?”
“요 몇일동안 계속 고민하신 것 같더군요... 은아씨도 걱정하는 빛이 역력하고... 이런 상태에서 혼자 일본으로 가신다면 남은 가족들은 분명 불안한 마음을 가질 게 뻔하죠. 그러니 두분이서 여행을 간다고 하는겁니다. 마침 그쪽에 괜찮은 온천이 있거든요... 제가 이번에 이벤트로 온천여행가는 표가 당첨되어서 선물해 드리는걸로 하면 다들 다른 생각을 안할겁니다.”
“그럼 자네는?”
“제 표는 여기 있습니다. 전 12시 비행기로 따라가겠습니다. 제가 같이 가며 어머님께서 이상하게 여길수도 있으니까요... 가서 호텔에 묵고 계시면 제가 연락드릴테니 어머님께 잘 둘러대시고 나오세요..”
“고맙네.. 정말 고마워...”
명진은 자신의 가족들까지 신경써주는 성민의 자상한 마음씨에 마음속 깊이 감동하며 그의 두손을 움켜쥐었다.
“아니 뭘요.. 당연한 겁니다.. 그나저나 일이 잘 해결되야 할텐데요...”
“만약 일이 잘 안된다 할지라도 자네의 이마음만은 내 평생 잊지 않겠네... 정말 고마우이...”
“아닙니다.. 반드시 잘 되야죠.. 그럼 나가셔서 가족들한테 이야기 하시죠... 내일 온천여행 간다구요!”
이 모든 것이 함정인줄 모르는 명진은 성민이 이야기한대로 가족들에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성민이 우연하게 일본온천으로 여행가는 이벤트에 당첨이 되었는데 자신에게 선물로 주었다는것과 그래서 아내와 함께 일본으로 가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고 그동안 명진의 어두운 모습만 보아오던 가족들로서는 간만에 보이는 명진의 밝은 모습을 보며 당연히 승낙을 하였다.
“그런데... 은아 너 혼자만 남겨놓으니 미안하구나...”
“아니 괜찮아요... 제가 어린애인가요! 그리고 고마워요 성민씨... 이렇게 우리가족까지 신경을 써주시고...”
“아니뭘요... 지호는 저의 형제나 다름 없습니다. 지호와 은아씨는 곧 가족이 될 몸이니 은아씨 가족이 곧 제 가족이나 마찬가지죠... 앞으로 저희 어머님 모시듯 두분을 잘 모실테니 걱정 마세요!”
“정말 고마워요.. 정말로요...”
성민의 어머니인 인숙이 성민에게 어떠한 대접을 받고 있는지 꿈에도 모를 은아로서는 자신의 어머님 모시듯 모시겠다는 성민의 말에 진심으로 감명을 받았고 그것은 명진과 수정도 마찬가지였다.
오직 성민만이 수정을 자신의 어머니처럼 가지고 논다는 생각을 하며 아무것도 모르는 은아의 가족들을 비웃고 있었다.
‘크크크 그래 걱정말라고.. 우리 엄마처럼 네년의 어미도 노예로 만들어주지... 그것도 최고의 메조 암캐로 말이야... 흐흐...’
안녕하세요~~ 순진무구 천진난만한 천진입니다. ^^
이번편에도 별다른 야한 장면은 없네요.. ^^;;
그렇지만 말미에 암시했듯 조만간 야한장면이 등장할테니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 주시길...
실은 앞편과 이번편은 10월 초에 써 놓았던 글인데 그동안 게으름을 피우느라 이제야 올리네요.
솔직히 말하면 좀 더 있다가 올리려 했는데...
요새 여남님이 너무나도 빠른 페이스로 글을 올리시고 계셔서 부랴부랴 올려봅니다.^^
그래도 탑 10에 한번 들어보려구요.
현재 80개로 11위 군요.. 이번에 하나더 올렸으니 81개...
10위인 broadcome님과는 이제 2개차이니 3개만 더 올리면 탑 10이네요.
흠.. 문제는 여남님이 76개로 바로 턱밑까지 차고 올라왔으니...
흠.. 여남님에게 따라잡히기 전에 탑10에 한번 들어봐야 겠습니다. ^^
여남님.. 글 좀 쉬엄쉬엄 쓰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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