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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먼동(10)


먼동(10)

대기나 만석으로서는 상당히 바쁜 며칠이었다.

먼저 만석은 그의 아버지인 송시영이 경영하는 대진그룹의 부회장에 취임했다.물론 그의 아버지인 송회장이 이십년 이상을 공들여 구축하고 쌓아올린 곳이고,모든 인원이나 조직 체계가 그대로인 것이었으나 송회장이 미국으로 떠나는 상황이었기에 나름대로는 고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송회장이 떠나는 것을 직원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고,현행 체계에 변함이없음을 누누이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더라도,자신의 아버지가 심각한 병으로 떠난다는 것과 그것은 매우 어려운
지경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만석의 심기가 비장함은 말할 것도 없으리라.

허난영의 경우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않았다.
집에서 살림만 하던 여자였다.가끔식 남편인 송회장과 모임이나 개인적인 일로만 들르던 호텔의
경영을 도맡아야 한다는 중압감은 형언키 어려운 무게였다.다행히 호텔의 총지배인이 자신의 친동생인 허기영이고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기는 하나,그 동안 송회장이 차지하던 비중을 고려한다면 만만치않음에 틀림없었다.동생인 기영을 못믿어서가 아니라 그는 그 동안 송회장의 지시대로만 움직이던 사람이었으므로 난영 자신이 이제 송회장이 하던 지시를 내려야하는데 그것이 힘겨
우리라는 우려는 금할 수 없는 것이었다.더구나 이러한 조치는 송회장이 잘못되었을 경우 재산 상속으로 이어지는 문제이기도 했다.

대기는 처음 만석의 제안을 거절했었다.자신은 아직 학생의 신분이고, 대학을 졸업하면 연구소나 미국에 유학을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회사의 일에는 거리를 두고 싶었다.
그러나 만석의 끈질긴 회유와 부탁에 그의 자문 역할을 담당하기로 약조하였다.며 칠 남지않은 수능이 끝나면 그 동안 수능에 대비한 가정교사의 시간 만이라도 회사에서 도와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던 것이다.게다가 방학 동안과 졸업반인 내년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있고,유학 등은 그 후의 일이니 그 때 까지만이라도의 단서가 달린 부탁에는 어쩔 수 없었다.

게다가 난영의 부탁도 외면할 수 없었다.그룹 내에서 추진하고있는 백화점 건은 그 녀의 친자식인 민주의 몫이었고 그것을 온전히 의붓아들인 만석에게 맡긴다는 것이 그 녀로서는 꺼림칙했던 것 같았다. 대기가 아는 만석은 만석의 의붓어머니인 난영이 알고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난영의 생각과는 달리 야심찬 사내였고 자신의 행동이나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었다.
그의 조금은 엽기적인 행위가,만석은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그런부분을 집 안에서 더욱 풍기도록 부각시키곤 했는데 난영은 못내 못미더워하고 있었다.

게다가 대기가 맡을 일이 그룹 전체적인 일이고보면 호텔 관계의 일로 자연스러운 접촉도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만석과 난영이 말을 하지않을 정도의 서먹한 관계는 아닐지라도 그것은 집안에 송회장이 부재중일 때의 문제가 되는고로 새로운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했으리라.

어쨌든 만석과 난영,그리고 대기는 새로운 상황에서 그들의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했다.

그렇게 분주한 며칠을 보내고 송 회장은 미국으로 치료차 떠났다.그리고 일 주일 후에는 수능이 있었다.

대기가 가르치던 세 사람,허난영의 딸인 송민주,오연희 딸인 이재희와 정민영의 딸인 최수정
모두 만족한 성적을 거둔 것 같았다.아마 자신들이나 그 들의 부모들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점수들인 것 같았다.

먼저 감사 표시를 한것은 오연희였다.그녀의 적극적인 성격만큼이나 감사의 표시도 가장 서둘러서 하였다.
혹은 그것은 핑계였는지도 모를 일이었다.왜냐면 그녀가 대기에게 준 선물은 단순히 자신의 딸이 원하는 성적 이상이 나왔다고 해서 줄 수있는 한도를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아파트 한 채.
그것이 강남이 아닌 조금은 외진 곳이래도 그것은 족히 일억은 넘을 만한 금액이었다.
대기는 극구 사양했다.보수는 일전에 충분히 받을만큼 받았던 터였고,한도를 넘는 보상은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었으며 그것은 또다른 덫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연희도 막무가내였다.단순한 성의 표시를 거절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또한 그녀의 의도된바를 굳이 숨기지도 않았는데 그것은 대기가 머물고 있는 난영의 집이 걸린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연적에 대한 일종의 질시가 담겨있는 것이었다.좀 더 자유롭게 대기를 만나고 싶다는 그 녀의 부탁에 대기는 당황하기도하였고,거절할 수 있는 말을 찾기도 어려웠다.대기 자신 또한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사실 저 번 오연희의 아파트에서 하룻 밤을 지새우며 이루어졌던 오연희와의 정사는 대기 스스로 생각해도 대기의 마음을 오연희에게로 향하게 한 밤이었다.처음에는 자신이 이 도도한 증권가의 큰 손인 여자를 함락시켜보려는 의도였고 그것은 성공한 듯 했었다.그러나 돌이켜보면 그것은
오연희의 성공이기도 했다.무엇인가에 끌리다시피한 대기와의 관계가 자신의 빈자리,그러니까 그것이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빈 자리를 얻고 싶은 욕구를 대기가 채워줬고,그러한 대기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연희를 보던 관점에 차이가 생겨버린 것이다.대기는 오연희의 강한 끌림을 제어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그 이전에 가졌던 육체적인 대상,혹은 한 번쯤은 꺽어버리고
싶었던 대상에서 이제는 난영과 거의 같은 정도의 마음으로 바뀌어지는 자신의 마음을 발견하고는 내심 당황하기도 하였다.

물론 마음을 물질적인 표시로 다 할 수는 없는 것이리라. 그러나 오연희의 물질에는 다분히 마음이 내포되어 있었다.게다가 최근의 일 년 사이에 대기에게 쏟은 정성은 상당한 것이었다.

우선은 그가 받았던 적지않았던 돈들. 과외교사로서 받았던 돈들도 따지고 보면 오연희가 앞장서서 거출했던 것이고 그것은 애당초에 대기가 받기로 한 금액의 세 배 이상의 것이었다.,그 녀는
그 돈을 또다시 대여섯 배로 불려주고 있었다.그 녀의 증권가에서의 실력으로는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거니하면 당연시 될 수도 있겠으나,근래의 증시 상황들에 대하여도 잘알고 있는 대기가 보기엔 언제나 대기의 것을 최우선시하는 오연희의 정성이 배어있었던 것이다.

또한 오연희의 대기에 대한 마음을 알 수있는 것들이 몇 번 있었는데,일례로 대기가 오연희가 낮에 주로 가있는 그녀의 오피스텔에 잠시 들렀을 때 그 녀는 그 이후의 일정을 모두 취소하는것이었다.손수 전화를 하여 사과하는 것으로 보아 매우 중요한 약속들이었을 텐데도 말이다.

그녀의 평소 스타일이 똑똑 부러지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었고,누구에게 잘못을 사과하거나 하는 스타일 이 아니었으므로 젊은 연인을 향한 그녀의 열정을 충분히 짐작케 하고도 남음이 있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사무실의 실장이라는 사람의 이것은 너무도 중요한 건이라는 당부도 대기 앞에서는 오히려 역정을 내며 거절하는 것이었다. 우선해야 되는 일을 정확히 짚는 그녀였지만 대기의 약속 되어있지 않은 출현은 모든 것을 바꿔버릴만한 우선권을 부여했던 것이다.

난영도 성의를 표시하긴 했는데 그 녀의 성격이 나서기를 좋아하지않고,더구나 대기에게는 먼저 물어보고하는 경향이었기 때문에 양복 한 벌이 전부였다.그러나 대기는 매우 흡족했다.왜냐면 그는 난영이 이미 모든 마음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정의 어머니인 정민영은 승용차를 선물했다.그러나 그것은 오연희 입김이 작용한 것임을 대기도 잘 알고 있었다.

-야,대기야 나 지금 나갔다가 거기서 퇴근 할 건데 우리 한잔 하자.

-참 형은 대기가 뭐야? 회사에서는 호칭을 불러야지.

-야 여기에 너하고 나하고 형 동생하는거 모르는 사람이 누가있다고 그러냐.거 저기 전에 내가 관리하던 건물 알지? 거기 지하에 둥지라는 레스토랑으로 와라.거기서 보자.



만석이 말한 레스토랑으로 들어서는데 입구 쪽에 사내 두 명과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언뜻 지나쳐 입구로 들어가던 대기는 다시 뒤돌아 나와서는 몸을 숨긴채 그들을 살펴보았다.

이모였다.

보름 전쯤에 오연희의 아파트에서 보았던 이모가 왠 건장하게 생긴 남자 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그런데 자세히 들어보니 그것은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호통이었다.간헐적으로 험상굿게 생긴 사내의 입에서 쌍시읏이 자주나왔다.

-씨팔,잘 봐줄려고 혀도 그려야,니기미 씨팔 도망가면 못 찾을 깸시 여그로 도망을 와야.이것을
확 씨팔 사스미 맛을 봐야 안당게

-아줌씨 야가 성질이 드렁깨 쪼까 양해를 허드라고잉.긍께 언제까정 기다리라 이런거셔?

한 명은 계속 욕을 해대고 한 명은 을르는 것이 흡사 어디 양아치거나 사채업자들인 것 같았다.

대기는 난감했다.생각같아서는 이모하고 나서고 싶었으나 저 번의 아파트에서처럼 입이 떨어지지를 않았다.

그 날 처음 이모를 보았을 때 어떤 이유였는지 모르지만 대기는 이모 소리를 못했고,그 후로도 이모라고 부르지 못했다.

오연희가 대기에게 다음 날 파출부 아줌마라며 인사를 시킬 때도 그러지못했다.자신의 연인인
여자의 집에 파출부로 있는 이모가 부끄러웠던 것인지,아니면 이모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게 싫어서 였는지는 스스로도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모도 대기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자세히 얼굴을 마주 대하지도 않았지만.

지금 이 상황도 그랬다.
이모라고 부르고 나서던지 아니면 이미 오연희 집의 파출부인 아줌마를 부르며 아는체를 하며
나설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그러나 대기는 몸을 잔뜩 움크린채 그의 머리를 굴려가며 상황 판단만을 한 채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야 여기서 뭐해?

만석이 입구쪽으로 들어서며 기웃거리는 대기의 어깨를 치며 물었다.

-아,형.. 응 형 오면 같이 들어갈려고

-그래? 먼저 왔슴 들어가서 기다리지.가자..어 저긴 뭐야?

만석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두 사내와 있는 대기의 이모를 발견하고는 그리로 걸어갔다.
대기는 마지못한 듯이 뒤를 따랐다.

-아니 영순씨 여기서 뭐해요?

만석이 큰 소리로 대기의 이모를 부르며 묻는다.
이름까지 부르는 것으로보아 둘은 이미 잘알고 있는 사이 같았다.하기야 오연희 집에 파출부로소개까지 시켜주고 하는 사이이니까 잘아는 사이일 것이다.

-아,예 부회장님 오셨어요? 그리고 선생님도 오셨네요?

멋적은 표정으로 인사하는 허영순의 표정이 무척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옆의 두 사내는 벌래 씹은 표정들이다.

-부회장은 무슨 얼어죽을,이름 부르래니까,그나 저나 여기서 뭐해요.우리 들어갑시다.

그 때까지 찡그린 표정의 사내가

-내가 일주일 시간 줄라니까 그 때꺼지는 실수 없드라고이잉,아그야 가자.

내던지듯 말하며 옆의 사내를 데리고 갔다.

-뭐 잘못한거 있어요,영순씨?

-아,아녜요.안으로 들어가셔요.

실내는 비교적 아늑했다. 대략 사십평 정도되는 곳이었는데 중앙은 트여있고 양 옆으로 칸막이가 되어있는, 낮에는 차나 식사를 팔고 저녁에는 술을 파는 곳이었다.

-야,너 오이디프스라고 알지.내가 그런가봐.우리 어머니가 나 아주 어렸을적에 돌아가셨잖아?
그래서인지 이상하게 또래나 영계보단 미시나 나보다 연상이 좋단말야.요것도 일종의 변태라면 변태인데 말야.

-형,그건 변태는 아니다.뭐 꼭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만.

-야 그러면 말이다.너 메조라고 들어봤지? 내가 확실히 변태는 변태야.장가도 안간 놈이 벌써 이러면 안되는데 말이지.그거 하다가 여자를 때리고 싶단말야.그리고 여자가 울면 대개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난 더욱 흥분돼.나 변태 맞지?

-아냐,그건 누구나 남자면 생각하는 거래.그것의 빈도나 강도가 문제가 되긴해도 말야.

-아녜요,만석씨는 확실히 변태예요,제가 보증해요.

빨간 쫄티에 녹색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가 만석의 옆에 앉으며 끼어들었다.

-어 영순이, 여긴 영순이 판이야.아까 그 여자도 영순이고 여기도 이름이 영순이야. 아까는 주방 영순이,여기는 마담 영순이 둘이 또 어렸을 때부터 친구랜다.인사들 해.여긴 우리회사 기획비서실의 조대기 이사이자 내 친구야.

-어머 우리 만석씨 친구면 난 만석씨 친구니까 둘이도 친구가 되네요? 근데 좀 친구치고는 어려보인다.그쵸?

-아,예 저는 만석이 형 동생 됩니다.나이도 어리고요.

-야 친구간에 뭔 나이냐.호칭만 형 동생이지 난 너를 항상 친구로 보았지 동생으로 본 적 없다. 그래 맞다. 여기 영순이 하고 나하고는 친구하는 사이니까 너하고도 친구 맞다.참 영순이 친구도 데려와라.우리 친구들끼리 한 잔 하자.

-영순인 지금 주방봐야돼 안돼.쪼금 있다.영계 하나 불러줄까?

-어때 대기야 여자 하나 부를까? 여기 물 좋아.

-형 난 됐어.그냥 술이나 한 잔 하지뭐.

-참,영순씨가 네가 과외하던 오여사네 집에 있지.둘이 이상하겠네,이런데서 만나서.

-아,응 조금.

-좋다.오늘 서먹한 거 한 번 풀어라.어이 주인 여기 문 내려. 그리고 영순이 둘이 이리와.

-형,오늘은 그냥 한 잔만 하자.

-아니다.내가 여기 한 번쯤은 매상을 올려주어야 한다.기껏해야 일 이백이지만..그리고 저 여자
괜찮은 여자더라.너도 약간 나이먹은 여자 좋아하잖아.오늘 한번쯤 변태도 좋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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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또 스스로의 다짐을 깼슴다.
댓글 스무 개 이상 안올라 오면 안올린다는 거짓말.

요번엔 독합니다.스물 다섯개.

진짜루 이야기 잼있는 것은 여그부터이니까...히히

이모하고? 그것은 새발의 피...정말 무지막지한 야그.
이건 생각키도 싫은 야그...낄낄

근데..조건 하나. 댓글 스물 다섯.
그것도 삼 일안에.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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