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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먼동(4)


벌써 시간은 밤 열 시를 넘기고 있었다.
대기와 난영은 실로 오랜만에 오랫동안 육체의 찌꺼기들을 털어냈다.

-대기씨 난 이제 대기씨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대기씨를 안지 채 일 년도 되지않았고,남자로 안지는 불과 사오개월 밖에 되지않았는데…그게 마치 이 십년을 살아온 민주…
휴…민주아빠의 자리보다 더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

-난 그러니까 …내가 왜 이럴까…나하고 대기씨는 나이 차도 많이나고…그런 생각…후…

-어떤 생각?

별장에서 세 번의 격렬한 정사를 치른 후 집으로 돌아가는 난영의 차안에서 한 참을 말하던 난영의 말에 처음으로 입을 떼는 대기. 주로 관계가 끝난 후엔 대기의 입에서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그건 난영과의 관계가 시작된 이래 어떤 관습이나 약속처럼 그래왔던 것 같다.

-그러니까…내 말은 ..전에 민주하고 대기씨가 다정히 있는 것….그런 것만 보아도 질투,그래
그러지않으려고 해도..그러면 안되는 것인데도..그건 분명 여자가 가지는 질투…나 이상한 여자인가하는 생각이 들어..내가 아무렴 딸한테 그런 감정…그러니까 내말은..

-내가 분명히 말 했잖아,그건 난영씨의 오해라구,나하고 민주는 그저 가르치고 배우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그리고 그날은 민주가 내가 피곤해 하니까 그저 안마 한 것 뿐이라고…나는
난영씨를 사랑하고 있고..그래 민주에 대한 나의 남다른 감정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인의 딸이구나 하는 감정..그정도가 전부야

며칠전 대기와 민주의 일을 말하는 것이다.
그 날도 대기는 민주의 공부를 도와주고 있었다.하루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씩 민주가 대기의방에 와서 공부를 하는데,그 날은 대기가 몹시 피곤해 하자 민주가 안마를 해준다고 하였다.
대기는 등 뒤에서 어깨를 주무르는 민주의 손길을 느끼며 두 눈을 감고 있었다.
-민주 안마 잘하네
-오빠 이래봬도 거의 프로야,울 아빠는 내 안마 받은 후로는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은 성이 안찬대
-그래?
-그럼,자 오빠 어깨 힘 빼고 편안하게 나한테 기대.
대기는 민주의 말대로 몸을 비스듬히 뉘어서 민주의 가슴으로 기대었고 등에 와닿는 민주의 봉긋한 두 봉우리를 느끼며 편안함을 느꼈다.실제로 민주는 안마를 잘했다.부드러우면서도 피로를풀어주는 그런 손 놀림이었다.
그 날은 낮에 난영과 정사를 두 번이나 갖었고, 오 연희와도 한 차례의 정사를 치렀던 터라 아주몸이 노곤한 상태였던 대기는 민주의 부드러운 터치와 가슴에 잠시 밀려오는 안락함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아…좋다
나른한 기분으로 큰 숨을 들이쉬며 고개를 뒤로 제끼자 민주가 자신의 얼굴을 옆으로 돌려 대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때 방문이 열리며 난영이 음료수를 들고 들어왔다.
그리고 난영은 음료수가 올려진 쟁반을 놓고는 도로내려갔다.난영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대기와 민주는 왜그러지 하는 정도였고,오히려 잠깐의 휴식을 방해 받았다고 생각하는 정도였다.그리고 나머지 일정대로 민주의 공부를 끝마쳤다.
그런데 사건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난영은 그 광경을 대기와 민주가 키스하던 것으로 본 것이다.딴에는 그렇게 보일만한 것이기도했으나 난영에게서 그 말을 들은 대기는 어이가 없었고,둘은 심하게 말다툼을 하였던 것인데…
그리고 그것은 난영의 입에서 절교의 선언으로까지 이어졌었다.그리고 십여일이 지난 오늘,결국
난영의 투항으로 별장으로 왔던 것이다.

-그래 난 대기씨를 믿어…하지만 민주가 대기씨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난 알아…그래…그래,
난 민주가 대기씨를 좋아하는 것에 대하여 어떤 말도 할 수없어,그래서 더 이상해…뭐랄까…딸은 젊고 오히려 대기씨와는 더 어울리는 나이잖아…그래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나봐….어쨌든
그 때는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아냐,오히려 내가 더 미안하지…난영씨의 그런 마음도 모르고 난영씨의 속을 상하게 했다면…

-고마워…이해해주어서…이럴 때 보면 대기씨가 오빠같애…마치 내가 투정부리는 동생같고

-그럼 오빠라고 해라

-정말? 내가 대기씨더러 오빠하면 어떨까? 민주처럼…호호..나 정신 나간 여자같지 않아?

-왜?

-세상에 자기 딸이 오빠라고 한다고 자신도 그러고 싶다는 여자는 나 밖에 없을걸,그런 여자가 정상이야?

-그럼 난..나도 정상이 아니지,그게 좋다는 놈도 똑같지 하하하

-호호호

-요즘 송회장님 건강은 어때?

만석의 질문에 난영의 얼굴이 일순 굳어진다.

-요즘 그이 해외로 골프여행이다 뭐다 떠나는 것 전부 거짓이야…아마 여러가지 합병증으로..
아마 한국에선 거의 치유가 어려운가봐,그래서 외국으로 여기저기 다니기는 하는데…후,그리고나이가 있어서…그 양반 겉은 멀쩡해도…거의 십 년째..세상이 좋아져서 그나마 약으로 버티기는해도..

끝내 말을 마치지 못하는 난영.
송시영의 건강은 남들이 아는 것만큼 양호하지 못했다.겉은 보통의 건강을 소유한 것처럼 보였으나 여러가치 불치 합병증을 가지고 있었다.다만 더욱 악화되는 것을 막을 뿐 완치할 수 없는병들이었다.그러나 그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그의 병든 모습을 알리지 않았다.심지어 그의 아들인만석 마져도 아버지가 외국에 병원을 다닌다는 것을 몰랐다.그의 아내인 난영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실질적 그의 정부가 되어버린 대기가 알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 집에 가기 전에 어디가서 한 잔 하고 갈까?

거의 집 앞에 다다르자 대기가 제안했고,난영이 혼쾌히 응했다.하기야 대기와 관계를 가진 후부터 난영은 대기의 말을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었다.

-참,민주한테는 전화 했어? 난 오늘 친구들하고 등산가서 못올지도 모른다고 낮에 통화 했는데

-등산?

-응,난영이 배에 오르는 등산

-어머,짖꿎어 대기씬…오늘 늦느다고 전화 했어요,아까 별장에서 나올 때..

둘은 한적한 카페로 갔다.전에 한 번 간적이 있는 곳이었다.주로 이십대의 사람들이 오는 곳이어서 그런지 모두 대기 또래정도로 보이는 손님들이 있었다.난영이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인다고는 하지만 그들보다는 훨씬 많은 나이로 보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모두 나만 쳐다보는 것 같아…

둘이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으며 난영이 말했다.

-난영이가 예뻐서 그래

-아이,그게 아니라 여기는 어린 사람들이 오는 데잖아…어마 쟤들은 민주보다 어리겠다.

그럼 난 뭐 민주보다 안 어린줄 아야?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는 대기의 입가에 알듯 모를듯 미소가 번졌다.

-좋잖아,이런 분위기도…사실 나한테는 이런 분위기가 어울릴 수도 있잖아..그리고 내가 여기 온 것은 난영씨는 이런데 와도 전혀 나이들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할려고 한거야

-대기씨 맘 고맙긴 한데 나이는 못속여…내가 아무렴 이십대 초반하고 같아?

-아니..음 이십 초반은 아니래도 이십 후반이라면 어쩔수 없이 밑을걸

-호오 어쨌든 말이래도 고마워,대기씨

-이리와서 내 옆으로 앉아봐,난영아

-어머,남들 봐…그냥 이대로 마주보고 앉아있슴 좋잖아

-왜 내 옆에 앉는 것이 창피해? 그럼 그렇게해

-아니,그게 아니고..내가 언제 창피하다고..

대기가 정색하며 실망스런 표정을 하자 난영이 어쩔줄 몰라하며 대기 옆으로 와 앉는다.
그런 여인을 흐믓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소년.조대기
어린 소년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어쩔줄 몰라하는 삼십 중반으로 보이는 여인 허난영.
누가 보아도 이해 할 수없는 정경이었다.그러나 어쪄랴,이 둘은 이 것을 아주 당연한 것처럼 받고 받아들이고 있는 이 현실이 어느 순간보다 즐겁고도 행복한 시간인 것을.

사실 대기는 차마 난영에게는 말을 하진 못했지만 난영에게서 얻는 조금은 변태적인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그것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난영이 지신 앞에서 쩔쩔매는 모습을 즐기는 것이었다.
난영은 대기의 어머니와 같은 허씨였다.아마 둘의 촌수를 따지면 상당히 가까운 친척일 수도 있을 것이다.더구나 난영은 대기의 어머니인 허영심보다 한 살이 더 많은 나이다.그런 여인의이름을 친구나 아랫 사람 부르듯이 난영아 하고 부를 때의 짜릿한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더구나 상대인 난영은 한 번도 자신의 이름을 씨자를 빼고 불러 본적이 없었다.그것이대기에게는 성적 흥분 같은 것을 더 주었다.그렇다고해서 난영의 육체적 매력이 대기에게 성적흥분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그것은 육체적인 것이 아닌 별도의 성적 흥분제라는 것이다.

-난영아,오늘 여기서는 서로 깨벅쟁이 친구처럼 야자 타임하자,어때,좋지?

-피이,언제는 여자한테 존대 받는게 좋대더니 대기씨는 종잡을 수가 없어

-나만 그러냐? 난영이가 나한테 존대말 한다고 한지가 언젠데 안하잖아,그러니까 차라리 서로편하게,그것도 아주 편한 친구처럼 말 놓자,응?

-저..혹시 내가 대기씨한테 존대 안해서 화난거…에요? 그래..요?

난영이 얼굴에 붉은 빛을 띈다.금새 눈치를 살피는 여인.그런 난감한 표정을 즐기듯 바라보는 대기의 얼굴엔 웃음이 만연하다.

-아냐..아니 그게 아니고 사실 내가 난영씨한테 혼자만 말 놓기 미안해서 그래.

-아니..그건 그러기로 한거니까..그래도 되는거지만…내가 그러니까 대기씨한테 존대를 해야하는데..또 그러기로 했고…난 그러니까 그냥..내가 편하고..그래서..만약에 대기씨가 원하면..
그러니까 내가 존대하기를 대기씨가 원하면..그럴께..그럴께요

-왜 또 말을 더듬고 그래? 난 그저 서로 좀더 편하게 내가 난영아 하면 난영이는 대기야 하면 더 좋겠다..단순히 그런 뜻인데

-그,그래요? 정말 다른 뜻이 있는게 아니고?

-그래,난영아 됐지?

-으응,대기씨

-허 또 그런다.대기야 이러라니까?

-아니…그냥 난 대기씨 하는게 편해..그러니까 그냥 그렇게 해요..대기씨..그냥 대기씨는 대기씨편한대로 하고 나는 내가 편한데로하고…부탁이야,그래도 되지? 요.

-하여튼 ,알았어 자 술이나 한 잔 줘 봐…어디 술 따르는 솜씨 좀 보게

-저..술 따르는 솜씨가 따로 있는 거..야? 난 좀 못하지?

-아냐..아냐,난영이는 뭐를 해도 예뻐…난영아 사랑해,난영인?

-아이 부끄럽게..왜 또

-난영인 내가 싫어?

-아니,내가..언제,난 대기씨를 사랑이라는 말보다 더 사랑해요…대기씨는 난영이가 얼마나 대기씨를..그러니까 난영인…

-알아,알아,난영이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자 우리 건배하자,건배

허 난영,마흔 셋이 되었어도 삼 중반이나 초반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이 아름다운 여인.돈이라면 부러울 것이 없는 부를 가진 이여인은 왜 이토록 젊은 정부에게 정신을 잃을 정도로 빠져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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