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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bora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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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 그냥 대충 머릿속으로 그려놓고 써봅니다.
길어질지 짧아질지 어떤 내용으로 끝낼지 별 생각은 없네요.
그냥 열심히 ….써봅니다.

1. 만나다

“ 아이고~, 이걸다 언제 하나? ”

나도 모르게 한숨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새로 시작한 프로젝트 때문에 6개월의 파견근무를 시작한 나
는 오늘 월세로 얻은 원룸으로 이사를 왔다.

필요한 것만 가져온다고 가져왔는데도, 정리해야 할 짐들이 몇 박스가 있었는데, 천성적으로 게으른

내게 정리란 단어는 너무나 아득한 말이고 행동이었다.

쌓여진 박스더미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며 담배에 불을 붙이는데, 전화가 왔다.

핸드폰 벨소리를 들으니 수현이었다.

“ 네. 지금 열쉬미 짐정리하고 있는 정재형입니다. “

“ 또 거짓말하시는군요~ 내가 안보면 모르냐? “



수현은 3년째 사귀고 있는 내 여자 친구이다. 동갑내기 여자 친구여서인지 아무래도 좀 잔소리도 많고

닥달도 심하다. 여자가 정신연령이 높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본인의 사회경력이 많다고 생각해서

인지 나를 무시하는 경향도 좀 있고, 별로 신경쓰지는 않지만 이런 순간에 전화가 와서 잔소리를 하면
좀 괴롭긴하다.

“ 정말이야. 지금 열라 열쉬미 하고 있어. “

“ 수연이한테 전화 해놨으니까, 한시간쯤 있으면 갈꺼야. 도와달라고 해. 설마 수연이가 정리하는데 가
만히 있진 않겠지? “

“ ….”

“ 정리 같이 하고 밥먹여서 기숙사 데려다줘. 그거 두어시간이면 끝나. 알았지? “

“ 알았어. 아줌마 “

아구 오늘은 어쩔수 없이 몸을 움직여야 하는 날인가보다. 사실 난 박스는 내버려두고 짜장면이나 하
나 시켜놓은 다음에 침대에서 그냥 자려고 했는데, 처제 되실 분이 온다니 어쩔 수 있나.



수연은 내 여자 친구의 동생인데, 이곳에서 대학을 다닌다. 아무래도 다른 곳에 있다보니까, 지금까지
일고여덟번 정도 밖에 보지 못했다. 내 성격상 친한 척은 무지하게 하지만, 약간 어색한건 사실이다.

아무래도 수연이가 오기 전에 내가 얼른 몸을 움직여야 할 것 같았다. 시켜먹을 순 없는 노릇이니까.

열심히 정리하고 있는 도중에 수연이 왔다.

“ 오빠! 오랜만~!”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문을 열고 들어온 수연에게 만날때마다 하는 인사를 건넨다.

“ 오~ 수연! 더 이뻐졌네~”

사실 수연이가 언니보다 이쁜 얼굴이라고는 할 수 없다. 여자 친구인 수현이에 비하면 수연이는 조금

닮음꼴일 뿐이다. 하긴 박스를 뜯어내고 꺼내서 정리하고 있는 수연이를 보니까 전체적인 몸매를 보

니 언니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가슴도 상당히 크고…. 설마 수현이만 하겠냐만은 그래도 자매라고

가슴도 유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야시러운 생각을 하니 이제 6개월동안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보수적인 집안이라 수현

이를 여기로 내려보내지는 않을 것 같고, 그 동안은 어떻게 호텔이나 여관 가끔은 차에서 해결을 보기

도 했는데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작스런 황망한 걱정에 담배를 입에 물고선 침대에 걸터앉아 멍하니 수연의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 짜증이 나서 정리하기 싫었다는 표현이 옳을지도 모르겠지만 –

‘ 키는 언니보다 큰 거 같네 66~7정도는 되겠다. 꽤 크네…. 가슴도 만만치 않고, 얼굴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어려보이는 맛이 있고, 성격은 비교적 내성적인 언니에 비하면 활발의 극치에 애교 덩어리이

긴 하지…. ‘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픽 웃어버리고 말았다. 결혼할 여자의 동생을 앞에다 갖다 놓고 몸매 감상이

나 하고 있는 꼴이라니….

한심스런 생각이 들어버리는 바람에 담배를 얼른 꺼버리고, 일하고 있는 수연이을 뜯어 말렸다.

“ 야 수연아 됐다 됐어. 내가 할게. 날 좋은 일요일 오후에 이게 머하는 짓이냐. 더군다나 넌 방학인데
놀아야지”

“ 괜찮아요. 오빠 힘들지도 않은데 머. 안하면 언니한테 오빠도 나도 혼날걸~.”

“ 친구랑 약속없어? “

“ 몰라. 여기 애들은 좀 이상해. 마음 맞는 애들은 다 집으로 올라가버렸어.”

“ 그럼 너두 올라가지 그랬어. 기숙사만 지키고 있으면 머하냐? “

“ 저 여기서 과외하잖아요. “

“ 아…!!”

수연이와 나는 한참동안 요즘의 신상에 대해 어설픈 대화를 주고 받았다. 몇번 보기는 봤다고 반말과
존대말을 섞어 쓰는 수연의 요상한 어투를 재밌어 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주고 받기는 했지만, 소재
가 금방 떨어져 버렸다.

“ 우리 영화나 보러갈까나?”

“ 오빠 정말?”

“ 머 이사도 도와줬는데, 머 하나 해줘야되지 않냐? 신고식도 해야되고. “

“ 음 좋은 생각!!!”



신고식!!! 그러고 보니 6개월동안 여기 있다보면 수연이랑 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연이랑 대

화를 하다보니 귀여운 맛도 있고, 그러고보니 3년동안 나이어린 여자랑은 제대로 된 대화 한번 못해봤

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내 성격에 내 쑥맥에 여기와서 여자를 만날 일도 요원하고,

현지처가 따로 있냐? 그냥 같이 놀면 현지처지. 다만 수현이 동생이라는게 맘에 걸리긴 하지만,

표현 안하고 그냥 같이 노는데 의의를 둔다면야 도덕적으로도 문제될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난 아직 여기 지리를 모르니까 택시타고 나가자”

그날 난 수연이랑 영화를 보고,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수다떨면서 저녁을 먹었다.

그런다음에는 얻어먹기만 하기는 미안하다는 수연이 우겨서 생맥주까지 먹고는 수연을 바래다 줬다.

“ 오빠 오늘 땡큐~”

“ 괜찮아 괜찮아. 이 정도야 머 내가 못해주면 안되지.

앞으로도 심심하면 불러 회사 때문에 바쁘지만 않으면 이 정도는 충분하쥐~~.”

“ 정말요? 자꾸 부르면 언니한테 혼날텐데 오빠 괴롭힌다고….”

“ 머 어떠냐? 내가 심심해서 그러는데 멀.

오히려 수연이 너보다 내가 더 아는 사람도 없고 심심한건데 괜찮아 걱정말고 전화해.

내 전화번호 알지?”

“ 그럼요. 암튼 오늘 재밌었어요. 오빠. 아까 말한 소개팅 잊지 말고요!!!”

“ 오케이 오케이 그럼 잘 들어가”

“ 오빠 안녕”

뒤돌아서자마자 상당히 재미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끝마다 오빠오빠하는 소리도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고,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색함이 많이 없어진만큼 친근감도 느꼈다.

여자친구의 동생이라서 드는 친근감으로 별 부담없이 놀았지만, 수연 그 자체로도 상당히 귀엽다는 생각이….

어이없는 생각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6개월이 재미있겟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무리 생각해도 가슴은 유전인가봐…클클클”




2. 알코올

첫날이 그렇게 흘러가고 며칠동안은 정말 바빴다.

인사하고 일 파악하고, 회식이니 환영회니 하는 술자리에 몇번 불려다니고 게다가 술을 좋아하는 나로

서는 열심히 먹어대니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출근은 했지만, 알코올 기운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던 나는 결국 퇴근시간이 되기가 무섭게 집으로 들

어왔다. 한번도 자취 생활이라곤 경험해본적이 없는 내가 몸이 안좋은 상태에서 일찍 들어왔더니 좁

은 원룸이 한적해보이고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무얼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은 라면으로 결정을 봤다. 요리에 취미도 재능도 없지만, 귀찮은게 가

장 컸다. 역시 라면이 빠르고 간단하니 처음부터 결정되었던 거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냄비에 물을 올려놓고 가스렌지에 불을 켜놓고, TV를 보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수연이었다.

“오빠 저… 죄송한데요… 저 지금 놀러가도 되요?”

“응? 와도 되지 당연히… 근데 무슨 일 있니?”

“… 아니 그냥 … 심심하기도 하고… 가서 얘기할께요”

예의상 나는 데리러 가겠다고 했지만, 수연이는 한사코 버스를 타고 온다기에 그러라고 말했다. 사실

귀찮아서 데리러 가고 싶은 생각도 없었지만 …말이다.

몸상태도 안좋은데 오지말라고 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머 그런말을 대놓고 할 수는 없는 것이 아

닌가… 싶어 오라고했지만, 이 아이가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나를 만나러 오는 건지가 궁금하기도 하고,

둘이면 시켜먹을 수 있겠다싶어 끓고 있는 물을 버리고 컴퓨터를 켜서 114로 동네 음식점을 찾아보았다.

“멀 먹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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