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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수라기(獸羅記) 55번째 올림


(7)


난장판,
그 말외엔 마땅히 형용할 말이 없었다. 마치 수기의 기마가 휩쓸고 간 것처럼 선라객잔 별채의 안실은 온통 부서지고 헝클어졌다. 게다가 객실의 창은 장궁 등이 신형을 날리며 산산히 부수어 창틀에는 잔해 몇 조각만 남아있었고 그 뚫린 구멍으로 인하여 이제 막 떠오른 햇살이 스며들어왔다. 더군다나 안실에 남아 있는 사람의 몰골도 그리 썩 좋은 편은 되지 못했다. 백리세가의 인물이라던 사람은 한쪽에 목이 꺾이고 허리가 반이상 베어진채 선홍의 빛을 띠는 피와 검붉고 푸른 창자들은 바닥에 쏟아놓은채 처참한 몰골을 보여주었다. 백리석은 이마에 비도가 꽂힌채 원독어린 두눈을 부릅뜬채 뒤로 자빠져 식어가는 육신만 남아있었다.
“유소저, 저들을 그대로 놔둘꺼요?”
굵은 저음, 적당한 크기의 음성이 멍해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은 유가형의 의식을 일깨웠다. 백리석이 도주하는 것을 백리세가의 무사의 주검을 던져 막고 두루마리를 들어올려 중인들에게 공개한 다음 삼매진화로 태워 버린 일련의 과정을 태연히 전개한 사람답지 않은 침착한 음성이었다.
“더 이상 독이 퍼지지 않게 서둘러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이오만..”
“예? 예.”
화들짝 놀라서 일어난 유가형은 이내 주위를 둘러보고는 남궁비와 석영을 바라본 후 황급히 교구를 옮겼다. 일견해도 그리 간단치 않은 상태를 보이는 남궁비와 석영이었다. 둘다 가까스로 자리에 주저 앉아 가부좌를 틀고는 내공을 일으켜서 독기의 확산을 막고는 있지만 낙관할 수는 없는 상세, 서둘러 치료를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에 무림에서 뛰어난 명의로 칭함받는 유가형은 남궁비와 석영에게 다가가서는 찬찬히 그들의 부상 정도를 파악하였다.
그나마 상반신에 광폭사정의 상처를 입지 않은 남궁비보다는 석영의 상세가 심각했다. 쇠못이 파고들어간 자리는 이미 검게 변색이 되어 차츰 차츰 그 범위를 넓히고 있었다. 상처에서 새어나오는 피 역시 짙은 검은색을 보이며 역한 냄새를 풍기고 있어 독기가 활발히 진행을 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석영이 비록 내가의 고수라 할지라도 창졸간에 당한 일이라 미처 방비를 충분히 하지 못했음에 중한 상처를 입었다. 그녀보다 남궁비는 상반신을 가리고 있던 보의로 인하여 일단 심장이나 기타 장기와 떨어진 부위에 광폭사정이 격중되었고 재빨리 반응을 하였기에 독의 확산을 막기는 하였지만 남궁비 역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였다.
유가형은 품에서 작은 옥병 여러 개를 꺼낸 다음 마개를 열고 환약 몇알을 꺼내어서 석영과 남궁비에게 복용을 시켰다. 그런 후 유가형은 곧게 뻗은 옥지로 석영과 남궁비의 혈도 몇군데 씩을 점한 다음 아환을 돌아보았다.
“도와주세요. 깨끗한 곳으로 옮겨야 겠어요. 그리고 따뜻한 물을 준비해주세요.”
유가형은 석영을 안아들은 후 재빠른 동작으로 옆방쪽으로 향했다. 아환은 남궁비를 안고 힐끗 제갈수란과 악서령을 바라본후 유가형의 뒤를 따라 옆방으로 들어갔다.
별다른 감정이 담겨 있지 않은 눈빛으로 아환과 유가형의 뒷모습을 쫓던 악서령에게 제갈수란의 음성이 들려왔다.
“령 언니, 잠시만요.”
제갈수란은 악서령을 뒤로 하고 별채의 문을 열고 마당쪽으로 나갔다. 진작부터 마당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었다. 별채가 객점과 조금 떨어져 위치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객점의 주인과 점소이, 그리고 다른 객실에 묵고 있던 객들은 별채에서 소란이 일어나고 큰 소리가 나자 호기심을 갖고 마당에서 기웃거리는 중이었다.
제갈수란은 마당에 나간 후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안실로 들어왔다. 그런 후 신속하게 흐트러져 있는 기물들을 정리하였다. 악서령도 한 몫을 거들자 곧 별채의 내실이 어느 정도 정돈되었다. 아직 바닥에는 핏자국과 백리세가의 인물에게서 흘러나온 고여있는 작은 피의 웅덩이가 남아있었고 창은 부서진 그대로였지만 그외의 다른 곳은 마무리가 되었다.
“소저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요?”
별채 문밖에서 몇 명의 사람들의 인기척이 들렸다. 본능적으로 검집에 손을 가져가는 악서령과는 달리 침착하게 말문을 여는 제갈수란.
“어서 들어오세요.”
드르륵..
내실의 문을 열고 객점의 점소이와 서너명의 장한이 들어왔다. 그들은 들어오자 마자 그 자리에서 굳어졌다. 그것은 천향매화의 아름다움에 그들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숱한 무림의 영웅들에게서 천하제일이란 미모를 칭송받는 악서령이었다. 하물며 작은 고을에서 생활하던 일반 서민들이야 그 천외의 아름다움을 어찌 접할 수 있으랴?
“빨리 저 시체들을 처리하세요.”
제갈수란의 다그치는 음성이 들어온 후에야 그들은 정신을 차리고 내실을 둘러보다 바닥에 뒹굴고 있는 두구의 시체를 보았다. 그 중 한구는 처참한 모양이었지만 이들은 약간 눈살을 찌푸렸을뿐 곧 등에 맨 자루를 꺼내어 시체들을 그 속에 담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도 힐끗 힐끗 악서령에게 곁눈질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남성의 본능이리라.
제갈수란은 품에서 작은 은자 덩이를 꺼내어 점소이에게 던져 주었다.
“알아서 처리를 해주세요.”
객점의 점소이가 연신 허리를 굽히며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는 준비해온 다른 청소도구등을 이용하여 내실의 바닥과 기타 정리되지 못한 나머지 혼란스러움을 손보았다.
“언니, 다른 방으로 가죠.”
제갈수란과 악서령은 별채의 다른 객실에 들어섰다. 제갈수란이 사전에 통째로 빌린 곳이라 여유있는 객실 중의 한 곳으로 들어간 제갈수란과 악서령은 긴장을 풀고 객실안에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참 긴 하루였어요. 언니.”
“그래, 란매. 참 길기도 했지.”
그렇게 한숨을 돌리고 쉬려고 하는데 문밖에서 인기척이 나더니 객실의 문이 드륵 열렸다. 그런 후 들어오는 이는 다름아닌 아환이었다.
“어떻게 되었어요? 남궁소협과 영언니는 무사한가요?”
“지금 유소저가 치료 중이오.”
“그런데..아! 예.”
왜 그 곳에서 왔냐고 물어볼려다가 치료를 위하여 석영의 옷을 벗겨야 하고 그러면 석영의 속살이 드러나야한다는 것에 생각이 미친 제갈수란은 탄성을 지르며 입을 다물었다.
얼마 동안 어색한 침묵이 객실을 휘감았다. 아환은 침상에 올라 옷을 입은채 드러누웠고 곧 눈을 감았다. 자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생각이나 무얼 하는 것인지 파악이 되지 않은 악서령과 제갈수란은 묵묵히 입을 다물고 아환을 빤히 쳐다보았다.
“왜 그랬죠?”
한참만에 제갈수란의 입이 열리고 아환을 향해 질문이 나왔다.
“…..”
정말 잠은 자는 것인지 아무런 대답이 없는 아환을 향해 제갈수란이 재차 질문을 던졌다.
“왜 장보도를 없애버렸죠?”
“그냥.”
“그냥? 그냥이라고요? 주소협은 그 장보도가 얼마나 귀한 것인 줄 아나요?”
“아니, 모르오. 그대는 아오?”
“알지는 못하지만..그래도 보물같아 보였어요. 아마 제 추측이 맞다면 그 장보도는 전대의 기인이 특정한 한 장소를 말하려 만든 것으로 보여요. 만약 그렇다면 거의 모든 무림인들이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들 기물인데 왜 그 장보도를 사람들에게 공개를 하고 태워버린거죠? 혹시 그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이 있나요?”
“없소.”
“그렇다면 왜 그 장보도를 없앤거죠? 이번에도 그냥인가요?”
“…”
“주소협, 그대는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군요. 주소협, 당신은 그 보물들이 탐나지 않은가요?”
“아니, 갖고 싶소.”
“그렇다면 장보도를 끝까지 사수해야 하지 않은가요?”
“제갈소저.”
“예?”
“그렇다면 그 장보도를 갖기 위해, 아니 그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남궁형과 석소저, 유소저의 목숨을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오?”
“그것은..그건 아니지만 그 보물들이 악의 무리들에게 들어가 강호에 피바람이 몰아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세요?”
“누가 악의 무리요?”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 그들, 장궁일행등이 어떤 떳떳치 못한 단체에 소속이 되어있고 그 단체는 아! 흑천이라고 했지요. 흑천은 어떤 모종의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봐요. 정파의 세력들로 알려 있던 운학문이나 선우세가 등이 인물이 그 단체에 속해있으니..물론 그 한 두명이 흑천 소속이라고 해서 선우세가 등의 명문백도 세력 전체가 흑천이라고 보지는 않아요. 더군다나 광폭사정까지 갖고 있을 정도면..휴..”
“혹시 흑천에 대해서 알고 있소?”
“예. 저희 제갈세가가 그 흑천이라는 곳에 대하여 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아요. 강남 무림의 몇몇 문파가 흑천에 귀속되어 있다는 정보가 있지만 확인되지도 않았고..여하튼 제갈세가는 그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이렇게 맞부딪히리라고는 예상을 하지 못했어요.”
“흐음..그러면 내가 실수한 것인가?”
“아마 그럴꺼예요. 하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으니 어서 수습할 방안을 모색해야죠.”
“그래, 어쩌면 좋겠소.”
“가능한한 빨리 우리들도 세력을 규합해서 태산으로 가야지요. 그래서 흑천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혹 얻을지도 모를 기물을 손에 넣는 것을 막아야지요.”
“그렇구료.”
“어서 빨리 일어나서 행동을 취해야지요. 주소협.”
“그러면 유소저와 남궁형, 석소저는 어찌하오?”
“그것은 그리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괜찮으리라 봅니다. 그들 모두다 정파 무림의 대들보이자 내노라하는 고수들이니 난관을 극복하는데에 큰 문제가 없으리라 사료됩니다.”
“제갈소저.”
아직 채 눈을 뜨지 않은 채 있던 아환이 한참을 제갈수란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곧 행동을 취할 것 같이 하다가 여전히 눈을 감은채 제갈수란을 불렀다.
“예?”
“그런데 난 강호에 그리 나가고 싶은 생각이 없소. 그들이 죽이 되던 밥이 되던 그들의 삶이오. 굳이 내가 나설 필요가 있겠소?”
“….무슨?”
“말 그대로요. 난 그다지 내키지 않는구려. 흑천이 강호를 위협하던 아니면 흑천이 궤멸되고 또다른 세력이 나타나서 무림을 휘어잡던 난 그리 관여하고 싶지 않단 말이오.”
“그렇다면 주소협은 흑천이, 아니 악의 추종자들이 중원을 유린하는 것을 묵시하겠단 말인가요?”
“글쎄..”
“주소협!”
“…”
“이런..어찌 이럴 수가…”
부르르 떨면서 분노에 찬 눈빛으로 아환을 한참 쏘아보던 제갈수란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돌아섰다.
“후..어쩔 수 없지요. 사람은 각자 제 분수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하는 법. 소인배에게 무림을 논할 수 없지요. 본녀는 그 나약하고 현실포기적인 생각에 동의하지 않아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볼수도 있겠죠.”
점점 격앙되던 제갈수란의 어조는 차츰 가라앉다가 비웃음이 섞인 어투로 말을 맺고는 찬 바람이 불 정도로 냉랭한 태도로 획 돌아서고는 거세게 문을 열어 젖히고는 별채의 밖으로 나갔다.
얼마의 시간이 그 후로 흘렀다. 여전히 말이 없던 악서령과 아환 두 사람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무심한 악서령의 얼굴이나 눈을 감고 있는 아환의 표정에서는 읽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이리 와.”
“예.”
수면에 빠져있는 듯 했던 아환의 입이 열리고 악서령을 부르자 나직한 응답과 함께 악서령이 침상옆으로 다가왔다. 다소곳이 서서 아환의 다음 분부를 기다리는 악서령, 마치 당연한 것인 마냥 일련의 동작이 자연스러웠다. 그윽한 체향, 악서령만의 고유한 체취가 아환의 콧속을 간지럽혔다. 불끈 일어나는 성욕, 아환의 말이 이어졌다.
“아래만 벗어.”
“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천향매화 악서령은 허리춤으로 손을 가져가 끈을 끌러 하의를 밑으로 내렸다. 스르르 바지가 흘러 악서령의 발목으로 내려왔다. 그러면서 드러나는 희디희 옥주, 어디하나 군살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마르지도 않은 곧은 두 우윳빛의 흰 살결이 보였다. 아래에서 위까지 곧게 뻗어있는 두 다리가 만나는 곳에는 피부빛과 비슷한 상아색의 고의가 무르익은 여인의 비처를 부끄러이 숨기고 있었다. 그 고의의 옆으로 섬섬옥수가 다가간다 싶더니 이내 밑으로 바지와 마찬가지로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천조각..
경장을 입고 있던 악서령이 하의만 벗은 모습은 기이한 매력을 자아내었다. 산을 올라가서 하루를 묵고 비를 맞았지만 단정한 용태를 잃지 않은 악서령의 차림이었다. 오물이나 구김이 없이 산에 올라갔을때 그대로였다. 막 활동을 하려는 여무사의 복식이었고 상반신만 놓고 본다면 단지 아름다운 여협이라 볼 수 있었지만 하의를 끌러내림으로 인하여 매혹적인 하반신을 샅샅히 드러내고 그 하복부, 여인의 비처가 자리한 곳에는 아담한 수풀과 보일 듯 말듯한 속살, 그리고 화인(火印) 용(用)..익숙지 않은 부조화의 음욕을 자아내었다.
거칠고 커다란 사내의 손길이 서서히 다가들었다. 슬쩍 허리 부위를 매만지다가 짙은 구리빛의 남정네의 손은 탐스러운 악서령의 둔부를 감싸 쥐었다. 그러면서 굵은 손가락을 미묘하게 움직이며 악서령의 엉덩이를 주물러대었다. 그러한 아환의 손길에 몸을 맡긴채 악서령은 지긋이 눈을 감았다. 악서령의 여린 육체는 거친 사내의 느낌을 미미하게 떨면서 받아들였다.
사내의 손길이 슬쩍 조금 밑으로 내려갔다. 아환의 손가락끝에 악서령의 깊은 곳의 속살이 와닿았다. 일반 여인들이 그렇듯 약간의 습기가 느껴졌지만 아직 사내를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여인의 비소는 메말라 있었다. 아환은 슬슬 악서령의 비처를 쓰다듬었다. 거칠 거칠한 사내의 두툼한 손가락이, 굳은살이 잔뜩 박혀있는 손바닥이 섬밀(纖密)하고 까끌까끌한 음모와 마찰을 일으켰다. 익숙한 느낌때문일까? 아환의 미묘한 손의 놀림에 차츰 여인의 음부에서 물기가 배어나오기 시작하였다. 살짝 음핵을 쥐었다 놓고 왠만한 사내의 양물 굵기만한 두꺼운 손가락이 은밀한 여인의 공혈을 어루만지다 살짝 들어서곤 하였다. 그때마다 움찔거리는 여인, 점점 사내의 손길이 집요하고 거세짐에 그 진동의 폭은 더욱 커져만 갔다.
반짝.
악서령의 눈이 뜨여졌다. 갑자기 아래가 허전한 느낌이 들어 악서령은 곱디 고운 봉목으로 살짝 아래로 눈을 향해 아환을 쳐다보았다. 그런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가까이 다가온 아환의 손가락이었다. 아환은 악서령의 아래를 희롱하던 손을 떼고는 그 상태 그대로 손을 들어올려 악서령의 가슴부위 높이에 손을 갖다 올렸다.
살짝 악서령의 허리가 굽혀졌다 싶더니 악서령은 입을 살포시 벌리고는 혀를 내밀어 아환의 커다란 손에 입을 가져다 대었다. 바알간 혓바닥이 단고를 핥아 먹듯 아환의 손가락을 휘감고는 그 손에 악서령의 타액을 묻혔다.
비릿한 냄새가 악서령의 입으로부터 느껴졌다. 하룻밤을 밖에서 지새우면서 전혀 용변을 보지 않을 수는 없는 법, 악서령은 아환의 손길에서 약간의 지린내와 함께 익숙한 자신의 비처의 육향을 맡았다. 어찌 보면 역겨울 수도 있지만 악서령은 전혀 그런 기색이 없이 아환의 손길에 묻어있는 자신의 체액을 타액으로 교체하였다. 도톰한 입술 사이로 삐져나온 선홍빛의 설육이 물기에 번들거려 욕정을 불러 일으켰다.
“올라와.”
아환의 곁으로 바싹 붙어선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은 악서령은 숙련된 동작으로 사내의 허리춤에 손을 대고는 바지를 아래로 벗겨 내렸다. 추호의 망설임이 없이 허리의 끈을 풀고 재빠르게 사내의 하의를 밑으로 하자 튀어오르는 장대한 남성. 일반 여인의 팔뚝 굵기만한 사내의 실체가 솟아 올라 악서령의 눈앞에 빳빳이 서 있다. 거무스름한 양물에 그 위의 버섯처럼 부풀어 오른 귀두, 살짝 휘어진 모양에 시퍼런 핏줄이 불룩 불룩 튀어나와 공포스럽기까지 하였지만 악서령은 전혀 개의치 않고 그 양물에 작은 입을 갖다대었다.
그녀의 작은 입으로는 충분히 아환의 양물을 입에 머금기가 힘들었지만 악서령은 빨간 혀를 내밀어 아환의 양물을 정성껏 애무하였다. 강하게 빨아당기다가 요도에 혀를 살짝 밀어넣고 조금 힘을 주기도 하였다. 그러다간 입을 최대한 벌려 아환의 양물을 빨아당기고 입술을 오무려 남근의 위에서 뿌리까지 훝어내리기를 반복하였다. 팽창할대로 팽창된 아환의 양물은 금새 악서령의 입에서 나온 액체로 인하여 홍건히 젖었다. 악서령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아환의 뿌리 밑에 고환을 감싸고 있는 늘어진 살주머니까지 입술을 갖다대었다. 이로 잘근 깨물고 입속으로 끌어당겨 혀로 희롱하기를 수차례, 마침내 악서령은 아환의 아래에서 입을 떼고 교구를 일으켜 아환의 위로 올라탔다. 언제부터인지 악서령의 아랫도리에는 습기가 가득하여 질척은 열락의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능숙한 솜씨로 아환의 양물을 한손으로 잡고 그 위에 자신의 육체를 실어가는 악서령의 눈가에는 어느새 붉은 기운이 번져있었다. 회음의 열기가 악서령의 가녀린 육체를 감쌌다. 악서령은 양물의 끝을 비처의 한 곳에 맞추고는 그대로 허리를 내려 그 위에 주저 앉았다.
“하악..”
비단결 같은 머리카락이 허공에서 크게 요동을 쳤다. 매번 경험하는 것이지만 아환의 양물은 너무나 커서 처음 아환의 물건을 자신의 몸에 담을때에는 아래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전신이 반쪽이 나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반 사내의 남근으로 처녀를 꿰뚫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울터인데 악서령은 그보다 훨씬 굵고 거대한 아환의 육봉에 처녀를 잃었다. 허나, 천혜의 육체를 소유한 악서령의 축복인지 저주인지는 몰라도 이내 악서령은 그 물건에 적응을 하였으며 서글픈 육체의 쾌락을 배웠다.
크게 벌어지며 악서령의 속살은 아환의 양물을 세차게 조이면서 안으로 끌어당겼다. 아환의 남근이 반이 좀 넘게 악서령의 몸에 잠겨있었을 때 악서령은 자궁의 입구에 아환의 살덩이가 밀고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고통스러웠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아팠다. 그렇지만 그와 함께 찾아드는 사고를 아득하게 만드는 기이한 감정, 바로 쾌감이었다.
“아흐윽..”
입술을 꼬옥 깨물고 눈을 질끈 감은채 허리를 더욱 내려 악서령은 아환의 남근의 끝까지 자신의 몸에 집어넣었다. 자궁구를 강제로 열고 아환의 육봉이 악서령의 깊은 곳까지 단숨에 치고 들어갔다. 악서령의 조각같이 고운 옥수가 침상의 이불을 강하게 움켜잡았다. 이불을 쥐어짜듯 틀어잡은 손에 힘이 가득 들어갔다. 그러면서 악서령은 허리를 다시금 들어올렸다.
아환의 양물에 달라 붙은 모양 악서령의 속살이 그녀의 몸밖으로 딸려나왔다. 아랫도리를 꽉 채운 사내의 실체의 이탈이 아쉬운지 진한 분홍빛의 아랫 입술이 아환의 남근에 붙은채 길게 늘어졌다. 그러다 다시 허리를 내려 앉는 악서령의 동작에 남성과 함께 그녀의 몸안으로 밀려 들어가는 비처의 주름잡힌 내밀한 음순들..
“하아..하아..”
느릿 느릿 악서령의 허리가 위 아래로 움직였다. 무릎의 관절만을 이용하여 사내의 실체를 아랫도리로 고정시킨후 미끌거리는 마찰로 사내의 욕정을 부채질하였다. 상의는 주름이나 구김하나 없이 단정히 입은 채 크게 머리를 흔들면서 위아래로 둔부를 오르내리는 천향매화의 고혹적인 자태가 아환의 동공에 고스란히 비추어졌다.
눈을 감은채 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환은 아래에서 그 위용을 드러내었다 감추었다하는 사내의 흉기위에서 움직이는 악서령의 다른 것은 신경을 쓰지 않고 오직 빽빽히 압박해오는 여인의 비처의 감촉을 즐기고 있을 뿐이었다.
악서령의 허리가 점점 빨리 움직였다.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악서령의 비소에서 나오는 물기의 양은 점점 많아져 축축히 사내의 터럭들을 적실 정도가 되었을 때 아환의 눈이 반짝 뜨여졌다.
아환은 누운 자세로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리더니 눈을 반짝였다. 인기척이 느껴졌다. 막 문 앞으로 가까이 오던 나직한 기척이 바로 문앞에서 뚝 멈추고는 곧이어 그 문밖 사람의 숨소리조차 잦아들어 갔다. 누군가 방으로 들어오려다 기성이 들리는 것을 느끼고는 걸음을 멈추고 이도저도 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그로부터 얼마간의 시간이 더 흘렀다. 악서령은 열락에 빠져들어 밖의 인기척은커녕 아환의 얼굴조차 보지 않고는 허리의 움직임만 계속하였다. 이 것 또한 꽤 운동이 되는지 송글 송글 악서령의 콧등에 맺힌 땀방울이 코끝에 대롱대롱 매달리다가 급기야는 아래로 똑 떨어졌다.
“음..”
굵은 저음의 신음성이 아환의 입을 헤집고 새어나왔다. 토정을 한 것이었다. 아환의 양물에서 뿜어져 나온 뜨거운 정액은 악서령의 자궁을 가득 채울듯이 여체 깊숙한 곳으로 쏟아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부르르 떨면서 악서령의 동작이 일순간에 멈췄다.
“후..”
헛바람이 새는듯 나직한 숨을 내쉬고는 악서령은 몸을 늘어뜨렸다. 그런 후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 아환의 체내의 정액이 마저 쏘아질 수 있게 하였다. 몇번의 운동으로 아환의 정액을 토해내게 한 후 악서령은 음열이 가득한 교구를 찬찬히 들어 올렸다. 한발 한발 힘겹게 침상에서 다리를 떼어 밑으로 하고는 재차 무릎을 꿇고 아환의 양물에 고개를 가져간 후 입을 열었다.
“일어나라.”
악서령은 아환의 양물에 막 닿았던 입을 떼고 부스스 몸을 일으켰다. 항상 관계 후 아환의 양물을 혀로 닦던 관행이 있던지라 당연한 순서로 악서령은 아환의 육봉을 닦으려 하였지만 이번에는 아환의 제지가 있었다. 일어서는 악서령은 미미하게 떨리는 다리에 힘을 주어 균형을 잡고는 아환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런 악서령의 가랑이 사이에서 뿌연 액체가 조금 고개를 내밀었다. 워낙 토해놓은 양이 많은지라 악서령의 깊은 곳에 쏟아부었던 아환의 체액이 아래로 흘러내려 비처의 구멍에 그 중 일부가 내려온 것이리라.
“문밖의 손님이 기다린다. 맞이해야지.”
움찔, 악서령의 교구가 떨렸다. 진력을 소진하여 떨리는 것과는 다른 성격의 진동이었다. 허나 악서령은 뒤로 몸을 돌리더니 탱탱한 엉덩이를 씰룩이면서 한걸음 한걸음 문쪽으로 걸어갔다. 상의의 아래쪽이 바로 다리가 갈라지는 틈에 걸친지라 악서령의 움직일때마다 언뜻 언뜻 비소가 보였다. 거기에서 조금씩 새어나오기 시작한 희뿌연 액체가 줄기를 이루면서 다리를 타고 내려와 어느새 무릎언저리까지 내려왔다.
드르륵..
악서령의 손에 의하여 객실의 문이 열리고 악서령은 그 앞에 선 인물과 눈이 마주쳤다.
“………..형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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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전개가 너무 늦다 말씀하셔도 그냥 진행하렵니다.
여유있게 수라기를 계속 써나가려구요.

어느 분께서 청청과 홍홍을 언급하셨는데 솔직히 제가 그 실수를 깨달은 것은 혁사락과 객점에서 만난 후 유가형과 석영이 독에 중독이 되었을 때부터 였습니다. 그 회를 게재한 후 아차 싶었지만 이미 진행하고 있던지라 중간에 홍홍과 청청을 슬쩍 끼워넣기가 뭣해서 아환 등이 선라현을 떠날 때 ‘유가형이 의원에 맡겨놓은 홍홍 등을 거두고…’라는 식으로 넘어가려 했지요..ㅜ.ㅜ

다음 회 즈음에 아환 등은 선라현을 떠날 예정입니다. 그리고 또다른 새로운, 어찌보면 장보도와 연계되는 사건이 시작되겠지요. 그로 인하여 아환은….
부록은 야~응응응이 좀 안 나온다 싶으면 써먹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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