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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지] 길 위에 서면 끝이 보인다. -3,4


1장. 운명을 바꾸는 것은


3


식료품점 주인은 지금 물건을 고르고 있는 한 손님의 얼굴을 흘깃 흘깃
훔쳐보며 속으로 연신 감탄하고 있었다. 이제 막 소년 티를 벗은 듯한 호
리호리한 체구의 젊은 청년은 참으로 근사했다.
목까지 내려오는 조금은 긴 듯한 은빛의 머리와 연하늘빛의 맑은 눈빛.
조화롭게 이루어진 오관은 눈부시도록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무척이나 수
려했다. 게다가 가만히 보고 있으면 무엇인가 신비한 분위기까지 느껴졌
다. 아니 그 느낌은 단순한 신비함을 넘어서 고귀함, 경건함 등과 같은 묘
한 느낌이었다. 감히 범접해서는 안될 분위기랄까?
루이 이칼루스라는 기사는 그 대단한 검술 솜씨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외
모로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다. 식료품점 주인은 예전에 그 루이
이칼루스를 한번 본적이 있었다. 그 루이 이칼루스가 마치 붉은 장미와도
같은 화려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면, 눈앞의 청년은 루이 이칼루스처
럼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은은히 사람을 끌어당기는 맑고 수수한 아름다움
을 지니고 있었다.
아더는 아까부터 가게의 주인이 일은 안하고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흘깃거리는 시선을 자꾸 받다보면 기분
이 조금 나빠질 수도 있으련만, 겨우 그 정도로 인상을 쓸 아더가 아니었
다. 오히려 아더는 물건값을 치르고 밖으로 나오며 주인에게 미소까지 지
어주었다. 물론 그 주인이 그 자리에 굳어져 한참동안이나 아더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 본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었다.
잠시 시장을 돌며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한 후 아더는 에르네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걸어갔다. 아더가 물건을 사는 동안 에르네는 모험자
길드로 쓸만한 일이 없나 살펴보러 갔던 것이었다.
에르네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가까이 갔을 때 아더는 사람들이 몰려 있
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에르네의 기운이 그 사람들 가운데 느껴졌다. 에르
네는 아더의 종속이었다. 그녀는 아더가 있음으로 해서 존재할 수 있었고,
아더를 섬김으로서 존재의 이유를 부여받았다. 에르네와 아더는 서로 심
령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아더는 사람들을 헤집고 안으로 들어섰다. 역시나 아더의 예상대로 에르
네는 모여든 사람들의 중앙에 형성된 공터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
로는 네 명의 남자가 대치하고 있었다. 아더는 단숨에 상황을 파악했다.
이미 이런 일은 아더와 에르네에겐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오늘은 그
정도가 조금 심한 듯 하지만 말이다. 미남은 조금 피곤할 뿐이지만 미녀
는 수많은 피곤한 일을 겪게 된다. 그래서 미녀는 괴로운 법이다.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가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이대로라면 피를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더는 서둘러 이 자리를 빠져나가기로 했다. 그
가 그런 결심을 하고 에르네에게 다가가자 아더를 알아본 에르네가 반가
운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언제 들어도 듣기 좋은 목소리라고 아
더는 생각했다.
게오르냐는 매우 자존심이 상하고 기분이 나빠졌다. 게오르냐 자신도 꽤
나 잘생긴 얼굴이건만 이 아더라 불린 청년에 피하면 새발의 피나 다름없
었다. 뿐만 아니라 어느새 에르네에게 가까이 다가가 서로 다정하게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 것을 보자 머리끝까지 피가 솟구치는 것 같았다.
아더는 에르네에게 간단히 전후 사정을 듣고 난 후 소년을 자신의 한 팔
에 안고 나머지 한 손으론 에르네의 손을 잡은 채 이 자리를 벗어나려 했
다. 그런 그의 앞을 하나의 날카로운 검이 가로막았다. 게오르냐였다.

"넌 누구냐? 그녀와 무슨 사이지?"

아더를 향해 검을 겨눈 채 게오르냐가 에르네를 턱짓으로 가리키며 물었
다.

"전 이 여자의 남편입니다.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지요?"

아더의 대답에 에르네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볼 살을 씰룩거리며 게
오르냐는 자신의 품에서 조그마한 주머니를 하나 꺼내 아더의 앞에 던졌
다. 주머니가 풀어지며 그 안으로부터 금화가 쏟아져 나왔다. 사람들로부
터 오오~ 하는 탄성이 흘러 나왔다. 언뜻 보기에도 꽤나 큰돈이었다.

"그녀를 나에게 넘기고, 그걸 가지고 사라져."

아더는 기가 막혔다. 이제껏 많은 지방을 여행해 오면서 이 정도로 안하
무인인 무례한 사람은 만나 보지 못했다. 아무리 귀족이라 해도 최소한의
품위와 명예가 있을 텐데 아더의 눈앞에 있는 이 도련님은 그런 것조차
지니고 있지 못한 모양이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귀족의 탈을 쓴 추한 돼
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제 아내는 물건이 아닙니다."

아더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비천한 것. 좋은 말로 할 때 사라져. 이 검이 눈앞에 보이지 않나?"

이제는 아주 노골적으로 위협을 하는 게오르냐였다.

"돈이라면 부족하지 않을 만큼 있고, 또 그런 쇳조각 따위에 겁을 먹지
는 않습니다."

담담한 어조로 아더는 말했다. 게오르냐는 아더의 차림을 살펴보았다. 깨
끗했지만 허름한 여행복이었다. 게다가 조그마한 단도조차 지니고 있지
않았다. 게오르냐의 입가에 비웃음이 맺혔다.

"멍청한 놈. 사태 파악이 안 되는 모양이군. 이 쇳조각이 얼마나 무서운
지 보여줄까?"

게오르냐는 그렇게 말하고는 들고 있던 검을 아더의 목을 향해 냅다 휘
둘렀다. 사람들이 비명성이 울려 퍼졌다. 게오르냐는 검술에 자신이 있었
다. 이제껏 그는 자신의 또래들과 검을 나누어 져본 적이 없었다. 물론 그
또래들이 다 그만그만한 수준이라는 문제점이 있었지만...
아더는 반보 정도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검은 아슬아슬하게 그의 목 앞
을 지나갔다. 아더가 검을 가볍게 피한 것에 놀라며 게오르냐는 재차 검
을 날렸다. 그러나 검은 아더가 조금씩 몸을 움직이는 것에 번번이 빗나
갔다. 그것은 마치 빈 공간에 검을 찔러 넣는 것 같은 우스운 광경을 연
출 시켰다.
얼굴에 벌게진 게오르냐는 기합을 지르며 있는 힘껏 아더의 가슴을 향해
검을 찔러 갔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가볍게 피한 아더는 자신의 앞을 막
지나간 게오르냐의 뒤통수에 손을 올려놓고 가볍게 밀었다.
아더는 살짝 밀었을 뿐이지만 덕분에 균형을 잃어버린 게오르냐는 어~
어~ 하며 앞으로 달려가다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그 자리가 마침 물웅덩
이라 게오르냐는 첨벙하며 온 몸을 흙탕물로 더럽힌 채 업어지고 말았다.
사람들이 그 광경을 보고는 그만 저도 모르게 크게 웃었다. 자신을 비웃
는 웃음소리와 넘어졌을 때 잘못됐는지 온 몸을 엄습하는 고통에 게오르
냐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을 느끼며 기절해 버렸다.
게오르냐의 두 호위는 그것을 보고는 당황해 버렸다. 호위인 그들은 당
연히 게오르냐에게 해를 입힌 아더를 공격해야 했으나, 방금 전의 아더의
몸놀림은 예사의 것이 아니었다. 천방지축의 게오르냐와는 달리 어느 정
도 세파에 익숙한 그들은 아더가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어쩌면 기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 호위는 눈짓을 교환하더니 서둘러
게오르냐를 들쳐업고 그 자리에서 빠져나갔다. 아더는 그들이 달아나는
것을 굳이 막지 않았다. 다만 깊이 생각에 잠긴 눈빛으로 호위에게 업혀
가는 게오르냐를 바라볼 뿐이었다.

"휴~"

나지막한 한숨 소리와 함께 아더는 팔에 뭉클한 감촉을 느꼈다. 어느새
에르네가 다가와 아더의 팔을 끌어안은 것이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아더를 바라보았다.

"다행이에요. 곤란한 상황이라 어떻게 해야할지 속으로 당황했는데..."

아더는 빙긋 웃고는 에르네의 손을 마주 잡고 빙글 몸을 돌렸다.

"아 저..."

아더의 등뒤로 갑옷을 입은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 왔으나, 아더는 짐짓
못들은 척 에르네를 이끌어 사람들 사이로 사라져 버렸다. 갑옷을 입은
사내는 손을 조금 든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들이 사라지는 것을 멍하니 바
라보았다.


4


"아까 그 귀족."

한 손에는 짐 보따리를 들고 다른 한 쪽 팔에는 에르네를 매단 채 걸어
가던 아더는 문득 입을 열었다. 상처 입었던 소년은 근처에 소년을 아는
듯한 가게 주인에게 맡긴 후였다. 에르네는 눈을 반짝이며 아더를 바라보
았다.

"아무래도 조만간 다시 만날 것 같아. 그것도 나쁜 인연으로."

조금 몽롱한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아더가 나직이 말했다. 강한 바
람이 그들의 뒤로부터 불어와 옷자락이 펄럭였다.

"후후. 오늘 일은 그 자에게 불행의 전주곡이 된 셈이군요. 하필이면 주
인님과 부딪치다니."

에르네는 그렇게 말하고는 조금 기분이 나쁜 듯 뚱한 표정을 지었다.

"어쩜 세상에 그토록 무례한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거죠? 그런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세상을 사는 걸까요? 남이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왜 그러한 짓을 할까요?"

에르네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연이어 질문을 던졌다. 아더
는 대답하지 않고 나직이 웃었다. 에르네도 굳이 대답을 바라지 않는 듯
입을 아이처럼 내민 채 툴툴거리며 걸어갔다. 그 모습이 귀여워 아더는
저도 모르게 에르네의 볼을 살짝 쥐었다.
그러자 에르네는 갑자기 묘한 미소를 지으며 안고 있던 아더의 팔을 조
금 세게 꼭 끌어안았다. 아까보다 더욱 압박해 오는 가슴의 뭉클한 느낌
에 아더는 가던 길을 멈추고 에르네를 보았다. 에르네는 볼을 살짝 붉힌
채 열기가 도는 눈빛으로 아더를 마주 보았다.

"주인님. 배 안 고프세요? 벌써 점심 시간이에요. 저는 아까 그 일 때문
인지 조금 배가 고파요."

에르네는 인간이 아니었다. 그녀는 사람이 먹는 음식으로 생을 연명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녀가 배고프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이번에는 아더
의 볼이 붉어질 차례였다.

"하... 하... 하지만 에르네. 지금은 낮이고 여기는 사람이..."

아더가 말을 더듬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누구보다
도 깊은 생각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이런 어린 아이와도 같
은 모습을 보여주는 아더가 에르네는 무척 좋았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
더니 이내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아더의 팔을 잡아끌었다.

"걱정 마세요. 조금만 먹을 테니까요."

젊은 미녀가 얼굴을 붉히고 있는 젊은 남자를 끌고 가는 광경은 흔한 게
아니었다. 다만 그 끌고 가는 장소가 일반적인 가족 식당이라는 점이 아
쉽지만 말이다.
에르네가 아더를 데리고 간 곳은 깨끗하고 분위기가 좋은 가족 식당이었
다. 점심때라 그런지 사람이 꽤 많았지만 비어 있는 테이블이 아주 없는
정도는 아니었다. 테이블 위에는 흰색의 테이블보가 바닥까지 늘어져 있
었고, 그 위에는 꽃 한 송이가 꽃인 화병이 놓여 있었다.
아더와 에르네는 한쪽 구석의 비어 있는 테이블 앞에 앉았다. 창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가게 안쪽이라 조금 어두워 보이는 곳이었다. 아더는
주문을 받으러 온 종업원에게 간단한 음식 두 개를 주문했고, 얼마 안 있
어 주문한 음식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아더와 에르네는 식사를 시작했다.
접시에 담긴 음식이 대략 반정도 비었을까? 갑자기 에르네는 식사를 멈
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다 자신들을 보고 있는 자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안 순간 몸을 낮추어 테이블보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누구도 알
아채지 못할 만큼 재빠른 동작이었다.
테이블보는 바닥까지 늘어져 있기 때문에 그 안에 뭐가 있는지는 들춰보
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모른다. 에르네는 소리나지 않게 조용히 아더의 앞
까지 기어갔다. 아더의 허리 아래로는 테이블보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에
르네는 아더의 다리 앞에 무릎 꿇어 안은 채 그의 허리에 손을 가져갔다.
에르네의 손이 닿자 아더의 몸이 움찔거렸다. 잔뜩 붉어져 있을 아더의
얼굴을 생각하며 에르네는 나직이 웃었다.
그의 허리띠를 풀고 바지 앞단추를 풀자 거대한 구릉을 이루고 있는 그
의 팬티가 보였다. 팬티마저 조금 내리자 그의 거대한 자지가 불끈 일어
선 모습으로 나타났다. 에르네는 가늘고 나긋나긋한 손가락으로 그것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한참 동안 그것을 소중한 보물처럼 쓰다듬던 그녀
는 몸을 조금 앞으로 숙여 빨간 입술로 그것에 키스했다.
혀끝으로 귀두 부근을 돌리 듯 핥던 그녀는 혀로 자지의 밑 부분을 감싸
며 붉을 입술을 한껏 벌려 그것을 삼켜버렸다. 목구멍까지 삼켰음에도 불
구하고 반 이상이 남아 있는 밑둥 부분은 나긋나긋한 손길로 악기를 연주
하듯 어루만졌다. 입술로 자지를 힘껏 죄며 무엇을 짜먹 듯 에르네는 아
더의 자지를 빨았다.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게 그녀는 정성을 다하여 아
더의 자지를 빨고 핥았다.
허리에서부터 올라오는 강렬한 느낌에 아더는 식사를 계속 할 수가 없었
다. 다행히 아더가 앉은자리가 어두웠기 망정이지 밝은 창가였다면 사람
들은 붉어진 아더의 얼굴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으리라.
에르네는 본래 인간이 아니었기에 때때로 아더의 상식을 초월하는 행동
을 하곤 했다. 깨달음을 얻어다 해도 본디 사람들 사이에서 태어나 인간
으로 살아온 아더에게 에르네는 종종 심한 당혹감을 선사해 주었다. 그러
나 그런 에르네의 행동이 아더는 싫지 않았다. 어쩌면 마음 깊은 곳에서
는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찌 됐든 에르네의 본래 정체를
알고 있는 아더는 결코 그녀가 음탕하다거나 정숙치 못하다고 생각지 않
았다.
소리나지 않게 아더의 자지를 빨고 있던 에르네는 어느 순간 머금은 자
지가 약동하며 부풀어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두 손으로 아더의 자
지를 위 아래로 훑으며 귀두 부분을 입에 물고 세차게 빨았다. 손안에 꿈
틀꿈틀한 느낌과 함께 세찬 것이 에르네의 입천장을 강하게 때렸다. 조
금은 얼얼했지만 에르네는 관여치 않고 분출되 나온 것을 연신 꿀꺽 꿀꺽
삼켰다. 미처 삼키지 못한 것이 입가로 주르륵 흘러 내렸다.
그 순간 기분 좋은 청향이 테이블 밑을 메우더니 곧 온 식당으로 퍼져
나갔다.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퍼져 나온 이 기분 좋은 청향을 깊게 들이
쉬었다. 어디서 이 청향이 퍼졌는지는 모르지만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에
사람들은 청향의 진원지를 굳이 신경 쓰지 않았다. 아마 식당 주인의 서
비스쯤으로 여기는 모양이었다.
사실 아더는 깨달음을 얻은 순간부터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고 있었다.
그의 내부에는 대우주의 정기가 담겨 있었고, 그의 자지에서 내뿜어진 정
(精)은 그 정기의 정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맑고 순수한 정기
가 사방으로 퍼지니 사람들의 정신을 맑게 하는 청향은 바로 거기에서 비
롯된 것이었다.
에르네는 조금 작아진 아더의 자지를 뿌리 부분부터 다시 한번 쪽 빨아
남은 정액을 삼키고 입가로 흘러내린 것마저 마저 처리했다. 그리고 아더
의 바지를 추스르고 옷매무새를 다듬은 다음 테이블 밑에서 살짝 빠져 나
와 의자에 앉았다.
쾌감에 붉어진 얼굴을 하고 아더는 에르네를 쳐다보았다. 아더의 정을
삼킨 그녀는 피부는 예전보다 더욱 깨끗하고 맑아졌으며 표정에는 생동감
이 넘쳤다. 에르네는 자신을 바라보는 아더를 향해 웃으며 살짝 혀를 내
밀었다. 아더는 그런 에르네의 모습이 피식 웃었다. 그때 서로 마주 보고
웃고 있던 그들의 테이블 위로 꽤 체구가 큰 사람의 그림자가 드리워졌
다.

"이거 이런 곳에서 보게 되는군요."

아더가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한 명의 건장한 남자가 서 있었다. 바로
아까 전에 있었던 일에서 보게 된 갑옷을 걸친 용병이었다.

- 격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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