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무원, 연인, 여자 - 23부
사람들이 참 어지럽게도 지나다닌다.
왔다갔다….웅성웅성….
무엇이 그토록 바쁠까.
대한민국에 아픈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구나.
근데 조용히 안정을 취해야 할 곳이 어찌 이리도 소란스러운가.
다시 바깥으로 내려와 담배를 또 하나 입에 문다.
불을 붙이고 한모금 빨았다 내뱉는다.
담배를 끊어야지….입에서 단 내가 난다.
싫다, 이 역겨운 냄새….
싫은데도 어쩔 수 없이 피워지는군.
예전에 담배 피우는 걸 주저할 때마다 태화는 항상 내게 말했었다.
“피워 임마, 이 좋은 걸 왜 안피우냐?”
어차피 피울거 왜 항상 피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물어봤을까.
담배 피우는 것도 허락받고 피우나.
다 큰 놈이….참 난 순진했었구나.
혜미를 기다리고 있다.
혜미는 온다, 틀림없이 온다.
혜미가 어떤 놈에게 맞은 것이 금요일 밤이었고, 어제가 토요일이었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어제 하루 정도는 나름대로 요양하면서 쉬었을 테니,
어쩌면 오늘 쯤에는 몸을 가눌 수는 있을런지도 모른다.
그 어쩌면에 희망을 걸어보고 있다.
어제는 통화가 되질 않았다.
신호는 갔는데 사람이 안받는다라…
그렇다면 정말 의외의 경우가 아니고선 전화를 받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일부러 전화를 피했다는 이야긴데…
그래서 결국 전술을 바꿨다.
혜미를 만나야겠다는 전략은 바뀐 것이 없다.
다만 혜미를 만날 수 있도록 전술을 바꾼 것이다.
전술은 바꿀 수 있지만 전략은 바꾸지 않는다.
태화 녀석으로 하여금 혜미에게 두어번 연이어 걸게 한 후에 문자를 치게 했다.
“혜미 씨, 연락이 안되네요, 문자를 남깁니다.
재성이가 사고를 당했어요, 교통사고입니다.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다리가 부러졌어요.
지금 강남 00병원 00에 있습니다.”
혜미가 사는 곳이나 우리 집에서도 거리상으로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신빙성이 가는 곳이다.
나는 지금 병원에 있다.
가르쳐 준 위치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내 생각이 맞다면….
혜미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나라는 놈의 존재의 비중이 대략이라도 내 생각과 맞아떨어진다면,
별 이변이 없는 이상 혜미는 한번쯤이라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이 있을까봐 두려워 병실까지는 못들어온다 하더라도
최소한 밖에까지 와서는 동정을 살피기라도 할 것이다.
긴가민가 할 수도 있겠지만,
다짜고짜 태화까지 동원해서 사기를 치리라고는 쉽게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정도 의심을 한다 하더라도 혜미 성격에 쉽게 코방귀를 뀌며 무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혜미의 이번 달 스케줄은 알고있다.
스케줄 상으로 판단하더라도 오늘이 아니면 기회가 쉽게 와 닿지 않을 것이다.
문득 생각을 해본다.
내가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접하고 혜미는 지금 어떤 심정일까.
혜미가 누군가에게 맞았다는 사실을 태화에게 전해 듣고 나는 몹시 흔들렸다.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태연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태연할 수가 있겠는가.
도대체…
내가 어떻게 태연할 수가 있겠는가.
혜미와 강화에서 섹스를 하던 날 밤 나는 울었다.
혜미의 꿈을 꾸던 날 밤 나는 내 침대에서 또 한번 울었다.
혜미 때문에 현실에서도 울었고, 꿈 속에서도 울었다.
혜미가 멀쩡해도 울었었는데,
어떤 놈한테 맞아서 이젠 멀쩡하지도 않게 된 애를 생각하면서 내가 어찌 태연자약 할 수가 있겠는가.
지금의 나는 혜미의 소식을 듣고 이렇게 사기까지 칠 정도로 절박한 심정이 되었다.
그런데 내가 다쳤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혜미는 지금쯤 어떤 심정일까.
궁금하다.
조심스레 예상은 해보았지만, 혜미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내 존재의 비중이
어느 정도 무게를 점하고 있는지가 몹시 궁금하다.
이런 걸 신경쓰는 걸 보면 확실히….
확실히 혜미는 엔조이 상대가 아닌 것이 틀림없다.
“어서 오너라…어서 오너라…혜미야….”
담배를 피우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2초쯤 후에 추가로 중요한 한마디가 더 보태졌다.
“보고 싶다…..”
그래, 보고 싶다.
보고 싶다, 혜미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쨌든 얼굴이라도 한번 직접 보고 이야기해 보자.
냉수도 온수도 싫다면 서로 섞어서 미지근한 물이라도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혜미는 나타나지 않는다.
상관없다.
나는 담배와 음료수만 있다면 내일 새벽까지라도 여기 죽치고 앉아서 기다릴 수 있다.
다행히 매점은 가깝다.
어차피 오늘은 휴일이고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다.
급한 용무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휴대폰까지 휴대하고 있으니 해결 못할 일은 없다.
지나가는 간호사 언니 혹은 동생들의 치마 아래 매끈한 혹은 굵은 다리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고
바지입은 간호사 언니 혹은 동생들의 늘씬한 혹은 그 반대의 몸매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다.
예쁜 얼굴까지 함께 눈에 띄면 더 좋고.
혜미가 안 나타나면 본전이고, 나타나면 나의 승리가 되는 것이다.
어차피 "가능성"이라는 것에 승부를 걸어보는 것이니까.
나는 기다린다.
무조건 기다린다.
죽치고 기다린다.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
나타나라….
나타나라….
나타나라….
가만, 지금부터 “나타나라” 라는 말만 계속 중얼거려 볼까?
몇번 째에 나타나는지?
1000 번 이내에 나타나면 다음에 섹스 할 때 최대한 부드럽게 해주고,
1000번 이후에 나타나면 괘씸죄로 마구마구 아프게 쑤셔넣는 걸로?
헛, 그것도 재미있겠다, 한번 해볼까?
귀찮다.
그냥 한번만 간절하게 기도해보자.
나타나다오, 예쁜아!
……………………..
……………………..
……………………..
……………………..
……………………..
잠 온다…………….
이러다가 꿈 속에서 먼저 만나겠다 젠장 -_-;;;
하지만….꿈 속에서 만나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
그림의 떡일 뿐이지.
그렇지,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한 것이 있다.
비장의 무기 MP4를 준비했다.
동영상도 담아왔다,
새로 알게 된 좋은 노래도 몇 곡 있다.
현대인은 적당하게 현대문명의 이기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정보를 먼저 득하는 자가 유리한 세상이니까.
일본노래 전문가인 친구에게 이 노래를 아느냐고 멜로디를 흥얼거렸었다.
혜미가 흥얼거리던 그 일본노래 말이다.
친구녀석은 한번 듣더니 바로 알더군.
전문가는 전문가다.
그런 친구녀석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今宵の月のように.
“오늘 밤의 달처럼”이라는 일본 노래였다.
파일을 다운 받아서 들어보았었다.
노래가 괜찮았다.
몇 번 들어봤더니 더 좋았다.
다음엔 혜미에게 불러 달래서 혜미의 맑은소리 고운소리 버전으로 한번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혜미와는 아직 이런 화제를 갖고서 이야기를 해보지 못했었구나…..
깜빡 잊고 있었다.
혜미가 일본노래를 좋아하는 듯 해서 그 동안 다른 유명한 일본노래도 여러 곡 들어보며
나름대로 연구를 해 보았다.
X재팬이라는 이름만 익히 들었었는데, 그 외에도 쓸만한 녀석들의 노래가 꽤 있더군.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여러가지에 대해서 많이 알면 그만큼 인생이 더 다채로워진다.
물론 아는 것이 병이 될 때도 있겠지.
호기심이 생겨서 일본영화와 드라마들도 그 동안 틈나는대로 몇 편 더 보았다.
“데쓰노트”도 보았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도 보았다.
둘 다 괜찮았다.
그래서 데쓰노트에 혜미의 이름을 적어놓았다는 문자 장난도 칠 수 있었다.
혜미는 문자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기회가 된다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가지고도 한번 장난을 쳐봐야겠다.
빨리 그 기회가 왔으면 좋겠는데…..
쓸데없는 생각도 이럴 땐 꽤 쓸데 있군,
나름대로 지루하지는 않으니까…..
그 때였다.
저 멀리서…
낯익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드디어 나타났구나….
나의 승리다…
혜미야…..
왔다갔다….웅성웅성….
무엇이 그토록 바쁠까.
대한민국에 아픈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구나.
근데 조용히 안정을 취해야 할 곳이 어찌 이리도 소란스러운가.
다시 바깥으로 내려와 담배를 또 하나 입에 문다.
불을 붙이고 한모금 빨았다 내뱉는다.
담배를 끊어야지….입에서 단 내가 난다.
싫다, 이 역겨운 냄새….
싫은데도 어쩔 수 없이 피워지는군.
예전에 담배 피우는 걸 주저할 때마다 태화는 항상 내게 말했었다.
“피워 임마, 이 좋은 걸 왜 안피우냐?”
어차피 피울거 왜 항상 피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 물어봤을까.
담배 피우는 것도 허락받고 피우나.
다 큰 놈이….참 난 순진했었구나.
혜미를 기다리고 있다.
혜미는 온다, 틀림없이 온다.
혜미가 어떤 놈에게 맞은 것이 금요일 밤이었고, 어제가 토요일이었다.
오늘은 일요일이다.
어제 하루 정도는 나름대로 요양하면서 쉬었을 테니,
어쩌면 오늘 쯤에는 몸을 가눌 수는 있을런지도 모른다.
그 어쩌면에 희망을 걸어보고 있다.
어제는 통화가 되질 않았다.
신호는 갔는데 사람이 안받는다라…
그렇다면 정말 의외의 경우가 아니고선 전화를 받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일부러 전화를 피했다는 이야긴데…
그래서 결국 전술을 바꿨다.
혜미를 만나야겠다는 전략은 바뀐 것이 없다.
다만 혜미를 만날 수 있도록 전술을 바꾼 것이다.
전술은 바꿀 수 있지만 전략은 바꾸지 않는다.
태화 녀석으로 하여금 혜미에게 두어번 연이어 걸게 한 후에 문자를 치게 했다.
“혜미 씨, 연락이 안되네요, 문자를 남깁니다.
재성이가 사고를 당했어요, 교통사고입니다.
응급실에 실려갔습니다. 다리가 부러졌어요.
지금 강남 00병원 00에 있습니다.”
혜미가 사는 곳이나 우리 집에서도 거리상으로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신빙성이 가는 곳이다.
나는 지금 병원에 있다.
가르쳐 준 위치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내 생각이 맞다면….
혜미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나라는 놈의 존재의 비중이 대략이라도 내 생각과 맞아떨어진다면,
별 이변이 없는 이상 혜미는 한번쯤이라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이 있을까봐 두려워 병실까지는 못들어온다 하더라도
최소한 밖에까지 와서는 동정을 살피기라도 할 것이다.
긴가민가 할 수도 있겠지만,
다짜고짜 태화까지 동원해서 사기를 치리라고는 쉽게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어느 정도 의심을 한다 하더라도 혜미 성격에 쉽게 코방귀를 뀌며 무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혜미의 이번 달 스케줄은 알고있다.
스케줄 상으로 판단하더라도 오늘이 아니면 기회가 쉽게 와 닿지 않을 것이다.
문득 생각을 해본다.
내가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접하고 혜미는 지금 어떤 심정일까.
혜미가 누군가에게 맞았다는 사실을 태화에게 전해 듣고 나는 몹시 흔들렸다.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태연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태연할 수가 있겠는가.
도대체…
내가 어떻게 태연할 수가 있겠는가.
혜미와 강화에서 섹스를 하던 날 밤 나는 울었다.
혜미의 꿈을 꾸던 날 밤 나는 내 침대에서 또 한번 울었다.
혜미 때문에 현실에서도 울었고, 꿈 속에서도 울었다.
혜미가 멀쩡해도 울었었는데,
어떤 놈한테 맞아서 이젠 멀쩡하지도 않게 된 애를 생각하면서 내가 어찌 태연자약 할 수가 있겠는가.
지금의 나는 혜미의 소식을 듣고 이렇게 사기까지 칠 정도로 절박한 심정이 되었다.
그런데 내가 다쳤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혜미는 지금쯤 어떤 심정일까.
궁금하다.
조심스레 예상은 해보았지만, 혜미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내 존재의 비중이
어느 정도 무게를 점하고 있는지가 몹시 궁금하다.
이런 걸 신경쓰는 걸 보면 확실히….
확실히 혜미는 엔조이 상대가 아닌 것이 틀림없다.
“어서 오너라…어서 오너라…혜미야….”
담배를 피우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2초쯤 후에 추가로 중요한 한마디가 더 보태졌다.
“보고 싶다…..”
그래, 보고 싶다.
보고 싶다, 혜미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쨌든 얼굴이라도 한번 직접 보고 이야기해 보자.
냉수도 온수도 싫다면 서로 섞어서 미지근한 물이라도 만들어 낼 수 있을 테니.
상당히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혜미는 나타나지 않는다.
상관없다.
나는 담배와 음료수만 있다면 내일 새벽까지라도 여기 죽치고 앉아서 기다릴 수 있다.
다행히 매점은 가깝다.
어차피 오늘은 휴일이고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다.
급한 용무가 있는 사람들을 위해 휴대폰까지 휴대하고 있으니 해결 못할 일은 없다.
지나가는 간호사 언니 혹은 동생들의 치마 아래 매끈한 혹은 굵은 다리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고
바지입은 간호사 언니 혹은 동생들의 늘씬한 혹은 그 반대의 몸매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다.
예쁜 얼굴까지 함께 눈에 띄면 더 좋고.
혜미가 안 나타나면 본전이고, 나타나면 나의 승리가 되는 것이다.
어차피 "가능성"이라는 것에 승부를 걸어보는 것이니까.
나는 기다린다.
무조건 기다린다.
죽치고 기다린다.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다.
나타나라….
나타나라….
나타나라….
가만, 지금부터 “나타나라” 라는 말만 계속 중얼거려 볼까?
몇번 째에 나타나는지?
1000 번 이내에 나타나면 다음에 섹스 할 때 최대한 부드럽게 해주고,
1000번 이후에 나타나면 괘씸죄로 마구마구 아프게 쑤셔넣는 걸로?
헛, 그것도 재미있겠다, 한번 해볼까?
귀찮다.
그냥 한번만 간절하게 기도해보자.
나타나다오, 예쁜아!
……………………..
……………………..
……………………..
……………………..
……………………..
잠 온다…………….
이러다가 꿈 속에서 먼저 만나겠다 젠장 -_-;;;
하지만….꿈 속에서 만나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
그림의 떡일 뿐이지.
그렇지, 이럴 경우를 대비해서 준비한 것이 있다.
비장의 무기 MP4를 준비했다.
동영상도 담아왔다,
새로 알게 된 좋은 노래도 몇 곡 있다.
현대인은 적당하게 현대문명의 이기를 활용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정보를 먼저 득하는 자가 유리한 세상이니까.
일본노래 전문가인 친구에게 이 노래를 아느냐고 멜로디를 흥얼거렸었다.
혜미가 흥얼거리던 그 일본노래 말이다.
친구녀석은 한번 듣더니 바로 알더군.
전문가는 전문가다.
그런 친구녀석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
今宵の月のように.
“오늘 밤의 달처럼”이라는 일본 노래였다.
파일을 다운 받아서 들어보았었다.
노래가 괜찮았다.
몇 번 들어봤더니 더 좋았다.
다음엔 혜미에게 불러 달래서 혜미의 맑은소리 고운소리 버전으로 한번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혜미와는 아직 이런 화제를 갖고서 이야기를 해보지 못했었구나…..
깜빡 잊고 있었다.
혜미가 일본노래를 좋아하는 듯 해서 그 동안 다른 유명한 일본노래도 여러 곡 들어보며
나름대로 연구를 해 보았다.
X재팬이라는 이름만 익히 들었었는데, 그 외에도 쓸만한 녀석들의 노래가 꽤 있더군.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여러가지에 대해서 많이 알면 그만큼 인생이 더 다채로워진다.
물론 아는 것이 병이 될 때도 있겠지.
호기심이 생겨서 일본영화와 드라마들도 그 동안 틈나는대로 몇 편 더 보았다.
“데쓰노트”도 보았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도 보았다.
둘 다 괜찮았다.
그래서 데쓰노트에 혜미의 이름을 적어놓았다는 문자 장난도 칠 수 있었다.
혜미는 문자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기회가 된다면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가지고도 한번 장난을 쳐봐야겠다.
빨리 그 기회가 왔으면 좋겠는데…..
쓸데없는 생각도 이럴 땐 꽤 쓸데 있군,
나름대로 지루하지는 않으니까…..
그 때였다.
저 멀리서…
낯익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드디어 나타났구나….
나의 승리다…
혜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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