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 십년넘게 키워본 썰.Ssul
세줄요약:
1. 진돗개는 가족 이외의 사람한테 적개심이 쩌니까 조심해서 키워야 댐.
2. 키우다가 분양하기 힘드니까 뒈질때까지 키울 수 있을 자신 있으면 키워라.
3. 장점이라면 주인한테 충성하고 집 잘 지킴.
진돗개에 대해서 한 줄 평을 하라면, "가족 이외의 존재에게는 악마가 될 가능성이 큰 개"
그러니까 쉽게 키울만한 개는 아냐. 마당 있고 주위에 사람이 별로 안 다니는 곳에서 키우는 게
좋고 사람 많은 도시에서 왕따처럼 혼자 키우면 개좆 될 가능성이 농후함.
어려서부터 여러 사람이 만지고 여러 개도 만나게 하고 등등 사회성 훈련을 존나게 시키면
좀 나아지겠지만, 배타성 강하고 가족 이외에는 일단 증오심부터 품고 보는 건 천성이라 얼마나 고쳐질지 모르겠다.
시골집에서 몇몇 종류의 개를 키웠지만 진돗개 만큼 가족 이외의 존재에게 악랄하고
무조건적인 적대심을 품는 개는 없었는데, 문제는 이 새끼들이 똑똑하기까지 하다는거야.
주인 눈치는 볼 줄 알아서 주인이 말리고 혼내면 무덤덤한 척 하는데, 그게 연기하는 거임.
주인이 눈에 안 보이면 바로 공격한다.
자주 보는 옆집 사람이건 우체부건 상관없어. 그리고 자기보다 덩치 작다고 봐주는 것도 없다.
성격도 담대한 편인 놈들이 많아서, 겁이 많아서 짖다가 안 되서 덤비는 게 아니라 짖지도 않고 닥돌하는 경우도 많음.
진짜 좆되는 거지. 아무 방비도 못했는데 달려들어서 문다고 생각해 봐.
덩치 큰 개라고 잘 쫄지도 않고, 작은 개라고 봐주는 경우도 없으니 풀어놓고 키우면 동네똥개들 중 짱 먹고 개떼의 우두머리가
되서 뛰어 댕기는 모습을 볼 수 있음(줄 풀려서 잡으러 갔는데 하루만에 개떼 우두머리 된 거 델꼬 오느라고 지렸다. 존나 무서움)
그리고 또 하나의 단점은, 키우다가 분양이 안 된다.
주인한테 버림 받으면 우울증 걸리고 집에만 쳐박혀서 폐물 되는 경우가 많아. 존나게 난폭해져서 손도 못대게 되던가.
우리집도 사정이 안 좋아져서 키우던 개를 동네 사람한테 주고 이사 간 적이 있는데, 한달만에 도로 찾으러 간 적이 있다.
밥도 안 먹고 집 밖으로 나오지도 않아서 못 키울 것 같으니까 데려가라고 하더라.
가보니까 그 통통하던 놈이 뼈만 남아서 눈이 희번뜩한데 내가 가자마자 좋다고 나와서 미친듯이 날뛰더라.
펑펑 울면서 데리고 와서 어떻게든 키웠지..
진돗개는 폐사할 때까지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키우지 말 것을 권함..
그래도 장점이 있다면, 집 존나 잘 지키고 주인한테는 애교가 쩐다는거지.
외진 시골집에 산다면 진돗개만큼 든든한 개도 없을거다. 이중모라 추운 겨울에도 잘 버티고 말야.
단점을 좀 썼지만, 진돗개 얘길 하면 눈물부터 날 만큼 내 첫 진돗개를 존나 좋아했는데..
이 새끼는 늙어서 눈 잘 안 보이고 뒷다리 절게 되니까 뒷산으로 혼자 올라가서 우리 집 보이는데서
혼자 죽을 만큼 영물이었다. 몸도 아픈 놈이 아침에 안 보이길래 하루 종일 찾아다녔는데 그 아픈 몸으로
작은 틈새를 옆구리에 피가 나도록 비틀고 나가서 뒷산에 죽어 있었음.. 나한테 죽는 거 안 보여줄라고 그랬나 싶다.
걔가 죽은 뒤론 진돗개는 다시 분양 받아 온 적이 없음. 있는 애들 늙어 죽을 때까지 키우고, 새끼들도 다 분양해줬음.
도저히 못 키우겠더라. 죽을 때 너무 가슴이 아파서.
개인적으로 시골에서 키우기 좋은 개는 시바견인 것 같다. 크기도 적당하고 애교 많고 사회성도 나쁘지 않음.
생긴 것도 귀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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