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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봄날 - 1부

부스럭 부스럭




무언가 준비를 하는 소리에 나는 잠에서 깨고 말았다. 아니 잠자리가 좋지 않아서 그랬나? 찌뿌둥한 몸을 뒤척이며 실눈을 뜨자 아이들 밥을 챙겨주며 나갈 준비를 하는 아내가 보였다.




“으음..? 벌써 나가는거야?”


시계를 보니 7시가 조금 넘고있었다.




아내는 나를 그 예쁜지만 차가운 눈으로 째려보더니 날카롭게 말했다.


“오늘 방송국에서 촬영이 있다고 했잖아? 반찬하고 국은 있으니까 아침은 알아서 차려먹고 나가! 애들 유치원 잘 보내고!”




어제 일로 화가 난 것은 내가 더 컷을 텐데 뭘 잘했다고 저 큰소리지?




준비하느라 분주한 아내를 향해 화가 난 시선을 던졌으나 아내는 나는 안중에도 없는 듯 했다. 오히려 타이트한 하이 웨이스트 치마에 달라붙은 블라우스를 입고 연하게 화장을 한 아내가 검은 스타킹으로 쫙빠진 다리를 놀리며 집안을 돌아다니는 를 보니 그 분노가 점점 성욕으로 바뀌어 나의 좆을 서게 만들었다. 하지만 티를 내지 않고 아내에게 넌지시 물음을 던졌다.




“어...역까지 바래다 줄까?”


“됐어! 애들이나 잘챙겨!”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아내는 쌩하니 현관으로 향했고




안 그래도 조금 남아있던 내 양심이라는 녀석이 아내가 집을 나가며 쾅하고 닫는 큰 문소리와 함께 바스라지고 말았다.




나는 오랫동안 생각만하던 것들을 행동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디 언제까지 그렇게 잘난 듯 살 수 있는지 두고 보자는 마음과 함께.




우선 회사에 전화를 해서 오늘 하루 휴가를 내었다. 이유는 병가. 아이들은 부모님께 맡겼다. 자! 이제 시작이다.




아내의 핸드폰을 뒤질 때 들이대던 놈들을 특징과 이름별로 정리를 해두었었고 그들중 몇몇과 접촉을 했었다. 그중 제일 질이 나빠보여서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나머지들이 워낙 별볼일 없고 일을 진행하기에도 필요없어 보이기에 하는 수 없이 동팔이라는 놈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몇 번 가더니 그놈이 전화를 받았다.




“어이쿠 형님 아니십니까? 왠일로 전화를 다 주시고... 흐흐”


언제 들어도 기분 나쁘고 더러운 목소리이다.




연예기획사쪽에서 일한다지만 뒤쪽으로 주먹들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고 야한 것을 위주로하는 작품을 취급하는 녀석이었다. 형님이라고 말하지만 벌써 나이는 50줄이고 배불뚝이에 머리도 ���겨진 전형적인 추한 늙은이이다. 아내가 조금 유명해지자 그 잘난 기획사 간판으로 어설프게 속여서 아내를 꼬여내려고 했던 놈이다. 은근슬쩍 스킨십과 성상납을 요구했다가 아내에게 크게 당해서 나름 앙심과 흑심을 품은 놈이었다.


그당시 화가 잔뜩난 아내가 술을 먹고 와서 나에게 주절주절 거렸던 것이 기억이 났다. 분명히 다리를 쓰다듬으며 어깨동무를 하려 했다고 했지...


나도 이번 일을 위해 만나봤지만 정말 내가 생각해도 역겨운 놈이다. 그 놈이 그 음탕한 눈길로 아내를 훑어보고 더러운 손으로 아내의 미끈한 다리를 만졌다니...


열이 확 뻗쳐올랐다. 하지만 일을 그르칠 수는 없는 법... 최대한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 오늘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야~! 드디어 결심하신 겁니까잉? 흐흐흐 탁월한 선택을하신거여~ 아니 형님도 많이 쌓였잖습니까~ 이기회에 다 풀어버리시고 고분고분해진 마누라님과 다시 오순도순 사시면 되는거 아니것습니까? 으하하하하~! 딱!, 딱 24시간만 눈감고 맡겨버리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준비는 확실한 겁니까?”




“물론입죠~ 거사를 치루는데 있어 제일 요주의 인물이 우리편이 되었는데 무슨 문제가 있겄습니까~? 흐흐... 이렇게 여럿보내봤으니 걱정은 하덜덜마시라~”




“너무 심한 것은 안됩니다. 저도 보고있을테니까요.”




그러자 그놈이 조금 난처한 목소리를 내었다.




“아... 형님 꼭 그래야 쓰것습니까? 이거... 별로 유쾌한 경험은 아니실터인데... 그냥 맡겨만 두시면 안되겠습니까?”




“안됩니다.”




놈은 나의 단호한 반응에 한숨을 푹 쉬더니 말했다.




“알겄습니다. 일단, 방송이 대충 6시쯤 끝나니까 8시면 셋팅이 끝날겁니다. 8시까지 역삼동 XX빌딩으로 오셔서 전화주시오~ 그럼 그때 뵙겠수다~!”




나는 대답하기도 싫어서 일단 말없이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머릿속에 시간과 주소는 확실히 입력되어 있었다. 지금 시간은 3시... 8시까지 기다리��� 너무 힘들 것 같다.


그 잘나디 잘난 아내를 다시 내 앞에 무릎꿇리는 것이다. 어디 한번 언제까지 뻣뻣할 수 있는지 두고볼 것이다.


살좀 빼 고 이뻐졌다고 세상이 다 자기 것 같았겠지만 이제 다시 아내에게 자신의 위치가 어딘지 각인을 시켜줘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기대되서 흥분하고 있는 내자신이 정말 내 자신인지 의심이 들정도이다.




이미 일은 저지르고 말았고 돌이킬 수는 없다.




이미 몇 년동안 그림을 떡을 보아오며 강제로, 타의로 참아야 했던 나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힘들었다.




그녀는 너무나도 나에게 수치와 모욕을 주었고 나는 다시 우리의 위치를 원래대로 되돌릴 것이다. 그 방법이 다소 과격하더라도 어쩔 수 없으리라.




원래 충격요법이 효과도 좋고 빠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언제나 소심하게 살았던 나에게 이것은 너무나도 커다랗고 대범한 도전이었다. 식은땀이 흐르고 팔다리가 저절로 떨려왔다.




안절부절 못하는 내 눈이 어느새 TV앞에 놓여있는 아내의 다이어트 비디오로 향했다.




8시까지 시간은 많이 남았다. 감상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상상하며 천천히 즐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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