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로맨스2장운수좋은사나이
2장 운수 좋은 사나이
『시몬! 시몬! 운수좋은 사나이.』 아카폴코로 향하는 멕시코 고속도로를
흥겹게 달리는 동안, 나는 여행용 가방을 어루만지 면서 흥얼 거렸다.
내 머리속에는 그래! 그건 다름 아닌 내 자신 이라고 뇌까리고 있었다.
누구와도 바꿀수 없는 정신 의학 분야에서 알아주는 인물 시몬이었던
것이다. 불과 몇 달 전 의과 대학의 정신과를 우등으로 졸업해서 미합중국
.캘리포니아주.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주립 일반 정신과 병동에서 근무했던
앞날이 촉망되는 의사, 시몬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의사 자격증도
아내도, 친구도, 그리고 돈도 없는 한 평범한 인간인 시몬이 되고 말았다.
나에게 남은 것이라곤 여행용 가방속에 들어있는 물건들과 다신 생각
하기도 싶지 않은 기억들 뿐이었다
아주 솔직하게 털어 놓으면, 그밖에 나에게는 여러 가지 재산 들이 있었다.
남에게 호감을 주는 외모, 매우 튼튼한 체격조건, 구겨진채 주머니 속에
쳐박혀있는 전보쪽지, 천달러의 여행자 수표.
전보쪽지에는 이렇게 간단하게 적혀 있었다.
「근무지,멕시코아카폴코소재, 연봉****와 비용지급, 근무할의사가 있으면
**년*월**일깢지 아카폴코로 올 것. 미국 은행의 당신 통장에 여행비용
으로 쓸현금을 송금할것임.」 그리고 끝에는 플라밍크라는 사인이 있었다.
처음에 이전보를 받았을 때, 나는 할 일 없는 녀석들이 허튼 소리를 지껄
인다고 생각하여 무시해버렸었다. 그러나 다음날 내거래 은행으로부터
내통장에 돈이 송금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만일 이것이 누군가의 허튼 소리
였다면 꽤비싼 댓가라고 아니 할수 없었다. 나는 국제 의학 기구의 전화
번호 책을 뒤져 아카폴코 라는 대학을 찾았다. 거기에는 아카폴코 대학이
란 이름과 위치가 짤막하게 적혀 있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그곳으로 가는 중인 것이었다. 플라밍크 라는 사람이
보낸 전보 이외에는 들어본적이 없는 멕시코 소재 대학으로 가는 중이었다.
아마 플라밍크 라는 사람은 정신이 약간 모자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허기가 느껴져, 나는 식사와 휴식을 취할만한 장소를 두리번 거리
며 찾았다. 마치 내생각에 응답이라고 하듯「쿨로 데 오로시,3킬로미터」
라고 쓴 간판이 시야에 들어 왔다. 몇분도 안되어. 나는 3채의 빌딩과
수많은 판자집, 그리고 하나의 주유소가 있는 도시로 들어섰다.
나는 적어도 자동차에 휘발유를 채울 수있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면 약간
의 맥주도 들수 있을지 모르겠다. 주유소 앞에 오자 경적을 울리고 종업
원이 나오길 기다렸다.
종업원은크고풍만한앞가슴에윤기가 흐르는 새까만 머리카락을 내려뜨린
멋진 멕시코 아가씨였다. 면화로 짠 감촉이 부드러운 블라우스 안에는
좌우로 살포시 출렁거리는 젖가슴이 있었다. 터짉듯 부풀어 오른 엉덩이를
꽉 감싸진 바지는 그녀의 히프를 유난히 돋보이게 만들었다. 그한가운데는
그녀가 나를 향해 걸어올 때 요염한 모습으로 움직이는, 또한 그윤곽이
눈에 선명한 음부가 있었다.
그리고, 얼굴은 또 어떤가! 살짝 벌어진 육감적인 입술이 처음부터 나의
시선을 끌지 않았던가! 그다음 으로는 검고 불꽃을 일으키는 듯한 두눈이.
『어서 오세요. 손님.』 달콤한 목소리 였다. 두눈은 「난 무르익을 대로
무르 익은 준비가 다된 성숙한 처녀이에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가씨, 영어 할줄알아요?』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물었다
『예, 손님, 할줄알아요,』 그녀는 등골에 전율을 일으킬 만한 목소리로
낮고 나긋나긋 하게 말했다.
『휘발유를 넣어 드릴까요, 아니면 타이어를 바꿔 드릴까요?』
갑자기 나는 자동차 생각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또한 더 이상 배고픈 생각도 나지 않았다. 단지 성욕만이 머리속을
맴돌고 있었을뿐. 그 아가씨 역시 이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이심전심으로 전해지는 법이니까. 이탐욕스런 암코양이는 살며시 꼬리를
치는 조짐들을 조심스럽게 밖으로 내보이고 있었다. 밝고 맑은 두눈,
반쯤 아래로 내려 깔린 눈썹, 옆으로 불쑥 솟아나온 젖꼭지. 무르익은
음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옆으로 비스듬히 기울인 엉덩이들이 그랬다.
『손님, 제영어가 형편 없나요? 저는 다만 우리가 갖고 있는 물건들 중에
손님이 원하시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물었던 것 뿐이예요.』
『구경하러 온 것은 아니니까. 자동차 휘발유와 마실만한 시원한 음료가
있으면 주도록 해요 아가씨.』
『맥주가안에있어요.제가페드로에게가서휘발유를넣으라고말할
테니까안으로 들어가 있으세요. 저도 곧 당신을 뒤따라가서 맥주를
드릴테니까요.』
그「안쪽」이라는 데는 술을 팔기도 하는 주유소 사무실이었다.
그곳에는 두 개의 커튼으로 가리워진 입구가 있었는데, 거실과 연결돼
있는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간이 테이블에 앉아 기다렸다.
얼마 안있어 그요염한 멕시코 아가씨가 안으로 들어와서 술병들이
놓여 있는곳으로 갔다.
『페드로가 곧 당신의 차에 휘발유를 넣어 드릴 거예요. 여기 맥주 가져
왔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 암코양이의 외모는 지금 더욱더 강렬하게
불을 뿜는 것 처럼 보였다.
『아가씬 이름이 뭐요?』내가 불쑥 물었다.
『마그달리나예요. 손님. 나같은 소박한 여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
이지요.』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아이스박스에서 차가운 맥주를 꺼내는 동안, 좌우로 출렁이는 젖가
슴을 내가 잘볼수 있도록 몸을 비스듬히 구부렸다.
『글쎄,성인의 이름을 갖고 살아간다는게 쉽지는 않지요.』 나는 어물쩡
하게 말했다.
『사실이에요. 손님. 저도 그 말을 하고 싶었어요. 저같은 미천한 여자가
어떻게 그런 이름에 맞게 살아 갈수 있겠어요?』그녀는 어서 이쪽으로
오세요라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풍기면서 물었다.
나는 화제를 돌리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최근에 멕시코인 남편을둔 여인과
희희덕거리다가 그 남편으로부터 칼세례를 받은 아주 나쁜 경험을 한적이
있었다. 밖에서 휘발유를 내차안에 집어넣고 있는 페드로란 친구도 꼭
그렇게 행동할 위인 처럼 보였다.
『마그달리나, 이근처에 호텔이나 모텔이 있소? 오늘밤 잠을 편하게 잘
수 있는 곳 말이요』 나는 목에 힘을 주며 물었다.
『예, 여기서 남쪽으로 2킬로만 가면 쿨로 데 오로 라는 모텔이 있어요.
침대가 아주 멋 있어요.』 침대라는 말에 억양을 약간 넣으면서 그녀가
대답했다.
『고마워요. 그런데 그이상한 호텔 이름은 무슨뜻인지 나에게 말해줄수
있겠소. 이곳 도시의 이름도 똑 같던데.』 내가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물었다.
『황금 당나귀란 뜻이에요.』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말했다.
『아!』 나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건 당나귀를 뜻하는 옛말이에요. 손님』 그녀가 키득거리면서 말했다.
『북쪽에 있는 산이 당나귀 모양을 한 봉우리를 갖고 있어요.』그녀가
설명했다.『여기서, 바로 이 자리에서 해질녘에 그 산 봉우리를 보면,
태양의 황금빛 광선을 받아 황금빛 색깔로 변하는 산봉우리의 모습을
볼수 있어요. 손님, 페드로가 일을 다마쳤을 거예요. 이제 모텔로 가셔도
될거예요. 그리고 모텔에 도착하시거든 제 부탁을 하나 들어 주세요. 접
수계 직원에게 당신의 시중을 들어줄 사람으로 내 사촌 동생인 로사를 부
탁한다고 말해주세요. 그녀는 여행자들의 팁으로 살아가는 가련한 소녀
예요.』「지금 나한테 필요한건 당신의 그포동포동한 엉덩이라구 그러나
아쉽지만 할수 없지 저번과 같은 봉변은 당하고 싶지 않으니까.」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쿨로 데 오로 라는 모텔을 향해 차의 악셀레이터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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