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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 미 - 32부

주인님이 마누라와 만나 섹을 할 것이라 상상하니



마음속에 불꽃이 일었다. 뚱뚱하고 작다고 했는데



그 위에서 허우적댈 주인님을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졌다.



나는 퇴근 할 때 마다 주인님의 아파트 입구에서



불 켜진 주인님 집을 노려보곤 했다.



일주일이 지나도 주인님에게선 소식이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 정분이 넘치는갑다 생각하니



신나 뿌려 불이라도 질러 버리고 싶었다.



생각대로 할 수는 없었다. 내 속만 썩을 뿐이었다.



남편과 애들에게 화풀이를 해댔다.



내가 할 일을 애들에게 안 해 놓았다고 꾸지람을 했다.



남편에게도 담배 냄새 난다는 이유로 각방을 선언했다.



주인님이 보고픈 만큼 남편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남편과 마주치기만 하면 잔소리를 해 댔다.



착한 남편은 나에게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식당에선 그래도 손님들에게 예쁘게 웃어 주어야 했다.



말도 상냥하고 나긋나긋하게 해야 했다.



덕분에 나는 직책을 받았다. 젊은 여자 두 명이 더 오고



나는 주방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직책이 주임이었다. 사장이 그렇게 불렀다.



여자 직원들도 그렇게 불렀다. 홀 서빙하는 여자가 넷이었다.



주방은 사장이 직접 했다.



나는 홀을 감독하며 주방을 돕는 임무가 맡겨졌다.



사장하고 할머니 한분이 파리 날리던 삼삼 칼국수가



이렇게 번창을 한 것이었다. 6 명이 바쁘게 움직여야



손님들을 서운하게 하지 않았다.



나는 주방 일을 배우려고 노트도 시작했다.



사장이 가르쳐 준 것을, 내가 해 본 것을 꼼꼼이 적었다.



그 것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맨날 이렇게 살 수는 없음이었다.



주인님에게 연락이 없어 속상할 때마다 나는 식당을



운영하며 돈 벌어 젊은 수캐 한 마리 키우는 상상을 했다.



보름 만에 주인님의 폰 메시지가 도착했다.



‘토요일 저녁 8시. ** 모텔 주차장으로 오라.’



반가움에 내 가슴은 콩닥콩닥 뛰었다.



아랫도리가 무지룩한 게 벌렁 벌렁거렸다.



토요일은 남편이 관리자 교육을 가는 날이었다.



지방에 가서 3박 4일을 있다가 오니 황금 시간이었다.



그 틈을 챙겨주는 주인님께 나는 큰 절이라도 올리고 싶었다.



주인님도 내가 보고 싶었구나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았다.



마눌님 눈치 보느라 모텔로 불러내는 그 마음이 고마웠다.



나는 혹시나 해서 답 메시지는 보내지 않았다.



남편이 교육을 떠날 때 세면도구와 준비물을 콧노래 부르며



직접 챙겨 주었다. 나의 돌변한 행동에 남편은 감격해 마지않았다.



바쁜 시간인데 어떻게 빠져 나오나 고민하며 식당엘 가니



사장이 먼저 내 걱정을 풀어 주었다.



“오늘 8시에 관리자들 부부모임 있다며? 7시에 가 봐.”



“그 시간에 무척 바쁠 텐데 어떡하죠?”



“걱정 마. 이빨 없으면 잇몸으로 사는 게야.”



“죄송해서......”



“여편네는 남편 직장이 우선인 게야. 남편 잘 챙겨야 복 받는 게야.”



속으로 웃었다. 남편 핑계대고 남편 배신하는 년은



복 받기 글렀다는 얘기였다. 오늘 아니래도 나는



남편에게 지은 죄가 너무 많은 년이었다.



사장의 배려로 나는 당당하게 주인님을 만나러 갈 수 있었다.



나에게 이토록 신경 써 주는 주인님을 편하게 해 주고 싶어



나는 공중변소에 가서 속옷을 모두 벗어 버렸다.



알몸에 하얀 원피스, 굽 높은 샌들만 걸치고 택시를 탔다.



모텔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인님 차에 비상등이 깜박이고 있었다.



택시를 보내고 나자 주인님은 전조등을 번쩍였다.



나는 사뿐히 걸어 조수석에 올라탔다.



주인님은 핸들을 잡고 룸미러로 나를 보고 있었다.



“암캐 지희 주인님 부름 받고 왔사옵니다.”



내 말에도 주인님은 굳은 표정으로 룸미러만 주시하고 있었다.



나는 슬며시 왼손을 뻗어 주인님의 허벅지를 만졌다.



주인님의 오른 손이 내 손을 잡고 원위치 시켰다.



기분이 이상했다. 불안했다.



기대했던 바와 다르게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모텔 방이 아니고 주차장이라 왠지 찜찜하기는 했었다.



주인님의 태도가 답답했다. 갑자기 우울해졌다.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주인님이 말문을 열었다.



나는 귀를 쫑긋 세우고 손가락을 쥐어짜며 주인님을 바라보았다.



주인님은 룸미러에 시선을 고정시킨 체 말문을 열었다.



기가 막히는 이야기였다. 울고 싶은 이야기였다. 결국, 나는 울었다.



===============

강배는 청소년기에 복싱을 했다. 싸움은 일가견이 있었지만



경기 운이 없었는지 타이틀은 하나도 따지 못했다.



무관의 제왕이랄까? 비운의 복서랄까?



여하튼 주변에선 그를 그렇게 불렀다.



가능성은 있는데 고비에서 탈락을 거듭하니 그를 연호하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운이 따라 주지 않는다고



강배도 세상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한을 술로 푼다고 차츰



링에 있는 시간 보다 술집에 죽치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공부 잘하는 친구가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불러냈다. 민속 주점에 자리 잡고



거나하게 마셨다. 파장이 가까워지면서 고민이 생겼다.



친구의 주머니에 돈이 한 푼도 없었다. 강배가 불러냈으니



당연히 사는 줄 알고 몸만 달랑 왔다는 것이다.



강배도 유학씩이나 다녀 온 친구를 베껴 먹겠다고 나 온 터였다.



동시에 도망가는 방법도 생각했다. 주인을 붙들고 통사정 하는 방법도 있었다.



한사람을 인질로 잡히고 다른 사람이 돈을 가져 올 수도 있었다.



강배가 친구에게 집에 전화해서 돈 가져오라하라고 시켰다.



술이 취한 친구가 싫다고 했다. 술집에 앉아 집에 전화질 하기는 싫다고 했다.



강배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수차례 권했다. 얼르고 달래도 친구는 움직이지 않았다.



강배는 친구만 놓고 튈까도 생각했다. 욕을 보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친구가 아닌가. 강배가 불러내지 않았는가.



그 친구는 강배에게 하나뿐인 착한 친구였다. 머리 좋고 집안 좋아



미래가 있는 친구였다. 주먹하나 믿고 사는 강배가 언젠가



의지해야 될 날이 올지도 모르는 친구였다.



강배는 화장실 간다며 일어섰다. 비틀거리며 걷는데 박장대소하며



술을 마시는 두 남자가 보였다. 레슬링 선수 같은 덩치들이



마주 앉아 호쾌하게 웃고 있었다. 40대로 보였다.



그 것이 강배의 눈에 거슬렸다. 그들의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강배의 속을 뒤집었다. 강배는 지나다가 실수인척 통로 쪽 사람의



의자 다리를 힘껏 걷어찼다. 동시에 의자가 튕겨져 나가며 환하게



웃던 남자가 엉덩방아를 찧으며 나자빠졌다.



난데없는 시비에 당하고만 있을 그 들은 아니었다.



이 대 일의 싸움이 시작되고 강배는 권투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좁은 술집은 난장판이 되었고 강배친구와 술집 주인.



용기 있는 손님들의 가세로 수습은 되었지만 피해자들은 많이 다쳐



있었고 분노해 있었다. 경찰차 싸이렌 소리가 들리면서 강배도 겁이 더럭 났다.



강배는 술집 주인을 발로 걷어차고 친구의 손목을 잡고 뛰쳐나왔다.



무작정 달아났다. 그 때 강배 나이 22살이었다.



같이 술 마신 친구의 부모가 보상을 하고 합의를 할 때까지



강배는 숨어 살아야했다. 사태가 수습되자 강배는 군에 지원 입대해 버렸다.



제대를 하고 복싱을 그만 두었다. 더 이상 그를 거두어 주는 사람이 없었다.



거리를 배회하다가 전봇대 광고보고 찾아간 **산업은 그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 주었다. 강배는 힘이 좋아 일도 잘 했다.



배짱이 있어 불의를 보고 참지 못했다. 추진력과 결단력이 인정되어



그는 관리자가 되었고 회사를 위해 혼신을 다 했다.



착한 사람들 틈에서 착한 사람이 되어 갔다. 가난한 사람들 틈에서



작은 행복도 찾았다. 능력 있는 아내의 독선도 참아 줄 수 있었다.



세상에 큰 것만이 꿈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강배의 잔잔한 행복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그를 아껴주고 챙겨주던 공장장이 납품한 물건이 클레임을



맞으면서 책임을 져야했다. 모체에선 자기회사 사람을 공장장으로



채용하라고 요구했다. 공장장은 옷을 벗어야했고 모기업에서



품질 과장하던 자가 새로운 공장장으로 왔다.



새로 온 공장장 그가 민속 주점에서 강배에게 이유 없이



흠씬 두들겨 맞은 그 덩치였다. 새파랗게 어린놈에게 억울하게



얻어터진 두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 강배의 인생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던가?



강배가 회사를 그만 두지 않으면 피할 수 없는 만남이었다.



강배는 회사를 그만 둘 수는 없었다. 챔피언 벨트대신



반장 벨트를 차게 해준 회사였다. 회사에서 인정해 주고



현장에서 추앙받는 반장 자리를 버리고 홀연히 떠날 수는 없었다.



젊은 날의 아픔을 씻어 주는 새 삶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선풍기공장장이 온다는 공고가 붙고 강배는 밤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옛날 일을 기억하지 못하도록 흠씬 두들겨 팰까도 생각했다.



찾아 가서 무릎 꿇고 빌어 볼까도 생각했다.



어쩌면 지난 일이라 호탕하게 웃고 넘어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당시에 찾아가서 빌었어야 옳았다. 평생 안 만날 줄 알고



숨어 살다가 꼬락서니 우습게 되었다고 후회도 했다.



복싱에서 고비마다 무너졌던 악몽이 되살아났다.



강배는 악심을 물었다. 새로 오는 공장장의 좆대가리를



빨아서라도 살아남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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