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부는 내제자 - 51부
이 작품은 성인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이 작품은 다른 사이트에 게재되었다면 본인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 3편 51부 >
[ 상아 대학에 들어가다 1 ]
" 으으응... 뭐야?... 시계가... 이렇게 늦었는데 왜!... 아! "
상아는 침대에서 막 잠에서 깨어나며 기지개를 켜며 눈을 뜨다가 얼굴에 비치는 햇살에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시계를 바라보다가 놀란듯 몸을 일으키며 누구엔가인지 모르게 불평을 내 밷었다.
그러나 금방 상아는 자신의 처지를 깨달으며 마음을 놓았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도 얼마되지 않았어인지 여전히 고등학교에 다닐 때의 습관을 완전히 지울 수
없는 상아인지라 햇빛이 중천에 뜬것을 보고 놀라다 자신이 이제 대학생인것을 자각하고는 마음을
놓는 것이었다. 아직 9시가 되지않았음을 자각한 상아는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 햐!... 대학생이 되니 좋기는 좋네... 이렇게 늦게 일어나도 별로 바쁘지않으니 말이야...
고등학교에 다닐때는 지금 일어났으면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을텐데...
오늘은 오전 수업이 없지... 그런데 아이구 머리야...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머리가 깨어질것 같네. 주는데로 마셨더니만.. 그런데 내방인걸 보니 집은 바로 찾아왔나보네. )
상아는 문득 깨어질듯 아파오는 머리와 타는 듯한 목마름을 느끼고는 어제일을 떠올렸다.
신입생 환영회를 열어준다는 과 선배들에 의해 일학년 새내기들이 모두 학교 앞 술집에 모였던
것이 떠올랐다. 물론 같이 들어온 신입생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상아인지라 모든 선배들과 같은
새내기 남학생들의 인기를 한몸에 차지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는 상아였다.
은근히 자신들의 입장을 내세우며 자신의 옆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실랑이가 벌어진 후 간신히
환영회가 시작되고 이어 인기에 걸맞게 무수한 술잔을 받은 상아였다.
" 아... 아파!... "
상아는 그런 술자리를 기억하고는 아픈 머리를 못말리겠다는 듯 살래사래 저었다.
순간 마치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아픔을 느끼면 상아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무의식중에 흔든 머리가 지독한 통증을 가져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상아는 입에서 풍기는 마치 썩은 듯한 술과 어제먹은 안주의 부패한 듯한 냄새가 자신의 입을
타고 나오는 것을 느끼고는 인상을 더욱 지푸렸다.
순간적으로 자신의 입에서 나는 냄새에 구역질이 올라오는 것이었다.
" 잘한다... 이제 대학생이 되었다고 완전히 풀어져버렸구나... 여자가 밤늦도록 술이나 마시고
다니다니... 기가차서 말이 다 안나오네... 어서 씻고 내려와서 밥이나 먹어... "
" 엄마?... "
그렇게 머리를 감싸쥐고는 쩔쩔매는 상아의 귀에 언제들어왔는지 엄마의 목소리가 방음안된
방안에서 아니 울림이 극도로 잘되도록 만든 방인듯 웅웅거리며 들려왔던 것이었다.
다시끔 골이 푹푹 쑤시는 것을 느끼며 잘 떠지지 않는 눈을 간신히 뜨며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던
상아는 엄마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확인하듯 입을 열었다.
엄마의 얼굴에는 조금 화가 난듯 굳어있었다. 상아는 그런 엄마의 표정에 뜨아한 표정을 지으며
멍청한 눈빛을 보내는 것이었다.
" 너!... 저녁에 아빠오시면 단단히 혼날 각오를 하는게 좋을거다... 아빠가 몹시 화가 나셨어...
아무리 철이 없기로니 어떻게 이제 겨우 대학에 들어간 계집애가 그렇게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들어올수가 있니?... 그것도 혼자 오지 못해서 동성이의 부축을 받고 오다니... "
" 네?... 동성이가... 엄마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동성이의 부축을 받고 왔다고?... "
" 애구... 화상하고는 어젯밤 일이 기억도 나지않나보네... 동성이가 널 업고 왔더라...
얼마나 많이 마셨으면 기억도 없을까!... 보기싫어... 어서 씻고 밥이나 먹어... "
" 무슨 말인지... 거기서 동성이가 왜 나오는 거야... "
상아는 전혀 생각이 나지않는 어젯밤의 일을 머리속에 떠올리며 혼자 말로 중얼거리며 아픈 머리에
자극을 주지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엄마의 말을 조합해보면 어제 자신이 동성이에게
업혀서 집에 들어왔다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욕실로 걸어가며 아무리 생각해도 동성은 기억에 없는 상아였다.
선배와 동기들이 주는 술을 거절하는 법없이 마구 받아마시다 기억이 끊긴 상아였다.
상아는 물끄러미 세면대에 붙어있는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잠시 어제 일을 떠올려보는 상아였다.
( 아!...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게 없네... 필름이 끊겼나보네... 골도 아픈데 더 생각해도
떠오르는 것도 없고 나중에 동성이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면 알겠지... 휴!... 어제 많이 마시긴
마신 모양이네... 얼굴이 헬쓱해 진걸보면 말이야... 다음부터는 좀 자제해야지...
그건 그렇게 저녁일이 걱정이네... 아빠가 화가 많이 난것 같은데... 설마 때리지는 않겠지?
다시는 어제처럼 술을 마시지 말아야지... 너무 많이 마시니 여러모로 손해잖아... )
상아는 잠시 그렇게 생각을 하다 더이상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는 조심스럽게 세수를 했다.
살살 움직이는데도 아픈 머리를 조심하면서... 그렇게 세수를 끊낸 상아는 아직도 멍한 정신으로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구수한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속에 식당으로 들어간 상아는 아직도
얼굴을 굳히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자 저도 모르게 애교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일단 엄마에게 부터 화를 풀어줄 필요성을 느끼는 상아였던 것이다.
" 엄마!... 어제는 과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열어서 어쩔수 없었잖아... 앞으로는 그렇게 마시라고
해도 안마실거니까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불가항력이라고요... "
" 모르겠다... 어찌된 애가 저희 언니들과는 달리 이렇게 선머슴아 처럼 구는지... 쯪쯪...
하여간 엄마는 모르겠다. 나중에 아빠에게 혼날 각오 단단히 해라... 그리고 어서 그 국이나
마셔라... 세상에 남편도 모자라서 딸내미에게 까지 해장국을 끓여 바칠줄이야... "
" 응?... 아!... 음!... 야!... 시원한데... 엄마!... 속이 확 뚫리는 것 같아...
아빠 말대로 엄마의 해장국 끓이는 솜씨는 대단한데... 역시 아빠가 칭찬할만해... "
"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빨리 먹기나해라... 어이구 내 팔자야... "
상아의 말에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생각할수록 한심해 지는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는 그녀였다.
남편에 이어서 딸에게 까지 해장국을 끓여 바칠줄은 생각도 못했던 그녀였다.
그러나 말은 그렇게 냉정하게 하면서도 맛있게 먹는 상아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슬며시
미소를 짓는 그녀였다. 아무래도 칭찬을 들으니 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 아!... 잘먹었다... 엄마 너무 맛있어요... 고마워요... "
" 어이구 화상하고는... 어서 학교나 가... 보기 싫으니까... "
" 히잉... 엄마는 상아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앞으로는 다시는 이런일 없을거예요... "
" 말은... 하여간 어서 준비하고 학교나 가... "
상아는 북어국을 한그릇 뚝딱헤치우고는 흐르는 땀을 훔치며 감사를 표했다.
속이 풀리는 것과 함께 머리가 깨어질듯 아픈것도 어느정도 진정되는듯한 느낌에 절로 미소가
떠오르는 상아였다. 그런 상아에게 밉지않는 눈총을 주며 그녀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상아는 그런 그녀의 말에 어리광을 부리며 엄마의 목을 안았다가 재촉하는 말에 뺨에 쪽 소리가
나도록 뽀뽀를 하고나서는 자신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기억 속에 없는 동성과의 일이 생각난 그녀였기에 서둘러 수업
준비를 하는 그녀였다. 가볍게 하는둥 마는둥하며 화장을 한 그녀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한번
비춰보고는 방을 나섰다. 항상 자신이 봐도 반할 정도의 미모라고 생각을 하며 말이다.
그렇게 방을 나선 그녀는 다시 한번 시계를 확인하고는 헨드폰의 단축 다이얼을 눌렀다.
처음부터 자신의 애인으로 설정을 해놓은 동성인지라 단축다이얼에 동성의 전화번호를 입력시켜
놓았던 것이다. 잠시 신호음이 가더니 익숙한 목소리가 상아의 귀를 때렸다.
" 상아니?... 그래 속은 좀 괜찮고... 무슨 술을 그렇게... "
" 그래 나야... 그건 그만두고 지금 시간있어?... 나 아직 강의 들어가려면 시간이 좀 있는데...
우리 지금 만나자... 물어볼것도 있고... 어디로 나올래?... "
" 음!... 앞으로 한시간 반 정도 시간이 있는데... 미라주에서 만날까?... "
" 알았어... 그럼 20분 안에 갈께... 나중에 봐... "
상아의 번호를 확인했는지 동성은 별다른 말없이 자신을 알아보았다. 이어 어제의 일을 떠올리는
동성의 말에 상아는 서둘러 동성의 말을 막은 후 자신의 말을 했다. 이어 약속을 정한 상아는
서둘러 약속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전화로 할 말이 따로 있고 만나서 할 말이 따로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어제 동성이 자신을 업고 온데대한 의문은 만나서 알아볼 생각을 한 상아는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 이걸보면 내가 조금 더 공부를 잘해서 동성이와 같은 학교에 들어갔으면 좋았을걸...
뭐 지난 일을 생각해봐야 어쩔수 없잖아... 그래도 서로 시간이 좀 있어서 이렇게 낮에 만날 수
있는것 만해도 어디야... 이정도로 만족해야지... )
상아는 지하철에 올라타면서 자신의 실력이 조금 모자라 동성과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한데 진한
아쉬움을 느끼기는 했지만 지나간 일에 대해 별로 아쉬워하지 않는 성격인지라 금방 그 생각을
지웠다. 이어 복잡한 지하철에서 가뭄에 콩나듯 재수 좋게도 빈자리를 발견하자 냉큼 앉는 것이었다.
얼마나 마시고 언제까지 마셨는지 몰라도 잠이 부족함을 느낀 상아는 자리에 앉자마자 슬그머니
감기는 눈을 어쩌지 못하고 가볍게 눈을 감았다. 잠시 졸 생각이 든 상아였다.
얼마를 그렇게 졸았을까?... 비몽사몽간에 들려오는 자신이 내려야 할 역이름을 꿈결 마냥 아득히
들은 아니 들었다고 생각한 상아는 놀라 떠지지않는 눈을 간신히 떴다.
이어 주위를 둘러보고는 자신이 내려야할 역임을 알아차리고는 급히 닫히고 있는 출입구로 뛰어갔다.
조금 늦게 반응했음인가?... 상아는 급히 서둘렀으나 그만 닫히는 문에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가방이 문에 끼여버렸다. 순간 다 닫히지 못한 문 뒤에서 킥킥거리는 소리에 부끄러움으로 인해
절로 얼굴을 붉히는 상아였다. 아무리 담대한 상아라고는 하지만 순간 창피한 생각에 몸둘바를
몰랐던 것이다. 다행히 그런 상아의 처지를 확인한 듯 출입문은 다시 열리는 것이었다.
상아는 부끄러움이 지나쳐 화가 나자 뒤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려 눈을 부라렸다.
그러나 그런 상아의 행동은 더욱 커다란 웃음소리만 가져오는 것이었다.
( 이것들이... 사람이 말이야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일을 당할수도 있는거지... 그런 일을 가지고
이렇게 노골적으로 사람을 면전에 두고 웃다니... 이것들을 그냥 두들겨 버리고 개값을 물어줘?
안그래도 부끄러워 죽겠는데... )
은근히 울화가 치밀자 속으로 갈등을 겪는 상아였다.
그렇게 어쩔까하며 망설이던 상아의 갈등은 다시 문이 닫히고 움직이는 지하철에 의해 더 이상
그일로 골머리를 싸매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상아는 떠나가는 지하철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러면서 혼자 말로 자신을 향해 웃음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재수 좋았다고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물론 그러면서 다시는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모든것이 술로 인해 생긴 것이기 때문이었다.
" 여기야... 어서와라... "
" 일찍왔네... "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간신히 약속장소에 그래도 시간에 늦지않고 도착한 상아는 입구에
들어서면서 동성을 찾아 고개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동성은 그런 상아를 기다렸는지 상아가 들어서자마자 손을 들어 조금은 큰 소리를 질렀다.
상아는 그런 동성을 발견하자 아까의 기분에서 벗어나며 조금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 마음에 동성이 앉아있는 자리로 다가가서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는 상아였다.
" 네 전화받고 바로 출발했거든... 생각보다 차가 안막혀서 바로 올수 있었어... 차는 뭘로 마실래
나는 커피로 할건데. 넌?... "
" 응?... 나도 커피로 하지... "
동성은 상아가 앉자마자 말을 꺼냈다. 이어 상아의 말을 듣고는 서빙하는 아가씨에게 차를
주문하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차를 주문하고 아가씨가 물러가자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다. 서로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말머리를 찾지못하고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두 사람이었다. 성급한 사람이 진다고 했던가?... 그 침묵을 깬 사람은 상아였다.
급한 성격에 거침이 없는 상아인지라 잠시라도 답답한 것을 참지 못하는 상아였다.
" 어제밤에 있었던 일 말인데... 어떻게 된거야?... 어쨓서 네가 날 업고 집에 간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너와 만난 기억이 없는데... "
" 뭐라고?... 너!... 얼마나 술을 마신거니?... 하긴 완전히 취하긴 했더라...
그래도 그렇지 어젯밤일이 전혀 생각이 안나는 거야?... "
" 생각이 안나니까 물어보는 거잖아?... 거기서 주는데로 술을 받아마시고 좀 기분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는 기억이 안나... "
" 휴!... 참 걱정이다. 너 다음에도 그러면... 에구 누가 널 데리고 갈지... "
" 쓸데없는 소리말고... 갈데 없으면 너한테 시집가면 되지 뭔 걱정이야... 그런 쓰잘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어서 어젯밤 일이나 이야기해... 내가 뭔 실수라도 안 저질렀나 그것만 이야기해... "
" 내가 쓰레기 청소나 하는 사람이냐?... 갈데없으면 나한테 온다니... 꿈도 크다... 알았어...
알았다고 그러니 그런 눈은 그만둬라... 이야기 하면 되잖아... "
상아의 질문에 동성은 한심하다는 눈빛이 되었다. 이어 진짜 걱정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쓰게
입을 여는 동성이었다. 상아는 그런 동성의 말에 별시답지않는 말을 듣는다는 표정으로 심드렁하게
말을 했고 그말에 동성은 얼굴을 잔뜩 지푸렸다. 이어 궁시렁거리며 상아를 비난하던 동성은
상아의 눈빛이 변하자 놀란듯 손을 휘휘저었다. 일년을 같이 보낸 상아인지라 상아의 눈빛만으로도
상아의 상태를 알수 있는 동성이었다. 그러면서 상아의 눈빛에서 위험을 감지한 것이었다.
그런 상아의 상태를 감지한 동성은 얼른 상아의 의문을 해소해 주는 수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급히 입을 열었던 것이다. 우선 상아의 욕구부터 채워주고 나서야 다른 말을 하고
또 그 말이 먹힌다는 사실을 감지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제법 오랜시간 상아와 같이 생활하면서 몸으로 터득한 생활의 지혜였던 것이다.
동성은 그런 사실을 속으로 상기하고는 겉으로 드러나지않게 상아에게 욕을 퍼부으며 말을 했다.
" 너 정말 생각 안나는 거니?... 그럼 내게 전화한것도 생각 안나는 거야?...
밤 1시가 넘어서 잔뜩 취한 목소리로 전화한 것도... "
" 밤 1시에?... 내가 전화를?... 그래?... 몰라 생각안나... 생각 안나니까 이렇게 너에게 묻잖아
그러니까 시답지 않는 말 말고 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말이나해... "
동성은 상아에게 탐색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내며 은근한 어조로 도대체 어디까지 상아가 알고 있는
지를 떠보기라도 하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런 동성의 말에 상아는 조금 놀란 어조로 반문을 하며
잠시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금새 생각이 안나는지 얼굴을 살짝 지푸리며 말을 했다.
그런 상아의 말에 동성의 얼굴은 금세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가 그것을 본 상아의
얼굴이 은근히 붉어지자 황급히 말을 이었다.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런 동성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뭐 생각하기에는 별거 아니었다.
전날까지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늦게 잠자리에 든 동성은 별안간 발작하듯이 상아가 강제적으로
다운 받아서 만들어준 모 가수의 음악을 컬러링으로 삼고 있었는데 그 음악이 들렸던 것이었다.
피곤한 김에 그것을 무시하고 한동안 이불을 뒤집어 쓴 동성은 그칠줄 모르고 울리는 휴대폰
소리에 참지 못하고 전화를 받았었다. 휴대폰에 찍힌 전화번호에서 상아의 전화임을 확인한 동성은
시계를 한번 확인하고는 속으로 시간을 무시한 상아에게 욕을 퍼부으며 전화를 받았었다.
이어 들려오는 완전히 혀가 꼬인 상아의 목소리에 등에 찬물을 맞은듯 놀란 동성은 상아의 현재
위치를 횡설수설하는 상아에게 몇번이나 물어 간신히 확인하고는 상아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자다가 달려간 술집에 상아는 한눈에 보기에도 기가찬 완전히
풀린 모습을 보인채 연신 술을 들이키고있었던 것이었다.
이미 파장분위기의 술집에서 수없이 많은 빈 좌석을 주위에 두고 겨우 사 오명 만이 그것도
여자라고는 상아 혼자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와 사람들을 놀란 눈초리로 바라보다 상아에게 다가가자 상아는 완전히 취한
상태에서도 그런 동성을 알아보고는 막무가내로 동성에게 매달렸던 것이다.
별로 잘하지도 못하는 술을 일반 주정뱅이도 마시기 힘들 정도의 양을 마신 상아인지라 처음에는
어떤걸 기대하며 술을 권했던 과 선배와 동료들도 막무가내로 주정을 하는 상아에게 질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자신들의 죄인것을...
" 상아야!... 이게 도대체... "
" 동성이... 왔구나... 얘가 내 애인이야... 잘생겼지... 게다가 의사라구... 의사... 히히히... "
" 휴!... 야!... 정신 좀 차려라... 도대체 얼마를 마셨길래... "
" 그게... 막무가내로 마셔서... "
" 무슨 소리야... 아직 멀었어... 여기 술 떨어졌네... 아저씨... 여기 술 더... "
동성은 기가 찬 표정으로 상아를 불렀고 상아는 그 와중에도 완전히 풀린 눈으로 나마 동성을 알아
보고는 자랑스럽게 동성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물론 제대로 발음도 안되는 술취한 음성으로...
그런 상아를 보며 누군가라고 할것도 없이 비난의 기색을 담은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을 바라보는
동성의 눈초리에 상아의 과 학생들은 지은 죄가 있는지라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자신들을 변호하며
입을 열었다. 동성은 그런 과 학생들에게 은근히 비난의 눈초리를 던졌다.
실상은 그렇지 않더라도 동성의 체격은 누가봐도 당당한 체격인지라 그들은 조금은 주눅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미 도를 넘어선 상아는 술병을 들어 술을 따르다 술이 안나오자 다시
주인을 불러 술을 주문하였다. 이미 술에 완전히 취한 것을 확인한 술집 주인은 이제 소란을
피우는 상아가 어서 나가주기만을 바라고 있는지라 상아의 말은 씨도 먹히지 않고 있었다.
동성은 계속 고함을 지르는 상아를 달래며 한편으로는 주인에게 사과의 말을 던지며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취하도록 만든 상아의 학교 선배들에게 비난의 표정을 지으며 상아를 제어하려고 했다.
" 난 아직 안취했어... 동성이도 왔으니 다시 마시자... 너무 기분이 좋아... 사랑해... "
" 알았어... 이제 그만 집에 가자... 너 너무 취했어... "
" 아니야... 나 하나도 안취했어... 그러니 딱 한잔만 딱 한잔만 더하자... 응?... "
" 알았으니까 우선 일어서기나해... 자!... 착하지... "
주정을 부리며 뻗대는 상아를 진땀을 뻘뻘흘리며 부축하는데 성공한 동성은 늘어지는 상아를
그녀의 과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간신히 등에 업을 수 있었다.
그렇게 진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업고 밖으로 나온 동성은 그들이 잡아주는 택시에 간신히 상아를
태울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택시에 타고서도 계속 주정을 부리는 상아를 간신히
달래며 상아의 집으로 와서 다시 택시에서 내리지않으려는 그녀를 집에 집어넣은 동성이었다.
물론 완전히 취한 그녀를 데리고 온 죄로 박사장 내외에게 오해의 눈길을 받은 건 말할것도 없었다.
" 네가 얼마나 난동을 부린지 기억나지 않는거니?... "
" 설마!... 비록 내가 술이 좀 약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난동까지야... 너 거짓말이지?... "
" 어이구... 야!... 내가 할일이 없어서 없는 일을 말하겠니?... 너 나중에 학교에 가봐라...
니가 한 짓에 대한 소문이 쫘 할거다... 무슨 놈의 계집애가... "
" 어쭈!... 그래 설사 니 말대로 내가 술에 취해 실수를 했다고 쳐... 그래도 그렇지 계집애!... "
" 알았다... 알았어... 계집애는 취소다... 하여간 너 어제 택시안에서 집에 안간다고 얼마나
고함을 질렀던지... 운전기사가 몇번이나 내리라고... 하여간... 내가 기사에게 사과한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내 집에 가서 자겠다고... 첫날밤을 보내자고... "
" 거짓말 마... 아무리 내가 취했기로서니 설마 그런 말까지 했을라구... 너 가만히 보니까 내가
기억하지 못한단걸 핑계로 없는 말까지 지어내고 있는데... 너 사람을 이상한 쪽으로 몰아가면
내가 가만 안둔다... 겁도 없이 말이야... "
" 허참!... 내가 뭣때문에 없는 말을 지어내겠냐?... 전부 니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기는 거다...
뭐 술에 완전히 떡이 된 널 무슨 매력이 있다고... 웃기지마... "
" ........... "
점점 도가 더해가는 동성의 말에 상아는 문득 동성의 말허리를 잘랐다.
더 이상 가만히 두었다가는 무슨 말이 나올지 두려운 상아였다. 그런 상아의 반 협박 비슷한
말에도 굴하지 않고 동성의 말이 이어지자 상아는 겉으로는 고함을 쳤지만 속으로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하지않을 수 없었다. 설사 동성의 말이 좀 과장되었더라도 자신이 그런 식으로 말을 한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일 거란 생각이 뇌리에 스쳤던 것이다.
그것을 깨닫지 상아는 기억나지 않는 일을 다시 생각하듯 탐색하는 눈초리가 된채 동성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런다고 생각나지않는 끊긴 필름이 다시 복원 될리 만무한 상아였다. 한참동안이나 마치 눈싸움을
하듯 동성의 얼굴을 쳐다보던 상아는 이윽고 어쩔수 없다는 듯 얼굴을 붉히며 눈을 돌렸다.
그런 상아의 뇌리에는 동성의 말이 사실일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처음 동성을 만날때부터 비록 실수이긴 하지만 스킨쉽이 일어났고 이어 자주 몸의 접촉이
일어났으며 점점 정이 들고 또 사랑을 느껴서 수시로 키스까지 나눈 사이였던 두사람이었다.
( 하긴 그럴수도 있었겠네... 은근히 내 애인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당연히 무의식 중에
내가 그런 말을 할수도 있었을 거야... 그렇지만 너무 노골적이잖아... 저 놈은 좀 내성적인데
이런 일로 날 싫어하지나 않을지 몰라... 학을 땔수도 있는데...
뭐!... 정 내가 싫다고 하면 두들겨서라도 내껄로 만들면 되지만... 그러긴 싫으니까... )
상아는 말없이 동성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은근히 마음이 놓이는 상아였다. 그렇게 상아가 계속 부인을 하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인지 입을 다물며 살짝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눈을 피하자 동성은 그런 상아의 태도에
의문을 느꼈다. 남자도 그런 남자가 없을 너무나 씩씩한 상아였기에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동성이었다. 그런 상아의 태도에 은근히 프라이드를 느끼기 까지하는 동성이었다.
" 이제 납득이 간거야?... 앞으로 술 좀 자재해... 무슨 여자가 말이야 그렇게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고는 밤늦게 남자를 불러내냐?... 하여간 마음에... "
" 됐어... 충분히 알아들었으니까 이제 그만해... 나 앞으로는 그렇게 술 안마실거고 또 그런 일도
없을거니까... 그럼 됐지?... 그리고 그렇게 취했어도 다른 사람이 아닌 너에게 전화를 한다는건
그만큼 널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잖아... 그럼 된거 아니야... "
" 액!~~~ "
( 날 생각 안해줘도 되니까... 제발 앞으로는 이런 일 만들지마라... 너 데려다 주고 집에 오느라
어제 잠도 제대로 못잤다... 오늘 그것 때문에 컨디션 엉망이다... 그러니... )
동성은 속으로 상아의 말에 투덜거렸지만 겉으로는 속마음과는 완전히 다르게 웃음을 지었다.
더 이상 상아를 자극했다가는 그야 말로 섬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들어가는 형국이 될것이란걸
깨달은 동성이었다. 그런 마음에 미소를 짓자 상아도 그런 동성의 미소에 마음을 푸는 듯했다.
이어 약간의 시간동안 서로의 근황을 묻고 또 시덮지 않는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은 강의 시간이
빠듯함을 느끼고는 커피샵을 나섰다. 서로 약속 장소에서 반대쪽으로 가는 지라 각기 따로 따로
헤어지는 두 사람이었다. 조금의 아쉬움을 느끼는 두 사람은 다시 연락할것을 약속했다.
그러므로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적절치 못한 내용입니다.
19세 미만인 사람은 절대 읽지 않기를 바랍니다.
경고: 이 작품은 **넷에서만 연재합니다.
이 작품은 본인의 창작품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무단으로 옮겨가는 행위를 금합니다.
이 작품은 다른 사이트에 게재되었다면 본인에게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 3편 51부 >
[ 상아 대학에 들어가다 1 ]
" 으으응... 뭐야?... 시계가... 이렇게 늦었는데 왜!... 아! "
상아는 침대에서 막 잠에서 깨어나며 기지개를 켜며 눈을 뜨다가 얼굴에 비치는 햇살에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시계를 바라보다가 놀란듯 몸을 일으키며 누구엔가인지 모르게 불평을 내 밷었다.
그러나 금방 상아는 자신의 처지를 깨달으며 마음을 놓았다.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도 얼마되지 않았어인지 여전히 고등학교에 다닐 때의 습관을 완전히 지울 수
없는 상아인지라 햇빛이 중천에 뜬것을 보고 놀라다 자신이 이제 대학생인것을 자각하고는 마음을
놓는 것이었다. 아직 9시가 되지않았음을 자각한 상아는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 햐!... 대학생이 되니 좋기는 좋네... 이렇게 늦게 일어나도 별로 바쁘지않으니 말이야...
고등학교에 다닐때는 지금 일어났으면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을텐데...
오늘은 오전 수업이 없지... 그런데 아이구 머리야...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머리가 깨어질것 같네. 주는데로 마셨더니만.. 그런데 내방인걸 보니 집은 바로 찾아왔나보네. )
상아는 문득 깨어질듯 아파오는 머리와 타는 듯한 목마름을 느끼고는 어제일을 떠올렸다.
신입생 환영회를 열어준다는 과 선배들에 의해 일학년 새내기들이 모두 학교 앞 술집에 모였던
것이 떠올랐다. 물론 같이 들어온 신입생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상아인지라 모든 선배들과 같은
새내기 남학생들의 인기를 한몸에 차지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는 상아였다.
은근히 자신들의 입장을 내세우며 자신의 옆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실랑이가 벌어진 후 간신히
환영회가 시작되고 이어 인기에 걸맞게 무수한 술잔을 받은 상아였다.
" 아... 아파!... "
상아는 그런 술자리를 기억하고는 아픈 머리를 못말리겠다는 듯 살래사래 저었다.
순간 마치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아픔을 느끼면 상아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무의식중에 흔든 머리가 지독한 통증을 가져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상아는 입에서 풍기는 마치 썩은 듯한 술과 어제먹은 안주의 부패한 듯한 냄새가 자신의 입을
타고 나오는 것을 느끼고는 인상을 더욱 지푸렸다.
순간적으로 자신의 입에서 나는 냄새에 구역질이 올라오는 것이었다.
" 잘한다... 이제 대학생이 되었다고 완전히 풀어져버렸구나... 여자가 밤늦도록 술이나 마시고
다니다니... 기가차서 말이 다 안나오네... 어서 씻고 내려와서 밥이나 먹어... "
" 엄마?... "
그렇게 머리를 감싸쥐고는 쩔쩔매는 상아의 귀에 언제들어왔는지 엄마의 목소리가 방음안된
방안에서 아니 울림이 극도로 잘되도록 만든 방인듯 웅웅거리며 들려왔던 것이었다.
다시끔 골이 푹푹 쑤시는 것을 느끼며 잘 떠지지 않는 눈을 간신히 뜨며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던
상아는 엄마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확인하듯 입을 열었다.
엄마의 얼굴에는 조금 화가 난듯 굳어있었다. 상아는 그런 엄마의 표정에 뜨아한 표정을 지으며
멍청한 눈빛을 보내는 것이었다.
" 너!... 저녁에 아빠오시면 단단히 혼날 각오를 하는게 좋을거다... 아빠가 몹시 화가 나셨어...
아무리 철이 없기로니 어떻게 이제 겨우 대학에 들어간 계집애가 그렇게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들어올수가 있니?... 그것도 혼자 오지 못해서 동성이의 부축을 받고 오다니... "
" 네?... 동성이가... 엄마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동성이의 부축을 받고 왔다고?... "
" 애구... 화상하고는 어젯밤 일이 기억도 나지않나보네... 동성이가 널 업고 왔더라...
얼마나 많이 마셨으면 기억도 없을까!... 보기싫어... 어서 씻고 밥이나 먹어... "
" 무슨 말인지... 거기서 동성이가 왜 나오는 거야... "
상아는 전혀 생각이 나지않는 어젯밤의 일을 머리속에 떠올리며 혼자 말로 중얼거리며 아픈 머리에
자극을 주지않으려고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엄마의 말을 조합해보면 어제 자신이 동성이에게
업혀서 집에 들어왔다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욕실로 걸어가며 아무리 생각해도 동성은 기억에 없는 상아였다.
선배와 동기들이 주는 술을 거절하는 법없이 마구 받아마시다 기억이 끊긴 상아였다.
상아는 물끄러미 세면대에 붙어있는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며 잠시 어제 일을 떠올려보는 상아였다.
( 아!...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게 없네... 필름이 끊겼나보네... 골도 아픈데 더 생각해도
떠오르는 것도 없고 나중에 동성이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면 알겠지... 휴!... 어제 많이 마시긴
마신 모양이네... 얼굴이 헬쓱해 진걸보면 말이야... 다음부터는 좀 자제해야지...
그건 그렇게 저녁일이 걱정이네... 아빠가 화가 많이 난것 같은데... 설마 때리지는 않겠지?
다시는 어제처럼 술을 마시지 말아야지... 너무 많이 마시니 여러모로 손해잖아... )
상아는 잠시 그렇게 생각을 하다 더이상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고는 조심스럽게 세수를 했다.
살살 움직이는데도 아픈 머리를 조심하면서... 그렇게 세수를 끊낸 상아는 아직도 멍한 정신으로
아랫층으로 내려갔다. 구수한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하는 속에 식당으로 들어간 상아는 아직도
얼굴을 굳히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자 저도 모르게 애교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일단 엄마에게 부터 화를 풀어줄 필요성을 느끼는 상아였던 것이다.
" 엄마!... 어제는 과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열어서 어쩔수 없었잖아... 앞으로는 그렇게 마시라고
해도 안마실거니까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불가항력이라고요... "
" 모르겠다... 어찌된 애가 저희 언니들과는 달리 이렇게 선머슴아 처럼 구는지... 쯪쯪...
하여간 엄마는 모르겠다. 나중에 아빠에게 혼날 각오 단단히 해라... 그리고 어서 그 국이나
마셔라... 세상에 남편도 모자라서 딸내미에게 까지 해장국을 끓여 바칠줄이야... "
" 응?... 아!... 음!... 야!... 시원한데... 엄마!... 속이 확 뚫리는 것 같아...
아빠 말대로 엄마의 해장국 끓이는 솜씨는 대단한데... 역시 아빠가 칭찬할만해... "
"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빨리 먹기나해라... 어이구 내 팔자야... "
상아의 말에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 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생각할수록 한심해 지는 자신의 처지를 떠올리는 그녀였다.
남편에 이어서 딸에게 까지 해장국을 끓여 바칠줄은 생각도 못했던 그녀였다.
그러나 말은 그렇게 냉정하게 하면서도 맛있게 먹는 상아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슬며시
미소를 짓는 그녀였다. 아무래도 칭찬을 들으니 그래도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 아!... 잘먹었다... 엄마 너무 맛있어요... 고마워요... "
" 어이구 화상하고는... 어서 학교나 가... 보기 싫으니까... "
" 히잉... 엄마는 상아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앞으로는 다시는 이런일 없을거예요... "
" 말은... 하여간 어서 준비하고 학교나 가... "
상아는 북어국을 한그릇 뚝딱헤치우고는 흐르는 땀을 훔치며 감사를 표했다.
속이 풀리는 것과 함께 머리가 깨어질듯 아픈것도 어느정도 진정되는듯한 느낌에 절로 미소가
떠오르는 상아였다. 그런 상아에게 밉지않는 눈총을 주며 그녀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상아는 그런 그녀의 말에 어리광을 부리며 엄마의 목을 안았다가 재촉하는 말에 뺨에 쪽 소리가
나도록 뽀뽀를 하고나서는 자신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기억 속에 없는 동성과의 일이 생각난 그녀였기에 서둘러 수업
준비를 하는 그녀였다. 가볍게 하는둥 마는둥하며 화장을 한 그녀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한번
비춰보고는 방을 나섰다. 항상 자신이 봐도 반할 정도의 미모라고 생각을 하며 말이다.
그렇게 방을 나선 그녀는 다시 한번 시계를 확인하고는 헨드폰의 단축 다이얼을 눌렀다.
처음부터 자신의 애인으로 설정을 해놓은 동성인지라 단축다이얼에 동성의 전화번호를 입력시켜
놓았던 것이다. 잠시 신호음이 가더니 익숙한 목소리가 상아의 귀를 때렸다.
" 상아니?... 그래 속은 좀 괜찮고... 무슨 술을 그렇게... "
" 그래 나야... 그건 그만두고 지금 시간있어?... 나 아직 강의 들어가려면 시간이 좀 있는데...
우리 지금 만나자... 물어볼것도 있고... 어디로 나올래?... "
" 음!... 앞으로 한시간 반 정도 시간이 있는데... 미라주에서 만날까?... "
" 알았어... 그럼 20분 안에 갈께... 나중에 봐... "
상아의 번호를 확인했는지 동성은 별다른 말없이 자신을 알아보았다. 이어 어제의 일을 떠올리는
동성의 말에 상아는 서둘러 동성의 말을 막은 후 자신의 말을 했다. 이어 약속을 정한 상아는
서둘러 약속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전화로 할 말이 따로 있고 만나서 할 말이 따로 있었던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어제 동성이 자신을 업고 온데대한 의문은 만나서 알아볼 생각을 한 상아는
지하철을 타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 이걸보면 내가 조금 더 공부를 잘해서 동성이와 같은 학교에 들어갔으면 좋았을걸...
뭐 지난 일을 생각해봐야 어쩔수 없잖아... 그래도 서로 시간이 좀 있어서 이렇게 낮에 만날 수
있는것 만해도 어디야... 이정도로 만족해야지... )
상아는 지하철에 올라타면서 자신의 실력이 조금 모자라 동성과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한데 진한
아쉬움을 느끼기는 했지만 지나간 일에 대해 별로 아쉬워하지 않는 성격인지라 금방 그 생각을
지웠다. 이어 복잡한 지하철에서 가뭄에 콩나듯 재수 좋게도 빈자리를 발견하자 냉큼 앉는 것이었다.
얼마나 마시고 언제까지 마셨는지 몰라도 잠이 부족함을 느낀 상아는 자리에 앉자마자 슬그머니
감기는 눈을 어쩌지 못하고 가볍게 눈을 감았다. 잠시 졸 생각이 든 상아였다.
얼마를 그렇게 졸았을까?... 비몽사몽간에 들려오는 자신이 내려야 할 역이름을 꿈결 마냥 아득히
들은 아니 들었다고 생각한 상아는 놀라 떠지지않는 눈을 간신히 떴다.
이어 주위를 둘러보고는 자신이 내려야할 역임을 알아차리고는 급히 닫히고 있는 출입구로 뛰어갔다.
조금 늦게 반응했음인가?... 상아는 급히 서둘렀으나 그만 닫히는 문에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가방이 문에 끼여버렸다. 순간 다 닫히지 못한 문 뒤에서 킥킥거리는 소리에 부끄러움으로 인해
절로 얼굴을 붉히는 상아였다. 아무리 담대한 상아라고는 하지만 순간 창피한 생각에 몸둘바를
몰랐던 것이다. 다행히 그런 상아의 처지를 확인한 듯 출입문은 다시 열리는 것이었다.
상아는 부끄러움이 지나쳐 화가 나자 뒤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려 눈을 부라렸다.
그러나 그런 상아의 행동은 더욱 커다란 웃음소리만 가져오는 것이었다.
( 이것들이... 사람이 말이야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일을 당할수도 있는거지... 그런 일을 가지고
이렇게 노골적으로 사람을 면전에 두고 웃다니... 이것들을 그냥 두들겨 버리고 개값을 물어줘?
안그래도 부끄러워 죽겠는데... )
은근히 울화가 치밀자 속으로 갈등을 겪는 상아였다.
그렇게 어쩔까하며 망설이던 상아의 갈등은 다시 문이 닫히고 움직이는 지하철에 의해 더 이상
그일로 골머리를 싸매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상아는 떠나가는 지하철을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러면서 혼자 말로 자신을 향해 웃음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재수 좋았다고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물론 그러면서 다시는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모든것이 술로 인해 생긴 것이기 때문이었다.
" 여기야... 어서와라... "
" 일찍왔네... "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간신히 약속장소에 그래도 시간에 늦지않고 도착한 상아는 입구에
들어서면서 동성을 찾아 고개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동성은 그런 상아를 기다렸는지 상아가 들어서자마자 손을 들어 조금은 큰 소리를 질렀다.
상아는 그런 동성을 발견하자 아까의 기분에서 벗어나며 조금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 마음에 동성이 앉아있는 자리로 다가가서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는 상아였다.
" 네 전화받고 바로 출발했거든... 생각보다 차가 안막혀서 바로 올수 있었어... 차는 뭘로 마실래
나는 커피로 할건데. 넌?... "
" 응?... 나도 커피로 하지... "
동성은 상아가 앉자마자 말을 꺼냈다. 이어 상아의 말을 듣고는 서빙하는 아가씨에게 차를
주문하는 동성이었다. 그렇게 차를 주문하고 아가씨가 물러가자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침묵을 지켰다. 서로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말머리를 찾지못하고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두 사람이었다. 성급한 사람이 진다고 했던가?... 그 침묵을 깬 사람은 상아였다.
급한 성격에 거침이 없는 상아인지라 잠시라도 답답한 것을 참지 못하는 상아였다.
" 어제밤에 있었던 일 말인데... 어떻게 된거야?... 어쨓서 네가 날 업고 집에 간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너와 만난 기억이 없는데... "
" 뭐라고?... 너!... 얼마나 술을 마신거니?... 하긴 완전히 취하긴 했더라...
그래도 그렇지 어젯밤일이 전혀 생각이 안나는 거야?... "
" 생각이 안나니까 물어보는 거잖아?... 거기서 주는데로 술을 받아마시고 좀 기분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는 기억이 안나... "
" 휴!... 참 걱정이다. 너 다음에도 그러면... 에구 누가 널 데리고 갈지... "
" 쓸데없는 소리말고... 갈데 없으면 너한테 시집가면 되지 뭔 걱정이야... 그런 쓰잘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어서 어젯밤 일이나 이야기해... 내가 뭔 실수라도 안 저질렀나 그것만 이야기해... "
" 내가 쓰레기 청소나 하는 사람이냐?... 갈데없으면 나한테 온다니... 꿈도 크다... 알았어...
알았다고 그러니 그런 눈은 그만둬라... 이야기 하면 되잖아... "
상아의 질문에 동성은 한심하다는 눈빛이 되었다. 이어 진짜 걱정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쓰게
입을 여는 동성이었다. 상아는 그런 동성의 말에 별시답지않는 말을 듣는다는 표정으로 심드렁하게
말을 했고 그말에 동성은 얼굴을 잔뜩 지푸렸다. 이어 궁시렁거리며 상아를 비난하던 동성은
상아의 눈빛이 변하자 놀란듯 손을 휘휘저었다. 일년을 같이 보낸 상아인지라 상아의 눈빛만으로도
상아의 상태를 알수 있는 동성이었다. 그러면서 상아의 눈빛에서 위험을 감지한 것이었다.
그런 상아의 상태를 감지한 동성은 얼른 상아의 의문을 해소해 주는 수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급히 입을 열었던 것이다. 우선 상아의 욕구부터 채워주고 나서야 다른 말을 하고
또 그 말이 먹힌다는 사실을 감지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제법 오랜시간 상아와 같이 생활하면서 몸으로 터득한 생활의 지혜였던 것이다.
동성은 그런 사실을 속으로 상기하고는 겉으로 드러나지않게 상아에게 욕을 퍼부으며 말을 했다.
" 너 정말 생각 안나는 거니?... 그럼 내게 전화한것도 생각 안나는 거야?...
밤 1시가 넘어서 잔뜩 취한 목소리로 전화한 것도... "
" 밤 1시에?... 내가 전화를?... 그래?... 몰라 생각안나... 생각 안나니까 이렇게 너에게 묻잖아
그러니까 시답지 않는 말 말고 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말이나해... "
동성은 상아에게 탐색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내며 은근한 어조로 도대체 어디까지 상아가 알고 있는
지를 떠보기라도 하는 듯 입을 열었다. 그런 동성의 말에 상아는 조금 놀란 어조로 반문을 하며
잠시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금새 생각이 안나는지 얼굴을 살짝 지푸리며 말을 했다.
그런 상아의 말에 동성의 얼굴은 금세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가 그것을 본 상아의
얼굴이 은근히 붉어지자 황급히 말을 이었다. 주먹은 가깝고 법은 멀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런 동성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뭐 생각하기에는 별거 아니었다.
전날까지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늦게 잠자리에 든 동성은 별안간 발작하듯이 상아가 강제적으로
다운 받아서 만들어준 모 가수의 음악을 컬러링으로 삼고 있었는데 그 음악이 들렸던 것이었다.
피곤한 김에 그것을 무시하고 한동안 이불을 뒤집어 쓴 동성은 그칠줄 모르고 울리는 휴대폰
소리에 참지 못하고 전화를 받았었다. 휴대폰에 찍힌 전화번호에서 상아의 전화임을 확인한 동성은
시계를 한번 확인하고는 속으로 시간을 무시한 상아에게 욕을 퍼부으며 전화를 받았었다.
이어 들려오는 완전히 혀가 꼬인 상아의 목소리에 등에 찬물을 맞은듯 놀란 동성은 상아의 현재
위치를 횡설수설하는 상아에게 몇번이나 물어 간신히 확인하고는 상아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아닌 밤중에 홍두깨격으로 자다가 달려간 술집에 상아는 한눈에 보기에도 기가찬 완전히
풀린 모습을 보인채 연신 술을 들이키고있었던 것이었다.
이미 파장분위기의 술집에서 수없이 많은 빈 좌석을 주위에 두고 겨우 사 오명 만이 그것도
여자라고는 상아 혼자있었다.
동성은 그런 상아와 사람들을 놀란 눈초리로 바라보다 상아에게 다가가자 상아는 완전히 취한
상태에서도 그런 동성을 알아보고는 막무가내로 동성에게 매달렸던 것이다.
별로 잘하지도 못하는 술을 일반 주정뱅이도 마시기 힘들 정도의 양을 마신 상아인지라 처음에는
어떤걸 기대하며 술을 권했던 과 선배와 동료들도 막무가내로 주정을 하는 상아에게 질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자신들의 죄인것을...
" 상아야!... 이게 도대체... "
" 동성이... 왔구나... 얘가 내 애인이야... 잘생겼지... 게다가 의사라구... 의사... 히히히... "
" 휴!... 야!... 정신 좀 차려라... 도대체 얼마를 마셨길래... "
" 그게... 막무가내로 마셔서... "
" 무슨 소리야... 아직 멀었어... 여기 술 떨어졌네... 아저씨... 여기 술 더... "
동성은 기가 찬 표정으로 상아를 불렀고 상아는 그 와중에도 완전히 풀린 눈으로 나마 동성을 알아
보고는 자랑스럽게 동성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물론 제대로 발음도 안되는 술취한 음성으로...
그런 상아를 보며 누군가라고 할것도 없이 비난의 기색을 담은체 주위에 있던 사람들을 바라보는
동성의 눈초리에 상아의 과 학생들은 지은 죄가 있는지라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자신들을 변호하며
입을 열었다. 동성은 그런 과 학생들에게 은근히 비난의 눈초리를 던졌다.
실상은 그렇지 않더라도 동성의 체격은 누가봐도 당당한 체격인지라 그들은 조금은 주눅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미 도를 넘어선 상아는 술병을 들어 술을 따르다 술이 안나오자 다시
주인을 불러 술을 주문하였다. 이미 술에 완전히 취한 것을 확인한 술집 주인은 이제 소란을
피우는 상아가 어서 나가주기만을 바라고 있는지라 상아의 말은 씨도 먹히지 않고 있었다.
동성은 계속 고함을 지르는 상아를 달래며 한편으로는 주인에게 사과의 말을 던지며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취하도록 만든 상아의 학교 선배들에게 비난의 표정을 지으며 상아를 제어하려고 했다.
" 난 아직 안취했어... 동성이도 왔으니 다시 마시자... 너무 기분이 좋아... 사랑해... "
" 알았어... 이제 그만 집에 가자... 너 너무 취했어... "
" 아니야... 나 하나도 안취했어... 그러니 딱 한잔만 딱 한잔만 더하자... 응?... "
" 알았으니까 우선 일어서기나해... 자!... 착하지... "
주정을 부리며 뻗대는 상아를 진땀을 뻘뻘흘리며 부축하는데 성공한 동성은 늘어지는 상아를
그녀의 과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간신히 등에 업을 수 있었다.
그렇게 진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업고 밖으로 나온 동성은 그들이 잡아주는 택시에 간신히 상아를
태울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택시에 타고서도 계속 주정을 부리는 상아를 간신히
달래며 상아의 집으로 와서 다시 택시에서 내리지않으려는 그녀를 집에 집어넣은 동성이었다.
물론 완전히 취한 그녀를 데리고 온 죄로 박사장 내외에게 오해의 눈길을 받은 건 말할것도 없었다.
" 네가 얼마나 난동을 부린지 기억나지 않는거니?... "
" 설마!... 비록 내가 술이 좀 약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난동까지야... 너 거짓말이지?... "
" 어이구... 야!... 내가 할일이 없어서 없는 일을 말하겠니?... 너 나중에 학교에 가봐라...
니가 한 짓에 대한 소문이 쫘 할거다... 무슨 놈의 계집애가... "
" 어쭈!... 그래 설사 니 말대로 내가 술에 취해 실수를 했다고 쳐... 그래도 그렇지 계집애!... "
" 알았다... 알았어... 계집애는 취소다... 하여간 너 어제 택시안에서 집에 안간다고 얼마나
고함을 질렀던지... 운전기사가 몇번이나 내리라고... 하여간... 내가 기사에게 사과한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내 집에 가서 자겠다고... 첫날밤을 보내자고... "
" 거짓말 마... 아무리 내가 취했기로서니 설마 그런 말까지 했을라구... 너 가만히 보니까 내가
기억하지 못한단걸 핑계로 없는 말까지 지어내고 있는데... 너 사람을 이상한 쪽으로 몰아가면
내가 가만 안둔다... 겁도 없이 말이야... "
" 허참!... 내가 뭣때문에 없는 말을 지어내겠냐?... 전부 니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기는 거다...
뭐 술에 완전히 떡이 된 널 무슨 매력이 있다고... 웃기지마... "
" ........... "
점점 도가 더해가는 동성의 말에 상아는 문득 동성의 말허리를 잘랐다.
더 이상 가만히 두었다가는 무슨 말이 나올지 두려운 상아였다. 그런 상아의 반 협박 비슷한
말에도 굴하지 않고 동성의 말이 이어지자 상아는 겉으로는 고함을 쳤지만 속으로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하지않을 수 없었다. 설사 동성의 말이 좀 과장되었더라도 자신이 그런 식으로 말을 한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일 거란 생각이 뇌리에 스쳤던 것이다.
그것을 깨닫지 상아는 기억나지 않는 일을 다시 생각하듯 탐색하는 눈초리가 된채 동성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런다고 생각나지않는 끊긴 필름이 다시 복원 될리 만무한 상아였다. 한참동안이나 마치 눈싸움을
하듯 동성의 얼굴을 쳐다보던 상아는 이윽고 어쩔수 없다는 듯 얼굴을 붉히며 눈을 돌렸다.
그런 상아의 뇌리에는 동성의 말이 사실일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처음 동성을 만날때부터 비록 실수이긴 하지만 스킨쉽이 일어났고 이어 자주 몸의 접촉이
일어났으며 점점 정이 들고 또 사랑을 느껴서 수시로 키스까지 나눈 사이였던 두사람이었다.
( 하긴 그럴수도 있었겠네... 은근히 내 애인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당연히 무의식 중에
내가 그런 말을 할수도 있었을 거야... 그렇지만 너무 노골적이잖아... 저 놈은 좀 내성적인데
이런 일로 날 싫어하지나 않을지 몰라... 학을 땔수도 있는데...
뭐!... 정 내가 싫다고 하면 두들겨서라도 내껄로 만들면 되지만... 그러긴 싫으니까... )
상아는 말없이 동성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은근히 마음이 놓이는 상아였다. 그렇게 상아가 계속 부인을 하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인지 입을 다물며 살짝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눈을 피하자 동성은 그런 상아의 태도에
의문을 느꼈다. 남자도 그런 남자가 없을 너무나 씩씩한 상아였기에 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동성이었다. 그런 상아의 태도에 은근히 프라이드를 느끼기 까지하는 동성이었다.
" 이제 납득이 간거야?... 앞으로 술 좀 자재해... 무슨 여자가 말이야 그렇게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마시고는 밤늦게 남자를 불러내냐?... 하여간 마음에... "
" 됐어... 충분히 알아들었으니까 이제 그만해... 나 앞으로는 그렇게 술 안마실거고 또 그런 일도
없을거니까... 그럼 됐지?... 그리고 그렇게 취했어도 다른 사람이 아닌 너에게 전화를 한다는건
그만큼 널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잖아... 그럼 된거 아니야... "
" 액!~~~ "
( 날 생각 안해줘도 되니까... 제발 앞으로는 이런 일 만들지마라... 너 데려다 주고 집에 오느라
어제 잠도 제대로 못잤다... 오늘 그것 때문에 컨디션 엉망이다... 그러니... )
동성은 속으로 상아의 말에 투덜거렸지만 겉으로는 속마음과는 완전히 다르게 웃음을 지었다.
더 이상 상아를 자극했다가는 그야 말로 섬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들어가는 형국이 될것이란걸
깨달은 동성이었다. 그런 마음에 미소를 짓자 상아도 그런 동성의 미소에 마음을 푸는 듯했다.
이어 약간의 시간동안 서로의 근황을 묻고 또 시덮지 않는 이야기를 나눈 두 사람은 강의 시간이
빠듯함을 느끼고는 커피샵을 나섰다. 서로 약속 장소에서 반대쪽으로 가는 지라 각기 따로 따로
헤어지는 두 사람이었다. 조금의 아쉬움을 느끼는 두 사람은 다시 연락할것을 약속했다.
추천116 비추천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