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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난 스물다섯 그를 오빠 ... - 12부





그렇게 2005년을 맞이하며 스물아홉의 아가는 정액에 행복해하는 서른의 암컷으로 자라고 있었고, 여전히 맑은 미소를 가진 스물다섯의 그는 지난해보다 좀 더 성숙해진 암컷의 낮 시간을 지배하며 진정한 주인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보다 성숙해진 내 몸은 그를 즐겁게 했고 그를 향해 열려가는 내 수즙은 마음은 어린 내 주인에게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다. 그의 앞에서 애교 넘치는 내겐 자상한 오빠가 되어 내 성숙한 몸을 보듬어 주었고, 흥분에 겨워 몸부림치고 있을 땐 스물다섯의 주인이 되어 서른의 암컷을 벌거벗겨 그의 앞에서 애원하게 만들었다.





이상하게도 그의 암컷이 되어 갈수록 창피하거나 부끄러운 마음보다는 설레이고 수즙은 마음이 앞서기 시작했고 그의 품에 안긴 안락한 편안함을 꿈꾸며 새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2월 꽃샘추위가 한창인 졸업시즌이 돌아왔고 외로이 졸업식을 보냈을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 ? 나 오늘 졸업식이었는데 축하 안해줄 거야??





천진스러운 그의 말 속에서도 나만은 그의 외로움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아버지와 여동생의 축하를 받으며 졸업식을 마쳤겠지만 뭔가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을 느꼈으리라. 그럴 때면 그는 그 채워지지 않은 빈자리의 허전함을 내게서 채우려 하곤 했고 난 그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때론 누나처럼 또 때론 엄마처럼 따뜻한 모성으로 그를 감싸 안았다.





- 정말 정말 축하해요. 그렇지 않아도 넥타이 하나 사놨는데.



- 선물도 좋긴 하지만 오늘 하루만 같이 밥 먹고 영화보고 하면 안될까? ... 안되겠지?





난 이런 그에게 단호하게 안된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모질지 못했다. 아니 외로워하는 그에게 하루정도는 따뜻한 누나가 ... 엄마가 ... 그리고 여자가 되어주고 싶을 만큼 그를 아끼고 가깝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 거절하지 못한 보다 솔직한 이유였으리라.





약간의 망설임은 저번 만남처럼 이라는 조건을 달게 했지만 우린 두 번째 만남을 약속했고, 작년 첫눈이 오던 날 만났던 그곳 그 자리엔 그날처럼 그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허전함을 달래주기위해 나왔지만 왠지 모를 설레임과 반가움이 날 그에게 인도하고 있었다.





“나와 줘서 고마워. 누나.”





오늘도 그는 날 누나로 대해주었고 우리의 대화는 일상적인 대화였지만 식사하는 내내 즐겁게 이어지며 그의 허전함을 메워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즐거워하는 그를 바라보면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마음 한구석엔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서 그와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하기도 했고 누군가가 우리를 쳐다볼 때면 마치 우리의 관계를 알아보는 듯하여 불안하기도 했다. 마침내 대화로 길어진 우리의 식사를 끝내고 나올 때까지 난 행복과 불안을 번갈아 느끼며 그가 즐거워한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그와 약속했던 영화를 보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졌기에 우린 가까운 DVD방으로 발길을 돌렸고 그는 영화를 고르고는 제일 안쪽의 방으로 날 이끌었다. 난생 처음 와본 DVD방은 그런대로 아늑했고 커다란 모니터와 어두운 조명 그리고 누울 수 있을 정도의 큰 쇼파엔 쿠션과 러그가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이윽고 문이 닫히자 둘만의 공간이 되었다. 남들의 시선이 없는 밀폐된 이곳이 차라리 편안하게 느껴졌고 그가 벗어 놓은 겉옷을 들어 옷걸이 걸고 옷매무새를 바로잡아 벽에 걸고는 그의 곁에 놓여 질 음료수와 재떨이를 챙기는 내 모습은 내겐 너무나 익숙한 일상인 듯했고 둘만의 공간에선 그에게도 그러한 나의 모습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가는 듯했다.





“누나. 그러니까 꼭 내 아내 같아. 퇴근해서 집에 온 기분인데.”





그의 말이 싫지만은 않았기에 그를 향해 가볍게 눈을 흘기면서도 가벼운 미소가 흘렀다. 오히려 둘만의 공간에서 우린 더 자연스럽게 서로를 대하고 있었고 그를 향해 익숙하게 시중들고 있는 내 모습이 - 그에게 누나라고 불리는 것보다 - 내게 더 잘 어울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누나. 담요 좀 덮어. 그냥 있으면 아직은 좀 추워. 그러다 감기 걸리면 어쩔려구.”





우리는 거리를 두고 나란히 앉았고 그는 내게 작은 담요를 덮어 주며 날 챙겨주었다. 이 낮선 공간에서 난 그의 여자처럼 행동하고 있었고 그는 오빠처럼 자상했다. 영화가 시작되자 흐릿했던 조명마자 꺼진 어두운 공간속에서 간혹 들리는 누나라는 공허한 호칭이 낯설고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불편해 하는 거 같은데 팔 베게라도 해줄까? 누나.”





그의 숨결마저 바로 곁에서 느껴지는 어두운 둘만의 공간에서 그의 작은 보살핌은 내겐 뿌리치기 힘든 유혹으로 다가왔고 어색한 그와의 거리를 좁혀 그의 팔에 내 작은 몸을 맡겼다. 그와 맞단 내 몸에 그의 온기가 전해졌고 은은하게 흐르는 그의 체취는 내 마음을 심난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심장 뛰는 거 까지 느껴지네. 이렇게 하고 있으니까 너무 좋다. 누나.”





바로 곁에 앉은 날 안지도 못한 채 여전히 팔을 쭉 뻗고 있는 순수하기만 한 그에게 난 더 이상 누나라고 부르는 위선을 강요하기 싫었다. 내 자신에 솔직해지기 위해 그의 팔을 벗어나 가슴에 살포시 안겼고 그의 팔이 내 여린 어깨를 포근하게 감싸게 했다. 처음이면서도 너무나 익숙한 이 느낌은 날 너무도 편하게 했다.





“누나?”



“그냥 우리 조금만 이러고 있어요. 네? 그리고 누나라고 불리는 거 싫어요. 이젠.”





마침내 어둠은 내게 솔직해질 용기를 주었고 우리만의 공간에서 우린 그렇게 서로를 꼭 안은 채 서로의 마음속에 있는 너무도 익숙한 자신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 이상의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어둠속에서 그가 쓸어내려주는 긴 머리만이 그의 손끝에서 찰랑거리고 있었다.





“정말 이렇게 꼭 한번 안아보고 싶었어. 아가야.”





나지막이 속삭이는 부드러운 그의 말은 어둠을 빌어 고백 아닌 고백을 해 버리고 그의 품에 안겨버린 수즙은 여심을 어루만져주고 있었다.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감미로운 여운을 느끼며 안식처를 찾은 작은 새처럼 난 자꾸만 그의 품을 파고들고 있었고 그런 날 그는 꼭 안아주며 물었다.





“아가라고 불리는 게 더 좋니? 그럼 둘만 있을 땐 널 아가로 대해도 되지?”



“네. 그게 더 편안해요. ... ... ”





습관처럼 입에 붙어버린 오빠라는 표현이 혀끝에서는 맴돌고 있었지만 막상 그를 마주대하자 좀처럼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었다. 너무나 익숙한 표현이지만 지금 내 곁에 있는 그의 앳된 모습엔 항상 바라봐왔던 어리기만 한 남동생의 모습이 그대로 비쳐지고 있었기에 난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았을까?





“그냥 그렇게 두 눈을 감고 조용히 느껴봐. 네 속마음을 느껴보는 거야. 아가야.”





다시 그의 품에 안겨 눈을 감자 익숙한 그의 모습만이 느껴졌고 난 언제나처럼 그의 아가가 되어 그의 품에 안겨있었다. 안도의 긴 숨이 쉬어지고 긴장되었던 몸이 나른하게 풀어지며 내겐 편안한 안정이 찾아왔고 그를 익숙한 그라고 받아들이자 비로써 입이 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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