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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특수수사대[大韓國人] - 2부

제2부. ‘大韓國人’





주요인물

김영호 : 나이 39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제1팀장, 경위

이혜경 : 나이 33세, 김영호의 부인, 서울 경찰청 강력계 순경 출신

우지만 : 나이 36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제1팀 팀원, 경사

송기호 : 나이 31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제1팀 팀원, 경장

박민서 : 나이 29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제1팀 팀원, 경장

서선희 : 나이 26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제1팀 팀원, 순경

장혜인 : 나이 26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제1팀 팀원, 순경

황미란 : 나이 30세, 경찰청 특수수사대, 제1팀 소속 연구원





찰칵, 찰칵...찰칵...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가 빠르게 들렸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경찰차의 경광등 소리와 어우러져 매우 정신이 없었다.

서울 유명 호텔 진입로...

아침에 호텔 관계자에 의해 여성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신고를 받은 수사대 1팀이 현장으로 출동을 했다.

먼저 도착한 미란이 카메라로 주변과 현장을 찍고 있었다.

“어때요?”

뒤늦게 도착한 영호가 미란을 보면 말했다.

“아...팀장님...”

영호는 힐끗 시신을 쳐다봤다.

“사망시간은 새벽 1~2시 전후로 보입니다. 부검을 해봐야겠지만 사인은 질식사 인 거 같아요. 목에 사람의 손 형상의 자국이 있습니다. 그리고...시신을 자세히 보시죠.”

영호는 미란의 말에 시신을 쳐다보았다.

미란은 여자의 오른손을 가리켰다.

“오른손 넷째 손가락이 첫 번째 마디가 잘렸습니다.”

“예???”

“팀장님 오셨습니까?”

기호가 플리스라인 밑으로 몸을 숙이며 들어왔다.

“응...어디 갔다와?”

“서순경 한테 전화좀 하느라구요....여자 신원 파악좀 해달라고...”

“신분증이나 지갑은 다 있어?”

“예...분실되거나 그런거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

“예...이름 김미연. 나이 28세입니다. 그리고 이게...”

기호가 종이 하나를 현장 물품을 보관하는 비닐봉지에서 꺼내 영호를 보여주었다.

‘大韓國人’

명함 크기에 종이에 적힌 이름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명함이었다.

인쇄형태나 종이질로 봐서는 명함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大韓國人이라는 네글자가 가운데에 크게 박혀있을 뿐 주소나 전화번호 등 다른 내용은 전혀 없었다.

“우선 피해자를 본 사람이 있는지 조사해봐. 그리고 원한 관계도 있는지 알아보고...”

“예...안그래도 호텔에 박순경...아니 박경장이 갔습니다.”

“그래...그럼 피해자 신원 확보하면 집과 주변 인물들을 알아봐...”

“예...”

“난 사무실로 들어갈테니...”

“팀장님...저도 같이 가요.”

“황연구원님. 다 끝나셨나요?‘

“예...”

“그럼 가시죠.”

영호와 미란은 영호의 차에 올라탔다.

영호는 시동을 걸고 핸들을 돌려 사무실로 차를 움직였다.

“대중교통 이용하시기 불편하지 않습니까?”

운전하면서 영호가 물었다.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나름대로 괜찮던데요.”

“운전을 하시지 그러세요.”

“아직 서울 지리도 잘 모르고 운전도 서툴러서요.”

“하긴 그러겠네요.”

영호와 미란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사무실로 이동을 했다.



大韓國人

영호는 인터넷으로 이 네 글자를 찾았다.

안중근 선생님이 글에 항상 써있던 글자...

大韓國人 安重根

영호는 大韓國人이 이번 사건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고민을 했다.

“뭘 그렇게 고민하세요? 사람이 온 줄도 모르고...”

낯익은 목소리가 영호의 귀를 때렸다.

“응??”

영호가 깜짝 놀라며 쳐다보았다.

너무 大韓國人에 집중하며 생각한 나머지 누가 왔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여보...”

영호의 앞에 혜경이 와 있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

“아...잠시 지나는 길에 들렸어요. 민서 승진 축하도 해줄겸... 아니 그런데 당신은 뭘 그렇게 골몰히 생각하고 있었어요? 사람이 앞에 온 줄도 모르고...”

“아무것도 아냐... 점심은?”

“먹고 나왔어요. 더운데 먹으라고 아이스크림 케익 사왔는데... 다들 어디 갔어요?‘

“다 외부에 나갔어...오늘 사건이 생겨서...”

“大韓國人? 역사공부 해요?”

혜경이 영호의 모니터를 보면 말했다.

“음...오늘 사건현장에 이 글자가 써있는 종이가 발견이 돼서...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더라구...이 사건과 大韓國人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고민을 하던 중이었어.”

“안중근 의사와 관련이 있나? 그렇다고 한참 지난 지금 왜?”

혜경도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다녀왔습니다.”

그 때 민서와 선희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언니...”

“어...민서야...”

혜경과 민서가 이산가족이 만난냥 서로 부둥켜 안았다.

“언니...저는 안중에도 없는거에요?”

“선희가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질투하듯 째려보았다.‘

“에구구...그럴 리가...우리 사무실에 퀸카인데...선희도 안아보자...”

“어머머...왜 선희가 퀸카에요? 내가 퀸카지...”

“그래...민서도 퀸카야...참...승진했다며...축하해.”

“축하는 무슨...안그래도 쑥쓰러운데...다 여기 있는 사람들 덕분에 내가 혜택 받은거지...”

“그래도 네가 잘했으니까 된거지...암튼 축하해. 참...이번 주말에 너희들 뭐하니?”

“저는 원래 쉴려고 했는데 사건이 났으니 쉴 수가 있어야죠. 혹시 팀장님이 쉬라고 하면...”

민서가 영호를 쳐다보며 말했다.

“저는 근무에요.”

“그럼 선희는 안되겠네. 여보...민서 그 날 쉴 수 있죠?”

“글쎄...연쇄 살인 사건도 아니고...괜찮을거야. 쉬어도 돼. 휴가도 아니고 원래 쉬는 날인데...”

“정말이요? 팀장님 감사합니다. 근데 왜?”

민서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우리 천안 가자.”

“천안? 천안에는 왜?”

“천안에서 배구 시합하거든...우리 나라랑 일본이랑...”

“아...언니 배구 좋아하지. 그래 가자.”

“그럼 가는거다. 나중에 취소하기 없기.”

“알았어...”

혜경은 민서와의 약속을 확인하고 사무실을 나갔다.

1시간 뒤...

사무실에 모든 대원들이 다 모여 있었다.

아침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에 대한 회의였다.

“알아낸 거라도 있어?”

영호가 대원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우선 피해자 김미연을 주변으로 알아봤습니다.”

기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피해자 김미연은 서울의 조그만 무역회사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회사에 들어간 지는 3년 정도 되었으며 특별히 원한 살 만한 인물은 아니랍니다. 회사 대표가 마에다 다쓰야로 40세의 일본인인데 마에다 다쓰야와 내연의 관계였다고 합니다. 회사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하더군요.”

“마에다 다쓰야의 가족 관계는?”

“마에다 다쓰야는 일본과 우리 나라를 왔다갔다 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일본 현지에 가족이 있답니다.”

“마에다 다쓰야는 만나봤어?”

“오늘 오전 비행기로 일본으로 갔습니다.”

“언제쯤 들어온대?”

“한달 뒤에 들어온답니다.”

“그럼 이번에 일본 가야 되는거야?”

지만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제가 갈게요.”

혜인이 손을 들고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자...쓸데없는 농담하지 말고 호텔은 어때?”

“호텔에서는 김미연이 투숙했는지를 알 수가 없답니다. 투숙객 명단에는 김미연이 없었고 그날 인포메이션에 근무했던 직원은 오늘 쉬고 내일 다시 근무한답니다.”

선희가 초롱초롱한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자...우선 목격자들을 찾아보자고... 우선 송경장과 장순경은 김미연 주변인물에 대해 알아봐. 특히 마에다 다쓰이의 행적을 살펴보고 그 가족도 알아봐. 치정에 의한 살인 사건도 배제할 수 없으니까...그리고 박경장과 서순경은 호텔 주변을 알아봐. 투숙객 명단에 없더라도 호텔에 묶었을 가능성이 있어. 그 시간에 거기까지 데리고 가서 살인을 할 이유가 없거든. 내일 프론트 담당 직원을 만나보고 투숙객 중 김미연을 본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고...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야. 언론에 알려지기 전에 처리하자고... 알았지?”

“네...”

대원들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음 날 아침...

민서와 선희가 호텔을 찾았다.

“안녕하세요? 경찰청 특수수사대 박민서 경장입니다.”

“예...안녕하세요?”

“사건 당일 인포메이션 근무하셨죠?”

“네...”

민서와 혜인은 사건 당일에 근무를 했던 호텔 직원을 만나고 있었다.

“이 사람 혹시 기억나나요?”

선희가 김미연의 사진을 보여줬다.

“아니요...전 기억이 안나는데요?”

“근무하던 날 밤에 혼자 계셨나요?”

“아뇨...김대섭 대리하고 같이 있었는데...아...저기 오네요. 김대리...이 사람 알아?”

멀리서 한 남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아...안녕하세요? 경찰청 특수수사대 서선희 순경입니다. 사건에 대해서는 들으셨죠?”

“네...근데 무슨 일로?”

“도움을 얻고자 해서 왔습니다. 혹시 이 여자 기억나나요? 이번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김대섭 대리는 사진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아... 이여자...그 손님 같네요.”

“예?”

민서와 선희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이 여자 그저께 밤에 호텔에서 나갔어요.”

“사실입니까?”

“예...정확히 기억나요. 밤 늦게 혼자 나가더라구요. 아마 흰색 블라우스에 곤색 계통의 스커트를 입었을거에요.”

“네...맞습니다.”

“맞아요. 제 기억으로는 12시가 넘었을 겁니다. 대부분 같이 나가거나 그러는데 혼자 나가길래 유심히 봤죠. 그 시간에 혼자 나가기가 쉽지 않거든요. 걸어내려가기에는 좀 멀죠. 그래서 대부분 택시를 요청하는데 그냥 나가시더라구요.”

“어...근데 내가 왜 못 봤지?”

“아마 그 때 화장실 간 시간이었을거야. 왜...갑자기 배아프다고 화장실 갔다 왔잖아...”

“아...그렇구나...”

“그럼 그 때 이 피해자 뒤에 따라 나간 사람은 없었나요?”

“예...없었습니다. 이 여자 나간 직후에 호텔에서 바로 나간 사람은 없었거든요.”

“그럼 혹시 그 때 피해자랑 같이 투숙했던 사람 확인할 수 있나요?”

“글쎄요. 누구랑 왔는지 자세히 안봐서...특히 남자랑 왔다면 남자들이 계산을 하고 여자들은 멀리 있거나 엘리베이터 앞에 있거든요. CCTV를 확인해봐야 가능한데 그것도 정확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선 그날 있었던 투숙객 명단 좀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음...우선 위에 보고하고 지시가 있으면 드리겠습니다.”

잠시 후 김대섭 대리가 와서 민서에게 말 했다.

“죄송합니다. 개인정보 유출 및 고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단,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서 요청을 하시면 그 때 드리겠답니다.”

민서와 선희는 할 수 없이 발길을 사무실로 옮겼다.

하지만 김미연이 호텔에 머물렀다는 것만이라도 확인한 것이 큰 수확이었다.





한편 경찰청 특수수사대에서는 미연의 죽음에 대해 미란이 영호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사망 추정시간은 밤 12시에서 새벽 1시 전후인 것 같습니다. 정확한 사인은 질식사입니다. 목을 손으로 눌러 목졸라 살해한 것 같습니다. 잘려나간 오른손 4번째 손가락은 잘린 형태로 보아 한 번에 자린 것으로 날카로우면서도 강한 흉기에 의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글쎄요. 도끼나 횟집에서 사용하는 칼 같은거겠죠. 그 외에 외상은 없으나 자궁의 상태로 보면 성관계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자궁 내에 소량의 정액도 검출되었는데 범인의 것인지는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DNA 검출됐죠?”

“네...”

“그럼 DNA의 주인공을 먼저 찾는 것이 사건의 해결일 것 같네요. 암튼 고생 많으셨습니다. 좀더 연구하시고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네...”

영호는 미란의 설명을 듣고 특수수사대 사무실로 왔다.

윙~~~~ 윙~~~~

영호의 주머니에서 전화기가 흔들렸다.

“여보세요?”

“팀장님...저 민서요.”

“어...박순경...아니 박경장...미안...이거 자꾸 버릇이 돼서...”

“괜찮아요. 우선 지금 선희와 사무실로 가는 중인데 김미연이 호텔에서 나가는 것을 본 직원이 있습니다. 저희 예상대로 호텔에서 누군가와 있다가 나온 것이 분명합니다. 투숙객 명단은 공문을 통해서만 줄 수 있다고 하네요.”

“알았어. 그건 내가 처리할게. 그리고 또?”

“그리고는 없어요.”

“알았어. 조심히 들어와. 그리고 황연구원이 김미연의 사인을 알아냈는데 들어오면 설명해 줄게.”

“네...알겠습니다. 지금 들어가는 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래...알았어.”

영호는 전화를 끊었다. 왠지 일이 잘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범인은 오른손잡이입니다. 손가락의 잘려나간 단면을 보면 오른손으로 피해자의 손가락을 잘랐습니다. 단 한번에 자른 것으로 보이며 도끼, 횟집용 칼 등 단면이 날카로운 흉기로 자른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명함을 분석해 본 결과 일반 인쇄소에서 인쇄한 것입니다. 종이는 스노우화이트지로 무광처리했으며 코팅까지 했습니다. 나름대로 정성을 들여 인쇄하였습니다.”

대원들이 사무실 회의에 모여 있었고 미란이 그 동안 조사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었다.

“자...그럼 우선 명함제작자를 찾아보자고...”

“예?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인쇄소가 있는데요...”

기호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 했다.

“우선 인쇄출판 협동조합이나 자기네들 스스로의 자생 협력 조직이 있을거야. 그 회원 인쇄소 연락처를 입수해서 하나하나 전화해서 조사하는 수 밖에 없지. 그거는 송경장이 해...전화는 의경 지원 받아서 할 수 있도록 할게...”

“예?? 음....네. 알겠습니다.”

기호는 깜짝 놀라며 한 숨을 쉬고 알았다는 대답을 했다.

“박경장은 호텔에서 사건 당일 투숙객 명단을 분석해...호텔에 의뢰했으니까 조만간에 넘어올거야.”

“예...알겠습니다.”

“그리고 우경사는 일본에 갔다와.”

“예? 일본에요?”

“응. 마에다 다쓰야를 만나고 와. 지금 현재로서는 범인일 가능성이 높아. 그러니 의심가는 점이 있으면 우리나라로 소환조치할 수 있도록 할테니까 자세히 알아봐.”

“예...알겠습니다.”

“그리고 장순경은 김미연의 주변인물을 좀더 알아보고 서순경은 박경장과 같이 호텔 투숙객을 확인하고 그 중 목격자가 있는지 확인해봐. 알았지?”

“예...알겠습니다.”

영호는 대원들에게 다시 업무분장을 시켰다.

빠른 일처리로 지만은 다음 날인 토요일에 일본으로 갔다.

영호는 이번 일이 단순 살인 사건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大韓國人’

‘왜 하필 이 좋은 글귀가 살인사건과 연관이 있을까?’

영호는 고민 아닌 고민에 빠졌다.

안중근 의사의 애국심에 누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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