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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술사 제 7 부

최면술사 제 7 부

 

나는 그런 혜림이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보여,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혜림이의 그 도톰한 입술에 입을 맞추고 누나의 아랫입술을 힘껏 빨았고, 누나는 갑작스러운 키스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호응해오며 내 목덜미에 자신의 가녀린 팔을 두르고, 입술 뿐만 아니라 혀까지 맡겨왔다.

 그렇게 시작된 혜림이와의 농밀하다 못해 음란하기까지 한 키스는 한동안 지속되다가 할 말이 있는 듯 내 몸을 부드럽게 밀어내는 혜림이의 손길에 멈추었다.

 

-쮸우웁...! 툭..! 

 

"하아아...♡! 그,그나저나 그 책은 이제 어쩔 거야...?" 

 

"뭐? 아, 그 책...?" 

 

"응!" 

 

마치 교미하는 한 쌍의 뱀처럼 뒤엉켜있는 서로의 혀를 이쪽저쪽으로 옮겨가며 서로의 입안을 맛보던 통에 키스를 멈추기가 아쉬워 조금이라도 더 서로의 입안과 혀를 맛보기 위해 입술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혀를 내밀어 서로의 혀를 탐하다가 결국 혀끝에서 혀끝으로 이어진 음란한 은빛 실선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할 말이 있어 키스를 멈췄지만 달아오르기 시작한 자신의 농염한 육체를 주체하지 못하고 예의 그 커다랗고 탄력 넘치는 가슴을 내게 한껏 밀착시킨 혜림이는 장시간 지속 된 키스로 인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잔뜩 상기된 얼굴로 이름 없는 고서의 처분에 대해 물어왔다.

 

"글쎄...!" 

 

-사라락...! 

 

-꽈아악! 

 

하지만 이름 없는 고서를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없었던 나는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뉘앙스로 중얼거리곤 혜림이가 입고 있는 셔츠를 풀어헤쳐 누나의 커다랗고 탄력적인 가슴을 그러쥐었다.

 그러자... 

 

"하으윽..♡! 따,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 이 기회에..하앙~♡!" 

 

"이 기회에 없애 버리자고..?" 

 

"으응..! 지,진우 네가 가지고 있으면 아무래도 유혹이 생길 수도 있고,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보면 위험하니까...?" 

 

"으흐으응...♡!" 

 

"알았어. 그렇게 할께...!" 

 

-쭈우욱..! 

 

"하아악...♡?!" 

 

자신의 커다란 가슴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압박과 짜릿한 쾌감에 음탕한 신음소리를 내지른 혜림이가 사타구니 사이로 보이는 소파 위에 음란한 냄새가 피어오르는 애액을 흘리며 물웅덩이를 만들어 내면서도 용케 내게 말을 해왔고, 나는 그런 혜림이의 관능적이고 음란한 모습에 씨익 웃으며 누나의 고혹적인 목덜미를 힘껏 빨아들여 진한 키스 마크를 남기고는 내가 움켜쥐고 있는 혜림이의 커다란 젖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아아앙~♡! 이 응석쟁이..♡! 또 내 젖을 먹으려고 그러는 거지...? 으응..♡?" 

 

"아니, 어떻게 알았지?! 에잇! 혜림이가 못먹게 하기전에 얼른 먹어야지! 아앙!" 

 

-콰악! 쭈웁! 쮸우웁!! 

 

"저,정말 이럴 때 보면 얘같다니까아..♡! 히,히이익♡?!" 

 

그러자 내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눈치 챈 혜림이는 내가 마음대로 자신의 가슴을 희롱하기 쉽게 가슴을 내어주며 가슴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쾌감에 고개와 허리를 뒤로 젖힌 채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며 자지러지는 신음소리와 함께 마치 좀 더 자신의 음란한 몸을 괴롭혀 달라는 듯이 내게 몸을 맡겨왔다.

 그리고 그렇게 완전히 내게 몸을 맡긴 혜림이 덕분에 나는 혜림이의 농익은 육체 구석구석을 탐할 수 있었고, 그런 나의 애무는 누나가 집에서 온 연락을 받고 우리 집을 떠날 때까지 계속 되었다.

 

 

<-- 29 회: 재회, 그리고 첫 경험 -->

 

-찰칵...! 

 

"조심히 들어가." 

 

"으응! 진우, 너도 잘 있어!" 

 

"응,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얼른 들어가." 

 

"헤헷! 알았어. 그럼, 내일 연락할께..!" 

 

-쪽♡! 

 

여느 연인들이 그러하듯 헤어지기가 싫어, 시간을 끌다가 결국 다시 한 번 집에서 절려온 전화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는 혜림이가 내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현관문을 나섰다.

 나는 헤어지기 싫어하는 혜림이의 뒷모습을 지켜보다가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손을 흔드는 혜림이의 모습에 피식 웃으며 손을 마주 흔들어 줬고, 누나는 그런 내 모습에 뭐가 그리 좋은 건지 연신 방긋방긋 웃으면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절로 시선을 끄는 육감적이고 뇌쇄적인 엉덩이와 늘씬한 각선미 그리고 등 뒤에서도 그 풍만함을 알 수 있는 가슴을 출렁거리며 도도한 걸음걸이로 걷는 혜림이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또각! 또각! 

 

-휘청! 

 

"꺄앗?!" 

 

-우당탕! 

 

"누,누나!" 

 

잘 걸어가다가 다리가 풀려 휘청거리며 넘어지는 혜림이의 모습에 나는 황급히 누나에게로 뛰어갔다. 

 

"아고고..! 엉덩이야...!" 

 

"괜찮아?! 어디 다친데는 없고?" 

 

"으응..! 보시다시피 빵빵한 엉덩이부터 떨어져서 다친 데는 없는 것 같아..!"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엉덩방아를 찧은 혜림이를 살피며 다친 곳은 없는지 이리저리 확인하고 있자, 혜림이는 내가 보는 곳에서 넘어졌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건지, 아니면 말려 올라간 스커트 사이로 보이는 애액으로 축축히 젖은 팬티와 허벅지 안쪽을 타고 흐르는 애액, 그리고 끈적한 정액이 보여지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건지 말려 올라간 치맛자락을 끌어내리면서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나는 그런 혜림이의 행동에 얼른 누나를 부축해 일으켜주면서 핀잔을 늘어놓았다.

 

"그러게 내가 누나의 몸 상태를 생각해서, 섹스는 하지말자고 하니까..!" 

 

"우우...! 그,그치만 진우, 네가 자꾸 괴롭히니까 몸이 뜨거워져서..!" 

 

"으이그! 정말 못 말린다니까...!" 

 

"헤헷♡!" 

 

"웃지마!" 

 

"아잉~♡!" 

 

애초에 서로의 몸을 데우듯이 가벼운(?) 애무를 끝으로 오늘의 만남을 끝내려고 했지만, 계속되는 자극에 한껏 달궈진 육체를 주체하지 못한 혜림이가 달려드는 통에 결국 애무를 하다가 페라치오를 해버리는 누나의 입에 한번, 어서 범해달라고 울부짖으며 스스로 꽃잎을 활짝 벌리는 혜림이의 질 내에 또 한 번, 끝으로 옷을 다 챙겨 입고 집을 나서다가 이대로는 아쉽다며 달려들어 현관에서 항문에 또 한 번. 총 세 번의 섹스를 더 해버린 덕분에 다리가 풀려버린 혜림이가 결국 넘어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자신의 죄(?)를 잘 알고 있는 헤림누나는 귀엽게 웃어 보이며 어물쩍 넘어가려했고, 나는 그런 혜림이의 행동에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미 내가 살짝 화가 나있다는 것을 눈치 챈 혜림이는 자신을 부축하고 있는 내 품에 은근슬쩍 안겨오며 자신의 그 풍만한 가슴을 밀착시켜 내가 화내기 전에 나를 달랬다.

 그리고 그 순간! 

 

-띵! 

 

-스르륵! 

 

"헤,헤헷! 진우야 안녕~! 내일 봐~!" 

 

"에휴! 그래, 조심해서 들어가." 

 

"으응~♡!" 

 

-또각! 또각! 

 

-스르륵...!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혜림이가 익살스럽게 웃어 보이며 내 품에서 빠져나와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힐 때까지 손을 흔들던 혜림이의 모습과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빠져나와 위층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들던 모습, 또 누나를 마중 나온(?!) 차에 타고 나서까지 손을 흔들던 혜림이의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을 터뜨린 나는 누나를 보내고 집으로 들어와...

 

"누나의 말대로 책을 태우러 가 볼까나...?" 

 

베갯머리송사의 힘을 여실히 체험했다. 

 

***** 

 

-화르륵...! 

 

"확실히 오래된 책이라서 그런지 자~알 탄다!" 

 

혜림이를 집에 보내고, 사랑스러운 아내가 남편에게 베갯머리송사를 하듯 농밀한 애무를 하는 사이 이름 없는 고서를 처분하라 말한 혜림이의 의견에 따라 아파트 인근의 공사현장으로 나와 인부들이 언 몸을 녹이기 위해 피워두는 화로(드럼통으로 만든 것)에 이름 없는 고서를 넣고 불을 붙인 나는 활활 타오르는 고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걸로...된 거겠지? 

 

비록 이제 영원히 채음진경이나 보음보양경으로 수면을 취할 방도는 없어졌지만 최면술을 익힐 수 있었고, 또 혜림이를 얻을 수 있었기에 한줌의 재가 되어가는 이름 없는 고서를 바라보는 내 눈엔 일말의 아쉬움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렇게 한동안 타들어가는 이름 없는 고서를 바라보던 나는 고서가 완전히 타고, 까만 재만이 남자 미련 없이 몸을 돌려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런데 그 순간! 

 

[크하하핫! 드디어 찾았구나! 육체적인 욕구를 갈구하기보단 정신적인 욕구를 갈구하는 자를!] 

 

"크윽?! 뭐,뭐지?!" 

 

몸을 돌려 그 자리를 벗어나던 내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음성을 듣고 비틀거렸다. 

귀가 아닌 머리 전체에 울려 퍼지는 그 음성에 눈앞이 흐려지고, 균형감을 잃었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음성은 마치 내 뇌를 곤죽으로 만들어 버릴 것처럼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며 극심한 고통을 안겨주었고, 그 틈을 타고 머릿속을 흘러드는 방대한량의 지식과 기억들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왔다.

 그리고 끝내... 

 

[놀라지 말라. 연자여! 이는 책 속에 숨겨놓은 나의 잔류사념이 나의 지식을 전하는 것일지니! 거부하지 말라!] 

 

"크아아아악-!" 

 

털썩! 

 

마치 뇌리가 타버릴 것만 같은 고통을 참지 못한 나는 머리를 부여잡은 채 정신을 잃으며 그 자리에 쓰러졌다. 

 

**********

"크으으..! 머리야...!"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극심한 두통을 느끼며 정신을 차린 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몸을 일으켰다. 

 

"뭐,뭐지? 이건...?!" 

 

그리곤 주위를 둘러보다가 격렬한 위화감을 느꼈다. 

뭐랄까 주변의 모슨 사물의 내면이 명확하게 보인다고 할까, 인지하게 되었다고 할까. 

눈에 보이는 투사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마치 제삼의 눈이 뜨여 분명 존재하나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어떤 흐름과 사물마다의 파동이 명확하게 느껴졌던 것이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아!" 

 

그 낯선 감각, 마치 세상의 모든 사물을 그 속까지 꿰뚤어보고 있는 것만 같은 감각에 혼란스러워 하며 이게 대체 떻게 된일인지 의문을 품자 머릿속 어딘가에 숨겨져있던 지식이 떠올랐다.

 

"그래...그렇게 된 거였군...!" 

 

내가 지금까지 몰랐던 지식임이 분명하지만 마치 내 것처럼 자연스럽고, 선명하게 떠오르는 지식들! 

뿐만 아니라 머릿속에 떠오르기 무섭게 이해가 되고, 머릿속에 각인되는 듯한 그 지식들에 나는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고서의 저자가 남긴 안배로구나..!" 

 

그렇다. 애초에 이름 없는 고서는 책의 저자가 자신의 사후에 자신의 지식이 사장되는 것을 염려해 고서에 안배를 남겨두었던 것이다. 

그것도 생전에 자식의 심득을 인연이 닿은 이가 모조리 취할 수 있게! 

그 사실을 인지하기 무섭게, 한꺼번에 많은 지식들이 떠올라 현기증이 났지만 이내 그 현기증은 사라졌다. 그리고 깨닫기 시작했다. 

내가 쓰러진 이유가 고서의 저자가 자신의 안배를 얻은 자가 보다 쉽게 자신의 심득을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데카르트가 정신의 자리라 부른 송과선을 개발시키고, 나아가 송과선을 감싸고 있는 뇌연막을 뚫어 대뇌에 결합시키기 위한 사전작업에서 오는 통증 때문에 그러한 것임을. 그리고..

 

"이게...염파라는거구나!" 

 

그 모든 작업이 끝나고 나자 정신을 차린 내가 격렬한 위화감 속에 인지하기 시작했던 공기 중의 흐름과 사물마다의 파동인 염파를 느끼고 있음을 말이다.

 또한 그가 고서에 적어둔 채음진경은 그가 원하는 후인을 찾기 위한 일종의 시험에 불과 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즉, 채음진경은 말 그대로 사람의 이목을 현혹시키기 위한 미끼,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소리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일기가 거짓말은 아니네...?" 

 

안배에 활용되었다고 해서, 그가 책에 적었던 일들이 거짓은 아니다. 

다만 천사와 악마 사이의 추악한 거래, 그리고 잔인한 진실이 숨겨져 있을 뿐이다. 

즉, 최면술과 채음진경으로 인해 그는 물론 그의 연인까지 색마와 색녀가 되어 수많은 사람들의 음기와 양기를 흡수한 일로 공적으로 몰리고, 인간과 악마에게 쫓기다가 결국 거세를 당하고 무간지옥에 갇혔다. 그후 그곳에서 복수의 칼을 갈며 절치부심하던 그에게 천사들이 찾아왔다.

 그리곤 그를 꺼내주며 자신들과 함께 악마들에게 맞서 싸우자했다. 

그것은 그도 바라마지않았던 것인지라 흔쾌히 승낙하며 언제나 선두에서 악마를 처단했다 하지만... 

 

"천사들 또한 그를 이용하기 위해 살려 준거지..!" 

 

그 모든 것이 천사들의 계략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악마들이 그러했듯 천사들 또한 그를 한낱 도구로 밖에 보지 않았던 것이다. 

악마들이 그를 이용해 인간들의 마이너스적인 감정을 취해 자신들의 힘으로 삼았다면, 천사들은 악마와 맞서는 그를, 그리고 천사와 신의 이름을 부르짖는 자들의 플러스적인 감정을 자신들의 힘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 저변에서 악마와 천사들이 암묵적인 거래를 맺고 제2, 제3의 그를 만들어 자신들의 힘을 키우려고 했고, 그렇게 천사와 악마의 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이들이 자신들의 지시에 따르지 않을 경우 그 생명은 물론, 채음진경을 익힌 자가 가진 힘을 취하기로 했다.

 애초에 양기(陽氣)를 음기(陰氣)로 중화시켜 만든 그의 제혼력(帝魂力)은 악마와 천사, 그 둘 중 하나가 취해도 아무런 탈이 없는 무속성의 힘이기 때문에!

 그러한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그는... 

 

“인간을 한낱 도구로 생각하고 하찮게 여기는 천사와 악마들에 대적하기 위해서 이런 안배를 남긴 거였군...!” 

 

천사들의 지시대로 제2, 제3의 그를 만들기 위해 고서를 작성하는 척 하면서 채음진경과 최면술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최면술의 비의를 깨달았지." 

 

최면술의 비의를 깨닫고,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함을 깨달았다. 

그 사실을 깨달은 그는 뛸 듯이 기뻐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최면술을 익히는 자의 염파를 강화시키기 위한 보조무공인 채음진경을 너무 과도하게 익힌 그가 이제 와서 염파를 키우는 것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렸다. 게다가 과도하게 커버려 최면술을 억제하는 제혼력은 천사와 악마에게 알려져 그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고 있기에 자신에게 변화가 생기면 그를 의심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것을 뒤늦게 깨달은 그는 절망에 빠졌다. 

하지만 마냥 절망에 빠져있을 수는 없었다. 

천사와 악마들은 고작 고서 따위를 제작하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그의 모습을 탐탁치 않아했고, 이내 의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안 그는 하는 수없이 자신보다, 미래의 후인에게 기대를 걸고 안배를 준비했다.

 자신이 못하니 후인에게 천사와 악마에게 대적할 힘을 주려했던 것이다. 

결국 그렇게 그는 천사와 악마들의 지시대로 자신의 저서를 한번이라도 보면 채음진경을 계속 사용하고 싶게 만드는 암시를 걸어두는 한편, 채음지체를 가진 인간이 강렬한 수면욕을 이겨내고 채음진경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며 책을 불태운다면 자신의 잔류사념이 깨어나 자신의 지식을 전이시키는 식의 안배를 숨겨둔 것이다.

 그런 그의 안배는 비록 그가 천사와 악마의 통제를 받는 입장이라고는 하나 그가 최면술의 비의를 깨달음으로써 악마와 천사의 이목을 잠시나마 속일 정도가 되었기에 사용할 수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리고 결국... 

 

"이렇게 안배는 성공했군." 

 

그런 그의 안배는 성공했다. 

채음진경을 통해 수면이라는 정신적, 육체적 욕구를 만족시키기보단, 그저 혜림이와 연인이 된 현 상황에 만족하고 고서를 불태운 나로 인해서 말이다.

 

"이거, 이거...그럼, 더 이상 채음진경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소리잖아?" 

 

그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미소를 지었다. 

최면술을 익히려면 채음진경을 익혀야만 하는 문제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면술의 비의를 깨달은 그의 심득으로 인해 이제 더 이상 정신적인 양기를 여성의 음기로 중화시켜 제혼력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제는 최면술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수면을 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이 무슨 말인고 하면, 정신적 양기를 최면술을 이용해 여성의 정신에 침투시켜 상대 여성을 조종함으로써 그 양기를 중화시킨다는 말이다. 

이는 정신적인 힘으로 타인의 육체에 간섭하는 채음진경과 달리, 정신적인 힘으로 그 정신자체에 간섭한다는 말인데 이것은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부조화를 감지해 내는 천사와 악마들에게 들키지 않을 뿐더러, 서로의 정신교류를 통해 중화된 힘은 두 사람이 나눠갖기에 결국 제혼력과 같은 기능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면은 정신적 교류가 짙어 질수록 강해지고,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나는 수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으음! 그래,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십오 분 남짓한 시간동안 수면을 취한 것도 이런 맥락이었군." 

 

그 일례가 바로 혜림이의 무릎을 베고 잠들었던 사건이다. 

채음진경을 무의식중에 사용한 것이 아니라, 혜림이와 성관계를 가지기 이전에 정신적 양기를 사용해 누나에게 강렬한 최면을 걸었던 탓이고, 그 서툴고 일방적인 최면이 이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하나의 교류로 이어졌기에 혜림이의 정신에 침투되었던 양기가 중화되면서 내가 수면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그 사실을 깨닫고 한 시름 놓게 된 나는 씨익 웃으며... 

 

"후훗! 그럼, 앞으로는 최면술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수면시간이 늘어난 다는 소리잖아?" 

 

내 마음속에서 떨쳐냈다고 생각했던 수면에 대한 욕망이 고개를 추켜드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좋아, 그럼 어디 나의 안락한 수면을 위한 제물을 찾아볼까...?" 

 

마음속 어딘가에서 잔뜩 웅크리고 있던 검은 욕망이 깨어나는 것도. 

하지만... 

일곱시! 

 

“헉?! 혜영누나가 퇴근 했을 시간이잖아?!” 

 

그 이전에 현재시간을 알리며 울어대는 휴대폰 덕분에 화들짝 놀란 나는 집을 향해 부리나케 뛰어갔다. 

철부지 혜영누나가 벌써 퇴근해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고도 남을 시간이기 때문이었다.

 

 

<-- 30 회: 재회, 그리고 첫 경험 -->

 

결론부터 말하자면 혜영누나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세미나의 뒷풀이에 끌려가는 바람에 아무래도 집에 늦게 들어올 것 같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그 메시지를 나는 집으로 가던 도중에 마트에 들러 불고기용 고기를 사다가 받았다. 

그 덕분에 집안이 난장판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했지만, 이내 어깨를 추욱 늘어뜨렸다. 

 

"하아..! 혼자 밥 먹기는 좀 그런데..!" 

 

혜영누나와 함께 오붓하게 불고기를 먹으며 캔 맥주라도 마시려고 했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맥이 빠진 것이다. 게다가 오늘은 혼자 쓸쓸하게 밥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더욱 힘이 빠졌다.

 하지만 이제 와서 누굴 초대할 입장도 아니고, 혜림이를 불러내자니 그건 좀 아니다 싶었던 나는 결국 오늘은 하는 수없이 혼자 밥을 먹어야겠구나라고 생각하며 불고기용 고기를 사들고 추욱 처진 어깨를 하고서 터벅터벅 걸어 집에 도착했다.

 

"어디보자...열쇠가...!" 

 

꽤나 늦은 시간이라 습관적으로 벨을 누르려던 나는 이내 혜영누나가 집에 아직 안 들어 왔다는 사실을 떠올리곤 아차!하며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냈다. 

그리곤 호주머니에서 꺼낸 열쇠로 현관문을 따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아니, 들어갔을 것이다. 

 

“지,진우군! 자,잠깐 아줌마 좀 도와줄래?" 

 

"응...?" 

 

나를 불러 세우는 목소리만 없었다면. 

집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척 보기에도 무거워보이는 시장바구니와 생필품이 잔뜩 담긴 비닐봉지를 양손 가득 들고 낑낑거리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있는 옆집 아줌마가 보였다.

 

"아, 예!" 

 

"고,고마워." 

 

"에이, 뭘요. 서로 돕고 살아야죠." 

 

아무래도 마트에서 집까지 이 무거운 짐을 들고 걸어온 듯 꽤나 선선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옆집아줌마의 모습에 나는 얼른 다가가 그녀의 짐을 들어주었다.

 그러자 이제 살았다!라는 표정으로 고맙다고 말을 하는 옆집 아줌에게 미소를 지어보이며 아줌마를 쳐다봤으나, 이내 고개를 잽싸게 돌려야만 했다.

 

뭐,뭐야 이 아줌마는...?! 부끄럽지도 않나 이런 차림을 하고서 장을 봐온 거야? 

 

시장을 보고 온 옆집아줌마의 복장상태가 문제였다. 

정확히는 집안에서 잠옷 대용으로 입음직한 헐렁하고 짧은 나시티에 겨우 엉덩이나 가리면 다행이다 싶은 초미니 주름치마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헐렁한 나시티 속은 노브라 차림이었다. 

그 덕분에 무거운 짐 때문에 상체가 저절로 숙여지자 헐렁한 나시티가 흘러내려 옆집아줌마의 그 뽀얀 속살과 풍만한 가슴의 형태, 그리고 그위에 아찔한 자태로 우뚝 솥은 유두와 유륜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아..!” 

 

그 자극적인 모습에 화들짝 놀라 얼른 고개를 돌리자 갑자기 자신한테서 고개를 돌려버리는 내 행동에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이내 내가 자신의 속살을 보고 그러는 것임을 깨달은 듯 나직한 탄성을 터뜨리는 옆집 아줌마다.

 그런 아줌마의 반응에 괜히 무슨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움찔한 나는 최대한 아줌마를 쳐다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옆집아줌마의 손에서 짐 보따리를 낚아채듯 빼앗아들었다.

 

“이,이거 댁까지 옮겨드리면 되죠?” 

 

“으응...! 그,그래.” 

 

“웃차! 이거 꽤나 무겁네요.” 

 

“그,그냥 생각 없이 사다보니 많아져서 그래, 아참! 내가 얼른 가서 문 열어줄께!” 

 

-타다닥! 

 

내가 자신의 속살을 봤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건지, 아니면 생각 없이 저런 차림으로 나돌아 다녔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얼굴을 붉히고 있는 옆집아줌마에게서 짐을 빼앗아들고 성큼성큼 걸어가자 옆집 아줌마가 문을 열어두겠다며 얼른 뛰어갔다.

 나는 그런 옆집 아줌마의 뒷모습을 보며 혀를 찼다. 

 

‘쯧쯧! 자기가 무슨 치마를 입고 있는지 자각을 못하는 거 아냐? 저렇게 뛰어가면 치마가 펄럭여서 속이 다 보이잖...’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건지 자기가 간신히 엉덩이 아래까지만 가리는 초미니 주름치마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집을 향해 뛰어가는 옆집 아줌마의 조신하지 못한 행동 때문이었다.

 게다가... 

 

‘헉?! 뭐,뭐야 노브라에...노팬티야?!’ 

 

그런 아줌마의 행동에 펄럭이던 치맛자락이 끝내 그 속을 내비쳤고, 그 안에 자리하고 있어야할 팬티대신 탱탱한 엉덩이와 하얀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나자 깜짝 놀랐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무리 근처 마트에 가는 거라지만 저런 차림새에 노브라도 모자라 노팬티 차림으로 나온 아줌마의 저의가 궁금해졌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거지? 설마...일부러?’ 

 

왠지 저런 차림새와 허점투성이의 행동이 의심스러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의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왠지 천성인 듯한 모습이 나를 긴가민가하게 만들었고, 평소 시도 때도 없이 음탕한 신음소리를 흘려대면서 자위를 해대는 옆집아줌마의 행실을 생각하면 고의적으로 그런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아! 미치겠네! 옆집 아줌마한테 지금 나를 유혹하는 거냐고 물어볼 수도 없고...!’ 

 

천성인지 고의적인 행동인지 도저히 감이 안 잡혀 인상을 찌푸린 채 옆집 아줌마를 바라보고 있던 그 순간! 

 

-피잉! 

 

[이,이 정도면 나한테 베란다에서 생포르노를 보여준 답례는 충분히 한 거겠지...? 아아...! 정말 굉장했는데...! 꼬챙이에 밑에서부터 꿰뚫리듯이 자지에 꿰뚫려서는 그런 칠칠맞은 표정을 하고...! 아앗! 또 생각해버렸네!? 이,이러면 안돼. 또 몸이 뜨거워 진다고! 정신차려! 송유라! 아,아무리 욕구불만이라지만 옆집에 사는 아이를 유혹하면 안돼! 으, 그치만 마냥 어리게만 보던 진우군이 그렇게 크고 늠름한 자지를 가지고 있는데다가, 여자친구를 집에 불러서 즐길 정도로 섹스에 능숙한 것 같았는데...! 아아! 또 떠올려 버렸네, 하아! 정말 낮에 봤던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가 않아서 큰일이야. 정말...!]

 

‘윽? 뭐,뭐지?!’ 

 

가느다란 파공성과 함께 마치 누군가가 귓가에 대고 조잘거리는 듯한 말소리가 들려왔다. 

두서없이 계속되는 그 조잘거림에 나는 현기증을 느끼며 잠시 비틀거렸으나, 이내 그 조잘거림은 내게 익숙해졌다. 그리고... 

 

‘이게...독심술인가?’ 

 

지금 나에게 일어난 이 현상이 무엇인지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그렇다. 이것은 이름 없는 고서의 저자가 남긴 안배를 통해 강화된 송과선이 옆집 아줌마, 송유라의 마음을 알아보고자하는 내 ‘염원’에 반응하여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염파를 읽어낸 것이었다.

 

아,아 그렇게 된 거였군...그러니까 이게 독심술로 파악한 옆집아줌마의 속마음이라는 거지? 흐음...! 

 

두서없이 나열된 생각이었지만 정리하자면 낮에 헤림누나와 내가 베란다에서 격렬한 섹스를 하는 모습을 훔쳐보고, 감사한(?) 마음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이런 이벤트를 벌였다는 옆집아줌마, 아니 송유라의 마음을 읽고 나는 고민에 잠겼다.

 얼떨결에 펼친 독심술에 대한 정보가 한번 머릿속에 떠오르자 그와 과년된 지식마저 줄줄이 떠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즉! 

 

이왕 이렇게 도니 것 저 아줌마를 실험대상으로 삼을까...? 

 

허둥지둥 제 집 현관문을 열면서, 머릿속으로는 낮에 몰래 훔쳐보았던 혜림이와 나의 섹스를 떠올리고, 마음속으로는 자신도 그렇게 격렬하게 범해졌으면 하는 마음을 품는 옆집 아줌마, 아니 송유라를 새로 얻은 최면술의 실험대상으로 사용할까 하는 생각이 품었다는 소리다.

 

뭐 저 정도면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외모에, 몸매도 끝내주니까 딱이긴한데..!" 

 

아직 젊어서 그런지, 아니면 관리를 잘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헐렁한 나시티를 가슴부분만 팽팽하게 당겨질 정도로 풍만한 가슴을 가진데다가 그 밑으로 드러나는 매끈한 허리와 웬만큼 운동해선 만들기 힘들다는 11자 복근, 그리고 짧은 주름치마의 치맛단을 더욱 짧게 만들고 있는 탱탱한 엉덩이와 군살하나 없이 매끈한 각선미를 뽐내는 다리가 마음에 드는 여자다.

 또한 밤갈색으로 염색한 머리를 어깨 밑에서 커트시켜 활달하고, 생기 있는 이미지를 연출하는 한편, 그 아래로 곧게 뻗어있는 초승달 같은 눈썹과 숨겨진 욕망이 일렁이는 검은 눈동자가 인상적이었고, 계란형의 작은 얼굴에 오똑한 코와 립밤을 발라 유난히 반짝이는 듯한 입술, 그리고 상기된 두 볼이 오밀조밀하게 자리해 송유라라는 여인이 활달하고, 생기 넘치며, 적극적인 미인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이성적으로는 외간남자를 집안으로 끌어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나를 유혹해 섹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 찬 송유라의 심리상태가 마음에 쏙 들었다. 게다가 남편에 대한 믿음과 정조관념, 그리고 섹스리스로써 느끼는 욕구불만과 욕정 그 모든 것이 혼재되어 갈팡질팡하는 송유라는 염파를 이용한 최면술이 처음인 나에게 딱 알 맞는 실험대상으로 보였기 때문에 더더욱 그 생각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

 

마침 혜영누나도 술자리가 있어 늦게 들어올 것 같고 말이지... 

 

그리고 때마침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마냥 챙겨줘야 하는 혜영누나도 밤늦게 들어오는 날 아닌가! 

 

-찰칵! 

 

-스르륵...! 

 

"이,일단 들어와. 진우군." 

 

"아, 예."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어느새 자기 집 현관문을 연 송유라아줌마가 제 짐을 대신 들어주고 있는 나를 집안으로 들였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생각을 정리했다. 

 

[하아...! 힘들어..! 남편이 출장간걸 깜빡하고, 남편이랑 장보던 것처럼 한 달 동안 쓸 생필품을 사버리는 바람에 큰일 날 뻔했네. 그나마 옆집에 사는 진우군이 도와줘서 망정이지 으으!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지..! 역시 남편이 없을 때 생필품을 사오는 건 무리야, 무리. 그냥 다음부터는 급한 것만 사서 쓰고, 남편이 올 때까지 버텨야지...!]

 

자기 딴에는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덜 움직이려고 한 행동이지만 그 행동의 저변에 깔린 송유라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안녕, 나의 사랑스러운 마루타? 크큭! 

 

그녀를 나의 실험대상으로 삼기로 결정했다는 소리다. 

너무나 고맙게도 집안에 남편의 출장사실을 알려주는 송유라 덕분이다. 

 

자아..! 그럼, 간단하게...! 

 

옆집에 사는 송유라를 나의 마루타로 삼기로 결정한 그 순간. 

나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그녀에게 염파를 쏘아 간단한 최면을 걸었다. 

 

"짐은 여기다 놓을께요. 아줌마." 

 

"으응? 응! 그래, 거기다가 놔둬. 아! 그리고...괜찮다면 우리 집에서 식사...하고 가지않을래..?" 

 

"예...?" 

 

"아,아니 그게...도와준 것도 고마워서." 

 

그것은 바로 송유라가 가진 무거운 짐을 대신 들어준 진우군에게 고마움을 표현해야겠다라는 사고를 살짝 꼬아서 무거운 짐을 대신 들어준 진우군에세 고마움의 표시로 식사대접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하게 만든 것이다.

 

"그러시다면 뭐...그럴게요. 어차피 저도 지금 혼자라서 혼자 밥먹기가 좀 그랬거든요." 

 

"어머?! 그러니? 그것 참 잘됐네! 그럼, 그렇게 서있지 말고 들어와." 

 

"예, 아주머니..!" 

 

흐음! 내 생각을 타인에게 주입시키는 게 염사술이군. 강력한 최면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를 상대에게 염사 할 수 있어..! 생각, 사고, 감정, 촉감 같은 것 말이야. 그래, 암시가 유동적인 타인의 사고를 강제로 정형화시켜서 각인시키는 거라면 이건 타인의 사고를 계속 주물러 다른 형태로 나아가게 만드는 거구나!

 

그 덕분에 아무런 저항 없이 송유라의 집에 들어온 머릿속에만 있던 염사술을 실제로 사용하고, 또 그 과정을 지켜보며 확실히 이해한 나는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집안을 쓰윽 훑어보았다.

 송유라가 옆집으로 이사 온지 근 2년이 다되어 가지만 그녀에 대해 아는 게 없기 때문이기도 했고, 본격적인 최면을 걸기 전에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어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흐음, 역시 결혼 한지 얼마 안 된건가? 웨딩사진이 걸려있군. 게다가 살림살이도 꽤나 고가에 별로 쓴 흔적이 없어, 그리고... 빨래바구니에 남자 옷은 아예 보이질 않는 군...

 

그렇게 송유라의 집안을 훑어본 결과 나는 그녀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그녀의 남편이 꽤나 능력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녀가 남편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31 회: 재회, 그리고 첫 경험 -->

 

"자,자 사양하지 말고, 안으로 들어와. 나도 혼자 있거든." 

 

"아, 그래요?" 

 

"응!"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내가 현관에서서 집안을 둘러보고 있자 아무래도 송유라의 눈에는 내가 머뭇거리는 걸로 보였는지 생글생글 웃으며 나를 안심시켰고, 나는 그런 그녀의 말에 머쓱한 척 연기하며 뒷머리를 긁다가 집안으로 완전히 들어왔다.

 그리곤 마치 여기 앉으라는 듯이 손으로 거실에 놓인 소파를 가리키는 송유라의 손짓에 피식 웃으며 소파에 앉아 남의 집에 처음 와본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집을 둘러보다가 의아하다는 듯이 송유라에게 물었다.

 

"그런데 남편 분은 어디 가신 건가요?" 

 

"으응? 출장...갔어." 

 

"아,아..! 출장..." 

 

"으응..!" 

[우웅..! 고마움의 표시로 식사대접을 하려고 집에 들어오라고 했지만 남편도 없는데 외간남자를 집에 끌어들이는게 좀...꺼림칙하네..? 게,게다가 나 아직 노브라에 노팬티인데...드,들키기라도 하면 큰일인데...]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자연스럽게 말을 붙이려고 꺼낸 질문. 

그 질문이 아무래도 송유라에게는 경각심을 주는 말로 들렸는지 살짝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하곤 이내 내 눈치를 살폈다. 

염사술로 인해 망각하고 있던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살아난 것이다. 

 

이런, 이런 그러면 안되지요. 송유라씨..! 

 

나는 그런 송유라의 반응에 얼른 염사술을 펼쳤다. 

나를 외간남자로 여기고 경계하는 송유라의 사고를 교묘히 비틀어 나를 도와준 마음씨좋고, 착한 이웃집 학생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그리고 노브라와 노팬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고 불안해하는 그녀의 마음을 그녀가 가진 욕구불만과 연계시켜 불안하지만 스릴있다라는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러자... 

 

"지방 출장이신가요?" 

 

"으응? 아,아니 해외 출장..!" 

[으윽! 자,자꾸 신경쓰여...그,그치만 왠지 내가 노브라에 노팬티로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하니까 심장이 두근거리고, 야릇한 기분이야...! 아, 이,이게 외설잡지에서 보던 노출플레이에서 오는 쾌감인가? 이거 왜,왠지 중독 될 거 깉아...!]

 

"이야, 해외 출장이라..남편분이 꽤나 능력있으시나 보네요?" 

 

"으응! 뭐, 그렇지...! 

[능력...있긴 하지, 그것 때문에 맨날 회사에서 일거리를 잔뜩 주는 바람에 출장이다 야근이다 해서 집에도 안 들어오고, 어쩌다가 한번 집에 들어오는 날에 분위기라도 잡으면 피곤하다면서 자버리는 바람에 섹스리스가 된 게 벌써 몇 개월짼데...!]

 

나를 의식해서 그런지 치맛자락을 자꾸만 아래로 내리면서도 은근슬쩍 다리를 벌려 치맛자락이 올라가게 만든 송유라였다. 

또한 송유라의 허점은 아무래도 욕구불만과 섹스리스라는 점인지 남편이야기가나오자 투덜거리기 바쁜 그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이것만 잘 이용하면 송유라에게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우선 그녀의 수많은 생각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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