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몽 1부
천일몽 1부
나에게 있어서 지난 10년간은 끔찍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비록 신동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어릴때 남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모든일에 적극적이 었지만
28살의 나이로 결혼을 하고 부터는 무슨 일들이 그렇게 꼬이는지...
음반대리점에서 광고업, 마지막엔 리어카로 장사까지 안해본것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직업을 바꿔가며 해봤지만 제대로 되는것 하나 없었다.
게다가 무슨놈의 재수가 그렇게도 없는지
결혼한지 10년이 다 되도록 자식하나 없는 그야말로 실패의 연속이었다.
결국 아내의 잔소리가 시작되었고 더이상은 같이살지 못하겠다는 말이 나오자
꼴난 남자의 자존심은 이혼으로 이어지자 이렇게 빈털털이가 된채 홀로서기를 해야만 했다.
이혼소송을 마치고 가정법원을 나와 허탈한 마음에 먼산을 둘러보니
법원에 들어갈땐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쏟아질듯 먹구름이 잔뜩 끼었던 하늘이
제법 햇살이 따가울 정도로 밝고 환하게 비취고 있었다.
씨 발~ 그놈의 여편네~ 잘먹고 잘살아라~
재식은 몇개피 남지않은 담뱃갑에서 담배 한개피를 꺼내어 물고는
일회용 가스라이터로 불을 붙여 긴 한숨과 함께 한모금의 연기를 바람에 날려보내며
주차장에 세워둔 재산목록 1호이자 거처가 된 승합차로 발길을 옮겼다.
당장 갈곳도 없는 처지에 놓인 재식의 재산이라곤 털털거리는 중고 승합차 한대와
지갑을 털어봐야 만원짜리 7장과 천원짜리 몇장 뿐이다.
아~ 뜨 거!!! 아이 씨이~
평소에는 길게 느껴졌던 담배마져 언제 탔는지 필터를 태우면서 재식의 입술을 지진다.
재식은 짜증스럽게 차의 시동을 걸어 보지만 막상 갈곳이 막연해
한참동안 넋이 나간 사람처럼 눈을 감은채 멍하니 앉아있다가
정처없는 긴 여정을 위해 악셀레이터를 밟았다.
차창으로 들어오는 바람마져 재식에게는 따갑게 느껴질 뿐이다.
나~~ 차 암~ 바보처럼 살았군요 오~ 나 차암~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노래를 부르던 재식은 문득 룸미러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마음마져 무거웠던 오늘 아침에 면도조차 하지 못했기에
거울을 통해본 자신의 모습은 인생의 패배자의 낙인처럼 몰골이 말이아니다.
그래 씨팔~ 가는거야~ 어디간들 내입에 풀칠하나 못하려고~
목적지가 없는 재식의 너덜거리는 차는 어느덧 원주의 외곽지를 향하고 있다.
왼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크지않은 강가에서는 아이들 너댓명이 모여 고기를 잡고있다.
후후훗!! 나도 저런적이 있었지~ 그래... 잘들 놀아라~
재식은 비맞은 중처럼 중얼거리며 또다시 악셀레이터를 세게 밟았다.
씨발년의 마누라~ 아니지~ 이젠 마누라도 아니지...
그래 그 얼굴, 그몸매로 섹골처럼 왜그리 밝히는지...씨팔~ 그래~ 난 이제 자유인이다...
한참을 달리던 차가 모퉁이를 돌아가니 조금 넓은 공터가 눈에 들어왔고
마음이 천근이나 된 재식은 조금 쉬었다 가려고 차를 한귀퉁이에 세웠다.
재식이 또다시 담배 한개피를 꺼내 물면서 차에서 내린다.
이번에는 앞쪽에 세워져 있던 검은 외제 승용차가 눈에 거슬리는 것이었다.
아이 씨~ 어떤놈은 복이 많아서 저런차를 타고 다니는데 에이 씨팔!!~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일들이 오늘따라 왜그리 눈에 거슬리는지
재식은 심통이 나서 거친욕을 서슴치 않고 내뱉고는
어지러웠던 머리나 식히려고 강둑을 내려 가려는데 뒷쪽에서 여인의 소리가 들려온다.
저어~ 죄송하지만~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갈 정도의 고운 목소리다.
평소같으면 맘씨좋은 아저씨의 미소로 돌아 보았을 재식 이었지만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었기에 짜증 스럽다는 표정으로 돌아보았다.
저희들 차에 타이어 펑크가 나서 그러는데요 오~
뒤를 돌아본 순간 재식은 눈을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까만색 스커트에 하늘빛이 감도는 듯한 하얀 티셔츠를 받쳐입은 그 여인은
여태껏 자신이 한번도 보지못했던 미의 절정 그 자체였으며
나이가 들어 보이는듯 했으나 30대가 채 되지않아 보였다.
재식은 그순간 자신의 어두운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그 여인이 가리키는 차로 발길을 옮겼다.
차는 BMW의 M5 였으며 한눈에 보아도 무척 고급 스럽다고 느껴졌다.
엄마~
재식이 다가가자 차문이 열리면서 차안에 타고있던 자매 인듯한 아이들이 나왔다.
아니~ 이럴수가!!! 처녀인줄 알았는데...
도저히 믿기지 않았던 재식은 다시한번 그 여인의 얼굴을 쳐다 보았지만
아이들의 엄마라고는 상상조차 할수없는 얼굴이다.
아이들 역시 엄마를 닮아서인지 티하나 잡을데 없이 예쁜 얼굴들 이었다.
아저씨~ 부탁해요~ 벌써 30분도 더 됐을꺼예요~
조금 커보이는 아이가 애교스럽게 말을 걸어온다.
그래? 넌 몇학년이니? 무척 예쁘게 생겼는데...
으음~ 전 중 3요~ 제 동생은 6학년 이구요~
이렇게 이쁜 공주님들이 부탁을 하니 안들어 줄수가 없구먼...하 하 하~
재식이 그렇게 말하자 그제서야 아이들의 엄마의 얼굴에도 안도의 미소가 떠 올랐다.
뒷 트렁크좀 열어주세요~ 아마 거기에 공구가 있을껍니다~
아가씨 처럼 보이는 그 여인은 차에 올라 뒷 트렁크를 열어주었고
재식은 한참을 뒤진후에야 보조 타이어와 공구를 찾아냈다.
역시 외제차라 다르네~ 휴우~
평소 같으면 금방 마쳤을 일을 시작한지 겨의 30여분을 지체하여
온몸을 땀으로 적신 후에야 타이어를 갈아 끼울수가 있었다.
정말 고마워요~ 사례라도 하고 싶은데...
뭐야~ 사례라니~ 기껏 타이어 하나 갈아 끼운것 가지고...
아닙니다~ 뭐 별로 한일도 없는데요~
정말이예요~ 너무 고마워서 그러는데 어디 사시는지...
재식은 거절을 해보지만 그 아름다운 여인은 끈질기게 사는곳을 물어보는 것이다.
갑자기 밀려오는 허탈함과 자신의 처절함이 겹쳐지면서
재식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괜찮습니다...그리고 전 지금 사는곳이 마땅치 않구요~
재식의 표정이 굳어지면서 대답을 하자
그 여인은 괜한것을 물어 봤다는듯이 잠시 얼굴이 붉으스레 달아오른다.
아 저 씨~ 이걸로 얼굴을 닦으세요~
조금전 6학년이라던 예쁘장한 아이가 하얀 수건을 건네주면서 얼굴을 닦으라고 하였다.
재식은 얼굴에 뭐가 묻었나 싶어 고개를 갸우뚱하며 백밀러를 통해 자신의 얼굴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조금전에 타이어를 교체하면서 왼쪽 뺨에 검은 자욱이 묻어 있었던 것이다.
고마워~ 예쁜 꼬마 아가씨~
재식은 아이가 건네준 타올을 받아서 얼굴을 닦고있는데 다시 여인의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저 어~ 사는곳이 마땅치 않다뇨? 아~ 죄송해요~ 초면에 이런걸 물어봐서~
난 오늘 이혼을 했거든요~
재식은 얼굴을 문지르면서 당신네들이 내 처지를 어떻게 알겠냐는 생각이 들어
통명스러운 어투로 말을 내 뱉어 버렸다.
재식의 뜻밖의 대답에 여인은 잠시 얼어 붙은듯이 아무말도 하질 못했다.
저..정말 죄송합니다.~~ 괜히 아픈곳을 건드렸네요~
아닙니다~ 휴우~ 그냥 가보세요~
재식은 다시 담뱃갑을 꺼내어 한개피의 담배를 꺼내더니
라이터로 불을 붙여 길게 빨아들이며 먼산을 향해 내 뿜는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앞으로 좋은일이 생길꺼예요~
재식의 퉁명스런 어투와 짜증으로 인해 그 아름답던 여인은
고맙다는 인사를 몇번 되풀이 하더니 아이들과 함께 차에 올라
재식이 오던길로 부웅~ 하는 소리와 함께 사라져 버린다.
제기랄!! 저런년하고 사는놈은 어떤복을 타고 났는지... 휴 우~
담배연기는 바람에 날려 제멋대로 사라져 버리고
재식은 세수나 하려고 개천을 향해 둑 아래로 내려갔다.
푸 후 후~ 푸 풋!! 아휴~ 시원타!!
한참동안 머리를 적신후에 호박돌에 걸터앉은 재식은
두손으로 머리카락에 묻은 물기를 훑어내면서 고개를 들어보니
조금전 꼬마아이가 건네 주었던 하얀 수건이 목에 걸려 있는것을 만져졌다.
허 허 헛!! 그 녀석 참!!
생긋 웃으며 건네주던 그 아이의 표정을 떠올리며
재식은 허탈한 미소와 함께 그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언덕위로 올라왔다.
아저씨 이~ 아저씨 이~
그렇게 목메여 부르는 그 목소리는 조금전 재식에게 수건을 건네준 그 꼬마아이의 목소리였다.
뛰어오는 아이의 뒷쪽에는 조금전 타이어를 갈아 주었던 외제 승용차가 서있고
뭐야~ 이번엔 또 뭐가 잘못됐나?
헉 헉!! 아 저 씨~ 엄마가 잠시 보재요 오~
여인이 떠나갈때는 부러운 마음에서 욕도 해봤지만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지만 다시 돌아오니 왠지모르게 반갑게 느껴져
재식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꼬마아이와 함께 그 여인에게로 다가갔다.
무 스 은~??
죄송한데... 조금전에 갈곳이 없다고 그러셨죠?
예~ 그런데요?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저희집에...
재식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기껏 타이어 하나 갈아 끼워줬는데 집에까지 초대라니 ...
제가 그냥 몰랐다면 모를까...
선생님의 처지를 안이상 그냥 못가겠더라구요...이상하게 생각지 마시고..
마땅히 갈곳없는 재식이기에 그 아름다운 여인의 제의는 무척 반가웠지만
과연 자신이 그렇게 따라가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괜히 자신이 비참해 지기까지 한다.
아니~ 제가 부탁을 드릴께요~ 사실 저희집에는 남자가 없어서... 항상 불안 하거든요..
아저씨~ 그렇게 해주세요~
중학교 3학년이라던 아이가 생글거리며 부탁을 해온다.
아저씨이~ 제발이요~ 그렇게 해주시면 제가 정말 잘해 드릴께요~ 네에?
이번에는 6학년인 막내아이가 재식의 팔을 잡으며 애원을 하다시피 졸라오는 것이다.
아휴~ 저야 고맙지만... 초면에 너무 실례가 아닌지...
그럼 됐어요~ 제가 앞장을 설테니 같이 가 주세요.. 따라 오실꺼죠?
그여인은 그제서야 예의 그 은은한 미소를 지으면서 차에 오른다.
재식은 혹시 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머리를 닦던 수건을 목에 두르고는 타고온 봉고차에 몸을 실었다.
검은색 고급 세단은 소리없이 미끄러지듯 아스팔트위를 달리고
이어서 다 낡은 베스타 한대가 굉음을 내면서 뒤따르는 것이 여간 볼품 사납지않다.
시속 70km속도에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에 재식의 머리는 어느새 다 말라버렸고
앞서가는 승용차에서 간간히 창문을 통해 흔들어 주는 아이들의 손짓이 귀엽기 그지없다.
핸들을 잡고있는 재식에게 꿈처럼 이어지는 오늘 하루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차는 어느새 원주 근교로 다시와 새로 놓은듯한 아스팔트 길로 접어들자
주위의 싱그러운 풀냄새로 재식의 코끝이 상큼해진다.
도대체 뭘하는 여자일까? 그리고 저렇게 큰 아이들이 있다면 나이는 몇이나 될까?
재식은 이름도 성도 모르는 여인에 대하여 궁금해지는데
저 멀리 작은산이 보이며 그 앞쪽으로 제법 그럴듯한 통나무집이 눈에 들어온다.
역시 재식이 추측했던 대로 앞서가던 승용차는 그곳으로 향했고
이미 열려있는 커다란 대문을 주저없이 통과해 버리더니 통나무집 바로 앞에 멈추어 선다.
재식은 미리 멈춘 승용차 옆에 차를 주차시키며 어리둥절 해있는데
승용차의 문이 활짝 열리더니 작은아이가 제일 먼저 차에서 내린다.
아저씨 이~ 여기가 우리집이예요~ 어서 내리세요 오~
앙증스러운 두갈래 머리를 달랑거리며 재식에게 내리라는 말과함께 밝게 웃어 보였지만
재식은 엄청난 규모의 커다란 집을보자 완전히 위축이 되어 어깨가 움츠려진다.
그러나 재식은 조금이나마 대범하게 보이려고 큰 한숨과 함께
차에서 내려 다가온 꼬마숙녀에게 말을 건넨다.
근데 넌 이름이 뭐야? 이름을 모르니 뭐라고 부를수가 없어서...
아하~ 그렇구나~ 전 예린이예요~ 윤 예 린, 그리고 언니는 수린이구요~
꼬마숙녀는 언니의 이름과 함께 또박또박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예린이~ 수린이~ 이름도 얼굴만큼이나 예쁜데...하 하 핫!!
너무 화려한 집과 규모에 질려버린 재식은 웃음이 나올리 없었지만
위축이 된것을 잠시나마 모면해 보려고 오버를 해가며 크게 웃어보인다.
그때였다.
통나무집의 거실문이 활짝 열리더니
믿기지 않을 정도의 미모를 가진 두명의 여인이 아이들의 엄마를 반긴다.
아니~ 저건 또 누구야? 얼굴로 봐선 가정부 같진 않은데...
자~ 들어가시죠~ 내집이라 생각하시구요~
어리둥절한 재식에게 아이들의 엄마가 다가오더니
처음 보았던 그 편안한 미소를 지으면서 집안으로 안내를 한다.
집안으로 들어서자 역시 밖에서 보던것과 어울리게 거실의 규모는 엄청났다.
2층까지 이어지는 높은천장과 그 중앙에 매달린 상들리에,
그리고 잘 짜여진 고급스런 가구의 배치는 마치 유럽의 어느 궁전을 보는것 같았다.
고모 잘 다녀 오셨어요?
그런데 이게 왠일인지 재식이 안내를 받으며 집안으로 들어가자
거실에는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학생 둘과
나이가 조금 더 들어 보이는 여자가 앉아 있다가 아이의 엄마를 반기는 것이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지금까지 본 여자들 모두가
브라운관에서 조차 보기 어려울 정도의 뛰어난 외모를 가졌다는 것이다.
재식은 입을 딱 벌린채 아무말도 못하다가
옆에서 생글거리는 예린이의 팔을 살며시 잡아 당기며 귓속말처럼 물어보았다.
식구가 이렇게 많아?
예린이는 헤맑은 웃음을 지으면서 입술을 오물거리며 말을해준다.
헤 헤~ 열명이예요~ 무지 많죠? 이제 아저씨까지 열한명이 되는거죠...
재식은 궁금한것이 너무나 많았지만 차차 알기로 하고
우선 자신이 이집에서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하는지가 궁금할 뿐이다.
자아~ 모두 이리와 앉아봐~
예린이 엄마를 포함한 여덟명의 여자들이 거실 한가운데에 있는 소파에 둘러앉는다.
뭔가의 집단 같기도 했지만 자유스러운 분위기로 봐서 그렇지도 않았고
소파에 둘러앉은 여자들은 한결같이 입가에는 미소를 잃지않았다.
언니~ 이모는?
중학생인 수린이가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에게 묻자
으응~ 아마 방에 있을꺼야~
하며 대수롭지 않은듯 말을 해버리고 수린이나 그의 엄마도 신경을 쓰지 않는듯 했다.
분위기에 눌린 재식은 이들과 같이 소파에 앉지도 못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다.
선생님은 여기에 앉으세요~
예린이의 엄마가 권해주는 자리는 누가봐도 상석이라고 할수있는 중앙의 소파였던 것이다.
아..아 니 .... 저어~
괜찮아요~ 내집처럼 생각 하시라니까요~ 자아~ 앉으세요~
난간했던 재식은 어정쩡한 모습으로 소파끝에 걸터앉았다.
아휴~ 선생님께서 불편해 하시니까 제가 신경이 무척 쓰이네요.
그제서야 재식은 엉덩이를 조금 더 밀어 편하게 앉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엔 편할지 모르지만 재식은 가시방석과도 같았다.
드디어 예린이 엄마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아~ 오늘부터 여기 계신 선생님께서 우리집에 같이 기거 하실꺼야~
어른으로 모시기에 조금도 소홀하지 않도록 해~ 그리고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해서는 안되구...
어른이라니... 그까짓 타이어 하나 갈아줬다고 이렇게 칙사 대접을 받다니...
재식은 지금 꿈을 꾸는것이라 생각하고 아까부터 무릎만 두손으로 비벼대다가
의식적으로 허벅지의 살을 살며시 꼬집어 보았다.
후 후 훗!! 아 저 씨~ 지금 꿈인가 확인 하시는 거예요?
바로 앞에 앉아있던 수린이가 남의 속도 모르고
킥킥거리며 한마디 하자 재식은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수린이 너어~!! 아휴~ 저녀석은~ 후 후~ 대신 니가 선생님 방을 안내해 드려~
엄마의 말에 수린이는 애교스럽게 고개를 갸웃뚱 거리더니 얼른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저씨~ 절 따라오세요~
재식으로서는 소파의 자리가 가시방석 보다 더 괴로운지라
수린이가 따라 오라고 하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갈래~ 아저씨이~ 나랑 같이 가요오~
처음부터 붙임성있게 굴었던 예린이가 재식의 손을 잡으며 함께 계단으로 향한다.
나무 계단으로 올라가 예린이와 수린이로 부터 안내된 방은 맨 꼭대기인 3층이었고
계단의 맞은편에 보이는 방문을 열자 여태껏 보지못할 정도로 엄청나게 크다란 방이 나왔다.
방안에 소파는 물론 없는것이 없을 정도로 잘 갖추어져 있었으며
끝자락에는 커튼으로 가려진 넓직한 침대가 고급스럽게 자리잡고 있었다.
아저씨이~ 난 아저씨가 꼭 우리 아빠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나두~
예린이의 말에 수린이 마져 맞장구를 쳤지만
재식은 이 아이들이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가 싶어 당황 스럽기만 하다.
무..무슨 그..그런소릴!!
그러나 아이들은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않고 생글 거리기만 할뿐이다.
띠 리 리 리~ 띠 리 리 리~
그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부드러운 전화벨소리가 나자
발랄한 예린이가 얼른 무선 전화기를 들고 오면서 통화를 한다.
으응!! 아이~ 나 아저씨랑 더 놀고 싶은데... 치잇!! 알았어~~
재식은 이집에 들어오면서 부터 생각지도 못한일에 잠시도 긴장을 멈출수가 없었다.
무 슨 ...전화야?
으응~ 아저씨 목욕해야 한다고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우리보고 내려오래요오~
피이~ 할수없지뭐~ 그럼 아저씨 목욕 다 끝나면 올라 올께요~ 그래도 되죠?
수린이 역시 내려가기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욕실로 들어가 욕조에 물을 틀어 놓더니 예린이와 함께 방문을 열고 나가버리자
재식은 한동안 얼이 빠졌는지 소파에 몸을싣고 한참동안 멍해 있었다.
목욕을 하라고? 내가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혹시 외계에라도 온게 아닐까?
재식은 소파에 앉으며 무의식적으로 호주머니로 손이 가더니 담뱃갑을 꺼내었다.
뭐야~ 담배도 다 떨어졌네~ 에이 씨~
담뱃갑을 구기며 탁자위를 두리번 거리던 재식은 은빛이 반짝거리는 사각통을 보았다.
혹시나 싶어 살짝 열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안에는 담배가 기다리듯 가지런히 들어있었다.
재식은 그중 한개피를 꺼내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후 우 욱!! 아무래도 내가 귀신에 홀렸지... 아니고는 이럴수가 없어...
재식은 혼자 중얼거리며 일어서더니 욕실쪽으로 가서 문을 열어 보고는 또다시 벌린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속은 특급 호텔의 욕실 같았고 크기는 여태껏 자신이 살던 집의 안방정도의 크기였으며
가운데는 둥글고 커다란 욕조가 거품을 일으키고 있었다.
좋아~ 꿈이라도 좋단 말이야~ 꿈에서라도 호강한번 받아봐야지...
재식은 혼자 중얼 거리면서 탁자로 돌아와 은잿털이에 담배를 비벼 끄고는
목욕을 하려고 자신이 입고있던 초라한 옷들을 벗어버렸다.
발가벗은 재식은 욕실로 향해 벌써부터 물이 넘쳐 흐르는 욕조로 들어가 몸을 담그고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나 해보려고 눈을 지긋이 감았다.
딸 깍!!
한동안 재식은 깊은생각에 빠져있는데 갑자기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허 어 헉!! 아..아..아 니!!
욕실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아닌 조금전 거실에서
예린이가 언니라고 부르던 두명의 고등학생 중의 하나였는데
연두색 비키니 차림으로 들어온 그 소녀의 얼굴에는 역시 환한 미소가 가득하였다.
제가 아저씨 목욕 시켜 드릴께요~
비록 욕조안에 들어 있었지만 재식은
뜻하지 않는 소녀의 방문에 얼른 아랫도리를 두손으로 가렸다.
아..아..아 니~ 나 혼자 해도~~
아유~아저씨~ 부끄러우신가 봐요?
그..그게 아니고...
그럼 괜찮아요~ 절 그냥 딸이라고 생각하시구... 호 호~
소녀는 익숙한듯이 한쪽으로 가서 부드러운 타올에 물을 적시더니
바디 클렌져를 듬뿍 짜서 비벼대며 재식에게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재식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 소녀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긴 머리를 찰랑거리며 군살이라곤 하나도 없는 몸매에다가 피부는 투명에 가까울 정도였고
비키니 사이로 비춰지는 약간은 작은듯한 가슴과 도톰한 아랫도리가 눈에 들어 오는것이다.
그러자 재식은 손으로 가리고 있던 아랫도리가 꿈틀 거리며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낄수가 있었다.
이제 나오세요~
아..아냐~ 괘..괜 찮 아~
소녀는 나오라고 재촉을 하였고 재식은 벌써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다.
흐 음~ 아 저 씨~ 지금 거기가 커져서 못나오시는 거죠? 히 힛!!
소녀는 마치 자신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이 정곡을 찌른다.
재식은 달아 오르던 얼굴이 더욱 화끈거리며 홍당무가 되어버렸다.
아...아...아 니~ 그...그 게~ 으 흐~
괜찮아요~ 아저씨~ 남자라면 커지는것이 정상 이잖아요..
사실 재식은 커다랗게 발기된 아랫도리의 문제 보다가
잘못하다간 이집에서 큰 욕을 당하고 쫓겨나지 않을까 하는것이 걱정이었다.
너! 여기 온걸 예린이 어머니 께서도 아셔?
재식의 물음에 소녀는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는것 처럼 고개를 갸웃거린다.
알죠~ 작은엄마가 보내서 왔는데요~
하더니 뭔가 생각이 난듯이 킥킥거리며
아아~ 이제야 알겠다... 아저씨가 왜 그러시는지...헤 헤~ 걱정 마세요~
전 아저씨가 생각 하시는것 처럼 발랑 까지지 않았어요...헤 헤~
재식은 예린이 엄마가 보냈다고 하자 점점더 의문만 더해간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입장보다 더 나빠질수는 없다고 생각을 하자
마음이 편해지면서 일단은 자신을 맡겨보기로 했다.
좋아~ 그럼 ~ 내 몸을 씻기기 전에 이름이라도 알아야지~?
아참!! 내 정신봐~ 전 지민이예요~ 윤 지 민!!...됐죠? 그럼 이제 나오세요. 헤 헤~
지민이는 둥근 욕조안에 있는 재식의 팔을 가볍게 끌어당겼다.
재식도 이젠 어쩔수 없다는 듯이 지민이의 팔을 잡으며 욕조를 나오는데
벌써부터 부풀어진 아랫도리가 신경쓰이자 왼손으로
자신의 발기된것을 짓눌러 잡고 몸을 옆으로 돌리면서 나왔다.
지민이는 몸을 자꾸 움추리는 재식을 보면서 재미있다는 듯이 깔깔거린다.
키 키 키~ 아저씨는 뭐 그리 부끄러움을 타세요..헤 헤~
아무리 그래도 넌 여자잖아~
괜찮아요~ 아저씨~ 아저씨가 손으로 그렇게 가려도 전 이미 다 봤는걸요~ 헤 헤~
지민의 말에 재식은 난색한 처지에 얼굴을 붉혔지만
욕실에 놓여있는 자그마한 의자에 몸을굽혀 쪼그려 앉으며
그제서야 스스로 가렸던 손을 들어 얼굴을 문지르니 치부가 다 들어난다.
아저씨~ 이정도면 큰거예요? 아니죠?
지민이는 재식의 아랫도리를 보면서 참으로 난처한 질문을 재식에게 던졌다.
그..글쎄~ 그냥 보통이지 뭐~ 왜!! 넌 큰게 좋아?
아뇨!! 전 너무 크면 아프고 답답할것 같아요...
재식의 아랫도리를 보던 지민이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가 되더니
조금전 장난스런 웃음끼가 사라지고 얼굴에는 미소만이 남아있다.
아저씨~ 제가 깨끗이 씻어 드릴테니까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세요
지민은 다시 등뒤로 돌아가 크렌져로 거품을 듬뿍 낸 부드러운 타올로 등을 문지른다.
둘밖에 없는 욕실에서 하늘거리는 비키니 만을 입고있는 너무나 귀엽고 예쁜 소녀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다 들어내 놓고있던 재식은
자신도 모르게 호흡이 조금씩 거칠어지기 시작하자
등뒤에서 열심히 비눗칠을 하는 지민이를 보기위해 고개를 돌려본다.
가녀린 어깨가 움직일때 마다 연두색 비키니 사이로 들어나 보이는
아름다운 소녀의 가슴살이 재식의 마음을 애태운다.
지..지민이는 나..남자의 몸을 많이 봤어?
아뇨!! 전 오늘 아저씨꺼 처음 봤어요... 인터넷에서는 많이 봤지만...
처음이라구!! 지민이 너 지금 몇살인데?
열 여덟살이요~ 학교에 다닌다면 고 2죠~
아니 그럼 학교도 안다녀?
예~ 다니기 싫어서요~ 여기서는 모든게 자유거든요...그 자유가 이집의 규칙이죠~
재식은 지민이의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점점 더 궁금한것이 늘어만 간다.
그럼 모두 학교에 안다녀?
아뇨~ 예린이와 조금아까 제 옆에 앉아있던 제 쌍둥이 언니가 학교에 다니구 으음~ 이모도 대학교 다녀요~
거기까지 이야기를 하던 지민이는 등에 비눗칠을 다 했는지
일어나 재식의 앞으로 와서 가슴에 비눗칠을 하려고 지민이가 팔을 들었다 내리는 순간
또다시 소녀의 하얀 젖가슴살이 들어나 보이는 것이었다.
후 흐 흣!!
긴 한숨을 내 쉰다는것이 제법 커다란 신음소리로 변해버린 재식,
아저씨~ 방금 제 가슴보고 그러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