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상 6편
애상 6편
그렇다면 도우미가? 그러나 남편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었다.
연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면서 잠시 생각을 하다가 천천히 여기저기를 들쑤시기 시작했다.
“ 이건....”
책상을 열어보고 집안의 구석구석을 꼼꼼히 찾았지만 별다른 게 발견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문득 떠오른 생각에 침대의 매트리스를 꼼꼼히 훑어보자 구석에서 긴 머리카락이 발견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손으로 집어 올린 그것은 분명히 여자의 머리카락이었다.
“ 그래...컴퓨터...”
앨범이나 다이어리에선 아무 것도 찾지 못했지만 나영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오른 것이다.
요즘은 대부분 컴퓨터에다 사진을 보관한다는 얘기가...
“ 가만...나영이가 뭐랬더라? 그래...폴더옵션이라고 했지?”
그러나 컴퓨터에서는 회사관련의 것으로 보이는 문서 몇 가지와 영화 그리고 자신과 아들의 사진이 발견되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연은 안도감인지 실망감인지 정확히 말하기 힘든 복잡한 심경으로
컴퓨터를 끄려다가 무심결에 지나듯이 들은 또 다른 이야기가 떠올랐다.
몇 번인가의 오류 속에서 겨우 기억을 더듬어 숨겨진 폴더와 파일들을 보이도록 만들자 그제서야 새로운 것들이 나타났다.
“ 하아~....”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수 백장은 족히 되어 보이는 사진파일들...
이미 숨겨진 사진들이란 점에서 거의 확신이 들었지만 한참을 망설이다가 열어보았다.
그러자 떠오르는 사진들...
다 볼 필요도 없었다.
남편과 팔짱을 끼고 환하게 웃는 젊은 여자의 얼굴...
그리고 몇 장이 지나지 않아서 안방에서 찍은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벌거벗은 여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무심결에 누른 다음 사진에서 남편의 것임에 분명한 성기를 입에다 물고서 눈웃음을 치며 올려다보는 여자의 모습에 닫아버렸다.
“ 흑..흑...그랬어...”
언제부터일까?
남편이 집에 오는 게 뜸해진 그때부터일까?
연은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을 흘려내면서 멍하니 의자에 앉아 있었다.
“ 평소에도 늘 건강에 신경을 쓰세요....”
“ 그래..당신도 조심해서 올라가고...조만 간에 올라갈게...민이 녀석도 보고 싶고...”
“ 네..갈게요...”
연은 남편의 배웅을 받으면서 침착하게 이야기를 하는 자신에게 놀라고 있었다.
전날 저녁에 돌아온 남편을 맞으면서도(어쩌면 그 여자와 있다가 왔을지도 모르는..) 그랬다.
충격으로 울기까지 했으면서도 이상하게 막상 남편을 봤을 때는
배신감도 들었지만 그보다는 뭔가 짐을 덜어버린 것 같은 후련함이 더 컸었다.
그래서인지 기차를 타고 올라오면서 아주 달게 잠이 들었었다.
“ 손님, 다 왔습니다..어디다 세워드릴까요?”
“ 아..네..길가 아무데나 세워주세요...”
연은 갑자기 들려온 택시기사의 목소리에 회상에서 깨어났다.
“ 벌써 더워지려나?”
약간은 따갑게 느껴지는 햇살이 몸을 스치자 왠지 뺨에서 열이 나는 것 같았다.
“ 아, 안녕하세요...”
“ 네..안녕하세요...강인 씨....”
약간은 머쓱하게 인사를 하는 강인을 보자 확실히 알았다.
어제 란이 외박을 한 문제는 핑계일 뿐이었다.
자신은 강인을 만나고 싶었던 것이다.
“ 집이 가까워요?”
“ 아...네...”
“ 그러면 집으로 가요..이 시간에 어디 달리 가기도 애매하니까...”
“ 네? 하, 하지만...”
“ 왜요? 못 보일 거라도 있어요?”
“ 아, 아닙니다만...”
“ 그러면 빨리 가요...길에서 이러고 있는 게 오히려 이상해요...”
“ 네...그러면...”
강인은 당황스러웠다.
이 여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잔뜩 긴장을 하고 나왔지만 의외로 화가 난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아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방심을 할 수는 없는 문제였다.
이제부터 하게 될 이야기는 결코 부드러운 분위기에서는 힘들 테니까...
동생의 애인이라고는 하지만 혼자 사는 남자의 방에 가자는 말을 태연하게 하는 모습에 쉽게 적응이 안되었다.
더군다나 두 사람 사이에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지 않았던가?
그러나 한편으로 이제부터 나누어야 할 대화를 생각하면 차라리 다행이라는 심정이 들었다.
“ 깔끔하게 해놓고 지내네요?”
“ 아..네...고맙습니다..저..녹차라도 드실래요? 달리 있는 게 없어서...”
“ 고마워요...부탁할게요...”
주방에서 찻물을 올리는 강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둘러보았다.
아담한 원룸에 책상과 간단한 가구만 보였다.
그리고 아까 들어오면서부터 제일 먼저 시선이 갔지만 모른 척 외면을 했던 침대...
‘ 밤새 란이가 저기에 누워 있었을 테지?’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의 한쪽이 욱신거리고 아파오며 아래에서 열기가 피어났다.
왜 그랬을까?
연은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서 책상 옆으로 다가가 침대 위를 힐끗 내려다보았다.
집으로 오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걸까?
이불이 젖혀진 침대의 시트에 뚜렷한 얼룩이 보였다.
결코 오줌을 싼 건 아닐 것이었다.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는 저것은 아마도 지난 밤에 란이 흘린 사랑의 액이 분명했다.
그러자 다시 가슴이 아파오면서 이번에는 음부가 움찔거리고 축축하게 젖어왔다.
자신의 질을 뜨겁게 파고들던 강인의 성기가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무릎이 후들거렸다.
“ 이리 와서 드세요...뭐..볼 거나 있나요?”
“ 아~! 네...그냥...”
연은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깜작 놀라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 저...어제는...”
“ 그건 됐어요...일단은 제가 모른 척하기로 했으니까...”
강인은 그렇게 이해를 해줘 버리자 오히려 다음 말을 꺼내기가 곤란했다.
아까는 긴장을 한 탓에 몰랐지만 밀폐된 공간에 둘만 앉아있자 분위기가 더욱 어색했다.
거기다가 연의 발개진 뺨과 촉촉하게 느껴지는 눈이 여자의 냄새를 강하게 풍기고 있었다.
그리고 전의 단단하던 이미지와는 달리 오늘은 왠지 뭔가 느슨하게 흐트러진 느낌이었다.
지금도 하얀 허벅지가 반이나 드러났는데도 가릴 생각이 없는 듯이 편하게 방바닥에 앉은 모습을 똑바로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 저..연이 씨...”
“ 말씀하세요...”
강인은 침을 꿀꺽 삼키고는 주먹을 꼭 쥐었다.
“ 죄송해요....”
“ 네?”
“ 노력은 해봤지만...”
“ ...헤어지지 못하겠다고요?”
“ ...정말 죄송합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그 무거움에 짓눌려 압사를 해버리는 게 아닌가 싶을 때쯤 연이 입을 열었다.
“ 그것밖에 안 되는 남자였나요?”
“ 여, 연이 씨?”
조금 전까지의 부드러운 음성은 사라지고 비웃는 듯한 어조가 강인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 사랑이라고 변명을 할 건가요?”
“ 란이를 사랑합니다...진심으로...”
“ 흥~ 사랑이 아니라...그냥 욕심이겠죠? 우리 집에 재산이 많은 건 아니니까 여자에 대한 욕심...
그건 사랑이 아니라 욕정이 아닌가요? 언제나 성욕을 풀 수 있는 편한 여자를 옆에 두고 싶어서..”
“ ..너무하신 것 아닙니까?...”
강인은 어금니를 질끈 깨물면서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여자가 아니라면 아니, 란의 언니만 아니었어도 벌써 손이 나갔을지도 모를 만큼 감정이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 호호..란이가 예쁘긴 하죠..더군다나 경험이 많아서 아~주 잘 할 테니...”
“ 다, 당신?”
“ 왜? 내 말이 틀렸나요? 그러고 보면 그건 두 사람이 아주 잘 어울리겠네요? 발정이 난...”
“ 그러는 당신은 뭐가 대단해서? 아니...란이를 욕할 자격이나 있어?”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자신에 대한 모욕은 참으면 그만이지만 란에게까지 그러는 건...
강인은 자신도 모르게 연의 팔을 잡고서 흔들어대고 있었다.
“ 흥~ 날 덮치려고요? 밤새 하고도 부족했나 보군요?”
“ 이..이...”
“ 봐요? 아무 여자나 있으면 되잖아요? 이래도 사랑이라고 우길 건가요?”
“ 미, 미안해요..제가 흥분을...”
강인은 슬며시 손을 놓았다.
“ 호호호...겁쟁이...그나마 그런 용기도 없나 보군요...몇 마디에 꼬리를 만 강아지처럼 되다니..”
“ 이 여자가? 좋아..보여주지...”
강인은 겨우 자제를 하려던 감정이 더 크게 폭발하면서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 호호...허세를 부리기는...”
연은 자신을 침대로 끌고 가서 팽개치고는 거칠게 팬티를 끌어내리는데도 계속 도발을 하고 있었다.
무슨 마음일까? 자신도 몰랐다.
머리 속은 너무나 맑았다. 그래서 이렇게 되리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강인을 자극했다.
아니 일부러 유도를 했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었다.
‘ 아흑~ 보지가..보지가 뜨거워...’
연은 신음소리가 터져나올 것 같은 걸 애써 참으며 태연을 가장했다.
전과 같은 너무나 섬세하면서도 열정적인 애무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냥 잠시라도 저 부드러운 손으로 만져만 주었으면....
하지만 그건 욕심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
“ 끄~윽~ 이거..밖에 안 되나...보죠?”
“ 씨발~ “
애무는 고사하고 조금의 배려도 없이 바지만 살짝 내린 강인의 성기가 무식하게 들어왔다.
사실 애무가 필요 없을 정도로 흠뻑 젖은 질이긴 했지만
그래도 좁은 구멍을 강제로 벌리고 들어올 땐 뻐근한 통증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몸이 밀려서 침대의 구석으로 몰릴 때까지
거세게 몰아 부치는 강인의 박음질에 연의 몸과 마음은 산산이 부서져 흩날리고 있었다.
연은 남자들이 복상사를 한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이대로라면 자신의 숨이 멎는 게 아닐까 겁이 날 정도로 격한 쾌감에 온몸에 경련까지 오고 있었다.
“ 아아악~ 아앙~ 아학~”
“ 씨발~ 씨발~”
무엇 때문일까?
끝까지 오기를 부리면서 인형처럼 늘어진 자세를 취하던 연은
결국에는 자신의 질을 세차게 두드리는 뜨거운 물줄기에 참지 못하고서 신음과 함께 강인의 목을 끌어안고 말았다.
“ 흐~으...”
“ 가, 강인 씨?”
“ 흐흐흐....”
“ 악~”
연은 사정을 하고서도 한참 동안을 자신의 위에 엎드려 있던 강인의 묵직한 체중에,
한구석이 비어있던 가슴이 채워지는 듯한 안온함으로 잠이 오는 것 같은 나른한 기분을 느끼다가
울음인지 웃음소리인지 분간하기가 힘든 왠지 섬뜩한 괴성이 강인에게서 흘러나오자 깜짝 놀랐다.
그리고는 자신에게서 몸을 떼어내는 강인과 더불어 몸을 일으켜 앉았다가는
갑자기 눈 앞에 보이는 커다란 주먹을 보고서 비명을 지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쾅~ 쾅~ 퍽~ 퍽~
죽을 것 같은 공포감과 함께 얼마나 큰 고통이 올까 부들부들 떨면서 기다렸지만
침대에까지 울림이 느껴지던 처음의 소리가 점점 질척하게 바뀌는 걸 깨닫고 눈을 떴다.
“ 아악~ 강인 씨...”
“ 흑흑흑....”
연은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경악을 하고 말았다.
굵은 물줄기를 두 눈에서 흘리면서 강인이 미친 듯이 벽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벽과 손이 피범벅이 되었는데도 마치 손을 부셔버리겠다는 듯이 그 기세를 점점 더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 제발, 제발..제가 잘못했어요...강인 씨..그만...흑흑...”
“ 흑흑흑...”
연은 피가 자신의 옷에 묻는 것도 모르고 강인의 팔에 매달렸다.
미칠 것만 같았다.
강인보다도 더 많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런 걸 알지도 못했다.
“ 흑흑...제발...강인 씨...차라리 절 때려요...흑흑..미안해요..모두 제 잘못이에요...사랑해요..사랑해요...”
“ 흑..연이 씨....흑...”
그제야 제 정신이 돌아온 건지 강인은 자신을 막아선 연의 얼굴 앞에서 주먹을 멈추었다.
“ 엉엉엉~ 미안해요...강인 씨..사랑해요...제발...그만해요...”
“ 연이 씨...”
피투성이가 된 자신의 손을 품에다 껴안고서 울음을 터뜨리는 연의 말에 강인은 허탈해졌다.
“ 흐흐흑~ 지금은...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 연이 씨...”
“ 흑흑...세상에? 이게 뭐야? 흑흑...바보...이 바보...차라리 날 때리지..흑흑...”
약 상자를 가져와서는 조심스럽게 상처를 소독하는 연을 보면서 강인은 멍하니 앉아있었다.
“ 흑흑..누워요....”
“ 여, 연이 씨...”
“ 흑...그냥 그대로 있어요...제발...”
손에 이끌려 침대에 눕자 연이 물수건을 가져와서 얼굴을 닦더니 옷을 하나씩 벗겨갔다.
그리고 뭐라고 말을 하려는 강인의 입술을 자신의 입으로 덮더니 키스를 했다.
그런 다음에 조심스럽게 강인의 나체를 닦고는 몸 구석구석을 혀로 핥기 시작했다.
강인은 그제야 손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함께 짜릿한 감각에 길게 숨을 내쉬었다.
길게 늘어진 성기에서 축축하게 간지러운 촉감이 오더니 따스한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가?
강인은 조금 전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이 꿈같이 느껴지면서 하체에서 번져오는 쾌감과 함께
단단해지는 성기를 느끼고 자신도 모르게 손을 내려 연의 머리를 잡다가 통증에 인상을 찌푸렸다.
“ 강인 씨..자요...나중에...우리 나중에 이야기를 하고 지금은 그냥 주무세요...너무 힘들어 보여요...알았죠?”
“ 연이 씨...”
“ 사랑해요...하악~”
귀두가 뜨거운 곳으로 빨려 들면서 허리 위로 연의 엉덩이가 내려앉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다시 키스를 해오면서 자신의 가슴에다 뭉클한 젖가슴을 비벼오는 연의 등을 안았다.
연의 말처럼 너무나 지친 걸 알 수가 있었다.
성기에서 느껴지는 질의 조임에 쾌감을 느끼면서도 저절로 눈이 감겨졌다.
“ 흑...강인 씨...다시는..다시는 이러지 않을게요...미안해요...흑흑...”
연은 자신의 욕심과 자존심으로 붕괴되기 직전까지 가버렸던 강인의 모습에 너무나 놀랐다.
그리고 이제는 다시 절대로 가식의 탈을 쓰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다.
질투심과 한 푼의 가치도 없는 자존심 때문에 너무나 큰 대가를 치른 것이다.
자신의 질 속에다 잔뜩 성이 난 성기를 집어넣은 채로 잠으로 빠져든
강인의 손에 감겨진 붕대로 배어 나온 핏자국이 가슴을 갈가리 찢어놓고 있었다.
질 속을 가득 채운 성기가 주는 포만감이 더 많은 쾌락을 요구하고 있었지만
그냥 강인의 가슴에다 얼굴을 기대고서 고요한 숨소리와 고동을 듣는 것이 지금은 더 좋았다.
[ 강인 씨...미안해요...그러려고 한 게 아닌데...제가 너무 바보였어요...
사랑해요...다른 말은 하지 않을게요...
이제는 그만 힘들어해요...그 일은...나중에 다시 이야기해요...
다만...더 이상은 그걸로 강인 씨를 괴롭히진 않겠다는 건 약속할 수가 있어요...
대신에 절 위해 조금은 자리를 남겨두실 수 있죠?
내일 오전에 다시 올게요...그때까지는 푹 쉬어요...소독하고 붕대를 가는 것 잊지는 말고요...
다시는 그러지 말아요...바보 같은 사람...너무 사랑해요...]
강인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과 함께 손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갑자기 모든 게 떠올랐다.
그리고는 후다닥 몸을 일으키자 조용한 가운데에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종이를 보았다.
“ 휴~...연이 씨.....란..아....”
강인은 다시 침대로 털썩 누우면서 눈을 감았다.
“ 민아~”
“ 이모?”
민은 설렘과 초조함 속에서도 막내이모의 약속을 믿고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별다른 언질이 없는 오늘도 실망을 느끼면서 책을 보다가 이제는 잘까 하는 중에 들어온 막내이모에 가슴을 두근거렸다.
“ 아직 안 잤어?”
“ 응..이제 자야지...”
“ 역시 우리 민이는 자기가 할 일은 알아서 다하네?”
“ 뭐..이거야 늘 하던 거니까...”
민은 자신의 어깨에다 아랫배를 바짝 붙여온 막내이모에 아래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 민아...”
“ 응..왜?”
“ 나하고 한가지 약속을 지킬 수 있겠어?”
“ 뭔데?”
마주친 막내이모의 눈빛이 유난히 반짝거리는 것만 같았다.
“ 무슨 일이 있어도 지금까지처럼 네 일을 잘해나갈 것...생활이던 공부던...”
“ 이, 이모...그러면?”
“ 흐응~ 빨리 약속부터 해...”
“ 야, 약속할게..자신 있어...”
자신이 없어도 지금은 무조건 그렇다고 해야만 했다.
그리고 물론 그 정도는 자신이 있었다.
“ 좋아...믿을게...”
“ 이모...”
“ 꺅~ 잠깐만...”
민이 허리를 덥석 안으며 젖가슴에다 얼굴을 묻자 막내이모는 작게 비명을 지르면서 얼굴을 밀어냈다.
“ 지금은 안돼...나중에...”
“ 히잉~ 언제까지 기다려?”
“ 엄마가 없을 때를 기다려야지...”
“ 하지만...아버지한테 갔다 온지 며칠이 되지도 않았잖아?”
“ 바보..내가 말하는 건..엄마가 외출했을 때를 말하는 거야...주말에 아마 쇼핑이나 장을 보러 나갈 걸?”
“ 정말? 그러면 그때....그러니까.....그게...”
“ 그래....나하고...”
마지막으로 귓가에다 작게 속삭이는 말에 민은 환희로 부르르 떨었다.
그러자 만지고 싶다는 욕구를 참기가 힘들어서 허벅지를 슬슬 만지며 눈치를 살폈다.
“ 호호호...만지고 싶어?”
“ 으, 응...”
민은 기다렸다는 듯이 잽싸게 대답을 했다.
“ 뭐가?...”
“ 이, 이모....보..지...를 만지고 싶어...”
“ 만지기만 할 거야? 내가 이렇게 일부러 치마까지 입고 왔는데?”
“ 이, 이모...”
그제서야 민은 집에서는 잘 안 하던 짧은 치마를 입고 들어온 이유를 알았다.
“ 꺅~ 천천히..너무 소리를 내면 엄마가 깰지도 몰라...”
“ 이..모....”
“ 흐~응~ 어때? 마음에 들어?”
“ 이모~”
“ 아앙~ 민아...”
민은 막내이모를 침대에다 밀어 눕히고는 찢어질 듯이 눈이 커졌다.
밀려 올라간 치마 아래로 바로 윤기가 흐르는 털과 함께 젖어서 빨갛게 빛나는 음부가 보인 것이다.
그리고 민은 당연하다는 듯이 가랑이 사이에 얼굴을 묻으면서 그 뜨거운 온천에다 혀를 가져가 빨기 시작했다.
8)
“ 연, 연이 씨?”
“ 제가 곤하게 자는 걸 깨웠나 봐요...놀랐죠?”
강인은 새벽까지 많은 생각으로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었다.
거기에다가 원래부터 올빼미 체질이라서 아침 잠이 무척 많은 편이었다.
그래서 밖이 훤하게 밝고 비몽사몽간에 왠지 인기척이 느껴진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쉽게 눈을 못 뜨고 있다가 자신의 손에 감긴 붕대를 끄르는 손길에 깜짝 놀라서 깨어났다.
그러자 옆에 앉아서 자신의 무릎 위에다 손을 올려놓고는 조심스레 붕대를 풀고 있는 연이 보였다.
“ 어떻게? 문이 열려있었어요?”
“ 미안해요...허락도 받지를 않고...어제...강인 씨가 자는 사이에 열쇠를 하나 복사했어요..
어쩌면 오늘 아침에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 네?”
“ 기분이 나빴다면 사과를 할게요...절대로 다른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갈 때는 돌려드릴게요..”
“ .......”
연은 조금은 서운했다.
내심으로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대답을 기다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써 실망을 할 때는 아니었다.
자존심이나 가식 때문에 후회할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 않았던가?
중요한 건 자신이 이 남자의 곁에 있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단 둘이서만,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이 있지 않은가?
“ 아~...”
“ 아이~ 참...소독을 하고 붕대를 갈라고 했는데도? 제 말을 안 들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