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상 2편
애상 2편
언니가 사기꾼이래...원래 사기꾼들이 그렇다면서...내가 바보라서 속은 거라고...흑흑...”
“ 뭐? 정말 엄마가 그렇게까지 말을 해?..”
“ 당장에 헤어지지 않으면...집에다 이야기를 해서..직장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고향으로 내려가게 만들겠대....흑흑...”
이건 정말 아니었다.
엄마가 그 남자를 어떻게 본 건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아닌 건 아니었다.
물론 민도 막내이모에게 남자가 있다는 사실이 싫었지만 이런 식은 잘못된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아는 막내이모가 그렇게까지 사람을 잘못 볼 리는 없었다.
그런 막내이모가 사랑하는 사람을 놓고서 사기꾼이라는 악담까지 퍼부었다니,
엄마는 또다시 전의 그 모습으로 돌아가버린 걸까?
그 남자의 첫인상에서 뭔가 삐끗해서는 막내이모를 쥐 잡듯이 구석으로 몰아붙인 걸까?
“ 이모...너무 그렇게 슬퍼하지마...엄마가 또 뭔가 틀어진 거겠지...알잖아?
그러니까 조금 시간을 두고서 천천히 다시 이야기를 하면 잘 될 거야...
나도 옆에서 도와줄게...그만 울어...응?”
“ 흑흑...민아..고마워....”
“ 만약에 엄마가 끝까지 고집을 부리면 그냥 헤어졌다고 그러고 계속 몰래 만나면 되잖아?
어차피 지금까지 그래왔었는데 뭘 그렇게 힘들어해? 힘내...이모...”
“ 훌쩍...응...민아...네 말을 들으니까...기운이 나는 것 같아...훌쩍...”
“ 아이~참..이게 뭐야? 우리 예쁜 이모 얼굴이 엉망이잖아?”
민은 품 속의 막내이모를 떼어내서는 눈물 때문에 화장이 엉망으로 번진 얼굴을 차근차근 닦아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처음에는 조금 움츠렸던 막내이모가 얌전하게 눈을 감고서 손길을 받아들였다.
“ 휴~ 이제는 깨끗해졌네? 이건 수고비..쪽~”
“ 치~..너~?”
“ 하하하..이 정도는 팁으로라도 챙겨야지?”
눈을 감고서 어린아이처럼 고분고분한 모습에 민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에다 입맞춤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변명을 하듯이 어설프게 농담을 건넸지만 사실은 전에 느꼈던
그 촉촉하고 부드러운 막내이모의 입술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었던 게 진심이었을 거다.
“ 헉~ 헉~ 이, 이모?”
“ 정말 고마워...나 조금 전까지는 죽고 싶은 기분이었어...하지만 네 덕분에 다시 용기가 났어..
네 말처럼 이건 수고비야...네가 나한테 해준 게 너무 커서...이 정도는 돼야겠지?”
그런데 그런 장난을 빙자한 입맞춤이 끝나자 가만이 쳐다보던 막내이모가
갑자기 민의 목을 껴안고서 다시 입술을 부딪쳐왔다.
그리고는 민이 채 정신을 가다듬기도 전에 입술을 벌리고서 말랑거리는 혀가 들어왔다.
그 느낌을 뭐라고 표현을 할까?
어디선가 읽었던 머리 속에서 종이 울린다는 그 표현이 어쩌면 진실에 가까울지도 몰랐다.
온몸의 피가 머리 꼭대기로 다 몰리고 그 피를 공급하기 위해서
터지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로 미친 듯이 뛰는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숨이 막혀올 때쯤에야 민의 입 속에서 혀가 빠져나가고는 공기가 급하게 밀려들어왔다.
“ 잘자..민아...네 말처럼 나도 내일부터 다시 힘을 낼게....”
“ 으, 응...이모...잘자...”
민은 마치 몽유병자처럼 흐느적거리면서 방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는 그제서야 바지를 뚫을 듯이 곤두서있는 자신의 성기를 깨닫고서
막내이모가 눈치를 채지는 않았을까 걱정을 하면서도,
오늘 밤도 이걸 해결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잠들지 못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 하아~ 미쳤어...미쳤어....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란은 민이 나갈 때까지도 태연을 가장했지만 혼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 아이...몰라...그냥 말처럼 고마움의 표시를 했다고 생각하고 말지...뭐...
후훗~ 그나저나 그 녀석 정말 제법 큰 것 같아...킥킥....
하~...이젠 정말로 힘을 내야지....사랑해..강인 씨....
치~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들게 싸우고 있는 지나 알아?
대신에 그만큼 나를 많이 사랑해줘야 해...안 그러면 나한테 죽~어~~?”
란은 부끄러움과 혼란 그리고 슬픔 등이 여전히 자신의 마음 속에 남아있었지만,
스스로를 응원하듯이 중얼거리고서 정말로 강인이 앞에 있기라도 한 것처럼
주먹을 허공에다 흔들어 보이고는 혼자 킥킥대다가 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3)
“ 강인 씨~ “
“ 응...피곤할 텐데...그냥 주말에 보면 될 걸...일부러 여기까지 왜 왔어?...”
“ 아이~ 그러면 그냥 가?...”
“ 아니야...나야 좋지만...미안해서 그러지...”
란은 퇴근을 하고서 일부러 강인이 머물고 있는 동네까지 찾아와서는 전화를 했다.
왠지 그전에 전화를 하면 피하리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 그렇지 않을까? 집에까지 초대를 해놓고는 그렇게나 대놓고 냉대를 했는데...
오죽했으면 몇 숟갈을 뜨지도 않은 저녁식사를 마치고는 싸늘한 분위기에서 차만 달랑 마시고 일어섰을까?
“ 미안해...자기야....”
“ 아니..괜찮아...언니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으니까...
아무래도 나한테 믿음이 가지 않았겠지...좋은 선 자리도 많이 들어온다니...”
“ 제발...그 이야기는 하지마...나 자기를 만나고는 다 거절했었어...
정말 미안해..언니가 그런 말까지 하면서 상처를 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 하하...걱정하지마..내가 지금 서운해서 한 이야기가 아니야...”
란은 공허하게 울리는 강인의 웃음소리에 마음이 더욱 아파왔다.
그러면서 그날 언니가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가며 비교를 하던 이야기들이 떠올라 다시 화가 났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 치이~ 날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있다며? 이젠 아닌 거야?”
“ 그거야...변함이 없지만...”
“ 그러면 됐어...난 크게 욕심이 없어...날 사랑해주는 사람이랑 재미있게 사는 게 꿈이거든?
그런데 자기 말고는 다른 사람이 눈에 안 들어오는 걸 어떡해?
자기가 날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책임져...”
“ 하..하....”
“ 자~ 우리 오늘 찐하게 마셔...나빴던 일은 다 잊어버리고..알았지? 건배~~”
“ 그래...짠~”
란이 조금 과장되게 굴자 강인 역시 미안해하는 마음을 잘 안다는 듯이 가볍게 웃으며 잔을 부딪쳐왔다.
“ 흐응~ 자기야~~”
“ 란아~ 괜찮아?”
“ 으응~ 날 안아줘..빨리..나 하고 싶어...”
조금 취한 것 같은 란을 택시를 태워서 보내려고 하자 기어코 우겨서 집에까지 따라왔다.
그리고는 들어서자마자 훌훌 옷을 던져버리더니 강인을 침대로 밀치고서 안겨왔다.
“ 이러면 너무 늦을 텐데....그러다 또 언니하고...”
“ 강인 씨....”
강인은 조금 전까지와는 달리 취기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 또렷한 란의 음성에 쳐다보았다.
“ 응...”
“ 이제 그 일은 내게 맡겨줘...그냥 우리는 지금까지처럼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만 안 변하면 돼..”
“ 휴...언니의 반대가 심한가 보구나...”
역시나 말 속에 숨겨진 진실을 읽는 데는 탁월한 강인이었다.
란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말 실수에 찔끔했지만 강인의 이런 점이 더욱 좋아졌다.
때로는 침묵이나 눈빛 그리고 작은 몸짓 하나만으로도 대화가 가능한 상대를 만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며 또한 크나큰 행운이라는 걸 경험 속에서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맞아..하지만....”
“ 그래...란아...네 마음을 알아...애써 말하려 하지마...고마워...사랑해...
네가 많이 힘들 거라는 걸 알면서도 당장에는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그렇지만 나 역시도 절대로 너를 잃고 싶은 마음이 없어...단지 네가...”
“ 자기야...자기도 마찬가지야...나도 자기 마음을 다 아니까...그만해...
후후~ 그러고 보면...우리는 천생연분인가 봐...”
“ 하하..그렇지?”
알싸한 술 냄새와 함께 까칠한 수염이 느껴지면서 강인의 혀가 들어오자 란은 허겁지겁 매달렸다.
“ 하아~ 자기를 먼저 못 만난 게 너무나......”
란은 달콤하고도 뜨거운 키스가 끝나자 벅찬 감정을 주체 못하고서 말을 뱉다가 멈추고 말았다.
자신이 늘 미안해하면서도 아쉬웠던 걸 무심결에 털어놓고 말았던 것이다.
강인이 알고 있으면서도 전혀 내색하지 않았던, 결코 유쾌하지 못할 이야기를 먼저 꺼내버렸다.
그리고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면서 란은 자신의 실수로 좋았던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는 이 순간을 너무나 안타까워하면서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 란아....”
“ 으, 응...”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울리는 강인의 목소리에 긴장이 풀리면서 왠지 눈물이 핑 돌았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그 목소리에서 이미 모든 걸 이해 받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 미안해...내가 진작에 이야기를 꺼냈어야 했는데...그랬으면 네가 그렇게 늘 마음 속에 부담을 가지지 않았을 걸...”
“ 자기야...”
“ 후후...바보...난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이 아니야...
아니지, 알잖아? 엄청 엉큼하다는 걸....너한테 이상한 것도 보여주고...쿡쿡....
그냥 우리가 이렇게 만나기 위해서 준비를 했던 거라고 생각해...
우리 둘 다 어디 수도원에서 살았던 것도 아니고 목석도 아니잖아? 자연스러운 일이야...
어쩌면 우리가 처음에 만났더라면 너무 어려서 많은 상처만을 남기고 헤어졌을 가능성이 커...
어때? 넌 그런 생각이 안 들어? 이렇게 성숙해져서 만난 게 다행이라고...”
“ 사랑해...고마워....”
“ 나도...고마워...그리고 사랑해...”
그래..이런 게 사랑이고 행복일거야....변명하고 속이려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는....
란은 그 순간 아래에서 열기가 확 피어 오르면서 자신의 음부가 흥건하게 젖어 드는 걸 느꼈다.
그리고는 강인의 하체로 내려가 허둥지둥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 화~ 이제는 많이 야해졌는데?”
란이 성기를 입에다 물자 강인이 즐거운 듯이 말했다.
“ 하아~ 난..자기의 이 자지가 너무 좋아..맛있어....”
“ 란아?”
“ 흐응~ 쩝쩝~”
강인의 놀란 듯한 목소리에 란은 왠지 뿌듯한 기분이 되어서는 다시 귀두를 빨기 시작했다.
“ 내가 그렇게나 부탁해도 잘 안 하더니...웬일이야?”
“ 웅~ 그 동안에 미안했어...사실 왠지 어색해서 그랬어...하지만 이제는 안 그럴래...
자기 말처럼 우린 어른이니까...그냥 솔직해지고 싶어졌어...
사랑하기에도 부족한데 내숭을 떨고 그러지 않을래..자기도 이런 게 좋댔지?”
“ 하...물론이지....하하...”
란은 지금까지 강인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내숭을 떨면서 위선의 탈을 쓰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벽을 두르지 않아야 진정으로 행복과 기쁨을 느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당장에도 그 동안에 주저하던 단어 하나를 뱉었을 뿐인데 마음이 훨씬 가벼워지면서 짜릿한 게 느껴졌다.
아래에서 새어 나오는 물기가 점점 많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 흐응~ 자기야...나도...내 보지도 만져줘...빨아줘..어서...”
“ 그, 그래...알았어....하..하...”
갑작스러운 란의 변신에 강인은 놀랍고 얼떨떨하면서도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만개한 젖은 꽃잎에다 타는 듯한 갈증을 느끼고서 혀를 가져갔다.
민은 시계바늘이 12시를 넘어갔는데도 오기는커녕 전화마저 없는 막내이모에게
내심 서운하면서도 한편으론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했다.
어제 그 난리를 쳤는데 마음에 상처가 얼마나 컸을까?
하지만 엄마도 평상시 같으면 직접이 아니라면 민에게 시켜서라도
전화를 해보라고 했을 테지만 오늘은 무슨 생각인지 묵묵히 거실 소파에 앉아있기만 했다.
“ 엄마...그만 자...”
“ 아니...난 걱정하지 말고...너나 빨리 자...일찍 일어나려면 힘들 텐데...”
아무래도 막내이모가 들어오면 또 무슨 난리가 벌어질 것 같은 예감에
엄마에게 말을 붙여보자 냉기가 철철 흐르는 싸늘한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그렇게 되다 보니 더더욱 물러설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궁금한 점이 많기도 했다.
“ 엄마....”
“ 왜....?”
민이 옆자리에 털썩 주저앉으며 엄마를 부르자 찔끔했다.
“ 이모가 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 ...그래...”
“ 기다려서는 뭐 하려고?”
“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의 목소리가 뾰족해졌다.
“ 이모랑 이야기를 하려는 거야, 아니면 그냥 벼르고 있는 거야?”
“ 민이 너~?”
“ 내 말을 좀 들어봐...엄마..요즘 아버지가 없으니까 힘들어? 나만 가지고는 불안해?”
“ 너, 너...”
엄마가 입술을 질끈 깨물면서 얼굴이 경직되기 시작했다.
“ 나 지금 엄마를 탓하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야...엄마가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이야...”
“ ..걱..정..이라니?”
민이 손을 꼭 감싸 쥐자 잠시 움찔하던 엄마가 곧 인상을 풀면서 되물었다.
“ 요즘 엄마를 보면 뭔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잔뜩 긴장을 해있어...
마치 누군가 싸울 상대만을 찾고 있는 것 같단 말이야...
내가 알던 따뜻하고 정이 많던 엄말 본 게 언젠지도 모르겠어...
그게 아버지가 떠나고부터 그런 것 같아서 물은 거야...
난 엄마가 이대로 영영 변해버릴 것만 같아 불안해...”
“ 민..아...”
엄마의 어깨를 감싸 안자 스르르 기대어왔다.
그러자 민은 깜짝 놀랐다.
막내이모뿐만이 아니라 엄마도 이렇게나 가냘펐던가?
자신이 그만큼이나 자란 것일까? 아니면 지금까지 그런 걸 전혀 생각하지 않은 탓일까?
민은 마음이 아파오면서 자책감이 들었다.
“ 엄마..나 지금 누굴 편들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야...
엄마가 어제 이모한테...했다는 말...그거 진심은 아니지?”
“ 미, 민아...”
팔에 감긴 엄마의 어깨가 부르르 떨리는 게 느껴졌다.
“ 난..엄마가 그냥 화가 나서 한 이야기라고 믿어...하지만...얼마 전에 그걸로 대화를 나누었잖아?
한번에 쉽게 고쳐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어제 한 이야기는 실수인 것 같아...
내가 엄마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시건방질지도 모르겠지만....
난...엄마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라도 솔직하게 말하고 싶어...”
“ 휴~ 민아..그건...네가 아직 어려서...”
“ 알아...내가 어리다는 걸..그래서 어른들만큼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하지만...말이야..이런 생각을 해봤어...만약에 말이야....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어서 정말로 기쁜 마음으로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을 데려왔는데...
엄마가 그런 이유로 반대를 하면서 이모에게 했던 말을 내게 한다고....”
“ 미, 민아....”
엄마는 크게 당황을 한 것 같았다.
몸을 빼내서는 얼굴을 쳐다보다가 빤히 마주치는 민의 눈길을 감당 못하고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안절부절못하면서 자신의 치마를 쥐었다 놓았다 하는 모습에 그만 미안해졌다.
“ 봐...엄마도 스스로가 잘 알잖아?...그건 뭔가 아니란 걸...
엄마, 이모는 나보다도 훨씬 어른이야...그리고 바보도 아니고....
엄마가 나보다 더 잘 알 거 아니야? 몇 십 년을 옆에서 봐온 사랑하는 동생인데...”
“ 민아....”
“ 그러니까..그냥 믿고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지켜 봐주면 안되겠어?”
“ ......”
“ 미안해..엄마...사실 내가 엄마한테 이런 소리를 하면 안 되는 줄..”
“ 민아....”
“ 엄마...”
민은 자신의 뺨을 쓰다듬는 엄마의 부드러운 손길에 말문을 멈추었다.
그리고 왠지 촉촉하게 물기가 느껴지는 엄마의 눈은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 후~ 우리 아들...언제 이렇게 컸을까?”
“ 엄마....”
“ 이젠 정말 어른이구나...몇 년만 있으면 완전히 이 엄마의 품을 떠나버릴...”
기쁜 듯하면서도 약간은 서글프게 느껴지는 엄마의 목소리에 코끝이 찡해져 왔다.
“ 참~ 엄마도? 하나뿐인 아들인데 가긴 어딜 간다고 그래? 난 아버지랑 엄마를 끝까지 모시고 살 건데?”
“ 후후..녀석...말만이라도 고마워....”
“ 아니야..정말이야....”
민은 엄마의 두 손을 꼭 거머쥐고 눈을 또렷이 맞추면서 낮게 속삭였다.
“ 엄마..내 말대로 해줄 거지? 이제 그만 화는 풀고....”
“ 네 이모는....휴~ 그래....알았어....”
“ 하하...엄마..앞으론 좀 여유를 가져봐...그리고 많이 웃으면 좋겠어...난 세상에서 엄마의 예쁜 웃음이 제일 좋아...”
“ 호호..이 녀석..아부는? 이제는 주름만 잔뜩 늘어난 엄마를...”
“ 무슨 소리야? 엄마는 지금이라도 밖에 나가면 절대로 30대 초반 이상으로는 안 봐...”
“ 치이~ 무슨?”
“ 정말이라니까..? 참..그리고 아버지한테도 자주 가봐...이번 주말에라도 가...”
“ 아, 아니야...”
“ 아이~ 참...내가 밥하나 못 챙겨먹을 까봐 그래? 이모도 있잖아? 알았지?...”
“ 호호..그래, 그래..생각해 볼게...”
이제는 완전히 무거운 기운을 떨쳐버린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약속까지 받아낸 민은 막내이모를 위해서 뭔가를 했다는 뿌듯함과 함께
막내이모가 자신에게서 더 멀어지리라는 생각에 약간의 후회도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잽싸게 털어버리고서 엄마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 엄마..그만 가서 자...아니 내가 재워줄게...”
“ 얘, 얘는...내가 무슨 애기니?...”
“ 히히..그냥 핑계 삼아서 간만에 엄마 찌찌라도 만져볼까 했는데...”
“ 요 녀석이?”
“ 엄마..들어가자...사실은 나도 엄마랑 자고 싶어서 그래...엄마도 혼자 보단 나랑 자는 게 더 좋지?”
“ 체~ 언제는 그렇게 꼬셔도 싫다더니? 나도 자존심이 있지..싫어...”
“ 아이~ 엄마...그땐 내가 철이 없어서 그랬지...빨랑..응?..”
“ 호호..그래..알았어..아들...고마워....이 엄마를 위로해줘서...”
민은 엄마와 안방으로 들어서다가 문득 현관문을 안에서 잠근 게 생각이 나 얼른 열어두고는 다시 왔다.
“ 하여간에 제 이모는 끔찍이도 챙겨...”
“ 하하...뭐야..엄마...이런 잘 생긴 아들을 둔 엄마를 이모가 부러워하면 부러워해야지...
왜 엄마가 이모를 질투해? 그리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여자는 엄만데...”
“ 고만해...어지럽단다...호호...”
민의 넉살에 엄마는 민의 코를 가볍게 비틀고는 방으로 들어섰다.
“ 으..응...”
몇 시나 되었을까?
민은 애초에 어릴 때의 기억만으로 엄마의 따스한 품에 안겨 잔다고만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막상 눕고 보자 엄마가 자신의 품에 들어와야 편안한 자세가 된다는 걸 깨닫고서 웃음이 나왔었다.
그래도 아련한 체취와 따스함은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부끄럽다는 엄마에게 고집을 피워 기어코 젖가슴을 만져보고서야 잠이 들었었다.
“ 정말 많이 닮았네? 아니..당연한 건가?”
잠들기 전까지도 전혀 생각을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 도중에 깨서 자신의 팔을 베고 누운 엄마의 잠든 얼굴을 보자
얼마 전 막내이모의 잠든 모습과 너무나 똑같아 보였던 것이다.
하얀 이마로 흘러내린 머리카락하며 촉촉한 입술까지...
그러자 자신이 만지다 잠이 든 바람에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새하얀 젖무덤이 눈에 들어왔다.
전에 브래지어로 가려진 걸 안타까워했던 막내이모도 꼭 저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하체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 이, 이모는 들어왔을까?”
민은 스스로의 반응에 당황스러움을 감추려고 애꿎은 막내이모를 들먹이고는
말이 나온 김에 마음도 진정시킬 겸해서 엄마를 깨우지 않게 조심스레 몸을 빼냈다.
그리고는 도둑질이라도 하듯이 뒤꿈치를 들고서 안방을 빠져 나와 막내이모의 방으로 향했다.
왜였을까? 노크를 하려던 손을 멈추고서 조심스럽게 손잡이를 돌린 건...
스르르~ 너무나 부드럽게 문이 열리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마음을 진정시킨다는 핑계로 나선 참이었는데도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아랫도리에서 성기는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뭔가를 하겠다는 그런 의식도 없으면서 민은 알 수 없는 짜릿함 속에 이미 방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 헉~...이..모...’
혹시나 하는 불안감을 일소시키며 불도 끄지 않고서 잠이 든 막내이모의 모습이 침대 위에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여기까지 풀풀 풍겨 나오는 냄새로 볼 때 많이 취한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평상시와는 달리 잠옷을 입지 않고서 속옷바람으로,
그것도 더웠던지 이불을 덮지도 않은 채로 네 활개를 활짝 펴고 누워있었던 것이다.
새하얀 살결과는 반대로 짙은 와인 색의 브래지어가 터질 듯이 보이는 젖가슴을 힘들게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매끄러워 보이는 곡선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와
오목한 배꼽을 스치고는 더 아래로 시선이 쏠리자 숨이 턱 막혀왔다.
투명하게 비치는 천 너머로 거무스름한 털이 확실히 보이고 그 아래로 불그죽죽한 살 틈이 길게 벌어져 있었다.
‘ 보지....’
막내이모의 그곳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본 기억은 처음이었다.
물론 어린 시절에 같이 목욕을 한 적도 있었기에 처음은 분명히 아니었을 테지만,
언제나 기억을 떠올려보려고 안간힘을 써도 늘 안개가 끼인 것처럼 흐릿하게만 느껴졌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