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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사바나 외전 - 하 -

도쿄 사바나 외전 - 하 - 

 

입니다만

응?

저도 한번, 따먹게 해주시면 안됩니까?

몇 초간의 침묵. 곧이어 주위에서 폭소가 터졌다.

그랬나, 너, 어제 없었던가?

그랴 그랴, 그 기분 안다. 그런 죽이는 년, 좀처럼 없지 없어

껄껄껄 웃으면서 츠요시가 카즈키의 머리를 툭툭 쳤다.

뭐, 조바심 낼 거 없어. 곧 또 돌릴테니까

곧이 아니고... 오늘 당장이라도 하고 싶슴다! 도저히 못 참겠슴다!

츠요시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카즈 스스로도 놀랐다.

오오---... 이거, 진심인가 본데

츠요시가 연극하듯 과장스런 몸짓으로 주위를 돌아보며,

별 수 없구만. 귀여운 후배 소원인데, 뭐 어쩌겠냐

진짜이심까!!

진짜지 그럼. 그 대신 명심해라, 이건 빌려주는거다?

OK임다! 그럼, 지금 당장...

서두르지 마. 복도에서 뛰는 어린이는 넘어져 다쳐요, 라고 란타로에서도 나오잖냐

닌자 만화에서 나오는 개그를 흉내내며 익살을 떨다가, 츠요시는 휴대폰으로 뭔가 체크하기 시작했다. 슬쩍 훔쳐보니, 세상에, 그 아키타 미인의 음란한 사진이 떡하니 휴대폰 바탕화면으로 떠 있는 게 아닌가. 사진 배경을 보니 그 선술집의 개인실 안이었다. 어제 찍은 사진일 것이다. 그 광경을 상상하고는, 카즈키는 자기도 모르게 꿀꺽 소리를 내며 침을 삼키고 말았다.

그래...금요일. 다음 주 금요일 저녁 여섯 시에, 그 맨션으로 와라. 한 번쯤은, 너한테도 그 여자, 맛보게 해줄테니까

선배!! 저, 평생 따르겠습니다!

카즈키는 자기도 모르게 츠요시의 양손을 움켜잡고 연신 고개를 숙여댔다. 주위에서 또다시 웃음보가 터져 나왔다.

내가 왜 이런 재수없는 놈한테 굽신거리고 있는거야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카즈키의 몸은 마음하고는 정반대로 깍듯하게 감사 인사를 계속하는 것이었다.

 

 

그 맨션은 써클 멤버중 하나가 임대한 집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지금은 스가와라 츠요시의 개인 별채이자 써클 간부 전용의 비밀 아지트로 쓰이고 있었다.

그 곳에 카즈키는 약속 시간인 6시가 되기 훨씬 전에 이미 도착했다. 이제 곧 그 아키타 미인을 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조바심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문 앞에 서서, 두근거리는 심장, 가쁜 호흡을 내쉬는 폐, 터질듯이 발기하고 있는 자지, 모두에게 제발 진정해 진정이라고 스스로 타이르며 떨리는 손으로 초인종을 눌렀다.

......

틀림없이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문 옆에 달린 전기 미터도 제대로 돌아가고 있었다. 분명 안에 누군가 있다. 그런데 대답이 없었다.

카즈키는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눌렀다. 그리고 또 한참을 기다렸다.

...이상한데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쳤다. 날짜를 잘못 안건가? 아님 혹시 장소를 잘못 알았다거나?

꿀꺽, 침을 삼킨다. 얼굴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된다.

사소한 실수로 인해 며칠이나 고대해왔던 일이 말짱 도루묵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설마 지금 그런...!?

카즈키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다시 한번 초인종을 눌렀다. 나중엔 너무 다급해진 나머지, 연달아 마구 초인종을 연타해 버린다.

그제서야 간신히, 안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아랫쪽 문틈 사이로 그림자가 비쳐 움직인다. 그리고 자물쇠 푸는 소리가 나고 비로소 문이 열렸다.

시끄러 죽겠네. 대체 초인종을 몇번이나 누르는 거야

츠요시의 목소리였다. 카즈키는 안도한 나머지 순간 긴장이 풀려 쓰러질 뻔 했다. 최소한 장소를 잘못 알았던 것은 아니었다!

현관에 나온 츠요시는 상반신은 알몸에 밑에 검정색 슬랙스 하나만 걸친 상태였다.

6시에 오라고 하지 않았던가---?

죄송합니다,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어서...

이왕 온 거 별 수 없지 뭐---. 일단 들어와라

츠요시가 턱짓을 했다. 들어가면서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니 현관에 여자 구두가 한 켤레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안좋은 예감이 카즈키의 뇌리를 스쳤다.

혹시, 선배가 한참 섹스하는 도중에 방해한건가?

청소따위 귀찮아서 전혀 안 하는지 잔뜩 어질러진 집 안. 복도를 지나 부엌 쪽으로 들어간다. 며칠 전에 파티라도 했는지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며 빈 피자박스가 어수선하게 널어져 있었다. 바로 그 옆이 침실이었다.

들어와

츠요시를 따라 침실로 들어선 카즈키. 깜짝 놀라 눈을 똥그래진다.

침대 위, 역시 똑같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후다닥 이불을 끌어올려 황급히 가슴을 가리는 여자는...에노모토 미카. 그 아키타 미인이었다. 아마도 알몸인듯, 여자 옷이며 속옷이 카페트 바닥에 이리저리 흐트러져 있었다.

그 모습은 카즈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눈이 부시고...도저히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그만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꿀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서 있는 카즈키에게 츠요시가 말했다.

6시에 다른 계집애들이 더 오기로 돼 있어. 그럼 약속한대로, 너한테도 이 년을 빌려주지. 하지만 그때까진 잠자코 보고만 있어라

네?...

방해 안되게, 거기서 보고 있으라구. 혹시나 해서 미리 말해두지만, 남의 집에서 딸딸이같은 거 치고 그러진 않겠지? 거기 소파에든 바닥에든 편한대로 앉아서 얌전히 구경이나 하고 있으란 말야

말을 마치자마자 츠요시는 슬랙스를 벗어 던졌다. 안에 팬티도 안 입고 있었다. 역시 한참 섹스중이었던 것 같다.

자, 아까 하던거 마저 이어서 할까, 미카쨩

약간 하이톤의 달콤한 목소리였다.

하,하지만, 저 사람...

바~보. 누가 보고 있는 편이 더 흥분되면서

그렇게 속삭이며 침대 안으로 기어들어온다.

곧바로 터져나오기 시작하는 신음소리. 츠요시의 손가락과 혀가 아키타 미인---미카의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고생이었던 새하얀 피부를 유린해, 발갛게 달구어 간다.

카즈키로서는 처음 보는 그녀의 핑크색 유두도 이미 츠요시의 침으로 끈적끈적하게 젖어 있었다.

으---음, 이거 도저히 못 참겠는걸~ 미카쨩의 피부. 너무너무 매끌매끌하고, 야들야들해서

몰라...

크흐흐, 괜찮아. 앞으로도 맨날맨날 귀여워해줄께

끈적끈적한 애무, 그리고 집요한 키스.

입으로는 싫다고 하면서도, 미카는 이미 완전히 츠요시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청순하기 그지없던 분위기가 그래도 아직은 약간이나마 남아 있긴 했지만, 그것마저도 금새 츠요시에 의해 산산조각나고 만다.

만일 이것이 조교물 장르의 DVD였다든가 만화였다면, 꽤나 즐거운 장면이었을 것이다. 그러나...이건 엄연한 현실이었다. 카즈키가 첫눈에 홀딱 반한 천사---앤젤이, 재수없지만 그렇다고 거스를 수도 없는 선배에게 실컷 농락당하고, 게다가 그걸로 인해 느끼기까지 하면서 하앙하앙하는 신음소리마저 흘리고 있었다.

하아아, 하아아, 하아아...

미카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서,선배... 이,이제...

응~, 뭘 갖고 싶은건데?

......

미카가 새빨개진 얼굴로 애써 외면한다.

이제 제대로 말 할 때도 되지 않았어?

자...자지. 츠요시 선배의, 자지. 츠요시 선배의 자지를 미카에게...주세요

키즈키의 귀로, 믿고 싶지 않은 말이 파고 들어왔다. 저 청순한 이미지 그 자체였던 소녀가, 불과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이 정도로까지 타락했을 줄이야...

아니, 이 정도 시츄에이션은 지금까지 몇 번이나 봐 왔던 것이다. 단지, 이번만큼은 자신이 천사---앤젤이라고까지 느낀 여자애여서, 그 갭이 한층 더 쇼킹했던 것 뿐인지도 모른다.

좋아 좋아. 당장 넣어줄께

아앗... 하으으윽!

미카의 몸이 새우처럼 파다닥 튀어올랐다. 삽입한 것 같았다.

츠요시가 허리를 찔러 넣는 리듬에 맞춰, 미카의 몸도 요동치고, 신음소리도 새어나오고, 머리카락이며 가슴도 같이 흔들린다. 그 모습은 실로 에로틱하기도 하고 또 동시에 아름답기도 하고, 요염하면서 또 동시에 신성해보이기까지 했다. 카즈키는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그 광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자, 이제 쌀거야... 어디다 싸줄까?

안에... 안에다가...

츠요시가 씨익 쪼갠다.

임신, 할-지-도-모-르-는-데~?

임신, 할께요. 저, 아이...선배의 아이를 낳을께요!

좋아, 안에다가 싸주지, 임신해라!

아... 아, 아, 아------!

절정을 맞이하는 미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질끈 눈을 감고 고개를 마구 흔든다. 턱을 치켜들고 츠요시의 얼굴을 향해 뜨거운 숨을 내쉬는 미카. 그 달콤한 숨결이 카즈키의 코에까지 전해진다.

츠요시는 생으로, 미카의 보지 안에 듬뿍 싸질러 버린 것이다.

하긴... 저 인간말종 선배가 일부러 귀찮게 피임같은 걸 할 턱이 없지

후유나도 저런 식으로 츠요시 선배에게 조교당한 것일까?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아키타 미인 미카도... 카즈키의 마음 속에 들어온 여자들은, 차례차례 츠요시에게 더럽혀지고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간다. 아마 앞으로도 계속.

카즈키는 무의식중에 이를 부득부득 갈며 자기도 모르게 바지 자락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아아~, 기분좋다. 미카쨩, 최고야

츠요시가 미카의 머리카락이며 얼굴을 쓰다듬으며 입술에 키스한다. 미카는, 아직까지는 약간 당황스러워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거부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아~, 안되겠는걸. 키스하고 있었더니만 또 서 버렸네

또 해도...괜찮습니다. 선배하고라면, 몇번이든 저...

미카는, 왠지 슬퍼 보이는 미소를 희미하게 지으며, 스스로 몸의 위치를 바꿔 츠요시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츠요시의 얼굴 표정이 묘하게 바뀐다.

오, 오오...윽, 좋아. 오~옳지. 꽤 능숙해졌구나~!

츠요시의 다리와 이불에 가려져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뭘 하고 있는지 정도는 뻔히 알 수 있었다. 지금, 미카의 혀가 츠요시의 자지를 핥고 있다.

그 천사의 입술이, 츠요시 선배의 더러운 자지를.

카즈키는 이제, 밖에서도 소리가 들릴 정도로 세게 이를 갈고 있었다.

어이 코토카와, 지금 그거 무슨 표정이냐?

츠요시가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은 표정으로 히죽히죽 웃는다.

네가 잘못한 거잖아? 약속시간보다 빨리 도착했으니까. 네 탓이야. 6시까진 참고 기다리라구

그렇게 지껄이면서, 츠요시는 자기가 직접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손으로는 미카의 머리를 움켜쥐고 위아래로 흔들면서. 입을 헤벌죽 벌리다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가, 표정도 다양하게 바뀐다.

오옷, 싼다... 싼다구! 싸, 싸, 싼닷!

우읍, 으---읍!

...싸고 있는 건가. 츠요시의 정액이, 미카의 입 안으로. 두 사람의 몸이 꿈틀꿈틀 경련했다. 그리고... 탈진.

츠요시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미카도 침대에 넋을 잃은 채로 널부러져 있었다. 입으로 받아낸 츠요시의 정액은 전부 삼켜버린 것 같다.

카즈키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코까지 훌쩍이면서. 제기랄, 이런 꼴이나 보이고, 차라리 죽어 버리는 게 낫겠다! 이왕에 죽을 거, 저 두 년놈 먼저 죽이고 자살해버릴까...

그런 생각까지 하고 있는데, 그 때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시계를 보니 이제 막 6시가 조금 지나 있었다.

알겠냐, 코토카와?

고개를 들어보니, 츠요시가 우쭐거리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멍한 표정으로 그런 그를 바라보는 카즈키.

남의 집을 방문할 땐 저렇게,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게 오는 게, 다른 사람의 호의를 얻는 매너야. 기억해 두라구!

카즈키는 반쯤 울먹이며, 주억주억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이 사람은 방약무인에 인간말종 변태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배려---매너 만큼은 확실히 아는 작자였다. 철두철미하게,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경우와 이득이 되지 않는 경우를 구분지어서 말이다. 그 날, 선술집 앞에서 담배꽁초를 버릴 때가 그 좋은 예로, 공중도덕은 나몰라라 했지만 처음 보는 여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것만은 확실히 챙겼으니까.

그런 점이 분명, 자연스럽게 써클을 좌지우지하고 여러 여자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는 요인이겠지...

절대 좋아하는 선배는 아니었지만...아니 오히려 혐오감만 드는 인간이었지만, 뛰어난 점은 순순히 인정하고 배우는 게 나 자신을 위한 길일 것이다. 카즈키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타일렀다.

그런 복잡한 카즈키의 속마음은 알 바 아니라는 듯, 츠요시는 미카의 몸을 더듬으며 말했다.

나, 이런 꼴이니까, 네가 나가봐. 가서 이리로 안내해

눈물을 훔치며 심호흡을 하고는, 카즈키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다. 한참을 정좌하고 앉아 있어서 그런가, 다리가 저려 살짝 휘청거리는 바람에, 벽에 손을 짚고 걸어가야만 했다.

 

 

카즈키가 현관에 나가보자...남자 6명, 여자 3명이 와 있었다. 다들 써클 멤버들이었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고루 다 있었지만, 여자 중 한 명은 다름아닌 후유나였다.

뭐야, 코토카와도 있었어?

후유나의 말을 무시하고 카즈키는

스가와라 선배, 안에 있습니다. 들어오세요

 

 

침대 맞은 편에 놓여져 있는 소파에, 츠요시는 알몸의 세 여자를 끼고 앉아 있었다. 몸 여기저기를 정성스레 핥고 있는 세 개의 혀가 전해주는 쾌감을 만끽하면서, 그는 여자들의 가슴이며 보지를 내키는대로 주물러댔다. 그럴 때마다 간간히 여자들의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침대 위에는, 미카가 얌전히 누워 눈을 꼭 감고, 남자들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 허겁지겁 옷을 벗는 남자들...

나,나요! 내가 첫번쨉니다! 내가, 맨 먼저 할래요!

카즈키가 정신없이 외쳤다. 남자들이 어이없다는 듯 피식거린다.

뭐, 너만 요전번에 못 했으니까. 그래라

남자들만 비웃는 게 아니었다. 여자들도 한심하다는 듯이 모멸섞인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물론 후유나 역시도.

카즈키는 이미 다른 사람들 시선 따위 상관하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옷을 벗을 시간도 아까운지, 얼른 바지 지퍼만 황급히 내리고 침대 위의 아키타 미인에게 덤벼 들었다.

아앗, 싫어---!

갑자기 미카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동그랗게 말고 움츠리며 도망쳤다. 츠요시가 웃으며 말했다.

어이 어이, 너무 서둘지 말라고. 걔 어디로 도망 안 가. 천천히 부드럽게 해, 임마. 미카쨩이 얼마나 잘 대주는데, 오죽하면 저리 놀랐을까

카즈키는 거칠게 콧김을 내뿜으며 미카를 위에서 단단히 찍어 누르고, 츠요시의 말대로 침착함을 되찾기 위해 차분히 심호흡을 했다. 얼마나 숨소리가 거친지 온 방안에 다 울리고 있었다.

싫어... 왠지 무서워요, 이 사람

미카가 혐오와 공포가 뒤섞인 눈으로 츠요시를 향해 도움을 구하고 있었다.

...이 년이! 벌써 열 명도 넘는 남자들의 정액을 보지에 받은 걸레년 주제에, 나는 거부할 생각이야!? 이 썅... 널 천사---앤젤로 여기고 있는, 나를!?

카즈키의 마음이 점점 시커멓게 가라앉아 간다. 그러나, 속으로는 온갖 욕설을 내뱉으면서도 거꾸로 손놀림은 점점 신사적으로 차분해져 갔다. 손가락으로 등이며 겨드랑이를 살며시 쓰다듬어주고,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고, 가볍게 키스를 한다.

역시, 달콤하긴 하지만 감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 키스였다.

이럴 리가 없는데. 좋아하는 여자하고 하는 키스라면, 좀 더...

다시 한번 더. 또 한번 더, 키스 해 본다. 하지만, 역시 다른 여자하고 별반 차이가 없다.

어이 어이, 키스광이었어? 너?

주위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그래도 어찌됐던 간신히, 잔뜩 긴장하고 있던 미카의 몸에서 조금씩 힘이 빠져 나갔다. 그래서, 조금 자신을 얻은 카즈키가 자기 몸 아래 깔려 있는 미카의 귓가에 대고 속삭여 보았다.

미카쨩... 나, 너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됐어

미카가, 어이가 없는지 애써 억지 미소를 지으며 밝게 대답했다.

고마워요. 나도 좋아해요

마음이 조금도 담겨있지 않은 대답이었다. 남자의 비위를 맞추는 대사를 하게끔 철저히 조교되었는지도 모른다. 카즈키는 순간, 도저히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감정이 복받쳐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그걸 쾌락으로라도 상쇄시키고 싶은 것처럼, 자지를 미카의 가랑이 사이에 대고 문지르기 시작했다.

아... 아앙... 아앙...

촉촉하게 젖어 나풀거리는 미카의 소음순 사이를 비벼대는 자지를 통해, 뜨겁게 달구어진 보지 점막의 감촉과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끈적끈적한 액체가 느껴진다. 과연 그 액체가 미카의 애액인지, 아니면 조금 전 츠요시가 안에 싸 놓은 정액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러나 며칠전 첫눈에 반해버린 그 새하얀 피부의 미인이, 아직 여고생의 느낌이 채 가시지도 않은 미소녀가, 지금, 자기 밑에 깔려 허리를 치켜들고 스스로 보지를 비벼대고 있었다. 그 치태에, 카즈키는 순간 정수리가 저려올 정도로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앗!

에?... 아!

그리고 다음 순간...그는 그대로 사정해 버리고 말았다. 그의 정액은 미카의 허벅지와 보지털만 적셨을 뿐이었다.

어이 어이... 넣기도 전에 싸버리면 어떡하냐

조루냐~

또 실소가 터진다.

이렇게 되면 남자는 끝장이다. 아무리 다시 발기시키려고 애써봐도, 바보 취급을 받고 패배감에 빠져 자신을 잃은 남자가, 조소를 던지고 있는 무리에 둘러싸여 다시 자지를 세우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제 그만 비켜

다른 남자가 옆에서 밀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카즈키는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리고...망연자실. 미카가 다른 남자에게 안겨, 키스를 하고, 자지를 보지에 받아 들이고, 격렬한 피스톤에 맞춰 작은 새가 지저귀듯 신음소리를 흘리는 광경을,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다시 자지가 일어선다. 발기가 되기는 했지만, 카즈키는 바닥에 주저앉아 꼼짝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차례차례 다른 남자들에게 번갈아가며 범해지고 있는 미카를 지켜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 카즈키를 보고 츠요시가 말했다.

너, 꽤나 굶주렸던 모양이구나

농담하는 투였지만 반쯤은 진심으로 동정하는 표정이었다. 카즈키는 아무 대꾸도 못하고, 그저 한심스런 표정만 짓고 있었다.

동정도 아닌 녀석이 쪽팔리게... 야, 후유나. 이 녀석하고 아는 사이랬지? 불쌍하니까 니가 가서 좀 뽑아줘라

에에~? 오늘은 선배하고 하려고 왔는데...

코토카와 만족시켜주고 나면, 있다가 내가 상대해줄께. 뭣하면 1대1로 해도 되고

진짜? 약속했다?

후유나는 츠요시와 새끼 손가락까지 걸고 약속한 다음, 한숨을 푹 내쉬고, 멍하니 주저앉아 있는 카즈키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들이 밀었다.

야, 코토카와. 내가 서비스 해주는 거 영광으로 알아

후유나의 혀가, 우뚝 솟은 카즈키의 자지를 낼름 핥는다. 따뜻하고 촉촉한 감촉, 허리가 부르르 떨릴 정도로 날카로운 쾌감이 작렬한다.

우웃!

자기도 모르게 카즈키의 허리가 뒤로 빠진다.

후유나가 팔을 돌려 카즈키의 허리를 감싸안으며 본격적으로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입 안 가득 머금고, 혀하고 목구멍을 이용해 열심히 자극한다. 보지하고는 느낌이 다르지만, 훨씬 더 격렬한 움직임이 전해주는 감각에 카즈키의 자지는 쾌락의 소용돌이로 조금씩 말려 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시선은 여전히 침대에 못박혀 있었다.

침대 위에선 미카가, 또 다른 남자에게 안기고 있었다. 이번엔 뒤치기 자세로, 스스로 허리를 움직이며 하아하아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남자의 손이 그녀의 가슴을 꽉 움켜쥐고 거칠게 주물러댄다.

그나저나, 미카쨩 남친말야, 진짜, 불쌍하지 않냐

허리를 퍽퍽 부딪혀대면서 내뱉는 남자의 말에, 조금 전 한 발 시원하게 뽑아내고 옆에서 쉬고 있던 다른 남자가

뭐가?

라고 장단을 맞춰준다. 남자는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잠시도 허리를 멈추지 않는다.

그게 말이지, 이런, 죽여주는, 보지의, 대용품을,

아, 아앙, 아아, 아, 아앙

또, 어디가서, 찾겠냐구, 이제, 어지간한, 여자, 가지고는, 만족, 못할거, 아냐

아앙, 아, 아음, 아아, 아으, 아, 아윽

그 녀석, 앞으로, 평생, 독신, 확정이지 뭐---!

아, 아아, 아으, 아흐---윽!

미카의 절정과 동시에, 키득키득, 천박한 웃음소리가 주위에서 터져 나온다.

그런 지저분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카즈키는, 미카의 치태를 바라보면서 슬픔과 분노와 알 수 없는 흥분이 뒤섞인...야릇한 흥분 속에 빠져 들어갔다. 카즈키가 갑자기 후유나의 머리채를 움켜쥐더니, 격렬하게 허리를 위로 쳐 올리기 시작했다.

우으읍!? 웁웁웁, 흐으읍!

후유나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는데도, 카즈키는 전혀 멈출 기색이 없었다. 손으로 후유나의 머리를 내리 누르면서, 허리를 퍽퍽 위로 찔러 올린다. 시선은 여전히, 남자에게 범해지고 있는 미카의 모습에 고정한 채로, 하반신으로는 후유나의 입을 유린한다.

우웃!

이윽고, 후유나의 입 안에 사정해 버린다. 침대 위에선 미카가 또다시 자궁에 정액을 받으며 소리 높여 교성을 지르고 있었다.

우웁...너무해...

후유나가 카즈키의 정액을 토해냈다. 그 모습을 보고 카즈키는 한층 더 몸이 달아오르는 걸 느끼며 황급히 후유나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꼭 부둥켜 안았다.

잠깐... 또 하려고?

물음에 대답도 하지 않고, 후유나를 넙죽 엎드리게 하고는, 뒤로부터, 아직 채 시들지 않은 자지를 단숨에 쑤셔박아 버렸다.

아앗!! 하으으으윽!

뒤치기로 후유나의 보지를 꿰뚫고는, 격렬하게 허리를 찔러 넣는다. 후배위라 깊숙한 삽입이 가능해서인지...귀두가 자궁 입구를 짓이기듯 파고든다.

하으윽, 아아! 하아앙!

자궁 입구가 약점인 것 같다. 카즈키는 입을 꾹 다문 채, 후유나가 가장 느끼는 곳을 마구 쑤셔댔다.

그렇지만 눈은 그녀를 보고 있지 않았다. 언제까지고 침대 위의 미카만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미카는 또 다른 남자에게 안기고 있었다. 이제는 남자라면 누구라도 상관없다는 그런 얼굴을 하고.

아...자지...자지 너무 좋아...너무 좋아

천사처럼 아름답던 그 얼굴이 마치 치매라도 걸린 것처럼 완전히 풀어져, 제정신 박힌 여자라면 절대로 입 밖에 내지 못할 추잡스런 말을 주저없이 내뱉고 있었다.

싸줘요, 안에다 싸줘요... 미카의 보지, 임신시켜줘요...

미카의 목소리에 흥분해, 카즈키는 금새 절정으로 치닫고 말았다.

우우웃!!

아...아앙!

마음은 미카에게...그러면서 몸은 후유나의 몸 속에 들어가 있었다. 당연히, 마음 속으론 사정도 미카에게 하고 있었지만, 물리적으로는 후유나의 보지 속이었다.

바,바보, 또 안...안에! 아---앙!

후유나도 흐느껴 울면서도, 몸을 부들부들 떨어댄다.

토오나 가고 있네... 아, 아키타 미인도...

미카와 함께 절정. 비록 후유나의 보지 안에서, 였지만.

에노모토 미카와 함께 하는 절정이라니, 겨우 그것만으로도 카즈키는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었다.

만족하기는 했지만...이걸로 끝은 아니다. 아직도 카즈키는 잔뜩 성욕이 남아 있었다. 성욕을 풀 수 있는 여자도 지금 눈 앞에 있고.

다시 후유나를 안아 올려, 눈은 여전히 침대 위의 미카에게 맞춘 채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는 카즈키를, 츠요시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두 여자에게 자기 자지를 빨게 하면서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 보고 있었다.

 

 

어느덧 광란의 파티도 끝자락에 접어들고 있었다. 지쳐버린 녀석들이 하나 둘씩 차례로 곯아 떨어지자, 맨션 안은 마치 시체처럼 널부러진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윽고 다음 날. 토요일 늦은 아침...벌써 해가 중천이었다.

막 잠에서 깬 츠요시도 꽤 지친 몰골이었다. 손으로 눈을 비비며 크게 하품을 한다.

단지 딱 한 사람. 카즈키만이 한숨도 못 잔듯, 시뻘건 눈을 하고 있었다.

분명 실컷 사정했지만, 그건 후유나의 입과 보지 안이었을 뿐, 본래 목적이었던 미카의 몸 속에는 아직 단 한 번도 사정할 기회를 얻지 못 했던 것이다. 잠이 올 리가 없었다.

그런 카즈키를 보고 츠요시가 말했다.

코토카와...너, 정력 죽이는데? 이거 다시 봐야겠는걸?

칭찬인지 바보 취급하는 건지 알쏭달쏭한 목소리. 하지만 확실히, 후유나의 보지 안에, 그녀가 정신을 잃은 다음에도 몇 번이나 더 쌌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지를 세우고 있는 건 분명했다.

츠요시 다음엔 미카가 눈을 떴다. 위에 올라타 자고 있던 남자를 간신히 옆으로 밀어내고 바둥바둥 몸을 일으키려고 애쓴다. 하지만 도저히 일어설 힘이 없는 모양이었다. 밤새 남자들에게 하도 시달려 허리가 빠져버렸는지도 모른다.

온몸이 말라붙은 정액으로 허옇게 뒤덮여 있는 미카는 영 불편한 기색이었다. 정액 냄새가 한참 멀리 떨어진 곳까지 진동할 정도니 그럴 만도 했다.

코토카와...부탁할 게 좀 있는데

뭠까, 선배?

츠요시가 아직 졸음이 다 안 깼는지 여전히 자리에서 빈둥대며 말했다.

미카쨩, 니가 좀 씻겨줄래?

!?

카즈키가 뭐라 형언하기 힘든 야릇한 표정으로 츠요시를 쳐다봤다.

내가 씻겨줘야 되는데, 어제 좀 무리했더니 좀 힘드네. 나 조금만 더 잘란다. 근데 저대로는 저 년, 갈아입을 옷도 없고. 있다 한번 더 할래도 저 상태로는 좀 그렇찮냐. 그니까 니가 좀 씻겨줘. 힘이 남아도는 거 같은데, 하고 싶으면 욕실에서 한 번 해도 되고

츠요시가 윙크를 해 보였다. 카즈키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카페트 위에 널부러져 있는 후유나를 쓰레기 치우듯 옆으로 밀어내고 일어나, 아직도 침대 위에 네 발로 엎드려 낑낑대고 있는 미카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줬다.

두 사람은 홀딱 벗은 채로, 꼭 붙어서 욕실로 휘청휘청 걸어 들어갔다.

 

 

텅 빈 눈동자를 하고 있는 알몸의 미카를 욕조 안에 밀어 넣고 카즈키는 샤워기 노즐을 틀었다. 미카한테 튀지 않게 세면대 쪽으로 샤워기 헤드를 가져와 세심하게 온도를 조절한다.

그리고 적당히 따뜻하게 맞춰진 온수를 미카의 다리에 뿌렸다.

뜨겁진 않아?

...괜찮아요

다리부터 시작해 허리, 배, 가슴, 어깨...로 골고루 온수를 끼얹는다. 욕조 마개를 잠그지 않은 탓에, 미카의 피부를 씻어낸 온수가 하수구 구멍으로 졸졸졸 흘러들어간다.

미카는 초점이 맞지 않는 눈으로 멍하니 앞을 쳐다보며, 손으로 자신의 피부를 공연히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걸 본 카즈키는 샤워기 헤드를 벽에 걸어 두고, 비누를 집어들고 자기가 직접 미카의 몸을 씻겨주기 시작했다.

참 매끈매끈하고, 보들보들하고, 눈부시게 새하얀...그런 피부였다.

아키타는 토호쿠 산지 서쪽에 위치해 일조 시간이 짧은 탓인지, 그곳 여성은 햇볕에 별로 타지 않아 피부가 흰 편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에도시대에 모 지방으로부터 아키타로 옮겨온 영주가 자기 고향에 사는 미녀들을 닥치는 대로 죄다 끌고 와 버려서, 그 고향에는 미인이 씨가 마르고, 반면 아키타에는 그 자손들로 인해 미인이 많아졌다고 하는 옛 이야기도 있다.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는...아마도 순 헛소문일 것이다. 하지만, 미카를 보고 있으면 어쩐지 그 허무맹랑한 전설도 수긍이 가버릴 정도로, 이 18세의 미소녀는 믿기지 않을 만큼 늘씬한 몸매와 아름다운 피부를 지니고 있었다.

역시 천사야...

카즈키는 귀중한 보물이라도 만지는 것 같은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미카의 몸을 어루만졌다. 그 순간, 미카의 입에서

아...음...

달콤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미안, 만지는 거 싫어?

싫은 건 아니고...좀 간지러워서요

그런 말을 듣자, 카즈키의 몸 속에서 순간 화르르 열정이 타올라 온다. 애써 고개를 내저으며 그걸 가라앉히는 카즈키.

미안. 씻는 거에만 집중할께

미카가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카즈키를 바라 보았다.

카즈키는 고가의 미술품 조각을 다루듯 세심하게 미카의 몸에 비누거품을 묻히고 조심조심 천천히 피부를 문질러 씻어 주었다.

남자들이 잔뜩 쳐발라 놓은 더러운 땀이며 침이며 정액이, 그리고 피부에 달라붙어있던 욕망의 찌꺼기까지 전부 다, 이 비누거품하고 같이 씻겨내려갔으면...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였더라...어딘가 축제같은 곳에서 신관이 읊었던 축사의 마지막 구절이 카즈키의 기억 속에 떠올랐다.

제 아무리 더러운 변소라도, 더럽다고만 하지 말고, 자기 집 안방 닦듯이 닦다보면...

...였던가. 예를 들자면, 끔직할 정도로 더럽고 냄새나는 방이라도, 꾸준히 청소와 환기를 하다보면 차츰 정리가 되어, 마침내는 쾌적한 환경으로 바뀐다. 더러운 것을 그대로 방치해 두니까 결국 오물투성이가 되고마는 것이다...아마, 대충 이런 뜻이었던 것 같다.

그래, 절망하고 단념해 버리면 더욱 더 끔찍한 상황으로 치닫고 말거야. 나라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카즈키는 미카의 더러운 몸을 씻어냈다.

머리카락도 감겨 주었다. 누군가의 정액이 잔뜩 늘러붙은 머리카락을, 샴푸를 묻혀 깨끗하게 헹구어낸다.

천사였었던 그녀가, 다시금 천사로 되돌아가고...아름다웠던 그녀가 다시 아름다움을 되찾아간다. 미카는 눈을 지그시 감은 채로 편안하기 그지없는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그 모습이 카즈키에게는, 당장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것만 같은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머리카락부터 시작해 얼굴, 목덜미, 어깨, 가슴, 등, 배, 팔, 겨드랑이, 아랫배, 허리, 엉덩이, 다리, 손, 발까지 어지간한 곳은 전부 다 씻겼다. 입 안까지 물을 부어 헹구게 했다.

미카쨩...다리 좀 벌려 봐

미카는 여전히 눈을 꼭 감은 채로, 천천히 스윽...다리를 벌렸다. 어제 저녁, 입구까지만 간신히 닿았던 보지가, 앙증맞게 나 있는 보지털 아래로 빼꼼히 입을 벌린다.

음란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또 터무니 없을 정도로 신성한 그림이기도 했다.

그곳으로, 비누 거품이 잔뜩 묻은 손을 가져갔다.

...아

미카의 입에서 달콤한 신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카즈키는 샤워기 헤드를 가져와 질구를 손으로 정성스럽게 닦아냈다. 안에서 스며나오는 희뿌연 액체를 가능한 한 죄다 긁어내고, 보지 안에까지 물을 뿌려가며 꼼꼼히.

자지가 거의 한계까지 부풀어 올라 터질 지경이었만, 가능한 한 의식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미카의 몸 바깥 부분은 더 이상은 어쩔 수 없을 정도까지 최대한 깨끗하게 씻어냈다. 이제 몸에 남은 남자의 흔적은, 이빨 자국이나 키스 마크 정도일 것이다. 그런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적어도 겉은...

그러다 카즈키는 퍼뜩, 깨달았다. 겉은 깨끗이 씻어냈지만, 안은?

미카의 보지 속... 분명 보지 입구 부분은 씻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자궁 속에는 아직도 몇 사람이나 되는 남자들의 정액이 잔뜩 남아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한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 미카의 어깨가 떨리고 있었다. 코도 훌쩍이면서.

울고 있는거야?

샤워 물줄기를 맞고 있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어쩐지 확실히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미카의 표정은 분명 흐느껴 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미카도 우연히 같은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카즈키는 대체 어떻게 달래줘야 되는지 알 수가 없어서, 그저, 그녀의 몸이 식지 않도록 샤워기로 계속 따뜻한 물을 뿌려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갑자기 미카의 입에서

죽어버리고 싶어...

조그만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카즈키는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며,

안돼, 그런 생각하면!

그렇지만...

고향에 남자친구도 있잖아. 얼마나 슬퍼하겠어?

미카가 시선을 피하며 눈썹을 살짝 찡그린다.

하지만...이미 헤어졌는걸

네가 헤어지고 싶어서 그런 거라면 그건 그거대로 괜찮은데, 진짜 싫어져서 헤어진거야? 정말로?

미카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역시 울고 있구나, 카즈키는 그렇게 생각했다.

요헤이...요헤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미카가 조그맣게 남자친구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카즈키는 극심한 질투심에 시달리면서도, 애써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번에 고향에 내려가면 말야, 서로 얘기를 나눠봐, 애인하고

무슨 얘길?

요헤이란 남자가 진심으로 널 소중히 여기고 있다면...물론 이런 일이 있었으니 화는 나겠지만, 어쩌면, 너를 용서해주려고 노력할지도 모르잖아

......

너한테는, 아무리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잃고 싶지 않은 매력이 있어

미카가 얼굴에서 손을 떼고 카즈키를 바라 보았다. 카즈키가 애써 그 시선을 피하며, 미카의 몸에 애꿎은 샤워기 물만 뿌려댄다.

짐승들의 무리 속에 떨어진 이상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도 짐승이 될 수 밖에 없어. 하긴 이 정도는 누구라도 알고 있겠지만, 그치?

......

아무리 몸이 더럽혀져도, 썩어 문드러지지만 않으면, 나중에 씻어내기만 하면 다시 깨끗해질수 있어. 마음도 마찬가지야, 더럽혀지기만 했을 뿐이라면...너 벌써 마음까지 전부 썩어 버린거야?

......

남자친구가 아직 마음 속에 남아 있으면, 다시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어. 둘이서 같이 씻어내면 돼

왠지 설교 냄새가 나네, 어딘가의 재수없는 꼰대같다, 라고 자조하면서도, 그래도 거기까지 말하고나니 그제서야 간신히 카즈키는 미카의 얼굴을 마주 볼 용기가 생겼다.

미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넘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렇지만...용서 안 해주면?

그 때는...나한테 오면 돼. 그 요헤인지 뭔지 하는 녀석 대신에 내가 사랑해 줄테니까

......?

나, 너를, 진심으로 좋아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러니까,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미카가 또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미카쨩

카즈키가 벌떡 일어나 샤워기 헤드를 다시 벽에 걸어 놓았다. 그리고...미카의 양손을 붙잡아 벽에 대고 누르고, 마치 빨려들어가는 것처럼 서서히 입술을 겹친다.

미카는 전혀 저항하지 않았다. 좀 더 과감히 혀를 집어넣자, 미카의 혀가 거기에 답을 한다. 어쩌면 츠요시 녀석들의 조교에 의한 단순한 조건반사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온 이상 이제 멈출 수는 없었다. 따뜻한 샤워 물이 쏟아져 내리는 욕조 안에서, 카즈키는 알몸의 미카를 꼭 부둥켜 안고 미친듯이 입술을 빨아댔다.

허벅지로부터 가슴, 입술까지, 온몸으로 느껴지는 미카의 촉촉히 젖은 피부의 감촉이 모든 것을 잊게 만들어준다. 다리 사이에서는, 어제 그렇게 잔뜩 사정했던 자지가 또 벌떡 일어서서, 미카의 아랫배를 부벼대고 있었다.

숨소리도, 심장박동도 자꾸만 빨라져 간다. 이번에야말로...

미카의 한쪽 다리를 들어, 욕조 가장자리에 올린다. 그리고 천천히...그는 자신의 자지를, 미카의 따뜻한 보지 속으로 밀어넣기 시작했다.

아음...

미카가 신음소리를 터트렸다. 그 뜨거운 숨결이 카즈키에게로 날아와 콧 속을 달콤하게 간지럽혔다.

굉장해...정말 굉장하다!

선배들이 그렇게 열중하는 것도 당연했다. 달라붙어오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스윽 미끄러지고, 꼬옥 감싸주다가도 또 갑자기 세게 빨아들이고, 게다가 아직도 여전히 빠듯하게 좁은 느낌이 드는 신선한 감촉의 질내는, 분명 지금까지 맛보았던 것 중에서도 틀림없이 최고였다. 후유나의 보지 따위하고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이런 여자가...이런 끝내주는 여자가...

남자친구도 있고, 지금은 선배들의 변소가 되어 버렸다.

이 여자를 나만의 것으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제발 남친한테 후딱 차이고 돌아와 나한테 울며불며 매달렸으면. 당분간은 선배들의 변소 신세겠지만 조금만 참아. 그럼 내가 죽을 때까지 계속 귀여워해줄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보지 깊숙히 쑤셔박고 또 쑤셔박는다.

미카도 리드미컬한 신음소리를 달콤하게 토해내면서, 양팔을 들어 카즈키의 목을 휘어감고, 스스로 허리를 흔들면서 쾌락 속에 빠져들고 있었다. 카즈키는 미카의 반응에 감격해, 온 힘을 다해 힘껏, 미카의 보지 뿐만이 아니라 온몸의 성감대를 죄다 찾아내 쉬지 않고 애무해 주었다. 두 사람은 그야말로 혼연일체가 되어 서로 상대방의 몸에, 또 상대방의 몸을 통해, 쾌락을 주고 받고 있었다.

안돼, 이제 싼다...

이토록 엄청난 쾌락을 이렇게 빨리 끝내는 건 너무 아까워,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생각 뿐이었다.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간신히 짜내다시피 내뱉은 카즈키의 그 중얼거리는 소리에, 미카가 대답했다.

싸요...안에다 싸줘요. 당신 정액으로...미카를, 임신시켜줘요...

반쯤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속삭이는 미카의 그 말에 카즈키는, 머릿속이 다 새하얗게 저려올 정도로 흥분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미카의 보지 안에 뜨거운 정액을 마음껏 뿜어내고 있었다.

어차피 선배들이 지독한 조교를 통해 집요하게 가르친 상투적인 대사일 뿐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뻔히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모든 걸 잊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자신에게 찰싹 달라붙으면서 그런 말을 속삭여 오는 미카가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귀여워서 뼈가 으스러져라 꽉 껴안아 주고 싶었다.

끈적끈적한 정액을 보지 안에 듬뿍 받아들인 미카는, 절정을 느꼈는지 느끼지 못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눈을 지그시 감고 미소지으면서 몸을 조금씩 경련하고 있었다.

...아직 멀었어!

에?

결합한 채로, 카즈키는 이미 발기가 풀려 흐물거리는 자지를 미카의 보지 속에서 비벼대기 시작했다. 촉촉히 젖은 질벽이 스치는 감각에, 자지가 다시 스르르 부풀어 오른다.

미카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아...안에서 커지고 있어요...

응. 미카하고라면 나, 몇 번이라도 다시 발기할 수 있어!

...몇 만번을 해도 만족 못 할걸. 이대로 죽을 때까지, 영원히 보지 안에 박아넣은 채로 있고 싶어.

그런 카즈키를 보고 미카가 쿡쿡 웃는 것처럼 보인 것은 분명 기분 탓일 것이다.

카즈키는 이제, 허리가 이대로 부러져 버리지는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난폭하게 쑤셔박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 터무니없는 격렬함에 미카의 몸이 튀어, 마치 고무처럼 탄력있게 흔들린다.

달콤한 신음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하는 미카의 입술을 또 허겁지겁 덮친다. 뜨겁고 달콤하기 짝이 없는 숨결이 카즈키의 폐로 흘러들어 온다.

그래...이거야! 난, 이렇게 감동이 있는 키스를 원했던 거라구!

침과 침이 서로 뒤섞이고, 애액과 정액이 또 서로 뒤섞이고, 팔로 다리로 서로 정신없이 상대방의 몸을 휘어감고, 카즈키와 미카는 그렇게 마치 한 몸처럼, 입술과 성기를 통해 서로 하나로 용해되어 가는듯한 감각을 만끽했다.

이 가냘픈 어깨도, 예쁘게 찰랑거리는 머리카락도, 조막만한 얼굴도, 달콤하기 짝이 없는 입술도, 아름다운 가슴도, 부드러운 살결도, 앙증맞은 보지털도, 그리고 이 최고로 기분좋은 보지도...전부, 전부 다 나만의 것이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은. 이 순간 만큼은!

아...!

또 사정. 미카의 보지 속 깊숙히, 뜨거운 정액이 생으로 쏟아져 들어간다.

선배들이 싸 넣은 좆물은 죄다 긁어내 주마. 다른 남자들의 배, 아니 다섯 배, 열 배로 내 정액을 쏟아부어 줄꺼야. 내 모든 걸 이 여자에게 쏟아붓고, 다른 남자들의 냄새 따위 전부 날려보내주지!

세 번, 네 번, 다섯 번.

몇 번을 보지 안에다 쏟아부었는데도, 카즈키는 허리를 멈출 수가 없었다. 미카의 신음소리도 점점 높아져, 이제는 욕실 뿐만이 아니라 밖에까지도 들릴 정도로 켜져 있었다.

너네~들, 안에서 대체 몇 시간째 붙어먹는거야!?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 생각도 좀 해달라구!!

욕실 밖에서 츠요시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정신을 차리고보니, 아까 열심히 씻어 깨끗해졌던 천사가, 지금은 카즈키의 정액으로 엉망이 되어 있었다.

더러움 속에서 다시 깨끗해질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오물투성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 뿐...더러움 속에 안주해 버리면 그 누구의 도움도 다 소용없다. 카즈키도, 미카도.

욕실에서 나가면, 미카의 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기분 좋은 피부와 보지에 다른 남자들의 욕망, 그 더러운 액체가 또 다시 쏟아부어질 것이다. 끝도 없이, 몇 번이고, 몇 십번이고.

카즈키는 이 해소할 길 없는 분노를 어쩌지도 못하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다는 듯, 미카를 꼭 부둥켜 안고 마치 으르렁대듯 커다란 소리를 지르며 온 힘을 다해 힘껏, 미카의 보지 안에 마지막 사정을 쏟아 부었다.

이대로 죽어 버리고 싶다...라고, 그 순간 만큼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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