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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원수는 여자 킬러 1부

언니의 원수는 여자 킬러 1부

 

서 손을 가볍게 씻고 냉장고에서 차를 꺼내 마셨다.

「아아앙, 앗, 거기 좋아……거기, 계속 찔러줘……」

「여기야? 여기가 좋아?」

「아읏, 좋아……거기, 너무 좋앗……」

 (……)

 나는 다 마신 컵을 가볍게 헹구고 어떻게 할까 생각한다. 야마다 씨라면 내 방에 가 있어도 괜찮을려나 …….

 그 때, 거실의 문이 열리며 다나카 씨가 나타났다.

「아, 미유키 짱, 안녕. 오옷, 야마다 씨, 열심히 하고 있군요」

 나는 가볍게 인사.

 야마다 씨는, 언니를 격렬하게 몰아붙이면서도,

「오오, 시간은 어때, 없으면 금방 끝낼테니—」

 웃으며 묻는다.

「아니, 오늘은 벌써 일 끝났으니까. 이제 날짜가 바뀔 때까지 OK야」

「아— 그런가, 그러면 조금만 더 즐기고 있을게」

「OK OK. 나는 끝날 때까지 텔레비전이라도 보고 있을테니, 느긋하게 하고 있어」

 타나카 씨는 소파에 털썩 앉아서 텔레비젼의 리모콘을 잡는다.

 나는, 그런 타나카 씨에게 쟁반에 차를 담아 건네준다.

「여기……」

 달칵, 하며 타나카 씨 앞에 차를 놓는다.

「아아, 고마워. 미유키 짱은 언제나 센스 있네.」

「아뇨……」

 이런 상황에서 그렇게 칭찬을 받아도, 별로 기쁘지 않다.

「오늘은 밤까지 있어 주시는 겁니까?」

 상당히 목이 말라 있었던 건가, 바로 반 정도 차를 마신 타나카 씨에게 묻는다.

「응, 그래. 뭐, 2발 정도일까」

「그렇습니까. 감사합니다……」

 그럼, 밤까지는 괜찮을까. 그 뒤엔 무슨 일이 있을 때를 대비해 한 사람 자고 가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만. 뭐, 밤까지는 또 몇 명쯤 더 와 줄지도 모른다.

 협력해 주는 사람들이 모두 각각 지인을 데려와 준 덕분에, 최근에는 사람이 없어서 곤란한 일은 거의 없어졌다. 최초 무렵의 노고가 거짓말 같다. 나도 덕분에 많이 편해졌다. 감사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저것도, 엄밀하게 따지면 언니가 미인인 덕분이지만. 언니 정도의 얼굴과 스타일을 가진 여자랑 섹스하고 싶어하지 않는 남자는 없을거라 생각될 정도이니. 언니의 사진을 보여주면, 사정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바로 협력이 결정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아아앗, 간다, 간다, 간다, 간다, 아앙, 아앙. 아아아앙——」

「어디에 뿌려줄까? 안이 좋아? 입이 좋아? 가슴이 좋아?」

「아앙, 안, 안에, 줘, 가득, 아앙, 싸줘엇——」

 커다란 목소리. 나는 그만 고개를 돌려 바라봐 버린다. 딱히, 남자가 가는 것이든 언니가 가는 것이든 보고 싶은 것도 아니면서.

 테이블의 위에서 언니가 허리를 크게 젖히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야마다 씨가 허리를 깊게 찔러 넣은 상태로 언니의 안에 사정하고 있다.

 다나카 씨는 텔레비젼을 본다고 해놓고는, 조금 전부터 계속 언니를 보고 있었다. 바지의 앞부분이 빵빵하게 부풀어 올라 있다. 말은 그렇게 해놓고도, 빨리 언니를 안고 싶어서 견딜 수 없겠지.

 어쩌면, 여동생인 내가 있는 탓에 억지로 참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저런 상태의 언니와 흥분한 남자를 단 둘이 두면 남자가 얼마나 “짐승”이 되어 버릴지 모른다. 어느 적도의 억제가 필요하다——.

 거실의 시계가, 뎅-뎅- 오후 5시 정각을 알려 준다. 이제 곧 엄마가 돌아온다.

「아, 다나카 씨, 언니를 잠시만 다른 곳으로 데려가 주실래요? 테이블 정리랑 식사 준비를 해야 해서……」

「아아, 알았어. 그럼, 그녀의 방이면 될까」

「네, 부탁합니다」

 

 ——그 날부터, 언니는 극도의 섹스 의존증이 되어 버렸다.

 우리 가족은 언니를 위해서 신뢰할 수 있는 남성을 자원봉사로 모집했다. 처음은 가까운 아는 사람부터, 신중하게 사정을 이야기해서. 하지만, 그것도 이제 필요없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층 더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데려와 준 덕분에, 협력해 주는 남성의 수는 3백을 넘었으니까.

 매일매일 언니의 「부족」을 채우기 위해, 그들은 집에 와서 언니를……범해준다. 덕분에 언니의 정서는 안정되었고, 옛날처럼 발광하며 날뛰는 일도 완전히 없어졌다.

 그러니까, 최근은 이런 풍경이 우리 집의 일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모든 원인은, 그 날——.

 모자 가정의 집에는 그 때 19살 언니와 14살 여동생이 있었다.

 강도는 집안에 사람이 있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현관으로 당당하게 들어 왔다. 집안을 뒤지고 값나가는 것이 없다고 보고는, 「먹음직스럽다」라고 말하며 언니를 납치해 가 버렸다.

 언니는 3개월 뒤에 노숙자들에게 윤간당하고 있는 것이 발견되어 집에 돌아왔다.

 그 때 이미 언니는, 남자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몸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원인은, 그 「집에 왔던 남자」에게 3개월간 남자의 맛을 철저하게 알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떻게 도망나오긴 했지만, 도중에 금단증상이 나와버려 스스로 노숙자들의 집합소에 「범해 주세요」란 부탁을 하러 갔던 것이라고 한다.

 

 나는, 그 남자를 무슨 일이 있어도 용서할 수 없어.

 언니를 이렇게 만든 그 남자를 용서할 수 없어.

 그 남자는 아직까지 잡히지 않았다. 처음엔 그것이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은, 잡히지 않은 이 상태를 고맙다고까지 생각한다.

 왜냐하면——잡혀서 교도소라도 들어가버리게 되면, 내 손으로 죽일 수 없게 되니까…….

 나는, 5년의 세월을 걸쳐 간신히 그 남자가 있는 곳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언니 24살, 여동생 19살. 기이하게도 지금의 나는, 그 사건이 있던 날의 언니와 같은 나이가 되어 있었다——.

 

 

 

작전 실패

 

 

 8월이 되었다. 대학교는 정확히 2개월 동안 방학이다.

 나는 한시라도 빨리 해야 할 일을 끝마치고 싶어서, 여름방학의 첫날인 8월 1일에 즉시 행동을 개시했다.

 

 어느 산속. 울창하게 우거진 숲 안에, 덩그러니 홀로 지어진 건물이 있다. 큰길까지 차로 30분이나 걸리는 구석진 위치. 주변에는 건물도 사람의 기척도, 포장된 도로조차 없다.

 나는 정문 앞에 서서 그 건물을 올려다 본다.

 그럭저럭 높은 높이. 아마도 3층쯤 되어 보이는 정사각형의 콘크리트 덩어리. 기분 나쁘게도, 외벽에는 창문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평범한 판매 주택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쩌면 그 놈이 범행에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한 것일지도.

 ——지나친 증오에 구토가 날 지경이다.

 인터폰을 누르기 전에 등뒤의 백 팩에서 서바이벌 나이프를 꺼내 커버를 벗겨 오른손에 굳게 쥔다.

 긴장으로 입이 마른다. 나는 입술을 혀로 축인 뒤 각오를 다지고 벨을 눌렀다. 그 놈이 안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문 밖으로 나오면 아무 말도 필요없이 다짜고짜 힘껏 찌른다. 그걸로 모든 것이 끝난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문은 열리지 않는다. 그 뿐만 아니라 인터폰에도 반응이 없다.

「어라? 없어?」

 설마 없는 척하려는 걸까 싶어 한번 더 벨을 누르려고 팔을 든 그 순간, 후두부에 강렬한 충격을 받았다.

 어, 하는 생각이 들 틈도 없었다.

 나는 앞으로 쓰러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

 손목에 둔통을 느끼며 나는 눈을 떴다.

 우선 처음으로 눈치챈 것은, 양손 양다리가 단단히 고정되어 거의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시선을 향해 보니, 콘크리트 벽에 가죽 밴드가 매달려 있었다. 나는 거기에 양손목과 양발목 4곳이 고정되어 큰 대자로 구속되어 있었던 것이다.

(젠장……당했다……)

 아무리 힘을 써서 날뛰어 봐도 역시 두꺼운 가죽은 어떻게 할 수 없다. 그저 손목과 양 다리에 통증만 되돌아 올 뿐이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 놈이 나타나는 것을 기다리기로 했다.

 눈앞에 펼쳐진 방을 바라본다. 아무런 특징도 없는 다다미 6장(약 3평─역주) 정도의 서양식 방. 바닥에 두꺼운 흰색 매트리스가 놓여 있을 뿐, 그 외엔 아무것도 없다. 조명과 문은 붙어 있지만 벽에는 창문마저 없다. 벽 전체가 단순한 콘크리트 모양.

 힌트가 너무 적어 여기가 그 건물의 어디쯤에 위치하는지도 추측할 수 없다.

 나는 정말로 곤란한 상황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문 손잡이를 돌리는 소리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천천히 열리는 문 너머로 한 남자가 방안에 들어 왔다. 손에 나의 백 팩을 들고 있다.

 전신에 긴장이 흐른다. 공포, 분노, 여러 감정을 가슴에 느끼면서, 남자의 일거수일투족에 주의를 기울인다.

 남자는 방 한가운데까지 걸어오더니 매트리스에 앉았다. 그리고 나의 백 팩을 열어 내용물을 확인해 나간다.

 나는 이 시점에서야 간신히, 근접 거리에서 남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을 찾아낸 지 반년 정도 지났지만 멀리서 렌즈 너머로 밖에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역시 가까이서 보니 매우 인상이 달라 보였다.

 남자의 연령은 45세. 어디에나 있는 조금 살찐 중년 남성이라는 느낌이었지만, 가까이서 보니 제법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보다 20센치 이상은 클 것이다. 의외로 근육도 있어서 팔 힘도 강한 듯하고, 제법 운동을 한 것 같은 체형이었다.

 솔직히, 상대를 얕잡아 보고 있었던 것이 아닌지 자책한다. 복수심만이 앞서서 냉정한 판단력을 잃어버리고 있던 결과가 지금의 상태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뭐,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지. 지금은 지금이야. 이제부터가 중요해.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져도, 나의 마음도, 목적도, 결코 변하지 않아. 눈치를 봐선 바로 죽이려 들 것 같진 않네. ──그렇다면, 틀림없이 지금부터 어떤 형태든 찬스가 반드시 생길거야……분명해……)

 나는 몇 년 동안 쌓인 원한을 두 눈에 담아 남자를 노려본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지만, 이 후 반드시──.

 언니, 조금만 기다려.

「미유키……미유키 짱인가……짱은 됐고……미유키면 되겠지……미유키……」

 남자는 백 팩에서 나의 지갑을 꺼내 그 안에 있던 대학교 학생증을 바라보고 있었다. 왼손으로 서바이벌 나이프를 가지고 놀며 잇달아 가방 안을 확인해 간다.

「미유키는 어떻게 여길 알았지? 것보다, 누구야. 경찰인가 싶었는데……아닌거 같고」

 남자는 가방에 얼굴을 들이밀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경멸하고 혐오하는 상대에게 이름을 편하게 불려서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혐오감을 느끼고 있었다.

 (일본에서 성이 아니라 이름으로 편하게 부르는 건 긴밀한 사이에서 주로 하는 행동입니다. ─역주)

「항, 짚이는 곳이 없는거야? 아니면 너무 많아서 어느 쪽인지 모르는 거야」

 남자에게 얕보이지 않도록 힘껏 허세를 부리는 말투가 된다. 평상시는 사용하지 않는 말투다. 부자연스럽게 들리진 않는지 조금 불안하지만, 남자는 신경 쓰는 기색도 없었다. 계속 주인의 눈앞에서 짐을 체크하고 있다.

「5년 전에 대해 기억하고 있어? 당신에게 더럽혀진 여자의 여동생이야, 나는. 경찰도 당신을 사형시키긴커녕 잡는 것조차 못 하는 것 같길래, 어쩔 수 없이 내가 죽이러 와 준거야. 고마워 하라고!」

 남자는 한 손을 들며 「오우, 무섭다 무서워」라고 말했다. 날 놀리고 있다. 정말이지 밉살스러운 놈이다.

「5년전이라, 그러니까, 음~, 음~, 아, 오오옷! 혹시……카오리의 여동생?」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워하며 남자가 날 향해 외쳤다.

 언니를 이름으로 그냥 부르는 것은 나보다 배 이상으로 화가 난다.

「……그래,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네……. 어차피 몇 명이나 여자를 납치해 같은 것을 했을 테니, 틀림없이 기억 못할 거라 생각했어」

「아니아니아니아니, 잊을리가 없지. 나는 마음에 든 극상품의 여자 밖에 흥미 없으니까. 붙잡은 아이는 당연히 모두 기억하고 있어. 사랑한 사람을 잊는 놈은 없잖아」

(사랑? ……뭐가 사랑이야……이딴게……)

「그래, 카오리의 여동생인가, 그렇군그렇군. 그러니까 이렇게 미인에 스타일 좋고 빵빵하구나. 먹음직스러운 아이가 와주었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카오리의 여동생이라면 납득이지. 그렇게 많지 않다니까, 이렇게 맛있어 보이는 여자는. 그래, 아~, 카오리구나. 생각난다. 카오리. 그 아이는 정말 맛있었지……」

 히죽히죽 웃음을 짓는 추잡한 얼굴표정. 머리속으로 언니와 여기서 보낸 나날을 생각해 내고 있는 걸까.

 나는 이를 악물고 분노를 억제하는데 필사적이었다.

「카오리는 나의 자지를 정말 좋아했지. 그래, 정확히 이 방이야. 바로 이 매트에서 나는 매일 카오리의 애원에 응해주었지. 카오리가 매일 보지를 흠뻑 적신채 몸을 꼬면서 나를 유혹하고 있었으니까, 그 무렵엔 진짜……하루 종일 섹스하고 있었지. 어디 갈 때도 계속 함께였어. 화장실이나 욕실도 같이 가서,  그야말로 쭈욱 자지 박고 있었던 기억이 나는군」

(──! ──! )

 분노로 눈앞이 새하얘진다. 뭐야 그건, 헛소리에도 정도가 있지. 언니가 얼마나 괴로워했는지도 모르면서──.

「그래서, 언니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 그래, 벌써 그 후로 5년인가. 그녀라면 한층 더 먹음직스럽게 성장했겠지」

「……」

(……하아? 건강? 건강할 리가 없잖아! 너 때문에, 너 때문에──! )

「아무튼, 뭐랄까, 상황은 알겠어. 하지만 나는 아직 죽고싶지 않거든……. 그것보다도……미유키 너도 카오리의 여동생이라 그런지, 구헤헤, 참을 수 없구만……언니는 만날 수 없지만 대신에 너를 만끽하도록 할게……마음껏 말이지. 그야말로 그 때처럼……아아……최고야……최근 사냥감이 보이지 않아서 굶고 있었던 참인데……. 이봐, 너도 언니처럼 즐겨주면 좋겠어……헤헤헤……」

 천박한 웃음을 흘리며 남자가 일어섰다.

 

 

 

맹세와 약

 

 

 남자는 한 번 방을 나가더니 곧바로 돌아왔다.

 이번엔 큰 가위와 다른 한 손에는 주사기를 들고.

(젠장! )

 나는 T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벽에 큰 대자로 구속되어 있다. 여름도 한창인데다가 이 방에는 창문도 냉방도 없다. 당연히 전신이 땀투성이이다. T셔츠도 청바지도 맨살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남자는 그런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선 조용히 T셔츠의 앞가슴을 잡았다. 그리고 가위를 찔러넣어 얇은 옷감을 잘라 간다.

 찰칵찰칵.

 앞가슴부터 옷자락까지 일직선으로 자르고 이어서 팔 부분도.

 찰칵찰칵.

 남자가 강하게 옷감을 당기자 한순간에 나의 상반신은 옅은 핑크색의 브래지어 차림이 되었다. T셔츠에 숨겨져 있던 여자의 몸이 공공연하게 드러난다. 피부가 공기에 닿는 감촉이 지금만은 불쾌하게 느껴졌다.

 남자는 계속해서 청바지도 자르기 시작했다. 두꺼운 옷감을 허리 부분부터 조금씩 조금씩 잘라간다.

 이윽고 그것도 끝나 양말도 벗겨진 나는, 결국 속옷 모습으로 구속당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큿)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될 뿐이었다. 반격은커녕, 탈출의 희망마저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이대로 계속──.

 ……아니, 그건 아냐. 언젠가 틀림없이 구속은 풀릴 것이다. 이 놈을 죽일 찬스도 분명 생길거야.

 나는 자신에게 타이른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때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단념해선 안돼!

 설령 아무리 무서운 짓을 당한다고 해도.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복수의 찬스. 그것을 손에 쥐기까지는 무슨 짓을 당해도 마음만은 강하게 먹자. 절대 굴복 하지 말고 머리를 냉정하게 유지해──.

 이곳에 오기 전에 이미 죽을 각오는 해두었던 것이다. 언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라면, 어떤 역경도 뛰어넘겠어. 목숨조차 아깝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뭐가 무서울까. 그래, 나는 이미 각오를 다졌다. 무슨 짓을 당해도 아무렇지도 않다.

 그저 복수를 완수한다. 그것만 잊지 않으면, 반드시. 반드시──.

 그런 나의 내심도 알지 못한 채.

 남자는 참을 수 없다고 말 그대로 나의 허벅지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땀에 젖은 피부를 맛보듯이 쪽쪽 달라붙는다.

 옆구리부터 겨드랑이까지 일직선으로 핥아 올라간다. 마치 땀방울을 집어내려는 듯한 혀의 움직임. 실제로 남자는, 나의 땀을 마시고 있었다. 그것도 맛있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 녀석은 진짜 변태에 최저의 이상성욕자라고 재차 인식한다.

「하아……하아……아아, 참을 수 없어. 미유키……. 알겠어? 십대 여자아이의 피부는 역시 다르다고……. 완전 달라……. 봐봐, 이렇게, 탱탱하잖아. 봐봐, 이 허벅지라든가. 멋진 몸이야……빵빵하게 부풀어서……그러면서도 부드럽고……하아……쪽……츄릅……」

「……아……큿……」

 혀가 민달팽이처럼 전신을 기어 다닌다. 온몸을 빠짐없이 핥아져서 자신의 신체로부터 남자의 침 냄새가 피어 오른다.

「아아, 귀여워, 귀여운 발이네. 나 이제 참을 수 없어……. 발가락 빨아도 되지……츄릅……아아, 맛있어……」

「겨드랑이 냄새가 또 버틸 수가 없네……어때, 오늘은 바깥도 더웠지. 여기도 덥지만…… 봐봐, 잔뜩 땀 흘리고 있어……귀엽구나……츄릅……츄르르릇」

「아아 정말 못참겠어, 미유키, 최고야. 네 몸은 최고야. 극상의 몸이야…… 정말 이런 몸이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핥을 수 있겠어…… 아니, 3일 밤낮이라도 좋아……아아……쪽……쪼옥……」

 남자가 다리 사이를 부풀린 채, 계속해서 나의 육체를 혀와 입술로 맛보고 있다. 무언가 인간이 아니라 음식이라도 된 같은 착각에 빠져 버린다. 꽤 기분 나쁜 자극이 피부를 감돌지만 그래도 느낄 수는 없다.

 이 놈은 세상에서 제일 미워해야 할 적이다. 죽여야 할 목표다. 아무리 음란한 것을 당한다고 해도 절대로 느끼거나 하지 않는다.

「봐……미유키도 기분 좋지……내 혀로 핥아져서, 흥분되지……어때?」

 남자가 얼굴을 가까이 해서 물어본다.

 물론, 대답은 정해져 있다.

「하하, 설마. 흥분? 말도 안 되지.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기분 나쁠 뿐이야. 가능하다면 빨리 그만 뒀으면 좋겠는데. 쓸모 없으니까」

「호오, 그런가. 역시. 역시 안되는가……. 뭐어, 것도 그렇겠지. 그저 핥고 있을 뿐이니까. 하지만, 이걸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말하면서 남자는 옆에 놓여져 있던 주사기를 손에 들었다.

 안에는 정체불명의 탁한 액체가 들어가 있다.

 남자가 실린더에 힘을 넣자 바늘 끝에서 액체가 뿜어졌다.

 ──싫어! 그만둬! 이상한 거 놓지 마!

 사실은 그렇게 외치고 싶은 순간이다. 하지만 이 남자의 앞에서만큼은, 그렇게 애원하는 것은 할 수 없다. 겉으로라도 패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를 악물어 공포를 견뎠다. 가능한 한 바늘 끝을 보지 않도록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몸은 어떻게 해도 조금씩 떨려 버린다.

「……뭐, 뭐야, 그건 」

 지나친 불안에 질문이 입 밖으로 나왔다. 강경세를 가장했지만 어쩌면 본심이 들켰을지도 모른다.

「음, 뭐랄까. 언니에 대해 알고 있다면 대충 상상이 갈텐데. 뭐 간단하게 말하면 미약(흥분제)과 마약의 중간 같은 약이야」

 남자는 바늘 끝을 나의 오른팔로 가져간다.

「이걸 주사하면, 여자는 누구든지 자신을 드러내게 되지……. 음란한 자신을 말야……. 머리는 흥분하고 몸은 민감해져서, 이걸 주사한 여자랑 해보면 이제 보통 여자랑은 못하게 된다고. 아무렴 이걸 맞은 여자는 끝없이 미쳐버리니까. 사랑스러운 절정 얼굴을 보는 걸 너무너무 좋아하는 나에게는 필수품이야……」

「……큿 ……그만둬……」

 바늘 끝이 피부를 누른다. 작은 아픔과 함께 바늘 끝이 순조롭게 팔 안으로 사라진다.

「아아, 걱정 안 해도 돼. 부작용이나 그런건 없으니까. 기본적으로 무해하다고. 문제는……그렇군, 뭐 굳이 말하자면 이걸 한번이라도 맞으면 이제 평생 효과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정도려나. 평생 섹스 중독이랄까, 정액 중독 같은 것이 되지만……뭐, 그건 본인도 보통은 맛볼 수 없는 쾌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 문제 없다고 하면 문제 없는 거겠지……」

 조금씩 액체가 체내로 주입되어 간다.

「……하. 도대체 어떤 테크닉을 사용해서 언니를 저런 상태로 만들었는지 생각했더니……. 별로 대단할 거 없는, 단순한 약이었다니. 하핫, 웃기는군. 이런 약에 기대지 않으면 여자 하나도 만족시킬 수 없다니. 한심함에도 정도가 있지. 결국 당신은 아무것도 없는 단순한 변태 아저씨였다는 거네, 실망이야」

 남자가 진지한 얼굴로 실린더를 끝까지 밀어넣는다.

「좋아, 됐다. ……뭐어, 그렇게 실망할 거 없어. 해 보면 알테니까. 이걸 맞고도 그렇게 말할 수 있으면 칭찬해 주겠지만…… 뭐, 어떨까나……」

 바늘이 꽂힌 곳을 가볍게 문지르며 남자는 주사기를 빼냈다.

 나는 눈을 꼭 감고 신체의 변화에 대비했다. 어떤 증상이 덮쳐 올지 상상도 할 수 없다.

「아아, 약이 완전히 돌 때까지 1시간 정도 걸릴테니까. 자, 나는 그쯤 되면 다시 오도록 하지. 쿠후후……아아, 기대되네……미유키……너처럼 의지가 강한 여자가 자신의 성욕에 패배하는 모습을 난 정말 좋아하거든. 뭐, 힘내서 나를 즐겁게 해 달라고……」

 

 

 

패색 농후

 

 

 남자가 나가고 방에는 또 나 혼자 남겨졌다.

 

 몇 분이 지나자 약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몸에 약효가 나타나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처럼 전신이 화끈거리며 머리가 멍해진다.

 구토나 축 늘어지는 혐오감은 없었다.

 무언가 정체 모를 고양감이 전신을 감싸고 있는 느낌.

 

 한층 더 몇 분이 지나자, 나는 이 약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

「……크……아……」

 피부의 감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방금 전까지 남자가 온몸을 빨고 있었지만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피부 표면을 흘러 내려가는 땀방울의 그 얼마 안 되는 자극만으로 목소리가 새어나올 것 같다.

 나는 확실히 쾌감을 느껴 버리고 있었다.

 유두를 꼬집을 때 느껴지는 찌르는 것 같은 달콤한 쾌감. 그것과 같은 종류의 자극이 전신의 피부에서 느껴진다.

 지금은 아직 땀이 조금씩 흐를 뿐이라 이 정도 밖에 안 되지만……만약 이 상태로 조금 전처럼 온몸을 핥아지게 되면……. 도대체 어떤 추태를 보이게 되는 것일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무서웠다.

 

 그리고 한층 더 몇 분이 경과.

 전신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발한. 사우나에 들어가 있을 때처럼 땀이 줄줄 흘러 떨어진다. 이마에도 구슬과 같은 땀이 맺혀 있다. 그 중 몇 개는 물방울이 되어 눈의 옆, 코의 옆을 타고 내려 입술을 적셨다.

「……크으……하앗……아……아앙……」

 몸 안에 뭐라 말할 수 없는 쾌락이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데도 그곳의 안쪽이 격렬하게 수축하고 있다. 벌써 팬티가 제 역할을 못할 정도로 흠뻑 젖어 있다. 줄줄 흘러내린 애액은 다리를 타고 바닥에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으으응……하으응! 뭐야, 이건……」

 그곳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았는데, 안쪽이 남자를 받아들인 것처럼 기분 좋다. 지나친 쾌락에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된다.

「아아응」

 너무 기분이 좋아서 사지가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도저히 자력으로는 서 있을 수 없다.

 나는 손목의 가죽 밴드에 매달린 채 어떻게든 하반신을 제어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역시 안돼,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승마위의 자세로 쾌감을 탐내면서 허리가 격렬하게 앞뒤로 흔들린다. 그러자 실제로 섹스를 하는 것과도 다르지 않은 열락이 하반신을 채웠다.

「……큿……앗……아읏」

 눈을 크게 뜨고 허리를 뒤로 젖히며 어떻게든 쾌감에 참는다.

 실제로 체험하고 있는데도 아직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그 정도로 극적인 육체의 변화.

 

 약을 놓고 나서 1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카하아……」

 나는 입가에서 침을 흘리며 축 늘어진 채 탈진해 있었다. 코끝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땀방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신체는 지금도 자동적으로 경련을 반복하고 있다. 긴 시간 계속 허덕여 체력을 다 사용한 나는, 이제 저항도 하지 못하고 힘이 빠진 몸으로 멈출 리가 없는 쾌락에 일방적으로 고문당하고 있다.

 몇번이나 절정에 이르렀을 텐데 전혀 흥분이 사라지지 않는다. 몸도 민감한 그대로 언제까지나 쾌락을 계속 받아들이고 있다.

 질내의 주름이 격렬하게 꿈틀거린다. 마치 무언가를 요구하듯이——.

 나는 이 시점에 이르러서야 간신히 이 약의 진가를 깨달았다. 흥분제와 마약의 중간…… 그런 표현은 잘못되어 있다. 모자라다. 정확하게는, 흥분제와 마약을 더해 백을 곱한 것——. 그런 표현이 딱 들어맞는, 정말, 최악의 약이라고 생각했다.

「…………」

 나는 지금에서야 간신히 언니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했다.

 거기가 이렇게나 쑤신다면 그거야 참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남자를 갖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금단증상이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크앗……」

 질 안이 너무 가려워서 미칠 것 같다.

 이제 누구라도 좋으니까 어쨌든 격렬하게 긁어줬으면 좋겠다. 안쪽의 살을 긁고 긁고, 마구 긁어주면 좋겠다. 그러면 분명, 이 지옥에서 해방되어 하늘에라도 오를 수 있을 텐데…….

 ——아니, 안돼.

 나는 당황해서 머리를 흔들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약에 져서 이상한 생각을 해선 안 돼……. 여기에는 나와 그 놈 밖에 없어……. 마음이 흐트러져선 안 된다고……. 나는 여기에, 언니의 원수를 갚으러 왔으니까…….

     ※

 그로부터 또 몇 분이 지나 간신히 남자가 방으로 돌아왔다.

 나는 고집의 힘으로 얼굴을 올려 최대한의 증오를 담아 남자를 노려봐 주었다.

「호오, 아직 그런 눈을 할 수 있다니……굉장하구나. ……어때, 약효는 잘 돌고 있어?」

 남자가 다가온다.

「……이런 거……그다지……아무것도 아니야……」

 사실은 울어 버리고 싶었지만, 어떻게든 강경세를 가장한다.

「호오, 그런가. 하지만 마음에 든 것 같아 보이네. 봐봐, 땀이 이런 곳까지 날아와 있잖아……. 잔뜩 허리를 흔들어댄 모양이야……」

「——읏!」

 팬티 안에 손을 넣어 무례한 손가락으로 음순 위를 덧그린다.

「아아? 뭐야 이것…… 흠뻑 젖었잖아」

「……큿」

 변명은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틀림없는 사실이었으니까. 강한 척할 여지도 없을 만큼.

 

 

 

미유키의 인내

 

 

 남자가 눈앞에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의 손이 바지의 버튼을 풀고 지퍼를 내린다.

 보통이라면 이런 광경은 절대 보고 싶지 않다. 그런데도 지금의 나는……남자의 그 행위에서 눈을 떼어 놓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바지가 끝나면 남자는 다음으로 팬티도 내린다. 발기한 페니스가 덜렁! 힘차게 뛰쳐나온다. 충혈된 페니스는 꿈틀꿈틀 맥박치며 천장을 향해 흔들린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역시 어떻게든 눈이 그쪽으로 고정되어 버린다.

 입 안에 침이 흘러넘친다. 나는 꿀꺽 하고 소리를 내며 그것을 삼켰다.

(뭐야……어떻게 된거야, 나……. ……이런 놈의 알몸은 보고 싶지도 않은데……. 이런……중년 아저씨의……더러운 몸 따위……. 이런……늠름한……몸……)

 ——큿.

 안 돼. 완전히 약 기운에 빠져버리고 있어.

 지지 마. 정신을 확실히 차려. ——눈앞에 있는 남자는 언니의 원수야……. 내가 죽여야 할, 유일한 적이야…….

「응? 뭐야, 왜 그래……. 나의 몸이 그렇게 신경 쓰여? 보고 싶어? 하핫, 이렇게 흥분한 상태로 남자의 몸을 보여주면 참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이네……. 또 거기가 찌릿찌릿 저려오지?」

 남자가 나의 시선을 눈치채곤 심술궂은 말을 늘어놓았다.

「읏, 누, 누가——」

「호오. 아직 솔직해지지 않는건가…… 노력하는 아이네, 미유키는……. 자아 다시 한번 확인해 볼까……」

 남자는 냄새나는 숨을 내쉬면서 다시 팬티 안에 손을 넣고는 찔걱찔걱 소리를 내면서 음순을 희롱한다.

「봐봐……보지가 흐물흐물하게 녹아있잖아……. 응? 이제 못 참겠지? 이런 상황에서 강한 척해봤자 헛거야……. 응, 미유키……. 네가 울면서 부탁하면, 여기 입구에서부터 저 안쪽——안쪽의 안쪽까지 전부 쑤셔박아 휘저어 줄 수도 있는데……」

「……크……아……하……누가……으윽……」

 알몸의 남성이 체온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 있다. 그의 손이 나의 비부를 어루만지고 있다. 그것이 한층 더 감도를 높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온 뒤, 오늘 중에 가장 기분 좋은 느낌이 덮쳐 온다.

「응? 갖고 싶지 않아? 좀더 기분 좋아지고 싶지 않아?」

 하지만, 당연히 그런 것을 이놈에게 들킬 수야 없다…….

「누가……너 같은 놈한테……크……」

「뭐야, 그런가. 유감이네……. 나도 팽팽하게 발기한 자지를 어떻게든 하고 싶었지만……. 미유키만 괜찮다면, 흐물 보지에 확실히 꽂아넣어서 질퍽철퍽 휘저어 주려고 햇는데……틀림없이 기분 좋을 텐데 말이지……완전 절정으로 확확 보내줄 수 있을텐데……」

 ——아아…….

 이 남자는 내가 한계까지 흥분해 버리고 있는 것을 간파하고 있다. 일부러 음란한 말을 해서 이성을 날려 버리려고 생각하고 있다.

 ——질 수 없어……이런 놈에게…….

 나는 하반신에 힘을 넣어 벌렁거리는 질과 어널을 억제한다.

「……어쩔 수 없는가, 대신 젖꼭지라도 빨아볼까……」

 주룩.

 힘으로 브래지어를 끌어올려져 좌우의 유방이 전부 드러났다.

 유두는 벌써 아플 정도로 발기해 버리고 있다. 보통을 훨씬 넘는 감도인 채 남자의 눈앞에 드러내진다.

 음란하게 혀를 뻗은 남자가 그대로 유두를 목표로 얼굴을 가까이 해 온다.

 ——츗, 할짝. 츄르릅.

「……후아아아아앙!」

 온몸에 전기가 통했다.

 예상 이상의 쾌감에 조금이지만 오줌을 흘려 버린다. 애액에 섞여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얼굴이 새빨갛게 된다.

 민감한 반응에 기분이 좋아진 남자는 눈을 치켜 뜨고 나의 얼굴을 보면서, 한층 더 격렬하게 혀를 굴리기 시작했다.

「……크아……흐응……하앗……!」

 ——기……기분……좋아…….

 가슴으로 이렇게까지 느낄 수가 있다니……전혀 몰랐다.

 무의식 중에 허리가 흔들린다. 전후, 좌우로, 요염하게.

「……이제 전부 필요 없구만……」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바닥에 버려져 있던 나의 서바이벌 나이프를 주워, 브래지어와 팬츠를 잘라내 버린다.

 그렇게 나는 어이없이 알몸이 되었다.

 온몸이 이상할 정도의 흥분 상태에 있는 것을 이제 숨길 수 없다. 끈적하게 달라붙는 애액이 나의 다리 사이와 바닥을 점액의 실로 연결하고 있다.

「하아……하아……하아……아아아앗」

 왼쪽의 유두를 오른손으로 꼬집히고 오른쪽의 유두는 긁적긁적 이빨로 가볍게 물린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일순간 머리가 새하얗게 된다. 그 순간, 부주의하게도 오줌을 흘려 버렸다. 방금 전보다 많이. 이번에는 속일 수 없는 양이었다. 찰박거리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흩날렸다.

「……흐으응……응……」

「이봐, 어때. 거기 안쪽을 긁어줬으면 좋겠지? 가려울텐데?」

「……입 닥쳐……」

「참을성이 많구나……미유키는 왜 이렇게 참는걸까…… 그냥 기분 좋아지면 될텐데. 별로 닳는 것도 아니고…… 츄릇, 츄팟, 쥬르르릅」

「……응핫! 아하……아는……핫……! ……아흐읏……!」

 

 남자는 그 후, 몇십분이나 질리는 일 없이 양 유두만을 계속 괴롭혔다.

 ——당신 생각대로는 안 돼. 언니의 원수를 갚을거야. 그걸 위해서라면 무슨 짓을 당해도 아무렇지도 않아. 각오 해.

 나는 헐떡이면서 짧게 끊어지는 호흡을 계속하며, 그런 생각을 헛소리처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악몽

 

 

 꿈을 꾸었다.

 현실의 내가 놓여져 있는 것과 완전히 똑같은 시추에이션.

 꿈속에서는, 나와 남자가 「내기」를 한다는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알겠지. 자, 지금부터 내가 마음껏 손으로 보지를 괴롭히고, 그런데도 네가 가는 것을 참을 수 있다면——너의 승리다」

 나는 끄덕인다.

「네가 이기면 그 구속을 풀어서 자유롭게 해 주고……」

 끄덕.

「내가 이기면……」

「……당신이 이기면, 즉 내가 참지 못하고 가버리게 되면……」

「되면?」

「당신의 여자가 되어 주지. ……복수는 포기하고……향후 일절, 당신에게 거역하지 않는다고 맹세할게. 당신이 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 뭐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해주는 여자가 되어 줄게……」

「정말이겠지……」

「여자는 한입으로 두말 하지 않아」

 ——위험한 내기. 그건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상황에 변화가 없는 것이다.

 내가 복수해 주겠다고 크게 외치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는지, 그 후로도 남자는 구속을 풀지 않았다. 풀어줄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다.

 만약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복수는 어려워진다. 체력에도 한계가 있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동안에 어떻게든 구속을 풀어 주지 않으면 다음 기회도 없다.

 나는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 스스로에게 타이른다.

 괜찮아. 절정을 참으면 되는 것뿐인 내기잖아. 확실히 지금 나의 몸으로는 승패의 저울이 남자에게 유리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반드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남아 있다.

 그렇다, 설령 정말로 가버리는 일이 생긴다고 해도——갔다고 입으로 말하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갔냐」고 남자가 물어도 완고하게 계속 부정하고 있기만 하면 된다는 이야기.

 간단한 일이다.

 ——확실히 손가락으로 거기를 휘저어지면 기분이 좋다. 몸이 경련할 정도로, 절규가 새어나올 정도로, 몇번이나 몇번이나 마구 가버릴 정도로 기분이 좋다. ——그렇지만, 가버리지 않았다고 우기면 이 내기는 반드시 나의 승리가 된다.

 꼴좋다. 이 내기를 받아들인 시점에서, 당신의 패배야.

「자, 시작하도록 하지……」

 남자는 나에게 딱 다가붙어 피부를 문질러 온다. 서로의 땀에 젖은 피부가 끈적이며 음란한 소리를 냈다. 목덜미를 할짝 혀로 핥아져서 나는 턱을 천장을 향해 쳐들었다.

 찰박…….

 완전히 숙성되어 있는 나의 그곳. 끈적거리는 실을 만들며 남자의 손가락이 제멋대로 돌아다닌다.

 찌걱……찌걱…….

 입구 쪽의 주름을 희롱한다. 끈적하게 손가락에 달라붙은 점액을 엉덩이 구멍에까지 바른다. 가랑이 전체를 손바닥으로 문질러 치골을 꽉 잡는다. 남자의 중지 손가락의 첫번째 마디까지 애널을 벌리며 침입해 왔다.

「……큿 ……흐응……으으응……」

 벌써 인생에서 최고라고 해도 될 정도로 흥분하고 있었다. 감도도 말도 안 되게 높아지고 있다. 다리든 허리든 할 거 없이 나의 몸이 부들부들 조금씩 떨리고 있었기 때문에, 남자는 큰 대자 모양으로 누운 나를 반쯤 끌어안듯이 해서 그 흔들림을 억제하고 있었다.

 철퍽……철퍽…….

 여자와 남자. 여성과 남성. 암컷과 수컷.

 2개의 서로 다른 생물이 애액을 늘어뜨리면서 녹아내리듯 몸을 겹친다.

 남자의 페니스는 이상할 정도의 존재감을 내뿜으면서 나의 허벅지에 닿아있다. 아니, 닿아있다, 같은 것이 아니다. ……남자는 손의 움직임에 맞추듯이 움직이며 나의 허벅지를 범하고 있었다. 천천히, 그러나 강력하게 허리를 앞뒤로 움직인다. 허벅지의 부드러운 살을 뜨거운 막대기로 유린당해 끈적한 점액이 모공 안에까지 스며들게 된다.

「……흐응 ……아……아아……」

 세상에서 가장 싫은 남자의 손가락이, 마침내 질내로 침입해 온다.

 남자는 왼손으로 나의 턱을 강하게 잡았다. 후두부를 벽에 꽉 눌러 얼굴의 방향을 바꿀 수 없게 한다. 그는 마치 키스라도 하는 것처럼 얼굴을 가까이 가져왔다. 짐승과도 같은 난폭하게 숨결. 남자 냄새가 나는 입김이 코에 닿는다. 살인이라도 할 것같이 느껴질 정도로 공격의사가 가득 찬 위험한 눈빛.

「……자, 지금부터 충분히 손가락 넣어서……질퍽질퍽하게 휘저어서……헤롱헤롱하게 해줄 테니까……. 미유키가 느끼고 있는 귀여운 얼굴 듬뿍 봐줄게……. 눈물과 침을 잔뜩 흘리면서 기분 좋게 가고있는……. 십대의 젊고 귀여운 여자의 아헤가오를 보면……, 나도 자지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기분 좋아지거든……. 둘이서 서로 잔뜩 기분 좋아지자고…… 알겠어, 자, 시작한다 ……」

 그렇게 해서, 남자의 손가락은 여자를 죽이는 움직임을 시작했다.

 

     ※

 

그후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5분일까, 10분일까.

「으으으으응! 으으응흐으읏! 으으으으으으으응!」

 나는 이미 소리를 억누르는 것조차 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이마에서 굵은 땀을 흘리며 남자에게 얼굴을 가만히 응시당하면서 요란하게 절규한다. 눈에서는 환희의 눈물을 흘리고 입에서는 침을 흘리며——너무나도 능숙한 남자의 손가락 놀림에 농락당했다.

 질퍽질퍽 질퍽질퍽!

 질내의 부드러운 살이 손가락에 꾸깃꾸깃 문질러진다. 입구 근처부터 안쪽의 안쪽까지, 앞도 뒤도 왼쪽도 오른쪽도, 질내의 온갖 장소가 문질러지고 주물러진다.

「아으으읏! 아아앗! 후아아앗! 아아아아앗!」

 눈을 크게 뜨고 입술을 부들부들 경련시키면서——갔다. 허리가 벌벌 떨리고 다리의 근육이 움찔움찔 수축한다. 바닥에는 애액이 웅덩이를 만들고 있어서 발바닥이 미끄러질 정도다. 구속되어 남자에게 단단히 껴안기지 않았다면 서 있는 것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치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그곳 안을 꿰뚤린다.

 ——그래, 이 때까지 나는 벌써 몇번이나 절정에 이르러 있었던 것이다.

 최초의 1회는, 남자가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하고 금방이었다. 반드시 참고 견디려고 생각하고 있던 나. 그런 나를 비웃는 것처럼 쾌락은 압도적인 힘으로 덤벼 들었다.

 그 순간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나의 정신적, 육체적인 방어벽은 그 일격으로 가루까지 쳐부수어졌다.

 그 뒤로는 지금처럼 되는대로 남자에게 희롱당하고 있을 뿐. 인내나 허풍은 일절 불가능했다. 그저 손가락이 움직여 쾌락을 전신으로 보내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친 듯 절정에 이를 뿐. 남자가 바라는 대로.

 딱 하나 다행이라면, 아직 한마디도 「간다」라고는 하지 않은 것 정도.

 ……하지만……하지만, 이것만 지키고 있는다면……반드시——.

「아아아아아아아앗!」

 다시 큰 절정이 몸을 덮친다. 이를 악물고 허리를 흔들면서 절규한다.

 남자의 손가락은 쉴 줄을 모른다. 민감한 부분을 정확하게 찔러 온다. 부득부득 부득부득, 소리가 날 것 같을 정도로 격렬한 마찰. 충격이 배까지 울려온다. 쾌감이 폭발한다.

「크읏! 후아아앗! 싫어엇 ……아……또……또! 으으으으으응!」

 얼굴을 다양한 체액으로 더럽힌 채로 온뭄을 딱딱하게 굳히며 절정에 이른다. 절대로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을 정도로 한심한 가는 꼴. 그것을 세상에서 가장 싫은 남자에게 차분히 관찰 당하면서, 또 간다.

「——하으으으으으으!」

 약의 효과인지, 몇번을 절정해도 성욕과 쾌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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