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공 3부
복음공 3부
도 빠지지 않은 새벽 무공 수련은 신지홍의 몸을 거의 기계적으로 무도장으로 이끌었다.
이제는 호흡처럼 익숙한 발검을 하고, 기수식을 취하고, 그제야 자신의 몸에 생긴 이변을 ㅤㄲㅒㅤ닫는다. 내공을 일으키자마자 도도히 범람하는 강대한 힘. 이 장강의 흐름같은 내공에 비하면 어제까지의 자신의 내공은 시냇물처럼 느껴진다. 바로 그 시냇물이 자신을 13걸이라는 과분한 위치로 치켜세울 정도의 힘이었다. 지금 자신의 힘은 얼마나 될까. 삼신녀였던 스승의 그림자를 이제 밟은 듯 했다.
마음이 가자 검이 춤춘다. 수저를 뜨는 것보다 더 많이 휘두른 궤적을 검이 달렸다.
시작부터, 끝까지. 지금껏 한번도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매끄럽게 성진태백검 전 24검을 그려간다.
휘두르는 도중 미소가 지어진다. 언제나 스승의 품에 안겨 있는 듯 했던 검무가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벗어날 수 없는 스승의 그림자 속에 갇혀 있던 자신이 아니었다. 조금씩 커져가는 자신을 느끼며, 마지막 초식의 마지막 검격의 순간- 아주 조금이지만, 과거 스승이 보여준 경지의 그림자를 넘어 한 발자국을 내뎠음을 느꼈다.
잠시 그 여운에 젖어 완결식 동작 그대로 멈춰 있었다. 그러자 욱씬거리는 아픔이 몰려온다.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통증. 처녀를 잃은 증명이었다. 가랑이 사이에 느껴지는 통증은 사실 안짱다리로 걷고 싶을 정도였다.
이 통증의 원인을 생각하자 얼굴이 홍시처럼 새빨게졌다. 그래, 어제 나는... 그분의 품에서...
"훌륭하구려."
깜짝 놀라 몸을 돌리자, 환상이 아닌 진짜가 서 있었다.
"...언제 오셨습니까?"
당황한 나머지 고개를 돌리며 되묻는다. 말을 하고나자마자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거지. 이제 이분은 그냥 사부님의 남편이 아니라... 내... 내... 생각을 하자 고개가 땅으로 파묻힐 듯 숙여진다.
연기하는 싱긋 웃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그는 아침일찍 신지홍이 몰래 일어나는 것을 보고 혹시 떠나려는 것일까 걱정했지만, 지금 보니 기우에 불과했다. 자신에게 무관심했던 여자가 얼굴을 있는대로 붉히고는 시선을 마주치질 못하다니. 무척 유쾌하고 뿌듯했다.
"몸은 좀 어떻소?"
"몸...이라면. 대단합니다. 내공이 막힘이 없어서, 마치 처음 대주천을 이뤘을 때와 같은 기분이-"
"아니. 그게 아니오. 신 부인의 다리 사이를 묻는거요."
"...읏!"
신지홍은 당혹감과 수치심에 연기하를 노려보았지만 연기하는 여유있게 웃으며 그 시선을 되받아쳤다.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는 신지홍을 보며 연기하의 가슴 가득 호기와 정복감이 든다. 살며시 공력을 운용하며 그는 못을 박았다.
"아직 혼례를 정식으로 치르지는 않았지만 이제 당신은 내 여인이오."
"...네."
"어제는 처음인지라 신 부인과는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했지요. 그래서 서문 부인이 수고를 해 주셨소."
무슨 수고인지는 불 보듯 뻔했다. 신지홍은 아침에 일어나 자신의 옆에서 아랫도리 반이 말라붙은 정액으로 뒤덮인 자신의 사부를 보았으니까.
"당신도 그리 될거요."
"...네..."
나도, 그렇게 음탕하게...
평소의 신지홍을 아는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게 다소곳한 태도로 고개를 푹 숙인다. 그 모습에 연기하가 또다시 하반신이 반응했다. ...그래, 좋은 생각이 났다. 그는 생긋 웃었다.
불과 며칠전까지의 그라면 상상도 하기 힘든 파렴치한 요구였지만, 그는 자연스럽게 입에 담았다. 본인도 이런 변화에 조금 놀라고 있었지만, 멈출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는 이 변화를 즐기고 있었으니까.
"그럼 어젯밤 수고한 서문 부인에게 아침식사라도 준비해 주겠소?"
"네? 좋습니다. 즉시 시녀 백란이에게 아침상을-"
"아뇨. 신 부인 당신이 만들어 주는거요. 서문 부인이 제일 좋아하는 요리를..."
신지홍의 눈이 크게 벌어졌다. 무슨 요리인지 설명할 필요도 없이 연기하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바지춤을 풀어 내린 것이다. 아침햇살을 받아 장절히 휘어진 검붉은 육봉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이게 정말 어제 자신의 안에 들어왔었다는 말인가?
"어제 교에게 입맞춤은 양보해 주었지만... 입의 처녀는 역시 내가 가져가야지."
"입의... 처녀? 서, 설마?!"
연기하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입으로 내 음경에 봉사하시오."
상상을 초월하는 난잡한 요구에 신지홍의 뇌리가 새하얗게 변했다. 예전의 자신에게 이런말을 했다면 스승의 남편이든 뭐든 즉시 베어버렸으리라. 하지만 지금 자신은 어떤가. 홀린듯 육봉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며, 천천히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부끄러운 나머지 눈을 질끈 감고 혀를 살짝 내밀어 혀끝을 천천히 움직인다.
혀끝에 느껴지는 뜨겁고 거친 가죽의 느낌. 조금 짭쪼름한 맛은 설마하니 어젯밤 사부의 성기에서 흘러나온 국물의 맛일까. 그걸 생각하자 머리속이 텅 비어버릴 정도로 열이 오른다. 부끄럽게 살짝 빼물었던 혀는 점점 길게 뽑혀나와 어느새 살기둥을 뱀처럼 휘감으며 오가고 있었다.
점점 거칠어지는 숨결과 상기되는 얼굴, 벌어지는 입술. 신지홍이 발정해가고 있음은 누가봐도 분명했다. 연기하는 자신의 앞에 무릎꿇은 여성을 보며 정복감에 사로잡혔다. 살며시 허리를 뗀다. 신지홍은 무심코 멍한 얼굴로 멀어지는 자지를 따라 고개를 쑥 내밀다가 의아한 눈으로 연기하를 올려본다. 연기하는 미소지으며 멍청하게 벌려져 있는 신지홍의 입술 사이로 귀두를 밀어 넣었다.
이빨에 살짝 긁히는 느낌과 함께 입안에 침입한 자지 끝. 신지홍은 자신의 입 안에 밀고 들어온 고깃덩어리를 어찌하면 좋을 지 몰라 했으나, 곧 그 비릿하고 짭짤한 맛의 고깃덩이에 취해 혀로 느끼고, 빨아 보기 시작했다. 천천히 앞뒤로 움직이는 연기하의 허리 놀림에 맞춰 어느새 자신도 머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기교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밋밋한 구강성교였지만, 훤한 야외에서 신지홍의 입을 범한다는 도착적인 상황에 연기하는 곧 사정감을 느꼈다. 신지홍의 머리를 단단히 붙잡아 달아나지 못하게 하고, 그는 입 안에서 귀두를 굴렸다.
"읍...! 켁!"
"삼키지 마. 입 안에 머금고 있거라!"
그리고 왈칵 사정. 신지홍은 입안에서 터져나오는 비릿한 액채를 엉겁결에 토해내려 했지만, 즉각 내려온 명령에 그대로 굳었다. 연기하는 자지를 뽑아내고 새카맣게 벌린 신지홍의 작은 입 안이 자신의 정액으로 완전히 범벅이 되어 있는걸 보고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럼 가자꾸나."
신지홍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뒤를 따랐다. 자신이 지금 입 안에 남자의 정액을 머금고 있단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입안 가득한 비릿한 내음이 머리를 멍하게 한다. 씁쓸한 맛밖에 없는데 이상하게 온몸을 욱신거리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입 안에서 점점 정액이 감미롭게 느껴져, 무심코 삼킬 뻔 했지만 이미 명령 받았다. 그녀는 애원하는 눈동자로 앞서가는 남자의 등을 보았지만 그는 돌아보지 않는다.
"아아, 먹고 싶어! 더 먹고 싶은데 입 안에 있는 것도 못 먹게 하다니, 너무해, 너무해!"
음탕하기 짝이 없는 생각인데도 신지홍 역시 그 생각에 위화감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을 정복한 남자의 정액을 탐하는 것이 왜 나쁘다는 것인지 그녀는 추호도 위화감을 느끼지 못했으니까.
그들이 방에 도착했을 때 서문교는 이미 일어나 있었다. 일어나보니 자신밖에 없어 의아해 하던 그녀는 나란히 두 사람이 들어오자 따스하게 미소지었다. 가장 사랑하는 남편과 제자가 서로 정을 통하는 것을 보고도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기쁨이 가득할 뿐이었다.
"어딜 다녀오셨나요?"
"지홍이가 복음공으로 증진된 내공을 시험해 보고 싶었는지 아침 일찍부터 연무장에 갔더구려."
"후후. 정말 못 말리게 성실하구나. ...어머?"
노력에 매진하는 제자를 칭찬하려던 서문교는 그제야 제자의 상태가 이상하다는걸 깨달았다. 신지홍 정도의 무인이면 서 있는 자세만으로도 기도가 잡히거늘, 지금 그녀는 가늘게 다리를 떨면서 머리에 새빨갛게 열이 올라 있었다. 그게 뭘 뜻하는지 알아차린 서문교가 활짝 웃는다.
"우후후... 아침부터 이 아이를 발정시켜 버리시다니, 어제까지 처녀였던 아이를 너무 괴롭히십니다."
"아하하. 지홍이가 감사 선물이 있다 하는구려."
"어머나. 어떤 것이냐?"
"자, 어서 드리거라."
가볍게 허리를 떠밀자 신지홍은 유령같은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그녀가 가까이 오자 짙은 정액냄새가 풍겨온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것만으로도 알아챈 서문교는 눈웃음을 치며 제자를 품에 안았다.
"샤...부닝... 후웁... 이겅... 두세영"
"후후. 이런 귀한 선물을... 너도 먹고 싶었지? 자, 같이 먹자..."
두 미녀는 곧 끈적거리는 입맞춤을 나누기 시작했다. 입안에서 침과 섞인 희멀건 정액이 서문교의 입 안으로 건나가자, 서문교는 쭙 빨아 한 모금을 마시고는 나머지를 다시 신지홍에게 돌려주었다. 신지홍은 정액을 건네준 순간 강렬한 박탈감에 시달리다가, 다시 정액을 가득 실은 혀가 자신의 입 안으로 밀고 들어오자 이성을 잃고 그 혀를 빨았다.
"으흥, 응, ㅤㅉㅠㅂ, ㅤㅉㅡㅂ, 꿀꺽!"
지홍이 정신을 차려보자 눈앞에 짖궂은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사부가 있었다. 자신이 정액을 빨아먹느라 눈이 뒤집혔었다는 사실을 알아챈 지홍은 부끄러움에 죽고 싶은 표정이 되었다.
"아하하. 결국 지홍이 네가 다 먹은 모양이나. 그래서야 어디 보답이 되겠느냐?"
"죄, 죄송합니다, 사부님..."
"호호호, 괜찮아. 우리 귀여운 지홍이가 먹는다면... 더 줄수도 있단다."
사부의 말에 담긴 놀랍도록 끈적한 음욕에 지홍의 가슴이 크게 뛰었다. 같은 여자가 보아도 반할 정도로 고운 자태가 색기에 홀려 요사스럽게 웃는다. 그리고 살짝 내리깐 눈으로 눈웃음치며 엉덩이를 탁자에 걸쳤다. 보여주려는 듯 천천히 치마를 걷어 젖히자, 훅 하고 음부의 내음이 몰려오는 착각이 든다. 착각만은 아니다. 간밤의 정사 이후 아직 씻지 않은 아랫도리는 아직도 넘쳐흐른 정액과 음액의 비린내로 가득했다.
"여기... 핥을래?"
자신의 것보다 압도적으로 새카만 음모를 열어 젖히고, 그 밑에서 드러나는 동굴을 연지홍은 숨죽이고 바라보았다. 여성의 성기를 이렇게 자세히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자신의 성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르지만, 스승의 음부가 자신의 것보다 압도적으로 음란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건 분명했다. 저 정숙해 보이는 얼굴의 아래에 이렇게 늘어지고 새카만 음순을 숨기고 있었다니. 게다가, 저 뻐끔대는 동굴 안에, 저렇게나 정액을 가득 품고서...
지홍은 어느새 얼굴을 스승의 가랑이 사이에 파묻고 있었다. 어느새 쩝 ㅤㅉㅠㅂ 거리는 개처럼 음란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게 바로 자신이 스승의 보지에서 정액을 빨아 먹느라 내는 소리란걸 알아 차리곤 수치심과 모멸감에 등골이 오싹했다. 하지만 혀는 멈추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더 정액을 퍼 내려고 혀를 꼿꼿이 세워 스승의 보지속으로 밀어 넣고 후벼내기 바빴다.
"훗, 응...! 지홍이... 잘 하네? 당신, 후으! 아침부터 뭘 가르치신 건가요?"
"허허, 내가 무슨 재주가 있다고 그런걸 가르치겠소. 아마 여자의 일이니 여자가 잘 아는거 아니겠소?"
"그런가...요..? 핫, 거기! 으응! 좋아, 좋아! 흐윽!!"
"부인이 기뻐하니 보기 좋구려. 그럼 나도 우리 귀여운 강아지에게 상을 줘야 겠는걸."
강아지? 그게 자길 말하는 거란걸 깨닫기도 전에 엉덩이를 커다란 손이 붙잡았다. 그 손은 쉽사리 치마를 뒤집어 허리를 숙인 자신의 둔부를 드러냈다.
"부인의 아랫입이 지홍이의 윗입을 탐하고 있으니, 나는 지홍이의 아랫입을 쓰겠소이다."
그 말의 의미를 깨닫자 기대감에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어젯밤 맛보았던 온몸이 부서지는 듯 하는 쾌락. 너무 거대해서 무서웠지만, 이제 그 쾌감이 없이는 살 수 없으리라고 막연히 깨닫고 있었다.
"어머나."
"훗."
그 마음이 드러난 것이리라. 신지홍은 힘껏 까치발을 들며 엉덩이를 치켜 올렸다. 자지를 받아들이려 한껏 들이댄 엉덩이 사이에서 지금 자신의 혀에 휘저어지는 음란한 동굴보다 훨씬 작은 구멍이 필사적으로 애액을 짜내고 있는걸 느낀다.
아기 강아지처럼 뒤에서 꿰뚫릴 준비를 하는, 어제까지 처녀였던 여자의 치태에 두 부부는 기특하다는 듯 미소지었다. 서로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마주 웃고, 헐떡이는 신지홍의 등 위에서 둘은 입맞춤을 나눴다.
자신의 가랑이 사이로 밀고 들어오는 자지의 감촉에 머리가 하예지면서도, 신지홍은 자신의 머리위로 입맞춤을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감동했다. 이 사이좋은 부부의 모습은 어린시절부터 피붙이 한명 없는 홀몸으로 검의 길을 걸어온 그녀가 보기에 이상적인 광경이었다. 가족의 따스함을 몰랐던 그녀는 부지불식간에 서문교를 어머니로, 서문화령을 동생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인 연기하만은 남자에 면역이 없는 그녀가 가족으로 인식할 수가 없었고, 그렇기에 기피했다. 무의식중에는 그를 오히려 자.신.의 가.족에 끼어든 방해물로 취급조차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지금 그녀는 더없이 확실하게 이 부부와 이어져 있었다. 부인의 보지를 핥으며 뒤에서 남편의 육봉으로 꿰뚫린다는 극도의 도착적인 상황이었지만, 그녀를 매게로 부부의 성기가 이어져 있다는 상징적인 상황이 신지홍에게 더 없는 환희와 기쁨을 주었다. 자신은 더 이상 이 부부의 이방인이 아니다.
"쥬세여! 제게, 후우, ㅤㅉㅠㅂ, 하악! 정액 주세영!"
"하하하하!! 완전히 아기가 되어 버렸군."
"네! 아기! 아기에여! 정액! 윗입! 아랫입! 다 주세요!"
"이거 둘째가 생긴 기분이구려. 부인-. 이 음란한 둘째에게 어서 마실걸 주시오!"
"네, 네!"
명령을 받아 서문교는 자신의 풍만한 양 가슴을 터져라 움켜쥐고, 유두를 비틀며 절정에 올라 보짓물을 짜내다. 한층 더 왈칵거리며 쏟아지는 보짓물을 후르릅 마시며, 신지홍은 마음 깊이 울부짖었다. 마침내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았다는 강렬한 안도감과, 이 두 사람에 대한 무한한 충성을 맹세하며 그녀는 허벅지를 덜덜 떨고, 화려하게 오줌을 지리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서문화령은 무표정하게 찻잔을 기울였다. 때마침 분 바람이 그녀의 고운 머리카락을 헝클어 한손으로 머리를 넘기자 갸느다란 목선이 드러난다. 그 자태에 뭇 남자들은 숨이 막히는듯 신음했다. 여기 모인 남자들은 모두 낙양에서 손꼽히는 청년 고수들이었다. 대명이 자자한 13걸 모용준의 아들인 모용탄이 낙양구경을 왔다는 말에 서문화령이 주최한 뱃놀이다. 급히 마련한 자리였지만 초대장을 받은 사람은 단 한명의 불참자도 없었다.
하지만 그 영웅호걸들이 벙아리 냉가슴 앓듯 정작 서문화령에게는 말을 못 붙이고 꼬박 하루가 지나갔다. 그들은 모두 제각기 자신만만한 청년들이었지만 상대의 격이 너무 높았다. 선녀처럼 고운 자태는 물론이오, 어머니는 혼자서도 강호의 거대문파를 능가하는 삼신녀. 게다가 말은 안했지만, 그녀 본신의 실력 또한 여기있는 어떤 남자가 세명이 연합해도 이길 수 없으리라.
재주가 너무 뛰어난 부인을 얻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는 바로 저 서문화령의 아비가 증명하고 있었다. 연기하는 낙양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였고 그 덕에 천하가 부러워할 미인을 아내로 얻었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딸 하나만 있을 뿐. 소문에는 아내에게 눌려 폐인이 되어 뒷채에 은거한다는 말도 있고, 자녀가 없는 이유는 연기하가 불능이 되어 버려서란 소문마저 있다. 저런 미색을 낳은 어미를 앞에 두고도 남자가 육봉을 세울 수 없다니 젊은 그들에게는 믿어지지 않는 말이었다.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특히 서문 소저. 다음에 산동땅에 방문하실 일이 있으시면 꼭 제게 연락을 주셔야 합니다. 오늘 받은 호의의 세배를 되돌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벙어리로 만든 두번째 원인인 청년, 모용 탄이 마지막으로 자리를 파하는 인사를 했다. 아비를 닮아 호남아의 기운이 가득한 외모와, 하룻밤의 놀이였지만 여지없이 드러난 시원한 인간미. 게다가 은연중 풍기는 기도는 13걸 모용준의 진전을 충실히 이었음이 분명했다. 거기다 이번 모임의 주빈이다보니 그가 서문화령의 곁을 멤도는 걸 막을 수단이 없었다. 모용탄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던 여고수들도 서문화령을 노려볼 뿐 냉가슴을 앓기는 마찬가지 였다.
결국 그렇게 아무일도 없이 뱃놀이가 파하고, 모용탄은 서문화령을 배웅했다.
"저는 이제 아버님을 ㅤㅉㅗㅈ아 다음 약속장소로 눈썹이 빠지도록 달려가야 합니다. 하하. 낙양을 뒤로하자니 발걸음이 무겁군요. 이 아쉬움은 산동에 꼭 한번 방문해 주시면 그때 풀겠습니다."
"모용 대협께 소녀의 인사를 전해주세요."
"저도 연대협께 꼭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아, 물론 서문 대협께도요."
서문화령의 눈이 조금 커졌다. 모용탄이 아버지의 이름을 언급하기만 해도 대단히 섬세하고 꼼꼼한 성격이라 여겼을텐데, 삼신녀보다도 먼저 아버지의 이름을 꺼내다니? 짐작가는 바가 있어 망설이는 사이, 모용탄은 정중히 인사를 하고 몸을 돌렸다.
"...아아, 어쩜 좋아. 모용 대협과 소협도 들으셨구나...."
그녀는 암담함에 탄식했다. 하긴 모용준 정도의 고수가 그런 소란을 놓쳤을리가 없지.
서문화령은 답답한 가슴으로 끙끙 앓으며 집으로 걸었다.
조숙한 그녀는 부모님의 사이가 완만하지 못함을 어릴ㅤㄸㅒㅤ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피하기 시작했고, 처음엔 다가가던 어머니도 곧 소원해졌다. 특히 요 몇년 사이는 둘 사이는 타인에 가까웠다.
하지만... 며칠전 모용 대협이 왔던 날부터 뭔가가 틀려졌다. 하지만 그 틀려진 일이... 생각만해도 서문화령의 얼굴이 붉어진다.
집으로 돌아온 서문화령은 하인들이나 가게 식구들이 오가는 분주한 외원을 지나, 극히 소수의 하인과 손님, 그리고 가족만이 거주하는 내원으로 들어섰다. 은거 기미가 보인 아버지와 본래 고적한걸 좋아한 어머니의 취향이 결합되 이 곳은 저택의 중심 중의 중심임에도 정작 저택에서 고립되어 있었다. 지금은 그 사실이 다행스럽다. 하인들에게까지 어머님의 자지러지는 교성이 들리는 날이면... 상상도 하기 싫었다. 그날 밤 들려오던 소리를 믿을 수가 없어서 몰래 갔던 창문... 그 너머에서 보였던 꿈틀거리는 육체들... 서문화령은 부르르 떨었다.
서문화령은 근거 모를 예감에 따라 인기척을 죽이고 내원을 탐색했다. 곧 찾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원내의 작은 연못가에 어ㅤㄲㅒㅤ를 나란히 하고 선 그녀의 부모는 지금까지의 날들이 거짓말인듯 환하게 웃고 있었다. 다정하게 아내의 어ㅤㄲㅒㅤ를 감싼 연기하의 모습은 당당하고 자애로웠고, 수줍게 그 손길 아래에서 남편의 품에 기댄 서문교는 중년의 나이에도 소녀같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두 사람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부드럽게 입맞춤을 나누길 반복한다. 그때마다 서문교의 눈은 사랑과 존경으로 반짝이며 온몸을 남편에게 맡겼다. 그림으로 그린듯한 아름다운 부부였다.
서문화령이 어릴때 간절히 원했던 부모님의 모습인데... 왜 일까. 저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심란했다.
그 광경에 뜻밖의 손님이 하나 나타났다. 너무나 의외라 서문교는 이마를 찡그렸다.
"...신 언니?"
평소의 그녀라면 저런 모습을 보고 다가갈리가 없다. 게다가 저 옷차림...
"야해...."
평상시 입던 검은색 무도복이 아니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신지홍은 비단옷을 맵시있게 차려입고 있었다. 무공을 펼치기 위함인지 깊게 파인 옆트임은 매끝한 다리가 엿보였고, 가슴은 반절이나 밖으로 드러나 있었다. 왜 저런 옷을 입고 있지? 왜 지홍 언니가 얼굴을 붉히고 저리로 가지? 혼란에 빠진 서문화령이 보고 있자니, 부부는 환히 웃으며 신지홍을 맞이했다. 그리고...
"?!!"
연기하가 신지홍의 몸을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짧게 입술만 대는 것도 아니었다. 신지홍의 허리를 움켜쥐고 탄력이 넘치는 엉덩이를 마음 내키는대로 주무르는 숫컷의 입맞춤이었다. 가장 놀라운건 그 신지홍이 저 애무를 얌전히 받아들이고 있단 점과, 서문교가 흐뭇한 기색으로 둘을 바라보고 있단 점이었다. 입맞춤이 끝나고 촉촉하게 젖은 신지홍의 눈에 깃든 열락과 숭배를 본 서문화령의 등에 한기가 달렸다.
- 이미... 아버님과 잤다.
확신이었다. 신지홍이 서문교와 똑같은 눈을 하고 있었으니까. 의심할 틈도 없었다. 신지홍의 다음 행동이 증명했다.
신지홍은 공손하기 짝이 없는 태도로 두 사람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연기하의 바지춤을 어루만지더니, 곧바로 머리를 그곳으로 향했다. 저게 대체 뭔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던 서문화령은 곧 그 행위의 정체를 깨닫고 그 자리에서 기절 할 뻔 했다. 어떻게... 아내이자 스승의 앞에서... 저런 패륜적인 일을!
어머니의 반응은 상식을 깼다. 신지홍의 머리를 기특하다는 듯 쓰다듬어 주자, 신지홍은 감격에 겨워 눈을 감고는 더욱 열심히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며 연기하의 음경을 빨았다.
"지홍이의 솜씨가 반나절만에 좋아지는구려."
"이런데까지도 노력파라니, 정말 성격이에요."
"읍! 우웅!"
아마 고맙다는 듯한 외침을 자지를 가득 베어문 입으로 웅얼거리는 신지홍을 보고 더욱 좋아하는 부부. 신지홍이 인간이 아니라 애완견이었다면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정겨운 풍경이 사람을 애완동물처럼 다루는 한가지로 극도로 음란한 광경으로 변해 있었다.
너무나도 큰 충격에 자리를 떠날 생각도 하지 못하고 굳어 있던 서문화령은 문득 자신의 이름이 흘러 나와 다시 정신을 차렸다.
"부인. 화령이를 보낼 곳은 정했소? 하루라도 빨리 보내야 할 터인데."
"애초에 그 아이를 맡길 수 있을 만한 곳은 한군데밖에 없습니다. 화령이는 이미 무공이 지홍이에 못지 않아 가르칠만한 스승은 난접(爛蝶)이나 빙모(氷母)뿐인데... 제가 빙모와는 그다지 친분이 없으니 역시 오랜 친구에게 부탁들 해야지요."
"난접무랑(爛蝶舞娘) 유청 대협이라면 자취가 표횰하기로 이름 높은데, 어떻게.... 하긴 부인과는 둘도 없는 벗이니 알고 있겠군. 으흡...! 지홍이의 실력이 그새 또 좋아 지는구려. 아주 제법... 후우, 허리가 저릿거릴 정도요."
"호호호. 그럼 방으로 옮겨가서 제 가슴도 좀 물려 보고 싶네요. 가슴 빠는 솜씨는 어떨까 기대가 되요."
다시 음란한 대화를 나누며 멀어져 가는 발소리에서 귀를 돌리며, 서문화령은 방금 들은 충격적인 상담을 되씹었다. 자신을 다른 사람의 제자로 보내려 한다고? 게다가 거론된 두 이름은 난접과 빙모. 둘 다 그녀의 모친과 어ㅤㄲㅒㅤ를 나란히 하는 삼신녀다. 이 이름들의 무게만 들어도 결코 농담이 아니란건 분명했다.
하지만 왜? 이미 서문화령은 삼신녀를 스승으로 두고 있다. 게다가 무공도 완성이 눈앞이다. 이제와 다른 사람의 제자로 가 봐야 배울것이 많긴 커녕 혼란이 올 것이다.
그런데도 굳이 자신을 보내려는 이유는... 짐작가는 바는 하나밖에 없었다. 이 음란한 생활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혐오감과 혼란에 빠져 서문화령은 돌아왔다는 인사를 드리는것조차 피한채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저녁식사.
실로 오랫만에 온 가족이 함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신지홍까지 가족식사에 초대된 건 그녀가 온 이후 손에 꼽을 정도였다. 서문교의 특명으로 호화로운 요리를 아낌없이 차리고 향기로운 술까지 꺼낸 자리에 끝없이 넘치는 웃음 소리. 서문화령이 바라던 단란한 가족상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습게도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저녁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그녀였다.
"몸이 안좋다고 오자마자 인사도 못하고 방에 틀어박히더니... 괜찮니?"
시무룩하게 앉아 있는 딸을 보며 서문교가 걱정스레 묻는다. 서문화령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다른 세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
바보라도 눈치챌 수 있을만큼 세 사람의 분위기는 끈적거렸다. 연기하를 가운데에 두고 앉은 두 사람은 서문화령의 시선을 신경쓸 정신도 없이 흠뻑 빠진 남자에게 교태를 부리고 시종을 들기 바빴다.
"네..."
거북스럽게 대답하며 없는 식욕으로 젓가락을 깨작거리고 있자니, 연기하가 헛기침을 했다. 그게 신호인듯 서문교가 자세를 잡고 말했다.
"화령아. 오늘은 중요한 말이 있단다."
"네."
"네 실력이 너무 빨리 늘어 기쁘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구나. 이럴때 곁에 두고 싶은 것이 어미의 마음이지만, 더 넓은 세상을 알아야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않는..."
"그럼 곁에 두세요."
자신의 말을 자르고 들어온 서문화령의 태도에 서문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언제나 조용조용하던 애가 별일이다. 가족의 품을 떠나기 싫다니, 아직도 애구나...라고 서문교는 잘못 생각하고 웃었다.
"호호. 걱정 말거라. 지금의 너를 가르칠 사람이 흔하겠니? 너도 좋아하는 유청이에게 부탁할 생각이다. 그 나비같은 애를 따라 천하를 일주해보면 집으로 돌아오기가 싫을지도 모르-."
"어머님 곁에 있을래요."
그제야 딸의 태도가 이상하다고 눈치챈 세명이 서로 시선을 교차했다.
"솔직히 말해주세요. 제가 방해에요?"
급기야 견디다 못한 서문화령이 불쑥 물어왔다.
"대체 무슨일이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세분 다 이상해요. 이상하다고요. 어머님의 무공이 하루 아침에 변하고, 바, 밤마다... 게다가 신언니도..."
차마 수치스러워서 뒷말을 잇지 못하고 바닥을 노려보면서도 서문화령은 외쳤다.
"두 사람의 무공으로 내가 숨어 있는 것도 모를 정도로 그렇게 정신이 팔려서! 그, 그, 그런 추잡한 짓을... 그래서 내가 방해니까 ㅤㅉㅗㅈ아내는 거에요!?"
딸의 뜻밖의 반응에 당혹한 세 사람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당금 무림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힐 무공의 소유자가 두사람이나 있는데도 서문화령이 숨어 엿보는걸 두번이나 놓쳤었다니 할말이 없다. 실제로 연기하와 정사를 나눈 이후 둘은 머릿속에서 애액이 분비되는 양 언제나 욕정에 불타고 있었다. 이래서는 무공 실력은 높아졌어도 오히려 무인으로써는 실격이구나... 하고 두 사람은 동시에 조금 스스로를 되돌아 본다.
"대답좀 해 보세요!"
"미안..."
고개를 푹 숙인 신지홍이 작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단호히 고개를 들더니 서문화령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한다.
"사매. 나, 연 대협을 사모해. 이분의... 둘째 부인이 되기로 했어."
서문화령의 입이 딱 벌어졌다. 확신하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대놓고 이야기가 나오자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
여고수의 지위가 격상된 이후로 무림에서 첩을 두는 행위는 급격히 적어졌다. 하지만 다처를 두는 사람 자체야 여전히 많다. 그러니 이건 틀리다. 스승과 제자를 동시에 아내로 두다니!! 사제 관계란 부모자식 관계와 동급이다. 결코 이해받지 못할 패륜적인 행위였다.
"어, 언니!!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건지 아세요? 어머님은 괜찮으세요?!"
"이런 식으로 밝히게 되 미안하구나. 하지만 나도 이건은 찬성이란다."
"다들 미쳤어! 아버님, 이상해요! 이런 난잡한 분이 아니었잖아요!"
"화령아..."
"싫어요! 다 싫다고요! 저는 어디에도 안갈 거고, 이 웃기지도 않은 결혼도 반대에요!"
그리고 서문화령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눈물을 흘리며 뛰어가는 그녀의 뒤를 황망히 바라보며 연기하는 탄식했다. 지금까지 자신의 한 일, 한 말. 되돌아 보고 놀란다. 내가 이토록이나 대담하고 음란한 남자였다니? 젊은 날 서문교를 차지하던 자신만만하던 젊은 시절의 자신이 돌아오기라도 한건가? 아니다. 지금의 자신이 계속해서 요구하는 음란한 행태들... 복음공은 그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그는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변한 자신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그는 담담했다. 그는 지금의 자신이 마음에 들었으니까.
"사춘기의 딸이란... 어렵구려."
"그렇네요... 청이를 불러서 억지로 보내야 할까요."
"...그런 이별은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지만 어쩔 수가 없겠소."
"그럼 다른 방법을 쓰시는건 어떨지요."
"지홍아!"
그 방법이 뭔지 분명했기에 연기하는 준엄한 얼굴로 꾸짖었다. 하지만 신지홍은 송구하다는 듯 고개를 숙이면서도 물러나는 얼굴이 아니었다.
"해서는 안되는 일이 있는거다. 너는 날 금수로 만들 셈이냐?"
"하지만... 하지만... 저도... 물러나고 싶지 않습니다."
"지홍아..."
"저, 연대협님꼐 모든 걸 바치고 싶습니다. 정식 결혼식 같은건 하지 않아도 좋아요. 하지만 두 분의 곁에서... 한마리 애완동물로 살고 싶습니다. 두분 곁에서 봉사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그게 제 모든거에요. 아무리 화령이가 싫어해도... 저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어요. 하지만 전 화령 사매도 좋아해요. 두 분이 영애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도 잘 알아요. 그녀를 밀어내고 싶지 않아요. 다 같이 있길 원해요."
"호호, 늦게 첫사랑에 빠진 여자애는 무섭다고요. 이 건은 당신이 지셨어요."
"부인, 당신마저..."
"지홍이도 제 동생이나 딸 같은 애에요. 저는 당신이 화령이를 안더라도 괜찮아요."
복음공은 사람을 이렇게까지 바꿔 놓는가. 지아비에게 딸을 안으라고 말하는 아내를 보며 연기하는 신음했다. 하지만 서문교는 단순히 음욕에 미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건 세상의 눈이나 도리 따위가 아니에요. 전 화령이가 가장 행복하길 원해요. 그리고 당신에게 안기면, 여자로서 그 이상의 행복이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왜 제가 반대를 해야 하죠?"
"연 대협. 부탁드려요. 화령이를 안아 주세요. 지금 그애는 너무 불쌍합니다. 그 애도 이미..."
"...너도 눈치챘구나. 맞아. 그애도 분명.."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요?"
"방금 그 애가 폭발하는 모양, 이상하지 않았나요? 그애... 스스로도 몰랐겠지만, 그건 부모의 추태에 반항하는 딸이 아니라 질투하는 여자의 모습이었어요. 당신이 저희를 안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나마 보았다면... 복음공의 위력에 은연중에 들어갔다해도 되겠죠."
"이대로라면 그 애는 평생 연대협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며칠전의 저처럼 남자따위는 모르고 살게 될 지도 몰라요. 어쩌면 더 심할지도 몰라요. 저... 처음 발정해서, 떠나려고 짐을 싸고 있었을 ㅤㄸㅒㅤ, 사실은 이대로 떠나면 연대협에게 안기지 못한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있었어요. 아마 그대로 떠났다면 이후 제 인생은 허무감으로 가득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화령이를 그렇게 만들 셈이세요?"
"다... 내 업보인가."
연기하는 탁자를 내리치며 신음했다. 그런 그를 말없이 일어난 서문교가 얼굴을 감싸안고, 신지홍은 그의 발 아래에 앉아 다리를 안았다.
"...이런 마공을 만들어 낸게 당신의 죄라면, 괴롭더라도 그 아이를 안아 당신의 여자로 만들어 행복하게 해주는게 당신의 책임일거에요."
"그리고..."
천천히 그의 다리를 쓰다듬으며 신지홍이 살짝 미소짓는다.
"...연 대협의 이곳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네요."
실제로 그의 양물은 딸을 안으라고 부인이 권할 때부터 터질듯 부풀어 있었다. 딸을 범한다. 그 생각을 처음 했던 것은 복음공이 신지홍에게 영향을 주었을때였다. 그때는 거부감이 상당했는데 지금은 미미했다. 자신의 가치관은 그 짧은 시간에도 계속 변했는가. ...그렇다면 웃으며 딸의 가랑이를 벌리게 명령하는 날도 멀지는 않을지 모른다.
연기하는 잠시 가만히 있다, 결단을 내렸다. 지금 자신이 음욕에 눈이 멀어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건 아닐까. 하지만 이대로 깨어진 관계로 살아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결단했다. 음탕하고 천륜을 거스르더라도. 모두 자신의 여자로 삼은 일그러진 관계라도. 타인이 어떻게 손가락질 해도. 그 속에서 그와 그의 여자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 길을 걷겠다고.
"아마... 화령이가 반항을 하려 할 터이니... 부인. 그 아이를 재워 두시오."
"네."
"지홍이 넌 그ㅤㄸㅒㅤ까지... 내 상대를 하거라."
"네. 전 두 분의 애완동물이에요. 뭐든지 기쁘게 하겠습니다."
서문교가 살짝 질투가 깃든 눈으로 지홍을 흘겨보고, 지홍은 죄송하다는 듯 살짝 웃어 보이면서도 정욕에 물든 얼굴을 감추지 않고 황급히 옷을 벗어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엎드렸다. 교미를 바라는 개처럼 엉덩이를 치켜 올리자 연기하는 천천히 그 허리를 붙잡고 자신의 바지춤에서 양물을 꺼낸다. 서문교는 서둘러 걷기 시작했다. 결단을 내린 그녀의 남편은 딸을 범한다는 생각에 어느 때보다 발정하고 있었다. 그 잠깐의 사이를 보지로 수음을 하며 견뎌야 할 정도로. 어서 딸을 꽃단장 시키고 안겨줘야 둘 모두 행복한 밤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보니 나, 요즘 계속 이런 역할이구나."
서문교는 젊은 아이들에게 밀리는 것 같은 느낌에 작게 탄식한다. 아직 쓸만한 미모라고 스스로 생각은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조금 더 미용과 봉사에 힘을 써야겠다. 그리고 오늘 밤이 지나면 그간 수고에 대한 포상으로 임신시켜 달라고 조르자. 그런 생각을 하며 서문교는 스스로의 음부를 적셔가며 딸의 방으로 향했다.
늘 존경하고 사랑하던 어머니 였지만, 오늘만은 예외였다.
조용히 자신의 방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서문교의 모습은 틀림없는 서문교 본인이었지만. 그건 지금까지 언제나 서문화령이 보아온 어머니가 아니었다. 한 아이의 어미가 아닌, 절대 복종하는 수컷에게 명령을 받은 암컷으로 찾아온 서문교. 그 명령이 얼르거나 사과하려고 온게 아니란 것은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지금 그녀가 경애하는 어머니는 적이었다. 자신을 꽁꽁 묶어 사내에게 던져주려 하고 있다.
난생 처음으로 서문화령은 성진태백검후 서문교가 적일때 받는 공포를 느꼈다. 삼신녀. 그 이름이 허명이 아니란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을 보는 담담한 눈을 마주하자 비무때와는 차원이 다른 한기가 덮쳐온다. 이길 수 없다. 도망조차 힘들다. 검객인 서문교가 검을 차고 있지도 않은데 그런 절망이 밀려온다.
"어, 어머님... 설마, 이렇게까지 하시는 거에요...?"
"이리될거라고 짐작하고 있지 않았느냐?"
"미쳤어... 다 미쳤어...!"
"아니, 어쩌면... 화령이는 이렇게 되길 바랬던 아닐까?"
"어머님!!"
분노에 찬 서문화령의 포효에 서문교는 담담히 웃었다.
"즐겁구나. 너와 진심으로 겨루게 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아마 단 한번뿐일 이 기회를 소중히 해, 부디 날 너무 실망시키지는 말아 다오. ...그럼 시작하자. 네 처녀를 바칠 분이 곧 오실거야."
서문교가 한걸음 내딛자마자 서문화령은 비명을 지르며 검으로 몸을 날렸다. 미미하지만 허공섭물의 이치에 따라 들썩이며 떠오른 검이 그녀의 손 안으로 빨려 들어온다. 그대로 검을 잡아 뽑으려 했으나, 검은 갑자기 부르르 떨더니 그녀의 손을 훨씬 지나쳐 날아간다. 경악에 차 바라보자 방 입구에서 한손을 내민 서문교의 손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완전한 허공섭물, 그것도 저렇게 멀리서, 이렇게 빨리?!
자신이 알고 있던 것보다 두단계는 높은 무공에 서문화령의 숨이 막혔다. 하지만 검을 뺏겼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남겨진 검집을 움켜쥔 그녀는 천천히 이쪽으로 걸어오는 서문교에게 있는힘을 다해 검격을 날렸다. 어머니니까 사정을 봐준다는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자신이 죽을 힘을 다해 공격해도 통하기만 하면 다행이고, 그 틈을 타 도망간다는게 최선의 계책이었다.
"어머나, 제법 예쁜 성성도도(星星徒圖)구나."
서문교는 따스히 웃으며 느긋이 검을 마주 내민다.
통했나?!!!
서문화령은 이를 악물며 동시에 검을 비틀었다. 언젠가 비무를 위해 생각해낸 깜짝 변초였지만, 너무 살기가 짙어 어머니나 신지홍에게 휘두르는 것은 저어되어 한번도 쑤지 않은 수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물불을 가릴때가 아니었다.
별하늘 같이 사방으로 검을 뿌리던 검법이 서문교의 검과 닿으려던 순간 휫 비틀려, 서문교의 검을 튕겨 올리며 그대로 뱀처럼 그녀의 목으로 파고들었다. 성진태백검 정에서도 가장 빠르고 살기가 짙은 초식, 은하맹람(銀河猛濫). 완벽한 연환이었다. 자칫하면 어머니의 목을 뚫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후회가 퍼뜩 들어 검끝이 흔들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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