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돼
<어디선가 본 영상을 말로 풀어낸 글입니다>
소녀는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도중 무심결에 교실 안을 들여다보았다.
한 여학생만이 집에 가지 않은 채 꼼짝없이 제자리에 앉아 있었다.
왜 저러지?
다음 날이 되었다.
학교가 끝나고 다시 집으로 가는 길에 또 교실 안을 보았다.
어제의 그 여학생이, 오늘도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집에 가지도 않고 꼼짝없이 앉아있는 소녀의 얼굴은 고민이 있는 듯 그늘이 드리워졌고 답답해 보였다.
결국 궁금해진 소녀는 친구에게 다가갔다.
우울한 표정의 여학생의 옆자리에 앉았다.
둘 밖에 없는 교실, 다정하게 말을 건네 본다.
"너 요즘 무슨 고민 있니? 얼굴이 안 좋아."
여학생은 우울한 얼굴로 말이 없었다. 괜찮다며 달래보자 드디어 입이 열렸다.
"....말하기 싫어. 너 다른 애들한테 다 말하고 다닐 거잖아."
"아니야, 말 안할게."
"....아니야 너 분명히 말할거야."
"정말 안 할거라니까."
확실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 여학생은 잠시 가만히 있다가 커터칼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살짝 그어 피가 맺히게 했다.
소녀의 손을 가져가더니 똑같이 엄지손가락을 살짝 그었다.
피가 맺힌 두 손가락을 도장찍듯이 맞대어 피를 섞는다.
피를 나눈 약속이라는 건가, 소녀는 조금 웃겼지만 엄숙하게 있었다.
"자, 이제 이렇게까지 했으니 날 믿을 수 있지? 말해 줘."
그러자 여학생은 묵묵히 소녀를 쳐다보다가 드디어 자신의 비밀을 말했다.
"나 에이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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