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다섯 개
말하기 부끄럽지만 나에게는 정신병이 있다.
사실 정신병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게 이것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거나,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다.
그것은 모든 물건을 다섯개를 사야 직성이 풀리는 강박증이었다.
주방에는 똑같는 컵이 다섯 개, 욕실에는 칫솔이 다섯 개
침실에는 배게가 다섯 개, 신발장에는 똑같은 신발이 다섯 개....
가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물건 다섯 개가 주는 마음의 평화는 그 보다 가치가 있었다.
문제는 어느 날 일어났다. 낡은 침대의 헤드보드가 떨어져나간 것이다.
침대를 사려고 매장을 돌아다니다 깨달았다.
침대를 다섯개를 살 수 없지 않은가
이 기회에 이 이상한 강박증을 고쳐보고자 상담을 받아보고,
증상이 호전 될 때까진 침대 바꾸는 것을 참기로 했다.
의사의 조언은 간단했다.
한번 눈 딱 감고 물건을 한개만 사보라는 것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침대 대신에 바닥에 깔고 잘 작은 매트를 샀다.
눈 딱 감고 한개만.
역시나 집에 오니 한 개밖에 사지 않았다는사실이 신경쓰이고
불안하고 초조해졌다. 하지만 이 과정을 이겨내야 호전이 될터
무시하고 잠을 자기로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잠결에 뭔가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내...?..어......???
의식이 들면서 소리는 점저 커져온다.
내.....ㄲ......어....?
소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건 한사람의 목소리가 아니다.
남녀노소 각기다른 목소리를 가늠해 보니 네 사람 정도 인것 같다.
내....?ㄲ....?.어....디.....어???
그 존재를 확인하고 싶지만 두려워서 눈을 뜰 수조차 없고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웅얼거리는 소리는 점점 커져만 간다.
내......ㄲ......어....디...어?????
내.....꺼.......ㅇ...??
이젠 마치 내 귀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그 소리가 내 머리속을 울린다
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내껀 어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