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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하나,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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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자 고등학교에서 깊은 밤 야간 자율 학습 도중 갑자기 정전이 되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눈이 있는자리에 눈 없이 구멍만 시커멓게 파여 있는 

귀신이 나타났다. 이 귀신은 싱긋이 웃으면서 학생들을 덮쳐 손가락으로 눈을 파서 뽑아버렸다. 


교실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학생들은 공포와 고통에 절규했지만, 귀신은 아랑곳하지 않고 

히죽거리며 학생들의 눈을 파내어 죽이길 계속했다. 이러한 학살극이 일어나자 교실에는 학생들의 

시체가 널브러지게 되었고, 그 와중에 한 학생은 미리 죽은 척 해서 살아보려고 생각했다. 이 

학생은 죽은 친구의 눈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 넣어 그 피를 묻힌 뒤, 자기 눈위에다가 쳐발랐다. 

그리고 자기도 죽은양 시체 사이로 기어가 들어가 숨을 죽이고 숨어 있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자, 귀신이 교실 안의 모든 학생들을 다 살육했는지, 더 이상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기에 이르렀다. 히히 거리며 웃는 귀신의 웃음 소리가 한 동안 들리더니, 

이내 귀신이 어리둥절해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 눈이 모자른다... 눈이 모자른다... 어디를 빠뜨렸지?  세어 보자... 세어 보자... 하나, 둘" 


귀신이 눈의 숫자를 헤아리는 소리가 교실안에 울려 퍼졌다. 그런데, 숫자 세는 것이 좀 이상했다. 

계속, 하나, 둘, 하나, 둘, 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 었다. 귀신이 하나, 둘, 하나, 둘 하고 헤아리는 

것이 몇 십분가량이나 계속되었다. 


"하나, 둘! 하나, 둘! 하나, 둘..." 


한참 동안 그 소리만 듣던, 숨어 있던 학생은, 의아한 생각에 살며시 눈을 떴다. 그녀의 

눈앞에 보인 것은, 그녀 바로 앞에 쭈그려 앉아, 바로 그녀의 두 눈을 손가락으로 번갈아 

가며 가리키면서, "하나, 둘!"하고 세고 있는 귀신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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