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백화점 화장실에서...
제가 백화점에서 보안일을 하고 있을때 일입니다.
이건 제가 제가 겪은일은 아니고..제 동료 후임이 겪은이야기입니다.
제 후임이 조금 기가 약해서 그런지는 잘모르겠지만..다른 사람보다 더 귀신을
좀더 잘보는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끔 야간에 순찰을 돌때면 귀신이야기도 좀 해주면서 공포감을...
조성하면 놀려주기도 했었는데...어느날 저녁 1시가 좀 넘은 시각이였습니다.
야간에 보안업무는 주로 침입자 나 매장순찰,작업자 관리등을 하는편인데..
후임이 그친구가 어느날 순찰을 돌러나게되었습니다.물론 혼자..서!!
보통 매장에는 은근히 사람도 없고..은근하게 적막이 흐르면서..
옷도 있고 마네킹도 있고..가끔 보면 무서울때가 있어요..마치 사람처럼 느껴질때도..
있는데...제가 일하던곳은 순찰을 높은층에서 낮은층으로 순찰을 도는데..
후임인 그분이 먼저 제일 높은 층인 6층부터 순찰을 돌기시작되었습니다..
6층에 직원들 화장실,창고,사무실등을...
순찰을 하게 되었는데..
문이 잘잠겨있는지..확인하고..
화장실 불이 켜져있길래..
후임: "이것 끄고 누가 있는지 확인하고 가야지.."
그러고 화장실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남자화장실을 들어가보니 별 이상이 없길래..불을 소등한후에..
여자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유리창을 보고 고개를 화장실 문쪽으로 쳐다보는 순간..
어떤 남자가 새하얀 얼굴의 40대쯤으로 되어보이는 아저씨가..
화장실문에다가 두팔로 문위를 잡고 얼굴을 걸친채..
제 후임을 노려보고있었다고 그러더군요..
후임: "으~아아악~"
너무 놀라서 단숨에 내려와버렸더군요..
그시간에는 작업자건 사무실 직원이건 다 퇴근하고 없는 시간이거등요..
처음 순찰 돌고 나중에 한번 더 돌라고 보낸거였거등요..
그 이후로는 후임이 화장실에 안들어가더군요..
후임이 예전에 자기 친구가 귀신 씌이는것을 옆에서 직접보았데요..
귀신이 씌이면..
이런 느낌이 든다고 후임 친구분한테 물어봤다더라고요.
누군가가 자기 몸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 든다고..
후임친구가 귀신에 씌일때 어떤 현상이 있었나면은 마치 간질 환자처럼..
눈이 흭 뒤집어지고 입에서 막거품을 물고...부르르 떠는 그런현상있잖습니까?
그런걸 옆에서 본이후로는 귀신을 무서워하더라고요..
그외도 몇번 본적이 있다고 하는데..
저도 가끔 그화장실에 들어갈땐 좀 찝찝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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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그리고 예전에 백화점 지을때 인부한분이 일하다가 높은곳에서 떨어서죽었다는 이야기를
몇칠뒤에 같이 일하던 시설팀직원으로부터 들을수 있었죠..
그분 ..제가 순찰돌때 그런이야기를 하시더군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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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가... 그러니까...1
그 때가... 그러니까... 음...
한 13~4년 됐나? 어쨌나... 암튼 그런데... 뭐 100퍼센트 실화고...
좀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틀릴 수도 있지만... 아무튼 내 기억에 남은 건
그대로 쓸 생각입니다. (밑에 글은 반말로 쓰겠습니다.)
나한테는 1살 어린, 그러나 생일이 빨라 같은 학력을 가진 여자친구가
있었다. 당시 그 아이는 남자라곤 나를 처음 사겨보았고 나 역시 진지하게
사귄 여자친구는 이 아이가 처음이었다.
10여년이 훌쩍 넘은 시대에 대학, 초년생들이 이성을 사겼으니 어땠을까?
지금과는 달라서... 순수한 면이 많았었다. 때문에 서로에 대한 집착도
컸었고... 서로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기도 했었다.
그렇게 둘의 사랑은 깊어져 갔다.
젊은 시절 누구나가 그랬겠지만... 술 자리를 가지면 있는 친구,
없는 친구 모두 모여서 술을 마시곤 했다. 정말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고
토하고 또 마셨다. 그 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그런대로 술이 센 편이라 괜찮았지만 여자친구는 그렇질 못한 듯
했다. 그리고 전부터 느꼈던 것인데... 여자친구한테는 이상한 점이
몇 가지 있었다.
1, 집에 들어가기 싫어한다.
2, 자신의 어머니를 두려워한다.(아마 그게 집에 들어가기 싫은
이유였겠지.)
3, 가끔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4, 일반인과는 다른 분위기, 일종의 백치미가 느껴지면서도...
어떨때는 살기까지 느껴졌다.
위의 사항들이 항상 마음에 걸렸지만 애써 인식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리고 나는 정말로 그녀를 사랑했으니까...
아무튼 그 날, 그녀는 많이 취했다. 나는 그녀를 업고 간신히
그녀의 집 근처까지 바래다 주었다. 그녀의 집 근처 골목 쯤에
왔을 때... 전봇대의 가로등 밑... 골목 자체도 좁고 음침했지만
그 날 따라... 더욱 음산했다.
" 저기... "
여자친구가 내 등에 업혀서...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다.
굉장히 이야기 하기 힘든 그런 말이었는지... 한참을 기다려도
다음 말을 하지 않았다.
" 뭔대 그래? "
왠지 불안한 마음이었지만 애써 웃으며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 실은... 우리 엄마, 신이 내렸대. "
이렇게 그녀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뭐 지면 상으로 자세한
이야기를 서술하는 것은 그렇고... 대충 이야기 해보자면...
그녀의 외할아버지는 시골 학교에서 교장을, 외할머니는 방앗간의
딸이라고 했다. 외할머니의 열렬한 구애로 외할버지와 결혼 한
후... 그 집안에서 그녀의 어머니가 태어났다. 그런데...
그녀의 어머니가 태어나기 전, 외할머니에게 이상한 징조가 보였는데...
동네의 무녀, 무당의 말로는 신이 내렸다고 했다.
그렇지만 외할머니는 내림굿을 받지않고 평생을 버티시다 돌아가셨고
그것이 되물림 되어 그녀의 어머니에게 전해졌다는 것이다.
그녀가 어렸을 때 부터, 그녀의 어머니는 이상한 행동을 곧잘 하곤
하셨는데... 동네 사람에게 "너 언제 언제 조심해.", "물을 조심해."
등등... 이런 예언(?)을 하셨고 그게 다 들어 맞았다는 것이다.
물론 평상시에는 정상인의 모습을 하고 계시나... 신이 들릴 때마다
미친 사람처럼 맨발로 동네를 떠돌며 옷을 찢고, 울고불고, 미친 듯이
웃고... 사람들에게 예언(?)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
역시 내림굿을 받지 않으셨는데... 그것은 1남 2녀의 자식들을
생각해서 였다.(무당의 아들, 딸이라는 소릴 듣게 하지 않으려고...)
그 쯤 이야기 했을 때... 그녀는 서럽게 울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가슴이 아파서 그녀를 말없이 안아주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단지 어머니의 그런 마음 때문에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그 때는 왜 몰랐을까? 내가 조금만 더 그녀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었다면... 그랬다면...
그런 일이 있은 뒤, 둘은 더 가깝게 지내게 되었다.
그리고 한 달 정도 지났을까? 버스 정류장에서 어떤 아저씨께 담뱃불을
빌려다가 멱살을 잡혀, 곤욕을 치루고 있을 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 여보세요? (아아, 죄송해요. 이것 좀 놔주세요. 네!?) "
" 야, 너 무슨 일 있냐? "
" ㅇㅇ구나. 아냐, 아냐. 말해...(아 죄송하다구요. 좀 놔줘요. 네!?) "
" 바쁘면 좀 이따 할게. "
" ...(이제 좀 짜증이 났다.) 말하라고 신발 새기야!! "
내가 짜증이 치민 김에 휴대 전화기에 대고 소리를 지르자, 멱살은 잡은
아저씨가 살며시 손을 놓고 사라졌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데...
전화기로 들려오는 친구의 음성이 한 순간 멍해지고 말았다.
" ㅁㅁ가 죽었어... ㅇㅇ병원인데... 와라. "
ㅁㅁ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로 오토바이를 무척 좋아하는 녀석이었다.
나 역시 그 녀석 때문에 오토바이를 배우고, 2종 소형까지 따서 현재까지도
즐겨타고 있었다. 친구의 전화를 끊고 내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당시 민중
병원...)친구의 장을 치루고 있었다. 죽은지 이미 며칠이 지났댄다.
내가 지방을 다녀오느라 핸드폰 밧데리가 없었고 덕분에 연락이 안된 것이란다.
눈물도 나지 않았다. 도저히 ㅁㅁ 녀석이 죽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 ㅁㅁ가 깔았는데...(달리다가 오토바이가 쓰러졌는데) 그 새기 머리 위로
트럭이 지나갔나봐. 머리통이 턱 밑만 남았대... "
한 친구가 망연자실 서 있는 내가 전해주었다. 그 뒤, 일주일 뒤에서야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던 중에... 문득
녀석의 죽음이 실감이 났던 것이다.
그 일이 있은 뒤, 한 동안은 술에 쩔어 살았다.
뭐 지금 생각하면 어릴 때, 치기어린 낭만이랄까? 친구의 죽음에 괴로워
하는 주인공이랄까? 혼자 그런 폼이라도 잡고 싶었던 것 같다.
때문에 여자친구에게 당연히 소홀해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친구인 녀석에게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 왜 동창 중에 여자애, S있잖아. "
" 음... "
" 왜 너랑 같이 6학년 때, 부반장 하던 여자 애. "
" 아, 어. 그래. 알아. 갸 한 석달 전에 봤는데 이뻐졌더라. "
" ... 그래, 갸 죽었어. "
" 뭐? "
" S 죽었다고... "
" ............ "
" 갸가 너 좋아했던 것은.......... "
친구가 뭐라고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하는데 내 귀에는 도통 하나도
들리질 않았다. 물론 그 여자, S를 초등학교 졸업 후에 만난 것이라곤
동창회에서 서너번 만난 것에 지나지 않았다. 특별히 정이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이는 되는 것이다.
갑자기 내 주위(?)에서 두 명의 또래들이 죽은 것이다...
기분이 좋을리가 없었다.
그렇게 또 석 달 정도가 흘렀다.
그 동안 나는 그런대로 예전의 모습을 찾고 있었고 하루하루를 즐기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서 신촌의
성공시대2라는 술집에서 모였을 때였다. 역시나 모두 거나하게 취하여 먹고
떠들고 노래하고...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여자친구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 야, 내 여자친구 못 봤어? "
" 응? 밖에 나가던데... "
한 친구의 말대로 술집 밖으로 나가니, 그녀의 아담한 등이 보였다.
" 여기서 뭐해? "
여자친구를 돌려 세우자,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얀 것이 어디 아픈 사람처럼 보였던 것이다. 게다가 울고 있었다.
" 너, 왜 그래? 어떤 자식이 뭐라고 했어? "
당시 여자친구는 정말 하얀 도화지처럼 순수한 친구였다. 때문에 내 친구들은
종종 내가 바람을 핀다거나, 사고를 쳤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그녀의 반응을
즐겼었다. 역시나 또 그랬을까 싶어 내가 묻자, 그녀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 때, 갑자기 찾아드는 불안감...
" ... 무슨 일이야? "
" ... 요즘 잠을 잘 수가 없어. "
" 왜!? 어머니께서 또 그러셔? "
" 아니... "
" 그런데 왜? "
" ... 무서워서... "
지금 글을 쓰는 내 등 뒤로 소름이 돋는다. 그 날 일을 떠올리면...
" ... 왜, 왜 무서운데? "
" ............ "
그녀는 잠자코 있었다. 그럴수록 내 불안감은 더욱 커져갔다.
" 응? 말 좀 해봐. 그래야지 내가 알... "
" ... 나와. "
" 뭐, 뭐가? "
" 죽은 사람이... "
정말 그 때도 그렇지만 그 때를 떠올리는 지금도 소름이 돋을 만큼...
그녀의 말은 소름끼쳤다. 대충 그녀의 이야기를 듣자니...
그녀가 원래 가위에 잘 눌렸다고 한다. 간혹 나랑 잠자리를 할 때도
잠든 그녀가 내 손을 움켜쥐고 놓질 않거나, 잠에서 깨어나 꼭 안아달라고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그늘 진 쪽을
바라보면서 누가 서 있다며... 울기도 했었다. 그녀가 요즘 경험하는 것은
이와 비슷한 일이었지만... 그 정도가 심각했다.
이제부터는 그녀의 말이다.
" 얼마 전에... 언니는 Tv를 보고 나는 잘려고 누웠는데... 테레비 소리를
다 들리는 거야. 언니 웃는 소리도 들리고... 나도 내가 잠이 든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더라구. 가위 눌린 거라 비슷한데... 아무튼 눈을
떴거든. 근데 몸은 안 움직여지고... 창문 쪽으로 발을 뻗고 자는데...
창 쪽에서 뭔가 하얀 게 지나가는 거야. 깜짝 놀라서 언니를 부르려는데
목소리는 안 나오고... 몸도 안 움직여지고... 그 때, 갑자기 창문 위
쪽에서 검은 게 조금씩 내려오더니... 보니까 머리카락인데 그 사이에서
붉은 눈동자가 나를 살며시 쳐다보는 거야. 나는 무서워서 막 울음이
나올려고 하는데... 눈물도 안나오고 목소리도 안나오고... 그러다가
갑자기 하얀 소복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친 여자가 창문에 덜컹 메달리잖아.
목을 맨 것 같았어. 축 목이 처진게... 데롱데롱 매달려서는...
근데 자세히 보니까... 눈만 나한테 치켜뜨고 있잖아. "
대충 이런 이야기... 그러나 이야기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 그 일이 있기 전에는... 그 날도 비슷한데... 언니가 늦게 들어와서
나 혼자 자고 있었거든. Tv 켜놓고... Tv에서 연예인들 웃고 떠드는 소리
다 들리는데... 잠든 것인지, 아님 깨어있는 건지 모르겠더라고.
하얀 소복 여자 봤을 때랑 비슷한 상황이었어... 그런데...
내 방 문이 살며시 열리는 거야. 그래서 난 너무 무서워서 소리를 지르려는데
목소리는 안 나오고... 그런데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
휴... 속으로 한숨을 내쉬는데... 순간, 소름이 오싹하게 돋는거야.
뭔가가 날 보고 있는 듯.... 그래서 목이 안 움직여지니까 눈만 위로 이렇게
치켜 떴는데... 열린 문, 그 뒤에 그림자 속에 누가 서 있는 거야.
느낌 상, 그 사람 분명 남자같고... 뭔가 말을 하는 거 같은데...
머리가... 없었어. 턱만 남아서... 나한테 뭐라고 말을 하는 거야. 그러더니
손 짓으로 자기한테 오라고... "
이 이야기를 듣자, 나는 뒤통수를 한 대 맞는 기분이었다.
동창 여자애는 목을 매달아서 자살했고 친구는 트럭에 깔려 턱만 남은
머리통이 없어졌다고 했다. 그리고 내 여자친구는 같은 조건의 사람들을 꿈 속,
즉 가위에 눌린 것이다. 물론 내가 그녀에게 내 친구들이 어떻게 죽었다고
말했다면 그녀가 지어냈다거나, 그 영향으로 그런 꿈을 꿨다고 할 수 있었겠지만
난 그 둘이 죽었다는 말조차 하지 않았었다.
대체... 그녀는 무엇을 본 것일까? 아니, 어떻게 알았던 것일까?
나는 한참을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가... 그녀에게 내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말해 주었다. 물론 그녀가 나처럼 놀랬던 것은 말 할 나위 없었다.
그리고 둘은 그녀의 외할머니의 말씀을 떠올렸지만 서로 입을 열지 않았다.
내가 내림굿을 받지 않아서... 네 엄마에게 신이 되물린 된 것 같구나.
이것은 그 날 일과는 별개의 일이지만...
그녀와 연관된 일이다. 내가 그 뒤로 군을 갔다오고 그녀는 나를 기다려
주었다. 그 3여년 동안, 그녀에게는 더 많은 일이 있었다. 이제 그녀는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있었다. 그녀 주위에서 누군가가
아프면 그 아픔을 느끼고 그대로 앓기까지 했다. 가끔은 그녀가 다른 사람인
것처럼 행동을 했으며 스스로도 조금 지나면 황당해 하기까지 했다.
특히 눈과 귀에 관련된 잔병이 지나치게 많아져서... 시시때때로 사물을
보지도 못해고 듣지도 못했다.
그 날은... 그녀와 밤을 함께하고 집에 바래다 주는 길이었다.
같이 있던 날부터 바래다 주는 날까지 그녀에게는 아무 일도 없었기 때문에
나와 그녀는 기분이 무척 좋았었다. 석양이 물들 쯤에 그녀가 집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서서 나오고 있었다.
그 근처에는 놀이터도 아니고 그렇다고 주차장도 아닌, 정말 텅 빈 공터가
있었다. 가끔 동네 꼬마 아이들이나 거기서 뛰어놀 뿐, 인적이 드문 곳...
거기에 왠 중년의 여인이 앉아 있었다. 할머니로 보기에는 젊어 보였고
아줌마라고 부르기에는 또 늙어보이는 그런 연배였다.
내가 그녀를 막 지나치려는데...
" 학생, 힘들겠어... "
갑자기 그런 소리를 하는게 아닌가?
" 네? "
" 학생, 귀신을 믿어? "
내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그녀가 또 다시 내게 질문했다. 난 이런 것은
딱 질색이라 그냥 지나칠까도 했지만... 내 여자친구를 떠올라서 잠시 그녀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 아뇨. "
" 있어. 귀신... "
" ... 네... "
" 그런데 세상에서 어떤 귀신이 제일 무서운 줄 알아? "
" 네? 어떤 귀신이요? "
" 무서운 귀신 말이야. "
" 전 귀신을 잘 모르는데... "
" 화난 귀신, 슬픈 귀신... 뭐 있잖아. "
그 쯤 되자, 난 이 아줌마(?)가 말 장난을 하려는 줄 알았다. 갑자기 왠
화난 귀신... 그런데... 잘 생각해보니 불교에서 말하는 108번뇌라는 것이
떠올랐다. 혹시 그 108번뇌의 감정, 그게 108귀신이 되는 건가?
뭐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 음... 화난 귀신이 제일 무섭지 않아요? "
" ... 아니야. "
" 그럼 뭐가 무서운가요? "
" 슬퍼도 울어, 기뻐도 울어... 희노애락이 모두 담겨 있어. "
" ............ "
" 울음... 우는 귀신이 제일 무섭지. 네가 바로 우는 귀신상이야. "
정말 어찌나 무서웠던지 난 그 자리에서 뒤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 동안 내가 울상이라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을 뿐더러, 우는 귀신상이라니...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그녀의 태도가 무섭기도 했다.
" 모든 귀신이 네 앞에서는 힘을 못 써. 잘 지켜... 옆에서 떨어지지말고... "
그녀가 이렇게 말했다. 10년이 훨씬 지난 일이지만, 난 그 날 일을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 그녀는 분명히 저렇게 말했다. " 잘 지켜. "라고...
뭘 지키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난 분명히 그녀를, 내 여자친구를 지켜주란
소리라는 것을 알았다.
그녀와는 13년 동안을 만났다. 물론 만나고 헤어짐을 수도 없이 반복하였고...
그것이 언제 끝날지는 모른다. 그 뒤에도 그녀와 얽힌 수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그것은 다음 기회에 할 수 있으면 하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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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가... 그러니까...2
그녀에게는...
내가 알 수 없는, 볼 수 없는 것들이 보였다. 그리고 그것들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내가 군을 제대했을 때, 그녀는 다니던 대학을 관두고 미용일을 시작했다.
이런 말을 하면 그렇지만, 지금보다 10여년 전인 그 때에는 미용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좋질 않았다. 나 역시 그런 시선들이 싫었고 그녀가
그런 취급을 당할 것이 싫었다. 살짝 반대 의견을 말했지만 웬일인지 그녀는
강경하게 그 일을 고집했고 결국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2년 정도가 지났다.
군대를 제대할 때부터 느꼈지만 그녀의 술버릇이 나빠져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나 몰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잦았고 툭하면 외박을 하곤 했다.
처음에는 단지 집에 들어가기 싫기 때문에, 어머니 때문에 그러려니 했지만
날이 갈수록 달라지는 그녀의 모습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그 날이 왔다.
당시 나도 대학을 관두고 Pc방 설치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20대 중반에
어린 나이로 시작한 것이지만 그런대로 돈을 만질 수 있었다. 사실 웬만한
사람이 벌 1년치 봉급을 한달이면 벌곤 했었다. 그랬기 때문에 나는 그녀를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동거에 들어갔다. 그녀도 일을 하고 나도
일을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식사나 빨래 같은 일은 하기가 힘들었다.
무엇보다도 그녀의 손에 물을 묻히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생각한 것이 괜찮은 모델에 장기 투숙하는 것이었다. 상황이 더 좋아지면
호텔로 옮길 생각도 했었다. 그게 내가 그녀를 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내가 급전적으로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 술 주정을 하거나, 다른 여자에게
시선을 돌린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내게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분명 그녀가 나를 바라보는 눈에는 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러나 가끔씩 이상한 생각에 그녀를 보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 증오스럽게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섬칫한 마음에 말을
걸어보려 하면... 그녀는 고개를 돌려버리곤 했다.
" 왜... 그래? 내가 무슨 잘못했어? "
이렇게 물으면... 나를 외면한 체, 이렇게 대꾸하는 그녀.
" 아니. 피곤해서 그래. "
그럼 나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것이 후회가 된다. 그녀의 눈빛에
담긴 의미를 생각했었어야 하는데...
그녀는 점점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늦어졌다.
내게 거짓말을 하고 나도 모르는 타인들과 술자리를 가졌고 곧잘 연락조차
되지 않았다. 나는 점점 불안해 졌다. 일의 특성상 지방으로 출장을 가거나,
늦게 퇴근하거나, 아니 일찍 퇴근해도 마찬가지였다. 늘 그녀를 기다려야
했다. 연락은 항상 되지 않고... 이른 아침이나 새벽이 되서야 그녀는
들어왔다. 혹은 연락됐다. 그럴수록 나는 점점 그녀에게 집착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녀 역시 내게 집착했다.
잠든 내 소지품을 뒤지고, 옷가지를 뒤지며 혹시라도 있을 다른 여자의
흔적을 찾았다. 당시 난 별명이 일편단심 민들레라 불리울 정도로 그녀에게
미쳐 있었다. 다른 여자는 고깃덩이라고 부를만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내게 집착하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갑자기 그녀가 연락도 없이 사라졌다. 직장, 미용실에 찾아가 보았지만
출근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녀의 집에 찾아가고 싶어도 그녀가 전부터
만류했던 터라... 그녀에게 피해를 줄 것 같아서 찾아가지도 못했다.
그리고... 다음 날 저녁...
그녀가 돌아왔다.
" 헤어져. "
돌아와서 딱 한 마디... 이별을 내게 말하는 그녀.
나는 이유를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입을 굳게 다문 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를 달래보려고 별 수단, 방법을 다 써 보았지만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대체 왜...
결국 난 미친듯이 화를 냈고 그제야 그녀가 이유를 말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 집에서 점을 봤는데, 너랑 헤어지래. "
... 그녀의 집에서는 나랑 존재를 아예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점을
보고 헤어지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냉정하게 짐을 챙겨서 나가버렸다.
그 뒤, 내 생활은 말이 아니었다. 어린 나이에 큰 돈을 벌고 있었으니...
내가 하지 못할 일이란 없었다. 여자를 사고, 노름을 하고, 약에도 취해
보았다. 그렇지만 그녀를 잊기란 쉽지 않았다. 사장이 그런 형편이니...
회사가 잘 돌아갈리도 만무했다. 자재비를 쓰는데 공사를 대체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결국 쉽게 성장한 내 사무실은 쉽게, 그리고 빠르게
망해갔다. 그녀가 떠난 지, 6개월 만에 내 수중에는 단 돈 10만원도
남지 않았다. 게다가 친구의 여자까지 건들여서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말았다. 결국 나 좋다고 따라다니는 술집 아가씨의 집에서 빌붙어 사는
지경에까지 빠졌다. 그러던 어느 날...
내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였다.
" 흑흑... 용서해줘. "
첫 마디가 이거였다. 8개월 만에 만난 그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약간 통통한 편이어서 치마를 잘 입지 않았는데 내 앞에 나타난 그녀는
늘씬한 다리를 들어내며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게다가 외모 역시
성숙해 있었다. 술집에 앉아 둘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다른 남자와 약 2달간 살았다고 했다. 내 마음이 어떤지도 모른체,
그녀는 계속해서 그런 이야기를 늘여놓았다. 잠자리 이야기까지 하는데...
순간 난 이 여자가 미친 줄 알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헤어진 남자에게
용서를 구하러 와서, 다른 남자와 잠자리 한 이야기, 같이 산 이야기를
하겠는가?
" 너... 미친 년이냐? "
나는 정말 믿을 수 없는 그녀의 행실에 이렇게 말했다. 그러자 그녀에게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내가 알던 그녀가 아닌... 타인을 대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
" 그 사람한테 2백만원을 카드에서 뽑아서 꿔줬는데... 못 받고 있어. "
내 질문에 뜬금없이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난 어처구니 없었지만...
일단 그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아는 사람 동원해서 내가
받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이야기까지 해서 뭐하지만...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아서 한다.
그 날 밤... 그녀는 나와 잠자리를 원했고 둘은 허름한 여관으로 들어갔다.
자세한 설명을 하기는 그렇고... 결론 부터 말하자면...
이상했다. 수줍어서 하지도 않던 짓까지 하고 관계 중에는 음담패설을 늘어
놓았다. 마치 색에 미친... 한 마디로 색녀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물론 내가 남자인 만큼 그것이 싫지는 않았지만... 정말 이상했다.
쾌감 속에서 나는 내내 생각했다.
너... 결국 신들린거니?
약 다섯 달 후, 그녀가 또 내 곁을 떠났다. 역시 이유가 없었다.
카드에서 2백만원을 뽑아 꿰준 돈은 받아냈다. 그러나 카드빚은 오히려
8백만원 정도로 늘어났다. 다섯 달 동안 그녀는... 정말로 미친듯이
카드를 썼다. 아무리 말리고 화를 내도 그녀는 쓰고 또 썼다.
그리고 내 곁을 떠났다.
그렇게 그녀는 수시로 나를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대체 몇 번이나 그렇게 떠나고 돌아오기를 반복했는지 모르겠다.
이상한 점은... 그녀가 떠나고 돌아왔을 때, 늘 다른 모습이었다.
외모부터 성격, 성적 취향, 타인을 대하는 태도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중인격장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확연히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이번에는 이별의 기간이 좀 길었었다. 약 1년 2~3개월 정도?
돌아온 그녀는 그런대로 내가 알고 있던 그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단지 기운이 너무 없어, 어디 아픈 사람처럼 보였다.
" 왜 그렇게 기운이 없어? "
그녀는 그 좋아하던 술도 마다하고 내가 자주 가던 인사동의 전통 찻집에
가자고 했다. 나는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그녀, 그녀를 보는 것이 너무도
좋아서 병맥주를 시켰고 그녀는 차를 시켰다.
한참을 지난 추억과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 나 6개월 정도 절에 가 있었어. "
" 절? "
" 응... "
그녀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녀는 미용 강사로 있는 유부남과 약 6개월 동안 같이 살았다고 했다.
그것을 내가 어떻게 찾아내서 그 자식을 패고 그녀를 집으로 돌려 보냈었다.
그녀의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찻집에서 만났고 그렇게 그녀는 집으로 돌아간
것이다. 그 후... 난 그녀를 만나지 못했었다.
돌아온 그녀를 본 그녀의 부모님은 막내 딸의 너무나도 달라진 모습에
충격을 금치 못했었다고 했다. 알콜 중독 증상에 카드빚은 약 4천만원...
몸 각 부위는 정상적인 곳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쇄약해져 있었다.
낙태 수술도 10여 차례나 했다고 했다. 결국 그녀의 어머니를 결단을 내려야
했다. 외할머니가 내림굿을 받지 않았고, 그녀의 어머니도 내림굿을 받지
않았다. 결국... 그녀에게 신이 내렸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녀는 그 길로 하루에 딱 두 차례 버스가 들어오는 정말 인적이 드문
절로 보내졌다. 그 절에는 비구니와 스님 한 분이 살았는데...
귀신을 쫓고 더 이상 의학적으로 치료되지 않는 사람을 치료한다고 했다.
" 두 분(비구니하고 스님) 보는 순간... 눈물이 막 나오는 거야. "
그녀는 그 두 사람을 보는 순간부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가
절에 간 다음 날부터 치료가 시작 되었다.
역시나 그녀는 신이 들린 상태였다. 스님과 비구니는 보는 순간부터 알았다고
했다. 그녀가 절에 갔을 때는 귀신 셋이 씌운 상태였다고 했다.
남자가 하나, 여자가 둘... 남자는 강간과 살인을 밥먹듯이 하는 고약한
놈이라고 했다. 여자 하나는 남편이 자는 틈에 시동생이랑 몰래 관계를 맺을
정도로 색녀라고 했다. (또 다른 여자는 지금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귀신을 쫓는 의식이 뭐였는지는 그녀도 말하지 않았고 나도 묻고
싶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쇄약해진 각 부위를 치료 받았고 그녀는 어느 정도
건강을 되찾았다고 했다.
" 앞으로는 너 아프지 않게 할게. 나 받아줄 거지? "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다.
그녀가 또 다시 떠났다.
다시 돌아온지 한 달이 지나지도 않았을 시점이었다. 언제나처럼 간다온다
말도 없이 사라졌다. 단지 내가 당황하지도, 놀라지도 않았던 것은...
그녀가 사라지기 하루 전의 모습 때문이었다.
그녀의 눈초리...
나를 바라보는 눈초리가 달라져 있었다. 갑자기... 나를 증오하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때로는 두려움이 가득한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랬다. 그녀에게는 또 무언가가 씌운 것이었다.
울음... 우는 귀신이 제일 무섭지. 네가 바로 우는 귀신상이야.
모든 귀신이 네 앞에서는 힘을 못 써.
언젠가 했던 중년 여인의 말이 떠올랐다. 그래... 그녀에게 귀신이 씌우면
나와 함께 있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일인 것이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지.
물론 이런 생각도 했었다. 나랑 같이 있는데... 왜 귀신이 씌우는 것일까?
내가 정말 무서운 귀신이라면 귀신이 범접하지 못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 남자랑은 영영 맺어질 수 없을 게야.
그녀가 나를 떠나기 이틀 전, 여전히 정이 듬뿍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을 때
한 말이었다. 스님이 말했다면서... 그 스님이 틀렸다면서...
그리고 그 다음 날, 그녀는 떠났다.
또 다시 증오와 두려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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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가... 그러니까...3(군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하나 더 써 봤습니다.
이건 군에서 있던 일입니다.
일단 제가 소속했던 곳은 소위 말하는 대테러 진압 부대였습니다.
지원한 것도 아니고 차출 된 것이니... 뭐 남자들 사이에서 힘든(빡센)
부대 나왔다고 하면 자랑이 됩니다만... 그럴 의도는 전혀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1993년 4월 22일... 내가 바로 군에 간 날이다.
의정부 306보충대를 통해, 사단 훈련소, 그리고 707계열의 대테러
부대로 자대를 배치 받았다. 군에 가기 전에 대학을 두 번 다녔는데
첫 번째가 교육학과, 두 번째가 응급구조였다. 아마도 두 번째 응급구조
탓에 소위 말하는 빡센 부대로 배치 된 것 같았다.
자대는 금망봉이라고 지상에서 700미터 정도 높은 곳에 위치했다.
중대는 공수부대 보다는 많고, 일반 육군 보다는 적은 40여명...
그나마도 소대 단위로 활동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10여명이
거의 같이 생활한다고 보면 되었다. 그 때문일까?
내무 생활에서 힘든 일은 거의 없었다. 다른 친구들 말로는 일명
각잡기를 한다는데... 초반에 하루, 이틀 빼고는 그런 적이
없었다.(이것도 내 스스로 한거다.)같은 소대의 고참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 나보다 어린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동갑이거나,
나이가 많았고 이 때문에 적응하기도 수월했다. 물론 이것도 중대로
넘어오면 말이 달라졌지만... 아무튼 실질적인 생활은 무척 편했다.
훈련이 고되면 내무생활이 편하다는 말... 정말 알 것 같았다.
그만큼 하루, 하루의 훈련은 너무 힘들었다. 처음 두어달은 피똥을
쌀 정도로 괴로워서 정말 자살을 하고픈 생각도 많이 했었다.
사격은 거의 매일 갔는데, 이 때문에 나중에는 귀가 먹먹해 질 정도였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금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편이다.
왜 사람들이 말하는 가는 귀를 먹었다... 그런 것 같다.
" ............ "
난 선임 하사가 보여주는 사진을 직접 보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 이 자식, 얼었나 보네. "
선임 하사, 유 중사는 나를 놀리는 투로 말하고 있었지만 그 말에
신경쓸 수가 없었다. 눈 앞에 놓여진 사진은 그 만큼 충격적이었다.
사진에는 흰 도화지에 날짜를 적고, 한 사람의 다리를 여러 각도에서
찍어 놓았다. 그리고... 그 다리, 정확히 말하자면 무릎 부근에는
반대편이 보일 정도로 커다란 구멍이 나 있었다.
" 총 구멍이 이렇게 큽니까? "
" 그것도 제대로 관통되서 그래. 안 그랬으면 다리가 끊겨 나갔을 걸. "
유중사는 끔찍한 소리를 잘도 한다. 이 사람... 처음볼 때부터 무서웠다.
생김새는 잘 생긴 편이지만 새까만 피부에 왠지 모르게 살기같은 게
철철 넘쳤다. 하긴 하사 시절 사진을 봤는데... 놀랍게도 노란색으로
염색까지 하고 있었다. 성질이 하도 더러워서 대대장도 웬만하면
안 건들이는 인간이랜다. 별명은 깡패...
우리 부대는 하사관 둘에 사병이 세 명 정도 따라붙는다. 그래서 한 소대에는
하사관이 6~7명, 사병은 9~12명 사이가 된다. 하지만 하사들이나 부대에서
생활을 하지 중사급이 되면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그다지 가깝게 지내지는
않았다. 헌데 나와 유중사는 달랐다. 하사관도 하나에 사병이 나 혼자였기
때문이었다. 보직은 저격수였지만 의무사관 일까지 같이 했다. 아마도
나 역시 대학때 응급 구조학과를 다녔기 때문에 유중사와 파트너(?)가
된 것 같았다.
아무튼 유중사로 부터 저 사진을 본 이후로 난 내가 소속한 부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고참들에게 이것저것을 물어 보았다.
아래는 고참들이 이야기 해준 것을 대충 간추려 놓은 것이다.
" 전에는 폭파도 했었거든. 그런데 사고가 나서 중대원 두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이 팔이 병신되서... 어디 그 뿐인가, 철원 쪽에 백골이 뚫려서
우리가 지원 나갔거든. 그 때 전임 중대장 이마에 총알이 박혀서
죽었잖아. 하긴 이런 일들도 그 전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 "
" 그 전 일... 그게 뭡니까? "
" 어? 어... 아니다. 아냐. "
내게 이야기를 해주던 고참은 갑자기 당황을 하면 이내 말을 끊고는 밖으로
나갔다. 뭔가 말하면 안되는 일을 실수로 말한 사람처럼...
물론 고참들이 말한 것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건 나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마지막에 한 말이 웬지 마음에 걸리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 뒤로 몇 달 차이 안 나는 중대 고참들까지 만나서 그 전 일에 대해서
물어 보았지만 아는 사람도 없었고, 조금 아는 듯 싶으면 입을 다물고
말해 주지 않았다. 내 궁금증은 더 커져만 갔다.
그러다 그 날이 왔다.
우리 부대는 외곽 근무를 서지 않았다. 외곽 근무는 일반 육군 보병이
서 줬는데, 때문에 불침범만 서면 되었다. 그 날은 무슨 이유였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탄약고 근무를 우리 소대에서 서게 되었다. 물론 야간에...
" 으윽! "
나는 내무실을 벗어나려다 깜짝 놀라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신병 때인지라
야간 훈련을 받은 적도 없었고 야간 근무라고는 신교대에서 선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게다가 이곳은 해발 700미터 이상의 고지대, 산 위였다.
하늘에 별들이 정말... 쏟아질 것 같아. 나도 모르고 겁이 덜컥 났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웃긴 일이었지만 당시에는 정말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는 줄
알고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물론 밤에 항상 이런 것은 아니었고 가끔
날씨가 무척 좋은 날이나 그랬다. 아무튼 신비한 느낌을 주는 날이었다.
" 야, 애인 얘기 좀 해봐. "
" 아... 제 애인은 말이지 말입니다. "
" 니 애인이 말이라고!? "
고참과 이런 쓸잘데기 없는 농담이나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고참을 졸리다며 잠을 자고, 나보고 누가 오면 깨우라고
했다. 나 역시 오전, 오후에 있던 훈련으로 무척 피곤하고 졸린 상태였다.
그래서 가물가물... 잠이 오려는데... 고개를 떨구다가 세우고, 고개를
떨구다가 세우고... 한참을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가... 문득 무슨
소리가 난 것 같아서 고개를 처들었다. 아아... 지금도 소름이 돋는다.
탄약고 입구에서 약 3여미터를 가면 아주 큰 나무가 서 있었는데...
그 나무 위에서 힐긋 무언가가 보인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 k1 소총을
겨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나무 맨 위에
한 쪽 다리를 든 체로 서 있었다. 생각해보라... 아무리 큰 나무라도
맨 꼭대기의 가지는 정말 약할 것이다. 그런데 그 가지 위에 한 쪽
다리를 들고 서 있다니... 그것도 하얀 옷을 입고... 그 나무에는
언제 올라간 것이며, 이 밤에 말이다...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지른다고 질렀는데, 그것 마저도
떠듬떠듬 나왔다.
" 움, 움직이지마! 보, 보, 보초 전 3보 앞으로!!!... "
내가 얼마나 크게 소리 질렀던지 주변에서 난리가 났다. 자고 있던
고참도 깨서 나한테 달려왔다.
" 무, 무슨 일이야? 떴냐? "
" OOO 상병님... 저, 저기 위에... "
난 정말 울 것 같은 목소리로 고참에게 말했다. 고참은 내가 가리키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 뭐? 뭐? 임마. "
" 저, 저기요... 어? "
...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깜쪽같이 사라졌다. 내가 고참의 질문에
고개를 돌렸다가 다시 돌렸을 그 찰나에 사라졌다. 아무튼 고참과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는데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뛰쳐나오고 있었다.
그 만큼 내가 크게 소리를 질렀던 것이다.
결국 그 날의 헤프닝은 내가 깜빡 졸았다가, 헛 것을 본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하지만... 지금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난 분명히 보았다.
다음 날부터 난 고참들에게 놀림을 당했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는데
나중에는 하도 놀리니까 짜증이 좀 났었다. 그런데... 점점 갈수록...
고참들이 말하는 의도가 이상했다. 단순히 나를 놀리려는 것이 아닌,
내가 잘못 보았다며 자신들도 그렇게 믿으려는 그런...
" 유OO 중사님... 전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
난 하도 이상해서 결국에 선임 하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선임
하사는 뭔 소리냐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분명 전 날도 술을 이빠이 마셨던지
하루 종일 내무실 구석에 박혀서 누워있었다. 내가 고참들이 이상하다며
한참을 말하자, 그제야 선임 하사도 알아들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 애들이 말 안해주디? "
" 네, 그렇습니다. "
" 음... 말해주면 뭐 해줄래? "
" 네? 잘 못 들었습니다. -_-;; "
" 아침에 쥬스하고 점프, 냉동 짜장 가져와라. 그럼 말해줄게. "
... 이 인간 정말 치사한 인간이었다. 어찌되었건 이야기는 들어야겠고
갖다 안 바쳤다가는 또 괴롭힐테니... PX에서 음식물을 사다 주었다.
아, 참고로 우리 부대는 계급에 상관없이 PX 출입은 자유로운 편이었다.
아래 글은 유중사의 이야기를 대략적으로 써 놓은 것이다.
" 그러니까... 이 부대 전에, 원래 부대 명이 815였거든. 그런데 그 부대가
탈이 많았던 모양이야. 뭐 나도 정찰대에서 여기로 온 지... 2년 밖에
안 됐으니까 잘은 모르고... 아무튼, 사람이 많이 죽었다나봐. "
" 사람이... 왜 죽었답니까? "
" 그게... 자살한 놈도 꽤 있고, 괴롭히던 고참 쏴 죽인 놈도 있다고 하더라구.
한 10댓명이 죽었다지? "
왜, 군에 다녀온 사람들 이런 류의 이야기 많이 들었을 것이다. 전투화 끈으로
화장실에서 목을 매 죽었다던지... 그런거. 고참이 괴롭혀서, 훈련이 힘들어서,
뭐 여자친구가 떠나서 등등... 뭐 815부대라는 곳도 비슷한 이야기였다.
헌데 문제는 그 수에 있었다. 10여명이라니...? 그것도 자살로만... 한 명은
괴롭히던 고참을 사격장에서 쏴 죽였댄다. 대체 어떻게 했길래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유중사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들으면 들을 수록 무서운 이야기였다.
815에서는 고참이 후임병을 강간하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음식을 쌓는
랩이나 비닐 봉지로 자신의 성기에 씌워 입으로 애무를 시켰다고 했다.
예쁜장한 후임병을 자신의 옆자리로 불러들여 옷을 벗기고 옷 몸을
혀로 햝은 고참도 있었다고 했다. 게다가 후임병이 약간이라도 실수를
하면 철식판으로 머리를 찍어 수도 통합 병원으로 후송간 사람도 있다고
했다. 후임병의 애인을 강간한 사람도 있었는데 신고하면 후임병을
죽인다고 해서 나중에 알고 후임병이 자살한 사건도 있었댄다.
대체... 그런 부대가 정말로 존재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사실 지금도 그것을 그대로 믿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두는 아니라도
일부라도 사실이라면... 그것은 정말 지옥같은 곳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에 고참들에게 돌려가면서 강간을 당하던 후임병이 사격장에서
선임병을 쏴 죽이고, 중대장 앞에서 입에 총을 물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덕분에 815부대에 대한 이야기가 외부에 세나갔고 상부에서는
급하게 부대를 해체하고 부대원들은 다른 곳으로 전출 시켰다고 했다.
부대원 하나가 자신의 입에 총을 물고 자살하는 광경을 지켜본 중대장은
정신과 치료를 아직까지 받고 있다고 했다.
유중사의 이야기가 다 듣고 나자, 소름이 끼쳤다.
정말 그런 부대라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은 곳에 또 다시
세워진 부대라면... 생각하기도 싫었다.
약 2주 뒤에 알았지만 내가 탄약고 근무를 서던 중 보았던 하얀옷을 입은
사람은... 나만 본 것이 아니었다. 원래 근무를 서던 보병들도 보았고
가끔 사정상 근무를 나간 우리 부대 고참들도 보았다. 소문은 소문으로
끝나지 않았고 결국 정신 병원에 입원한 815부대의 중대장에 관한 이야기
까지 떠돌았다. 확실히 밝혀진 바는 아니지만(어떻게, 누가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그 중대장도 결국 자살을 했고 흰 옷을 입은 사람은 그 중대장일
것이라는 소문이었다. 흰 옷이 병원 입원복 같이 생겼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나도 생각해 보니... 입원복 같았던 것 같았다.
두 달 가까이 그런 소문이 떠돌고, 사병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귀신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결국 우리 부대 중대장은 하나의 결정을
내렸다. 부대 내에서 굿을 하겠다는 거다.
뭐 그렇다고 무당을 불러서 그런다는 것은 아니었고... 도사라나,
스님이라나 그런 사람을 불러서 제사 같은 것을 지냈다. (머리카락이
있던 것으로 봐서는 스님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일이 있은 뒤, 우리 부대에서 흰 옷을 봤다는 사람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마찬가지였고...
그렇게 세월이 흘러 나도 일병이 되었다. 이제 나도 면회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밑에 글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내 애인은 바로 그 친구다.
그 친구는 참 대단했다. 토요일, 일요일... 이렇게 두 번씩... 일주일에
두 번씩 면회를 왔다.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못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찾아와 나를 만났다. 외출, 외박이 안될 때는 영내에서 만났다.
처음에는 꼴보기 싫어하던 고참들도 곧 우리 둘 사이가 각별한 것을
인정해 주었고 나중에는 같이 이야기를 하거나, 부대 내에서 같이 뛰어
놀았다. -_-;; 짬밥도 타서 애인에게 줄 정도로... 정말 잘 지냈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 이곳 사람들 참 친절해. "
" 그렇지? 모두 좋은 사람들이야. "
" 응... 그리고 이제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어. "
" 응? 하하, 괜찮아. 이제 훈련도 적응이 되더라. 이 근육 보라니까. "
" 너 말고... "
" 에? 그럼 누구...? "
불안감...
" 저기 저 사람들 말이야. "
그녀가 손으로 가리키는 방향에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 탄약고 옆의
큰 나무가 있었을 뿐이었다.
지금은 헤어진지... 음... 한 2년 정도 된 거 같군요.
사람 마음이란 게... 쉽지 않더군요.
물론 주위 사람들이나, 제가 생각하기에도 만나면 안될 것 같은데...
어떻게 연락이 되면 다시 만나게 되더군요.
그 때까지 만나던 사람도 팽겨치고 가게됩니다.
사람 마음이란거, 정이라는 거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거 아니겠습니다.
하긴... 나 자신도 이해하기 힘든데 남들이 이해하기란 더 힘들겠네요.
아무튼... 점점 만나고 헤어지는 게 힘들어지지 않네요.
아니, 쉬워진다는 게 옳을 듯... 세월이란 게 무서운 겁니다.
처음 그녀가 떠났을 때, 정말 죽을 것 같지 아팠는데...
이제는 무덤덤...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힘들게 살지는 않습니다. -_-;;
그 여자만 보고 사는 것도 아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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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그 뒷편의 무서운 괴담...
눈팅만 하다가 첨 글을 올리게 되는군요^,.^;;
제 글이 혹시라도 명예훼손등의 법적 문제를 일으킬까...하는 노파심에
실명은 생략하거나 가명으로 수정하여 적겠습니다.
(이하 평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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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밥벌이는 음악이다. 클래식같은 장르를 얘기하는건 아니다.
소위 말하는 대중음악을 하고 있다.
가수 공연, 녹음 뭐 그런 계열의 일들이 내 주된 일들이다..
2년 전 쯤인가... 그날도 모 가수 공연을 끝내고 뒷풀이를 거하게 하고 있었다.
술기운도 꽤 오르고 할 무렵, 갑자기 가수 김정학(가명)씨의 이야기가 나왔다.
8~90년대에 포크가수로 활동하시다 돌아가신 김정학씨..
난 아직 그시대에 학생의 신분이였기 때문에 직접 만나뵌일은 없었기에,
술을 마시며, 조용히 형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뭐 예상대로 한창 그분이 활동하시던 시절에 함께했던 옛추억의 회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점점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게 아닌가..
얘기를 듣자하니, 김정학이란 사람... 신기(神氣)가 있었던 모양이다.
내가 그자리에서 첨 들었던 일화는,
밤늦게 귀가하시던 김정학씨가.... 어깨가 너무 무겁고 아파서
이상하다싶어 위를 쳐다봤는데, 왠 여자가 어깨를 밟고 올라서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더란 이야기였다.
난 그 이야기를 들으며, 왠지 어디서 들어본 떠돌아다니는
그저그런 뻔한 이야기 스타일이라 생각하며 피식 웃어버렸다.
왜, 많지 않은가... 귀신이 업혀있었다던가 하는 류의 얘기..
이야기는 오고가는 술잔속에 계속 진행되었다.
헌데 이제부터 듣게되는 이야기들이... 정말 내귀를 의심케 하는것들이였다....
하루는 김정학씨와 함께 술을 마신 형들이 2차로 김정학씨 집엘 몰려가게 되었다고 한다.
헌데, 집에 들어서자마자 김모씨... 자신의 아내를 보고 대짜고짜 상욕을 하는것이였다.
차마 입에 담지못할 욕들을 거침없이 내뱉는 김정학씨를, 주위 형들이 겨우겨우 말려
데리고 나왔다고 한다.
잠시 뒤 상황이 진정된 후, 김정학씨가 사람들에게 입을 열었다.
"주희(가명)가 내 와이프 머리끄댕이를 잡고 업혀있다."
(주희라는 여자는 그당시 여러 가수 콘서트때 코러스를 해주는 사람이였다.)
그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형 무슨소리야, 주희 지금 지방공연 내려가있쟈나? xx꺼 콘서트하러"
"아냐임마! 내가 똑똑히 봤다고. 주희 그년이 내 마누라 머리끄댕이를 잡고있어!
내가 그년한테 상욕을 퍼부어도 갈 생각을 안해 그년이"
형들은 왠지 불길했다고 한다. 그렇찮아도, 김정학씨의 신기에 대해선 익히 알고있었기에....
불길한 예감은 바로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그일이 있은 바로 다음날 전화로 들은 바에 의하면...
지방공연을 마치고, 주희라는 여자는 바로 동료 몇몇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서울로 떠났다.
그들은 고속도로가 막혀서였던지, 국도를 타고 달리고 있었다.
갈길은 먼데, 앞에 가는 트럭 한대가 제속도를 못내고 비실비실거리고 있길래..
추월을 하려고 중앙선을 넘어가버린 것이다.
중앙선을 침범하자마자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덤프트럭과 정면충돌...
그자리에서 그여자는 직사하고, 나머지 일행은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실려간 것이였다.
형들 이야기에 의하면 그여자가 직사한 그 시각쯤이... 김정학씨가 아내에게 욕을 하던 시간대와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2차로 김정학씨 집으로 몰려가던 그 새벽이... 그 여자가 교통사고로 직사한 바로 그새벽이였던것이다.
하필.. 그 사고가 있기 며칠전, 김정학씨의 아내와 그여자가 심하게 다퉜다고 하니...
정말 그얘기를 듣는 순간 난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야기는 계속 흘러~ 김정학씨의 이야기에서 주희란 여자의 이야기로 주제가 자연스레 옮겨져갔다.
"쯧쯧.. 주희녀석 정말 불쌍하지..."
혀를 차며 형들은, 한창 젊은 나이에 사망한 주희를 안타까워 하며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갑작스레 사망한 사람은, 자기가 죽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이승을 떠돈다고 한다.
이... 그 여자도 그런 경우였나보다.
주희가 사망하고난 후, 어느날...
형들은 모 가수의 콘서트가 있어... 무대에서 연주하고 있었다고 한다.
공연이 잘 끝나고... 밴드 대기실로, 밴드중 한명인 현준이(가명)형의 부모님들께서 들어오셨다.
그분들... 들어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아들~~ 너무 공연 잘봤다~ ^^ 근데 주희는 왜 안보이니?"
어리둥절한 현준이형... "어머니, 무슨소리예요? 주희가 안보이냐뇨?"
현준이형 부모님의 말씀으론,
공연을 보고 있는데... 코러스하는 사람들 옆에서 그여자가 같이 코러스를 하고 있더란 얘기다.
그 부모님들만 그여자가 사망했다는걸 모르고 있던 것이였다.
순간 대기실에 정적이 흐르고.... 밴드들 모두 얼어붙어버렸다.
현준형의 부모님들... 뒤늦게서야 주희가 이미 얼마전에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많이 놀라셨다고 한다.
그 이후로도 다른 콘서트장에 자꾸 나타나서 목격되는 일들이 많았다고 한다.
공연스탭들 사이에 섞여 서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던지...
무대 뒷편 어두운곳에서 갑자기 마추친다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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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예중 다니던 동생이 겪었던....
제겐 미술을 전공하는 여동생이 한명 있습니다.
선화예중 - 선화예고를 졸업하고 지금은 유학가있지요.
동생이 겪었던 이야기 하나를 써볼까합니다.
그때가 언제였더라...제동생이 중3이였을때니깐 1996년도네요
학교갔던 동생이 저녁에 울면서 집에 들어오더군요;;
저는 당황해서 왜 울고 들어오냐? 무슨일이냐...물어봤습니다.
제동생은 울먹이면서, 친구 현진이(가명)가 죽었다고 하더군요.
그얘기를 듣고 저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현진이라는 애는 그당시 제동생 단짝친구였습니다.
현진이는 상당히 보이시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자애였는데..
성격도 털털하고 중성적인 느낌을 가지고있어
같은 학년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상당히 좋던 애였죠.
제동생이 심적충격이 큰듯하여 그 당시엔 상황을 자세히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며칠이 지나고서야.. 그친구가 왜 죽게된건지 이야기를 듣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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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중다니는 중3애들은, 입시 막바지에 임박한 고3을 방불케 할 정도로 1년 내내 지옥입니다.
특히 선화같은 명문예술학교의 미술과 애들은 공부도 정말 살벌하게 잘합니다.
왠만큼 공부해선 내신이 잘 나올 수가 없죠.
좋은 예고로 진학하기위한 입시경쟁과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지요.
제동생과 그친구들도 예외일리 없었죠, 새벽에 학교가서 학원까지 갔다가 집에 오면 밤 11시 12시는 기본이였습니다.
어린나이에 불쌍들하죠..
그런애들이 하루중 유일하게 놀수있는 시간이 점심시간이였답니다.
제동생과 학교에서 항상 같이다니는 패거리(?)들이 있는데
얘네들이... 언제부터인가 점심시간마다 옥상에 올라갔었나봅니다.
옥상이 보통 위험하단 이유로 학생출입 금지구역이죠..
얘네들 재주도 좋지.. 자물쇠를 어떻게 땄는지 옥상에 매일 올라가서 그위에서
다들 아시는 "얼음땡"이라는 놀이를 하고 놀았다고 합니다 - -;;(그... 술래 한명 피해서 미친듯이 뛰어야 하는...ㅎㅎ)
근데 이놈의 옥상이 위험천만한게,
옥상난간 높이가 무릎정도밖에 안오는 엄청 낮은 난간이였답니다.
그리고, 옆건물 옥상이 바로 가까이에 붙어있어서... 난간을 밟고 점프하면
옆건물 옥상까지 쉽게 건너뛸 수 있었답니다, 여자애들이 겁도없이 - -;
문제의 그날도 역시 옥상문을 따고 올라가 얼음땡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 동생도 술래 피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으악!!!"하는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깜짝 놀래서 뒤를 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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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간 밖으로 떨어지는 사람의 몸은 이미 난간에 가려서 안보이고,
손만 보이는데.... 옆건물의 벽을 긁으면서 떨어지는 손이 잠깐 보이다 사라지더란 겁니다.
순간 쿵!!!! 하는 둔탁한 소리가 울려퍼졌습니다.
현진이라는 애가 술래를 피하려고 옆건물로 건너뛰다가, 옆건물 옥상에 발이 안닿고
그냥 건물과 건물사이의 그 좁은 틈새로 벽을 긁으며 떨어진 겁니다.
친구들도, 동생도 모두 너무 놀라 비명도 못지르고 그냥 난간으로 달려가 아래를 내려다 보았답니다.
아파트나 학교같은 건물 현관에 들어갈때, 그 현관 위에 있는 지붕비스무리한 조그만 장소 아시죠? 뭐, 쓰레기나 그런거 장난으로 던져서 올려놓는 그곳...
난간아래를 내려다보니, 현진이가 그 현관 지붕위에 자는것 처럼 옆으로 누워있더랍니다.
근데 그 모습이 꼭 정말 일부러 누워있는 사람처럼 편안한 자세로 보였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현진이가 누워있는 모습이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듯 했기에
죽었을 것이라곤 생각도 안했다고 하더군요.
제동생은 놀랜 마음으로 친구들과 같이 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갔습니다.
그 현관지붕은 2층 창문을 통해 올라갈 수 있었기에,
2층까지 뛰어내려가서 창문을 열고 친구들과 그 지붕으로 올라갔습니다.
막상 옆에서 보니........
현진이 누워있는 그 밑으로 피가 고이고 있었다더군요.
너무 무서웠답니다.
현진이를 바라보는 순간 아 현진이가 죽었구나 하는 걸 깨달으면서 공포감이 밀려왔답니다.
곧바로 학교가 발칵 뒤집히고, 난리가 났죠. 곧 엠뷸런스도 도착해서 현진이를 싣고 갔습니다.
제동생이 학교에서 울면서 돌아오던날... 낮에 일어났던 사건의 내용입니다.
동생이나 그 친구들 모두.. 가뜩이나 민감한 16살의 나이에 얼마나 충격이 컸을까요.
나중에 알고보니 그 애....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이미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하더군요.
시간이 흐르자 어느새 그일은 서서히 잊혀져 버리고, 제동생도 어느덧 고3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동생이 갑자기 제게 와서 입을 열더군요.
동생:"오빠? 현진이 기억나지?"
나: "응? 어... 근데 왜?"
동생:"걔가 나랑 젤 친하던 친구였잖아... 걔 죽은 뒤에 첨엔 너무 슬펐는데... 조금 지나니깐
무서워지더라구. 내 앞에 걔가 갑자기 나타날꺼 같은 생각도 들었고"
나: "귀신이라도 나올까봐? ㅎㅎ 귀신이 어딨냐?"
동생:"그렇게 친하던 앤데 꿈에서라도 안보이는게 난 좀 이상했어.
요샌 아예 현진이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근데 며칠전에 걔가 꿈에 나왔다."
나: "헐! 무섭다 갑자기.. 그래서, 꿈에 어떻게 됐는데?"
동생이 꿈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꿈에 제 동생은 택시 뒷자리에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옆자리를 보니깐 현진이가 같이 앉아있더란 겁니다.
그런데... 택시................
꿈에서 택시는 저승사자를 뜻한다고 합니다.
택시를 타고 끝까지 가면 저승을 가는 것이란 뜻....
어쨌든 제동생은 현진이가 죽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그앨 보자마자 너무 반갑고 기뻤답니다.
너, 왜일케 오랜만이냐... 그동안 어디갔던거냐고 현진이게 물었더니,
그애는 씨익 웃으면서 "아니 그냥 어디 멀리 가있었어... 오랜만이네?"
라고 대답하더랍니다.
정말 너무 오랜만이라 기쁜맘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그애와 나누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 애가 입은 옷을 보니,
그 옷.... 제 동생 옷이더랍니다.
동생이 깜짝 놀래서 " 너 그거 내 옷 아니야??" 라고 물었습니다.
그애가 대답하기를... "응 니 옷 맞아.... 너랑 나랑 옷 바꿔입었쟈나, 전에"
순간 제동생... 자기옷을 내려다 보니 정말 그옷이 현진이 옷이더랍니다.
그냥 꿈속에선 아... 전에 바꿔입었었나보다..라고 생각했다는군요.
그렇게 그냥 둘이서 어디론가 계속 택시를 타고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현진이가 죽은 그장면이 머리속에 확~ 떠오르는 겁니다.
제동생은 정말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으면서 그때부터 생각이 복잡해졌다는군요.
지금 내가 기억하고 있는 현진이의 죽음이 사실인가... 전에 꾼 꿈내용인가...
무섭기도 하면서도, 그 기억이 현실이였던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답니다.
그러면서 공포감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그때부턴 그애에게 말을 붙이기도, 쳐다보기도 무서워서 그냥 발 밑만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이상하게 현진이도 아무말이 없이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그게 더 무서웠다더군요.
제동생은 너무 무서웠지만 그냥 이대로 있으려니 미쳐버릴 것 같아
벌벌 떨면서, 그애에게 말을 걸었답니다.
"현진아.... 근데 너......... 전에 혹시 죽었던 거... 아니야?"
제동생은 말을 걸고서 현진이를 힐끗 올려다 보았습니다.
.
.
.
.
그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상태였다더군요.
그 상태에서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답니다.
제동생은 그 순간 너무 무서워서 미쳐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답니다.
현진이가 제동생을 돌아보려는 찰라...
동생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꿈에서 깨어났다더군요.
깨어나서도... 꿈이 꿈같지가 않고 방금 전까지 현진이가 옆에 있던 기분이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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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귀신이 실제로 나온 것도 아니고
그냥 동생 꿈속에서 등장했다는 것 뿐이지만
저도 현진이라는 애를 몇년전 알던 입장이고 하니... 정말 무섭더군요.
지금도 그 이야기를 회상하면 ... 그애 얼굴도 떠오르고 머리칼이 쭈뼛쭈뼛 서는 기분입니다.
한 1년전 쯤인가.... 웹서핑을 하던 중,
우연히 선화예고 재학생들이 만든 단편영화 비스무리한 영상물을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첨엔 그학교 교복입은 애들이 학교안에서 무비카메라로 어설프게 찍은 화면이 잡히더군요.
사실 그학교 교복이 정말 예뻐서 교복 페티즘 같은 묘한 기분을 느끼면서 감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용이 제가 위에 쓴 내용과 거의 흡사한... 옥상에서 떨어져 죽는 여고생의 이야기로
발전해버리는 겁니다. 새벽에 혼자 보니 별거 아닌 내용인데 너무나도 무섭더군요 - -;;
아마 몇년전에 있었던 현진이의 사망사건이 두고두고 학생들 사이에 화자가 되어,
현재 재학생들이 조잡한 영상물을 하나 찍어본 듯 한 모양입니다.
혹시 선화예중이나 예고 재학생분들 여기 계시나요?
왠지 그 사건이후 학교 괴담같은게 하나둘쯤 생겨났을 듯한데요... 그런 영상물까지 만든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