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세탁소 - 11부
제 11 부 : 촬영 #01 정수와 경애의 다시 만남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친다. 중소기업들이 무너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예 문 닫는 것이 훨씬 낫다면서 누구나 다 문닫을 궁리만 한다. 그런데도 수출은 전례없이 호황이다. 정부는 여러가지 납득할 수 없는 수치를 들면서서 OECD 국가들과 비교한다. 국가의 경제는 좋아진다고 보도한다. 국민 총생산량이 어쩌고 한다. 물가상승은 겨우 3% 란다. 택시 기사들은 이런 소리가 나로면 라디오를꺼버린다. 그리고 한마디 뱉는다. "개새X들." 그러나 내수는 바닥이다. 식당이나 술집에 가면 썰렁해서 주인들은 한숨짓는 것이 일이다. 20년 장사에 이해같은 적은 없었단다. 백화점도 명품점 빼고는 경기침체와 불황 때문에 울상이다. 동네 슈퍼에서는 소주나 막걸리가 엄청 잘 팔린단다. 이것으로 나라 꼬라지를 알 수 있단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세영은 <아이돌 세탁소>에 매출액이 점점 올라가서 만족스럽다. 그것이 정수 때문이라는 것을 세영은 알고있다. 그런데 백화점에서 점주들이 모여서 회의를 할 때에는 다른 매장들처럼 세영도 거짓말로 같이 울상을 지어준다. 가을이 되니까 모두들 일은 더 많아진다고 한다. 그런데 매출은 뒷걸음이란다. 정수는 윤해란에게 올라가서 일주일에 하루 요가를 한다. 여기도 여자들 세상이다. 모두들 몸에 달라붙는 요가복을 하고 굴곡미를 한껏 나타낼때면 정수는 정말 민망하다. 그런데 두 명의 몸매는 정말 감탄할 만 하다. 그녀들이 한쪽발로 지탕하고 스트레칭 연습을 할 때면 정수가 갑자기 난처하게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윤해란은 정수의 그런 상황을 보면서 얼굴이 빨개진다. 그런데도 윤해란은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정수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다. 세영은 배달을 위하여 직원을 더 고용하여야 했다. 고객은 하루 200명 정도였으나 이제 300 명 정도로 늘었다. 고객은 거의 다 여성들이다. 이들 중에서 정수에게 배달을 해달라는 여성들이 점점 더 늘어난다. 정수는 오전, 오후 그리고 밤에도 배달을 하여야 한다. 정수도 역시 몸은 하나 뿐인데. 생각다 못한 세영은 방침을 바꾸었다. 정수는 VIP 고객에게만 배달을 한다. 도대체 이 여자들은 정수한테 왜저러지? 정수의 친누나 한경애가 정수에게 전화를 했다. 그는 요즈음 고민중이다. 누나에게 1000만원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말해야 할 지 때문이다. "나, 정수 너랑 같이 있을 거야." "누나, 왜 그래?" "그게 아니고 .. 몇일 동안 만이야." "무슨 일 있어?" "아냐. .. 그냥 내 동생이 보고 싶네." "누나가 갑자기 가을 타는 건가?" "그럴지도. ... 그럼 정수 너는 누나가 보고싶지 않았나?" "나야 일년 삼백육십오일 매일 보고싶지." "그럼 너는 일년 내내 가을 타?" "그럼." 누나의 말소리나, 웃음 소리가 매우 밝다. 그는 밤에 서울역으로 나가서 KTX 밤차로 도착하는 누나를 맞이했다. 대합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깊이 안았다. "보고싶었다구." "누나, 알았다구." "잘 있었어? 후훗~!" 발떡 서서 누나의 배를 찌르는 그의 단단한 육봉을 짓누르면서 누나가 그에게 야릇한 웃음을 날린다. 정수는 누나와 함께 집으로 왔다. "외숙모는?" "자나봐. 늦었잖아." 둘이는 정수의 침대에 걸터앉았다. 정수가 경애의 티셔츠를 벗기려고 말아 올리자, 경애는 양 팔을 들어올렸다. 브레지어 컵에 싸인 두 젖가슴과 그 사이로 패인 골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어깨와 가슴이 불빛을 받아서 빛난다. 둘이서 침대에 마주 보고 누웠다. 누나가 정수를안았다. "내 동생 정수야." "누나." 정수는 엄마의 품에 안겼을 때의 느낌은 지금 남아있지 않다. 누나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머리를 감싼 누나의 팔에 힘이 들어간다. 누나의 살냄새가 정수를 자극한다. 정수의 마음속에서 욕망이 불타오른다. 누나는 짧은 청치마를 걷어올렸다. 음부를 감싸는 조그만 분홍빛 삼각팬티가 이미 젖어있다. 정수의 손이 누나의 팬티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누나의 입굴 사이로 그의 혀가 미끄러져 들어갔다. 그의 손가락은 열기에 휩싸인 숲을 이리 저리 헤쳤다. 그 숲의 끝에서 아래로 내려가서 덥고 축축한 계곡에서 방황했다. 누나의 혀끝이 그의 혀를 아래 위로 쓸어준다. 누나의 입술이 그의 혀를 물고 빤다. 두 사람의 거친 숨이 쏟아진다. "아잉~ .. 흥~ .. 아악~ .. 하악~ .." 그의 다른 손이 젖가슴을 움켜잡고 누르면서 돌린다. 젖꼭지를 짓누르면서 잡아당긴다. 그의 손가락이 문지르는 속살이 미끌미끌하다. 누나의 입에서도 더운 바람이 섞인 신음이 나온다. "하악 .. 하악~ .." 누나의 엉덩이가 들썩이면서 음부가 뒤척인다. 그 계곡 아래쪽에는 누나의 꽃잎이 더운 연못을 덮고있었다. 그 연못에는 깊은 동굴로 통하는 입구가 있었다. 정수의 손가락은 누나의 동굴 입구에서 배회하다가 동굴로 깊숙히 미끄러져 들어갔다. 누나의 동굴 속은 뜨겁다. "하앙~ .. 하악~ .." 갑자기 누나가 일어섰다. 치마를 내리고 팬티도 벗었다. 정수도 입고있던 옷을 모두 벗었다. 눈부신 누나의 뽀오얀 나신이다. 볼록 솟은 하얀 젖가슴이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본다. 눈에서는 욕망이 파도를 친다. 누나가 침대 씨트에 두 팔을 짚은 채로 엉덩이를 위로 들어올린다. 그의 손이 엉덩이를 주무르며 혀가 엉덩이를 골고루 핥는다. 그의 혀는 엉덩이 사이로 가서 아래로 핥아간다. 조개와 국화꽃무늬를 혀로 덮고 짓느르면서 쓸어올린다. 누나가 몸을 부르르 떤더. 누나의 조개가 퍼득인다. 허리가 뒤틀리고 엉덩이가 이쪽 저쪽으로 쉬지않고 흔들린다. "하앙~ .. 앙~ .. 아앙~ .. 하악~ .." 그의 페니스가 엉덩이 사이로 들어간다. 아래로 므끄러져 내려가다가 동굴 입구에서 멈칫한다. 그가 힘주어 밀어넣는다. 뜨거운 수렁에 빠진 느낌이다. 누나가 조여온다. "앙. .. 하앙 .. 오래만이야. .. 하악. .. 하앙." 그는 누나의 골반 뼈를 잡고 박아댄다. 누나도 뒤로 밀어쳐낸다. 누나의 허어연 엉덩이가 퍼덕댄다. 두 사람의 맨살이 부딛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격한 신음을 내뱉던 누나가 금방 절정에 올랐다. 동굴 안쪽의 벽은 그의 육봉을 조여왔다. 육봉을 잠기게 할 듯 샘물이 솟는다. 그가 육봉을 뺐다 속살이 딸려나왔다. 누나가 바로 누웠다. 정수는 누나의 몸 위로 자신을 실었다. 정수에게 눌리는 누나의 몸이, 누나의 젖가슴이 출렁였다. "하윽~ .. 하악`" 누나가 정수의 체취에 취한다. 그는 페니스를 다시 쑤셔박았다. 누나가 두 팔로 그를 안으며 신음한다. "하아앙 .. 하악 .. 하앙 .. 하앙" 그는 박아댄다. 누나의 팔과 다리가 힘주어 그를 감는다. 누나가 그에게 매달린다. 음부를 더 벌리며 들어올린다. 정수가 폭발한다. 누나도 폭발한다. 동굴은 넘친다. 두 사람의 온 몸은 열기로 발그레하다. 거친 숨을 쉬느라 두 사람의 피곤안 몸이 요란하다. 그래도 부등켜 안고 쓰다듬는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02 아이돌 세탁소에서 방송촬영 다음날 아침. 세영과 경애는 주방에서 만나서 그동안의 일들을 얘기한다. "가게에서 LBS 가 촬영할 거래요." "우리 가게를? 왜?" "안명수 기자가 정수 얘기를 프로그램으로 만든대요." "그..으..래..애..?" 경애는 세영에게 안명수에 대한 얘기와 그녀가 지난번에 취재하러 포항에 왔던 얘기를 해주었다. 세영의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진다. 세영은 경애에게 정수를 맡기고 출근했다. - - - - - 백화점 총무과에서 총무과장이 세영을 만나러 세탁소로 왔다. "LBS 방송공사에서 촬영하러 온대요." "과장님, 우리 <랏떼 백화점>이 잘나가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그게 아니라 <아이돌 세탁소>에서 촬영하겠대요." "우리가 세탁을 쫌 잘하죠? 고객만족 일등! 하하하" "사장님은 나한테 모르는 척 할거요?" "모르는 척 할고 말고 할 것이 뭐 있어야죠?" "마약 한정수씨 때문에 세탁소가 아주 잘 된다면서?"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 잘 돼도 잘못이라는 말씀이세요?" "일단 촬영 끝나고 봅시다." "다음에 오실 때에는 세탁물 맡기는 일도 겸사겸사 .." - - - - - 백화점에서는 LBS 에서 방송좔영하는 것을 이벤트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사건을 널리 알려서 고객 유치를 위한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했다. 이 날은 방문객의 수가 3배 정도로 늘어날 것에으로 예상하고, 이 날을 위한 마캐팅에 들어간다. <경품 행사>, <야외 음악회>, <노래자랑> - - - - - 안명수 기자는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박PD는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흐름에는 동의 했다. 그러나 각 씬에 대해서는 일일이 다시 쓰다시피 해야했다. 박PD 는 그 때마다 머리는 뭐하러 달고 다니느냐고 호통을 쳤고, 안명수의 팬티는 흥건하게 젖었다. "처음 할 때는 뭣이든 다 힘들어." "저한테는 취재 다느는 것이 훨씬 더 맞는 것 같아요." "순 .. 말괄량이네." "할 수 없죠." "안기자, 네가 모르는 것이 있다. 뜨고 싶다면서? 그러려면 미친듯이 쏴다니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현장을 찾아서 쏴다니는 것이 기자의 본업 아닌가요?" "그게 문제야. 너희 기자들은 발품을 팔고 다니는 것은 잘 해. 그런데 그 다음이 없단 말이다." "발품 다음요?" "그 다음에는 <엉덩이 싸움>에서도 이겨야 해. 취재 기사를 작성하건, 방송 시나리오를 쓰건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서 침착하게 상황을 깊이 생각하는 과정이 중요해." "이 바쁜 세상에?" "저렇게 경솔하니까 허구헌날 그 꼬락서니 그대로지." "제 꼬락서니가 왜요?" "취재가 별거냐 하고 생각하잖아? 가서, 보고, 본 것을 생각없이 갈겨써봐요. 물론 6하원칙에 맞기야 하겠지. 과연 그 기사가 사람들에게 <공감> 이라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겠어? 누가 그런 기사 읽고 싶대? 어떤 미친 놈들은 정신없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베껴쓰기>고 해요. 븅신들. 국민을 물로보냐?" "그건 ... " "정치가들이 왜 욕을 먹지? 국민을 물로 보니까. 너희 기자들이 만들어내는 그 기사로 너희 기자들도 국민을 물로 보잖아. 하여간에 다들 .. 욕을 벌어요." "선배님, 그래도 .." - - - - - 드디어 취재팀의 차량행렬이 과천의 <랏떼 백화점>에 도착했다. 백화점은 구경꾼들로 인하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백화점의 총무과장, 영업부장, 마케팅 부장의 입이 귀에 걸렸다. 이 간부들은 주차장에서부터 시작해서 1층 매장 입구까지 늘어서서 취재팀을 맞이했다. 취재현장의 안전을 위해서 곳곳에 경비업체에서 온 경비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 - - - - 스탭에서는 박PD가 직접 지휘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박PD와 안기자는 각 장면마다 시나리오를 현장에서 다시 의논하고 검토하면서 <현장수정>을 했다. "피디님이 현장에는 어쩐 일이시죠?" "안기자가 나를 감독으로 강등시키잖아! .. 투덜투덜" "히이잉~. .. 선배니이임." "징그러워. 저리 갓! 박감독! 밖에는 고정 카메라 A, B 만 하고 C 는 철수! 이동카메라 B 하나 더 추가!" "콜!" "안에는 고정카메라 모두 철수! 이동카메라만 A, B! 좌우로 이동조명 2개씩 추가!" "콜!" "제가 오늘 현장에 선배님이랑 같이 나오길 잘한 것 같아요." "또, 어디서 무슨 사고를 쳤어?" "그게 아니라. .. 이런 것도 모르고 제가 시나리오를 쓴다고 끄적거렸으니 ..." "한심스럽지? .. 그렇게 모르면서 무식하게 덤빌 때가 제일 용감할 때야." "그래도 다 받아주셔서 감사해요." "키워달라고 조르는데 낸들 별 수 있어? 나중에 안기자가 내 PD 일 도와주면 되잖아?" "말씀만 하세요. 분부대로 할게요." "그런데 안기자가 할 줄 아는 것이 있어야 시키지." "가르쳐주시면 ..." "관둬라. 앓느니 죽는다. 차라리 내가 한다." - - - - - 그런데 안기자는 이날 이 자리에서 한정수에게 엄청 큰 대박 선물을 안겨준다. 한정수는 이 선물을 한평생 두고두고 고마워해야 한다. 말하자면 안명수는 한정수에게 가수로서 생명의 은인이라고나 할까? 그것은 바로 안기자가 한정수를 박철호PD에게 소개한 것이다. 정수가 오디션에서 우승을 하고, 나중에 가수가 되더라도, 연예나 예능 PD 를 알아두면 그는 날개를 달게 되는 것이다. 마치 <성공>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필요한 <팝콘과 콜라> 라고나 할가? 안명수와 같이 이 프로그램의 제작을 직접 손에 쥔 박PD 역시 한정수라는 인물에 대해서 궁금해하고 있었다. 박PD는 정수가 부모 없이 누나와 자랐으며, 따로 예능 교육을 받지 않고 또 기획사와 관계없이 오디션에서 그런 성적을 올렸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시급 알바를 해가면서 재도전을 준비한다. 는 점을 인상깊게 보고 있었다. 박피디에게도 정수와 비슷한 불행한 과거가 있다. 그는 맨 처음 안명수가 들이미는 시나리오를 보고, 또 이 일에 깊이 빠져들어가면서 4차원적인 생각을 한다. 혹시 한정수와 나랑 <평행이론> 에 의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철모르고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까마득한 후배 안명수기자를 방송 분야에서 키워주기로 박PD 가 결심한 데에는 바로 그녀가 한정수라는 인물을 들이밀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안기자가 정수를 박PD에게 소개시켜준다면서 데리고 갈 때, 정수는 이 사실이 자신의 장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상상하고 있었다. 정수는 온몸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떨고있었다. "인사드려. PD님이셔." "한정수입니다. .. 뵙게 돠어 영광입니다." "자네가 마약인가?" "예. 부끄럽습니다." "안기자랑은 어떤 사이야?" "저희 세탁소 단골 VIP 고객님이십니다." "나중에 시간 내서 안기자랑 같이 방송국에 와." "예. 감사합니다. 꼭 가겠습니다." "자작곡 부른다며? 올 때 CD 나 USB 있으면 하나 가져와도 좋고. 그 대신 그 날 저녁은 안기자가 사라!" "선배님. 저에게 그런 기회를 주시기만 한다면야 ..." 정수의 쿵쿵거리는 가슴은 누구도 모른다. 두 손에 땀이 났다. 나중에 박PD에게서 나오면서 안명수가 정수에게 물었다. "누나 선물 마음에 들어?" "이건 .. 마음에 드는 정도가 아니죠. 놀라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니까." "지금 너한테 PD 라는 사람들은 전능하신 신이야. 저런 PD들은 가수 몇명 확실하게 키우는 것도 할 수 있고, 또 무대에 있는 가수들도 영원히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할 수도 있거든. 아무튼 하늘이 오늘 너에게 기회를 줬다면, 이 누나가 바로 하늘이야. 알겠지? 하하하" "알았어요. 하늘누나." 정수는 오늘따라 안명수가 개불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 취재팀의 팀장이 안명수에게 전화해서 한정수를 데려오라고 했다. 그 때 정수는 박PD 에게서 팀장에게로 오고 있었다. 정수가 도착하자 스타일리스트들이 덤벼서 정수의 메이크업을 시작했다. 스타일과 메이크업이 끝나자 안명수는 한정수를 취재팀장에게 데리고 갔다. "인사드려. 이번 취재팀 팀장님이셔." "처음 뵙겠습니다. 한정수입니다." "마약?" "예." "안기자는 현장 촬영 나갈 때마다 마약 꼭 챙겨." "알겠습니다. 사장님 들으셨죠?" "안기자, 만일 마약이 말 안들으면 개줄로 목을 매서라도 끌고 와. 알았어?" 취재팀장은 세영이 듣도록 이 말을 유난히 큰 소리로 했다. 세탁소 주인 아줌마 세영은 촬영팀에서 안명수 기자가 설쳐대는 장면을 보고 놀라서 둥근 눈을 치켜떴다. 놀란 것은 한정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한경애는 안기자와 여유있게 웃으며 얘기를 나눴다. 세영도 자기 고객인 안명수 기자에세 인사했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사장님, 지금은 제가 고객으로 온 것이 아닙니다. 죄송해요." 세영은 뻘줌해졌다. - - - - - 드디어 촬영에 들어갔다. 작가와 박PD는 고객들과 정수의 동선을 결정했다. 감독은 조명과 카메라를 배치했다. 동선을 따라서 이동하는 것과 카메라의 이동 등 세세한 연습이 진행되었다. <레디~ 고!> 와 <컷!>을 외치는 감독의 목소리가 메가폰을 타고 울려퍼졌다. 취재팀은 정수를 인터뷰하면서 백화점 정문입구를 배경으로하여 촬영을 시작했다. 다음은 정문 입구에서부터 매장을 천천히 걸어서 지난 후 엘리베이터로 가는 동선이었다. 1층 매장은 전부 새로 만들어진 것처럼 반짝거렸다. 엘리베이터도 오늘 방금 공사를 끝낸 것 같다. 그 다음은 6층에 있는 <아이돌 세탁소>였다. 세영은 직원들을 총 동원하여 오늘 아침까지 청소를 했다. 전부 새로 단장하다시피 깨끗하고 반짝거리게 만들었다. 정수도 어제는 가게를 쉬고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 경애는 그를 사우나, 이발소, 피부마사지 등등으로 데리고 다녔다. 경애가 온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사실은 안기자님이 시켜서 ..." "나 보고싶다는 것은 뻥이네?" "보고 싶기도 하고. .. 후훗~" "싫다. 밉다." "그런데 혹시 안기자님이 우리 정수 좋아하는 것 아닐까?" "참나." 세탁소에서 인터뷰 하는 내용에는 짧은 역할극이 있었다. 김영선 직원에게는 세탁소를 찾는 고객의 역을 맡게했다. 그 날도 김영선은 뽕브라를 해서 가슴을 빵빵하게 해야만 했다. 또, 정수와 세영은 고객의 세탁물을 접수하는 장면과 나중에 세탁물을 찾으러 온 고객을 맞는 부분까지 역할을 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세영과, 이 곳에서 짠 시급을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정수에 대한 개인 인터뷰가 있었다. 이렇게 오후 내내 백화점에서 난리 법석을 떨던 LBS 방송 취재팀은 저녁 5시쯤에 일정을 모두 마치고 물러갔다. 가기 직전에 안기자가 정수와 경애, 그리고 세영에게 귀띔해주었다. "오늘 하루 종일찍은 거는 다 잘라내고 쓸만한 거는 5분 정도 될라나?" "5분 방송한다고 5시간동안 촬영해요?" "원래 이 바닥은 다 그래." "어이 없네" "그래도 이번에 세탁소는 확살하게 봉을 잡은 건데... 사장님 아시겠어요?" "안기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옛날에는 이렇게 하면 뒷돈이 엄청 오고 갔는데 .." "그럼 저희도 드려야 해요?" "요새는 그러는 것 없어졌어요. 마약은 아까 팀장님 말씀 들었죠? 내가 촬영장으로 부르면 언제든지 와야해요." 안명수는 세영과 경애 앞에서 정수를 확실하게 찜하고 돌아갔다. 정수는 안명수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보지만 안명수의 뒤태를 바라보는 누나 한경애의 마음은 왠지 불안하기만 하다. - - - - - - - 그날 저녁에 집에서 세영이 정수에게 물었다. "솔직하게 말해. .. 안명수랑 잤어?" "절대 아닌데요." "그런데 왜 저러지? .. 경애, 네 생각은 어때?" "제 생각에는 정수가 섹스는 하지 않은 것 같아요." "왜?" "여자가 남자를 섹스의 도구로 써먹을 때는 그 남자를 밖으로 드러나게 하지는 않거든요. 그리고 나서 나중에 더 이상 필요 없으면 버리잖아요?" "하긴 ..." "남자란 여자에게 소모품 정도야. 정수 너 정말 여자 조심 안하면 큰 일 터진다." "나야 조심하지만, 안기자가 조심해야할 여자는 아니잖아?" "내 느낌은 .. 안기자가 정수 너를 뭔가에 이용하고 있어. 생각해봐. 만일 어떤 여자가 정수 너한테 1000 만원을 줬다고 치자. 그 여자가 골빈 여자가 아니고야 괜히 그러겠냐? 세상은 Ginv & Take 아냐?" "맞아. 그런데 누나 지금 1000만원이라고 했어?" "예를 들면 그렇다고. 누가 너한테 1000 만원 주기나 한대? 그 사람 돈 너무 많아서 썪고 곰팡이 펴? 공짜로 주는 돈 절대 받지 말고, 이유 없이 여자랑 함부로 침대에 가지 말고. 알았어?" 누나 한경애의 말을 듣는 정수는 온 몸에 전율을 느낀다. 누나에게 1000 만원 얘기는 아무리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 * * * * * * * * #03 백화점 측의 반응 백화점에서는 방송 촬영 이후에 나타나는 변화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백화저을 방문하는 고객의 수가 엄청 늘어난 것이다. 엄청 늘어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줄고 있다. 총무과장은 세영에게 불만을 표시했다. "처음에 한정수씨를 우리와 함께 일하도록 해달라고 했는데 .." "글쎄 그건 아니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우리가 더 좋은 대우를 해 준다고 해도 안돼요?" "어떤 조건인데요?" "연봉 1억에 월 500 추가. 근무 시간 자유. 됐어요?" "뭐 그딴 조건이 다있어? 그럼 월급만 챙기고 근무는 안해도 돼요?" "그래요. 그 대신에 우리 부탁 들어주기 그리고 우리하고만 일하기." "아예 간판으로 걸으시겠다?" "우리와 전속으로 계약을 하자는 거요." "그럼 1억은 너무 작아요. 50억이라면 몰라도." "아직 가수가 아닌데도?" "그럼 가수가 되고 나면?" "일단 계약기간 채우고, 그 다음에 재계약." "그 때는 50억?" "그건 그 때 봐서. 오디션에서 1등 했다고 가수에서도 1등이라는 법 있어요?" "그럼 오디션 끝나고 나서 다시 얘기 하시죠?" "사장님이 한정수씨와 어떤 관계인데 중간에서 이러는 거요?" "나는 한정수의 고용인입니다. 우리는 이중고용은 절대 허락 못해요." "우리랑 계약하고, 우리가 급여 지급하고, 일만 여기서 하면?" "파견근무? .. 그래놓고 언제든지 원할 때마다 빼가려고?" "그런 것 일체 없고, 촬영이나 행사때만 나와주면 돼요." "그 계약이 ... 백화점 본부랑? 아니면 여기 과천점이랑만?" "본부" "그럼 전국 지점 다 돌려면 일년으로 부족할 것 같은데?" "행사를 한달에 두번으로 제한하면?" "안해요. 지점이랑 계약할 것. 연봉 50억. 월 1000만 추가 이렇게 하시면 생각하보죠." "돌겠네. ... 우리 매출액으로 그게 돼요? 한정수씨랑 직접 얘기하려면 어떻게 해야해요?" "에이전트가 한경애니까 한경애를 통해서 하시면 돼요." 세영은 한정수가 백화점과 전속계약을 맺는 것 자체가 잘못 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막아야 한다. 정수에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세영이 생각할 때 정수가 지금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배워야 할 때이지 돈을 벌 때는 아직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영, 경애, 정수 이렇게 셋이서 같이 이야기를 해보아야 할 사건이다. 세영은 그날 저녁에 회의를 소집했다. 그런데 정수가 오늘 저녁에는 시간이 없다면서 회의에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세영과 경애가 이유를 물었으나 정수는 끝까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정수는 오늘 저녁에 그녀에게 가기로 약속이 되어있기 때문이지만 그 말을 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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