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대학생활 - 8부
토토군의 어른들의 야설 야썰 단편 성경험 이야기
그의 대학생활 - 8부
#14. 효린의 여름방학 시작!
친구들과 바다여행을 다녀온 뒤 월요일…. 철하는 평소 그렇게 재밌고 즐겁던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이렇게 힘들고 지루한 줄 몰랐다. 그 시원하던 에어컨 바람도 답답하고, 온 몸이 나른한 게 정말 일을 하기 싫은 날이었다.
철하는 카운터에 있는 작은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2박 3일로 다녀오긴 했지만 피부를 많이 태울 정도로 밖에서 놀진 않았기에 약간 탔을 뿐이었다.
철하는 그런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걱정이 되어 한숨을 쉬었다. 주말 내내 효린의 연락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분명히 편의점에 올 텐데…. 화 많이 났을라나….’
철하는 예전 같았으면 효린이 화를 내든 말든 자신이 신경을 쓰지 않았겠지만, 이제 자신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마음도 효린을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효린이 신경 쓰이고 걱정이 된다.
오후 햇살이 뜨거워지기 시작하자 아이스크림과 시원한 음료수를 사는 손님들이 부쩍 늘기 시작했다. 더워진 날씨 탓에 갑자기 늘어난 손님 때문에 제대로 잡지책도 못 읽던 철하는 또다시 지긋지긋하게 울리는 종소리에 문을 쳐다보았다.
“어서오…. 아, 안녕?”
“오빠! 주말동안 뭐 했어요? 집에도 없고? 연락도 안되고?”
자연스럽게 풀어 내린 검은 머리. 노출이 심한 노란색 끈나시와 하얀색 미니스커트…. 효린 이었다. 아직 오후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복을 입고 있었다.
철하는 두 손으로 카운터를 덮고 있는 담배광고판을 짚으며 특유의 하이톤 목소리로 자신을 문책하는 효린을 바라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효린이 철하에게서 무언가를 발견한 듯 얼굴을 더욱더 바짝 들이댔다.
“어, 어! 얼굴이 왜 그래요? 왜 탔어요? 서, 설마…?”
효린은 철하의 얼굴과 팔 등, 옷 밖으로 드러난 피부를 가리켰다. 효린의 표정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 철하는 할 수 없이 자신이 먼저 입을 열기로 했다.
“미, 미안…. 친구들이랑 바닷가 갔다 왔어….”
철하는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왜 사과를 하는 줄 몰랐다. 그냥 사과해야할 것 만 같았다. 효린은 그런 철하의 말을 듣고는 한참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많이 삐진 듯 볼을 힘껏 부풀리며 말했다.
“씨…. 뭐 그래요…. 내가 뭐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도 진짜 오빠 너무해요. 연락도 안하고 가는게 어딨어요. 난 주말에 오빠 집에까지 가봤단 말예요!”
철하가 보기에 효린은 단단히 삐진 것 같았다. 철하는 여자를 달래주는 방법을 잘 모르는지라 그저 뒷머리만 긁적이고 있을 뿐이었다.
효린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칫! 나는 정말 애들이 여름방학 때 놀러 가자는거 오빠랑 놀꺼라고 안 간다고 그러고….”
철하는 멍하니 효린을 바라보았다. 자기 때문에 친구들이랑 여행을 안 가다니…. 철하는 효린이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정말 진심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서도 자신을 찾는 효린이 아니었던가…. 철하는 새삼스레 효린이 자신에게 품은 감정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 수 있었다.
효린은 자신을 바라보며 왠지 이상한 미소를 짓고 있는 철하가 얄미웠다.
“왜 웃어요!”
효린이 화를 냈지만 철하는 여전히 입가에 띄운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아냐…. 그냥 뭐…. 아니 음…. 그럼 방학 때 나랑 많이 놀자….”
철하는 말을 해놓고도 웃겼다. 평생 살면서 이런 말은 못 해볼 줄 알았다. 자신이 놀아줄테니 그만 삐지라는 뜻….
그러나 효린은 금세 환하게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철하의 말을 들은 뒤로 화장을 안해서인지 여고생다운 청순한 외모로 바뀐 효린이었다.
“히히! 좋아요. 나 오늘부터 방학이에요! 오늘 저녁에는 친구들이랑 약속 있으니까 내일 밤에 오빠네 집에 놀러갈게요!”
말을 마친 효린은 손을 흔들며 편의점을 빠져나갔다. 여름의 햇살 때문인지 그녀의 화사한 뒷모습이 눈이 부시게 빛났다.
철하는 효린이 나간 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또 자신의 집에 놀러온다는 효린…. 철하는 여고생을 너무 자주 들이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
다음 날, 철하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하루 종일 시계를 쳐다보았다. 빨리 11시가 와서 자신의 파트가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이제 자신이 효린을 좋아하는 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
방학동안 효린과 만나면서 부쩍 가까워진 철하였다. 효린은 얼굴도 엄청 예쁘고, 모델처럼 늘씬해서 어디를 가든지 사람들이 한번쯤 다시 돌아보는 외모였다. 게다가 외모뿐만이 아니라 성격도 착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격은 욕 잘해서 불량스러워 보이고, 노는 것 좋아하고, 술담배 좋아하는 불량여고생이지만 본성은 누구보다도 착한 것 같았다.
10시 50분…. 철하의 다음 아르바이트 남학생이 도착해서 교대를 하였다. 그때 문이 살짝 열리며 효린이 들어왔다. 변함없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비틀 거리며…. 오늘 역시 술에 취해있는 것 같았다.
“어서 오세요.”
카운터에 서있던 근무교대를 한 남학생이 효린에게 인사를 하였다. 남학생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효린의 외모와 몸매를 위아래로 슬쩍 훑어보았다. 철하는 그런 남학생을 보며 기분이 조금 안 좋아졌다. 그리고는 재빨리 그녀의 팔을 잡고 끌고 나갔다. 그런 철하의 모습을 보며 남학생은 크게 놀란 듯 눈이 커졌다.
“또 술 마셨냐….”
철하는 비틀거리는 효린을 세워놓고는 물었다. 효린은 철하를 보며 씨익 웃더니 약간 비틀거리는 듯한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야! 어디가!”
“오빠네 집에 가죠.”
놀란 철하는 황급히 따라가 그녀를 제지했다.
“아, 안돼! 너 술 마시면 우리 집에 못 놀러가!”
“씨이…. 그럼 또 찜질방 가요? 찜질방 별로 안 좋아한단 말예요….”
효린은 눈썹을 찡그리며 볼을 부풀렸다. 철하는 최근 들어 효린이 이런 행동을 취할 때마다 볼에 뽀뽀를 해주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 그만큼 효린은 누가 봐도 청순한 여고생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옷차림만 빼고….
철하도 생각해보니 또 다시 찜질방에 가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았다. 이렇게 술에 취해서 잠들면 또다시 접근 하는 사람이 많을 테니 말이다.
철하가 아무 말 없이 고민을 하고 있자, 효린은 철하의 팔짱을 끼고는 일방적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히히. 괜찮아요. 오빠는 저 지켜주잖아요.”
효린이 웃으며 하는 말에 철하는 번개가 감전된 듯 했다. 효린이 자신을 이렇게 믿어주는데 자신이 고민을 해서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저 효린의 말대로 지켜주면 되는 것을….
“그래…. 가자.”
이제는 철하가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
“오빠! 칫솔 줘요.”
철하는 새 칫솔을 하나 꺼내어 효린에게 주었다.
“수건 줘요!”
철하는 깨끗하게 빨아놓은 수건을 꺼내어 효린에게 주었다.
“오빠! 왜 샤워기 없어요?”
“으악!”
철하는 소리를 지르며 효린이 들어가 있는 화장실 문을 두들겼다.
“야! 대충대충 씻어! 너가 오자고 해놓고 뭐 이리 바라는게 많냐!”
“히히. 알겠어요!”
한창 씻는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후 효린이 나왔다. 그리고는 구석 방바닥에 자리 잡고 앉았다. 여전히 짧은 치마덕택에 효린의 하얀색 팬티가 보였다. 철하는 좀 더 살펴볼까 하다가 최근 쌓일대로 쌓인 성욕을 주체 못하는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얇은 이불을 꺼내어 효린에게 주었다.
그러나 효린은 이불을 받고는 멀뚱하게 철하를 바라보았다. 철하는 그런 그녀가 이상해서 물었다.
“왜?”
“베개는요?”
“으….”
철하는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베개를 주었다. 효린은 웃으며 베개를 베고는 얇은 이불을 덮었다. 효린의 가느다랗고 하얀 팔과 다리들이 보이지 않자 철하는 잠시 진정이 되는 것을 느꼈다.
효린은 아무 말이 없는 철하를 바라보다 말했다.
“오빠 미안해요.”
철하는 갑자기 뜬금없이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효린에게 되물었다.
“왜?”
“오빠랑 놀려고 왔는데…. 술 취해서 제대로 놀지도 못할 것 같아요. 너무 졸려워요.”
철하는 그런 그녀가 너무 귀여웠다. 자신이랑 제대로 놀지 못한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다니…. 정말 귀여운 여고생이었다.
“그럼 술 마시지 말고 오지…. 왜 이렇게 술을 자주 마시냐?”
철하의 말에 효린이 웃었다.
“히히. 제가 인기가 좀 많거든요. 아는 남자애들이 자꾸 불러서 술 마시고, 친구들이랑도 자주 마시고 그래요.”
효린의 말에 철하도 어이가 없는지 웃음을 지었다. 효린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오빠네 집에 벌써 두 번째네요. 그런데 넘 졸려서 제대로 얘기도 못하겠다…. 히히.”
“졸려우면 그만 자.”
“히히. 네. 다음에는 맨 정신으로 놀러 올게요.”
살짝 웃으며 말을 하던 효린은 잠시 눈을 깜빡이는 것 같더니 이내 잠이 들었다. 술도 마신데다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철하는 잠이든 효린의 얼굴을 말없이 내려다 봤다. 술에 취해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하얀 얼굴….
‘예쁘다….’
진한 화장을 한 얼굴보다 화장을 안 한 투명한 얼굴이 더 예뻤다.
“후우….”
철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효린의 얼굴을 보니 불타오르던 성욕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 것 같았다.
[히히. 괜찮아요. 오빠는 저 지켜주잖아요.]
아까 효린의 말이 떠올랐다. 철하는 웃음이 나왔다.
“쳇…. 혹시 아예 건들지 못하게 말하는 원천봉쇄의 의미였나….”
철하는 슬며시 웃음을 지으며 효린에게서 먼 쪽에 누우며 잠을 청했다.
*
“오빠! 나 갈거예요!”
철하는 정신없이 자는 도중에 누군가가 자신을 깨우는 것을 느꼈다. 살짝 눈을 떠보니 효린이었다. 효린은 바닥에 앉아 허리를 숙인 채 철하를 흔들며 깨웠다. 덕분에 철하의 눈에는 끈나시 사이로 효린의 눈부시도록 하얀 가슴골이 보였다. 아침부터 커져 있던 자신의 자지에 더욱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시계를 바라보니 7시였다.
“응…. 일찍 가는구나?”
“히히. 아침에라도 일찍 들어가야 안 혼나요.”
효린은 웃으며 말하더니 벌떡 일어나 손을 흔들며 휙 하고 나가버렸다. 아침에라도 일찍 들어가야 안 혼난다니…. 정말 효린을 내놓은 것 같았다.
“잠이나 더 자자….”
철하는 여름이라 해가 눈부시도록 떠있었지만 잠을 더 자기로 생각하며 효린이 덮고 있던 이불로 들어갔다.
‘향기 좋다….’
이불에서 효린의 향기가 났다. 전에는 효린의 근처에 가면 담배냄새와 진한 화장품냄새가 났지만 요즘에는 뭔지 모를 향긋한 향기가 났다.
철하는 한껏 숨을 들이 마쉬다가 잠이 들었다.
*
[오빠 오늘 밤에 놀러갈게요. 오늘은 술 안마시고 갈 거예요.]
목요일…. 철하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다가 효린의 문자를 받고는 쓴 웃음을 지었다. 이제 완전히 자신의 집처럼 생각하고 편하게 놀러오는 것 같았다. 18세의 여고생을 마구 받아들이는 자신도 문제가 있었지만 싫지 않으니 그게 더 문제였다. 아니 효린과 놀면 기분이 좋아졌다.
11시…. 철하는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밖으로 나가자 효린이 서 있었다.
“오빠!”
효린이 달려오며 서슴없이 팔짱을 껴 왔다. 철하의 팔에 어김없이 전해져오는 가슴의 부드러운 감촉….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도 됐지만 이럴 때마다 흥분이 되는 철하였다.
“오늘은 술 안마셨어요. 히히. 그래서 오늘은 조금 놀다가 집에 갈 거예요.”
“그, 그래.”
철하는 다행이라 여겼다. 효린이 자신의 집에서 잘 때마다 부담이 되는 것은 자신이었다. 여고생을 재운다는 찝찝함도 없으니 철하야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자고 가지 않는다니 섭섭한 마음도 약간 드는 철하였다.
*
철하는 방에 자리를 잡으며 앉는 효린을 바라보며 말없이 얇은 이불을 꺼내 주었다. 효린의 치마가 워낙 짧아 아무리 다리를 모으고 앉아도 팬티가 보이기 때문이었다. 효린은 철하의 의도를 알아채곤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의 다리를 가렸다.
“히히. 오빠 진짜 너무 착해요. 다른 남자애들은 대놓고 보는데. 게다가 나 잘 때 건드리지도 않는 것 같고…. 오빠는 야한거 안 좋아해요?”
“뭐, 뭐?”
효린의 말에 철하는 크게 당황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하지…. 철하가 아무 말 없이 고민하고 있자 효린이 답답한 듯 입을 열었다.
“에이…. 오빠 뭐 이리 부끄러워해요?”
철하는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망설여졌다. 안 좋아한다고 하면 불보듯뻔한 거짓말이다. 야한거 안 좋아하는 남자가 세상 어디에 있을까. 그렇다고 좋아한다고 하기엔 너무 뻔뻔해보였다. 그러나 철하는 조금 생각하다가 좋아한다고 말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왠지 약간 흥분이 되기 시작하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자신이 좋아하던 효린과 야한 이야기를 나누던 때처럼 흘러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철하는 크게 헛기침을 하고는 당당하게 말했다.
“크흠흠…. 남자인데 야한거 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딨냐?”
철하의 말에 효린이 깔깔 웃었다.
“오빠도 역시 좋아하네요. 히히. 오빠 그럼 우리….”
효린은 무언가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본 철하는 심장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오빠 그럼 우리…. 무얼 하자는 말인가. 야한거 좋아하냐 안 좋아하냐 이야기 하고는 우리 무얼 하잔 말인가…. 철하의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치며 엉뚱한 상상에 자지가 미친 듯이 발기하기 시작했다.
잠시간의 간격을 두고는 효린이 말을 이었다.
“…야한 얘기 할래요?”
철하는 깜짝 놀라면서도 약간 실망감을 느꼈다. 놀란 것은 자신이 끌고 가려던 분위기 쪽을 효린이 말한 것이고, 실망한 것은 조금 더 수위가 높은 말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왜 실망하냐. 뭘 기대한거야 미친놈.’
철하가 아무 말 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있자 효린이 조심스레 말했다.
“화났어요? 왜 그래요? 역시…. 오빠는 이런거 별로 안 좋아하는 구나…. 안할게요. 화내지 마요.”
효린이 안할 것처럼 말하자 철하는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는 손을 급하게 휘저으며 말했다.
“아, 아냐! 화 안났어. 하자. 잠시 딴 생각 하느라….”
철하가 급박한 반응을 보이자 효린은 웃음이 났다. 그리고는 짓궂은 표정으로 철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히히. 그럼 오빠…. 섹스 해봤어요?”
“….”
철하는 멍한 표정으로 효린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찜질방에서 이런 얘기를 거침없이 하는 것을 봐서 당돌한 여고생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섹스라는 단어를 남자 앞에서 마음대로 올리는 것은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안 해봤어요?”
효린이 재차 질문하자 철하는 정신이 돌아왔다. 그리고는 자신이 상당히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음을 알 수 있었다. 뭐라 대답하기도 힘든 질문…. 효린에게 거짓말을 하기는 싫었다. 그렇다고 했다고 말하면 왠지 자신을 순수하게 바라본 효린이 실망할 것 같았다. 하지만 역시 거짓말을 하기는 싫었다. 할 수 없이 후자를 택한 철하였다.
철하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철하의 고개가 끄덕이자 효린의 고양이 같은 눈이 가늘어졌다.
“흐음…. 오빠 그저 착하고 순진한 줄만 알았는데 의외네요….”
효린은 의외라는 듯 철하를 바라보았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철하는 무얼 말할까 고민하다가 번쩍 생각이 났다.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했으면 자신도 똑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물어봤자 효린은 당연히 했을 것 같지만 두근대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너, 너는 해봤니?”
철하의 말에 효린은 잠깐 놀라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안 해봤다고 말하고 싶은데…. 오빠에게는 거짓말하기 싫어요. 해봤어요.”
다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효린이 그 침묵을 깼다.
“오빠. 야한 얘기하는데 너무 재미없게 해요. 다른 남자애들이랑 야한 얘기하면 다들 깔깔 웃고 뒤집어지고 그러는데….”
“무슨 얘기하는데?”
“뭐…. 넌 자위 많이 하냐. 생리 때 해봤냐. 몇 번이나 해봤냐…. 음…. 그리고 또….”
철하는 숨이 막혀왔다. 고등학생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논단 말인가? 자신도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야한 이야기는 많이 해보았지만 여자들과 저런 이야기를 해본적은 없었다. 머리가 혼란스러운 가운데도 조금씩 흥분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효린이 말을 하다가 끊은 뒷부분…. 뒷부분이 궁금해진 철하가 입을 열었다.
“그리고 또…?”
효린은 많이 망설이는 듯 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이거는 오빠 앞에서 말 도저히 못하겠어요. 히히. 이건 얘기하기 되게 부끄럽네….”
‘다른건 안 부끄럽냐….’
철하는 무슨 얘기인지 굉장히 궁금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도 용기내서 질문해보기로 했다.
“그, 그래서 너는 뭐라고 대답하는데?”
“히히. 몰라요. 안 가르쳐줄 거예요.”
효린은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을 회피했다. 철하는 저번에 찜질방에서 물어본 것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효린이 대답하기 곤란한 상황이 오면 이렇게 웃으며 회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던 중 철하는 무언가가 떠올랐다. 효린과의 첫 만남….
[대학생인가요? 그럼 40에 해드릴게요.]
철하에게 원조교제를 해준다며 말을 하던 그녀…. 그리고는 멍해 있는 철하에게 짜증난다며 도도하게 돌아서 가버리던 그녀….
‘그래 그걸 물어보자….’
“너…. 원조교제 해봤니?”
“아뇨? 저는 안 해요. 하는 애들 짱 많은데 저는 하기 싫더라구요. 늙은 사람이랑 어떻게 해요…. 으…. 근데 갑자기 웬 원조교제 얘기예요? 오빠 원조교제도…. 아!”
효린은 말하다가 무언가가 생각난 듯 철하를 바라보며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 철하는 효린이 이정도로 놀란 얼굴은 한번도 보질 못했다.
철하는 효린이 자신을 이제야 알아 본 거라고 생각했다. 효린이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
“그, 그! 그때 그 변태?”
“으…. 아냐!”
철하는 차근차근히 그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효린도 자신에게 나이 많은 사람들이 쫓아오면 이렇게 내쫓는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희희낙낙하며 같이 가자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철하의 설명을 들은 효린은 깔깔 웃었다.
“히히. 짱 웃기다. 그래서 친구들이 저번에 어디서 많이 본거 같다고 했구나…. 오빠를 생각보다 더 일찍 만났었구나.”
효린은 신기하고 재밌는지 연신 손뼉을 치며 웃었다. 그러다가 시계를 보고는 이만 가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철하도 일어나려 했지만 커져있던 자지 때문에 자세가 엉거주춤 할 수밖에 없었다. 효린이 그런 철하를 이상스레 바라보다 알았다는 듯 씨익 웃으며 말했다.
“히히. 오빠 또 꼴렸구나….”
철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찜질방에서도 그렇고 또 효린 앞에서…. 효린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남자애들 야한얘기하면 자주 그러는데요 뭘…. 남자애들 꼴리면 우리가 어떻게 해주는 줄 알아요?”
효린의 말에 놀란 철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남자애들이 꼴리면 여자애들이 어떻게 해준단 말인가…. 철하는 또 다시 이상한 상상에 휩싸이며 자신의 자지가 더욱더 단단해 지는 것을 느꼈다. 효린이 철하의 옆으로 다가와 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다.
“그럼 우리는 자리 피해줘요. 혼자 딸이나 치라고 말하고….”
효린은 말을 마치고는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는 문을 나갔다. 철하는 그녀가 나간 방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예측할 수 없는 그녀, 그러나 너무 사랑스럽고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을 가져다주는 그녀….
그날 밤 철하는 효린을 생각하며 자위를 했다.
*
“뭐? 또 놀러 온다구?”
토요일…. 주말은 아르바이트를 안 하는 날이라 집에서 편히 쉬고 있는 철하에게 효린의 전화가 왔다. 오늘 친구들이랑 놀다가 집에 가기 전에 잠깐 들린단다.
“후우….”
전화를 끊고 한숨을 내쉬면서도 방을 청소 하는 것은 빼놓지 않는 철하였다.
*
밤 12시….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효린에게서 연락이 없었다. 슬그머니 걱정이 된 철하는 자신이 먼저 연락을 해볼까 하다가 효린에게 애태우는 것처럼 보일까봐 그만두기로 했다.
째깍째깍…. 시계의 초침이 흘러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철하는 갑자기 뒷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슬그머니 뒤를 돌아보니 창문에서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헉!”
철하는 깜짝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그런 철하의 모습을 보고 창문에 서 있던 여자가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
높은 하이톤의 웃음소리…. 효린이었다. 한참을 웃던 효린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와 앉았다. 술은 전혀 마시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철하는 자신이 그렇게 놀란게 민망한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효린이 그런 철하를 놀려 댔다.
“히히! 오빠 진짜 너무 웃기다…. 왜 이렇게 겁이 많아요!”
“너, 너도 그런 상황이었으면 놀랐어!”
철하는 다급하게 변명을 하며 얇은 이불을 효린에게 주었다. 효린은 역시 생글거리며 자신의 다리를 가렸다.
“오늘은 술 안마셨네?”
“친구들이 마시자고 했는데 내가 집에 간다고 했어요. 잘했죠?”
“그래….”
말을 마치고 약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여자와 대화를 하면 주도적으로 잘 이끌어나가지 못하는 철하였다. 여자친구를 사귄 경험이 없으니 여자와 대화를 리드해나갈 능력이 있을리 만무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데 옆방에서 쾅하는 소리가 났다. 은진이 이제 들어온 모양이었다. 그동안 은진의 얼굴을 못 본 철하였다.
‘…앗!’
무심코 옆방 생각을 하다가 은진의 섹스에 생각이 미쳤다. 게다가 오늘은 토요일 밤…. 옆방에서 또 다시 섹스를 벌일지 모르는 일이었다. 철하 자신만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효린도 같이 있지 않은가. 게다가 지금 상황은 효린이 옆방 쪽에 더 가까이 앉아 있었다.
철하는 식은땀이 났다. 그런 철하를 바라보며 효린이 이상한 듯 물었다.
“어? 오빠 왜 그래요?”
“어, 어? 아냐! 아…. 하하하. 친구들이랑 뭐하고 놀았냐?”
철하는 일부러 과장되게 큰소리로 말했다. 옆방에서 혹시나 들려올지 모르는 소리가 안 들리게 하기 위해서였다. 효린이 그런 철하를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며 대답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수다 떨고, 먹고, 사람들 만나고…. 뭐 그냥 그래요.”
효린의 대답을 끝으로 또 다시 이어지는 침묵…. 철하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게다가 긴장까지 해서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철하는 할 수 없이 아무거나 마구잡이로 말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입을 열려 했다.
그때 효린이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철하도 덩달아 놀라며 효린을 바라봤다. 그리고 속으로는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왜?”
철하의 물음에도 효린은 아무 말도 없었다. 여우 같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무언가에 집중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철하는 그녀가 옆방에서 나는 무슨 소리를 들었음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때 조용한 침묵을 깨고 들려오는 격렬한 신음소리….
“아! 아흑!”
철하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면서 속으로 옆집 여자인 은진에게 욕을 퍼부었다.
‘젠장…. 하필 이런 상황에서….’
철하는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효린을 바라보았다. 효린은 잠시 멍하니 소리를 듣다가 이내 무슨 일인지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여우같이 섹시한 눈을 가늘게 뜨고는 철하를 바라보며 짓궂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히히. 오빠. 주말마다 이런 소리 들으며 즐겼구나….”
“아, 아냐!”
“한번 봐야겠다.”
효린의 말에 철하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효린은 이미 방밖으로 나가고 없었다.
“으….”
철하도 효린의 뒤를 따라 나갈 수밖에 없었다.
철하가 방밖으로 나가자 효린은 이미 슬그머니 옆방 창문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역시 밖으로 나오자 열려있는 창문으로 신음소리가 더욱 크게 울려 퍼졌다.
“여자 완전 숨 넘어가네….”
효린은 그렇게 중얼 거리며 옆방 창문에 슬며시 붙더니 안을 들여다보았다. 철하는 그런 그녀를 말리려다가 자신도 엄청나게 흥분이 되는 것을 느꼈다. 18세 여고생과 함께 섹스 장면을 실제로 훔쳐보는 일이라니….
‘제길…. 모르겠다. 나도 못 참겠다. 이제….’
철하도 효린의 뒤에 바짝 붙어 그녀의 머리너머로 방을 들여다보았다. 효린의 긴 머리에서 좋은 향기가 났다. 철하는 문득 그녀의 목덜미를 내려다보았다. 하얗고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자신의 눈을 유혹하는 목…. 철하는 방의 상황보다도 자신의 입에 닿을 듯 말 듯 떨어져있는 효린의 가느다란 목이 더 눈에 들어왔다. 철하는 혀를 내밀어 그녀의 목을 살며시 핥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세차게 젓고는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예상대로 방안에는 은진과 누군지 모를 남자가 질펀한 섹스를 벌이고 있었다. 남자는 저번에 봤던 남자와 달리 거친 말은 사용하지 않았다. 은진의 보지에 연신 박아대면서도 그녀의 얼굴, 목, 가슴등을 이리저리 정신없이 핥고 빠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아흑! 더 세게 박아줘! 아!”
“헉, 헉!”
은진은 허리를 열심히 돌려대며 남자의 자지를 더욱더 깊숙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효린이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철하가 효린을 보니 꽤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
이내 남자의 허리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은진의 보지에서 이리저리 물이 튀어 올랐다. 그런 물이 가득 차 미끈거리는 보지에 퍽퍽 박아대는 자극적인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한참을 그렇게 거칠게 박던 남자의 자지가 은진의 보지에 깊숙이 박히며 움직임이 멈췄다.
“아아!”
그와 동시에 은진이 크게 고개를 뒤로 젖히며 신음소리를 내질렀다. 은진의 보지에 사정하는 것 같았다.
그때 갑자기 효린이 철하의 팔을 끌고 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자리에 앉으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아! 옆방 여자 장난 아니네요?”
철하도 그녀의 앞에 앉았다. 철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철하의 자지는 커질 대로 커진 상태이다. 아니 너무 흥분해서 약간 물까지 나와 있는 상태였다. 이런 철하를 아는지 모르는지 효린이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오빠 맨날 훔쳐봤죠?”
효린의 말에 철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아냐! 저 여자애 주말만 그래….”
“히히. 주말만 되면 저거 본다는 거네….”
철하는 대답하지 않고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자신은 지금 미칠 상황이었다. 앞에 앉아 있는 효린을 덮쳐버리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방안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더 이상 옆방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오지도 않았다. 그때 효린이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씨…. 조금 흥분되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철하는 효린의 말에 번개라도 맞은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효린이 여우같은 눈을 살짝 찡그리고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효린의 손이 엉뚱한데 가 있었기 때문이다.
효린은 짧은 청치마를 입고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는데, 그런 상태에서도 팬티가 보일 정도로 짧은 치마였다. 그러나 거기서 약간 무릎을 벌려 가늘고 긴 하얀 손가락으로 자신의 팬티위로 보지부근을 살짝 살짝 만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철하는 너무나도 놀라 멍하니 효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효린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점점 더 깊숙하게, 그리고 크게 원을 그리며 팬티 위를 문지르고 있었다.
18세 여고생이 남자의 앞에서 보지를 만지고 있다…. 이보다 더 야하고 자극적인 장면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그러한 광경을 정신없이 바라보던 철하를 효린이 바라보았다. 둘의 눈이 마주쳤다. 효린은 슬며시 팬티에서 손을 떼더니 철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이 철하의 불룩하게 솟은 바지위에 얹어졌다.
“헉….”
깜짝 놀란 철하는 순간적으로 허리를 뒤로 빼며 숨을 들이켰다. 이윽고 효린의 하얀 손이 철하의 부풀어 오른 바지를 살며시 쓰다듬었다.
“으….”
철하는 정신이 혼미해져갔다. 그러나 그때 효린의 동작이 멈췄다. 철하는 갑자기 움직임이 멈춘 효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효린은 철하의 부풀어 오른 바지를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했다. 굉장히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얼굴이었다.
잠시간 고민을 하던 효린은 한숨을 푸욱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몸을 돌리며 말했다.
“오빠…. 괜히 건드려서 미안해요…. 나 솔직히 말하면 남자랑 하는거 좋아하고 밝히는 여자애예요…. 근데 오빠랑은…. 지금은 아닌거 같아요. 내가 아무리 막 노는 여자애라도 오빠한테만큼은 그런 여자애가 아니고 싶어서 그래요…. 미안해요….”
효린은 돌아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녀의 가녀린 몸이 작게 떨렸다. 울고 있는 것 같았다. 철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이 저렇게 진심이라니…. 철하는 코끝이 찡해 왔다. 감동이었다. 흥분되던 마음도 진정되었다. 멍하니 그녀의 우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슬며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뒤에서 살짝 안으려는 찰라 그녀가 뒤로 돌았다.
“히히. 뭐해요? 응큼하긴….”
철하는 깜짝 놀라며 살짝 들었던 손을 잽싸게 내렸다. 효린의 얼굴을 바라보니 눈물자국이 보였다. 그러나 효린은 애써 웃음 지으며 말했다.
“오빠 많이 흥분했겠네요? 히히. 저 갈테니까 혼자 딸이나 치세요.”
효린은 장난스럽게 말하더니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며 밖으로 나갔다. 철하는 그런 그녀의 행동에 멍하니 서 있다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 거부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여고생이었다.
잠시 그렇게 서있던 철하는 무언가 급하게 생각이 난 듯 컴퓨터를 키고는…. AV를 보며 자위를 했다.
그날 밤, 여자와 섹스를 하는 맛을 안 뒤로 자위를 해도 성욕이 잘 풀리지 않던 철하는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다.
#15. 길었던 여름방학의 끄트머리에서….
그런 일이 있었던 후에도 효린은 전과 다름없이 철하를 대했다. 술 취해 들어와서 자고 가고, 그냥 막 들어왔다 가고…. 한번은 철하가 편의점 일이 끝나고 자취방에 갔더니 효린이 방문 앞에 술에 취해서 주저앉아 잠을 자고 있던 일도 있었다. 그러나 주말은 그 일이 있은 후부터 일부러 피하는지 놀러오지 않았다.
두 달이 조금 넘는 대학의 긴 방학은 생각보다 금방 흘러갔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다보니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철하는 편의점에서 일을 하다가 달력을 바라보았다. 8월 셋째 주 수요일…. 벌써 다음 주 월요일부터 개강이었다. 며칠 전에 등록금남부와 수강신청까지 끝낸 상태였다. 등록금은 3분의 1정도는 자신이 내고 나머지는 집에 부탁했다. 철하는 집안에 등록금을 부탁하면서도 굉장히 미안했다. 공부도 제대로 안하고 등록금만 축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철하는 미리 이주일 전부터 점장에게 학교 개강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점장도 민아 만큼이나 일을 잘해줬다면서 많이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철하는 오랜만에 민아란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민아를 잊은 것은 아니었다. 아직도 민아의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연갈색 머리와, 반짝이던 붉은 입술…. 그리고 그날 밤 나눴던 사랑을 떠올리면 괜스레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 슬프기보다는 아름답고 행복했던 추억이었다.
‘잘 지내고 있겠지…. 연락이나 좀 빨리하지.’
철하는 자신의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깔끔하게 접혀있는 종잇조각을 꺼냈다. 민아가 준 마지막 편지를 항상 가지고 다니는 철하였다.
*
철하는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상쾌한 여름밤을 만끽하며 자취방으로 걸어갔다. 벌써 9월 달이 다가오고 있었다. 가을의 문턱이 다가온 것이었다.
오늘은 효린이 놀러오지 않았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문자를 몇 개 주고받긴 했지만, 철하는 요즘 들어 효린의 얼굴이 이상하게 어둡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방에도 계속해서 놀러오고 재미있게 얘기도 하지만, 왠지 철하에게 느껴지는 요즘 그녀의 느낌은 예전 같이 당돌하고 밝은 분위기의 효린이 아니었다.
철하는 효린이 개학을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했다. 자신은 다음 주에 개학이지만 효린은 벌써 저번 주에 개학을 했다.
대문에 들어서자 철하는 왠지 주변 풍경이 평소와 달라진 것을 느꼈다. 주위를 둘러보자 옆방의 창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어라?’
항상 열려있던 창문이 닫혀있자 철하는 이상한 마음에 이리저리 살펴보았지만 다른 특별한 것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음…. 설마 벌써 다른 데로 간건가?’
*
그 후 철하는 주인아주머니에게서 은진이 떠났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강남에 고급 원룸을 잡았다며 급하게 떠났단다. 주말마다 남자를 바꿔가며 섹스를 하긴 했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웠다. 자신에겐 꽤나 재미있었던 유희였기 때문이었다. 철하는 원룸에서도 남자들을 끌어들여 야한 섹스를 즐길 은진을 떠올리니 조금 흥분이 되었다.
금요일…. 철하에게는 마지막 편의점 아르바이트였다. 자주오기야 하겠지만 앞으로 언제 다시 이 카운터에 서게 될지는 모를 일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추억이 묻어 있는 곳이었다. 민아와도 만났고, 이곳에서 거의 수다 떨며 지냈었다. 효린과도 만나게 해준 편의점이었다.
‘쳇…. 막상 그만두려 하니 아쉽네….’
이런저런 생각으로 아쉬워하고 있을 때 편의점 문이 열렸다. 점장이었다. 손에 무언가를 가득 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응. 그래. 이거 거기 카운터에 새로 깔아 놔라.”
점장은 들고 있던 물건중 하나를 철하에게 건네주었다. 철하가 받아 살펴보니 새로운 담배광고가 인쇄된 고무판이었다. 철하는 깔려있던 기존 고무판을 들었다.
“아….”
철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작게 탄성을 질렀다. 고무판에 가려져있던 카운터에는 사인펜으로 김철하♡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글씨체를 살펴보니 눈에 익은 글씨체였다. 편지에서 자주 본 민아의 글씨체….
철하는 갑자기 코끝이 찡해졌다.
‘정말…. 마지막까지….’
오랜만에 민아의 생각에 눈물이 맺힌 철하였다.
*
토요일 밤…. 이제 내일 모레면 2학기의 시작이었다. 친구들과 시간표도 다 같이 맞춘 상태였다. 1학년이라 선택의 제한은 많지 않았지만 맞출 수 있는 과목은 모두 똑같이 통일한 상태였다. 그러고 보니 친구들과 바닷가만 같이 갔을 뿐 방학동안 한번도 만나질 않았다. 철하는 문득 진원, 지희, 이슬이 보고 싶어졌다. 바닷가에서 지희와 약간의 사건이 있었지만 어색함 없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철하는 여름방학동안 있었던 일들도 떠올려 보았다. 민아 덕분에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었고, 옆방에 사는 은진이란 여자도 잠깐 만날 수 있었다. 굉장히 귀엽고 순수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엄청나게 섹스를 밝히는 여자였다.
효린의 생각이 떠올랐다. 여름방학동안 거의 효린과 놀면서 지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화, 문자목록을 살펴봐도 거의 효린이었고 자신도 이제 효린을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제 개학했으니 서로 많이 못 볼텐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철하의 자취방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철하는 이 시간에 누굴까 생각했다. 효린은 보통 연락을 먼저 하고 오기 때문이다.
“누구세요?”
철하가 외쳤지만 대답이 없었다. 계속해서 문만 두들기고 있었다. 세게 두들기는 것도 아니고 힘 빠진 사람이 두들기는 소리 같았다.
‘뭐야?’
철하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며 문을 열었다. 그러자 한 여자가 쓰러지듯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도 변함없이 검은색의 끈나시와 하얀색의 미니스커트를 입은 효린이었다.
효린에게서 술 냄새가 강하게 풍겨왔다. 술에 엄청나게 취한 상태였다.
“야…. 왜 이렇게 많이 마셨냐….”
철하의 말에도 효린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리에 가서 앉았다. 평소 최대한 다리를 오므리고 앉는 효린이었지만 이날만은 달랐다. 엄청나게 짧은 치마를 입은 주제에 다짜고짜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이 아닌가. 효린의 가랑이가 벌어짐에 따라 하얀색의 초미니스커트가 딸려 올라가며 하얀색의 팬티가 드러났다.
“으악!”
철하는 깜짝 놀라며 얼른 얇은 이불을 꺼내어 효린을 덮어주려 했다. 그러나 그때 효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으앙!”
효린은 주저앉은 상태로 마구 울기 시작했다. 이불을 꺼내 덮어주려던 철하는 갑자기 그녀가 울음을 터트리자 영문을 몰라 멀뚱히 서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 곧 정신을 차리고는 효린의 하체 쪽을 가려주었다.
그러나 효린은 철하가 덮어준 이불을 걷어차며 말했다.
“흑! 이런거 백날 덮어주면 뭐해요? 오빠 도대체 나 좋아하는 거예요. 뭐예요? 으앙!”
철하는 그녀의 행동과 말에 깜짝 놀랐다. 갑자기 자기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다니…. 멍하니 있는 철하에게 계속해서 효린이 말했다.
“오빠! 진짜 너무해요. 나 오빠 진짜 많이 좋아한단 말예요! 오빠도 싫어하지 않는거 같아서 자주 놀러오고 적극적으로 대쉬했는데…. 오빠는 좋아하는 티도 안내고 좋아한다는 말도 안하고…. 흑흑. 저는 솔직히 오빠가 먼저 고백해오길 기다렸어요. 그런 만큼 저의 마음도 많이 보여주고 그랬는데…. 이제 오빠 개학도 다가오는데 오빠는 아무런 말도 없잖아요. 오빠 학교 다니면 많이 만나지도 못하는데. 흑흑. 이렇게 여자애가 먼저 말하는게 얼마나 창피한줄 알아요? 으앙!”
효린은 훌쩍거리며 말을 쉼 없이 뱉어내더니 곧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철하는 그런 그녀의 말을 듣다가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지만 점점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이런 효린의 행동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기 때문이다.
철하는 울고 있는 효린을 보며 생각했다. 자신도 효린을 좋아한다. 확실하다. 아니 확실하고 아니고 따질 감정이 아니었다. 좋아하는데 확실하고 확실하지 않고가 어디 있나.
철하는 효린에게 자신의 마음을 말할까 고민했다. 그런 생각을 하자 가슴이 미친 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하며 입술이 바싹 말라왔다. 태어나 여자에게 처음으로 하는 고백…. 그것도 자신을 좋아해주는 18세의 예쁜 여고생이었다. 어찌 안 떨릴 수가 있을까….
한참을 고민하던 철하는 이윽고 결심한 듯 조용히 입을 열었다.
“효린아…. 나도 좋아해….”
철하의 조용하지만 확실한 말. 한참 울고 있던 효린은 철하의 말을 듣고는 거짓말 같이 울음을 멈췄다.
“흑, 흑…. 뭐라구요?”
효린은 잘 못 들었다는 듯 되물었다. 한번 말한 철하는 이제 여유가 생겼다. 입가에 미소까지 띄우며 말했다.
“나도…. 너 좋아한다고….”
말이 끝남과 동시에 효린은 철하에게 안겨왔다. 철하는 자신에게 안겨오는 효린을 얼떨결에 안았다. 효린은 철하의 품에서 연신 울먹이며 말했다.
“흑…. 오빠 때문에 제가 얼마나 마음고생 했는지 알아요? 그래도 이제라도 말해줘서 짱 좋아요. 흑흑….”
철하는 뭐라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효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철하의 품에서 한참을 울먹이던 효린이 고개를 들어 철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우리 오늘부터 사귀는 거죠?”
“뭐, 뭐?”
효린의 머리를 쓰다듬던 철하는 깜짝 놀라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서로 좋아하는거 알았는데 당연히 사귀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