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젊은날의 진상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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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젊은날의 진상 6
아침 일찍 회장 사모님 댁으로 첫 출근을 하였다. 으리으리한 집이었다.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밖에서는 안쪽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출입문에서 경비의 신분조회가 이루어진 다음에야 안으로 들어 갈 수 있었다.
높은 담장 안쪽에는 전혀 다른 세상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모님 댁의 모든 일은 권지은 실장의 관할 하에 이루어졌다.
30대 후반정도의 세련되고 날렵한 용모에 날카로운 얼굴을 가진 여자였다.
조금 나쁘게 말하자면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차갑고 까다로운 인상이었다.
결혼도 하지 않고 사모님의 비서로 10년 넘게 일해오고 있다고 했다.
권실장은 한 시간 가량 나의 업무와 주의 사항을 일러주었는데, 아침 9시부터 저녁6시까지 항상 대기해야 하며, 그 외의 시간에도 사모님의 일정이 있는 경우 호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업무와 관련되거나 사모님과 관련된 일을 외부에 누설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협박에 가깝게 강조했다.
심지어는 고소당할 수도 있으니 특별히 조심하라고 으름장까지 놓았다.
간단한 교육이 끝나고 사모님을 만나러 갔다.
사모님은 밖에서 ‘이사장님’으로 불렸다. 큰 갤러리를 소유하고 있고, 무슨 미술협회 이사장이기도 해서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TV에서 가끔 보던 재벌 그룹 회장의 사모님들처럼 뚱뚱하고 거만한 모습을 예상했지만 이사장님은 세련된 캐리어 우먼 같은 모습이었다.
큰 딸이 나보다 두 살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사장님은 이제 마흔이 되었을 것 같이 젊어 보였다.
벽면 한쪽에 걸려있는 가족사진을 보니 불독처럼 생긴 첫째 딸은 아빠를 닮아서인지 동안인 사모님과 친구처럼 보였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사모님 운전을 맡았습니다.”
“그래, 반가와요. 아직 대학생이라고 했죠?”
“네.”
“씩씩하네.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해요.”
거리낌 없이 악수를 청했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활달한 표정에서 친근감과 카리스마가 묘하게 섞여져 있는 인상을 받았다.
사모님의 일과는 복잡할 것이 없었다.
월요일마다 갤러리에 들러 담당자들과 회의, 아는 지인들과의 정기적 골프 모임과 쇼핑, 일주일에 한 번 가는 정신과전문의와의 상담이 전부였다.
그 외의 대부분 시간은 지하의 개인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며 보냈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빼면 너무나 느긋한 일정이었다.
나는 집에서 할 일이 없을 때는 경비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최씨 아저씨는 넉넉하고 푸근한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20년이 넘게 형사생활을 하셨고 대기업 경비회사에서도 오래 일하셨던 분이었다.
사모님과의 각별한 인연으로 10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는데 집에 일하는 사람 중에 남자는 나와 최씨 아저씨 단 둘이였기 때문에 같이 어울릴 시간이 많았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아저씨는 정문 옆 초소에서 근무했는데 10대가 넘는 CCTV와 첨단 장비가 있었기 때문에 할 일은 별로 없었다.
집에 설치된 장비가 거의 무인시스템이 가까운 지라 아저씨는 경비 업무보다는 정원 가꾸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였다.
그렇기 때문에 아저씨도 나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셨다.
최씨 아저씨는 가끔 비밀이라고 하면서 회장님 댁의 내부 사정을 이야기 해주셨다.
사모님은 어린 나이에 집안의 정략결혼으로 회장님에게 시집을 와서 큰 딸을 낳았는데 그 뒤로 계속해서 임신에 실패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회장님이 집 밖에서 다른 여자를 통해 아들을 낳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회장님과 각방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두 집안의 위신 문제로 이혼은 하지 못했지만 사실상 둘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사모님이 갑자기 임신을 하게 되고 회장님의 아이가 아닌 것이 분명했지만
고집을 부려 이이를 유산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그 아이가 바로 미국에서 공부 중인 둘째 아가씨라고 했다.
그 일 때문에 사모님은 따로 집을 마련해서 별거에 들어갔고 공식적인 행사에서만 부부처럼 행동한다고 했다.
복잡해진 가정사 때문인지 사모님은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가끔 발작 증세까지 보인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을 하면서 알게 되는 것들을 절대로 비밀로 간직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다.
사모님의 외부 일정이나 행사는 항상 권지은 실장이 동행했다.
두 사람을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무척 지루했는데 차안에서 라디오를 들으며 낮잠을 자곤 했다.
늦은 오후 이사장님을 기다리는 차안에서 김장훈이 ‘사노라면’을 구슬프게 부르고 있었다.
일병이었던 2년 전 가을, 초소 안에서 말년 병장과 몰래 듣던 라디오에서도 같은 노래가 흘러 나왔었다.
날이 새려면 아직도 한참이나 남은 차가운 새벽,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떠나 간 소연이가 그리워서는 아니었다. 억울해서는 더더욱 아니었다.
그냥. 그냥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들키지 않으려고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밑천인데
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
군 입대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았던 겨울, 소연이와 나는 일본으로 짧은 여행을 갔었다.
나의 군 입대를 아쉬워하고, 그녀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한 여행이었다.
하늘의 별을 보면서 온천을 할 수 있는 여관에 숙박을 했다.
그녀와 같이 있는 하루하루가 소중했다.
매일 밤 그녀와 나는 별빛이 떨어지는 하늘 아래에서 사랑을 나누었다.
새벽하늘이 붉어져 동이 터 오르기 시작 할 무렵까지 서로를 갈구하며 격정적인 몸짓을 이어나갔다.
그 겨울날의 새벽이 따뜻했던 것은 온천 때문이 아니라 서로의 체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나의 팔을 베고 눈을 감은 채 누워 있었다.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소연이가 아직 잠들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다.
오른손 손가락으로 소연이의 젖꼭지를 만지작거렸다.
“옛날 옛날에 ‘슴가’나라에 백호왕자님이 살고 있었어. 반대쪽 ‘슴가’나라에는 소연공주가 살고 있었는데 둘은 정말 사랑했대. 근데 두 ‘슴가’나라 사이에는 노처녀 마녀가 출몰하는 악마의 계곡이 있어서 서로 만나지 못하고 바라만 볼 뿐이었어. 일 년에 한 번, 칠월 칠석에만 만남이 허락되었어.”
팔베개를 다소곳이 누워있었지만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음이 분명했다.
나는 그녀의 젖꼭지를 장난스럽게 비틀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서로 미치도록 사랑했지만 만날 수 없었던 그들은 어느 날 목숨을 걸고 악마의 계곡에서 만나기로 했지. 멀리서 애틋하게 서로 바라만 보기 보다는 한 번이라도 사랑을 나누고 죽는 편이 더 낫을 거라고 생각한 거지. 드디어 악마의 계곡에서 둘은 만났어. 그리고 열렬히 키스를 나누데 마침 지나가던 노처녀 마녀에게 들켜버린 거지.”
“……”
소연이는 눈을 감고 있었지만 살짝 입술을 삐죽거리며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마녀는 노처녀인 자기 앞에서 감히 격정적인 키스를 하고 있는 둘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백호왕자를 돼지로 만들어 버리고 소연공주는 납치해서 자신의 소굴로 데려가 버렸어.”
“……”
“너 이야기 듣고 있니? 자는 거야? 에휴, 그만해야겠다.”
“뭐야! 듣고 있어.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빨리 계속해봐.”
자는 척하고 있는 소연이가 토끼처럼 살짝 눈을 뜨더니 이야기를 재촉했다.
“소연공주를 잃어버린 왕자는 괴로워하며 방황하던 중에 배꼽호수에서 물을 마시면 다시 원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한참을 찾아 헤맨 끝에 호수를 찾아 물을 마실 수 있었지.”
나는 소연이의 배꼽과 아랫배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로 나의 따뜻한 손길을 편안히 즐기고 있었다.
“다시 왕자의 모습으로 돌아온 백호왕자는 공주를 되찾으려고 마녀가 사는 검은 숲으로 갔어. 마녀의 검은 숲은 한 번 들어가면 절대 나올 수 없다는 마법의 미로였지. 하지만 왕자는 공주를 구하겠다는 신념하나로 모든 고난을 헤치고 검은 숲을 지나 노처녀 마녀가 산다는 동굴 입구까지 도착했어. 하지만 동굴 앞에 도착한 왕자는 어둠의 동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차마 들어가지 못하고 동굴 주위에서 잠시 망설였지.”
나는 아랫배를 쓰다듬던 손을 조금 내려 그녀의 음모를 손가락으로 헤집으며 그녀를 자극했다.
가칠한 음모를 손으로 느끼며 이제 그녀의 보지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가운데 손가락으로 아직 벌어지지 않은 그녀의 음순을 위아래로 스치듯 애무했다.
그녀의 보지 주변을 헤던 나는 이제 클리토리스를 찾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정확한 클리토리스 위치를 파악하자 점차 손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소연이는 눈을 감은 채 손가락의 움직임을 느끼며 짧은 신음을 내뱉었다.
“음..아~ 아~ 아~”
클리토리스 애무에 점점 흥분해 가는 그녀를 보고는 보지 속에 손가락을 넣어 사정없이 헤집기 시작했다.
보지 속에서 그녀의 애액이 흘러나오며 손가락은 금방 질척거렸다.
앞뒤로 움직이는 나의 손동작에 따라 그녀의 엉덩이가 들썩거렸다.
흥분한 소연이의 신음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이제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나는 애액이 흥건히 묻은 손가락을 빼서 보지 주변을 천천히 동그랗게 비비며 그녀에게 키스했다.
“왕자는 동굴에서 마녀를 무찌르고 공주를 구출했대. 그리고 평생동안 행복하게 살았대.”
나는 한국에서 준비해 간 커플 반지를 꺼냈다. 아무런 문양이 없이 서로의 이름만 새겨진 약속의 반지였다.
우리는 반지를 끼며 영원히 함께 하지고 약속했다.
그 해 제일 춥던 겨울이었다. 나는 내 모든 사랑이었던 그녀를 남겨두고 군에 입대했다.
그리고 그녀는 모든 연락을 끊었다.
편지는 계속 되돌아왔고, 전화는 받지 않았다.
첫 번째 휴가를 나와서야 친구들로부터 그녀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졸업 후 S그룹에 취직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남자가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는 학교와 연락을 끊었는데 얼마 전 그 남자와 결혼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했다.
그녀를 만나려고 그녀의 집을 찾았지만 이미 이사를 가고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내 인생의 지독히도 잔인했던 첫 이별을 가슴에 새기고 휴가에서 복귀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