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호스테스-단편
여대생 호스테스 정애가 밝힌 후배에 대한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았다. 이름이 김희라라는 그녀는 모여대 사회학과 1학년에 재학중이었다. 그녀는 자기보다 한 학년 선배인 남자로부터 대학의 낭만을 배우다 보니 드디어 밀접한 관계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통속소설의 한 장면 같은 일이 벌어졌다. 희라는 그동안 곱게 간직해왔던 순결을 그에게 주며 피부의 민감한 곳을 예리한 면도칼로 찢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그러나 고통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을 확 채우고 뿌듯하게 움직이는 상대의 몸에 힘껏 매달리며 땀에 젖어 미끈한 그의 등어리를 할퀴었다. 그런 다음.첫 번째의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희라는 묘한 해방감 같은것을 맛보았다. 처녀의 순결에 대한 또다른 일면이 아닐 수 없었다. 모두가 성개방의 물결을 타고 전해진 의식구조 때문이리라.즉 여자는 순결을 꼭 지켜야만 된다는 강박관념으로부터 벗어난 홀가분한 기분이 된 것이다. 물론 전혀 서운한 기분도 느끼지 않았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마치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사실이다. 희라는 그후 1년가까이 그와의 관계를 계속했다. 그들은 서로가, 혹은 어느 한 편이 원할 때면 아무 때나 어울렸다. 점차로 그것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갔고,드디어 사랑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기력해진다는 사실을 터득하기에 이르렀다. 사랑하는 그가 원한다면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사실에 행복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는 이미 서로 만나기만 하면 우선 젊은 육체를 결합, 뜨겁게 불태웠다. 그러다 보니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 일어났다. 희라는 섹스가 거듭됨에 따라 거기에 따르는 전혀 새로운 감각에의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매우 당연한 일이면서도 희라로 하여금 여자로태어난 엄청난 기쁨을 안겨 주었다.그녀는 그의 애무가 단순한패팅이 아니고 자신으로 하여금 그리듬에맞추어 말초신경이 되살아나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그것은 환희였다. 어떤 종류의 환희보다도 가슴벅차고 삶에 있어서의전혀 새로운 의미를부여해 주는 것 이었다. " 아아!! ~~~~~~~~ "때없이 희라는 탄성을올리며 한창 무르익어 가는앞가슴을 쑤욱 앞으로 내밀었다. 자신의 육체가 전혀 새삼스럽게 인식되고 있었다. 감각기관 하나하나가, 그리고 발가락 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모두 새롭기만 했다. 그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겨울잠에서 화들짝 깨어나는 동면식물처럼 파릇하게 숨쉬는 피부의 조직, 그리고 뼈마디의 아스라한 긴장감이 점차로흥분을 고조시키는 것이다. " 아 ~아~ 아~ " 그것은 바로." 이럴 수가, 난 너무 너무 행복해애 ! "하는 탄성과 같은 의미 였다. 그와 단둘이 조용히 있을 때 그는 우선 달콤한 입맞춤부터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어서는 그의 손이 아주 느릿느릿 그녀의 목덜미부터 기분좋은 산책을 시작한다. 다음에는 목줄기를 타고 모성애의 원천인 그녀의 젖무덤에서 오랜 시간을 끌며 나른하게,그리고 이성이 있으면서도 무엇인가 알 수 없게 정상적인 감각을 마비시키며 황흘한 분위기를 형성해 나갔다. 그럴 때보다 더 기분좋은 일은 아직 경험한 일이 없는 희라였다. 그녀의 몸은 어느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반응으로 이미 꿈틀거리고 있었다. 기분좋은 신음소리와 보조를 맞추며 부분들이 팔딱팔딱 숨을 토해내는 것이다. "으응 으 ~ 흥 "그런 소리가 나을 때쯤 그의 손길은 다른곳에 도달해 있다. 그곳은 여성의 신비가집약된 가장 은밀한 곳이며, 온갖 환희가솟아오르는 행복의 샘이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럴 때쯤이면 희라 역시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된다. 자연히 그녀도 자신의손으로 그의 몸을 그가 하는 것과똑 같이 애무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그에 의해서 그가 이끌어 주는대로 안내를 받았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놀랍도록 발전한 상태에서 창의력을 발휘했다. 그녀의 손길은 마치 열렬한 탐험가의 발길처럼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찾아내고거기에서 열광하듯 노니는 것이다. 두 사람의 호흡소리가 더욱 끈적 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방안 가득히 그들의 숨소리가 뒤엉키게 되면 그들은 다시 다음 단계의 사랑의 행위를 준비했다. 그것은 정상정복을 눈앞에 둔 등산가의 상태와 같은 일이었다. 그의 몸을 그녀위에 실리고, 그녀의 위에서, 그가 잠시 희라의 도움을 받으며 움직이면곧이어 희라의 입에서 길다랗게 탄성 소리가 흘러나왔다. 드디어 두 사람의 육체가 하나로 결합되는 순간인 것이다. 그들은 잠시 결합에의의미를 되새기며 정지한 채음미한 다음 서서히 율동하기 시작한다.그것은 마음이 아주 잘 맞는 커플의 동일한 움직임이며 협력 이었다. 그리고 이어서는 움직임이 점차로 격렬해짐에 따라 숨소리 또한 높아간다. 숨소리가 높아감에 따라 두사람의 입에서는 연신 알지못할 소리들이 새어나오게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희라는 그렇지 않았다. 희라는 그에게 몸을 맡긴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냥 그가 움직이는대로 따라서 몸을 밀리도록 놔두고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랬던 것이, 아기가태어나서 점차로 성장해 가는 과정처럼 서서히발전해 나갔다. 그리고 오늘이 된 것이다. 지금은 아이로 비유할 때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는 신생아에서 시작하여 아장아장 걷는 과정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었다. 어느덧 희라는 전신을 제자리에 놔두지 못하며 마치 낙엽이 파도에 밀리듯이 리듬을 타며 신음소리의 조화를 이룬다. 그러고 난 다음에는. 드디어 희라는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운,그러나 결렬한쾌감에서 나오는 흐느낌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흐느낌소리는 점차 묘한 비명소리 같은 것으로 바뀌어갔다. 그것은 분명히 비명소리 였다. 그리고 그 비명소리가 갑자기 몹시 커졌을 때 그녀의 등은 활처럼 휘어지고 턱이 번쩍 들린 상태에서 몸부림치듯 온몸을 떤다. 환희의 절정 이었다. 육체가 추구할 수 있는 최대의 행복이었다. 그리고 사랑의 벅찬 재확인이기도 했다. 이윽고.한동안의 격렬한 몸짓과 함께엎치락 뒷치락( 그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 )하고난 다음에는 조용한 안정이 찾아온다. 그와 함께 두 사람은 특히희라는 쾌락의 여운이 무엇인가를 느끼며 그것을 다시 음미하는가운데 간간히 신음소리를 내며 그럴때마다 몸의 어떤 부분에 가벼운 떨림이 오게 된다.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은 그럴때였다. 한창 길들여진 여자 김희라. 그래서 방금 광명의세계에 도착한것처럼 섹스에 눈을뜨고 그것을 갈구하게 된 그녀였다. 그런데 불쑥, 아니 느닷없는 일이 그녀를 찾아오게 된 것이다. 이상하게도 한동안 그로부터 연락조차 없었다. 처음에는 몰랐으나 점차로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걸까?)보고 싶었다.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즐기고 싶었다. 그와 나누던 격정의 순간이 새록새록 그리워지는 희라였다. 희라는 가만히 앉아서 더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를 찾아나서기로 한 것인데, 바로 전날이 었다. 한 통와 두툼한 편지가 희라 앞으로 배달되었다. 이상한 육감과 함께 겉봉에 적힌 발신인을 보니 그녀는 깜짝놀랐다. 뜻밖이었다. 그에게서 온 편지가 아닌가. 그가 무엇 때문에 전화도 하지않고 구태어 편지를 써서 보냈는지 아무래도 불길했다. 그 날, 희라는 강의에 나가지 않았다. 어이가 없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한동안 연락조차 없었던 그가 훌쩍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버린 것이다. 어떻게 한단 말인가.정신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그가 남기고 떠나버린 공허함을무엇으로 메꿀 수 있단 말인가. 처음 한동안은 눈앞이 캄캄했다. 마음에, 그리고몸에 커다란 구멍이뻥뚫린 상태에서 찬바람이 통과하며스산한 슬픔을 안겨 주기도 했다. 그럴 수가 없었다. 그에 의해서 길들여진육체를 가지고 있는 희라가아닌가 그런 그녀를 남겨놓고 그가 떠나버렸다. 거기에서 비롯되는 공허감을 그녀는 무엇으로도 메꿀 수 없었다. 사랑의 배신에 대한 증오심이 불타올랐다. 그리고 저주스러웠다 그녀는 억제할 수 없이 흐르는눈물을 삼키며 한없는 번민의 세계로 깊숙히 빠져들었다. 무엇으로도 메꿀 수 없는 공허감.세월이 약이라고 했던가.한없는 번민의 감옥에 갇힌 그녀에게 새롭게 감방문을 노크하는 다른 남성이 있었다. 마치 그녀의 공허함을 알고 그빈자리를 채워 주겠다는 듯이 다른 남자가 접근해온 것이다.외로움을 려어본 사람이라야 비로소 외로움이 얼마나 잔인한가를 아는 법.희라는 아주 쉽게 새로운 남자와 친숙해지게 되었다. 이번에는 처음의 경우보다 훨씬 속도가 빨랐다. 길들여진 그녀의 육체는 아주 쉽게새로운 남자를 향해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는 상태가 되었다. 그녀는 그와 간단한 절차만을 거친 다음 이내 육체관계를 가졌다. 그리고 계속했다. 첫 남자 때보다도 오히려 빈번하게 했다. 그녀는 나름대로의 순결에 대한 주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말했다. " 문제는 정신적인 순결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따지고 보면 이성을 사랑하는 과정에 있어서 육체의 결합만큼 진지한 것은 또없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상대에게 육체를 준다고 그것이 나 자신을 몽땅 주는 건 아니에요. "즉 단순히 사랑한다는 표현으로 섹스를하고 또 그에게 자신의 육체를 준다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그것은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영원히 사랑할 것도 아니면서.그와 결혼하여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려는 것도 아니면서.그러면서 정신적인 순결만을 강조하며 단순히 순간적인 사랑의 표현으로 육체를 개방하는 처녀.그렇다면 잠깐이라도 좋아하는,좋아진 남자가 생기면 그들 모두에게 육체를 주겠다는이야기로 받아들이기에 아무런 저항감도 갖지 않으리라.그것은 한 마디로 완전히 개방된 처녀의 육체를 뜻하지 않는가.물론 그것이 전체 여대생의 일관된습성 내지는 진면목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일이다. 희라에 대한 정애의 이야기는,"그런데 말야, 결국 그 애가 어떻게 됐는지 알아? 그건 너무나 어이 없는일 이었어................... " 하고 계속되었다. 두 번째 남자와 거침없이 육체관계를 갖는 김희라.그녀에게 찾아온 결과는 어떤 것이 었던가.임신, 바로 그것이었다. 당연한 결과이리라 피임도 않고 계속된 육체관계이고 보면,그녀가 정상적인 기능을 가진 여자였기 때문에 당연히 쾌락에 의한 열매를 잉태하게 된 것이다. 두세 곳의 병원을 부끄럽게 찾아가 보았다. 의심할 여지없이 임신이었다. 그것은 무분별한 성생활에 대한 경고이기도 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그러나 그는 희라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차갑게 등을 돌려 버렸다.수소문해 볼 필요도 없이 전문적으로 염가에 여대생들의 임신중절을 해주는 병원을 알아냈다. 영동의 한 곳에 자리잡은 아주 작은 규모의 산부인과 병원.시술은 나이도 별로 많지 않은 30대의 여의사가 해주었다. 그 산부인과 의사의 자기 고백에 의하면," 나도 학창시절에 몇 번 임신한 경험이 있어요. 아마도 난 다른여자보다 성욕을 밝히는 편인가 봐요. 무분별할 정도로 빈번한 성관계를 갖지 않고는 참을 수 없었으니까요. 대개는 내 편에서 남자를 유혹해서 침대로 끌어들였죠 ................. "라는 것이었다. 결국 그녀는 산부인과를 하게 된 동기가 거기에 있다고 했다. 즉 자신과 같은 여성들을 위해 무엇인가 봉사하고 싶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의사는 말했다. " 내가 학생일 때에 비해 지금은 사회가 더욱 개방되었어요. 자연히 섹스를 부담 없이 즐기는 여학생들이 늘어났죠, 허지만 임신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아졌어요. 피임을 하기 때문이죠. 내경우는 피임을 하면 어쩐지 쾌감이 감소되는 것 같았지만 ......... "희라는 그 병원을 찾아갈 때 비장한 각오로 한 가지 용단을 내렸다. 이제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으리라고 ........그리고 이제 자신을 배반하고 등을 돌린 속세와는 인연을 끊고 깊은산속의 암자를 찾아불문에 귀의하여 비구니가 되어 평생을 살아가기로 결심한것 이다.병원간판이 보이는 골목에 들어섰을 때, 그녀는 마음속으로소리내어 울고 있었던 것이다. 한동안 그 자리에 망연자실하여 서 있던 희라.이윽고 그녀는 여자로서 너무나 부끄러운 자세로 수술대 위에 누웠다. 한껏 넓게 벌려진 두 다리와 함께 중심부가 팔짝 벌려진 상태에서...............정애의 이야기를 듣던 학생들이 이견을 제시했다. " 그건 너문 비참해."" 비참하다니 ?"" 임신을 했다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지 않니, 그런데 왜 이젠 사랑을 않고여승이 될 결심을 했지?"" 그거야 나름대로 뜻이 있었겠지."" 어쨌든 공감할 수 없어."그것은 사실이었다. 정상적인 사람들이, 지성을 가진 사람들이 들으면 깜짝놀랄 일이기도 하겠지만.실제로 섹스를 무분별하게 즐기는 여대생들과, 또한 임신을경험한 여대생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다.현대사회의 모든 개방물결을 타고 등장한 하나의 단면이 그러한 것이다. " 네 경우는 어떴니?"누군가 정애에게 질문을 던졌다. " 나?"" 응. 이 기회에 공개해 봐."그러자 정애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나도 얘기해 주려던 참 이었어."하고 대답하더니 잠깐 말을 끊고 숨을 돌린 다음 계속했다. "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나도 처음에는 남들처럼 수줍고 몸을 도사리는 편이었지. 적어도 첫경험 하기전까지는 그랬어."" 첫경험을 말해줄 수 있니?"" 지금 그려려는 참이야."모두들 그녀의 다음 이야기에 기대를 갖는 눈치들이었다. 이어서 정애가 털어놓은 자신의 첫경험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몇 명의 남녀 대학생들이 열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주제는 인간의 성욕과 그에 의한 본능적인 욕구, 내지는거기에서 얻을수 있는 쾌감에 대한것이 었다. 자연히 점차로 이야기의 농도가 짙어갔다.그중에 끼어있는 정애는 자신도 모르게 어떤 충동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성숙한 처녀 의 당연한 본능이었다. 농도 짙은 소설책을읽으며 흥분해서 혼자만의 은밀한행위를 할 정도의 성숙한 처녀가 아닌가.정애는 자꾸만 자신의 파트너로 정해져 바싹 붙어앉은 남학생의 체취가 코에 느껴졌다. 이야기가 아주 적극적이고도노골적인 표현이 나올 때마다그녀는 숨을 훅 들이 마시기까지했다. 한껏 흥분되어 있던 그녀는 토론이 끝난후 자신의 파트너가 술한잔 하자는 유혹을 거절하지 않았으며 그런 다음그녀는 아무런 저항감도 없이자신의 파트너와 함께 근처에 있는 여관을 찾아가 방을 잡았다. 정애 역시 파트너인 남학생과 방에 들어가 드디어 단 둘이만 있게 되었는데.얄밉게도 그녀의 내부 깊숙한 곳에서는 이름모를 본능이 고개를 쳐들고 싶었다. 경험도 없으면서 막연한 상태에서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경험하고 싶다는 본능이었다. 열띤 토론을 벌리던 그것처럼 궁극적인 쾌락에의 막연한 추구인 셈이었다. 방문이 안에서 굳게 잠겼다. 그때였다. 갑자기 정애는 자신의 목을 조여오는 어떤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허지만 그것도 잠시뿐 이내 분위기가 바뀌었다. 남학생은 아주 능숙한 솜씨로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경험이 많은게 분명했으나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는 정애였다. 남학생은 아주 쉽고도 능숙하게 그녀의 바지지퍼를 내리고 브레지어 호크도 땄다. 곧 바로 드러난 그녀의 뽀얀 속살이 어떤 기대감으로 파들파들 떨고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남성앞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난 그녀의 속살이었다. 그것을 보는 남학생의 두 눈이 갑자기 충혈되었다. 어느틈에 굶주린 늑대로 변해버린 것이다. 놀라울 정도로 완강한 힘이었다. 사람들은 흔히," 일대 일일 경우 여자가 강간당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라고 말하지만 정애는 그말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얼마든지 가능했다. 그녀 자신이 어떻게 저항도 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무너져 내리는 자신의 순결을 느낀 것이다. 성난 파도가 쉽쓸어가는 모래탑처럼그녀의 순결은 사정없이 무너져 버리며 하반신에 날카로운 통증을 안겨 주었다. 무수한 굴곡을 이루는 타액과 분비물이 방안에 얼룩을 만들고 있었다. 또 한 베일에 싸여있던 여자만의 원시성의 아픔이 포물선을 그으며 아득하게 사라지고 있었다.그것은 보상받을 수 없도록 무서운 아픔이었다. 아픔이 잇달아스쳐갈 때마다 그녀는이상한 몸짓으로 그것을 표현했고,그녀의 그와 같은표현은 남학생의 격렬한 몸놀림에 휩싸이며 한꺼번에 녹아내리고 있었다. 그런 다음이었다. 한 차례의 격렬한 행위가 끝나자남학생은 이내 등을 돌린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문득 깔려있는 요를 보자 갑자기 구토라도 할 것 같았다. 여기저기에 얼록이져 있고 아직도축축하게 젖은 자국들이 갑자기 그녀를 슬프게 만들기도했다. 무엇이 있었던가, 어떤 일을 했기에그런 요의 얼룩이 그려 졌던가, 두 사람의 몸에서 분비된 쾌락의 부산물이 만들어 놓은 얼룩은 매우 묘한 느낌 이었다. 이론과 실제의 차이라고나 할까.첫 경험이니까 당연한일이겠지만, 그녀는 이론과 같은 쾌감 대신원시성의 무서운 아픔과함게 아득하게 멀리 있는 실루엣과같은 형상을 잠간잠깐 보았을 뿐 이었다. 20년이 넘도록 간직해왔던 순결을 포기해야 되는댓가로서는 너무나 미미한 것 이었다. 그녀는 어이없게도 쾌락의 맨 끝자락에 겨우 휘말려들어간 셈이었다. 문득 그녀의 머리에 떠오르는 어느 여류작가의 말이 있었다. 간통에 대한 내용이었다. 즉 간통에 대한책임은 전적으로 남자편에 있지만, 반대로 그죄는수동체인 여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여자란 원래 한 남자로부터수정하는 상태에서만 임신을 하게되나 남자는 그렇지 않다. 수 십명, 수백 명의 여자에 대해서 발정해도 그 가능성에는 변함이 없다. 즉 남자는 생리적으로 한여자에 대해서 만족할 수는 없다는 것인데, 그예로 암캐 한 마리로 만족할 수 없는 숫캐를 들었던 것이다. 한 남자의 수정에 의해 임신이 되어야 하는 여자. 남녀가 똑 같이 즐긴다고 해도 임신이라는 부담을 혼자 지녀야 되는 여자.어떻게 보면 그것은 너무나 불공평한 원칙이었다. 즉 정애는 순결이무너져 내린 그날 임신에 대한 불안을벌써 느껴야 했던 것이다. 또 한 가지 경우가 있었다. 모대학의 영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박영란.남다른 미모와 각선미에 자신이 있는 터라 약간은 노출증이 있는 영란이었다. 영란은 언제나초미니 스커트를 입었고, 노부라일때가 많았으며, 비교적 자신의 늘씬한 육체를 남들에게 과시하고 싶어하는 그녀였다. 문제는 거기에 있지 않았다. 소위 그녀는 남성기피증에 걸린 상태였다. 어떤 경우가 있어도 남성을 극구 경계했고, 그래서 전혀 사귀거나 만나지 않았다영란이 그렇게 된 것은 커다란 충격 때문이었다. 그것은 정신적인 충격이었으며, 그녀가 여고 2학년이 되던 해의 일 이었다.밤 늦은 시간까지 자율학습을 하고 영란이 집으로 갈때 였다.골목길을 돌아 집을 향해 걸어가던 그녀는,"이봐 학생."하고 문득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 ‥‥‥ ?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언제 다가왔는지 그녀의 바로 뒤에 한 남자가 서있었다. "누구‥‥‥‥"영란은 깜짝 놀라며 엉거주춤 서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전혀 낮이 선 얼굴이었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그때였다. 영란이 돌아본 다음순간 남자가갑자기 허리춤에 걸려있던 바지를 발목까지 내리고 만 것이다. 그것은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늦은 봄날의 초저녁이었다. 대낮처럼 밝지는 않았다. 그러나 주위의 사물은 분명히 구별할있을 정도로 아직 밝았다. 영란은 상대의 남성의 상징을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그녀로서는 난생 처음으로 목격한 성숙한 남성의 상징 이었다. 남자는 그렇게 성기를 드러내 놓은 상태에서 영란에게 뜨거운 눈길을 보내며 히죽거리고 있지 않은가. 숨이 콱 막히도록 징그럽고 소름이 끼치는 광경 이었다. 다음 순간. 영란은 홱 돌아서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얼굴이 불에 데인 것처럼 화끈거렸다. 너무나 두려워 눈물이 쉴새 없이 흘러내렸다. 집에 돌아온 다음에도 밥조차 먹을 수 없었다. 잠자리에 든 다음에도 마찬가지였다. 언뜻, 그러나 분명히 목격했던 이상한 것 때문에 그후그녀는 악몽으로 몹시 시달렸다. 언젠가 친구들로부터, "얘, 지금세상에는 변태성욕자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는 거야."라는 말을 들은 일이 있었다. "설마 그럴라구.""정말야, 얘 너 아직 모르는구나?""난 그런 거 관심없어."그렇게 친구의 말을 무관심하게 흘려버렸던 영란이었다. 설령 그런 병적인 사람이 있다고 해도 자신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 이다. 그러나 막상 실제로 목격한만큼 영란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그런 일이 있은 다음부터 영란은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온통 추하게 생각되었다. 학교의 선생까지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중에는 텔레비젼을 통해서 항상접하게 되는 인기정상의 연예인들도 예의 남자와 같은 속성을 지녔음이 분명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들은 다만 위선으로 겉치례를 한 것이고, 얇은 의상으로 병적인 육체를 가린게 분명하다고 느끼기까지 했던 것이다. 남성 기피증.영란에게 있어서 그것은 꼭 한 번 목격한 노출증 환자의 짙은 혐오감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그 후 전혀 남자와 사귀지 않게 된 것이다. 한 여성으로 볼 때 그것은 너무나 불행한 일이었다. 드물게는 부모의, 특히 어머니의 빗나간 성교육에 의해 비뚤어진 길로 나가는 소녀들의 경우도 볼 수 있다. 그런 경우 소녀의 어머니는 불감증인 것이 대부분이다. 즉 남녀의 성행위에대한 일종의 개념이나 어떤가치관에 대해 어머니는 빗나간 교육을 딸에게 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죄악이고, 세상에서 가장 귀찮은 일로 여기며, 자식을 낳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의무적으로 여자가 당해야 되는 고통이라고 가르치는 자체가 문제 인 것이다 . 제6장 이별의 시작 아침 10시.미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덮고 잤던 이부자리를 천천히 개켰다. 이날은 강의가 없기때문에 느긋한 기분으로 아침시간의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이부자리를 개키던 미리는 거기에 남아있는 간밤의 그와의 사랑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난 무엇 일까? )이부자리를 개키다 말고 미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여대생? 호스테스?아니면 결혼도 하지 않고학생의 신분으로 남자와 동거하는 여자?‥‥‥ )모두가 맞는 말이었다. 사실이 그런 여자였으니까. 허지만 그보다 더욱 강한 의미의 다음 대답이 뒤이어 뇌리를 스쳤다. (그래. 지금의나 장미리는 완전히 색정에길들여진 여자라는 대답이정확 할거야!)그것은 사실이었다.지금의 미리는 나이와신분을 완전히 망각한 상태에서다만 애욕에 몸을 불사르는 여자가 되고 만 것이다. 간밤의 일이 떠을랐다. 그는 다른 어느 날보다도 유난스럽게 보챘었다. 미리가 그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 것은 새벽 한 시가 훨씬 지났을 때였다. 그날따라 손님이 많았기 때문에 흠뻑 마셨다. 일이 끝났을 때는 전신이 솜처럼 피곤해서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싫을 정도였다. 그녀는 그의 부축을 받아야만 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날따라 파김치가 된 미리를 곱게 자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녀 역시 이제는 남자보다 오히려 적극적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날은 너무나 피곤했기 때문에 별로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리를 용서없이 거칠게 공격해왔다. 미리는 이미 그토록난폭한 공격에 익숙해져 있기때문에 아무런 저항감도 없이 이내 흥분하며 거친 숨소리와 함께 그를 끌어 안는다. 그렇게 어울릴 때의 두 사람은 인간 같지도 않았다. 오직 짐승과 같이발정한 암컷과 숫컷으로 변해서서로 헐떡거리며 마구 뒹구는 것이다. 이제는 미리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적극적이고도 쾌락적이었다. 미리는 그에게 자신의 유방을 애무 하도록 했고, 또는젖꼭지나 꽃잎을 빨도록 하며 그야말로 자신이 향유할수있는 최대한의 쾌락을 추구하게끔 된 것이다. 또한 언제부터인가 미리는 그에게 착 달라붙어 엉덩이를 마구 좌우로 돌려대며 ," 더, 더 세게‥‥‥ 빨리‥‥‥‥‥ " '하고 안타깝게 재촉하게 되었다. 그러면 그의 야수성이더욱 배가되는 상태에서 미친듯이 몸을 움직였고 거기에 따라 미리는 전신이 한꺼번에 녹아내리는듯한 쾌감에 실성한 사람처럼 괴성을 지르기도 했다어떤 때는.한번끝낸 그에게 미리가 계속 달라 붙기까지 했다. " 한 번 더해 줘, 응? "그러며 그를 흥분시키기 위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테크닉을 동원했다. 그러면 예외없이 그의그것은 만족할 정도로 발기했고, 이번에는 미리가위에 타고 앉는 체위로 하여 만족할 때까지 즐기는 그녀 였다. 그러한 체위를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니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알게 되었다기 보다는. 그녀 스스로감각을 통해 터득하게 된것 이다. 그녀가 특히 좋아하는 방법이 있었다. 그것은 그를 눕도록 한 다음 그 위에 걸터앉는 방법이었다. 즉 소변을 볼 때처럼 다리를벌리고 걸터 앉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움직일 수가 있었다. 마치 빨래하는 여자가 엉덩이를 움직이는 것처럼 쭈그리고 앉은 채 마구 들썩거리거나 양쪽 옆으로 돌리는 한편 손으로는 자신의 유방을 쥐어짜듯 강하게 애무하는 것이다.그러다 절정에 오르면 그녀는 견디지못해 그의 몸위에 엎드리며 미친 듯이 전신에 경련을일으키며 그의 입술을 빨아댔다. 그날도 그는 그밤을 하얗게 밝히도록 가파른 호흡으로 일관해 주었을 뿐이었다. 그는 마치 어린아이 같았다. "아름답다, 정말! ""어머머 왜 이래요 징그럽게 ""너무 멋진 몸을 가지고 있어, 넌.""새삼스럽게 무슨 소리야?"미리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를 말끄러미 바라보았다. "지금껏 너와 같이 아름다운 몸매를 가진 여잔 보지 못했어.?"경험이 많으실 테니까.""이건 농담이 아냐."그는 나신으로 만들어 놓은 미리의 전신을 출혈된 눈으로 바라보며,"누가 뭐래도 넌 내거야.내 아내란 말야. 그리고 넌. 무슨일이있어도 나를 버릴 수는 없어."하고 연신 찬사와 함께 열에 들뜬 듯이 중얼거렸다. "자기 왜 그래, 오늘? 뭐 잘못 먹은거 아냐 ? ""농담이 아니라고 했잖아. 난 너를 평생동안 잃지 않을 거야. 누구한테도 빼앗기지 않을 테고‥‥‥‥ "그는 이어서 미리의 아름다운 육체를 소유하기 시작했다. 이날 따라 그의 행위는 어느 때보다도 격렬하고 뜨겁게 불타올랐다. 한 차례의 격렬한 폭풍이 휘몰아치고 지나간 다음.미리는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자기 말야.""응?"그는 벗은 몸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지낼 생각야?""뭐라구?""우리의 관계 말야""뭐가 어때서 그래?""몰라서 물어? 난 지금 아직 학생이란 말야.""그걸 누가 몰라.""어머머, 남의 일처럼 말하지 마. 언제까지나 이렇게만 지낼 수는 없는 일이잖아.""결혼식 이라도 올리자는거야?""그게 아니구 ""그럼 뭐야?""나도 모르겠어. 우리의 이런 관계를 시골에계신 부모님이 아시게 되면 난‥‥‥‥"미리는 말끝을 흐렸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무엇인가 정신적인 기로에 섰다는 느낌이 문득 들었던 것이다. "조금만 기다려.""‥‥‥‥""기회를 봐서 내가 니네 부모님을 찾아갈께.""그럴 용기 있어?""왜 못해. 난 할 수 있어.""우리 부모님이 뭐라고 하실 것 같애?""그거야 닥쳐 봐야지.""아마 안될 거야. 날 서울로 대학까지 보낸 부모님이니까.""무슨 뜻이지?"그의 눈빛이 빛났다. 거기에는 여러가지의 뜻이 담겨져 있었다. (왜, 내가 술집의 지배인이라서? 그리고 대학을졸업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런 나 같은 놈한테는 딸을 줄 수 없다고 할 거란 말야? )라는 등등의 반항심이 담겨진 눈빛이었던 것이다. 애당초 그럴 뜻은 아니었다. 미리는 자기 편에서 그에게 결혼이나 거기에 따르는 문제등을 꺼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즉 아직도 그녀는 그와의 관계에 대한 장래성 같은 것을 전혀 부여하지 않고 있었다. 또 한 가지, 그를 솔직히 결혼상대로는 전혀 생각지 않고 있는 그녀였다그렇다면 무엇인가,미리도 알 수 없었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일이었다. 다만 그날그날 길들여진 육체의 향락에 빠져들어 모든 것을 불사를 뿐이었다. 미리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미리는 생각한 것이다.옆에 누워있던 그가 배고픈 갓난아이가 그러는 것처럼 미리의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미리가 스스로 생각해도 매우 잘 발달되어 있는 가슴의 계곡사이로 그의 타액이 얼룩져갔다. 그는 짖궂게도 그녀의 몸 아래로 점차 타액을 묻혀내려 갔다. 그리고 난 다음에는 미리는 서서히 그를 몸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성숙의 아픔을 오래전에 견뎌낸 미리에게 있어서는 익을대로 익어진 행위였다. 그는 또다시 긴 시간동안 미리를 놓아주지 않았다. 미리 역시 이번에는 그를놓아주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언제까지나 끝내기 싫은 쾌락에 몸을 떨고 있었다. 이순간 만큼은 그녀의 머리속에 어떤 생각도 끼어들 수 없었다. 오직 진행중인 현실이 있을 뿐이었고, 거기에 혼신으로 열중했다. 그것은 미리가 향유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이었다. 여자로서 그녀에게 부여된 지고의 향락 이었다. 또한 그녀가 모든 현실을 망각할 수 있는 가장좋은 도피처이기도 했다. 멀리서 다가오던 증기기관차의 기적소리가은은히 들리다가 이내 점차로 크게 들리고.이어서는 쇠바퀴가 육중하게 레일 위를 구르는 소리가 고막을 터뜨릴 듯이 철거덩 거리며모든 이성과 감각을 마비시키고. 그렇게 격렬하게 머물다가이윽고는 점차로 멀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 뒤에는 기관차의소리가 점차로 멀어지다가 드디어는 아득하게 여운만을 남긴 채 사라진다.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면 두 사람은 죽은 듯이 누운 채 호흡을 정리하며 아득한 휴식에 들어간다. 힘든 노동 뒤에 오는 휴식의 나른함에 전신을 내맡긴 상태에서‥‥‥"미리야."애라가 심각한 표정으로 불렀다. "응?""너 언제까지 그런 생활을 계속할 작정이니?"이제는 애라도 미리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 미리는 꼭 한 사람 애라에게만 그 사실을 고백했던 것이다. " 글쎄‥‥‥‥""설마 그 사람과 결혼까지 할 생각은 아니겠지?""글쎄‥‥‥‥""어머 그런 대답이 어디 있어. 솔직히 말해 봐. 네 심정을,"미리는 잠깐 생각해 보았다. 문득 간밤의 일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 지워버리려고 머리를 가로저었다. 간밤의 끈끈했던 기억이었다. "왜 그러니?"미리 의 이상한 몸짓을 본 애라가 얼른 물었다. "으응, 암것두 아냐.""무엇인가 강하게 부정하려는 몸짓 같은데?""아니라니까."그러면서 미리는 다시 생각했다. 그녀 역시 그와 결혼하겠다는 생각 같은 것은 없었다. 애라가 다시 물었다. "말해 봐. 아무리 사랑에는국경도 없다고 하지만, 설마 그 남자와 결혼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너 혹시 그사람 사랑하니?""솔직히 그런 기분은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어 ""그럴 줄 알았다.그럼 뭐니, 네가 지금하고 있는생활은 그냥 즐기자는 것 뿐이니?""글쎄‥‥ 그건 나도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모르겠어.""회피할 생각이니?""그렇지 않아, 사실이 그런걸 어떻해. 어떤 때는 문득 나도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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