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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야설) 아내 스토리 30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까 그랬다.

어쩌면 나는 지금 소심한 질투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전으로 예상되는 그 사진 속에서…

아내는 필립장의 성기에 입을 맞추어주고 있었지만, 나하고는 벌써 결혼 4년차임에도 불구하고, 내 아래쪽으로는 입이 아니라 얼굴 자체가 오지 않으려고 하는 아내의 행동 때문에, 나는 심한 질투를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내와 나는 거의 만취를 했다.

아내가 몸을 흐느적 거릴 정도면 진짜 만취를 한 것이었다.

나는 그런 아내를 부축해서 호텔 바깥으로 나갔다.

와인파티도 거의 파장 분위기였지만 이게 막판으로 가니까 이제 호텔의 파티인지 아니면 나이트 클럽의 시음행사장인지 모를 정도로 분위기 자체가 엉망이 되어버린 상황이었다.

왜냐하면 남자든 여자든 일단 술에 만취를 하게 되면 숨어 있던, 혹은 억눌려 있던 분출 욕구가 샘솟기 때문에 말을 막 하고, 소리까지 지르기 때문이었다.

무제한 와인의 폐단이었다.

그런 분위기에 질려버린 외국인들이 먼저 하나 둘씩 자리를 비웠고, 그렇게 차근차근 파티가 종료가 되는 분위기에서 나와 아내도 자리를 뜬 상황이었다.


"집에 갈래? 한 잔 더 할래 "

"당신 맘대로 해요 "


아내는 술이 많이 취한 와중에서도 나에게 깍듯하게 존댓말을 쓰면서 거의 몸 전체를 기대고 있었다.


"노래 한 곡 하자. 술 좀 깨게 "


나는 노래를 아주 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술을 많이 마시면 그냥 적당히 취하면 절대로 안 그러지만, 어느 정도 선을 넘어버리면 항상 노래방에 가고는 했었다.

아내와는 그냥 노래방이 아니라 술을 그러니까 주류를 파는 노래주점으로 들어갔다.

술을 한 잔 더 하고 싶었으니까 말이다.

나는 맨 정신에는 잘 안 부르지만 술만 먹으면 꼭 부르는 노래방 애창곡이 있었다.

사실 나는 군대 이야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군대 생각도 거의 안 하면서 지내는 편이다.

군에서 배운 슉슉슉 체조를 거의 십 년 넘게 매일 같이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군 생활에 대한 생각 자체가 지옥 속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거의 거론을 안 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기자들끼리의 회식자리도 솔직히 다른 남자들의 술자리나 다름이 없었다.

처음에는 사회나 정치 문제에 대한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이야기 하다가 조금 취하면 섹스와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조금 더 취하면 급기야는 군대에 대한 허풍을 늘어놓는 것이 술자리의 대미를 장식하고는 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회식자리에서도 절대로 군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다른 기자들에게는 지나고 나니 추억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추억이 되지 않았다.

나에게는 죽을 고비에서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온 생각하기 싫은 과거였을 뿐이었다.


아내가 정말 고마운 것은, 아내라는 존재가 나에게 살아갈 수 있는, 꼭 버티고 이겨내서 아내를 다시 봐야지 하는 그런 원동력을 부여했었기 때문이었다.

어찌되었든 평상시에는 그 때, 그 지옥 같은 기억들을 거의 잊으면서 생활을 했었다.

그런데 오늘 그 군의관을 마주친 것 때문에, 그동안 잊고 살았었던 그 악몽 같았던 추억들이 다시 떠올랐다.

누군가의 얼굴을 가격한 것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전역 후에는 당연히 누구와 사소한 말다툼 한 번한 적이 없었다.

싸움이 날 것 같은 상황에서도, 그냥 한 사람이 숙이고 피하게 되면 절대로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손뼉은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고, 한 쪽 손바닥이 피하면 소리가 날 일이 없는 것이었다.

지저분한 기억들은 빨리 잊어버리고 싶었다.


나는 마이크를 한 손에 들고, 리모컨을 잡은 후에 노래를 고르고 있었다.

여행이라는 두 글자만 검색을 해도 바로 나오는 유명한 노래였다.


"또야…"


아내가 말을 하더니 손을 저으면서 웃었다.

흐느적거리기는 했지만 완전히 맛이 간 것은 아닌 아내였다.


"뚜비뚜두비 "


전주에 맞추어서 내가 마이크를 잡고 시원하게 추임새를 내뿜었다.

이 노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였다.

스물두 살에 좋아하기 시작해서…아직까지도…제일 좋아하는 노래였다.

영화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들으면 그 영화의 아름다운 중요 장면이 떠오르듯이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 내 나이 스물두 살에 첫 휴가를 나오자마자 군복을 입은 채로 바로 학교로 달려가서…보았던…긴 생머리를 나부끼면서 멋진 응원단의 율동을 하던 아내의 그 모습이 떠오른다.

아내가 당시 대학교 2학년이던 아내가 짧은 치어리더 치마를 입고 긴 생머리를 나풀거리면서 추었던, 그 응원 율동을 할 때 나왔던 노래가 바로 이 노래, 조용필이 부른 여행을 떠나요였다.

나는 노래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오늘 술이 제대로 오른 것 같아서 진짜 목청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렇게 일 절을 부르고 간주가 나올 때, 나는 내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가벼운 미소와 함께 바라보고 있는 아내에게 손짓을 했다.

아내와 내가 단 둘이 술을 마시기에는 조금 큰 노래주점의 스테이지로 나오라는 손짓이었다.

아내는 가볍게 고개를 저으면서도, 앞으로 나오고 있었다.

풀 스윙을 하는 율동을 하라는 것은 아니었다.

아내와 이런 시츄에이션을 만든 것이…

예전에도 뭐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우린 술에 취하면…나름대로 아삼육이 참 잘 맞는 부부였다.

아내는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요구에 맞추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팔을 쭉쭉 뻗어서 하는 풀 스윙은 아니었지만, 아내는 응원단 시절의 응원 율동과 비슷한 춤을 추면서…

나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

저 모습, 아내가 춤을 추는 저 모습에 반해서…

저 여자를 내 여자로 만들었다.


내 나이 스물한 살에…

그 고리타분한 서양사학 강의에서…

아내를 보았을 때 만세를 부르고 싶었던 그 기억들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었다.


캠퍼스에서 우연히 보았던 풀메이크업의 그녀…

그녀는 2학년 2학기 개강 후에 

내가 듣는 서양사학 교양 강의실에 모습을 나타내었고 그로부터 어언 17년이 지났다.

스무 살이던 아내가 서른일곱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스물하나이던 나는 아내보다 한 살이 더 많은…아니 여전히…한 살이 더 많지만…단 한 번도 오빠라는 호칭으로는 불려보지 못한…그런 상황에서…나는…그녀의 남편이 되었다.

나는 아내의 응원단 율동을 흉내 냈다.

행복했다.

다른 게 행복이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여자와…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그것이 행복이었다.


내 여자의 과거는 과거일 뿐이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내 여자의 과거가 아니라…앞으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이니까 말이다.

우리는 그렇게 조용필이 구성지게 불러대는 여행을 떠나요 노래에 맞추어서 신나게…

춤을 추었다.


* * *


눈을 뜨니 오후 두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새벽까지 그렇게 노래주점에서 술을 마시고…춤을 추고 놀다가…

집에 와서 인사불성이 되어 침대에 누워버린…그런 아내의 옷을 벗기고…끝내 삽입섹스까지 한 번 하고 나서…잠에 든 나였다.

아내는…잠결에…내 몸을 받아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잠이 들어서…토요일 오후 두 시가 넘은 시간에 눈을 뜬 것이었다.


"몇 시에요?"

"두 시 "

"어휴 얼마나 마신 거에요…아직도…띵하네…"

"와인이 공짜여서 그래. 유료로 병을 카운팅 했으면 훨씬 덜 취했을 텐데 말이야…"


내 말에 아내가 웃었다.

아내는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알몸으로…침대 위에 엎드려 있었다.

이불을 엉덩이 부분에만 걸쳐 덮은 채로 말이다.

마치…우르비노의 비너스 그림을 보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물론 그렇게 육감적으로…지나치게 풍만한 몸은 절대로 아니었다.


아내는…

우르비노의 비너스 그림보다는…

오히려…말로의 비너스에 가까운 몸매였다.

물론 젖가슴은 말로의 비너스보다 아내가 훨씬 더 육감적인 것 같았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우르비노의 비너스는…아내처럼 매끈한 허리와 히프 라인을 가지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아내의 알몸 라인은…우르비노의 비너스보다는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르비노의 비너스 그림에서 느껴지는 엘레강스한 느낌이…지금 알몸 상태로 엎드려있는 아내의 육체에서 아주…넘치도록 느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서 아내의 히프를 만졌다.


"새벽에 하고 잤죠?"

"응…당신…평일에 많이 바쁘잖아…"


나는  웃으면서 대답을 했다. 아내는 아직 일어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아내가 다시 말을 꺼냈다.

나를 보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로…

나에게 말을 하는 아내였다.


"당신이 그 남자 어떻게 알아요?"


아내의 질문을 잘 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정확하게 들었다.

내가 아내에게 오히려 묻고 싶은 것이 훨씬 더 많은데…의외로 아내가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이었다.

어제…술자리에서…그가…물러간 후에…나에게 그 남자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는 수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아내는 그러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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