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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모텔 - 프롤로그


파라다이스 모텔 - 프롤로그   

 

“담배 좀 빌릴 수 있어요?”

 

 

가을 빗소리가 요란한 것이 더욱 큰 평안을 가져다주는, 물웅덩이에 비친 네온 사인들에 눈이 아픈 거리 사이에 위치한 작은 모텔 주차장 앞에서 한 남자가 로드 자전거를 타고 들어와 말을 걸었다. 그는 팔짱을 끼고 미소를 짓고 서 있는 것을 봐선 내가 무슨 말이라도 기다리는 듯했다.

 

“뭘로 드릴까요?”

 

“우왓, 고를 수도 있는 거예요?”

 

“바로 여기서 카운터 알바를 하거든요.”

 

그렇게 말하고 나는 모텔을 가리켰는데, 말을 하고 나니 내 말에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텔에는 손님들이 두고 간 담배들이 한가득이다. 종류도 다양하고 양도 엄청난데 금연자인 내게는 쓸모없지만 아까워서 모아두고 있었다.”라는 설명을 빼먹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싶다.

 

“그럼 엔츠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되면 3mg로요.”

 

그는 얇은 바람막이 같은 것을 입고 부르르 떨며 동동 발을 구르고서 말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가 넉살이 좋은지, 내가 오지랖이 넓은지 가늠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듬성듬성 카운터 옆에 쌓여 있는 담배들을 뒤적였다. 어딜 봐도 엔츠라는 담배는 없었다. 나는 대충 타르 3mg이 들어 있는 담배를 집어 주차장으로 나갔다.

 

“엔츠는 없네요.”

 

나는 담배갑 입을 열어 그에게 내밀며 말했다.

 

“앗, 아쉬워라~”

 

그는 아쉽다면서 싱글싱글 웃으며 담배 한 개를 집어 들며 불을 붙였다. 나는 다시 내 할 일을 했다. 그래 봤자 손님이 오길 기다리며 텅 빈 주차장에 쪼그려 앉아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보는 일 뿐이지만. 주차장의 공기는 그로 인해 내게 단박에 어색해졌다. 담배가 다 타기를 기다리며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어느 순간 바라본다는 것이 빠져들었고, 빠져만 든다는 것이 매료되었다. 동성애 같은 것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그의 모습에는 매력이 넘쳤다. 푸른 캡 모자를 쓰고 어느 구단인지 모를 현란한 색의 바람막이 점퍼를 입고 젖은 검은 머리에서 하얀 턱 선까지 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모습이 화분에 커다랗게 핀 꽃 한 송이 같았다. 더 이상의 묘사는 이성애자로서 기분도 나쁘고 거부감도 높아서 그냥 그는 더 하얗고 혈색 좋은 강동원을 닮았다고 쉽게 이야기하고 싶다.

 

“잘 피웠어요.”

 

그는 바닥에 재를 털고 꽁초를 주머니에 넣으며 자전거에 올랐다.

 

“주세요. 쓰레기통에 버리게.”

 

나는 손을 내밀었고, 그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꽁초를 내 손에 올려놓았다. 그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 싱그럽게 웃으며 물보라를 일으키며 사라졌다.

 

“청소나 할까.......”

 

그렇게 뒤돌아 건물로 들어가 카운터를 지키고 비가 그친 아침이 돼서야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다음 날 새벽 어김없이 카운터에 앉아 작고 오래된 TV를 보고 있었다.

 

“손님 받아야죠!”

 

남자치고 낭랑한 목소리의 그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

 

“어젠 담배 고마웠어요.”

 

“네.......”

 

빗속 주차장의 그였다.

 

“야! 뭐 좋은 곳이라고 인사를 해.......”

 

그의 등 뒤에 따라온 여자가 그를 꼬집으며 말했다.

 

“파라다이스는 10시 전에 들어가면 숙박 3만 5천원인 거 알아요?”

 

“여긴 썬라이즈 인데요.”

 

“응. 저기 횟집 골목 안에 파라다이스 모텔이라고 있어요.”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 담배를 빌려줘서 숙박 6만원인 이 곳에 은혜를 갚으러 왔다고 생색이라도 내고 싶은 건가 싶었다.

 

“담뱃값 치곤 비싸죠?”

 

내 생각이 맞았다.

 

“고맙습니다. 근데 저는 어제 말씀드렸다시피 알바라서 딱히 인센티브가 있는 것도 아니라.......”

 

나는 일회용 물품들과 키를 내밀며 말했다.

 

“그래도 한 번 더 인사하고 좋잖아요. 친해지는 값이라고 생각하죠 뭐.”

 

“하하.......” (제멋대로네 이 사람.)

 

“형은 나이가 어떻게 돼요?”

 

“올해 스물둘이에요.”

 

“난 스물셋인데.......”

 

“그럼 저보다 형이시네요.”

 

“그러게요.......”

 

그는 실망한 표정을 짓고 키를 받아 들고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무슨 캐릭터냐........”

 

이 이야기는 주된 내 이야기가 아닌, 3년 전 가을 나보다 한 살 많은 그. Y형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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