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 왜! 사정을 못하는 사정 끝
왜? 아 왜! 사정을 못하는 사정 끝
안녕하세요. 여긴 첫눈이 와서 하루 새 겨울왕국이 되었네요. 전 추운 줄도 모르고 눈구경 하다 감기에 걸렸어요. 모두 추운 날씨에 저처럼 어디 돌아다니지 마시고 뜨거운 밤 보내세요~
살다 보면 오늘 왠지 잘 풀리고 아침부터 기분 좋게 시작했으나 마지막에 뒤통수를 후려치는 운수 좋은 날이 있죠. 그 날은 저의 운수 좋은 날이었어요.
호주 생활 초기에는 영어를 전혀 못했던 저는 당장 학원에 갈 생각은 없었지만 가서 친구나 사귀자 하는 마음으로 이곳 저곳의 학원에 기웃거리며 청강수업을 듣고 다녔어요. 청강은 공짜인데다 학원에서 수준이 비슷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곳이니까요. 처음 교실에서 그를 봤을 때 저는 그가 20대 중반의 일본인이라고 생각 했는데 그는 태국에서 와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30살의 늦깍이 학생이었어요. 저와 짝꿍이 되어 수업 중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대화가 너무 즐거웠어요. 왠지 내 번호를 물어보지 않을까 하고 도끼병이 도졌지만 물어 보지 않고 가버리더라고요. 청강은 한번 뿐이라 다시 볼 일 없을 꺼라 생각하니 정말 아쉬웠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혹시 한번 더 만나게 된다고 그땐 번호를 물어보겠다고 생각하고는 돌아섰고 일자리도 찾고 집도 찾고 바쁘게 사느라 한동안 그를 잊고 지냈어요.
그렇게 2주쯤 지나고 그가 생각났어요. 그래서 사랑은 쟁취하는 거야~ 라며 학원 앞으로 무작정 갔죠. 학원 시간표도 모르고 그의 이름도 기억이 안 났지만 왠지 그를 만날 수 있을 거 같았고 정말 거짓말처럼 학원 가는 길에 있는 시장에서 그를 만났어요. 서로를 보자마자 웃음이 흘러 나왔고 너를 만나러 가고 있었다는 제 말에 그는 장보러 온 것이 틀림없게도 두 손엔 짐을 잔뜩 들고서 자신도 왠지 날 만날 것 같아서 무작정 걷고 있었다고 대답했어요. 그날 이후로 저희는 온 시드니를 다 돌아다니며 데이트를 즐겼어요. 그는 장난을 좋아하고 재밌고 매너있었으며 여자를 정말 잘 다루는 사람이었어요. 하루하루가 즐겁고 로맨틱한 나날들이 이어졌고 만난 지 한달쯤 됐을 때 여느 때처럼 데이트를 하고 집에 가려는데 그가 요리를 해주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어요. 이미 키스는 했던 터라 오늘이구나 싶어서 발걸음이 구름을 걷는 듯 가벼웠죠. 그의 집에 도착해 그가 해준 태국요리를 코로 먹고 이런저런 기억도 안 나는 대화를 하고는 배불러서 잠이 오는 거 같다며 침대에 슬쩍 누웠어요. 낄낄낄 역시나 키스가 시작 됐어요. 키스를 할 때 느낀 거지만 그는 약간 혀가 짧아서 키스가 깊진 못했어요. 하지만 그가 그의 짧은 혀를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오랄을 해주기 시작 했을 땐 와... 와.. 와.....언니들 말 안 해도 알죠??
저는 금새 흐믈흐믈 해져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그는 옷을 벗기 시작했어요.
- 루니, 프로텍트 해
그런데!! 콘돔을 꺼내드는 그의 분위기가 좀 이상했어요. 잔뜩 성나 저를 향해 돌진할 준비가 되어 있던 그의 분신이 콘돔을 쒸움과 동시에 우으응↘.. 엉? 머지? 당황해서 그를 바라보니 멋쩍게 웃으며 정~~~~~~~~~말 가끔 콘돔 쓸 땐 이럴 때가 있다며 걱정 말라며 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기죽을 까봐 일부러 밝게 실력 발휘 좀 해야겠다며 오랄을 해주었어요. 금방 다시 발기가 되었고 다시 콘돔을 씌우자 마자 우으응↘.......그렇게 여러 번의 시도들이 모두 불발이 나자 다시 시도하려는 저를 그가 말렸어요. 포기할 수 없었어요. 몇 달 만에 내게 온 고추던가.
‘이러다간 막혀 버릴지도 몰라...귀고리도 뚫어 놓고 계속 안 끼면 막히듯이...’
전 속으로 소리없는 비명을 질러대고 있었죠. 니가 이럴 순 없다고.... 이미 내 몸은 뭐라도 잡아먹을 준비가 끝났다고...
‘아 왜? 왜!!! 안되는 건데! 생으로 해?? 아냐 위기는 위기인지 모를 때 온다고 했어.... 왜.. 왜 줘도 먹지를 못하니..’
그렇게 수분 동만 악마와 천사가 제 귓가에서 맴돌며 저를 흔들었고 어떻게든 먹어 보려던 저의 필사적인 시도들은 다음에 하자는 그의 단호한 거절 의사에 막혀 끝났어요.
운수 좋은 날이 지나가고 우리는 서로 연락은 하고 지냈지만 다시 만나진 못했어요. 그가 저를 만나주지 않았거든요. 자존심에 상처가 난 건지.. 아님 다른 이유가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그렇게 우린 자연스럽게 끝이 났어요. 정말... 지금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그때의 답답함과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오네요...
여러분의 운수 좋은 날을 어땠나요?